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Korean Society of Costume
[ Theses ]
Journal of the Korean Society of Costume - Vol. 66, No. 3, pp.18-31
ISSN: 1229-6880 (Print) 2287-7827 (Online)
Print publication date Apr 2016
Received 05 Jun 2015 Revised 31 Jul 2015 Accepted 15 Apr 2016
DOI: https://doi.org/10.7233/jksc.2016.66.3.018

타투 패션(Tattoo Fashion)의 수용과 확산에 관한 고찰

김영미 ; 금기숙
홍익대학교 박사수료
홍익대학교 교수
A Study on the Reception and Spread of Tattoo Fashion
Youngmi Kim ; Keysook Geum
Doctoral Course, Dept. of Design & Craft, Graduate School, Hongik University
Professor, Dept. of Textile & Fashion Design, Hongik University

Correspondence to: Keysook Geum, e-mail: ksgeum@hongik.ac.kr

Abstract

In response to increasing preference for tattoos during the 2000s, the demand for Japanesestyle tattoo fashion increased. Ukiyoe, the prototype of Japanese tattoo popular in the Edo period has been preserved traditional expression techniques to the present, It is characterized by the following: first, the tattoos share literary lyricism through plays borrowed from the classics. second, it displays harmony and equivocal expression of heterogeneous elements samurai and kabuki mono. third, humorous images are expressed in picture-in-picture form. And fourth, presence of fixed characters based on the publication culture. Tattoo fashion is characterized by the following: First, eclectic fashion based on pastiche; second, characters emphasizing fun and comicality; third, the adoption of tattoo models for establishing brand images; and fourth, Cultural association for the new composition of culture consumption. Pastiche, harmony of heterogeneous elements, fun and comicality, and fixed characters were found to be common between tattoo ukiyoe and tattoo fashion. That is, it attempted to meet the sensitive consumers’ needs to keep up with the trends by adopting tattoo incorporated into the subculture of neo pop. This shows clearly the characteristics of fashion, which creates new trends through interacting with the contemporary culture.

Keywords:

floating tattoo, tattoo, tattoo fashion

키워드:

문신 우키요에, 문신, 타투 패션

Ⅰ. 서론

2000년대를 전후해 패션아이콘으로 부상한 유명스타들을 중심으로 문신에 대한 선호가 증가하고 있다. 또한 이들을 추종하는 젊은이들에 의해 문신이 모방되고 있으며, 문신을 차용한 타투 패션(Tattoo Fashion)도 증가하였다. 문신은 오랫동안 비주류 집단이나 범죄조직의 상징으로써 두려움의 대상이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를 수용한 영화나 음악, 스포츠 분야의 유명스타들이 패션이나 사회공헌활동 등 다양한 분야로 영향력이 확대되면서 이들의 문신도 부각되었다. 이들의 문신에 대한 선호는 짧은 시간에도 불구하고 급속하게 확산되며, 대중들의 미의식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하이패션에서 타투 패션이 증가하고 있는 것은 이러한 변화가 반영된 결과라고 하겠다.

타투 패션은 보수적인 하이패션과 비주류 하위문화의 제휴, 즉 이질적인 요소들 간의 부조화의 조화를 통한 새로운 스타일의 제시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최근에는 패션, 타투, 네오 팝의 요소가 융합된 시도도 전개되고 있다. 이는 컬렉션 문화를 중심으로 소비파급력이 큰 집단과의 문화적인 연계가, 새로운 소비환경을 조성하는 중요 요소가 되었기 때문이다.

본 연구에서는 타투 패션 중에서도 일본문신의 영향을 받은 타투 패션만을 한정하여 고찰하고자 한다. 이는 일본문신이 사회적인 몸을 표현하는 부족문신과는 달리 개인의 미적취향을 표현하는 수단이었기 때문이다. 또한 표현양식이나 확산과정도 부족문신과는 대조적으로, 오늘날 문신이 부정적으로 인식되는 단서를 제공했기 때문이다.

일본문신은 에도시대의 문신 우키요에에서 기인되었으며 현재까지도 전통적인 특성이 대부분 승계되고 있다. 따라서 본 논문에서는 일본문신의 원형으로써 문신 우키요에를 통해 일본문신의 특성과 의의를 살펴보고자 한다. 이를 토대로 현대패션에서 일본문신의 영향을 받은 타투 패션의 수용과 확산에 관해 고찰하겠다. 현대패션이 이질적인 분야와 효과적인 접점을 도출함으로써, 시장의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하고, 새로운 소비문화를 조성해나가는 과정을 고찰함으로써 미래패션의 흐름을 파악하는 단서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일본문신의 원형이 된 문신 우키요에의 연구범위는, 에도시대(1603~1867)의 작품으로 한정하였다. 작가선정은 관련문헌과 인터넷사이트(Ukiyo-e.org, 보스톤미술관, 일본역사민속박물관, 일본국립국회도서관디지털콜렉션) 등에 소장된 작가목록을 참고하였다. 이들의 작품 중에서 인물의 신체에 문신이 표현된 우키요에를 문신 우키요에로 선정했으며, 약 30여명의(작가목록 참조) 작가들이, 약 350점의 작품을 남겼다. 문신 우키요에는 무사화에서 출현되었지만 당시에 인기 있는 작품은 가부키로도 공연되면서 문신이 있는 배우화가 등장하였다. 선정된 작품을 중심으로 문신 우키요에의 특성을 분석했으며, 문신 우키요에에 내재된 의의에 관한 고찰은 국내외의 문헌 및 논문을 참고하였다.

현대패션에 나타난 일본문신의 영향을 받은 타투패션의 연구범위는 4대 컬렉션(런던, 파리, 밀라노, 뉴욕)의 2000~2015 S/S 시즌으로 한정했으며, 브랜드의 광고캠페인과 협업사례도 포함하였다. 타투 패션의 자료 수집은 패션 관련문헌과 논문, 그리고 인터넷사이트(style.com, vogue.com) 등을 참고하였다.


