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Korean Society of Costume

Current Issue

Journal of the Korean Society of Costume - Vol. 74 , No. 1

[ Article ]
Journal of the Korean Society of Costume - Vol. 67, No. 6, pp. 112-123
Abbreviation: KSC
ISSN: 1229-6880 (Print) 2287-7827 (Online)
Print publication date 30 Sep 2017
Received 10 Aug 2017 Revised 16 Sep 2017 Accepted 25 Sep 2017
DOI: https://doi.org/10.7233/jksc.2017.67.6.112

콘스탄틴 브랑쿠지의 조형성에 입각한 패션 인스톨레이션
차하나+ ; 간호섭
+홍익대학교 디자인 공예학과 의상학 박사수료
홍익대학교 섬유미술ㆍ패션디자인과 교수

A Fashion Installation Applying Formativeness of Constantin Brancusi
Hana Cha+ ; Hosup Kan
+Doctoral Course, Dept. of Design & Craft, Graduate School, Hongik University
Professor, Dept. of Textile Art & Fashion Design, Hongik University
Correspondence to : Hana Cha, e-mail: thehanacha@gmail.com


초록

1900년부터 패션을 예술로 생각하는 활동들이 시작되었으며 현대까지 패션은 단지 유행을 쫒아 소비되는 상품, 그 이상의 역할을 하고 있다. 이와 함께 현대 예술의 분야는 각각의 영역이 영향을 주고받으며 그 경계가 모호하다. 패션에 있어서도 그 영역이 패션아트(Fashion art), 아트-투-웨어(Art-to-wear) 등으로 점차 확장되며 패션 그 자체가 또 다른 영감이 될 수 있는 예술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본 연구는 패션 인스톨레이션(Fashion installation)이라는 새로운 영역을 예술작품에 입각하고 재해석하여 표현한 작품 연구 논문으로 패션아트의 영역을 확장함과 동시에 의상 작품에 접근하는 새로운 창작 방법을 제시하는 것에 그 목적이 있다.

이를 위해 본 연구에서는 추상표현주의의 대표적 조각가인 콘스탄틴 브랑쿠지(Constantin Brancusi, 1876-1957)의 조형적 특성을 고찰하여 재해석하고 작품에 대입하여 연구자의 패션 인스톨레이션으로 창작하였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기존의 패션아트에서 사용되는 소재와 실루엣 및 재료 등에서 확장된 패션 인스톨레이션에 접근하는 새로운 방법을 제언하며 패션 인스톨레이션이라는 생소한 영역의 작품을 실제로 제시해 본다는 것에 본 연구의 의의가 있다.

다시 말해, 본 연구는 예술과 패션의 융합을 통한 패션 인스톨레이션 제작이라는 연구자의 작품 연구 활동을 통해 예술에서 시작하여 완성된 패션 인스톨레이션에 대한 새로운 접근 방법을 제시하고 동시에 새로운 패션 아트의 영역으로서의 패션 인스톨레이션을 선보였다. 본 연구를 토대로 더욱 심층적이고 학제적인 패션 인스톨레이션 연구가 더 많이 다뤄지길 기대하며 다른 창작 의상의 발전에 기여 할 수 있는 발단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Abstract

The purpose of this study is to find new ways to approach fashion by extending the boundaries of fashion as an installation. The goal is to approach it artistically to create innovative fashion instead of approaching it in more established ways, such as production capacity and clothing trade. This can change the way of thinking and extend the realm of fashion beyond clothing. First, research was done on fashion art and installation. The study focused on Constantin Brancusi (1876-1957), who is considered to be the representative abstract expressionist sculptor in art history. Ideas from Brancusi’s structural work of art, together with his methodology, were incorporated to present fashion as an installation art, which could serve as a signpost for new styles. To achieve this, the expression forms of the figurative images from Constantin Brancusi were illuminated through three formative characteristics which demonstrated in this study; 1) morphological feature, 2) material feature, and 3) ambivalent feature. Second, the concept of opposing was approached from the ambivalent feature. The opposing elements, which are simplicity/complicity, forming/undoing, softness/roughness, and fretfulness/quietness, are juxtaposed in an intangible axis. They were extracted as a keyword of the formative characteristics of Constantin Brancusi. This action solidifies the meaning of fashion and enables fashion to deepen and create a new styles by escaping the general system of fashion. The results of this study can solidify fashion installation’s place in fashion as an art form, and be used as inspiration.


