The Korean Society of Costume
[ Theses ]
Journal of the Korean Society of Costume - Vol. 70, No. 2, pp.98-116
ISSN: 1229-6880 (Print) 2287-7827 (Online)
Print publication date 30 Apr 2020
Received 25 Feb 2020 Revised 07 Mar 2020 Accepted 14 Mar 2020
DOI: https://doi.org/10.7233/jksc.2020.70.2.098

블랙 댄디즘의 역사적 고찰

고현진
건국대학교 의상디자인학과 교수
A Historical Review of Black Dandyism
Ko, Hyunzin
Professor, Dept. of Apparel Design, Konkuk University

Correspondence to: Ko, Hyunzin, e-mail: ziniko@konkuk.ac.kr

Abstract

The purpose of this study is to review the history of black dandyism and to analyze the negotiation of identity through the style of black people and its implications. For this, research was conducted into the literature on dandyism, black dandyism books, previous studies, and internet resources. The study’s scope encompasses the United Kingdom, the United States, and West and South Africa, which are related to the 15th and 16th-century Atlantic slave trade in which early black dandyism emerged, and traces its development to the present. It explains that the history of black dandyism is the development of the dandified luxury slave into the self-conscious modern black dandy as a self-fashioning dandy. It argues that African and African diasporic identities have been transformed from the negative black stereotypes formed under Western colonialism to dandies with dignity who have expressed their outstanding aesthetics through the process. Black dandyism, unlike Western white dandyism, which is distinguished by an aristocratic taste, has political implications related to black acclimatization to the colonialism and racist world-view deeply rooted within black culture, as well as to post-colonial and post-racist resistance.

Keywords:

Africa diasporic identity, dandified luxury slave, history of black dandyism, political implications, self-conscious modern dandy

키워드:

아프리카 디아스포라 정체성, 댄디화된 명품 노예, 블랙 댄디즘의 역사, 정치적 함의, 자의식적 모던 댄디

Ⅰ. 서론

최근 글로벌 하위문화 스트리트 스타일에 대한 사진 작업, 다큐멘터리 동영상 등을 통해 아프리카의 블랙 댄디즘이 주목을 받고 있다. 그에 따라 블랙 댄디즘은 광고, 뮤직비디오 작업, 그리고 패션 컬렉션에 이르기까지 영감을 주고 있다. 또한 ‘Dandy Lion(2015; 2019)’, ‘Made You Look(2016)’과 같은 전시 프로젝트를 통해 글로벌 블랙 댄디즘에 대한 담론이 다루어지고 있어 다양한 간행물에서 관련 기사들이 증가하고 있다.

옷 잘 입는 남성, 좋은 취향의 중재자로서 댄디와 댄디즘은 문학, 패션 분야에서 다양한 관점의 역사적, 문화적 연구가 꾸준히 진행되어왔다. 그러나 흑인들의 댄디즘인 블랙 댄디즘은 긴 역사 속에 존재해왔음에도 불구하고 흑인들의 정치·사회·문화적 위치로 인해 상대적으로 주류 연구에서 간과되어 온 경향이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블랙 댄디즘이 어떻게 출현하였고 역사적으로 전개되면서 어떤 양상을 보였는지 고찰하고자 한다.

2000년대 초에 와서 아프리카 디아스포라 패션, 블랙 스타일에 관한 연구(Lewis, 2003; Tulloch, 2004) 등이 시작되었고 이후 블랙 댄디즘을 조명하는 연구들이 해외에서 점차 진행되는 중이다. 이 중 영문학자 Miller(2009)는 저서 ‘Slaves to fashion’에서 문학과 예술에 나타난 블랙 댄디즘을 역사적 맥락으로 심오하게 분석하고 있으며 흑인의 정체성 형성에 있어 스타일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스타일은 자신의 표현수단으로서, 정체성을 규정하는 도구가 된다. 특히 블랙 스타일은 흑인 정체성에 대한 흥미로운 점을 드러낸다(Mercer, 2004).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Miller의 연구를 바탕으로 하여 블랙 댄디즘을 역사적으로 고찰하면서, 흑인들이 블랙 댄디 스타일을 통해 어떻게 정체성을 구축해나갔는지 그리고 내포된 함의는 무엇인지 분석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Miller의 블랙 댄디즘 연구가 문화사적 관점에서의 문학적, 시각적 텍스트 해석 중심이었다면 본 연구는 스타일과 의미 분석에 집중하고자 하며, Miller의 연구에서 다루어지지 않은 최근 의상 하위문화 블랙 댄디즘과 개인화된 블랙 댄디즘 경향까지 포함하여 분석하고자 한다. 본 연구를 통해 기존의 서구백인 댄디즘 중심의 연구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블랙 스타일 중 하나인 블랙 댄디즘과 블랙 정체성에 대한 기초자료를 제공하고, 블랙 의상 하위문화 중 하나인 사퍼 댄디즘에 대한 Ko(2018)의 연구를 제외하고는 미비했던 블랙 댄디즘을 국내 학계에 소개하는 것에 의의를 두고자 한다.

이를 위해 본 연구는 댄디즘, 블랙 댄디즘 관련 단행본, 선행 논문, 인터넷 자료 등을 중심으로 문헌연구를 진행하고자 한다. 블랙 댄디즘은 15~16세기 유럽의 아프리카 탐험 시기부터 대서양 노예 무역을 통해 출현하였으므로, 시기적으로는 블랙 댄디즘이 시작된 15~16세기부터 현재까지, 지리적으로는 대서양 무역의 중심지였던 영국, 미국, 카리브해 연안의 자메이카, 서·남아프리카를 중심으로 연구 범위를 정하고자 한다.


Ⅱ. 블랙 댄디즘의 개념

블랙 댄디즘은 ‘블랙’과 ‘댄디즘’의 합성어로서 흑인 댄디즘을 뜻한다. 각각의 의미에 대해 고찰한 후 블랙 댄디즘의 개념을 정의하고자 한다.

1. 댄디즘

사전적 정의를 살펴볼 때 댄디즘(dandyism)은 일반적으로 자신의 외모에 극단적으로 관심을 갖는 남성인 댄디의 스타일과 행동을 뜻하며, 역사적으로 인공성(artificiality)과 과도한 세련됨(excessive refinement)의 특징을 갖는 문예 스타일로 정의된다(‘Dandyism’, n.d.). 댄디는 18세기 후반에서 19세기 초반 영국 중산층 출신이지만 외모, 세련된 언어, 여유로운 취미를 특별하게 중시하고 귀족적 라이프스타일을 모방하고자 노력하는 사람이다(‘Dandy’, 2020).

댄디의 기원은 역사적으로 영국의 브루멜(Brummel)로 추적되며 브루멜은 중산층 출신이지만 미적 취향의 탁월함을 통해, 부와 권력을 과시하는 당대 귀족과 그들을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속물적 부르주아와 자신을 구별짓고자 하였다. 브루멜과 같은 초기 댄디들은 사교계에서 자신의 취향의 탁월함을 드러내는 수단으로서 수트를 사용하였다. 이들은 기존 귀족의 화려하고 장식적인 복장이 아니라 잘 재단되어 완벽한 피팅감을 갖는, 수수한 색상의 울로 된 수트와 적절한 액세서리로 잘 차려입었고 이는 현대 신사복의 원형이 되었다. 초기 댄디들에 있어 세심하게 공들인 우아한 옷차림과 더불어 완벽한 몸단장(grooming)은 정체성을 형성하는 퍼포먼스로서 중요했기에 이들은 종일 자신을 꾸미는데 시간을 소비하였다. 또한 이들은 예술에 대한 관심, 지적인 태도를 포함하여 생활 전반에 있어 우아와 세련을 추구하였다.

이러한 브루멜 식의 사교계 댄디즘(dandyism mondaine)은 작가와 예술가들에 의해 이어졌는데, 특히 프랑스로 전파되어 내적 자기성찰로 발전하면서 미학운동으로 발전하게 된다(Cho, 2014; Ryu, 2010). 특히 프랑스의 보들레르(Baudelaire)는 댄디를 형이상학적 측면에서 정의하였는데, 그에 있어 댄디즘은 단순히 옷에 대한 과도한 쾌락과 물질적 우아함이 아니라 정신에 있어 귀족적 우월함의 상징이었고(‘Dandy’, 2020) 더 나아가 예술과 자기숭배를 결합시키는 능력을 극대화하고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삶의 양식(Lee & Yang, 2000)이었다. 그러나 최근 댄디즘은 패션 분야에서 주로 다루어지고 있으며 ‘세련된 옷입기’와 같이 보다 외양에 집중되어 사용되는 경향 즉 브루멜 식의 초기 댄디즘에 보다 가까운 의미로 사용 중이다(Cho, 2011). 즉 보들레르식의 작가, 예술가들의 존재론적 댄디즘이라기보다는 우아한 스타일과 태도, 미적 취향으로서의 댄디즘이다.

