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Korean Society of Costume

Current Issue

Journal of the Korean Society of Costume - Vol. 74 , No. 1

[ Article ]
Journal of the Korean Society of Costume - Vol. 67, No. 7, pp. 54-68
Abbreviation: KSC
ISSN: 1229-6880 (Print) 2287-7827 (Online)
Print publication date 30 Nov 2017
Received 02 Jun 2017 Revised 29 Sep 2017 Accepted 17 Nov 2017
DOI: https://doi.org/10.7233/jksc.2017.67.7.054

한국전통문화 콘텐츠를 위한 의상 디자인 연구 : 『Nonverbal Taekkyon Performance 택견 아리랑-련(連)』의 공연의상을 중심으로
소황옥
중앙대학교 예술대학 패션디자인전공 교수

The Study of Costume Design for Traditional Korean Cultural Contents : A focus on the Performance Costume of 『Nonverbal Taekkyon Performance Taekkyon Arirang Lyeon(連)』
Soh, Hwang Oak
Professor, Dept. of Fashion Design, Art College, Chung-Ang University
Correspondence to : Soh, Hwang Oak, e-mail: oaksoh@cau.ac.kr


Abstract

The Korean Taekkyon Federation organizes a performance, 『Nonverbal Taekkyon Performance Taekkyon Arirang Lyeon(連)』, for which a traditional martial art, Taekkyon, dance, geomungo, and performance costumes are combined, and performed in various countries around the world. This study, investigates the design process that transformed costumes for the fusion performance by focusing on the performance costumes of Taekkyon Arirang Lyeon’. The study first contemplates the development of the traditional Taekkyon costume, along with its meaning and historical. Second, the study analyzes the synopsis stage direction, and character of the performance motion that is the fusion of Taekkyon and dance. Third, the study analyzes the costume design process by producing a real costume and finally presenting performance photos. This study is meaningful because it traditional Korean cultural contents to performance costume design in a fusion based on traditional costume.


Keywords: traditional culture contents, Taekkyon, Taekkyon costume design, Taekkyon Arirang, performance costume design
키워드: 전통문화콘텐츠, 택견, 택견복 디자인, 택견 아리랑, 공연의상 디자인

Ⅰ. 서론

최근 전통 문화의 현대화는 복식 연구자 뿐 아니라 문화계 전반의 관심사일 것이다. 프레드릭 제임슨(Fredric Jameson)은 “전통적 예술의 미디어화는 원본의 예술작품이 다양한 미디어를 통해 복제되어 수용자에게 전달되는 과정”이라고 하여 전통 문화가 현대의 다양한 사회적 현상들과 결합하여 새로운 문화를 형성해 나가는 과정을 설명하였다.

이러한 흐름으로 대한택견연맹은 각각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목록에 등재된 택견과 아리랑을 주제로 문화체육관광부와 외교부의 후원 하에 전통무예 택견의 국가대표 시범단, 무용, 전통음악 거문고 명인, 택견 고수 그리고 공연 의상이 결합된 『Nonverbal Taekkyon Performance 택견 아리랑-련(連)』 공연을 기획하였으며, 미국 워싱턴과 LA, 프랑스 파리와 벨기에 브뤼셀 등 세계 각국에서 공연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한국 전통 복식을 기반으로 전통문화의 융합형 공연에 적합한 의상을 현대적으로 변용시킨 디자인 과정을 제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본 연구의 전통 공연을 위한 의상 디자인은 전통 무술과 현대 무용, 전통 복식과 현대적 감각의 결합을 의상이라는 결과물로 도출한 것으로, 전통문화를 콘텐츠화 하는 과정을 제시하였다는 데에 의의가 있다 할 수 있다.

의상 디자인을 위한 공연 컨셉은 택견의 본질인 상리공영(相利共榮)의 의미를 토대로 택견과 어울리기도 하고 엇갈리기도 하는 대상들을 잇대었다는 의미의 련(蓮)으로 정하였다. 공연의상 디자인의 주안점은 첫째, 한국 전통복식을 기반으로한 디자인 둘째, 한국 전통 무예 택견과 무용이 결합한 동작에 용이한 기능적 디자인, 셋째 세계화를 위한 한국적 콘텐츠 개발에 적합한 의상 디자인 개발에 두었다.

선행연구는 전통문화로써의 택견에 대한 연구로는 Jang, Kim, & Kim(2008)의 연구, Kim & Shim(2011)의 연구, Heo(2009)의 연구 등 비교적 다양한 연구가 이루어져 있다. 특히 Kim & Shim(2001)의 연구는 문화콘텐츠로서 전통무예인 택견을 활성화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였다는 점에서 본 연구와도 그 맥락을 같이한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택견에 대한 연구 중에서도 택견 복식에 대한 연구로는 An(2012)과 Ahn(2013)의 연구외에는 찾아보기 힘들어, 택견 복식에 대한 연구가 미흡한 실정임을 알 수 있다. 한국의 전통복식을 공연 의상에 활용한 연구로는, 뮤지컬 의상에 한국 전통복식을 응용한 Bae(2013)의 연구, 발레공연 의상에 한복을 오브제로서 활용한 Lee & Soh(2010)의 연구와 연극 의상에 한복을 응용한 Oh(2010)의 연구 등 비교적 많은 연구가 이루어졌으나 특정 공연 장르를 위한 연구가 주를 이루고 있다. 한국의 전통복식을 현대화하기 위한 디자인 연구로는 Yoon & Woo(2011), Park & Shim(2016), Lee(2011) 등의 연구가 있다. 하지만 대부분 한복을 현대화하기 위한 디자인 연구로, 이를 전통문화 영역으로 확대 및 융합한 연구가 필요하다. 이와 같이 전통문화와 복식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었으나 대부분이 전통문화 자체에 대한 연구이거나, 특정 공연 장르를 위한 의상 디자인 연구가 주를 이루고 있음으로, 전통 문화를 현대화 하는 과정의 실질적인 융합 연구는 부족한 실정이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전통문화 간의 융합을 통해 재생산되는 콘텐츠를 위하여 현대적으로 변용되는 공연의상 연구를 주제로 선정하였다. 본 연구의 절차로는 첫 번째, 택견의 의미와 역사적 발전단계와 더불어 전통 택견 의상의 시대별 발전 단계를 고찰한다. 두 번째, 『Nonverbal Performance 택견아리랑-련(連)』시놉시스 분석, 연출 의도, 택견과 무용의 융합형 공연 동작 연구, 등장인물 캐릭터를 분석한다. 세 번째로, 의상 제작 컨셉에 맞추어 실물 의상을 제작하며, 마지막으로 공연사진을 제시하여 의상 디자인 과정을 분석 한다.

