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Korean Society of Costu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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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urnal of the Korean Society of Costume - Vol. 70 , No. 5

[ Theses ]
Journal of the Korean Society of Costume - Vol. 70, No. 5, pp. 143-159
Abbreviation: JKSC
ISSN: 1229-6880 (Print) 2287-7827 (Online)
Print publication date 31 Oct 2020
Received 12 Sep 2020 Revised 20 Sep 2020 Accepted 25 Sep 2020
DOI: https://doi.org/10.7233/jksc.2020.70.5.143

정창원 소장 혼탈 반비(渾脱半臂)의 형태와 협힐염색 기법에 관한 연구
이정은
부산대학교 문화유산보존연구소 시간강사

A Study on the Shape and Clamp Resist Dyeing Technique of Hontal Banbi in Shosoin, Japan
Jungeun Lee
Lecturer, Cultural Heritage Preservation Research Institute, Pusan National University
Correspondence to : Jungeun Lee, e-mail: leejungeun@pusan.ac.kr


Abstract

This research aims to recreate the Hontal Banbi from the Banbi Collection in Shosoin, Japan. It also seeks to meticulously record the process of reproduction of the morphologic structure of the Banbi and multi-colored clamp resist dyeing, which had been difficult to understand when examining national documents. Through researching the ancient Banbi and clamp resist dyeing, this study aims to gain comprehensive basic information on ancient clothes and their manufacturing process. The Banbi is Woo’im-shaped and the Gil is extended and unattached to the sleeve. It has no back or shoulder seam and all Gils, Geotseps, Anseops, and the collar are made of the same fabric. The lining has a back seam and has a Geotseop and Anseop; the top lining is multi-layered and the Ran is single layered. The Ran and Goreum of the Banbi are made of La fabric made with clamp resist dyeing and are dyed with four colors: orange, red, and blue-green on a crimson background. The Banbi is presumed to be assembled as follows – the Short Goreum, attached to the Anseop, comes out through the hole next to the side line of the front Gil and the Long Goreum, attached to the Geotseop, goes around the body in the direction of the Woo’im, and then is tied with the short Goreum. Rubi tinctorum roots, Miscanthus tinctorius, indigo, and Lithospermum erythrorhizon have been used in the recreation process of the clamp resist dye and the top Banbi. A symmetric wooden printing block was used in clamp resist dyeing, which yielded a similar result to the relic, proving that multi-colored clamp resist dyeing is possible with one pair of wooden printing blocks.


Keywords: Banbi, clamp resist dyeing, natural dyeing, silk fabric, wooden printing block
키워드: 반비, 협힐, 천연염료, 견직물, 목판

Ⅰ. 서론

고대 복식의 연구는 주로 고문헌이나 회화자료, 토용, 직물 잔편(殘片), 공예품 등의 고고학적 자료를 중심으로 복식의 전모를 파악하고 있으며, 복식의 형태로 발견되는 사례는 극히 드물다. 이는 유기화합물인 섬유류 유물은 시간 경과에 따라 열화되고 분해되기 때문에 색채와 형태가 변화하고 경우에 따라 섬유로서의 기능을 잃는 등 보관 환경조건에 의해 쉽게 손상되기 때문이다. 반면 전세유물은 형태와 색채가 온전하게 남아있는 경우가 많으며, 일본의 정창원(正倉院)에는 수천 점에 달하는 8세기 미술공예품과 함께 문서 및 복식류가 전해지고 있다(Sugimoto & Yoneda, 2009). 이는 일본의 경우 지리적 특성상 대륙으로부터 외부의 침입을 받지 않아 전쟁 등으로 인한 손실이 적으며, 홍수와 화재 등의 자연재해를 입지 않아 고대의 수많은 공예품 및 복식류 등이 현재까지 보존되어 있어 고대의 미술공예품 및 고대복식 등의 연구를 위한 귀중한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

정창원 소장 복식의 상당수는 천평승보 4년(天平勝宝4年, 752년)동대사본존(東大寺本尊)의 대불개안(大佛開眼)법회와 각종 행사에 사용되었던 무악장속(舞樂裝束)으로 비교적 형태가 온전한 것은 200여 점이 남아있고, 묵서명 등을 통해 무악장속에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직물은 400여점이 전해지고 있다(Tanaka, 2009).

무악장속은 무인(舞人) 및 악기연주자(樂器演奏者), 다양한 묘기를 연출하는 백희잡기(百戲雜技) 예능인들이 착용한 복식으로 상의류과 하의류, 내의, 소품류가 남아있다. 이중 겉옷으로 착용한 반비는 기능적인 측면과 함께 예술성과 심미성도 강조되어 금직물(金織物), 능직물(綾織物), 라직물(羅織物) 등의 고급 견직물로 제작된 상의에 협힐(夾纈), 납힐(蠟纈), 교힐(絞纈) 등의 방염문양염(防染文樣染) 직물로 제작된 란(襴)이 부착되어 있는 형태가 많아 신분에 구애 받지 않고 다채로운 색채를 가진 고급직물을 사용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Jin, Kwon, Lee, & Nam(2000)에 의하면 중국의 반비는 『사물기원(事物紀原)』의 기록을 통해 수대(隨代)의 내관이 처음 반비를 착용하였으며, 반소매의 짧은 저고리에서 나온 복식의 일종으로 소매가 짧고 맞깃이며 길이는 허리까지 오고 가슴 앞에서 띠를 매어 착용하였다고 서술되어 있으나 정창원 소장 무악장속의 반비는 상당수가 고급문양직물로 염색한 란(蘭)이 부착되어 있다.