2. 블랙

‘블랙’은 일반적으로 인종을 언급함에 있어 흑인을 지칭해왔다. 이는 노예사와 연관성이 있어 아프리카인뿐만 아니라 아프리카 노예무역 결과 형성된 아프리카 디아스포라를 일컫는데 사용되어 왔고 정치적, 역사적, 문화적으로 구성된 카테고리로서, 그 정의와 관련해 민감성을 갖는 용어이다(Tulloch, 2004).

아프리카 디아스포라는 아프리카에서 타국으로 이주한 소수 집단 공동체를 의미하는데 Lewis(2003)는 현대 아프리카 디아스포라의 조상은 1430년부터 빅토리아 여왕 통치기 사이 아프리카로부터 이주한 노예들이라고 하였다. 아프리카 디아스포라는 주로 제국주의로 형성된 산업을 위한 노동력 확보를 위하여 피식민지국의 노동자를 이주시키면서 시작된 노동형 디아스포라의 정형이다(Chang, 2008). 아프리카 디아스포라는 ‘블랙 디아스포라’라고도 불리는데, 다양한 지역에 분포하고 있지만 대서양 노예무역 이후 영국, 프랑스 등의 유럽과 미국, 카리브해 국가, 남미 등 아메리카를 중심으로 형성되었다. 특히 미국의 디아스포라는 유럽에 비해 대규모의 디아스포라이며 미국 개척 시기에 사회적 차별과 박해를 받았지만 동시에 미국 건설에 큰 기여를 하였다(Chang, 2008).

‘블랙’을 구성하는 아프리카인, 아프리카 디아스포라 모두 식민시기 서구 식민주의자들에 의해 강제로 자신의 문화의 뿌리를 상실당하기도 했고 지배자의 문화 이식을 강요당했다. 디아스포라는 기존 소속 문화와 완전히 단절될 수 없어 현재 소속된 이주 국가 문화의 인종, 언어, 종교 등의 복합적 기준들 사이에 위치할 수밖에 없는 운명이므로, 블랙 디아스포라는 기존 소속 문화와 현재 소속 문화 틈새에 끼어 이중적 정체성 속에서 고민하게 되는데, 그 갈등의 과정에서 “서구 제국이 강요한 근대성과의 충돌에서 정착을 거부하며 차이를 인정하고 생성하는 탈식민적 디아스포라”가 되었다(Kim, 2015b, p. 121).

3. 블랙 댄디즘

블랙 댄디즘은 앞서 고찰한 ‘댄디즘’과 ‘블랙’의 정의를 종합해볼 때 아프리카인과 아프리카 디아스포라의 극단적으로 옷, 외모 가꾸기에 신경을 쓴 멋쟁이 스타일과 우아하고 세련된 태도, 미적 취향을 뜻한다. 그 역사적 기원을 추적해볼 때 블랙 댄디즘의 초기 형태는 아프리카 남자아이를 애완동물 취급하며 정교한 의상을 착용시켜 훈련시켰던 15~16세기 유럽의 아프리카 탐험 시기에 등장한 바 있고 이후 18~19세기 식민시기에 당대의 유럽 댄디즘이 아프리카 노예에 도입되면서 보다 본격적이 되었다(Ko, 2018). 본래 서구 문예사에 있어 댄디즘은 18세기 후반에 등장했지만 옷, 외모 가꾸기에 신경을 쓴 멋쟁이 스타일로서 일반적 댄디즘 개념은 15~16세기 아프리카 노예의 초기 블랙 댄디즘에 적용될 수 있기에 본 연구에서는 이 용어를 소급 적용하고자 한다.

이러한 블랙 댄디즘은 식민시기 이후에도 최근까지 역사를 통해 지속되었다. 다음 장에서 15~16세기 이후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이러한 블랙 댄디즘의 역사적 추이에 대해 보다 상세히 고찰하고자 한다.


Ⅲ. 블랙 댄디즘의 역사적 전개

본 장에서는 블랙 댄디즘의 역사를 상세히 다룬 Miller(2009)를 중심으로 블랙 스타일과 현대 블랙 댄디 스타일을 다루고 있는 Tulloch(2004), Lewis(2017), Young(2016), 기타 관련 자료를 바탕으로 하여 아프리카 노예무역 결과 수동적으로 댄디화된 노예 댄디가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인식하고 스스로 패션을 만들어가는(self-fashioning) 과정을 겪으면서 주체적인 모던 블랙 댄디로 변화하는 전개 과정을 연대기적 방식에 따라 다루고자 한다. 그에 따라 본 연구에서는 블랙 댄디즘 형성기와 블랙 주체성(black subjectivity)을 의식하게 된 계몽기, 모던 블랙 댄디즘의 성립기 그리고 최근 개별 댄디즘을 보이는 경향에 따라 개인화시기로 나누어 고찰하고자 한다. 선행연구를 바탕으로 역사적 고찰의 지리적 배경은 댄디즘의 종주국이었던 영국과 다수의 블랙 디아스포라를 통해 자주적 모던 블랙 댄디즘을 구축한 미국을 중심으로 하되, 특징적인 블랙 하위문화 댄디즘을 보이는 카리브 해 연안의 자메이카, 서·남아프리카 지역도 포함하고자 한다.

1. 블랙 댄디즘의 형성기(15-18C)

블랙 댄디즘의 시작은 앞 절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15~16세기 유럽의 아프리카 탐험과 이후 노예무역 시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유럽 특권층이 아프리카 디아스포라 노예를 소유하게 되자 흑인 노예들은 백인 주인에 의해 정교한 유럽 복식을 강요당했고 블랙 댄디즘의 시조가 되었다. <Fig. 1>에는 루이 14세와 마담 몽테스판의 딸들과 함께 당대의 우아한 유행복을 착용한 어린 흑인 노예가 등장하는데, 그는 주인 이름과 주소가 새겨진 자물쇠를 차고 있으며 옆에 있는 주인의 애견과 같은 존재로 암시된다. 특히 18세기 노예무역에 있어 선두를 보이고 있던 영국에서는 이러한 흑인 노예들을 댄디화(dandified)할 뿐만 아니라 ‘명품 노예(luxury slave)’로서 훈육시키는 것이 인기를 끌게 되었다(‘Black dandy’, n.d.). 흑인 명품 노예들은 노동자라기보다는 럭셔리 상품으로서 사회적 구경거리(social spectacles)가 되었으며 백인 소유주의 부와 사회적 지위의 기표가 되었고 동시에 유럽 식민주의의 압제를 신비화하고 미화하는 객체로서 이용되었다(Miller, 2009). 18세기 영국의 지주 올드(Orde) 가족 초상화의 흑인 노예<Fig. 2> 역시 이국적인 터번과 함께 당대 유행 남성복을 착용함으로써 소유주의 부를 드러낸다. 초기블랙 댄디즘은 백인에 의해 강요된 스타일이었기에 블랙 댄디즘의 정의에서 언급된 흑인 착용자의 미적 취향보다는 오히려 백인 주인의 취향이 반영된 외형적 댄디즘이라 할 수 있다.

<Fig. 1>

17C Luxury Slave (‘17th-century portrait’, 2015)

<Fig. 2>

18C Luxury Slaves (‘18th-century portrait’, 2015)

2. 블랙 댄디즘의 계몽기(18C중반~19C)

1) 영국 블랙 댄디즘

영국은 댄디즘의 탄생지이자 이를 수용한 본격적 블랙 댄디즘 움직임의 종주국으로, 18세기 많은 아프리카 디아스포라 명품 노예들이 거주하였는데 처음에는 백인들에 의해 댄디화된 흑인이었지만, 그중 몇몇은 점차 사회적 구경거리로서 주목받게 되면서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스타일의 영향력을 이해하고 오히려 그 점을 이용하여 스스로 치장하는 흑인 멋쟁이 셀럽이 되었다.

특히 영국 퀸즈베리 공작부인(Duchess of Queensberry)의 노예 출신 양자인 줄리어스 수비즈(Julius Soubise)는 특권적 양육을 받고 최신 유행 복식을 차려입었으며 특히 펜싱, 승마와 음악에 탁월함을 보여 승마강사, 작곡가, 가수로도 활동하였고, 잘생기고 좋은 비율의 신체를 갖고 있어 화가의 모델이 되는 등 다방면에 재능이 있는 유명한 블랙 댄디였다고 한다(Miller, 2009). 처음에는 노예였지만 자유인이 되자 스타일, 제스처 등을 사용하는 법을 배워 파우더를 뿌린 가발, 고급스런 모자, 몸에 꼭 맞는 실크 의상, 다이아몬드 버클의 레드 힐슈즈, 지팡이 등으로 스스로 치장함으로써 패셔너블한 클럽의 멤버가 되었다(‘Julius Soubise’, 2019).