연구범위로는 연구자가 직접 의상 디자인과 제작에 참여한 작품의 등장인물 전체인 20명 총 56벌의 의상을 대상으로 하며, 연구방법으로는 국·내외 단행본, 학술지 게재 논문, 고서, 회화자료, 문헌자료, 사진사료, 회화 작품, 인터넷 전문 자료 등을 활용한 이론적 연구방법과 실제 공연 의상 디자인 과정 및 결과물을 토대로 한 실증적 연구방법을 병행하였다.


Ⅱ. 택견의 이해
1. 택견의 의미와 발전

택견은 우리 민족 고유의 맨손 무예로, 문헌 기록은 ≪고려사(高麗史)≫에서부터 보이기 시작하는데, ≪고려사≫ 충혜왕 3년 5월 계미일에 보면 “왕이 상춘정(賞春亭)에 행차해 수박희(手搏戱)를 구경했다.(Dona-A University Seokdang Academy(Trans.), 2008)”라고 나타나있다. 또한 안정복의 ≪동사강목(東史綱目)≫1), 자산(自山) 안확의 ≪조선무사영웅전(朝鮮武士英雄傳)≫2), 이만영의 ≪재물보(才物譜)≫3)등의 문헌에도 탁견, 수박과 같이 택견을 칭하는 용어들이 등장했다.

이 외의 기록으로는, 고구려 무용총 고분 벽화의 수박희와 의 안악 3호분 고분 벽화의 수박희가 있어, 삼국시대부터 택견이 있었음을 알 수 있고, 조선시대에는 <Fig. 1>의 유숙이 그린 대쾌도(大快圖)와, <Fig. 2>의 신윤복의 대쾌도를 통해 택견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근세의 자료로는 1890년에 선교사가 ‘택견을 하는 어린이들’을 찍은 사진이 있는데(Cho, 1996), 이를 통해 구한말에도 택견이 널리 겨루어졌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택견은 일제강점기를 지나며 일제의 강압에 의해 그 맥이 거의 끊겼다. 문서 기록상에는 일본이 택견을 금했다는 기록이 남아있지 않지만 송덕기 등 택견에 대해 알고 있는 고령자들은 일제가 택견을 금지했다고 증언하고 있다(Lee, 1995). 당시 일본은 미풍양속을 해친다는 명분을 내세워 어린아이들이 장난삼아 하는 애기 택견까지도 못하도록 금지했다고 한다(Lee, 1995). 그 결과 해방 즈음에는 택견이 거의 사라진 상태였으나, 조선 말기에 임호로부터 택견을 전수받은 송덕기가 택견을 계승하여 현재까지 이어질 수 있었다(Lee, Lee, & Lim, 1998).


<Fig. 1> 
Daekwaedo

(출처: Yu, S. (n.d.). Daekwaedo [대쾌도]. Encyclopedia of Korea Culture. Retrieved from http://encykorea.aks.ac.kr/Contents/Index?contents_id=E0014857)




<Fig. 2> 
Daekwaedo

(출처: Shin, Y. B. (n.d.). Daekwaedo [대쾌도]. National Museum of Korea. Retrieved from http://www.museum.go.kr/site/main/relic/search/view?relicId=1819#)




<Fig. 3> 
Basic Design of Costume of Taekkyon

(출처: Jang, G. T. (2011). Study on Taekkyon Training Method. Paju, Republic of Kore: Korea Study Information, p.257.)



그 후 송덕기의 택견은 신한승이 전수받았고, 신한승은 택견을 80 여 종의 기본기로 정리하고 학습 체계를 재구성 하는 등의 노력을 통해 1983년 6월 1일 택견이 중요무형문화재 제 76호로 지정되도록 하였다. 이 때 송덕기와 신한승은 택견기능보유자로 지정되었다. 택견이 문화재로 지정되면서 보다 더 알려지게 되었고, 이즈음 택견 단체들이 설립되었으며 명칭이 변하여 현재는 ‘대한택견연맹’, ‘한국택견협회’, ‘결련택견협회’ 세 개의 단체가 택견계를 대표하고 있다.

이처럼 택견은 우리 민족 고유의 무예로 조선 ≪태조실록≫에는 “의흥부에서 군사를 뽑는데 수박희를 시켜 세 사람을 이긴 사람을 방패군으로 삼았다”라고 하고, ≪세조실록≫에는 “향리나 관노들이 수박을 잘하는 자를 군사로 뽑아 쓴다는 말을 듣고 모여 서로 다투어 수박희를 하였다.”라고 하였는데, 이를 통해 조선시대에는 택견이 무과 시험의 하나였음을 알 수 있다. 반면 <Fig. 4, 5>의 대쾌도를 보면 택견과 씨름이 옆에서 같이 이루어지고 있고, 오가는 사람들이 편히 구경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이러한 풍속화들을 통해서 택견은 놀이로써의 성격도 지니고 있음을 알 수 있어 택견은 단순한 스포츠에 그치지 않고 전통문화로서 그 의미를 가진다.