반면, 국내의 반비는 『삼국사기』흥덕왕 복식금제에 진골대등(眞骨大等)의 표의(表衣), 진골녀(眞骨女)의 내의(內衣)에 사용을 금지한 기록(『三國史記』卷第三十三雜志色服···眞骨大等···表衣ㆍ半臂ㆍ袴,並禁罽繡錦羅, 眞骨女···内衣ㆍ半臂ㆍ袴ㆍ襪ㆍ履, 並禁罽繡羅···)과 육두품녀(六頭品女), 오두품(五頭品), 오두품녀(五頭品女), 사두품(四頭品), 사두품녀(四頭品女)는 반비사용 직물에 제한을 두는 기록(『三國史記』卷第三十三雜志色服···六頭品女···半臂禁罽繡羅···, 五頭品··· 内衣ㆍ半臂只用小文綾ㆍ絁ㆍ絹ㆍ布···, 五頭品女···半臂禁罽繡錦ㆍ野草羅ㆍ繐羅···, 四頭品···内衣ㆍ半臂只用絁ㆍ絹ㆍ綿紬ㆍ布···, 四頭品女···半臂ㆍ袴只用小文綾ㆍ絁ㆍ絹已下···)이 남아 있어 반비는 왕족과 귀족계층 남ㆍ녀 모두가 착용하였던 상류층 복식으로, 여성들이 남성들보다 좀 더 고급소재를 사용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반면 구체적인 형태와 착장 모습을 유추할 수 있는 회화자료 및 토용 등의 자료가 절대적으로 부족하여 복식사적 가치를 중심으로 연구가 이루어졌다(Chu, 1983; Kim & Lee, 1997; Cho & Kwon, 2002).

한편, 정창원 소장 무악장속의 반비 중 란(襴)의 염색법으로 많이 사용된 협힐은 좌우대칭으로 문양이 새겨진 형판(型板)으로 직물을 방염(防染)하여 문양을 염색하는 기법 혹은 이러한 기법으로 염색되어진 직물을 말한다(Lee, 2018; Lee, 2020). 8세기에 성행한 방염문양염으로 『삼국사기』의 문헌기록을 통해 육두품녀(六頭品女)의 표상(表裳)에 사용을 금지한 기록(『三國史記』卷第三十三雜志色服···六頭品女···表裳禁罽繡錦羅繐羅野草羅金銀泥夾纈···), 오두품녀(五頭品女)의 배당(褙襠), 저고리(短衣), 표상(表裳), 내상(內裳) 등에 사용을 금지한 기록(三國史記『卷第三十三雜志色服···五頭品女···褙襠禁罽繡綿野草羅布紡羅金銀泥夾纈短衣禁罽繡錦野草羅布紡羅繐羅金銀泥夾纈表裳禁罽繡錦野草羅繐羅金銀泥夾纈腰襷禁罽繡錦羅內裳禁罽繡錦野草羅金銀泥夾纈···)을 통해 귀족 여성 복식의 소재로 광범위하게 사용되었던 것을 알 수 있다(Korean Database, 1999).

국내의 협힐 유물은 고려시대에 제작된 소화문의 단색 협힐직물이 온양민속박물관에 소장되어 있어 Kim(2004)Choi & Sim(2019)에 의해 단색 협힐 재현이 이루어졌다. 그러나 통일신라시대와 동시대인 나라(奈良)시대의 협힐이 다량 소장되어 있는 정창원의 협힐은 8할 이상이 적색, 초록색, 청색, 자주색 등 두 가지 이상의 색채로 염색 되어진 다색 협힐이다. 다색협힐 재현을 위해 일본에서는 1970년대부터 1990년대 중반까지 6∼7차례의 선행연구가 이루어졌으나, 협힐제작 방법을 유추할 수 있는 자료의 부족과 협힐 목판 제작 및 방염의 기술적 어려움 등으로 인해 현재까지 재현을 시도한 사례는 극히 드물다(Takahashi & Tsujimura, 1979; Tokuda, 1991; Yoshimatsu, 1977; Yoshioka, 1994).

이에 본 연구는 정창원에 소장되어 있는 반비 중 협힐란이 부착되어 있는 협힐반비를 선정하여 국내기록에만 전해지는 반비 및 협힐에 대하여 사적연구만으로 이해하기 어려웠던 반비의 형태상의 구조 및 다색 협힐의 제작방법에 대해 실증적 제작을 통해 그 과정을 기록하였다. 이를 통해 국내의 고대 반비 및 방염문양염 제작을 추론하고 고대 복식에 대한 이해력을 높일 수 있는 구체적인 기초자료를 제공하고자 한다.