유명한 흑인 셀럽이 되자 수비즈는 비커스태프(Bickerstaffe)의 코믹 오페라 ‘The Padlock(1768)’에서 ‘문고 마카로니(Mungo Macaroni)’라는 캐릭터의 모형이 되었고 1772년 달리(Darly)의 풍자 프린트 시리즈 중 ‘문고 마카로니’라는 캡션의 캐리커처 프린트에도 등장하였다<Fig. 3>. 문고 뒤에 붙인 마카로니는 원래 과장된 외모와 연극적 행동으로 유명했던 백인 귀족 멋쟁이 하위문화 집단을 뜻하는 단어인데 극중 흑인 노예 문고는 이들처럼 꼭 맞는 실크 수트를 입은 멋쟁이 블랙 댄디 캐릭터였다.

<Fig. 3>

Mungo Macaroni (‘Julius Soubise’, 2019)

‘The Padlock’에서 문고는 비천하지만 모순되게 팬시 드레스를 입고 흑인 노예 특유의 사투리를 쓰면서 건방지게 말대답하는 코믹한 캐릭터로서 초기 아프리카 디아스포라의 흑인 주체성을 형성하는 선조 역할을 하였다(Miller, 2009). 이와 같이 문고가 신사 지위를 도용하여 위트있게 조롱하는 인기 있는 캐릭터가 되면서 ’The Padlock’은 미국에 수출되어 흑인의 시각적 재현 방식에 영향을 끼치게 된다. 영국의 아프리카 디아스포라 노예출신 댄디들은 차츰 자신의 미학에 맞추어 블랙 댄디즘 전통을 형성하였고(Berger, 2016) 이후 1970~80년대에 카리브 해와 아프리카 국가로부터 이주한 흑인 이민자들의 하위문화 댄디즘도 여기에 포함되었다.

2) 미국 블랙 댄디즘

(1) 블랙 페스티벌, 선데이 베스트 댄디즘

미국은 태생적으로 다문화 인종에 의해 생성된 국가로서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은 유럽에 비해 수적으로 많았으며 그들만의 모임, 축제도 존재했다. 유명했던 페스티벌에는 성령 강림절(Pinkster), 흑인 선거일(Black Election Day) 축제 등이 있었고 이때는 특별한 댄디 룩을 차려입을 기회가 되었다. 성령 강림절의 블랙 킹과 흑인 선거일의 흑인 주지사<Fig. 4>는 그 지역에서 존경받을 만한 지역사회 유지였다. 페스티벌에서 흑인 노예들은 우아한 댄디 퍼레이드를 선보였다. 미국 노예제 폐지론자이자 작가인 더글라스(Douglass)가 이러한 인종과 계층의 복장 교차(cross dressing) 퍼포먼스는 소위 노예화된 인간의 반역적 정신을 없애줄 안전밸브라고 했듯이(Miller, 2009) 이는 참여자들에게 일종의 해방감을 주는 카니발적 지위 전복 퍼포먼스였다. 이러한 퍼포먼스를 통해 아프리카계 미국인은 자신들에 대한 압제에 대항하여 존엄을 시각적으로 나타내기 위하여 아프리카의 안목에 따른 복장을 입었다고 보고된다(Miller, 2009).

<Fig. 4>

A Election Parade of a Negro Governor (Miller, 2009, p.86)

한편 페스티벌 같은 특정 이벤트 이외에도 대중식당이나 흑인 교회들과 같은 공공장소에서 가장 좋은 의상으로 자신을 표현할 기회를 좀 더 갖게 되면서 월급 중 많은 부분을 주일과 휴일의 나들이 의상인 선데이 베스트(sunday best) 의상 <Fig. 5>을 위해 소비하였다. 콜롬비아 대 소렛(Sorett)교수는 일요일에 서로를 형제, 자매로 부르고 가장 좋은 옷을 입은 흑인 동포들이 자신의 휴머니티를 확신했고 서로를 존중(respect)할 수 있었다고 하였다(James, 2017). 이후 노예제도가 폐지되면서 자유인이 되자 의상을 통해 자신의 지위를 보여주고 싶어 선데이 베스트 이외에도 토요일, 휴일의 특별한 옷차림을 하고 도시 거리 산책을 종종 했다고 하는데, 이는 단순히 물질적 소유욕 때문만이 아니라 옷을 잘 갖춰 입을수록 좀 더 쉽게 통행할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였다(Miller, 2009). 미국 북부 도시 필라델피아, 뉴욕 등의 기성세대 엘리트 흑인들은 미국에서 흑인에 대한 부정적 스테레오타입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옷만 잘 입는 것이 아니라 모범적 삶을 이끌어야 함을 깨달았다(Miller, 2009). 이에 따라 블랙 댄디즘에 새로운 측면, 즉 세련된 의상뿐만 아니라 시민으로서의 적합함과 존경받을 만한 우아함이 추가되었다.

<Fig. 5>

Sunday Best of Early Black Church (‘Biggest Moment’, 2013)

이러한 블랙 댄디즘은 흑인 노예의 사회·경제적 이동, 평등에 대해 시각화함으로써 흑인 노예의 잠재력을 상상하게 했고 이러한 인종적 경계를 흐리는 생각은 식민주의 백인들을 위협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들을 억압하는 것이 국가적 관심사가 되었다(‘Black dandy’, n.d.). 이에 등장한 것이 민스트럴 쇼의 블랙 댄디 캐릭터이다.

(2) 블랙 민스트럴 쇼 댄디즘

19세기 남북 전쟁 전후에 가장 인기 있던 대중 엔터테인먼트 형식으로 흑인 분장 민스트럴 쇼(blackface minstrel show)<Fig. 6>가 있다. 민스트럴 쇼(‘Minstrel show’, 2020)는 코믹한 춤, 음악, 촌극을 곁들여 공연한 쇼로 입술을 두껍게 바르고 얼굴을 검게 분장한(blackface) 백인이 흑인에 대한 스테레오타입을 희화된 방식으로 풍자한 쇼이며, 남북전쟁 이후 흑인노예 출신 배우들이 직접 연기하기도 하였다. 민스트럴 쇼에서 댄디 캐릭터는 아무리 멋지게 옷을 입고 잘 교육받아도 신사가 될 수 없었다. Jung(2014)은 민스트럴 쇼는 흑인 광대의 허세와 실수를 비웃으면서 백인 관객들이 우월감을 느끼게 했으며 Lee(2012)는 19세기 중요한 대중문화였던 민스트럴 쇼에는 본질적으로 흑백을 구분하는 인종 차별의 이데올로기 장치가 작동하고 있다고 했다. 이러한 민스트럴 쇼의 블랙 캐릭터는 현실에서의 흑인의 정체성 즉 흑인들은 지적인 면, 미적인 면에서 수준이 낮거나 도덕적으로 타락했다는 부정적 인식을 갖게 하는데 영향을 끼쳤다.

<Fig. 6>

Minstrel Show Poster (‘Minstrel Show’, 2020)

이와 같은 흑인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 전략에도 불구하고 아프리카계 미국 흑인에게 있어 옷을 잘 입는 것은 자유와 창의력의 표현이었으며 존엄을 받는 장치였다.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은 혁신, 즉흥과 독창성의 미적, 문화적 과정을 유지하려고 노력하였으며 백인에 의해 지배된 의상 시스템 내에서 혹은 초월함으로써 부분적으로 저항의 논리에 기초한 커뮤니티적 자존감을 배양하고자 노력했다(Kaiser. Rabine, Hall, & Ketchum, 2004). 미국 흑인들의 시각적 스타일을 통한 정체성에 대한 자주적 해결 모색이 점점 무르익어 가고 있을 때 할렘 르네상스가 도래한다.