Ⅱ. 일반적 고찰

1. 용어정의

우키요에(浮世絵)는 1657년경 한자보다 읽기 쉬운 가나(仮名)문자가 보급되면서 서민들의 풍속을 주제로 한 소설(우키요조시, 浮世草字)이 유행했는데, 이때 소설에 삽입된 그림이 우키요에다. ‘우키요(浮世)’는 동시대의 세태와 풍속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기 때문에 ‘당세풍’, ‘신유행’이라는 의미를 갖게 되었다(Lee, 2008). 문신에 대한 기록은 일본문학사에서 대중소설시대를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 이하라 사이카쿠(井原西鶴)의 『호색일대남(好色一代男), 1682』에 기생, 승려 등과, 같은 계급의 사람들이 연비문신를 했다고 언급되어 있다(Gilbert, 2001). 일본문신의 원형이 된 최초의 문신 우키요에는 1827년 우타가와 구니요시(歌川國芳)의 『통속수호전호걸108인(通俗水滸傳豪傑108人』으로, 『수호전(水滸傳)』의 인물들을 화려한 문신으로 치장하였다. 일본문신은 문신 우키요에 화가들이 만들어 낸 독창적인 문양에서 기원됐으며, 현재까지도 우키요에의 영향을 강하게 받고 있다(Gilbert, 2001). 해외의 문신관련서적이나 유수의 박물관에서 ‘문신 우키요에’는 ‘浮世繪刺靑’ 또는 ‘Floating Tattoo’라는 용어로 통용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용어가 정착되지 않았기 때문에 본 논문에서는 인물의 신체에 문신이 표현된 우키요에를 일본문신의 원형이라는 측면에서 ‘문신 우키요에’로 정의하고 논의를 전개하고자 한다.

문신(文身)은 바늘이나 칼 등으로 도료나 착색제를 이용해 몸에 그림이나 문자, 표식 등을 새기는 행위이다. 영어로는 타투(Tattoo), 일본어로는 이레즈미(いれずみ, 文身, 刺青) 또는 호리모노(ほりもの)라고 한다(tattoo, n.d.). 현재 ‘이레즈미’는 전통적인 일본문신을 일컫는 용어로 통용되고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전통적인 이레즈미 외에도 일본문신의 표현양식이 반영된 스타일도 일본문신의 범주에 포함시키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본 논문에서는 포괄적인 의미에서 이레즈미라는 용어대신 일본문신이란 용어를 사용하겠다.

2. 시대적 배경

당시의 전통회화는 인물을 먹물로 그린 묵화로, 명문가 출신의 유파가 그린 고전적인 그림을 의미했는데, 이들의 그림은 서민들에게 무겁고 소외감을 느끼게 했다. 반면 우키요에는 마치에(町絵, 도시상공인 출신 화가의 그림)로, 중국풍의 도상을 모방하던 관행에서 벗어나 에도의 풍속과 서민정서를 시각화하였다(Guth & Kang, 2004; Kim, B. D., 2005). 문신 우키요에는 전통적인 무사문화에 대응하여 서민들의 풍속이 융합된 새로운 무사문화를 제시함으로써 신분질서에 대한 불만을 해학적으로 표출하였다. 당시의 무사들은 지배계급으로써 세습적인 지위와 급여를 보장받았지만 토지를 소유할 수 없게 되면서 경제적인 기반이 약했는데, ‘참근교대(参勤交代)’로 인한 재정적인 부담이 가중되면서 빈곤화가 가속화되었다. 반면 경제적인 부를 이뤘으면서도 사농공상의 신분제도에 묶여 공직사회 진출이 금지된 서민들의 불만은 커졌었다(Ikegami & Nam, 2008).

목판화인 우키요에는 공방을 중심으로 화가, 조각가, 인쇄가로 분업화된 대량생산체제와 출판유통망을 통해 저가로 배부되면서, 시사보도적인 기능도 겸하게 되었다(Guth & Kang, 2006). 당시의 출판미술은 공연예술과 연계되어 있어서, 인기 있는 문신 우키요에는 가부키로도 공연됐으며, 대중들은 이들의 문신을 따라하여 문신이 유행되었다.

3. 문신 우키요에의 전개

에도의 문신은 형벌로 죄인의 얼굴이나 팔뚝에 문신을 새기는 자자형(刺字刑)과 정인들 간에 사랑의 맹세로 서로의 이름을 팔뚝에 새기는 연비문신(隠し彫り) 풍속이 있었다. 이와 관련된 문신 우키요에도 있지만 그 수는 미미했다. 문신은 1750년대 이후에 유행되는데, 협객소설 『범종야자에몬(釣鐘弥左衛門, 1766)』의 주인공이 ‘나무아미타불(南無阿弥陀仏)’을 문신한 것이 계기가 되었다. 문자문신의 정신적 기반은 신불(神佛)에게 서약하고 계를 세우는 표상으로 글귀를 문신하는 것이었다(Fukuda, 1977).

이후 중국풍 취향이 확산되면서 수호전 번안물이 유행했는데, 원전의 구문용사진(九紋竜史進)과, 화화상노지심(花和尙魯智深)이 문신유행의 단초가 되었다. 구문용사진은 용맹스러운 미남으로 상반신에 9마리 청룡문신이 있어서 구문용이라고 불리었다(Shi Jin, n.d.). 가츠시카 호쿠사이(葛飾北斎)가 삽화를 그린 쿄구테이 바킨(滝沢馬琴)의 『신편수호화전(新編水滸画伝), 1807』의 구문용은, 누키문신(ぬきぼり; 도안만 그리고 배경은 그리지 않음)의 시초가 되었다(Fukuda, 1977). 화화상노지심은 얼굴이 둥글고 키가 큰 승려인데, 그는 승려에게 금지된 행동들을 일삼았다. 그럼에도 그의 등에 꽃 문신이 있어서 화화상(花和尙)으로 불렸다(Lu Zhishen, n.d.). 꽃 문신은 이미지의 반전을 통해 해학적인 풍자를 하는 문신 우키요에의 본질에 부합하여 단골소재가 되었다.

일본문신의 원형이 된 우타가와 구니요시의 『통속수호전호걸108인』은, 『수호전』의 인물들을 화려한 가쿠문신(がくぼり; 도안 주위에 파도, 구름, 식물 등으로 배경을 그림)으로 치장하여 문신유행을 이끌었다(Clark, 2009; Poysden & Bratt, 2006). 문신 우키요에는 무사화(武者絵)에서 출현되었지만, 당시에 인기 있는 작품은 가부키로도 공연되면서 문신이 있는 배우화(役者絵)가 등장하게 되었다. 그의 작품은 개정판 발행이 빈번할 정도로 인기 있어서 ‘무사화의 구니요시’라는 명성을 얻었으며, 전담배우에 의해 가부키로 상연되었다(Fukuda, 1977).

문신 우키요에가 유행하자 다양한 버전의 수호전이 등장했는데, 주인공을 여성으로 각색한 작품도 있었다. 또한 가부키 배우들도 문신으로 치장했다. 이들은 에도에 화재와 싸움이 많았던 것을 빗대는 말로 소방관과 무사를 의미하는 ‘에도의 꽃(火事と喧嘩 は江戸の花)’으로, 유행의 중심에 있던 이들을 통해 문신이 알려지면서, 이들의 문신을 따라하는 것이 유행하였다. 문신이 유행하자 문신을 차용한 문신의상도 등장했다(Poysden & Bratt, 2006). <Fig. 1>대중들의 가치관의 변화가 새로운 출판미술과 공연문화를 출현시켰으며, 이는 다시 대중들의 미의식의 변화를 이끌어내면서 문신이 유행하게 된 것이다.