Ⅱ. 연구방법 및 연구대상
1. 연구방법

정창원 소장 유물은 일반인의 자료조사가 허용되지 않고 일 년에 한 번씩 정창원전을 개최하여 소장유물의 일부를 일반 공개한다. 이에 정창원 복식 및 협힐이 수록된 사진, 문헌자료를 조사하여 종합 분석한 뒤 협힐 반비 중 형태가 가장 잘 보존되어 있고 색채의 구별이 가능하면서 협힐문양이 선명하게 남아있는 당산악(唐散楽) 혼탈반비(渾脱半臂)를 연구대상으로 선정하였다. 혼탈반비(渾脱半臂)의 실측도를 제시한 Sekine(1974)의 연구자료를 기초로 하여 정창원 홈페이지에 게재된 혼탈반비(渾脱半臂)의 사진과 비교해가며 치수를 재설정하여 실물크기로 설계하였다. 이후 협힐란 및 상의를 염색하였으며 특히, 다색협힐의 염색방법에 대해 상세히 기록하였다. 또한 반비의 재단 및 제작 과정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기록하였다. 사진 상으로 반비의 구성 및 바느질법을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정창원의 보존과 학실에 재직하고 있는 田中씨의 도움을 얻어 내부구조, 바느질 방법 등에 대해 조언을 얻으며 제작하였다.

2. 혼탈반비(渾脱半臂)

정창원 남창 121(正倉院南倉121) 제4호(第4号)로 지정되어 있는 보물로 <Fig. 1>과 같으며 반비의 안섶 안감쪽에 “ 東大寺唐散楽渾脱 天平勝宝四年四月九日”이라는 묵서가 기록되어 있어 천평승보 4년(752년) 4월 9일 동대사 대불개안(大佛開眼)법회에 사용된 당산악(唐散楽) 혼탈(渾脱) 예능인들이 착용한 무악장속임을 알 수 있다 <Fig. 2>.


<Fig. 1>  
Hontal Banbi of Dangsan Music (Matsumoto, 1991, p. 108)


<Fig. 2>  
Inside the Hontal Banbi of Dangsan Music (Imperial Household Agency, n.d.)

당산악(唐散楽)은 무도(舞踏), 곡예(曲藝), 마술(手品) 등의 잡기술로 수대(隋代)이전에는 백희(百戲)라는 명칭으로 사용되었으며, 혼탈(渾脱)은 』대일본사(大日本史)『에 따르면 실이 달린 두 개의 봉으로 북 모양의 소도구를 다루는 곡예로 기록되어 있다(Tanaka, 2009).

반비의 형태는 우임(右衽)이며 길에 소매가 따로 붙어 있지 않고 길이 연장된 형태로 겉감은 등솔, 어깨솔이 없으며 깃과 겉섶, 안섶이 길과 동일한 직물을 사용하여 제작되어 있다. 안감은 등솔이 있으며 겉섶, 안섶이 달려 있는 형태로 겉섶에는 긴고름, 안섶에는 짧은 고름이 달려있다.

<Table 1> 
Part Sizes of Hontal Banbi (unit: ㎝)
Part size(cm)
Back length 88 Angit length 27
Goreum 26.5 upper 8
Backwidth 43 under 10
Godae 12.5 Git width 2.3
Sugu 27 length 100
Geotgit length 24 Goreum width 5.5
upper 10.5 short 55
under 11 long 110
Side hole 5 Ran length 34
Ran width 127

반비의 구성은 상의의 경우 겹으로 제작되어 있으나, 란(襴)은 홑겹으로 되어 있다.

반비의 착장법은 안섶에 달려있는 짧은 고름이 앞길의 좌측 옆선에 나있는 창구멍을 통과하여 밖으로 나오고, 겉섶에 달려 있는 긴고름은 우임방향으로 몸을 둘러 앞길 옆선에 나와 있는 짧은 고름과 옆쪽에서 여며 입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반비상의의 겉ㆍ안감은 평조직의 견직물을 사용하였으며, 란(襴)과 고름은 라(羅)직물을 사용하고 있다.

반비의 상의 겉감과 안감에 대한 염료분석 결과 겉감에는 자근(紫根), 안감에는 꼭두서니를 사용하여 염색한 것으로 판명되었다(Tanaka, 2009).

반비의 란(襴)과 고름에 사용된 협힐염은 자주색 바탕에 주황색, 적색, 청록색의 4가지 색채로 염색되어 있다. 문양은 마름모꼴 형태의 대형 당화문(唐花文)이 세로 방향으로 교대로 배치되어 있고 그 사이에는 적색과 청록색의 작은 화문(花文)이 표현되어 있다. 섬유에 열화가 진행되어 란(襴)의 색채는 갈색기미를 띠고 있으나, 다행히 색채보존이 잘 된 란(襴)과 동일한 협힐염 잔편(南倉148 第5号)이 정창원에 전해지고 있어 협힐란 제작 시 색채와 문양의 기초자료로 활용하였다.

혼탈반비의 실측도는 <Fig. 3>과 같으며 치수는 Sekine(1974)가 제시한 실측도를 기초로 하여 정창원 홈페이지의 혼탈반비 사진을 참고하여 재작성 하였다.


<Fig. 3>  
Size of Hontal Banbi (illustrated by author, 2020)


Ⅲ. 혼탈 반비 제작

혼탈반비의 제작은 먼저 란(襴)과 고름에 사용할 자지당화문협힐라(紫地唐花文夾纈羅)를 협힐기법으로 염색하였다. 이후 반비 상의(上衣) 겉 ㆍ안감을 염색한 뒤 상의(上衣)와 란(襴)을 각각 완성한 후 이를 연결하고 고름을 다는 순서로 실시하였다.