Keywords: Constantin Brancusi, fashion art, fashion installation, opposites
키워드: 콘스탄틴 브랑쿠지, 패션아트, 패션 인스톨레이션, 상반개념

Ⅰ. 서론

패션을 예술로 생각하는 활동은 현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형태로 발전해왔으며 현대 패션은 단지 유행을 쫒아 소비되는 상품이 아닌 독자적으로 그 자체가 영감이 되고 있음은 자명하다. 21세기에는 패션 아트(Fashion art)에서 확장된 새로운 표현 양식인 패션 인스톨레이션(Fashion installation)이 등장하며 패션 아트의 영역을 넓히고 있다. 패션 인스톨레이션은 패션 디자이너가 정체성을 구축하기 위한 작업으로 활용되거나 패션 사진, 패션쇼 무대 및 패션 윈도우 디스플레이 등으로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Ko, 2015). 이는 패션을 포함한 타 예술 분야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자유로운 표현 양식으로 인해 그 영역이 점차 확장되어 가고 있는 시대적 배경과 함께 한다.

본 연구는 조각과 패션의 융합을 통한 패션 인스톨레이션 작품 연구로 이론적 고찰을 토대로 한 작품 생성 과정 및 결과가 다루어 진 작품 논문으로 패션 인스톨레이션이라는 새로운 영역을 고찰하고 이를 근거로 실제 작품을 제작함으로서 패션 인스톨레이션의 독창적인 표현 방법을 제시하고, 이를 통해 패션 아트의 영역을 확장하는데 그 연구 목적이 있다. 본 연구자의 연구는 아직은 생소한 영역인 만큼 선행연구가 많이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예술사 및 해외 사례등과 관련 서적을 통해 전개되었고 주로 학제적으로 연구되어 온 패션 인스톨레이션을 예술과 연관 지어 실제로 제작하고 그 과정을 보여주는 것에 본 연구 의의가 있을 것이다. 즉, 이론적 고찰에 그치는 것이 아닌 실제 패션 인스톨레이션 제작을 통해 표현 영역의 가능성을 확장하는 것에 연구의 의의가 있다.

본 연구에서 추상표현주의의 대표적 현대 미술 조각가인 콘스탄틴 브랑쿠지(Constantin Brancussi, 1876-1957)의 조각을 미학적으로 분석하고 조형적 특성을 패션 인스톨레이션에 대입하였다. 즉, 브랑쿠지의 조형적 특성을 통해 미적 조형 요소들을 도출하고 이를 단순화된 인체의 구조에 대입하여 연구자의 패션 인스톨레이션으로 제작한 것이다. 작품실현(Realisation)을 위한 연구 내용으로 첫째, 패션아트와 패션 인스톨레이션을 이론적으로 고찰한 후 브랑쿠지의 작품에서 드러나는 조형적 특성을 형태적, 재료적, 양가적 특성(Kim, 1999)으로 나누어 분석하였다. 둘째, 브랑쿠지의 조형 특성인 양가적 특성을 통해 구축(Constructing)과 해체(Deconstruction)라는 조형 문법을 도출한 후 본 연구자의 패션 인스톨레이션을 위한 표현 양식으로 사용하였다. 셋째, 이렇게 추출된 구축과 해체라는 표현 양식을 인체의 실루엣에 대입하여 패션 아트의 영역 안의 새로운 표현 방식인 패션 인스톨레이션으로 제작하였다.

즉, 본 연구는 브랑쿠지의 작품 고찰을 통해 구축과 해체라는 분석기준을 만들고 그 분석 기준에 따라서 패션 인스톨레이션 작품을 제작한 것으로, 패션 인스톨레이션을 예술 작품의 조형 원리를 통해 재해석하여 표현한 작품 논문이다. 실제로 진행된 작품 전개를 통해 패션 인스톨레이션이 다른 창작 의상의 발전에 기여 할 수 있는 토대가 되길 기대하고 후속 연구들을 통해 예술과 융합된 새로운 패션아트로서의 패션 인스톨레이션 영역이 확대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Ⅱ. 이론적 고찰
1. 패션아트(Fashion Art)