<Fig. 1>

Spread of tattoo fashion


Ⅲ. 문신 우키요에의 특성

1. 고전의 유희적 차용

스토리텔링이 있는 문신 우키요에는 고전을 유희적으로 차용하여 문학적 서정을 공유한다. 이러한 고전차용유희는 일종의 패러디로 원전을 차용해 변용시키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편차를 즐기는 것으로, 일본문화예술을 관통하는 문화적 양식이다(Kim, J. Y., 2005). 문신 우키요에에서 선호하는 고전차용은 중국고전 『수호전(水滸傳)』과, 일본문학 『여름축제 오사카의 귀감(夏祭浪花鑑)』이다. 이외에 화재가 많은 에도에서 소방수의 활약상을 그린 당세풍 소재가 인기있었다. 수호전은 비주류계층 108명의 호걸들이 관에 맞서 싸우는 무협소설로 비극적인 결말로 끝난다. 그러나 문신 우키요에에서는 인물들을 영웅호걸로 각색하고, 싸움의 상대를 불의를 저지른 자나, 악행을 저지르는 요괴로 설정하였다. 『여름축제 오사카의 귀감』은 1698년 발생한 실화를 소재로 한 것으로, 주인공 단시치 구로베(団七九郎兵衛)가 주군에게 악행을 저지르는 자신의 장인을 응징한 이야기로, 당시 그는 의인으로 여겨졌다. 그의 이야기는 1744년 초연된 이후 인형극(人形浄瑠璃)과 가부키 교겐(歌舞伎狂言)의 인기소재가 되었다(Kawatake & Choi, 2006).

또한 고전차용유희는 당시 지배계급에 대한 직접적인 묘사를 금지한 규제에 대한 대안이었다(Kang & Lim, 2011). 에도에서 각색은 보편화된 것이지만, 고전을 차용한 대결구도는 지배계급에 대한 불만을 은유적으로 표현하기에 적합했고, 서민들은 화려한 문신으로 치장한 인물들을 자신들의 대리자로 받아들였다. 예술작품은 예술을 사랑하는 사람에게 큰 기쁨을 주는 감정적 융합, 감정이입, 인지행동, 해독작업을 전제로 하기 때문이다(Bourdieu & Choi, 2006). 이러한 발상의 근거는 ‘바사라(ばさら)’에서 기인된 것으로, 남북조시대의 사회풍조인 바사라는 신분질서를 무시하고 능력주의를 추구하며 화려한 복장을 선호했는데, 이후 전국시대에 하극상 풍조의 맹아가 되었다(ばさら, n.d.).

회화에 나타나는 고전차용유희 즉, 미타테(見立て)는 고전적인 도상을 패러디해 당세풍으로 그린 것으로, 실제 무대에서 상연되지는 않았지만 배역을 정해가상의 장면을 구성하는 그림도 미타테라고 한다(Choi, 2000). 에도에서 미타테가 사랑받는 이유는 변환이 이루어진 후에 얻는 효과가 풍류와 골계, 현실풍자이기 때문이다(Choi, 1998). 또한 <Fig. 2><Fig.3><Fig. 4><Fig. 5>문신 우키요에는 개정판과 패러디가 빈번하게 이뤄지면서 작품을 비교하고 주관적인 해석을 즐기는 재미도 제공하였다. 자연을 모방하는 예술에서 예술을 모방하는 예술로 이행하여 자체의 역사로만 독창적인 실험의 원천을 끌어냈다(Bourdieu & Choi, 2006).

<Fig. 2>

Utagawa Kuniyoshi, 1843-47(ukiyo-e, n.d.-a)

<Fig. 3>

Tsukioka Yoshitoshi, 1866(ukiyo-e, n.d.-b)

<Fig. 4>

Utagawa Kunisada, 1830(ukiyo-e, n.d.-c)

<Fig. 5>

Totoya Hokkei, 1830(ukiyo-e, n.d.-d)

2. 중의적 표현

문신 우키요에는 <Fig. 6><Fig. 7>지배계급 무사(さむらい)와 <Fig. 8>떠돌이 무사집단인 가부키모노(かぶきもの)의 상징을 혼성모방하여 중의적 표현을 한다. 자아와 타자의 경계가 모호한 중의적 인물은, 빈곤층으로 전략해 권위를 상실한 지배계급에 대한 풍자와(Ikegami & Nam, 2008), 저항의식이 반영되었다(Gilbert, 2001). 이질적인 요소들이 융합된 중의적 표현은 ‘오카시(をかし)’에 근거한 것으로, 오카시는 ‘한’이나 ‘모노노아와레(もののあはれ)’와는 달리 무갈등이 특징이며, 이질적인 두 요소의 부조화의 조화와 이로 인한 이미지의 반전이 재미의 핵심이다(Shin, 1999). 또한 사회적인 약자를 대리자로 각색하여 감정을 이입하는 것은 ‘호간비이키(ほうがんびいき)’ 때문이다. 이는 약자를 동정하고 편드는 감정이며, 약한 선인이 악인 때문에 고난을 겪는 것에 대한 동정심도 호간비이키다(Lee, 2014).

<Fig. 6>

Utagawa Kuniyoshi, 1850(Klompmakers, 2003)

<Fig. 7>

Utagawa Kuniyoshi, 1847(ukiyo-e, n.d.-e)

<Fig. 8>

江戸名所図屏風, c. 17th(Naito, 2003)

문신 우키요에의 인물들이 가부키모노의 상징으로 그려져 있지만, 도수령(刀狩令, 무기수거령)이 엄격하게 시행되었던 당시에 주인공의 신분이 무사계급임을 유추할 수 있다. 또한 『여름축제 오사카의 귀감』에서처럼 가난한 주인공이 사실은 몰락한 무사가문의 후예였다는 설정은 신분질서의 범주 안에서 중의적 인물을 표현하는 장치였다. 이러한 발상의 근거는 미타테를 통해 에도스타일로 변용된 야츠시(やつし, 가부키 연기, 연출의 일종으로 고귀한 신분의 인물이 몰락한 모습을 연기하는 것)(やつし, n.d.)를 구현한 것이다. <Fig. 9>문신 우키요에는 수호전의 영웅과 일본협객을 가부키 배우로 패러디하는 3층 구조를 이루고 있다(Fukuda, 1977). 문신 우키요에의 화려한 문신은 서민들의 미의식이, 과장된 격식과 사치를 중시하는 무사들의 꾸밈의 미의식과 융합된 것으로, 시대적인 요구에 따라 새로운 꾸밈의 미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Fig. 9>

Utagawa Kuniyoshi, 1827-30(ukiyo-e., n.d.-f)