1. 자지당화문협힐라(紫地唐花文夾纈羅) 제작

혼탈반비의 란(襴)의 길이는 34cm, 둘레는 127cm이며, <Fig. 4>와 같이 혼탈반비 란(襴)과 동일한 협힐염 유물을 통해 당화문(唐花文)의 중심과 중심을 잇는 단위문양을 분석한 결과 <Fig. 5>와 같이 가로 67cm, 너비 24cm로 확인되었다. 자지당화문협힐라(紫地唐花文夾纈羅)는 Lee(2020)의 선행연구를 기초로 하여 실물크기로 제작하였다.


<Fig. 4>  
Ra with Clamp Resist Dyed Large Floral Patterns on a Purple Ground (Matsumoto, 1984. p. 26)


<Fig. 5>  
Size of Pattern (photo by autor, 2010)

1) 목판 제작

(1) 목재의 선정

목판은 염색에 사용되는 염색도구임으로 물에 강하면서 뒤틀림이 없고 결이 촘촘하면서 가공하기 쉬운 벚나무를 선정하였다. <Fig. 5>와 같이 단위문양의 너비는 24㎝이므로, 목판의 폭은 여유분을 포함하여 최소 27㎝ 이상을 필요로 하며 뒤틀림을 최소화하기 위해 곧은결인 정목(柾目)부분을 사용해야 한다. 정목 부분이 27㎝ 이상 나오기 위해서는 원목은 최저 80cm가 넘는 큰 나무를 구입해야 하며 본 연구에서는 테이블용으로 제재(製材)된 길이 220cm × 폭 80cm × 두께 10cm의 벚나무 한판을 구입하여 길이 220cm × 폭 30cm × 두께 3㎝로 1차 제재하였다. 두꺼운 나무판을 얇게 제재할 경우 뒤틀림이 발생하기 쉬우므로 제재한 목재를 수평으로 쌓아 올린 후 약 2개월 정도 건조시켜 사용하였다.

염색에 사용할 목판의 크기는 문양의 크기보다 상하좌우 1.5㎝ 크게 하고, 두께는 2cm로 하여 길이 70cm × 폭 27cm × 두께 2cm의 목판으로 2차 제재하였다. 이후 1개월 정도 다시 건조시킨 후 앞 뒤 표면을 0.1㎝씩 깎아내어 최종적으로 길이 70cm × 폭 27cm × 두께 1.8cm의 목판을 사용하여 염색하였다.

(2) 문양 트레싱 작업

목판에 문양을 전사하기 위해 먼저 목판 표면에 묽은 접착제를 도포한 후 트레싱지를 붙인다. 트레싱지가 마른 후 전사지를 얹고 그 위에 <Fig. 5>의 문양을 올린 후, 목판 위에서 직접 문양을 그려 목판에 전사하였다.

(3) 문양 조각 및 타공(구멍 뚫는 작업)

협힐은 방염되어 흰색으로 나타나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모두 문양이 조각되어야 하며, 연구대상인 자지당화문협힐라(紫地唐花文夾纈羅)의 경우 문양의 외곽선만 흰색으로 나타나 있어 문양과 바탕 부분 모두 문양을 조각해야 한다.

문양조각은 조각도만을 이용할 경우 시간 소요가 많기 때문에 시간 단축을 위해 목공용 트리머를 사용하여 조각하였다.

문양 조각 및 제작 순서는 면적이 작은 것부터 시작하여 점차 큰 문양으로 조각하였으며, 문양 부분을 전부 다 판 이후 바탕을 조각하는 순서로 진행하였다. 이후 염액을 주입하기 위한 구멍을 목판 뒷면까지 뚫은 후, 뒷면은 염료 주입 색채별로 색을 칠한다.

구체적인 목판 제작방법은 <Fig. 6>과 같이 진행하였다.


<Fig. 6>  
Wooden Printing Block Production (photo by autor, 2010)

먼저 ①과 같이 문양을 조각하는 부분 위에 부착되어 있는 트레싱지를 조각칼로 제거한다. 이후 ②와 같이 문양부분을 트리머로 조각하는데 문양의 총 깊이는 0.8㎝의 깊이로 파낸다. 이 때 한번에 0.8㎝로 팔 경우 트리머 날이 부러지기 쉽기 때문에 ③과 같이 한 문양 당 깊이를 0.3㎝, 0.5㎝, 0.8㎝로 나누어 파고 트리머 날도 문양의 크기와 형태와 따라 다양한 종류를 구비하여 교체해가며 사용한다.

④와 같이 문양부분의 조각이 끝나면 바탕부분에 부착되어 있는 트리싱지를 제거한 후 ⑤와 같이 바탕부분을 조각한다. 목판의 문양조각이 끝나면 ⑥과 같이 조각칼을 사용하여 문양의 외곽선을 정리한다. 이후 ⑦과 같이 문양에 염액이 주입되도록 드릴을 사용하여 문양의 凹부분에서 목판이 뒷면까지 관통하는 타공을 실시한다. 타공의 크기는 문양의 크기에 맞추어 2㎜∼10㎜ 크기의 다양한 직경의 드릴 비트를 사용하고, 문양이 3㎝ 이하일 경우는 문양 당 1개를 뚫고, 3㎝를 넘는 경우는 5∼6㎝의 간격으로 타공을 실시한다. ⑧ 타공 후 문양의 윤곽선에 부착되어 있는 트레싱지를 제거하고 ⑨와 같이 타공까지 마친 목판은 염액 주입 시 헷갈리지 않도록 ⑩과 같이 아크릴 물감을 사용하여 뒷면 구멍에 색채별로 색을 칠하여 놓는다.