패션아트란 ‘아트웨어(Artwear)’ 등으로 표현되었던 미술의상에서 유래한 용어로 1960년대 후반 미국을 중심으로 등장한 ‘예술 의상 운동’에서 시작되었다. 화랑으로 간 패션은 기능적인 면을 넘어 하나의 독자적인 예술 영역으로 자리매김하며 예술 분야로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패션아트 활동은 아래<Fig. 1, 2, 3>에서 볼 수 있듯이 예술과 그 경계가 모호하며 디자이너의 정체성을 극대화하여 표현할 수 있는 창작영역이다. 바우하우스(Bauhaus)의 기원이 되는 바이마르(Weimar)에 공예학교를 설립한 앙리 반 데 벨데(Henry Van De Velde 1863-1957)는 1900년 8월, 독일 서부 크레펠트(Krefeld)에서 열린 첫 번째 패션 아트 전시에서 페인팅 및 조각품들과 함께 한 의상 전시의 시작을 알렸으며, 여성이 입는 옷은 더 이상 매력적으로 보이기 위한 도구가 아닌 그 자체가 예술이며 예술에서 추구하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과거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이러한 활동은 더욱 활발해지고 있으며 다양한 패션 아트 전시 및 의상들이 선보여지고 있다.


<Fig. 1> 
Kaikoku Floating Dress, Hussein Chalayan, A/W 2011

(amylaughinghouse.com, n.d.-a)




<Fig. 2> 
Easiest to Pack: Flying Saucer, Issey Miyake, S/S 1994

(amylaughinghouse.com, n.d.-b)




<Fig. 3> 
Kleinfeld Bride’s Mind: Wedding Ensemble, Karl Lagerfeld, A/W 2014

(amylaughinghouse.com, n.d.-c)



2. 패션 인스톨레이션(Fashion Installation)

설치 미술에서부터 시작하는 패션 인스톨레이션은 패션을 주제로 오브제나 공간을 통해 다양한 표현 방식으로 전개되며 의상의 영역을 넘어 예술영역으로서의 역할이 확장되었다<Fig. 4>. 이는 패션과 관련된 요소들을 새롭게 재구성하여 의상을 제시하는 형식을 예술적 방향으로 구축하는 새로운 형태의 작업이라 할 수 있다. 패션 인스톨레이션은 예술과 패션의 교집합의 위치에서 1) 예술가들의 의상 관련 설치 작업, 2) 패션디자이너들의 설치 미술적 작업, 3) 예술가와 패션 디자이너들의 협업에 의한 설치작업(Stern, 2004)등이 있다. 예를 들면, <Fig. 5>에서도 볼 수 있듯이 윈도우 디스플레이의 경계를 벗어나 하나의 인스톨레이션으로서 디자이너의 예술적 감각과 스토리를 함께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헨릭 빕스코브(Henrik Vibskov)가 표현한 것과 같이 예술과 패션이 경계를 넘나들며 디자이너의 메세지와 정체성을 표현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사용된다. 그의 인스톨레이션은 순수 예술 영역으로서의 패션 인스톨레이션을 잘 보여주고 있는 사례가 되고 있으며 패션쇼를 구성하기 위한 무대 장치로서의 역할에서 끝나는 것이 아닌 그 패션쇼를 보러 가야하는 목적이 되기도 한다<Fig. 6>. 이와 같이, 더 이상 순수 예술 영역과 패션의 경계를 구분 짓는 것은 의미가 없으며 옷 의외에 다양한 요소들이 하나의 브랜드의 정체성을 구축하기 위한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


<Fig. 4> 
Fashion Installation Extracted from the Concept of Combining between Installation and Fashion as Art

(Ko, 2015, p. 135)




<Fig. 5> 
Set Designs and Installations, Anna Lomax, 2013

(thebwd.com, n.d.)




<Fig. 6> 
The Tunnel Installation, Henrik Vibskov, 2013

(coolhunting.com, n.d.)