3. 화중화(画中画)의 구조

문신 우키요에는 고전을 차용해 스토리텔링을 구성하지만, 화중화의 구조로 서민들의 오락적인 요구를 충족시킴으로써 대중성을 확보하였다. 그림 속에 또하나의 그림을 병치시키는 화중화에 의한 회화구조는, 주제를 강조하거나, 또는 대조를 통해 주제를 강조하는 장치로 화면을 이중으로 지배한다(Kim, 2007). 문신 우키요에의 화중화는, 형식을 중시하던 무사문화와 서민들의 생활풍속을 융합시키는 장치가 되었으며, 이로 인한 이미지의 반전이 풍자와 웃음을 유발시킨다. 이미지의 반전을 기반으로 한 풍자는 ‘오카시’에 근거한 것으로, 오카시의 본질은 자연과 모든 생명현상의 밝은 면을 포착하고 삶조차도 즐거운 놀이로 여기는 경쾌한 기분이며, 기존의 틀에 구속받지 않고 자유롭게 그리는 것이다. 또한 오카시는 골계성, 재미, 기이함을 내포한다(Shin, 1999). 이는 기존의 질서에서 벗어난 일탈과 희화화를 수반하는 개념이며, 골계적인 형상의 핵심은 변신의 골계성과 요괴의 등장이다(Kim, 2005; Komatsu & Park, 2009). 에도의 요괴문화는 긍정적인 인생관이 반영되어 초자연적인 관념으로부터 분리되어 오락의 대상으로 인식하게 되었으며, 요괴문학도 번성하였다(Kim, J. D., 2005). 이로 인해 문신 우키요에가 심미적인 목적에 의해 출현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서민생활 근저에 뿌리내린 토속적인 상징으로 채워지게 된 것이다. 대중예술은 정보를 제공해 주는 일종의 커뮤니케이션으로써, 참여자에게 즐거움이나 그 자체로 의미 있는 경험이 되도록 고안된 것으로, 비슷한 경험, 가치, 취향을 공유하는 사람들에게 소구하는 예술형식이기 때문이다(Rissover & Kang, 1977)

<Fig. 10>불교의 신성한 존재(제석천왕), 토착신앙의 신, <Fig. 11>신화 속 동물(구문용), 민간설화, <Fig. 12>꽃과 식물, 현실의 인물(무사나 여인) 등, 서민들에게 익숙해져있는 요소들이 문신의 소재로 채택되었다. 또한 에도말기에는 난학을 통해 유입된 해부학이 토속적인 골계문화와 융합된 해골문양(Screech & Park, 2007)이 유행했는데, 이는 동시대의 문화가 투영된 새로운 골계미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Fig. 13>우타가와 구니요시의 ‘소마의 옛집(相馬の古内裏)’은 새로운 골계미가 반영된 것으로, 역동적인 구도가 분위기를 극대화시키는 장치가 되었다.

<Fig. 10>

Utagawa Hirosada, 1851(ukiyo-e, n.d.-g)

<Fig. 11>

Utagawa Kuniyoshi, 1852(ukiyo-e, n.d.-h)

<Fig. 12>

Toyohara Kunichika, 1862(ukiyo-e, n.d.-i)

<Fig. 13>

Utagawa Kuniyoshi, 1844(ukiyo-e, n.d.-j)

4. 캐릭터의 특성 유지

<Fig. 14><Fig. 15><Fig. 16><Fig. 17>문신 우키요에는 캐릭터의 특성이 유지되는 특징이 있다. 이와 같은 캐릭터의 고착화는 출판문화를 기반으로 시사보도적인 기능도 지니고 있는 매체미술로써 소통을 위한 수단이었다. 더욱이 고전을 차용하고, 출판미술계와 공연계의 협업으로 소비자를 공유하던 상업화된 미술로써, 관념화된 이미지는 순응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것은 동일한 문화권에서 공통적인 사고와 행동양식을 갖는 사람들 사이에서 자연스럽게 형성된 상호작용의 결과로 캐릭터가 고착화됐기 때문이다. 인물의 동작, 자세, 시선, 표정 등, 일종의 약속들로 이루어진 이미지의 캐릭터화는 의식적 또는 무의식적으로 인물의 커뮤니케이션 스타일로 표현되기 때문이다(Kwon, 2007). 또한 예술작품은 문화적 능력, 즉 해독의 기준이 되는 약호를 알고 있는 사람에게만 의미가 있고, 오직 그런 사람의 관심만을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인상파 이후의 예술이 재현대상보다 재현양식의 우선성을 강조하는 예술관의 산물로, 형식에 대한 무조건적인 주목을 요구하는 것과 같다(Bourdieu & Choi, 2006).

또한 문신 우키요에의 간소화된 이미지는, 장식을 삭제함으로써 아름답다고 느끼는 모던 디자인의 감산적인(반 꾸밈, はんかざり) 미의식과 유사하다(Shin, 2008). 단순화를 위해 입체감을 희생시켜 더 강렬한 인상을 만들어냈다(Gombrich, Paek, & Lee, 2013). 인물의 문신은 짙푸른색, 붉은색, 노란색, 검정색 등 제한된 색상만을 사용하지만 대담한 색채대비를 통해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일상의 순간을 포착한 역동적인 구도는 골계적인 형상과 극적인 상황을 강조하고, 재미와 해학적인 풍자를 증폭시키는 장치이다.

<Fig. 14>

Gosōtei Hirosada, 1855(Kitamura, 2003)

<Fig. 15>

Utagawa Kuniyoshi, 1847-52(ukiyo-e, n.d.-k)

<Fig. 16>

Shunkosai Hokushu, 1832(ukiyo-e, n.d.-l)

<Fig. 17>

Utagawa Hirosada, 1850(ukiyo-e, n.d.-m)


Ⅳ. 타투 패션의 수용과 확산

1. 이미지의 혼용

일본문신의 영향을 받은 타투 패션은 자유로운 소재와 화려한 색채대비로 강렬한 인상을 준다. 일본문신이 감정이입과 문화적 해독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대중적인 요소들을 폭넓게 수용했기 때문이다. 하이패션으로 유입된 일본문신은 별다른 순화과정을 거치거나 전치되지 않고 원형의 이미지를 그대로 차용했으며, 여러 가지 요소들을 임의로 혼용한 사례가 많았다. 또한 실제 문신처럼 착각을 일으키는 바디컨셔스 룩을 비롯해, 일본문신을 활용한 디자인과, 실제로 문신모델이 컬렉션 무대와 광고캠페인에 참여하는 등, 표현방식도 다양해졌다. 새로운 타투 패션의 등장은, 2000년대를 전후로 사회전반에서 다양한 요소들을 융합하는 협업이 확산되었기 때문이다. 더욱이 기술복제시대의 예술양식으로써 열린 문화를 표방하는 네오 팝이 텍스트들을 자유롭게 콜라주함으로써 새로운 텍스트를 구성하는 상호텍스트성을 표방하면서(Pih, 2012), 절충주의는 기업의 목표에 부합하는 요소들을 임의로 차용할 수 있는 문화적인 토대가 되었다. 기술 복제시대에 예술작품의 독창성의 아우라는 상실될 수밖에 없다는 발터 벤야민(Walter Benjamin)의 담론에서 이미지 차용의 근거를 찾을 수 있다(Song & Kim, 2009). 또한 패션계에서는 완전히 새로운 창작이 아닌 혼성모방을 통해 하위문화의 텍스트들을 재구성하는 절충주의가 성행했기 때문이다(Yim, 2003). 이미지의 혼용은 일본문신이 무사와 떠돌이 무사들의 상징을 혼성모방하여 새로운 꾸밈의 미를 제시한 것과 유사한 특성이다.