이상의 순서로 자지당화문협힐라(紫地唐花文夾纈羅)제작을 위한 목판을 제작하였으며 목판 준비기간은 3개월, 제작 기간은 2개월을 소요하여 총 5개월 이상의 시간을 소요해 목판을 제작하였다.

2) 직물 준비 및 목판 조으기

(1) 직물 준비

자지당화문협힐라(紫地唐花文夾纈羅)는 라(羅) 직물에 염색되어 있으나, 라(羅)직물은 시중에 유통되지 않고 주문에 의해 소량 생산되기 때문에 다량의 라(羅)직물을 구입하기 어려워 라오스산의 평직 견직물로 대체하여 사용하였다. 직물의 크기는 목판의 크기보다 가로ㆍ세로 길이가 2배 이상이 되도록 가로 140cm × 세로 60cm 크기를 준비하였다.

먼저 견직물 표면에 부착되어 있는 불순물 및 얼룩을 제거하기 위해 60℃의 물에서 30분간 전처리를 실시하였다. 이후 명반(직물무게의 8%, 50℃)을 사용하여 30분간 선매염 하였다. 매염이 끝난 직물은 물속에서 원하는 모양으로 접은 후 목판 위로 건져내어 문양의 경계선에 맞추면서 목판위에 놓는다. 한편, 물속에서 직물을 빼내는 과정에서 원단사이에 공기가 들어가 기포가 발생하기 때문에 손이나 도구를 사용하여 기포를 바깥족으로 밀어내어 얼룩이 생기는 것을 방지한 후, 목판의 윗판을 조심스레 얹어 문양이 틀어지지 않도록 주의하며 목판의 상판를 닫는다.

(2) 목판 조으기

목판에 압력을 가하기 위해 사용하는 도구는 누름용 나무막대, 나무환봉, 마(麻)끈 등이다. 누름용 나무막대는 단단한 목재인 아메리카 체리를 선택하여 목판보다 양끝이 5㎝가 나오도록 총 10㎝ 크게 제작하였으며 높이는 3㎝, 두께는 목판과 닿는 하부는 0.8㎝, 반대쪽 상부는 1.5㎝의 다각형으로 제작하여 위에서 누르는 압력이 더 강해지도록 하였다. 또한 나무막대의 아랫부분인 0.8㎝은 양끝을 0.2㎝ 정도 깎아 중심부가 높아지도록 하였다.

목판에 압력을 가해 조으는 방법은 <Fig. 7>과 같다. 먼저 마 끈의 양끝은 풀리지 않도록 묶은다. 이후 ①과 같이 마끈으로 누름용 나무막대의 위아래를 묶은 다음 ②와 같이 마끈의 왼쪽편을 도구를 사용하여 먼저 꼬아준 다음 ③과 같이 오른편은 연필 끝처럼 뾰족하게 깎은 나무환봉을 마 끈사이에 끼워 돌린 후 ④와 같이 망치 등을 사용해 왼쪽편의 마 끈 사이에 꽂아 고정시킨다.


<Fig. 7>  
Tighten of Wooden Printing Block (photo by autor, 2010)

목판전체를 다 고정한 후 염색을 위해 목판을 물속에 넣어 준비한다.

3) 염색하기

라지당화문협힐라(紫地唐花文夾纈羅)는 주황색, 적색, 청록색, 자주색으로 염색되어 있어 적색계열 염료로는 꼭두서니(茜)를 사용하였으며, 황색계열은 카리야스(刈安), 청색계열은 쪽(藍)을 사용하였다. 자주색은 보통 자근(紫根)을 사용하나 목판을 침염하기 위해 필요한 30ℓ염액을 준비하기에는 대량의 자근이 필요할 뿐 아니라 <Fig. 4> 와 같이 진한 자주색으로 염색하기 힘들다고 판단하여 꼭두서니와 쪽을 중복 염색하여 자주색을 염색하였다. 염색순서는 적색→청색→황색의 순으로 진행하였다.

다색협힐의 염색방법은 크게 두가지로 구멍안에 염액을 직접 주입하는 주입식 방법과 염액 안에 침염시켜 염색하는 침염식 방법이 있다. 주입식 방법은 적은 양의 염액으로 염색이 가능하나, 얼룩이 발생하기 쉽고 단시간 염색되기 때문에 발색상태가 좋지 않다. 반면 침염식은 목판이 잠길 정도의 대량의 염액이 필요로 하나 문양의 얼룩이 잘 생기지 않으며 장시간 염색에 의해 발색이 좋다. 제작 대상인 <Fig. 4>는 문양 전체가 균일하게 염색되어 있고 발색 상태도 좋아 목판을 염액에 넣어 염색하는 침염식 방법에 의해 염색하였다.

(1) 적색

꼭두서니의 여러 종류 중 제작에는 서양꼭두서니를 사용하였으며, 단시간에 많은 양의 색소를 추출하기 위해 분말을 사용하였다.

주황색과 적색을 염색하기 위해 적색염료는 연한 적색과 진한적색이 나오도록 염료를 추출하여 사용하였다.