3. 콘스탄틴 브랑쿠지 작품의 조형적 특성
1) 형태적 특성(Morphological Feature)

극단적인 단순화 과정을 통해 생명체의 근원적 형태를 표현한 그의 조각품 대부분은 특징적 부분을 과감히 생략하여 간결하고 군더더기가 없다. 이는 물체의 형태를 표현하기보다는 그 안에 내포되어 있는 의미를 찾아나가며 본질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그의 작품세계를 반영한다. 즉, 그는 순수성을 추구하고 단순화 과정을 통해 사물의 외형적 요소보다 본질을 추구하였다(Carmen & Matthew, 2004). 이러한 개념을 통해 생성된 그의 조각은 기초 조형 형태라고 할 수 있는 네모, 원형 등의 유닛들이 반복되며 표현되거나 가늘고 긴 방추형이 수직 상승하는 형태로 나타나며 단순하고 군더더기 없는 형태적 특성을 드러낸다<Fig. 7, 8>. 생명체의 눈, 코, 입 등의 구체적인 형상을 단순화하고 추상화시킨 브랑쿠지의 조각은 유선형(流線型), 난형(卵形), 수직형(垂直形), 방추형(紡錘形) 등의 형상으로 그 조형적 특성(Kim, 2009)을 요약할 수 있다<Table 1>.


<Fig. 7> 
Esquisses Pour La Colonne, Constantin Brancusi, 1935 (Eric, 1989, p. 203)

<Table 1> 
Four Types of Sculptures of Constantin Brancussi : Streamline Shape(流線型), Egg Shape(卵形), Verticality Shape(垂直形), Pyramidal Shape(紡錘形)
유선형(流線型) 난형(卵形) 수직형(垂直形) 방추형(紡錘形)
Cha. H. N. (2016)

2) 재료적 특성(Material Feature)

브랑쿠지의 조각은 재료 자체의 특성을 부각시키며 주로 목재, 브론즈, 대리석 등을 주로 사용하였다. 이 재료들은 절제되고 단순화된 형태와 어우러져 상징성을 띄며 초월적 영역을 표현한다. 그의 조각에서는 이질적 재료의 혼합이 특징적으로 보이는데 광택이 나는 윤기 나게 손질된 브론즈와 대조적으로 매트한 표면적 특성을 갖고 있는 대리석이나 돌을 사용하여 완성된 조각을 통해 이러한 사실을 알 수 있다<Table 2>.

<Table 2> 
Comparison in Different Materials from Sculptures of Brancusi
Bronze Marble

Princess X, Constantin Brancusi, 1916 (thedrunkenodyssey.com, n.d.)

Princess X White marble, Constantin Brancusi, 1916 (ilpost.it, n.d.)
Cha. H. N. (2016)

브랑쿠지는 조각에서 사용된 브론즈에 대해 ‘오래전부터 브론즈를 사용하는 것을 구상했었다. 이를 위해 석고모형을 만들었고 사포와 연마재(硏磨材)로 끊임없이 윤기를 냈다. 모든 것은 직접 내 손으로 만들어졌고 오랜 시간이 소요되는 매우 힘든 과정이었다. 이는 마치 전체 작업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것과 동등한 수준이었다.’ 라고 말하였다(Giedion & Carola, 1958). 이를 통해서도 브랑쿠지의 재료에 대한 고찰과 소재를 선택함에 있어서 얼마나 그 의미를 중요하게 생각했는지를 알 수 있다. 또한 브랑쿠지는 브론즈와는 대조적인 물성을 갖고 있는 대리석이나 나무를 사용하여 거칠고 단단한 조형적 특성을 함께 보여주었는데 이는 형태는 단순화 시키고 재료의 본질적인 특성을 살리는 브랑쿠지의 조형적 특성을 잘 보여준다. 이러한 상반되는 소재들의 사용은 브랑쿠지의 이질성을 통한 본질로의 회귀 추구로 부터 비롯된 것으로 브랑쿠지 조각의 중요한 미적 특성이 되었다

3) 양가적 특성(Ambivalence Feature)