2. 전통 택견 의상

택견은 본래 별다른 무예복이 정해져 있지 않았다. <Fig. 4, 5>의 ≪대쾌도≫ 속의 택견을 겨루는 두 사람의 의복을 보면 평상복차림 그대로 포의 자락만 거추장스럽지 않게 뒤로 젖혀서 묶어둔 채 버선차림으로 택견을 겨루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택견의 규칙 중 옷을 움켜잡는 행위를 엄격히 금하고 있는 것도 택견의 복장이 평상복인 것과 관련지어 생각할 수 있다(Lee, 1995). 한복은 서양복과는 달리 옷의 품이 넉넉하여 택견의 동작들을 하는데 불편하거나 찢길 염려가 없다. 때문에 평상복 그대로 택견을 했던 것으로 생각되는데, 현대에 이르러서는 평상복이 서양식 복식으로 바뀜에 따라 택견복은 한복을 입는 것으로 지정되었다. 1995년에 출간된 Lee(1997)의 ‘택견연구’에는 아래와 같이 복장에 관한 규정이 나와 있다.

  • ① 심판: 한복을 착용한다.
  • ② 선수: 흰색 한복 바지 저고리를 착용한다. 등쪽에 0.5센티미터의 솜을 넣은 버선을 신고 필요에 따라 정강이 보호대를 착용할 수 있다.청백의 편을 표시하기 위해 백색·청색의 폭 20센티미터의 띠를 오른쪽 환도뼈에 매듭을 매어 두 끝이 아래로 30센티미터 정도 내려오게 한다.
  • ③ 코치: 선수 복장이나 평상복을 착용해도 무방하다.

이처럼 90년대까지 택견의 복장은 디자인된 것이 없었는데, 2002년에 전통무예복으로는 처음으로 무예복의 유니폼화를 시도하여 택견복을 디자인4)하였다. 이를 대한택견협회 정기총회와 국민생활체육 전국택견연합회 정기대의원총회의 결의를 통해 새로운 택견복으로 제정하였고, 같은 해 전국핵심지도자회의에서 품계에 따른 복장과 띠의 색상 등이 결정되었다(Taekkyon Korea (ed.), 2002). 이러한 복장 변화에 대하여 대한택견연맹의 이용복 회장은 최근까지 택견복으로 사용되었던 고의적삼은, 속옷으로 구분되는 적삼이나 저고리가 무예의 품위에 적절하지 않기 때문에 고려시대 무복인 철릭을 택견복으로 채택하게 되었다고 하고 있다(Jang, 2011). 새로운 택견복은 택견인들이 착용하는 공식 유니폼으로 새로운 디자인의 택견복을 제안하여, <Fig. 6>에 보이는 바와 같이 이전의 택견복이었던 흰색의 고와 적삼에 소매가 짧거나 긴 철릭을 덧입고, 허리에 대를 매며, 행전을 두르는 형태이다. 따라서 새로운 택견복은 단순히 한 운동경기의 제복이 아니라 우리의 전통복식이기도 하며, 이를 통해 우리의 전통문화를 계승·발전시키는 하나의 발판이 되는 것이다.


Ⅲ. 『Nonverbal Taekkyon Performance ‘택견아리랑-련(連)’』의 공연 분석
1. 『택견 아리랑-련(連)’』 의상 디자인 컨셉

공연 의상을 디자인하는 과정은 택견의 본질인 상리공영의 의미를 토대로 아리랑의-련(連)의 의미를 더하여 택견과 어울리기도 하고 엇갈리기도 하는 대상들을 잇대었다는 ‘련’의 의미를 공연의 메인 컨셉으로 하였다.

공연의상 디자인에 있어서는 다음과 같은 세가지 요소를 적용시켰는데 첫 번째는 한국 전통복식을 기반으로 한 디자인으로 본 공연이 과거의 특정 시점을 시대적 배경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상상의 시·공간을 구현하는 것임으로 공연의 시간적 흐름에 따라 한국의 고대부터 근세, 근대에 이르는 전통복의 형태를 적절히 디자인에 적용하였다. 두 번째는 한국 전통 무예 택견과 현대의 무용이 결합한 동작에 용이한 기능적 디자인으로 한국 전통복의 형태는 기본적으로 유지하면서도 동작에 편리하도록 트임이나, 여밈 등을 유동적으로 변형시켰다. 세 번째는 세계화를 위한 한국적 복식 콘텐츠 개발에 적합한 디자인으로 한복과 서양복의 패턴결합 등의 방법을 사용해 현대적 감각을 선도하며 세계인이 공감할 수 있는 미의식을 표현하고자 하였다.

2. 『택견 아리랑-련(連)’』 작품 및 등장인물 분석

‘택견아리랑 - 련(連)’은 제 1장 천지창조, 제 2장 율려(律呂), 제 3장 자연의 지혜, 제 4장 유(柔)와 격(擊), 제 5장 깨달음(覺), 제 6장 결련(結連)태, 제 7장 상생공영(相生共榮), 제 8장 아리랑(我理朗), 제 9장 피날레의 9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각의 장은 다시 여러 개의 주요 장면으로 나누어져서 총 20개의 장면으로 공연이 구성되어 있다.

1) 작품 분석

제 1장 천지창조는 공연이 시작하는 장으로, 장중하고 애절한 아리랑을 거문고 명인이 연주하는 첫 번째 장면인 ‘하늘의 노래’와 12명의 남녀가 택견 동작으로 구성된 태극진(太極陣)을 형성하며, 한국의 신화인 만물의 어머니 마고(麻姑)의 천지창조를 표현하는 장면인 ‘땅의 노래’로 이루어진다.