3. 모던 블랙 댄디즘의 성립기(20C)

1) 할렘 르네상스 댄디즘 : 뉴 니그로 댄디즘

노예제 폐지 후 ‘짐크로 법(Jim Crow Laws)’과 ‘KKK(Ku Klux Klan)’에 의해 오히려 백인들의 흑인에 대한 인종차별이 더욱 심화됨에 따라 흑인들의 삶은 피폐해졌다(Kim & Park, 2013). 그러던 중 1차 대전이 발발하고 당시 군수 산업 호황에 힘입어 북부 대 도시에 공장과 마천루가 형성됨에 따라 흑인들은 남부의 극심한 인종차별로부터 벗어나고자 북부 도시로 대거 이주하게 된다. 이에 따라 거대한 새로운 흑인 커뮤니티가 생성되었는데 특히 뉴욕 할렘은 흑인 디아스포라들의 새로운 메트로폴리스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당시 아프리카계 미국 흑인들은 미국인으로서 세계대전에 참전하면서 백인 순응주의에서 벗어나 민권을 주장하게 되었는데 할렘과 같은 대도시 공동체 생활을 하면서 흑인들 간 유대의식이 형성됨에 따라 흑인 인권을 주장하는 퍼레이드와 그를 통한 시각적 퍼포먼스를 보여주었다. 1917년 ‘무언 시위 퍼레이드(Silent Protest Parade)’는 약 8000~15,000명의 남자들은 블랙 댄디 의상으로, 여성과 아이들은 흰옷으로 매너있게 성장하고 현수막을 들고 5번가를 따라 퍼레이드를 벌인 무언 시위였다(‘Silent Parade’, 2020)<Fig. 7>.

<Fig. 7>

The 1917 Silent Parade in New York (‘Silent Parade’, 2020)

할렘에서 흑인 주도의 비즈니스, 엔터테인먼트, 삶이 자체 내에서 이루어짐에 따라 흑인들의 생활 수준이 향상되고 교육 기회도 개선되면서 흑인들 만의 새로운 문화가 탄생하였다. 당시 할렘 안에서 성장한 작가, 예술가들과 같은 신지식인들은 과거 식민주의 백인에 의해 형성된 흑인 이미지에서 탈피하고자 하였고 왕성한 문예활동을 하게 된다. 작가 휴즈(Hughes)는 1926년 5월에 ‘The Nation’지에 “이제 우리의 젊은 흑인 예술가들은 검은 피부의 자아를 두려움이나 수치심 없이 표현 하려고 한다. 백인들이 기뻐한다면 우리는 기쁘다. 그들이 그렇지 않아도 상관없다.”고 말했다(Young, 2016, p. 21). 또, 할렘의 음악 재즈가 널리 유행하면서 루이 암스트롱(Louis Armstrong)과 듀크 엘링턴(Duke Ellington)<Fig. 8> 같은 블랙 뮤지션들이 유명해지고 존경받았다. 음악은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이 닐(Neal)이 정의한대로 ‘흑인의 공적 영역(black public sphere)’을 창조하는 근원이 되었고 음악을 듣거나 공연하는 사람들의 복식 스타일과 결합되면서 이들의 문화적 정체성을 강화하는데 사용되었다(Tulloch, 2004). 사진작가 반 데르지(Van Der Zee)는 빅토리아식 배경 혹은 정교하게 디자인한 가정의 세트에서 멋진 포즈를 취하게 하고 세련되고 패셔너블하게 연출한 할렘인들의 초상화 사진 작업을 통해 미국 내에 뿌리박힌 흑인의 정형화된 이미지를 바꾸었다(Kim, 2015b)<Fig. 9>.

<Fig. 8>

Duke Ellington (Oliver, 2013)

<Fig. 9>

Van der Zee’s Black Dandy Portrait (‘James VanDerZee’, n.d.)

이처럼 20세기 초반 뉴욕 할렘을 비롯한 대도시에서 흑인 작가, 예술가들이 두각을 보였던 시기를 할렘 르네상스라 일컫는다(Kim, 2013). 할렘르네상스 시기에는 흑인 작가, 예술가들이 문학, 연극, 음악, 미술 등을 통해 흑인의 지적, 예술적 평등함을 입증하고자 했으며 백인의 시선이 아닌 흑인의 주체적 시각에서 새로운 흑인 즉 뉴 니그로(new negro) 이미지를 구현하고자 하였다(Kim, 2015a). 할렘 르네상스의 대표적 문인 중 하나인 뒤 보이스(Du Bois)는 진정한 인종 간 평등을 위해서 고등교육을 통해 흑인 사회의 재능 있는 리더를 육성해야 하며 흑인 민족주의의 일환인 범아프리카 운동(Pan-African movement)을 주장하였는데 이는 탈식민주의 역사의 시작점이며, 흑인들이 식민주의와 인종주의를 극복할 것을 촉구할 뿐만 아니라 아프리카계 흑인들의 통합을 목표로 한 것이었다(Kim, 2015a).

그에 따라 아프리카계 미국 블랙 댄디의 미감, 지적 능력, 도덕성 결핍이라는 부정적 이미지는 개혁의 대상이 되었다. 뒤 보이스<Fig. 10>와 그의 제자웨스트(West), 체스넛(Chesnutt), 라슨(Larsen) 및 뉴 니그로 이미지를 표현하는 데 관심이 있는 작가들은 우아한 외모 꾸미기와 더불어 존경과 위엄, 지혜 및 정의를 소통하는 인물상을 새로 만들었다(‘Black dandy’, n.d.). 이들이 새로이 만든 지적이고 존경받을 만한 블랙 댄디 이미지는 그들 자신뿐만 아니라 그들이 창조한 문학, 예술 작품 및 연극을 통해 현대적인 흑인 정체성 즉 블랙 모더니티를 구현하였다. 뉴 니그로 댄디즘은 유럽의 댄디즘을 수용하되 흑인 댄디의 부정적 스테레오타입에 저항한 탈식민주의적인 댄디즘이자 블랙 모더니티를 표현하는 자주적 댄디즘이라 할 수 있겠다.

<Fig. 10>

Du Bois as a Black Dandy (‘W.E.B. Du Bois’, 2020)

2) 의상 하위문화(sartorial subculture)의 블랙 댄디즘

(1) 주트(Zoot)

1930년대까지의 할렘 르네상스가 끝나갈 때 미국 작가들 대부분이 아메리칸 드림의 허구성에 대해 신랄한 비판을 가했고 비슷한 시기 흑인 작가들도 그러한 아메리칸 드림마저 흑인들은 추구할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다고 하였다.(‘Harlem Renaissance’, 2019). 흑인들의 현실 자각과 경제적 어려움으로 반항 의식이 커가면서 주트 하위문화가 형성되었다. 주트의 기원은 1935년경 할렘의 사보이 클럽의 재즈와 스윙 뮤지션과 힙스터들로 간주되며 주트 수트는 할렘 슬랭으로 죽여주는 코트라는 뜻이다(Young, 2016). 주트 스타일<Fig. 11>은 극적인 큰 패드 달린 어깨, 넓은 라펠의 롱 드레이프 재킷, 하이 웨이스트의 밑으로 갈수록 통이 극적으로 좁아지는 바지로 구성된 수트, 넓은 챙의 모자, 투톤의 뾰족한 신발, 긴 시계줄 체인이 함께 스타일링된 과장된 댄디 스타일로 착장 방식과 멋진 포즈도 중요했다.

<Fig. 11>

Zoot (Gregory, 2016)

작가 스튜어트 코스그루브(Stuart Cosgrove)는 주트 수트를 사회문화적 저항의 한 형태로서 댄디즘과 연관시켰다(Berger, 2016). 주트 수트를 입은 젊은 댄디들은 젊고 선거권을 박탈당한 이들로서, 체격을 더 크게 보이게 하는 주트 수트는 그들을 더욱 인상적으로 만들어주었고 유명한 블랙 뮤지션들을 모방하는 패션 선택은 그들에게 힘을 실어주었다(Young, 2016). 때로 그들이 착용한 수트는 밝고 대담한 색상이었기에 무난하기보다는 거리에서 눈에 띄는 스타일이었다. 이처럼 아프리카계 미국인 흑인 남성은 반항심을 갖고 그들의 존재를 알리기 위해 주트 수트를 사용했는데 이는 지배적인 백인 남성성과는 다름의 표지였고 수트를 힘의 상징(a symbol of power)으로 이용한 것이었다(Kaiser et al., 2004).

(2) 루드 보이(Rude boy)

자메이카 흑인 아이들은 부모세대와 달리 자신들에게 허락된 열등한 지위, 제한된 선택지들을 거부하거나 흑인성에 대한 지배적 정의를 의문시하는 태도를 보여주고 있었다(Hebdige, 1998). 루드 보이는 원래 1960년대 자메이카의 극빈 지역에서 실업과 선거권 박탈에 대해 불만이 가득한 젊은이들의 스트리트 문화로서 미국 재즈 뮤지션과 소울 뮤직 아티스트의 영향을 받아 날렵한 테일러드 수트와 스키니 넥타이, 포크 파이나 트릴비 햇, 광을 낸 브로그(brogue)로 스타일링하였는데 1970~80년대에 영국에 이주하여 루드 보이 음악과 패션을 소개한 이래로 오늘날까지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Crowder & Chalkey, 2004; ‘Rude boy,’ 2020). 루드 보이 하위문화는 서구 댄디 스타일을 차용한 아프리칸 카리브 디아스포라로부터 시작된 반항적 하위문화였지만 아이러니하게 영국으로 다시 넘어가 글로벌 하위문화로 지속된다<Fig. 12>.