양가성(Ambivalence)은 양립하는 것, 반대되는 것 등을 뜻하는 개념으로 상반되는 심리적 상태 혹은 현상을 일컫는 말로 사용되어 왔다(Kim, J. et al., 1999). 영국의 문학가 토마스 엘리엇(T. S. Eliot, 1988-1965)은 상반된다는 것은 상호 보완적(Complementariness)이고 간성적(Intertextuality)이며 양립 가능한(Compatibility)것으로, 서로 양극에 존재하려면 보이지 않는 축을 기준으로 대비를 가능하게 하는 연결고리가 있어야 한다고 하였다. 다시 말하여 ‘상반되는 것’은 반대되면서도 모순적으로 상관관계가 있으며 ‘반대 된다는 것’은 그들이 다른 점을 통해 서로에게 상관되는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양가성은 브랑쿠지 조각의 특징적인 조형적 특성 중 하나로 Lim(2005)에 따르면 브랑쿠지 조각은 이질적 성질을 드러내는 양면적 조형 요소로 표현된다 하였다. 그의 조각에서 드러나는 이러한 양가적 특성은 형태적 특성 및 재료적 특성으로 부터도출된 것으로 쌓아 올리는 구축적 형태, 이와 대비되는 분절된 형태의 혼재를 통해 알 수 있다. 또한 광택감을 강조하며 사용된 브론즈, 이와 대조적으로 사용된 거친 표면의 돌 혹은 나무 등의 사용을 통해서도 브랑쿠지 조각에 드러나는 상반적 재료의 사용을 통한 양가적 조형 원리를 알 수 있다.

구체적으로 브랑쿠지 조각의 양가적 특성은 형태와 재료에서 대비되는 조형 요소들을 통해 알 수 있다. 형태적으로 그의 조각은 난형, 나선형 등의 곡(曲)이 많이 사용되어 부드러운 느낌(Softness)을 주는 반면 본 조각을 받쳐주는 좌대나 다른 조각의 형태들은 직선적이고 딱딱하다(Hardness). Anna(1993)에 의하면 그의 조각은 구축하는 형태(Figuration)와 그 형태를 해체시키는(Disfigura- tion) 형태로 조형적 특성을 설명할 수 있다. 즉, 큰 덩어리로 구축된 형태와 톱니바퀴와 같은 작은 유닛들이 반복되는 형태들<Fig. 7, 8>이 혼재하면서 구축함과 동시에 분절되는 해체적 요소가 그의 조각에 혼재한다. 이러한 해체적 요소는 마멸(磨滅, Decapitation), 소거(掃去, Effacing), 혹은 마모(磨耗, Defacing)로도 표현되며 브랑쿠지 조각의 특징적인 조형적 특성이 되었다(Anna, 1993). 브랑쿠지의 상반적 조형 특성을 통해 본 연구자는 ‘구축(Constructing)’과 ‘해체(Deconstruction)’로 브랑쿠지 조각의 양가적 특성을 나누어 작품을 제작하기 위한 조형적 근거 및 조형 문법으로 사용하였다 <Table 3>.


<Fig. 8> 
A: Oiseau Marbre, Constantin Brancusi, 1925 B: Oiseau, Constantin Brancusi, 1925 C: Oiseau noir, Constantin Brancusi, 1940 (Eric, 1989, p. 201)

<Table 3> 
Opposites from Sculptures of Brancusi

Cha. H. N. (2016)





Ⅲ. 콘스탄틴 브랑쿠지 조각의 조형적 특성을 응용한 패션 인스톨레이션 전개

위에서 언급한 브랑쿠지의 양가적 특성을 통해 도출한 상반요소 중 구축과 해체로 추출된 브랑쿠지 작품의 조형적 특성이 본 연구자의 패션 인스톨레이션 실현을 위한 조형 요소로 사용되었다. 구축과 해체는 브랑쿠지 조각 작품들을 통해 추출된 상반 조형 요소로 구축은 하나의 오브제나 모형들이 쌓아 올라가며 선과 면을 구성하는 형태로, 해체는 소재에서 드러나는 거친 표면과 여러 재료들이 혼합되어 있는 형태로 연구자의 작품에 표현되었다.

1. 실루엣(Silhouette)

또한 브랑쿠지 작품에서 보이는 해체적 요소를 표현하기 위한 방법으로 본 연구자는 기초 조형을 해체시키는 방법을 사용하였다. 즉, 조형 원리의 기초인 점, 선, 면으로 돌아가 점의 요소, 선의 요소, 면의 요소들을 이용하여 실루엣을 구축하는 것으로 이는 점, 선 및 면의 요소들이 혼재되어 있는 실루엣이 창출된다. 본 작품에서도 점, 선과 면이 수직적, 수평적, 유선형적 형태로 구성되며 본 연구자의 작품이 완성되었다<Fig. 10>. 형태를 단순화시키면서 구조화하고 해체시키는 행위를 통하여 점, 선, 면의 요소를 이용한 수직적, 수평적, 유선형적인 실루엣의 형태로 표현되어 저자의 패션 인스톨레이션으로 재창조된 것이다.