이어지는 제 2장 율려에서는 먼저, 마고의 큰 딸 궁희의 자손 ‘황궁’이 예로부터 전해오는 택견을 수련하고 오행상생의 원리를 표현하기위해 연단 18수과 홀새김을 연무하는 장면인 ‘오행의 순리’와 마고의 작은 딸 소희의 자손 ‘지소’가 금단의 열매를 먹고 인간의 욕망을 가지게 되자 자신을 따르는 무리를 이끌고 인간이 사는 땅 나라를 만드는 장면인 ‘인간세상’. 그리고 지소가 만든 인간세상이 오행이 서로 부딪쳐 조화를 이루지 못하여 서로 시기하고 불신하여 투쟁하는 다섯 번째 장면인 ‘오행충돌’이다.

제 3장 자연의 지혜를 구성하는 여섯 번째 장면은 ‘는 지르기’이다. 이것은 이 장면에서 보여지는 택견 기술의 명칭으로, 황궁은 지소에게 ‘는 지르기’를 가르치고 지소는 택견 발차기 기술을 배운다. 다음 일곱 번째 장면은 ‘사자춤’으로, 황궁은 지소에게 사자들의 짝짓기싸움을 보여주는데, 맹수 무리의 격렬한 싸움은 경쟁을 통해 우수한 유전자를 육성하고, 전파하여 종(種)을 번성시키려는 목적이며 결코 서로 살상하는 것이 아님을 보여준다.

제 4장 유와 격은 여덟 번째 장면인 ‘이족의 침입’으로 시작한다. 황궁으로부터 배운 택견을 수련하는데 이족(異族)이 기습하는데, 지소의 무리가 대항하지만 당해내지를 못한다. 이어 아홉 번째 장면 ‘파괴력’이 이어지는데, 지소가 이족 무리와 대항하여 이족을 제압하지만 이족장(異族丈)에게 패한다. 열 번째 장면은 ‘패배와 갈등’으로, 이족이 떠나고 이족의 파괴력에 굴복한 지소는 황궁으로 부터 배운 비 파괴적 맨손무예의 가치를 알지 못하는 괴로움에 방황한다.

제 5장 깨달음을 여는 장면은 열한 번째 장면인 ‘명상수련’이다. 지소는 치열한 수련을 하고, 명상을 통해 생명을 빼앗는 힘과 생명을 살리고 북돋우는 힘에 대해 생각한다. 열두 번째 장면은 생명에너지 “춤”으로, 명상하는 지소의 의식 속에 춤신(舞神)이 나타나 춤을 춘다. 다음 열세 번째 장면은 ‘완전한 무예’이다. 지소의 명상 중에 무신(武神)이 등장하여 태권도와 택견의 상이한 동작을 보여준다. 태권도와 택견은 개체적으로 다르되 전체적으로 같은 동전의 양면이며, 우주는 음양의 상호작용으로 이루어졌음을 의미한다. 열네 번째 장면은 ‘지소의 연무’로, 지소는 비로소 힘의 본질을 깨닫는다.

분위기가 전환된 제 6장 결련태는 열다섯 번째 장면인 ‘축제’로 시작한다. 무리가 둘로 편을 나누어 결련태를 하는데, 격렬한 겨룸 속에 해학이 어우러진다. 마지막 승리자는 영웅이 되어 헹가래를 탄다.

제 7장 상생공영은 열여섯 번째 장면인 ‘이족의 재침’에서 무기를 든 이족이 또 다시 기습하여 무리들이 이족과 겨루는데, 단검을 든 이족에게 결련태의 영웅까지 패하지만, 다음 ‘온전한 자의 승리’ 장면에서 지소가 나타나 이족과 겨루는데, 지소는 비 타격적 택견 기술로 이족장을 제압한다.

제 8장 아리랑은 두 개의 장면으로 구성되는데, 열여덟 번째 장면은 ‘삼부인’으로, 무신이 삼부인(거울, 방울, 칼)을 받들고 나타나 맨몸무예의 본질인 상리공영을 천하에 공포한다. 열아홉 번째 장면은 ‘화합의 군무’이다. 아리랑에 맞춰 택견을 경쾌하게 연무하는데, 택견은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 모든 대상이 연결된 존재임을 자각케 해준다.

마지막 제 9장 피날레인 스무 번째 장면은 ‘심신의 조화(調和)’로, 큰 스승이 등장하여 품계에 따른 택견복장을 한 제자들을 불러내고, 시조창을 부른다. 창에 호흡을 맞추어 연단 18수를 연무한다.

2) 등장인물 분석

위와 같은 장면 분석을 바탕으로 등장인물들의 성격과 이미지를 분석하였다. 등장인물들은 이름이 있고 각각의 개성을 지닌 인물도 있지만, 공연의 특성상 여러 명이 한 무리를 이루거나, 별다른 인물 명 없이 등장인물들이 무대에 드러나는 경우도 있다. 첫 번째 유형에는 마고, 황궁, 지소, 춤신, 무신, 이족장 등이 속하고, 두 번째 유형에는 이족, 사천녀 등이 속한다. 마지막 세 번째 유형은 제 1장 천지창조에서 12명의 남녀가 태극진을 형성하여 택견동작을 하는 장면과 제 6장 결련태에서 열 명으로 이루어진 무리가 결련태를 하는 장면이 있다. 따라서 등장인물을 분석하는 데에 편의를 위해 이 두 경우는 각각 임의로 ‘태극진’과 ‘결련태(웃대, 아랫대)’로 칭하였다.

먼저, 첫 번째 장면에 등장하는 ‘마고’는 만물의 어머니이기 때문에 신비롭고 위엄있는 이미지를 지니고 있다. 같은 장면에서 등장하는 ‘태극진’은 12명의 남녀가 태극진을 형성하여 택견동작을 하는데, 이들은 남녀가 각각 음양을 상징하고 끝없이 이어지는 음양의 교합과 생명분화를 표현하고 있다.