<Fig. 18>크리스찬 디올(Christian Dior)은 2004 S/S 시즌에, 보니 룩과 일본문신이 혼용된 절충주의 패션을 선보였다. 하이패션에서 문신(일시적인)을 여과 없이 그대로 드러냄으로써 기존의 가치관에 대치되는 견해를 드러냈다. 그동안 엘리트들은 자신들이 즐기는 고급문화와 대중문화를 구분하려 했고, 이러한 구분은 사회적인 위계서열과 상응하는 수직적 분류로서 지금까지도 유지되었기 때문이다(Lee, Park, Yang & Kim, 2007). 하이패션으로 흡수된 하위문화는 고유한 정체성은 제거되고 이미지만을 차용하는 스타일상의 모방이라고 했다(Yim, 2003). 그러나 이미지의 혼용은, 고전을 차용하고, 동시대의 미술을 패러디하며, 대조적인 두 집단의 상징을 임의로 차용해 병치시킴으로써 재미와 해학적인 풍자를 하는 일본문신의 본질에 부합하는 것이라고 하겠다.

<Fig. 18>

Christian Dior(Style. n.d.-a)

<Fig. 19>메종 마틴 마르지엘라(Maison Martin Margiela)는 2014 S/S 시즌에 ‘선원 제리(Sailor Jerry)’로 더 유명한 문신예술가 노먼 케이트 콜린스(Norman Keith Collins)의 문신을 차용한 디자인을 발표했다. 콜린스는 20세기 중반 ‘선원문신(Sailor Tattoos)’에 일본문신을 도입함으로써 현대적인 미국문신을 완성했다는 평가를 받았다(DeMello, 2000). 그의 작품은 선원문신을 하이패션에 도입함으로써 이질적인 요소들 간의 부조화의 조화와 이로 인한 이미지의 반전이 재미를 준다.

<Fig. 19>

Maison Martin Margiela(Style. n.d.-b)

일본문신은 전신을 하나의 주된 문양으로 뒤덮는다는 점에서 다른 문신과 차이가 있다(Gilbert, 2001). 또한 시술부위에 따라, 전신에 새기는 소우신보리(総身彫リ), 인체의 토르소 부위에 새기는 무네와리(胸割り), 그리고 가슴부위를 둥글게 감싼 뒤 팔로 연결되는 히카에(ひかえ) 스타일이 대표적이다. <Fig. 20>화려한 자수로 가슴과 소매를 장식한 알렉산더 맥퀸(Alexander McQueen)의 2005 S/S RTW 시즌 작품은, 일본문신의 이미지뿐 아니라 형태적인 특징(히카에 스타일)이 차용되었다. <Fig. 21>스텔라 맥카트니(Stella McCartney)는 2011 F/W RTW 시즌에 무네와리 스타일을 활용한 디자인을 발표했다. 이는 최근에 기존의 문신을 손상시키지 않고 새로운 문신을 추가해 일본문신으로 변형시키는 사례가 증가하면서, 일본문신의 독특한 시술부위가 일본문신을 인식하는 중요한 요소가 되었기 때문이다. 동시대 문화의 신속한 반영은, 미의식을 표현하는 수단으로써뿐 아니라, 매체미술로써 일본문신의 본질에도 부합하는 것이다.

<Fig. 20>

Alexander McQueen(Style. n.d.-c)

<Fig. 21>

Stella McCartney(Style. n.d.-d)

2. 골계와 유희적 표현

골계성(그로테스크)을 강조한 유희적 표현은 타투패션을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골계성은 재미와 기이함으로 표현되며 기존의 틀에 구속받지 않는 일탈과 희화화를 수반한다. 골계성에 내재되어 있는 재미와 기이함, 놀이적 요소는 대중들의 오락적인 흥미를 충족시킴으로써 문화소비를 촉진시키는 상업화된 미술로써 일본문신의 특성을 따르고 있다. 타투 패션에서 선호하는 해골문양은 에도말기에 등장한 것으로, 토속적인 골계미에 해부학적 지식을 토대로 한 새로운 골계미가 더해지면서 그로테스크한 이미지가 강화된 것이다.

더욱이 최근에 젊은이들의 문화코드로 정착된 네오 팝도 우키요에로 부터 출현된 장르로(Azuma, 2009), 등장배경과 표현특성의 일부를 공유한다는 것은, 문화적인 유대감을 기반으로 새로운 소비 집단을 편입시킬 수 있는 토대가 되었다. 이들은 일련의 서브컬처들을 순환하며 문화를 소비하고, 컬렉션 문화를 기반으로 소비파급력이 큰 집단으로, 골계와 유희적 표현은 이들의 접근성을 높이는 효과적인 수단이다.

알렉산더 맥퀸(Alexander McQueen)은 전통적인 해골문양뿐 아니라 해골을 소재로 한 다양한 디자인을 발표했다. <Fig. 22>는 우타가와 구니요시의 ‘소마의 옛집’과, 가츠시카 호쿠사이(葛飾北斎)의 ‘고하다 고헤이지(百物語, こはだ小平二)’의 이미지 차용을 유추할 수 있다. 두 작품은 에도시대의 괴담을 토대로 한 것으로, 재미와 기이함이 배어있는 해골문양과 독특한 구도가 긴장감을 증폭시킨다. <Fig. 23>케이샤 해골 문양은, 에도시대 괴담의 단골소재인 변신과 변형의 골계성이 반영된 것임을 유추할 수 있다. <Fig. 24>은 데미안 허스트(Damien Hirst)와 협업한 ‘Damien Hirst x Alexander Mcqueen Scarf Collection, 2013’으로, 해골을 중심으로 다양한 아트워크를 선보이는 스카프 라인으로, 2003년에 시작되어 현재까지 지속되고 있다.

<Fig. 22>

Skull and rib cage T-shirt(creativeboysclub, n.d)

<Fig. 23>

Geisha Skull Print T-Shirt(lyst, n.d.)

<Fig. 24>

Scarf Collection(designboom, n.d.)