<Fig. 9> 
Vertical Ascend, Horizontal Infinity and Streamlined Extension for Realisation (Cha, 2016)


<Fig. 10> 
A Process of Idea Sketch for Realisation from Vertical Ascend, Horizontal Infinity and Streamlined Extension (Cha, 2016)

브랑쿠지 조각의 형태적 특성인 유선형(流線型), 난형(卵形), 수직형(垂直形), 방추형(紡錘形) 등의 형상을 수직적 상승(Vertical ascend), 수평적 무한함(Horizontal infinity), 유선형적 확장(Streamlined extension)으로 크게 나누어(Son, 1993) 작품 실현을 위한 형태적 요소로 발전시켰으며 각각의 오브제를 쌓아 올리듯이 구축하는 형태로 작품의 전체적인 실루엣을 구성하였다<Fig. 9>. 실루엣을 구성하는 방법으로 두상과 몸체 및 다리 같은 인체의 큰 형태가 모티브의 역할을 하며 작품의 전체적은 틀을 구성하는 구조적 형태가 만들어졌다.

2. 소재(Material)

브랑쿠지 조각은 본질을 추구하며 소재를 있는 그대로를 드러나게 사용하였으며 다양한 소재의 혼합을 통해 단순성을 뛰어 넘는 복합성을 추구하였다. 본 연구자는 브랑쿠지의 조형적 형태와 함께 거칠거나 매끈한 소재 자체의 특성이 드러난 조각 작품들에서 생동감과 힘이 느껴지는 붓질(Brush stroke)의 형상을 떠올렸다. 이는 붓이 지나가는 일필(一筆)과 같이 수직 상승하며 선적인 요소를 이룬다. 본 연구자는 브랑쿠지 조각의 특성 패션 인스톨레이션에 대입하여 표현하기 위한 방법으로 실을 사용하여 작품의 아래 부분에 늘어트려 프린지(Fringe)의 형태로 표현했다<Fig. 11>.


<Fig. 11> 
A Process of Deduction for Fringing Methodology: From Planes to Lines (Cha, 2016)

실은 선적인 요소를 표현하기 위한 도구로 해체의 프로세싱의 결과라 할 수 있다. 다시 말하여 입체물인 조각의 한 덩어리를 잘게 자른다고 가정하고 잘게 잘린 면을 다시 해체시켜 추출된 선의 요소를 실로 표현하였다. 여기에서 사용된 실은 마감되지 않은 천의 단면으로부터 선을 끌어온다는 해체 행위의 뜻도 내포하고 있다. 또한 풀려져나온 정리되지 않은 실들의 혼재는 저자가 브랑쿠지 작품에서 느낀 일필을 상징하기도 한다.

실을 통한 프린지 기법 외에 본 연구자의 패션 인스톨레이션에서 브론즈가 사용하였다. 브론즈는 브랑쿠지 조각에서 대표적으로 사용된 재료로 가볍게 흩날리는 실과 엮이며 이질적인 소재의 특성을 드러내는 재료이다. 실, 브론즈와 함께 나무와 아크릴판 역시 브랑쿠지 조각의 특성으로부터 도출된 소재이다. 그는 재료가 가지고 있는 본연의 물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며 재료의 성질에 대한 확고한 철학과 해석을 통해 현대 조각의 새로운 방식을 제시하는데, 대리석은 생명의 본질을, 나무는 생명의 모순을 표현하며 재료가 가지고 있는 양식저인 차이를 보여주었다. 이를 통해 그는 형식과 내용의 궁극적인 조화를 구현하였으며 이렇게 대비되는 소재의 사용이 본 연구자의 작품에 사용됨으로써 주로 원단을 사용하는 패션아트에서 벗어나 재료 사용의 영역을 확장할 수 있었다.


Ⅳ. 작품 제작(Realisation)

작품 제작을 위해 본 연구자는 브랑쿠지 조각을 통해서 드러나는 구축적 형태와 수직 상승하며 유선형으로 상승하는 강렬한 선의 조형성을 추출하여 인체의 구조에 대입하였다. 동시에 브랑쿠지의 본질에 접근하는 단순화시키는 과정을 통한 해체로서 점, 선, 면을 이용한 조형성을 추구하였다. 앞서 저자가 브랑쿠지의 조형적 특성에서 도출한 수직적 상승(Vertical ascend), 수평적 무한함(Horizontal infinity), 유선형적 확장(Streamlined extension)의 개념이 인체의 형상(두상, 몸체, 다리)으로 응용되어 작품의 전체적 실루엣을 이루며 점과 선, 면의 요소로 표현된 것이다<Fig. 12>.