‘황궁’은 만물의 어머니 마고의 큰 딸 궁희의 자손으로, 예부터 택견을 수련하였으며 오행의 이치를 깨닫고 상대를 해치지 않는 무술을 연마하는 온화하고 자비로운 성품의 인물이다. 반면 ‘지소’는 마고의 작은 딸 소희의 자손으로, 금단의 열매를 먹고 인간의 욕망을 가지게 되고 인간세상을 만드는 등 황궁에 비해 반항적이고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이 많은 편이다. 이러한 지소가 인간 세상에서 ‘이족’과 싸우게 되는데, ‘이족’은 지소의 무리를 이길 만큼 강하면서도 위협적이다. 이족들의 장(丈)인 ‘이족장’은 그들의 우두머리인 만큼 누구보다도 강하고 호전적이다.

지소가 이족에게 패한 뒤 명상을 하며 깨달음을 얻는 장면에서 ‘춤신’과 ‘무신’이 등장하는데, ‘춤신’의 춤은 생명의 존재, 번성과 새로운 에너지의 생산 등을 의미하기에, 어머니처럼 부드러우면서도 신비로운 이미지를 지닌다. 반대로 ‘무신’의 무예는 택견과 태권도를 통해 강인하면서도 서로 다른 음양의 상호작용을 표현한다. 때문에 ‘무신’은 무술의 고수로써 권위적이고 엄중하며 강인한 이미지를 지닌다.

‘사천녀’는 황궁이 지소에게 무예를 가르칠 때 이를 돕는 이들로, 여성스러운 면을 지닌 반면 황궁을 도와 무예 시범을 보이기도 하는 등 강인한 면모도 지니고 있다. ‘결련태’는 마을사람들이 결련태를 하며 축제를 벌이는 것으로, 웃대와 아랫대로 나뉘어 흥겹게 택견을 겨룬다.


Ⅳ. 한국 전통복식을 바탕으로 한 ‘택견아리랑-련(連)’의 의상 디자인
1. 『택견 아리랑-련(連)’』의 등장인물 별 의상 디자인

작품과 등장인물 분석을 토대로 공연의 전체 등장인물 마고, 태극진, 황궁, 지소, 이족장, 이족, 춤신, 무신, 사천녀, 결련태 등 총 56명의 의상을 디자인 및 제작하였다.

1) 마고

‘마고’는 상의로는 반비(半臂)와 유(襦)를 착용하고 하의는 색동치마를 착용했는데, 만물의 어머니이기 때문에 고대 한복의 형태를 참고하여 유위에 상(裳)을 착용하는 착장방법을 택했다. 다만 색상은 고대 한복의 색상보다는, 어머니의 자애롭고 따뜻한 이미지를 나타내기 위하여 <Fig. 4>와 같이 파스텔톤을 기본으로 하여 디자인했다. 소재는 하늘하늘하면서도 신비로운 이미지를 표현할 수 있도록 사(紗)와 오색단(五色緞)을 사용했으며, 무대의상으로써 실용성을 위해 합성섬유로 된 직물을 사용했다.

2) 태극진

‘태극진’은 신라의 화랑에서 착안해서 디자인했는데, 이들의 택견 동작에서 다리를 높이 올리는 발차기 동작이 많이 나오기 때문에 움직임의 편리성을 위해서 하의로는 각반을 댄 고(袴)를 입고 상의로는 긴 저고리인 유를 착용하고 대를 맸으며 유의 가장자리에는 선(襈)을 둘렀다. 그리고 화랑들이 썼던 조우관을 간소화하여 깃털을 꽂은 머리띠를 맸다. 이처럼 착장을 간편하게 하여 동작에 어려움이 없도록 했고, 유의 경우 발차기 동작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허벅지 부분은 옆선에 트임을 주었다. 태극진은 남녀가 구분되어 각각 음양을 상징하기 때문에 의상에도 남녀의 구분을 두었는데, 기본적으로 남자는 파란색, 여자는 붉은색을 사용하며, 여자의 경우 <Fig. 5>에서 볼 수 있듯이 무대에서의 극적인 효과를 위해 길과 소매를 연두색으로 하고 가장자리의 선을 붉은색을 사용했고, 남자의 경우 <Fig. 6>과 같이 길과 소매는 파란색으로 하되 깃을 붉은색으로 하였다. 동작이 크고 격하기 때문에 활동성과 내구성을 위하여 전체적으로 면직물을 사용했으나 장식성을 위해 오색단도 같이 사용했다.

3) 황궁

‘황궁’의 황은 황(黃)색을 의미하는 단어로, 황궁은 ‘오행기’ 중에서 중앙인 황색이기도 하다. 때문에 황궁의 의상은 황색을 메인컬러로 디자인했으며, 황궁의 출생과 높은 신분을 나타내기 위해 <Fig. 7>에서 보이듯이 기본적인 유와 고 위에 포(袍)를 입고 하피(霞帔)와 대(帶)를 맸다. 황궁은 주인공으로써 출현 빈도가 높고 동작이 큼으로 기능성을 고려하여 유와 고는 합성섬유로 된 사와 양단(樣緞)을 사용하였으며, 화려함과 위엄을 표현하기 위하여 포는 실크를 사용하였다.

4) 지소

‘지소’는 인간세상을 만들고, 이족들과 싸우는 등 전반적으로 정의를 상징한다. 때문에 지소의 의상은 푸른색 계열로 디자인했으며, 무예를 하는 지소의 특성을 참고하여 무복(武服)인 철릭(天翼)을 변형하였는데, <Fig. 8>과 같이 활동성을 위해 소매를 답호(褡穫)처럼 짧게 했고 깃은 여미지 않는 직령으로 디자인하여 남성적인 단호함과 힘을 표현했다. 소재는 면과 수직실크 등 다양한 소재를 활용했고, 황궁과는 달리 호기심이 많고 방황도 하는 지소 캐릭터의 특성을 표현하기 위해 어깨에 가죽으로 장식을 하고 여러 소재를 함께 꼰머리띠를 했다.