<Fig. 12>

Rude Boy (Crowder & Chalkey, 2004)

(3) 사퍼(Sapeur)

사퍼는 프랑스의 식민지였던 콩고 공화국 브라자빌(Brazzaville)과 벨기에의 식민지였던 콩고 민주 공화국 킨샤사(Kinshasa)를 중심으로 형성된 아프리카 하위문화 댄디로서 19세기 말 식민지 노예 댄디에서 기원을 찾을 수 있다(Ko, 2018). 본격적으로 스스로를 꾸민 사퍼는 1922년 1차 대전에 참전했던 콩고 디아스포라 군인이 전후 프랑스 스타일의 의상을 착용하고 귀국하면서 등장했으며, 1960년대 뮤지션 파파 웸바(Papa Wemba)가 콩고 독립기 잔인한 독재에 대항할 뿐만 아니라 서구식민주의에 반항하는 아프리카 댄디즘의 창의적 예술성의 표지로서 서양식 수트를 입으면서 사퍼스타일 확산에 촉매 역할을 하였다(Young, 2016).

사퍼의 기본 의상은 세계적인 럭셔리 브랜드 제품이고 무채색의 현대 남성복과 달리 화려한 색상이며 모자, 넥타이, 양말, 신발, 포켓치프, 지팡이 등에 이르기까지 완벽한 액세서리 스타일링을 통해 댄디 스타일<Fig. 13>을 완성한다. 사퍼의 특성은 서구 댄디 스타일을 수용하되 착장 당 최대 세 가지 색상을 조화시키는 것, 이외에도 사소한 그루밍에서부터 행동에 대한 규칙인 ‘사폴로지(sapologie)’를 지킨다는 것이다(Tamagni, 2015). 이처럼 사퍼는 엘레강스 미학의 블랙 댄디즘을 완성하는 독특한 하위문화이며 내전과 기아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콩고 정부의 무능함에 대한 행동 주의적 일탈을 표현하는 하위문화의 저항정신을 담고 있다(Ko, 2018).

<Fig. 13>

Sapeur (Massey, 2015, pp. 200-201)

(4) 스웽카(Swenka)

스웽카는 타인에게 감명주기 위해 자신의 부, 지식 등을 과시한다는 뜻의 영어 ‘swank’에서 유래한 단어로 1920년대 요하네스 부르크에서 등장한 것으로 추정되는 남아프리카 하위문화이다(Nxedlana, 2015). 이들은 줄루족 노동자계층으로 주로 주말의 스펙터클한 컴피티션에서 스타일을 과시했는데 그들의 의상의 디테일, 포즈, 전체 조화로 평가되었다. 여기에는 수트는 컬러가 있되 한 번에 두 색상만 있고 액세서리는 필수인데, 빛이 날 뿐만 아니라 전체 의상과 잘 어울려야 한다는 규칙이 있었다<Fig. 14>. 이들 역시 사퍼와 마찬가지로 열심히 일해서 번 돈으로 브랜드 수트와 액세서리를 구입했다. 인종차별기(apartheid)동안 흑인들이 옷을 잘 입는 것은 무례한 것으로 간주되었기에 스웽카는 억압적, 인종차별주의에 대항하는 시위였다(Lewis, 2017).

<Fig. 14>

Swenka (Saunders, 2019)

4. 현대 블랙 댄디의 개인화 시기(20C말~현재)

이제까지 역사적 궤적에 따라 고찰한 블랙 댄디즘은 흑인의 정체성을 집단 문화의 맥락에서 정의하는 스타일 정치학이었다. 최근에도 그러한 경향이 계속되기는 하지만 블랙 댄디즘은 이전보다 다양하고 개인적인 패션 경향을 보인다.

1) 블랙 사토리얼리스트 댄디즘

지난 몇 년에 걸쳐 대도시의 거리 풍경에 글로벌한 블랙 댄디의 등장이라는 주목할 만한 트렌드가 있어왔다(Candy, 2014). 이들은 테일러링에 관심을 두고 실천하는 사토리얼리스트(sartorialist)이다. Lewis (2017)는 현대의 블랙 댄디즘은 미국, 유럽, 아프리카에 걸쳐 도시 거리에서 입혀진 엘레강스한 남성 스타일이라고 하며 관련 전시 프로젝트를 기획하였다. 프로젝트를 위해 여러 사진작가들이 글로벌한 댄디들의 포트레이트 사진을 촬영했는데, 촬영에 참여한 개인 댄디(personal dandy)들은 유럽, 미국을 포함한 아메리카, 아프리카의 다양한 지역의 다양한 직종의 댄디들이었다. 이 중에는 특히 블랙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셀럽 댄디들이 많았다.

특히 최근 미디어의 주목을 받는 패셔너블한 블랙 셀럽 댄디는 흑인들이 돋보이는 음악, 스포츠 분야에서 주로 찾아볼 수 있다. 미국 재즈를 기점으로 하여 블랙 댄디 스타일은 팝 문화와 패션에 영향을 끼쳐 왔다. 듀크 엘링턴부터 시작하여 프린스(Prince), 그리고 최근에는 패셔니스타 힙합 뮤지션들에 이르기까지 블랙 댄디즘을 보여주는 스타 계보가 존재해왔다. 댄디 웰링턴(Dandy Wellington)<Fig.15>은 재즈 뮤지션으로서 에드워디안과 재즈 시대 스타일을 재해석한 일상의 댄디즘을 보여주며, 나이지리아계 미국인 래퍼 지데나(Jidenna)<Fig. 16>는 할렘 르네상스에 영감을 받은 유럽과 아프리카 전통 미학의 혼성 댄디즘을 보여준다(Sulmers, 2015). 이외에 힙합 뮤지션 중 패션 씬에 자주 등장하는 윌리엄스(Williams), 웨스트(West), 제이 지(Jay-Z), 션 콤즈(Sean Combs)등은 블링한 액세서리를 스타일링한 힙합 룩을 입기도 하지만 경제적 성공을 반영하는 좀 더 진지한 테일러드 수트의 댄디 스타일을 착용하며 베스트 드레서로 간주되어 왔다. 한편 Moralde(2019)는 NBA 슈퍼스타들 역시 자기표현과 대중과의 소통 방식으로서 복장을 사용하고 있으며 웨스트브룩(Westbrook), 제임스(James) 등 패셔너블한 NBA 댄디들의 드레스 코드에 대해 언급한 바 있다. 최근 힙합 뮤지션과 NBA 슈퍼스타 선수들과 같은 셀럽 댄디들은 댄디 룩을 통해 성공한 흑인 이미지를 구사하며 이들 중 일부는 유명 패션 브랜드의 뮤즈가 되거나 콜라보레이션 작업을 하고 국제적 판매망을 갖는 패션 디자이너가 되기도 하였다.

<Fig. 15>

Dandy Wellington (‘Dandy Wellington’, n.d.)

<Fig. 16>

Jidenna (Sulmers, 2015)

사토리얼리스트 댄디들은 때로 빈티지스타일을 강조하거나 아프리카 토속 텍스타일 프린트, 다채로운 색상 등 다양성을 보여주고 있었지만 공통적으로 디테일까지 세밀하게 신경 쓴 수트 차림에 잘 가꾼 외모, 매너있는 태도, 흑인 특유의 여유있는 스웨그를 보였다. 이런 사토리얼리스트들을 위해 블랙 댄디 룩을 제안하는 블랙 디자이너와 테일러들의 패션 비즈니스가 활성화되고 있으며 그들 스스로도 블랙 댄디로서 모던한 댄디 패션 룩을 제안하고 있다. 이커존즈(Ikirejones)<Fig.17>는 아프리카 미학을 살린 테일러링을, 가나출신의 영국 디자이너인 보텅(Boateng)<Fig.18>은 새빌 로우의 비스포크 댄디룩을 디자인한다.

<Fig. 17>

Ikirejones (‘Ikirejones’, n.d.)

<Fig. 18>

Boateng (‘Ozwald Boateng’, n.d.)

2) 블랙 미디어 인플루언서 댄디즘

최근 미디어를 활용해 자신의 댄디즘을 알리는 블로그, 소셜 미디어 인플루언서들도 등장한다. 그들 중 가나의 아프로디스트릭트(Afrodistrict), 가나와 카리브계 미국인 듀오에 의한 스트리트 에티켓(Street Etiquette), 남아프리카의 사르티스트(Sartist)와 쿰블라(Khumbula)<Fig. 19>, 미국의 뉴 스테레오타입(The New Stereotype) 등은 부정적 이미지의 흑인에 대한 스테레오 타입에 반대하는 움직임을 보이며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 뉴 스테레오타입 블로그<Fig. 20>의 마르켈(Marquelle)은 프랑스 유학 후 미국에 귀국했을 때 미디어에서 유포된 부정적 흑인상에 대해 저항하는 블로거로서 저항적 댄디즘을 제시했다(Lewis, 2017).