데미안 허스트는 2007년 백금으로 만든 해골모형을 8,000여개의 다이아몬드로 감싼 작품 ‘신의 사랑을 위하여(For the Love of God)’를 발표한 후 패션과의 협업이 활발해졌다. 그의 작품은 골계성과는 다른 문화적 배경을 갖고 있지만, 패션과의 협업에서는 ‘해골’이라는 시각적 요소만을 차용했기 때문이다. 그는 해골문양을 테마로 프라다와 알렉산더 맥퀸의 매장 설치 프로젝트에 참여했으며, 리바이스와의 협업으로 해골문양이 있는 티셔츠와 청바지도 출시하였다. 그의 협업은 골계적인 형상과 사치스러움이 융합된 것으로 골계미의 표현양식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었다.

<Fig. 25>타투 패션을 표방하는 브랜드 에드 하디(ED Hardy)는, 해골과 꽃이라는 이질적인 요소를 병치시켜, 이미지의 반전과 이로 인한 재미와 웃음을 유발시킨다. 일본문신에서 해골문양은 골계미의 대표적인 상징이며, 화화상노지심의 꽃 문신에서 유래된 꽃문양은 이미지의 반전을 통해 해학적인 풍자와 웃음을 이끌어내는 대표적인 장치였다.

<Fig. 25>

ED Hardy(Edhardyshop, n.d.)

3. 타투모델의 기용

문신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과, 넓은 시술부위는 문신의 대중화를 저해하는 중요한 요인이었다. 이로 인해 미의식을 표현하는 수단으로써 초기문신은, 한쪽어깨나 신체의 일부분에 시술하는 부족문신(Tribal Tattoo) 스타일이 많았다. 반팔소매 티셔츠로 가릴 수 있는 부위에 문신을 해 노출에 주의를 기울임으로써 사회적인 편견 안에서 해법을 찾았다. 그런데 최근에 문신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새로운 미의식을 등장시켰다. 차별화된 브랜드 콘셉트를 구축하기 위해 실제로 문신이 있는 모델을 브랜드의 뮤즈로 기용하는 사례가 등장했으며, 문신을 주제로 한 광고캠페인과 패션사진도 증가하고 있다. 개인의 취향이 문화소비를 결정하는 요인이 되었다. 일차적인 소비는 개인의 취향에 따라 결정되지만, 개인의 취향은 그가 소속된 사회계급의 속성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이다(Bourdieu & Choi, 2006). 이는 일본문신이 격식을 중시하는 지배계급과 떠돌이 무사들의 상징 즉, 이질적인 요소들을 병치시켜 이미지의 반전을 이끌어냄으로써 풍자와 웃음을 유발시키고, 시대적인 요구에 따라 새로운 꾸밈의 미를 제시한 것과 유사하다.

<Fig. 26> ‘좀비 보이(Zombie Boy)’로 더 유명한 모델 릭 제네스트(Rick Genest)는 머리에서부터 발끝까지 전신을 해골문신으로 뒤덮어, 살아있는 시체처럼 보인다고 하여 좀비 보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그는 뮈글러(Mugler) 2011년 F/W와, 로드리고 드라 가르자(Rodrigo De La Garza) 2011 S/S-2012 S/S 시즌의 뮤즈가 되었다. 또한 자신의 문신을 패러디한 레이디 가가와 함께 뮤직비디오에 출현해 유명세를 탔다. 전신에 해골문신이 있는 모델이 하이패션의 브랜드 뮤즈로써 슈트를 차려입은 역설적인 모습은 보수적이 장르구분과 수직적인 위계서열을 모호하게 했다. <Fig. 27>모델 스테판 제임스(Stephen James)는 얼굴을 제외한 전신에 문신이 있다. 그의 몸에는 흰두교 여신 칼리(Kali)와 해골문양을 비롯해 여러 가지 문양으로 채워져 있다. 그는 까를로스 디에즈(Carlos Diez) 2014 S/S, 디젤(Diesel), 맥슨(Macson) 2015 S/S 광고캠페인, 캘빈 클라인(Calvin Klein) 향수 등 다수의 브랜드에서 활동하고 있다.

<Fig. 26>

Rick Genest(enmodeluxe, n.d.).

<Fig. 27>

Stephen Jamex(vogue.es, n.d.).

<Fig. 28>여성모델 렉시 헬(Lexy Hell)은 장 폴고티에(Jean Paul Gaultier)의 2012 S/S RTW 시즌 컬렉션의 뮤즈가 되었다. 남성모델과는 달리 여성 모델은 드문 편이라 그녀는 더 주목을 받았다. 장 폴고티에는 2008 S/S과 2011 S/S 시즌에도 일본문신을 차용한 작품을 발표했는데, 주류와 비주류, 여성과 남성, 엘레강스와 그로테스크 등, 이질적인 요소들을 대조시킴으로써, 보수적인 가치관에 근거한 장르구분을 모호하게 했다.

<Fig. 28>

Lexy Hell(vogue.it, n.d.)

최근에는 브랜드 콘셉트에 어울리는 문신으로 연출한 광고캠페인과 이벤트도 등장했다. <Fig. 29>McQ Alexander Mcqueen F/W 2009 Menswear에서는 ‘선원 제리’의 문신을 차용한 광고캠페인을 전개했다. 루이 비통(Louis Vuitton)은 2010년 루이 비통의 로고를 헤나로 시술하는 ‘루이비통 홀리데이 패션 타투 이벤트’를 진행하였다(Smedaily, n.d.).

<Fig. 29>

McQ Alexander Mcqueen(Pinterest. n.d.)

4. 새로운 전개 및 확산

일본문신에 대한 선호가 증가하면서, 전통적인 스타일을 비롯해, 개인적으로 의미 있는 내용이나 미적취향을 반영하거나, 공익적인 메시지를 담은 문신도 등장하였다. 최근에는 패션계의 주도로 일본문신과 네오 팝의 요소가 융합된 시도도 전개되고 있다. 이는 최근에 회화나 사진, 애니메이션, 산업디자인, 광고, 건축, 패션 등, 점점 범위가 확장되고 있는 크로스오버 현상과 관련이 있다(Choi & Kim, 2008). 네오 팝의 영향을 받은 이미지들이 문신으로 유입되고 있으며, 만화와 인형, 그리고 플랫폼 토이와 같은 네오 팝의 서브컬처들이 패션과 융합된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대중문화를 선도하는 파급력을 지닌 존재로 만화가 부각되면서 산업적으로나 사회문화적으로 높아진 관심을 반영하고 있다(Jung, 2004). 네오 팝은 만화, 애니메이션, 피규어 등 일련의 서브컬처들이 연계되어 있으며, 새로운 문화가 편입되면서 장르가 확장된다. 네오 팝 수용자들은 서브컬처를 순환하며 문화를 소비하는데, 최근에 이들의 기호성 소비패턴이 부각되면서, 문화적인 유대감 형성이 새로운 소비문화를 조성하는 선행조건이 되었다.