5) 이족

‘이족’은 단어 그대로 지소의 무리와는 다른 이족이다. 다른 종족이라는 느낌을 살리기 위해 한국복식의 형태에 서양복의 느낌을 가미하였다. 이들은 무기나 맨손으로 사람을 해치는데, 이처럼 이족의 파괴적이고 부정적인 이미지를 검정색과 붉은색으로 나타냈다. 그리고 이족의 의상은 한복과 서양복의 패턴을 결합하여 디자인했는데, <Fig. 9>와 같이 한복의 답호에 서양복의 360° 플레어스커트를 결합하여 활동성을 높이면서도 동작에 따라 플레어가 퍼지면서 극적인 효과를 줄 수 있도록 했다. 이 디자인에서 플레어가 퍼지며 안감의 붉은색이 언뜻언뜻 드러나는 효과를 높이기 위해 울과 실크소재를 같이 사용했다. 그리고 ‘이족장’은 어깨에 가죽장식을 추가하여 다른 이족들과의 차이를 주었다.

6) 춤신

‘춤신’은 생명의 존재, 번성과 새로운 에너지의 생산 등을 나타내는 형이상학적인 캐릭터로써, 이러한 존재감을 표현하기 위해 다른 의상들과는 달리 단색(單色)이 아닌 여러 가지 색을 함께 사용하여 신비로움을 나타냈고, 그 중에서도 고귀함을 상징하는 보라색과 자연그대로의 색인 소색(素色)을 주요 색상으로 사용했다. 그리고 춤신은 다른 등장인물들의 동작이 대부분 무예인 것에 비해 유일하게 춤을 추는 인물로써, 춤 동작을 돋보이도록 하기 위해 180° 플레어스커트 패턴을 활용했는데, 여기에 <Fig. 10>과 같이 한복의 치마말기를 달고 다트를 주어서 서양복의 튜브탑 드레스와 유사한 형태로 디자인했다. 그러면서도 한복적인 형태를 잃지 않도록 저고리의 깃 형태를 유지하되, 치마와 배래의 형태를 춤동작에 용이하도록 디자인했는데, 마고의 의상과 마찬가지로 유 위에 상을 입는 착장방법을 선택하였고 위에는 표(裱)를 둘러서 여신으로써의 우아함을 표현했다. 그리고 이와 같이 다양한 색상과 디자인요소를 적절히 나타내기 위하여 가죽, 레이스, 화문단(花紋緞) 등의 다양한 소재를 사용했다.

7) 무신

‘무신’도 ‘춤신’과 마찬가지로 형이상학적인 존재, 신으로써의 존재감을 표현하기 위해 여러 색상을 함께 사용했는데, 이를 춤신과는 조금 다른 방법으로 표현했다. <Fig. 11>의 무신의 강인하고 웅장한 이미지를 위해서 은색과 회색을 주요 색상으로 사용하고, 색동을 변형한 디자인을 통해서 다양한 색상을 사용했다. 다른 인물들의 무예에 비해 무신의 무예 동작은 비교적 느릿하면서도 무게감이 있는데, 특히 손동작과 발동작을 돋보이도록 하기 위해서 소매 끝자락에 색동을 여러 줄 넣어서 시선을 집중시키는 효과를 주었고, 허리에 후수와 같이 색동 자락을 여러 가닥 달아서 다리의 움직임을 돋보이도록 하였다. 그리고 무신의 지위와 위엄을 나타내기 위해서 운견(雲肩)과 상투관(冠)을 착용했다. 무신의 의상은 전체적으로 수직실크를 사용했고, 색동에는 톤이 어두운 칠색단(七色緞)을 사용했으며, 운견은 신비로운 느낌을 주기 위해서 노방을 사용했다.

8) 사천녀

‘사천녀’는 황궁을 돕는 이들로, 천녀로써의 여성스러움을 분홍색 유와 색동치마로 표현했고 극중 다른 여성들의 의상과 마찬가지로 유위에 치마를 착용하는 착장법을 활용했다. 하지만 사천녀는 무예시범을 보이기도 하기 때문에 이를 위한 의상이 필요했는데, <Fig. 12>와 같이 색동치마 아래에 고를 입고 유에 대를 매어서 치마를 벗으면 ‘태극진’과 같은 유, 고차림이 되도록 했다. 이러한 의상의 전환이 무대 위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탈의의 편리를 위해서 치마의 매듭은 장식적인 효과로만 부착하고, 벨크로를 이용해서 여밀 수 있도록했다. 소재는 면을 주요 소재로 사용하되, 화문단으로 장식성을 더했다.

9) 결련태

‘결련태’는 열 명의 마을사람들이 웃대와 아랫대로 나뉘어 잔치를 벌이고 택견을 겨루는데, 이들이 서로 두 팀으로 나뉘기는 하지만 뚜렷하게 구분이 있기보다는 비교적 모호한 구분이기 때문에 태극진처럼 의상에서 웃대와 아랫대의 차이를 두진 않았다. 열 명의 마을사람들은 각양각생의 사람들을 의미하기 때문에 <Fig. 13>과 같이 각각 녹색, 주황색, 노란색, 붉은색 등의 다양한 색상을 사용했고, 의상의 형태도 답호, 주의(周衣), 유, 창의(氅衣), 직령(直領)과 같이 다양한 형태의 한복을 활용하여 디자인했으며 하의는 공통적으로 고를 입어서 택견 동작에 불편함이 없도록 했다. 소재 또한 항라(亢羅), 사, 면, 누비 면 등 다양한 소재를 활용하였다. 이와 같이 열 명의 인물들의 의상을 각각 다르게 하여 인물들의 개성을 표현하고, 여러 종류의 천을 꼬아서 만든 머리띠를 모두 착용하여 통일감을 주었는데, 이 머리띠를 만들 때 각각 붉은색과 푸른색의 천을 섞어서 웃대와 아랫대의 차이를 두었다. 이때 천을 꼬아서 연결하는 디자인을 통해 극의 주제인 ‘련’의 이미지를 표현하였다.