<Fig. 19>

Khumbula (Lewis, 2017, p. 30)

<Fig. 20>

New Stereotype Blog (The New Stereotype, n.d.)

3) 블랙 아티스트 댄디즘

미디어 인플루언서들이 블랙 댄디 스타일을 새로운 글로벌 매체를 통해 대중들에게 널리 유통시키면서 새로운 흑인 이미지를 만들어나간다면, 일부 젊은 신진 블랙 아티스트들은 이전 할렘 르네상스 작가, 예술가들의 후예로서 작품을 통해 식민주의와 인종주의에 도전한다. 블랙 댄디즘을 주제로 급진적 메시지를 던지는 대표적 탈인종주의 작업의 선봉자 아티스트로 우데(Udé), 쇼니바레(Shonibare)가 있다.

우데는 나이지리아계 미국인 사진작가로서 댄디와 블랙 댄디의 역사를 이용하고 전복한다<Fig. 21>. 그는 이러한 자화상 시리즈 작업을 통해 공간과 시대 문화를 초월한 댄디즘을 전시하면서 문화 구성의 불합리함을 강조한다(Lewis, 2017). 쇼니바레는 나이지리아계 영국인 아티스트로서 탈식민적 관점에서 블랙 댄디즘을 해석한다. 쇼니바레의 작업에는 아프리카적인 것으로 추정되는 소재로 된 수트를 입은 머리가 제거된 댄디<Fig. 22>가 등장한다. 그가 사용한 소재는 나이지리아 같은 아프리카 소재로 보이지만 사실 인도네시아산 네덜란드 왁싱 소재다. 이를 통해 아프리카 정체성의 진실과 거짓을 보여주며, 그의 작업에 등장하는 머리가 제거된 조각들은 관객이 그들을 구별할 필요를 좌절시킨다(Miller, 2009). 또 ‘빅토리아 댄디의 일기’<Fig. 23>라는 사진 작업에서는 18세기 호가스(Hogarth)의 회화 장면을 연출하여 블랙 댄디로서 스스로 등장한다. 이러한 블랙 아티스트들이 연기하는 블랙 댄디즘은 흑인의 시각적 재현의 역사를 재조명함으로써 서구의 아프리카 식민주의를 스펙터클하게 폭로한다. 지금까지 고찰한 블랙 댄디즘 역사를 정리하면 다음의 도표와 같다<Fig. 24>.

<Fig. 21>

Sartorial Anarchy #5 Iké Udé (Affricot, 2016)

<Fig. 22>

Affectionate Men (‘Yinka Shonibare’, n.d.)

<Fig. 23>

Diary of a Victorian Dandy (‘Diary of a Victorian dandy’, n.d.)

<Fig. 24>

The History of Black Dandyism


Ⅳ. 블랙 댄디즘의 유형과 의미 분석

18세기 말 영국의 초기 댄디즘은 스타일을 통한 취향의 귀족주의를 추구함으로써, 19세기 프랑스 작가들의 댄디즘은 예술을 위한 예술,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삶의 양식, 정신에 있어 귀족적 우월함이라는 의미를 부여함으로써 당대의 귀족과 부르주아의 속물주의를 비판했고 그들과 구별 짓기를 통해 우월감을 표했다. 블랙 댄디즘은 이러한 서구 댄디즘과는 좀 다른, 서구 식민주의와 연관된 함의를 가진다.

탄생 초기부터 현재까지 역사적 궤적에 따라 살펴볼 때 블랙 댄디즘은 댄디즘을 유입시킨 서구 식민주의, 인종주의에 순응하거나 혹은 저항하는 유형과 같이 스타일을 통한 정치학을 보여주는 댄디즘, 그리고 순수하게 스타일과 미적 취향으로서의 댄디즘 크게 두 가지 방향으로 분석될 수 있다. 본 장에서는 블랙 댄디즘의 두 유형에 대해 살펴보고 거기에 내포된 함의를 분석해보고자 한다.

1. 스타일 정치학으로서 블랙 댄디즘 : 순응과 저항의 댄디즘

1) 순응적 블랙 댄디즘 : 식민주의, 인종주의적 관점

순응적 블랙 댄디즘은 서구 식민주의 전략의 하나로서 사용된 댄디즘과 그 안에 내포된 백인 우월주의 사고기준을 그대로 순응한 흑인 댄디즘이다. 여기에는 처음 서구 식민주의자들에 의해 강제로 댄디화된 흑인 노예들의 초기 블랙 댄디즘이 해당된다. 식민주의는 다른 국가를 정복하여 자국의 영토로 삼고 지배와 피지배의 종속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대외 정책이다. 역사적으로 서구 식민주의의 지배 인종은 특권적 지위의 정당성을 유지하기 위해 피지배 인종의 열등한 현실은 바로 그들에게 원인이 있다는 식의 ‘희생자에게 책임 돌리기(blaming the victim)’를 행했고 그 과정에서 정치, 종교, 언론 등을 통해 부정적인 고정관념을 덧씌우는 과정을 반복시킴으로써, 피지배자가 긍정적 자기 정체성을 갖지 못하게 했다(Park, 2010). 전통적인 식민주의 담론은 인종주의 이데올로기를 담고 있다. 이는 ‘문명’과 ‘야만’의 이분법적 대립구조를 갖고 피지배자들은 근본적으로 열등한 민족이라는 ‘정형화’에 따라 피식민지인들을 훈육, 통치하는 것을 합리화 한다(Lee, 2017).

이러한 식민주의 관점에서 블랙 댄디즘은 지적으로 열등하고 미적 취향이 탁월하지 못한, 미개한 아프리카 흑인을 문명화시킨다는 백인 우월주의 의제에 의해 식민 통치를 미화시키는 수단으로서 활용된 시각적 재현 양식이었다. 초기 블랙 댄디는 화려한 디테일의 당대 유행 남성복을 그대로 착용하고 때로 동양풍 터번을 쓰고 있는 하이브리드 스타일링을 보이며 백인이 제공한 스타일을 그대로 착용한 애완동물이자 이국적 상품으로서 백인 주인의 가시적 소비 대상이 되었다. 이렇게 문명화된 옷차림을 함으로써, 백인에게 위협이 되지 않는 열등한 존재로서 흑인 노예의 정체성이 형성되었다.

그러나 차츰 블랙 댄디의 자주적 자기계발과 성장이 눈에 띄게 되면서 식민주의자들은 이들에게서 불안을 느끼게 되자 또 다른 스타일 정치학이 요구되었다. 그에 따라 연극, 블랙 민스트럴 쇼와 같은 공연 퍼포먼스를 통해 성적 방종, 도덕성 결핍의, 외모와 겉치레에만 신경 쓰는 캐릭터로서 열등한 블랙 댄디 스테레오타입을 만들고 사회에 유통시켰다. Fanon(2016)은 ‘검은 피부, 하얀 가면(Black Skin, White Masks)’에서 흑인들은 검은 피부에 하얀 가면을 덧씌움으로써 현재의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착각 속에 빠져 백인에 의해 이식된 지배 이데올로기를 거부하기는커녕 적극 수용하고 내면화하며 그 과정에서 내면에 비뚤어진 자의식과 열등감을 갖는다고 했다. 이러한 인종주의 의제 하에 아프리카인들과 아프리카 디아스포라들은 차츰 자신들의 고유문화에 대한 무의식적 열등감을 갖게 되고 대신 백인 기준에 맞는 문명화 코드, 더 나아가 부와 사회적 성공의 코드, 그에 따른 존중의 상징으로서 수트의 의미를 각인하게 되었다. 자신의 가장 좋은 의상으로서 수트를 선택하고 착용하는 초기의 선데이 베스트 댄디즘이 바로 이러한 수트의 의미를 수용한 댄디즘인 것으로 보인다. 이후 일부 성공한 흑인들 중에 하층 흑인을 무시하고 백인의 옷 입는 방식, 엄격한 예절 등 백인사회의 기준을 추종한 사람들도 있었는데 이에 대해 Kim(2015b)는 이들의 백인 모방은 단순한 흉내 내기가 아닌 정체성 부재에 기인한 것이며 일종의 열등감의 표출이라고 하였다.