연한색의 염료 추출방법은 꼭두서니 50g을 염료추출용 팩에 넣어 15ℓ의 물에 넣어 가열한 후 15분간 열수 추출한 후 염액에 15ℓ의 물을 더 넣어 총 30ℓ를 준비하였다. 적색은 직물무게의 5배에 해당하는 꼭두서니 250g을 15ℓ의 물에 넣어 가열한 후 15분간 열수 추출한 후 염액에 15ℓ의 물을 더 넣어 총 30ℓ를 준비하였다.

염색방법은 <Fig. 8>과 같이 진행하였다. 먼저 ① 염색 전 물에 넣어 있는 목판을 밖으로 꺼내어 구멍안의 물기를 밖으로 빼낸 후 ② 청록색으로 염색되는 부분의 구멍을 가죽으로 감싼 나무환봉으로 막은 후 ③ 50℃의 연한적색 염료에 목판을 넣어 2시간 염색하였다. 이때 한 시간 정도는 10분마다 목판을 뒤집고, 한 시간 이후에는 20∼30분 간격으로 목판을 뒤집어 전체가 골고루 염색되도록 하였다. 연한 적색 염색이 끝나면 목판을 수세한 후 ④와 같이 연한 적색으로 염색된 구멍을 막은 후 ⑤와 같이 적색을 2시간 동안 염색하였다. 적색 염색이 끝나면 목판을 물에 2∼3회 수세하여 구멍 안에 남아있는 염액이 흘러나가도록 한 뒤 청색 염색을 위해 목판을 물에 넣어 보관한다.


<Fig. 8>  
Dyeing Red (photo by autor, 2010)

(2) 청색

청색은 시중에 판매하고 있는 쪽용액을 구입하여 <Fig. 9>와 같은 방법으로 염색하였다.


<Fig. 9>  
Dyeing Blue (photo by autor, 2010)

먼저 ①과 같이 적색으로 염색한 부분의 구멍을 막은 후 ②와 같이 물 30ℓ에 쪽용액 2kg, 가성소다, 하이드로를 넣어 만든 쪽용액에 목판을 넣어 10분간 염색 한 후 목판을 뒤집어 10분 더 염색하였다. 염색이 끝난 후 목판을 물에 넣어 산화시킨다. 일반적으로 쪽염색은 공기중에서 산화시키나 협힐의 경우 구멍 부분이 먼저 산화하여 얼룩이 발생하기 쉬우므로 수중에서 산화시키는 방법을 선택하였다.

(3) 황색

황색 염료 추출은 카리야스(刈安)를 사용하여 카리야스 50g에 15ℓ의 물을 넣고 염액이 끓고 나서 20분간 열수 추출한 후 15ℓ의 물을 넣어 총 30ℓ의 염액을 제조하였다.

황색염색은 연한적색, 적색, 청색으로 염색된 부분을 중복 염색하여 주황색과 노란기미의 적색, 청록색으로 염색시킨다. 염색방법은 <Fig. 10>과 같이 ① 자주색으로 염색된 곳의 구멍을 막은 후 ②와 같이 50℃의 황색 염료에 목판을 침염하여 2시간 염색하였다. 처음 한 시간은 10분마다 목판을 뒤집고, 한시간 이후는 20∼30분 간격으로 목판을 뒤집어 전체가 골고루 염색 되도록 한다. 염색이 끝나면 ③와 같이 마 끈을 자른 후 목판을 열어 염색 상태를 확인한다.


<Fig. 10>  
Dyeing Yellow (photo by autor, 2010)

이상과 같은 방법으로 자지당화문협힐라(紫地唐花文夾纈羅)을 제작한 결과 <Fig. 11>과 같은 염색결과가 나타나 좌우대칭으로 새긴 목판으로 침염하여 염색하는 방법으로 다색협힐 제작이 가능하며 목판의 방염선의 두께와 방염되어 나타나는 흰색의 방염선의 굵기는 동일하며, 침염에 의해 얼룩 없이 진한 색채로 염색되는 것이 확인되었다.


<Fig. 11>  
Resist Clamp Dyeing Reproduction Results (photo by autor, 2010)

2. 반비 제작
1) 상의 겉ㆍ안감 염색

앞서 선행연구에 의해 겉감에는 자근(紫根)염료가 사용되었고 안감에는 꼭두서니를 사용한 것이 과학적으로 규명되어 자근과 꼭두서니를 사용하여 <Fig. 12> 와 같은 방법으로 염색하였다.


<Fig. 12>  
Fabric Dyeing (photo by autor, 2010)

먼저 견직물에 부착되어있는 불순물들을 제거하기 위해 60℃의 물에서 30분간 침염 한 후 수세하여 사용하였다. 매염을 위해 직물 무게의 5%에 해당하는 명반을 넣어 30분간 움직여가며 선매염을 실시하였다. 이후 ① 붉은 자주색의 겉감을 염색하기 위해 알코올로 추출한 자근 염액에 염색하였으나 보라색을 띠는 자주색으로 염색되어 반비 겉감의 붉은 자주색과는 색상차가 크게 발생하였다. 이에 부득이하게 안감 염료인 꼭두서니와 중복 염색하여 붉은색을 띠는 자주색으로 겉감을 염색하였다. 안감 천은 꼭두서니를 사용하여 ②와 같이 다홍색으로 염색하였다.

2) 재단

재단은 평면 재단하여 소재를 최대한 절약하였으며 <Fig. 13>와 같이 시접을 주어 재단하였다.