이러한 각 등장인물의 의상 디자인 특징을 정리하면 <Table 1>과 같다.

<Table 1> 
The Feature of costume design for each characters on 『Nonverbal Taekkyon Performance Taekkyon Arirang Lyeon(連)』
Character Costume Design
Mago <Fig. 4> Mago (Photography by Researcher).
Item: Banbee, Yu, Saekdong chima
color: pastel tone
material: synthetic fiber, silk of multiple colors
Taeguk formation <Fig. 5> Taeguk formation woman (Photography by Researcher).
<Fig. 6> Taeguk formation man (Photography by Researcher).
Item: Yu, Go, Dae, hair band
color: man(blue), woman(red)
material: cotton, silk of multiple colors
Function: gaiters and slit for activity
Hwang-Goong <Fig. 7> Hwang-Goong (Photography by Researcher).
Item: Yu, Go, Po, Hapi, Dae, hair band
color: gold
material: synthetic fiber, silk
Ji-So <Fig. 8> Ji-So(Photography by Researcher).
Item: Yu, Go, Po(Cheolik & Dapho), Dae
color: blue
material: cotton, silk
the other tribe <Fig. 9> the other tribe (Photography by Researcher).
Item: Yu, Po(used flared skirt for activity and decorative), gaiters, arm warmers
color: black, red
material: wool and silk for decorative and impact
the god of dance <Fig. 10> the god of dance (Photography by Researcher).
Item: Yu, Banbee, Sang, Pyo
color: purple for noble, decolor,multiple color for mystique
material: leather, lace, silk with flower pattern used flared skirt for dance movement
the god of martial arts <Fig. 11> the god of martial arts (Photography by Researcher).
Item: Yu, Go, Po, Woonkyun, Dae, topknot crown
color: silver, grey for strong and magnificent images
material: silk, silk of multiple colors used saekdong for show to martial arts movement
four heavenly ladies <Fig. 12> four heavenly ladies (Photography by Researcher).
Item: Yu, Go, Saekdong chima
color: pink, Saekdong
material: cotton for activity, silk with flower pattern for decorative removable skirt for martial arts movement
Gyeoleontae <Fig. 13> Gyeoleontae (Photography by Researcher).
Item: Yu, Go, Po, hair band
color: multiple colors
material: silk, cotton, quilted cotton and various materials used various Hanbok(Dapho, Durumagi, Changui, Jikryeong) for personality of characters. divide upper and lower by col or of hair band

2. 『택견 아리랑-련(連)’』 공연의상 디자인의 특징

각 등장인물의 공연의상에 나타난 디자인 특징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Table 1>구분과 같이, 첫 번째로, 한국 전통복식을 기반으로 디자인 하였다. 모든 등장인물의 의상을 한국복식의 기본 구조인 상하이부식 형태를 토대로 하여, 유와 고, 혹은 유와 상을 착용하도록 하였다. 이를 각 등장인물 별로 살펴보면, ‘마고’와 ‘춤신’, ‘사천녀’는 고대 한복의 착장 형식을 참고하여 유 위에 상을 착용하였고, ‘태극진’, ‘황궁’, ‘지소’, ‘이족’, ‘무신’, ‘결련태’는 기본적으로 유와 고를 착용하고 그 위에 등장인물에 따라 포를 착용하였다. 각 등장인물의 포 또한 조선시대 남자 포 종류 중 무복이었던 철릭을 대표적으로 활용하였고, 그 외에도 답호, 주의, 창의, 직령 등의 형태적 특징을 디자인에 반영하였다. 그리고 ‘춤신’과 ‘무신’ 특정 인물의 의상에는 표, 운견, 상투관 등의 장식적인 목적의 한국복식을 활용하여 디자인하였다.

두 번째로, 한국 전통 무예 택견과 현대무용이 결합된 공연이라는 특성에 맞추어 활동에 용이한 기능적 디자인을 하였다. 본 공연의 등장인물 들은 대부분 발차기 동작을 하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포가 발차기에 방해가 될 수 있는데, 이를 막기 위해 ‘지소’의 의상 중 철릭을 활용한 포의 경우 원래의 철릭에는 없던 옆트임을 주되 허리선까지 높이 트임을 주어 무예 동작을 용이하게 하였고, ‘태극진’의 긴 유에도 옆트임을 주었으며, ‘무신’의 경우 장식 목적의 후수를 여러 자락으로 나누어 발차기 동작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디자인하였다. 이러한 옆트임은 ‘황궁’과 ‘결련태’의 포에도 적용하였다. ‘사천녀’는 무대 위에서 의상 전환이 이루어지는 장면이 있기 때문에 유과 고 위에 색동치마를 착용하고, 이 색동치마에 벨크로를 달아서 빠른 탈착이 가능하게 하였다. 그리고 모든 의상의 소재는 장식적인 효과를 위해 실크를 주로 사용하되, 의상의 내구성을 위하여 면, 합성섬유 등을 함께 사용하였다.

세 번째로, 한국 전통복식을 기반으로 디자인하되, 서양복식의 패턴을 결합하여 세계화를 위한 한국적 복식 콘텐츠 개발에 적합한 디자인을 하였다. ‘이족’의 의상은 답호와 서양복의 360° 플레어스커트의 패턴을 결합한 새로운 형태로, 플레어스커트로 인해 발차기 등의 동작을 위한 활동성을 확보하면서도 넓게 퍼지는 자락으로 인한 시각적인 효과도 줄 수 있도록 하였다. ‘춤신’의 의상 또한 춤 동작을 돋보이도록 하기 위하여 ‘이족’ 의상과 마찬가지로 360° 플레어스커트 패턴을 활용하여 치마를 디자인 하였으며 치마말기에는 다트를 주어서 서양복의 튜브탑 드레스와 비슷한 형태로 디자인 하였다.