장 폴 고티에는 문신을 다양하게 활용한 디자이너로, 1990년대부터 타투 패션을 선보였다. <Fig. 30>런던 프라우드 갤러리의 ‘바비전(The Art of Barbie Exhibition, 2006)’에서 문신이 있는 바비 인형을 선보였는데, 패션과 문신, 네오 팝의 요소가 결합된 시도였다. 그는 컬렉션에서도 타투 패션을 여러 차례 발표했는데, 2008 S/S시즌, 2011 S/S 시즌, 그리고 <Fig. 31>2012 S/S 시즌에도 문신을 활용한 디자인을 발표했다. 그는 향수 컬렉션에서도 문신을 활용했는데, 2011년에는 헤나 멘디(Henna Mehndi), <Fig. 32>2013년에는 일본문신, 그리고 2014년에는 선원문신을 차용한 향수 컬렉션을 발표했다. <Fig. 33>코카콜라와 협업한 ‘다이어트 코크 & 패션(Diet Coke & Fashion), 2012’에서는 2011년 향수 컬렉션과 연계된 ‘타투 바틀(Tattoo Bottle)’을 선보였으며, <Fig. 34>네오 팝의 요소가 융합된 광고캠페인도 동시에 전개했다. <Fig. 35>그는 린덱스(Lindex)와의 2014 F/W 시즌 협업에서도 자신의 상징아이콘인 푸른색 스트라이프와 문신을 융합시켰다. 그는 2011년의 향수 컬렉션과, 2012년 코카콜라와의 협업, 그리고 2014년 린덱스와의 협업을 연계시켰는데, 타투 패션이 문화적 네트워크를 조성하는 연결고리가 되었다.

<Fig. 30>

Barbie Doll(Spokeo, n.d.)

<Fig. 31>

Tattoo Fashion(Avaxnews, n.d.)

<Fig. 32>

Perfume(perfume, n.d.)

<Fig. 33>

Diet Coke & fashion(Cocacola, n.d.)

<Fig. 34>

Diet Coke & fashion(mtrlst.com, n.d.)

<Fig. 35>

Lindex collections(lindex, n.d.)

요지 야마모토(Yohji Yamamoto)는 2008년에 꽃과 구름, 2014년에는 일본 토착신앙의 풍신뇌신도, 해골 등, 일본문신을 차용한 디자인을 발표했다. 그는 2008년 닥터 마틴과의 협업에서 자신의 작품과 연동되는 꽃과 나비를 도입하여 문화적 연계를 강조하였다.

패션과 문신, 네오 팝의 요소를 하나로 연결하는 문화적인 연계는, 서브컬처를 순환하며 문화를 소비하는 네오 팝 수용자들의 소비패턴 때문이다. 그러나 패션브랜드에 의한 문화적 연계는 단순히 기존의 문화에 편승하는 것이 아닌, 새로운 소비문화를 조성하고, 이를 일련의 서브컬처로 편입시킴으로써 문화의 영역을 확장시키는 기능도 있기 때문에, 브랜드의 리더십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지금까지의 분석을 정리하며, 타투 패션은 다양한 이미지를 혼용한 절충주의 패션이다. 이는 일본문신이 고전을 유희적으로 차용하고, 혼성모방을 통해 새로운 텍스트를 구성하는 것과 유사하다. 골계와 유희적 표현은 대중들의 오락적인 흥미를 충족시킴으로써 문화소비를 촉진시키는 상업화된 미술로써 일본문신의 특성을 따르고 있다. 최근에는 브랜드 이미지구축을 위해 문신모델을 기용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이는 이질적인 요소들을 병치시켜 반전의 미를 이끌어내며, 새로운 가치관이 반영된 미의식이라는 점에서 일본문신과 유사하다. 패션과 타투, 네오 팝등, 각각의 장르를 하나로 연결하는 문화적 연계는, 일본문신이 출판계와 공연계의 협업으로 소비자를 공유하고 새로운 소비문화를 조성해나가는 상업화된 미술의 산물이었던 점을 고려할 때, 타투 패션의 본질에 부합하는 것이다. 시차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본문신과 타투 패션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유사성이 많았다. 이러한 점들을 고려할 때, 타투 패션은 이미지만을 차용하는 스타일상의 모방만이 아닌, 의식적 또는 무의식적으로 일본문신의 문화적인 배경과 표현양식들이 함께 승계되었음을 유추할 수 있다.<Fig. 36>

<Fig. 36>

The Similarity of Floating Tattoo and Tattoo Fashion


Ⅴ. 결론

타투 패션은 2000년대를 전후해 사회전반에서 새로운 소비시장을 모색하는 대안으로 협업이 확산되고, 패션계에서는 혼성모방을 기반으로 하위문화의 텍스트들을 재구성하는 절충주의가 확산되면서 유행하게 되었다. 부족문신이 순화와 전치를 거치면서 고유한 특성이 많이 소멸된 것과는 대조적으로, 하이패션으로 유입된 일본문신은, 오랫동안 고착되었던 부정적인 인식에도 불구하고 원형의 이미지로 수용되고 있다. 이는 문신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대중들의 미의식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반영하는 것이다.

문신은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으며, 각 지역의 문화가 반영된 다양한 문신이 있다. 20세기 이전의 문신은 대부분 사회적인 상징체계를 따르는 부족문신으로써, 극도의 양식화된 문양이 특징적이다. 반면 일본문신은 개인적인 미적취향을 표현하는 수단이었으며, 자유로운 소재와 화려한 색채대비가 특징적이다. 이 두 문신의 극명한 차이점은, 주류사회의 구성원임을 상징하는 부족문신과는 대조적으로, 일본문신은 주류사회에 입성하지 못한 비주류 계층이나 서민들의 문화양식이었다는 것이다.

일본문신의 원형으로써 현재까지도 대부분의 표현양식이 승계되고 있는 문신 우키요에는 1827년 발행된 우타가와 구니요시의 『통속수호전호걸108인』에서 기인되었으며, 현재까지도 문신 우키요에의 영향을 강하게 받고 있다. 그는 격식을 중시하는 지배계급의 문화와 서민들의 오락적인 흥미를 자극하는 요소들을 융합한 새로운 미의식을 출현시켰다. 현실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즐거운 놀이로 여기는 가치관이, 현실의 부조리를 미술로 승화시킨 문신 우키요에를 출현시킨 것이다. 또한 당시의 출판미술계는 공연예술계와 긴밀하게 연계되어 있어서, 인기있는 문신 우키요에는 가부키로도 공연되었다. 서민들 사이에서는 이들의 문신을 따라 하는 것이 유행했으며, 문신의상도 등장하였다. 에도 서민들의 긍정적인 가치관이, 새로운 출판미술과 공연문화를 출현시켰으며, 패션에도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그리고 이렇게 출현된 문화예술이 다시 대중들의 미의식의 변화를 이끌어내면서 문신이 유행하게 된 것이다.