<Fig. 12> 
A Conception Process from Formative Characteristics of Constantin Brancusi (Cha, 2016)

본 연구자의 패션 인스톨레이션을 위하여 사용된 실, 아크릴, 나무 및 브론즈 등은 각각 가볍고 무거움, 단단하고 부드러움, 거칠고 매끈함 등 서로 상반되거나 대비되면서도 연관을 갖는 양가적 특성을 상징한다. 이러한 소재의 조형적 특성을 토대로 브랑쿠지 작품의 구축적 요소로서 인체의 형태를 극단적으로 단순화 시킨 조각적 형태가 탄생하였고 해체적 요소를 표현하기 위한 수단으로 면의 해체된 조형 형태인 선으로 표현된 실을 사용하였다 <Fig. 13, 14>.


<Fig. 13> 
Fashion Installation: 構築, 解體, Mixed Media, 210cm x 110cm, Cha. H. N,. 2015


<Fig. 14> 
Fashion Installation: 構築, 解體, Mixed Media, 210cm x 110cm, Cha. H. N., 2015

본 연구에서 다루어진 패션 인스톨레이션은 조각과 패션이라는 다른 영역의 연결성을 조형적 특성을 통해 도출하고 응용하였다. 이는 순수 예술 영역과 패션의 경계를 허물며 패션의 새로운 예술적 가치를 창출하고자 하는 연구자의 지적 의식 아래 시작한 것으로 패션 아트의 영역을 확장시키고 새로운 장르로서의 패션 인스톨레이션 작업을 보여주고자 하는 본 연구자의 의도와 함께한다. 또한 본 작품은 개별 작업에 그치지 않고 베이징 798 갤러리에서 열린 한중 패션 아트전에도 초대되어 패션 아트의 영역을 패션 인스톨레이션으로 확장시키는 작업을 실제 선보인 바 있다.


Ⅴ. 결론

Carmen & Matthew(2004)은 브랑쿠지에 대해 조각가인가, 건축가인가 혹은 사진작가인가, 선사적(Prehistoric)인가 고전적(Classical)인가, 현대적(Modern)인가 전통적(Traditional)인가, 추상적(Abstract)인가 혹은 구상적(Figurative)인가라고 질문을 던졌다. 그들의 질문을 통해서도 알 수 있듯이 브랑쿠지의 작품은 복합적이고 상반적 요소들이 혼재한다. 이러한 표현 방식으로 현대 조각의 영역을 확장한 브랑쿠지는 형태의 한계를 탐구하는 것에 심취해 있었고 이 형태들은 인간과 자연을 주제로 생명체의 근원적 형태를 표현하였다.

본 연구자는 브랑쿠지의 작품이 인간과 자연이라는 큰 틀 아래서 형태를 불완전한 것으로 인식하여 근원적 형태로 돌아가 본질을 추구했다는 것과, 인체의 형태를 지워나가고 단순화하는 과정을 통해 그의 조각이 탄생되었다는 점에 있어서 패션과의 유사성을 발견했다. 그의 작품에서 드러나는 형태적, 재료적, 양가적 미적 특성을 조형적으로 분석하고 이를 구축과 해체로 도출하여 연구자의 패션 인스톨레이션을 위한 조형적 요소로 사용하였다. 이는 인체를 단순화하고 구조화 하여 조형의 기본요소로 파악하는 근거가 되었다는데 그 의의가 있다.

단지 예술 작품에 영감을 받은 패션아트의 영역 안의 패션 인스톨레이션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예술 작품에 영감을 주고 예술이 될 수 있는 설치 미술로서의 패션 인스톨레이션 영역이 확장되기를 바란다. 또한 생소하게 느껴질 수 있는 패션 인스톨레이션에 대한 지속적인 후속 연구와 다양한 작품들을 통해 패션 인스톨레이션 영역이 더욱 확장되기를 기대한다.


Referen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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