본 공연 의상의 디자인 특징을 정리해 보면 <Table 2>와 같다.

<Table 3> 
The Feature of costumes design on 『Nonverbal Taekkyon Performance Taekkyon Arirang Lyeon(連)』
Based Korean traditional costume Functional design Korean costume contents design for globalization
Mago
Taeguk formation
Hwang-Goong
Ji-So
the other tribe
the god of dance
the god of martial arts
four heavenly ladies
Gyeoleontae

3. 『택견 아리랑-련(連)’』 실제 공연의상

작품의 전체적인 흐름과 등장인물들을 분석하여 제작된 택견 의상이 실제 공연에서 어떻게 나타나는지 확인하기 위해서 공연 장면을 촬영한 사진들을 살펴보았다.

주요인물인 지소의 의상은 여러 천을 꼰 머리띠, 여러 천 조각을 활용한 디테일, 전체적으로 푸른 계열의 색상을 통해서, 무대 위에서 지소의 정의로우면서도 호기심 많은 성격을 이미지화 시켰고, 답호와 철릭을 활용함으로써 택견 동작이 많은 지소가 무대에서 어색하거나 불편한 것 없이 동작을 펼칠 수 있었다.

무대를 이루는 중요 요소로는 조명이 있는데, 조명은 의상과도 서로 영향을 주어 해당 장면의 분위기를 극대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때문에 모든 의상이 조명을 고려하여 제작되었지만 그 중에서도 춤신과 무신, 이족들의 의상은 무대에서 조명과 조화를 이루어 큰 무대효과를 나타내었다. 춤신과 무신의 의상의 경우 <Fig. 14>에서 볼 수 있듯이 다양한 색상과 소재를 함께 사용함으로 인해서 전체적으로 어두운 조명의 무대에서도 자연스럽게 부각될 수 있었고, 이족들의 의상은 <Fig. 15>에서 보이듯이 검은색과 붉은색을 사용한 의상에 붉은 조명이 더해지면서 이족의 파괴적이고 부정적인 이미지와, 격렬한 전투를 치르는 결연한 분위기가 표출되었다.


<Fig. 14> 
scene of ‘god of Dance’ and ‘god of martial arts’

(출처: brochure of ‘Taekkyon Arirang Lyeon’. (2013. 11. 2). p. 7.)




<Fig. 15> 
scene of Yi’s attack

(출처: brochure of ‘Taekkyon Arirang Lyeon’. (2013. 11. 2). pp. 6-8.)




Ⅴ. 결 론

문화융성의 시대에 전통문화의 생활화와 문화유산의 현대적 활용의 방편으로 양질의 융합형 콘텐츠가 다양하게 개발되고 있는 실정이며, 이러한 결과물은 대중문화가 선도하는 한류의 근원으로써 세계에 전파되고 있다. 『Nonverbal Taekkyon Performance 택견 아리랑-련(連)’』은 이러한 융합형콘텐츠의 실례이며 본 연구는 이러한 융합형 콘텐츠에 적합한 한국적 의상을 디자인 및 제작하여 올바른 한국복식콘텐츠를 개발하는 데에 목적을 두고 있다.

본 연구의 결론은 다음과 같다. 첫째, 한국 전통복식을 기반으로 한 디자인을 하였다. 등장인물 전체를 한국복식의 상하 이부식 기본구조를 토대로 했으며 고대 복식 형태를 차용한 ‘마고’의 유위에 상 착장 방법, ‘태극진’의 신라 화랑 조우관의 현대화, ‘지소’는 조선시대 무복인 철릭의 변형을 제시하였다. 둘째, 한국 전통 무예 택견과 현대무용이 결합한 동작에 용이한 기능적 디자인을 하였는데, ‘지소’의 철릭에 옆트임을 허리선까지 높이고, ‘태극진’ 유의 경우 발차기 동작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옆선에 트임을 주었다. ‘무신’은 후수를 여러 자락으로 나누어 발차기 동작 용이하게 하였으며, ‘사천녀’의 치마는 매듭위에 벨크로를 달아 무대 위에서의 의상전환을 가능하게 하였다. 셋째, 세계화를 위한 한국적 복식 콘텐츠 개발에 적합한 디자인으로 ‘이족’의 경우 답호와 360° 플레어 스커트의 패턴 상하 결합으로 새로운 형태를 표현하였으며, ‘춤신’은 한복의 형태를 유지하며 180° 플레어 스커트를 디자인 하였고, ‘결련태’는 여러 가지 원단을 꼬아 만든 연결고리로 머리장식과 소품을 제작하여 한국 전통 복식의 형태미를 유지하면서도 현대적 감각의 심미성을 가미한 새로운 콘텐츠를 구현하는 디자인을 실제로 제작하였다.

본 연구는 공연의상을 디자인함에 있어 시놉시스과 등장인물 분석뿐 아니라 한국 전통 문화 콘텐츠 융합이라는 과제를 한국 전통 복식을 기반으로 한 공연의상디자인으로써 한층 더 풍성하게 하였다는 데에 의미가 있다. 후속 연구에서는 택견에서 더 나아가 다양한 융합형 전통문화 공연의 의상이 올바른 콘텐츠 개발로 연구되어져야 할 것이다.


Notes
1) 안정복 (1778). 東史綱目. 第14上 “왕(忠惠王)이 직접 수박희(手搏戱)를 하였다” “의민이 주먹으로 기둥을 쳐서 서까래를 움직이고, 두경승이 주먹으로 벽을 치니 주먹이 벽에 파묻혔더라”
2) 안자산 (1940). 朝鮮武士英雄傳. 武藝考 “근래에 청년들이 씨름보다 소이한 박희를 행하는데 택견이라 한다.”
3) 이만영 (1798). 才物譜. “변, 수박을 변이라 하고 힘을 겨룸을 무라 하는데 지금의 탁견이다.”
4) 연구자 디자인

Referen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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