일본문신과 타투 패션은 큰 시차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러 가지 측면에서 유사성이 많았다. 타투 패션은 일본문신의 다양한 이미지들을 임의로 혼용하는 절충주의가 특징으로 나타났다. 이미 대중들에게 익숙한 요소들을 차용함으로써 문화적 접근성을 강화하고, 하이패션과 일본문신이라는 이질적인 요소를 병치시켜 부조화의 조화와 이로 인한 이미지의 반전이 재미를 준다. 골계와 유희적 표현은 일본문신의 주제를 활용한 것이다. 일본문신은 상업화된 미술의 산물로 골계성은 대중성 확보를 위한 수단이다. 최근에는 네오 팝 수용자들이 서브컬처를 순회하며 문화를 소비하는 기호성 소비패턴이 부각되면서, 골계와 유희적 표현은 동일한 문화에서 출현된 두 장르가 문화적인 유대감을 강화하는 수단이 되었다.

타투 패션에서 실제로 문신이 있는 모델을 기용하는 것은, 문신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새로운 꾸밈의 미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으며, 보수적인 가치관에 근거한 장르구분을 모호하게 만들었다. 타투패션의 문화적 연계는, 패션과 일본문신, 네오 팝 등, 각각의 장르들을 하나로 연계시킴으로써 새로운 소비문화를 조성하는 것이다. 이는 서브컬처를 순회하며 컬렉션 문화를 기반으로 소비파급력이 큰 네오팝 수용자들을 문화적 연계를 토대로 패션으로 유입시키려는 것이다. 더욱이 혼성모방은 열린 문화를 표방하는 네오 팝의 대표적인 표현특성으로, 기업의 가치관에 부합하는 새로운 소비문화를 조성하는 문화적인 토대가 되었다. 이는 패션이 동시대 문화와 이를 기반으로 한 서브컬처와의 유기적인 상호작용을 통해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 나가는 것으로, 패션의 본질에 부합하는 것이다. 특히 최근에는 기호성 소비를 기반으로 자신의 소득을 초과해 지출하는 트레이딩 업현상이 확산되면서, 소비자를 만족시키는 새로운 소비문화의 조성은 패션이 직면한 과제이기도 하다.

본 연구는 일본문신의 원형으로써 에도시대의 문신 우키요에를 분석하고, 이를 토대로 타투 패션의 수용과 확산에 관하여 고찰하였다. 하이패션이 하위문화를 재구성하여 효과적인 접점을 도출해나가는 과정을 고찰함으로써, 폭넓은 디자인 전개와 새로운 소비문화 조성을 위한 자료로 활용되기를 기대한다.

References

<Fig. 1>

<Fig. 1>
Spread of tattoo fashion

<Fig. 2>

<Fig. 2>
Utagawa Kuniyoshi, 1843-47(ukiyo-e, n.d.-a)

<Fig. 3>

<Fig. 3>
Tsukioka Yoshitoshi, 1866(ukiyo-e, n.d.-b)

<Fig. 4>

<Fig. 4>
Utagawa Kunisada, 1830(ukiyo-e, n.d.-c)

<Fig. 5>

<Fig. 5>
Totoya Hokkei, 1830(ukiyo-e, n.d.-d)

<Fig. 6>

<Fig. 6>
Utagawa Kuniyoshi, 1850(Klompmakers, 2003)

<Fig. 7>

<Fig. 7>
Utagawa Kuniyoshi, 1847(ukiyo-e, n.d.-e)

<Fig. 8>

<Fig. 8>
江戸名所図屏風, c. 17th(Naito, 2003)

<Fig. 9>

<Fig. 9>
Utagawa Kuniyoshi, 1827-30(ukiyo-e., n.d.-f)

<Fig. 10>

<Fig. 10>
Utagawa Hirosada, 1851(ukiyo-e, n.d.-g)

<Fig. 11>

<Fig. 11>
Utagawa Kuniyoshi, 1852(ukiyo-e, n.d.-h)

<Fig. 12>

<Fig. 12>
Toyohara Kunichika, 1862(ukiyo-e, n.d.-i)

<Fig. 13>

<Fig. 13>
Utagawa Kuniyoshi, 1844(ukiyo-e, n.d.-j)

<Fig. 14>

<Fig. 14>
Gosōtei Hirosada, 1855(Kitamura, 2003)

<Fig. 15>

<Fig. 15>
Utagawa Kuniyoshi, 1847-52(ukiyo-e, n.d.-k)

<Fig. 16>

<Fig. 16>
Shunkosai Hokushu, 1832(ukiyo-e, n.d.-l)

<Fig. 17>

<Fig. 17>
Utagawa Hirosada, 1850(ukiyo-e, n.d.-m)

<Fig. 18>

<Fig. 18>
Christian Dior(Style. n.d.-a)

<Fig. 19>

<Fig. 19>
Maison Martin Margiela(Style. n.d.-b)

<Fig. 20>

<Fig. 20>
Alexander McQueen(Style. n.d.-c)

<Fig. 21>

<Fig. 21>
Stella McCartney(Style. n.d.-d)

<Fig. 22>

<Fig. 22>
Skull and rib cage T-shirt(creativeboysclub, n.d)

<Fig. 23>

<Fig. 23>
Geisha Skull Print T-Shirt(lyst, n.d.)

<Fig. 24>

<Fig. 24>
Scarf Collection(designboom, n.d.)

<Fig. 25>

<Fig. 25>
ED Hardy(Edhardyshop, n.d.)

<Fig. 26>

<Fig. 26>
Rick Genest(enmodeluxe, n.d.).

<Fig. 27>

<Fig. 27>
Stephen Jamex(vogue.es, n.d.).

<Fig. 28>

<Fig. 28>
Lexy Hell(vogue.it, n.d.)

<Fig. 29>

<Fig. 29>
McQ Alexander Mcqueen(Pinterest. n.d.)

<Fig. 30>

<Fig. 30>
Barbie Doll(Spokeo, n.d.)

<Fig. 31>

<Fig. 31>
Tattoo Fashion(Avaxnews, n.d.)

<Fig. 32>

<Fig. 32>
Perfume(perfume, n.d.)

<Fig. 33>

<Fig. 33>
Diet Coke & fashion(Cocacola, n.d.)

<Fig. 34>

<Fig. 34>
Diet Coke & fashion(mtrlst.com, n.d.)

<Fig. 35>

<Fig. 35>
Lindex collections(lindex, n.d.)

<Fig. 36>

<Fig. 36>
The Similarity of Floating Tattoo and Tattoo Fash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