지금까지 살펴본 바 순응적 블랙 댄디즘은 흑인에 대한 백인 우월주의 시각을 이식하고 그들의 지배를 유지시키기 위한 서구 식민주의자의 고도의 스타일 전략의 결과였다. 이는 초기에는 식민 전략으로 도입된 서구 댄디즘을 강제로 수행한 댄디즘이었지만, 댄디즘과 함께 주입된 백인 우월주의 이데올로기에 점차 세뇌되면서 백인 기준에 순응하여 문명화된 안전한 흑인임을 입증하기 위한 댄디즘으로 지속되었다. 이는 서구 백인 우월주의 규범 내에서 부정적인 흑인 스테레오타입으로 간주될 가능성, 그에 따른 불이익과 위험에서 벗어 나고자 선택한 안전한 솔루션, 온건한 생존 전략으로서 댄디즘이었다고도 생각된다.

2) 저항적 블랙 댄디즘 : 탈식민주의, 탈인종주의 관점

저항적 블랙 댄디즘은 서구 댄디즘을 모방하되 탈식민주의적 관점에서 비틀고 흑인만의 감성을 넣어 재해석한 흑인 댄디즘이다. 탈식민주의는 식민주의를 비판적 시선으로 바라보는 담론이다. 탈식민주의 학자 Bhabha는 식민 담론에서 나타나는 이분법적인 대립구조는 근본적으로 해체되어야 하며, 피 식민주체가 가지는 힘의 역학들이 양가적인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했다(Lee, 2017). Bhabha(2012)에 따르면 식민지적 모방은 지배자와 거의 비슷하지만 아주 똑같지는 않은 차이를 갖고, 식민 지배에 순응하고 감시를 강화하게 하지만 동시에 내재적 위협이 있는 차이와 반항의 기호가 되므로 모순적인 양가성을 갖는다고 했으며 피지배자가 식민지 문화를 모방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문화와의 혼성화 과정을 거친다고 했다.

저항적 블랙 댄디즘은 스스로 창조한 스타일을 통해 백인에 의해 주입된 자신들에 대한 부정적 스테레오타입을 수정하고자 하였고 그런 취지에서 이들이 택한 의상 코드는 서구 댄디즘을 흉내내되 아프리카 감성의 컬러와 텍스타일을 혼성적으로 사용하는 것이었다. 이러한 저항적 블랙 댄디즘에는 흑인 다수가 모여 자신들의 뿌리가 되는 인종적 정체성을 표출했던 페스티벌 댄디즘처럼 카니발적 복장 교차가 해당된다. 이는 상실된 뿌리를 찾고자 하는 민족주의적 노력이자 서구 지배 이데올로기를 수용하면서도 거부의 퍼포먼스라는 점에서 저항의 댄디즘이었지만 다만 한시성을 갖는 카니발적 일탈이었다. 그러나 할렘 르네상스 시기 거대한 블랙 커뮤니티를 이루면서, 식민주의가 정형화한 열등한 타자로서 흑인 정체성에 대한 문제 의식이 본격적으로 제기되었고 그것이 블랙 댄디즘의 신기원을 열었다. 할렘 르네상스 시기 뉴 니그로 댄디즘은 우아한 스타일뿐만 아니라 그들만의 타고난 예술적 재능과 지적 능력을 지닌 새로운 흑인성을 표현했으며, 그를 통한 존경받을 만한 탁월함으로 뉴 니그로의 존재감을 알릴 수 있었다. 이전의 댄디즘이 외형적인 면이 부각되었다면 뉴 니그로 댄디즘은 새로운 탈인종주의적 자각을 통해 프랑스 댄디즘과 같이 정신적 우월주의를 주장하고 자주적이고 현대적인 흑인 주체성을 설립하게 된 블랙 모더니티의 표현이었다. 할렘 르네상스 이후 흑인들이 보다 자존감을 갖고 의식 있는 스테이트먼트를 표현하게 되면서 흑인의 주체적 댄디즘은 하위문화 블랙 댄디즘으로 이어졌다.

하위문화 블랙 댄디즘 역시 탈 인종적 메시지를 담고 있는 저항적 댄디즘이지만 이와 더불어 여기에 기성세대의 모 문화에 대한 소수 청년 하위문화의 반항의 스테이트먼트 역시 포함한 저항적 댄디즘이라는 면에서 복합적 함의를 가진다. 하위문화 블랙 댄디즘에서의 스타일은 이러한 의미를 전달하기 위해 주트의 과장된 실루엣이라든가, 루드 보이의 슬림 넥타이, 사퍼나 스웽카의 컬러 조합에 대한 규칙에 대한 집착 등 이전 다른 댄디 스타일에 비해 집단 특유의 정체성을 두드러지게 표현하기 위해 좀 더 개성 있는 스타일로 새롭게 재해석되었다. 이러한 아프리카계 하위문화에서의 스타일은 아프리카의 다채로운 색상, 텍스타일 패턴도 보다 과감하게 사용하면서 로컬 문화적 정체성을 반영하는 경향이다. 특히 아프리카의 색상들은 유쾌함과 활기가 넘치는 아프리카 미학을 반영한 것으로, 착용자와 보는 모두에게 종종 유쾌한 것이 된다(Hazlehurst, 2017).

최근 개인화되면서 블랙 댄디즘이 이제 개인 댄디의 사고와 감성의 문제로 넘어가게 됨에 따라 흑인에 대한 부정적 사고에 반항하는 저항적 블랙 댄디즘은 멋진 스타일링을 통해 블랙 댄디의 탁월함을 전시하며 저항 메시지를 전달하는 일부 미디어 인플루언서들의 댄디즘, 할렘 르네상스의 뉴 니그로 댄디 아티스트를 계승하여 문예 창작 활동을 통해, 보다 급진적으로 저항 메시지를 표현하는 블랙 아티스트들의 댄디즘으로 나타나고 있다.

2. 스타일과 미적 취향으로서 블랙 댄디즘 : 스타일 기표로서 심미주의 관점

순응과 저항이라는 정치적 코드가 없는 순수 스타일로서 퍼스널 블랙 댄디즘도 최근 등장한다. 이는 개인의 스타일 선택과 세밀하게 가꾸고 개발하는 능력, 그를 통한 개인의 미적 취향을 표현하는 심미주의 댄디즘으로서 초기 브루멜 댄디즘의 연속선에 있다. 특히 완벽한 테일러링에 집중하는 일상 거리에서 찾아볼 수 있는 사토리얼리스트, 스타일 창조자인 테일러와 디자이너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심미주의 퍼스널 블랙 댄디즘은 최근 문화 전반에서 나타나고 있는 개인화 경향을 반영한다. 또, Cho(2011)가 최근 댄디즘은 브루멜식의 외양적 댄디즘인 듯하다고 언급했듯이 순수하게 우아하고 세련된 외모 가꾸기일 수 있고 이는 자신을 특정 방식으로 장식하는 것에 대한 자기만족 즉 나르시시즘의 반영일 수 있다.

지금까지 살펴본 블랙 댄디즘의 함의가 식민주의, 탈식민주의, 심미주의 관점이든 간에 이 모든 것은 흑인으로서의 조정된 정체성(negotiation identity)구성과 관련이 있다. 왜 흑인 정체성 만들기에 댄디즘이 계속적으로 활용되고 있는가? 이는 댄디즘이 태생부터 정체성 즉 페르소나 만들기와 관련되어 있기 때문이다. 19세기 초 영국의 시인 바이런(Byron)에 의해 댄디는 ‘흔들리는 정체성의 존재’라는 의미로 사용되었다(Cho, 2015; Ryu, 2010). 이처럼 댄디즘은 근본적으로 정체성 해체와 구축, 그를 통한 혼란스런 정체성의 표현 문제가 있다.

블랙 디아스포라는 특히 이러한 댄디즘의 정체성 해체와 구축과의 연관성을 이용한 것이다. 뒤 보이스는 아프리카계 미국인은 미국인이면서 흑인이라는 이중적 정체성을 갖고 있어 주체이기를 바라지만 항상 타자로 존재할 수밖에 없는 딜레마를 갖기에 이중의식을 지닌 주변인(marginal man)으로 정체성의 분열을 겪는다고 하였다(Kim, 2015b). 이러한 분열된 정체성을 가진 아프리카 디아스포라들이 모국을 벗어나 타지에서 옷 입는 방식은 그들의 문화적 정체성을 강화하고 적응해나가기 위한 장치가 되었다(Tulloch, 2004).