<Fig. 13>  
Cutting Size of Banbi Fabric (illustrated by author, 2020)

붉은 자주색으로 염색된 겉감 천으로 앞 ㆍ 뒷길과 깃, 겉섶, 안섶을 재단하였으며, 다홍색으로 염색한 안감 천으로 앞ㆍ뒷길과 겉섶, 안섶을 재단하였다. 이후 협힐기법으로 염색한 협힐염으로 란(襴)과 고름을 재단하였으며 자세한 방법은 아래와 같다.

겉감의 길은 올의 풀림을 고려하여 모두 1.5㎝의 시접을 두어 재단하였다. 깃은 길에 달리는 부분은 1㎝, 양끝은 고대부분과 곡선부분을 고려하여 1.5㎝의 여유를 두어 재단하였다. 겉섶ㆍ안섶은 윗부분을 제외하고 1.5㎝로 하였으며, 윗부분은 깃이 달리는 부분이므로 2㎝ 이상 넉넉하게 시접을 두었다.

안감은 겉감과 같은 양의 시접을 두어 재단하였으며, 등솔중심은 겉감과 달리 바느질 되어 있어 중심선 시접을 1㎝ 두고 재단하였다.

협힐란은 도련선과 옆선부분이 말아 감침 방법에 의해 바느질 되어있어 시접을 1㎝만 두었으며, 상의와 연결되는 부분은 1.5㎝ 시접을 두었으며, 고름은 골이 되도록 하여 상하좌우 각 1㎝의 시접을 두고 재단하였다.

3) 제작

1) 상의ㆍ란(襴) 바느질

본 연구는 반비의 형태적 특징을 토대로 제작하였으며, 바느질은 직선 부분은 고운 홈질로 처리하였으며, 상의(上衣) 앞길 옆선 쪽의 창구멍은 공그르기, 협힐란의 도련 및 양 중심선은 말아 감침을 실시하였다.

또한 섶과 깃을 몸판에 달 때에는 반드시 시침질을 한 후 안쪽에서 본 바느질을 하였으며, 시접의 방향은 겉섶은 섶쪽, 안섶은 몸판쪽으로 시접 방향을 정하였다.

상의(上衣) 및 란(襴)의 제작과정은 <Fig. 15> 과 같다.


<Fig. 15>  
Upper Part & Ran Sewing (photo by autor, 2010)

① 겉감 겉ㆍ안섶박기

실측도를 참고하여 겉섶ㆍ안섶을 섶선 위치에 놓아 시침질한 후 안쪽에서 고운홈질로 바느질하였다.

② 겉감 깃 달기 및 옆선박기

길에 깃 달림선 위치를 표시한 후 깃을 완성모양으로 접어 깃 위치에 시침질 한 후 안쪽에서 고운홈질로 바느질하였다. 이후 옆선에 나있는 창구멍부분을 제외하고 고운 홈질하여 앞ㆍ 뒷길 옆선을 연결하였다.

③ 안감 제작하기

안감의 등솔을 고운홈질로 바느질 한 후, 겉섶과 안섶을 시침질 하여 길에 연결하였다. 이후 겉감과 반대편에 나있는 창구멍 부분을 제외하고 고운 홈질하여 안감의 앞ㆍ뒷길 옆선을 연결하였다.

④ 겉ㆍ안감 합폭

겉감과 안감을 각각 완성한 후 수구와 섶의 앞부분을 합폭 한 후 겉감쪽으로 시접을 꺾어 다림질한 후 완성모양으로 뒤집어 놓는다.

⑤ 창구멍 공그리기

앞길 좌측 옆선에 나있는 창구멍을 공그르기하여 고름이 통과하는 구멍을 완성한다.

⑥ ⑦ 안깃 마무리 및 완성된 상의(上衣)

안깃은 <Fig. 2>를 참고하여 깃 위에서 고운홈질로 바느질하여 상의(上衣)를 완성한다.

⑧ 란(襴)의 단처리

란(襴)의 도련단 및 옆선은 말아감침 방법으로 바느질한다.

2) 상의(上衣)ㆍ 란(襴) 연결하기

상의(上衣)의 안섶 아래 부분에는 란(襴)이 달려있지 않아, 겉섶부터 안섶부분을 제외한 도련선에 란을 연결하였으며 제작과정은 <Fig. 16>과 같다.


<Fig. 16>  
Connecting the Upper Part & Ran (photo by autor, 2010)

① 상의(上衣) 완성선 접기 및 란(襴)의 주름접기

<Fig. 2>의 시접 방향을 토대로 상의(上衣)의 도련선은 겉 ㆍ 안감의 시접이 마주보도록 완성선으로 접어 준비한다. 란(襴)은 실측도와 마름질을 참고하여 주름을 주름방향으로 접은 후 시침질하여 놓는다.

② 상의(上衣)를 란(襴) 위에 올려 시침질

상의(上衣)의 겉감을 란(襴)위에 올려 완성선대로 시침질하여 시접 방향이 위로 가도록 하였다.

③ 겉감과 란(襴)을 연결

겉감의 안쪽에서 완성선대로 고운 홈질하여 란(襴)과 연결한다.

④ 상의(上衣) 안감 공그르기

안감의 도련선은 공그르기를 하여 란(襴)과 연결한다.

3) 고름달기

고름의 제작과정은 <Fig. 17>과 같다.