특히 블랙 디아스포라의 정체성 구축에는 오랜 기간 서구 식민주의와 인종주의에 의해 생성되고 뿌리 깊게 유지된 부정적 정체성 해체에 대한 분투가 포함되어 있다. 아레나(Arena)의 첫 블랙 에디터였던 이슌(Eshun)은 런던의 포토 그래퍼 갤러리의 ‘Made You Look’ 전시를 통해 흑인 남성의 정체성에 대해 논의한다. 그는 흑인 남성에 있어 옷을 입는 행위는 정치적일 수 있다고 하며 “트레이본 마틴(Trayvon Martin)은 후드를 입었을 때 의심스러워 보인다는 이유로 조지 짐머만(George Zimmerman)에 의해 총을 맞았다.”라고 했다(Gbadamosi, 2016). 그는 또한 어렸을 때의 경험을 들어 성인 흑인 남성이 되면 그 몸은 백인의 시선에 종속되어 편견의 대상이 됨을 의미한다고 하며 블랙 댄디즘은 스포츠와 예능에 초자연적으로 재능이 있고 통제할 수 없는 섹슈얼리티를 소유하고 있어 폭력과 무법에 상태에 빠지기 쉽다는 흑인 남성에 대한 고정 관념에서 벗어나게 해주는 일종의 퍼포먼스라고 하였다(Eshun, 2016). 블랙 댄디즘의 경우 백인 댄디즘과 다른 것은 멋진 수트와 매너 있는 태도, 그에 따른 존중이 이처럼 생존과 연결될 수도 있다는 점이다. Kaiser et al.(2004)에 따르면 백인은 타인의 존경을 받기 위해 특정 스타일에 자신을 굳이 맞추지 않아도 되므로 존경을 위한 다양한 스타일이 존재하지만 흑인은 존중을 위해 투쟁하고 있고 이는 입는 방식과 그를 통해 보이는 방식과 상관이 있으며 ‘respect’이란 단어는 흑인에게 중요한데 이는 자존감의 자각뿐만 아니라 자기 이미지를 통해 주변 세계에 영향을 주는 잠재력을 뜻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고찰한 블랙 댄디즘의 유형에 따른 함의를 정리하면 다음의 <Table 1>과 같다.

Implications of Black Dandyism


Ⅴ. 결론

본 연구는 스타일을 통해 흑인 정체성을 구축해나간 블랙 댄디즘의 전개 과정을 역사적으로 고찰하고 내포된 함의를 분석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였다. 블랙 댄디즘은 아프리카와 아프리카 디아스포라의 우아한 스타일과 세련된 태도, 미적 취향으로 정의되었다. 대서양 노예무역을 통해 댄디화 된 명품 노예가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깨닫고 스스로 패션을 만들어가면서 자의식적인 모던 블랙 댄디로서 성장해나간 블랙 댄디즘의 역사적 과정은 흑인들이 서구 식민주의에 의해 구축된 부정적 흑인 스테레오타입을 깨고 당당하게 자기를 주장하고 자신들만의 탁월한 미감을 표현하는 존엄을 가진 존재로 변화하는 역동적 분투의 여정이었다.

취향 없는 귀족과 부르주아 계층에 대한 구별 짓기로서 취향의 귀족주의라는 함의를 갖는 서구 댄디즘과는 달리, 흑인 문화 깊숙한 곳에 자리 잡고 있는 식민주의와 인종주의적 세계관과 관련된 정치적 함의를 가진다는 면에서, 블랙 댄디즘은 보다 복합적 양상을 띤다. 이는 서구와 아프리카의 문화의 충돌에 의해 이중적 정체성을 갖는 흑인들의 혼란스런 정체성에 대한 반응에 기인한다. 흑인들은 자신들의 정체성을 갖지 못한 채 문명화라는 서구 식민주의와 인종주의 의제 전략에 대해 순응하고 서구의 미적 취향을 추종하거나, 오히려 그와는 반대로 자신들의 본질적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탈식민주의, 탈인종주의의 역설적 흉내내기를 통해 저항한다. 최근 들어 블랙 댄디즘은 개인화와 삶의 스펙터클화 경향에 따라 심미주의 댄디즘으로도 나타나는데 이는 거창한 이데올로기보다는 순수하게 자신의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자기만족의 나르시시즘의 의미를 가진다.

이처럼 최근 블랙 댄디즘은 정치적이거나 심미적이고 개인적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련 전시 프로젝트와 기사들에서의 담론은 블랙 댄디즘의 근원을 인종주의적 관점에서 기인한 부정적 흑인 정체성에 대한 생존 전략으로 설명하는데, 이러한 담론의 주체가 주로 흑인 저자라는 점이 의미심장하며 이는 흑인 입장에서 볼 때 여전히 인종주의는 존재함을 보여준다. 그러나 역으로 이러한 흑인 연구자, 전시 기획자들의 움직임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또 다른 반항적 스테이트먼트로서 블랙 주체성을 위한 아젠다가 형성되고 있는 중이라고 생각된다.

본 연구를 통해 그동안 간과되어온 블랙 댄디즘에 대한 역사와 함의에 대해 정리함으로써 블랙 스타일과 블랙 정체성에 대한 기초 자료를 제공했음에 의의를 둔다. 본 연구는 600여 년의 블랙 댄디즘의 장구한 역사적 계보를 큰 흐름 위주로 고찰한 연구로서 워낙 방대한 자료를 다루다보니, 각 시기와 지역에 대한 깊이 있는 내용을 다루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다. 후속 연구로서 각각에 대한 보다 심도 있는 연구가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Acknowledgments

이 논문은 2018년도 건국대학교 KU학술연구비 지원에 의한 논문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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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 1>

<Fig. 1>
17C Luxury Slave (‘17th-century portrait’, 2015)

<Fig. 2>

<Fig. 2>
18C Luxury Slaves (‘18th-century portrait’, 2015)

<Fig. 3>

<Fig. 3>
Mungo Macaroni (‘Julius Soubise’, 2019)

<Fig. 4>

<Fig. 4>
A Election Parade of a Negro Governor (Miller, 2009, p.86)

<Fig. 5>

<Fig. 5>
Sunday Best of Early Black Church (‘Biggest Moment’, 2013)

<Fig. 6>

<Fig. 6>
Minstrel Show Poster (‘Minstrel Show’, 2020)

<Fig. 7>

<Fig. 7>
The 1917 Silent Parade in New York (‘Silent Parade’, 2020)

<Fig. 8>

<Fig. 8>
Duke Ellington (Oliver, 2013)

<Fig. 9>

<Fig. 9>
Van der Zee’s Black Dandy Portrait (‘James VanDerZee’, n.d.)

<Fig. 10>

<Fig. 10>
Du Bois as a Black Dandy (‘W.E.B. Du Bois’, 2020)

<Fig. 11>

<Fig. 11>
Zoot (Gregory, 2016)

<Fig. 12>

<Fig. 12>
Rude Boy (Crowder & Chalkey, 2004)

<Fig. 13>

<Fig. 13>
Sapeur (Massey, 2015, pp. 200-201)

<Fig. 14>

<Fig. 14>
Swenka (Saunders, 2019)

<Fig. 15>

<Fig. 15>
Dandy Wellington (‘Dandy Wellington’, n.d.)

<Fig. 16>

<Fig. 16>
Jidenna (Sulmers, 2015)

<Fig. 17>

<Fig. 17>
Ikirejones (‘Ikirejones’, n.d.)

<Fig. 18>

<Fig. 18>
Boateng (‘Ozwald Boateng’, n.d.)

<Fig. 19>

<Fig. 19>
Khumbula (Lewis, 2017, p. 30)

<Fig. 20>

<Fig. 20>
New Stereotype Blog (The New Stereotype, n.d.)

<Fig. 21>

<Fig. 21>
Sartorial Anarchy #5 Iké Udé (Affricot, 2016)

<Fig. 22>

<Fig. 22>
Affectionate Men (‘Yinka Shonibare’, n.d.)

<Fig. 23>

<Fig. 23>
Diary of a Victorian Dandy (‘Diary of a Victorian dandy’, n.d.)

<Fig. 24>

<Fig. 24>
The History of Black Dandyism

<Table 1>

Implications of Black Dandyism

Black dandyism as style politics Adaptive black dandyism -Western colonialism's 'blaming the victim' strategy
-Agenda of white supremacy through racist ideology of 'civilization' and 'savage'
-Forming a negative black stereotype, transplanting unconscious inferiority to blacks
--->Adherence to standards set by whites
A safe solution for escaping the dangers of deviating from the norms of whites
Resistive black dandyism -Twisted mimicry of Western dandyism from a postcolonial perspective
-Finding roots lost by imitating colonial culture but hybridizing with one's own culture
-Objectives of negative black stereotype correction
--->The expression of a new black character that can be respected by expressing the
outstanding talents inherent in black people
Black dandyism as style and aesthetic taste -Aesthetic perspective as a style signifier
-Dandyism as a pure style without political codes of conformity and resistance
--->Self-satisfaction, a reflection of narcissis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