<Fig. 17>  
Attaching Goreum (photo by autor, 2010)

① 고름 제작

고름은 너비를 반 접어 겹이 되게 한 후 완성선에서 고운홈질을 하였다. 이후 시접을 안쪽으로 꺾어 넘긴 후 겉감이 나오도록 뒤집어 두었다.

② 고름 달기

고름은 시접이 위쪽으로 가게하여 긴고름은 겉섶, 짧은 고름은 안섶에 달았다. 또한 <Fig. 2>를 참조하여 안섶 위에 부착된 고름의 둘레와 그 내부를 사선으로 홈질하여 고정하였다.

위와 같은 일련의 과정으로 제작된 협힐반비는 <Fig. 18>과 같다.


<Fig. 18>  
Reproduction the Hontal Banbi (photo by autor, 2010)

본 연구를 통해서 좌우대칭으로 문양이 새겨진 목판으로 다색협힐이 제작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하였으며, 도판자료와 실측도를 근거로 제작한 협힐반비는 <Fig. 1>의 유물과 외관상 현상복제에 가깝게 제작되었으며, 협힐색채에 있어서는 시간을 거슬러 원래의 색채로 표현되어 고대복식의 아름다움을 살펴 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였다는데 의의를 둘 수 있다.


Ⅳ. 결론

본 연구는 통일신라시대 흥덕왕 복식금제에 기록으로만 존재하는 반비와 협힐에 대한 전모를 파악하기 위해 8세기 동시대의 복식유물인 일본 정창원의 혼탈반비(渾脱半臂)를 연구대상으로 선정하였다. 문헌과 도판자료들을 중심으로 고찰한 후 실증적 제작을 통해 시각화하여 고대복식의 일면을 규명하고 다색협힐 제작을 통해 협힐 문양 및 색채를 복원하였다. 이를 통해 고대복식 형태 및 구조 그리고 방염 문양염 제작을 위한 기초자료를 제공하였으며, 나아가 반비의 형태로 제작된 시각적 자료에 의해 간접적으로나마 통일신라시대의 복식 및 염직문화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자 하였다.

『삼국사기』기록을 통해 반비는 왕족과 귀족계층 남ㆍ녀 모두 착용하였던 상류층 복식이었으나, 일본 정창원에 전해지는 반비류는 주로 무악장속에 사용된 복식으로 무인 및 악기연주자, 백희잡기를 하던 예능인들은 행사 시 신분에 관계없이 착용이 가능하였고, 반비에는 금직물(錦織物), 능직물(綾織物), 라직물(羅織物) 등의 고급 견직물과 협힐(夾纈), 납힐(蠟纈)등의 고급 방염문양직물이 사용되어 기능성인 측면과 함께 예술성과 심미성도 강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본 연구에서 제작된 정창원 반비의 형태는 우임(右衽)이며 길에 소매가 따로 붙어 있지 않고 길이 연장된 형태로 반비의 구성은 상의의 경우 겹으로 제작되어 있으나, 란(襴)은 홑겹으로 되어 있다.

반비의 착장법은 안섶에 달려있는 짧은 고름이 앞길의 좌측 옆선에 나있는 창구멍을 통과하여 밖으로 나오고, 겉섶에 달려 있는 긴고름은 우임방향으로 몸을 둘러 앞길 옆선에 나와 있는 짧은 고름과 옆쪽에서 여며 입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반비 상의의 겉ㆍ안감에 사용된 직물은 평조직의 견직물이었으며, 란(襴)과 고름은 라(羅)직물을 사용하고 있다.

혼탈반비(渾脱半臂)는 최근 과학적 분석을 통하여 상의의 겉감은 자근, 안감은 꼭두서니를 염재로 사용한 것이 규명되었다. 그러나, 란(襴)부분에 사용된 다색협힐의 제작기법에 대한 선행연구는 극히 적으며, 특히 복식에 사용된 협힐을 제작한 사례도 거의 없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좌우대칭으로 새긴 한 쌍의 목판으로 침염을 통해 다색협힐이 제작 가능함을 확인하였다.

본 연구를 통해 고대복식의 한 종류인 반비를 제작함으로써 전통 복식의 디자인을 확대하였으며, 지금까지 사라진 다색협힐의 제작과정을 추론할 수 있으므로 이를 응용하여 전통 직물 소재에 협힐 문양과 색채를 넣어 한국 직물 소재의 고급화를 위한 자료로 활용될 것을 기대한다.

본 연구의 제한점으로 첫째, 상의(上衣) 겉감의 경우 자근만을 사용하여 염색한 결과 보라색으로 염색되어 부득이하게 꼭두서니와 중복 염색하여 붉은 자주색으로 염색하였고, 둘째, 란(襴)의 소재로 라(羅)직물을 대신하여 평견을 사용하였는데, 추후 다양한 염료 및 라직물을 사용한 협힐 제작 연구가 지속적으로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혼탈반비(渾脱半臂)는 정창원에 소장되어 일반인의 자료조사가 허용되지 않아 문헌과 도판자료로 확인이 어려워 상세한 바느질 방법이나 솔기 방향 처리 등에 대해서는 추후 발간되는 연구자료를 통해 확인이 필요할 것이다.


Acknowledgments

본 논문은 박사학위 논문의 일부를 활용하였고, 추가로 자료를 보완한 연구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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