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Korean Society of Costu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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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urnal of the Korean Society of Costume - Vol. 72 , No. 3

[ Article ]
Journal of the Korean Society of Costume - Vol. 72, No. 3, pp. 83-103
Abbreviation: JKSC
ISSN: 1229-6880 (Print) 2287-7827 (Online)
Print publication date 30 Jun 2022
Received 09 May 2022 Revised 02 Jun 2022 Accepted 14 Jun 2022
DOI: https://doi.org/10.7233/jksc.2022.72.3.083

장 폴 고티에(Jean Paul Gaultier) 시그니처 디자인으로서의 마린룩 연구
신성미 ; 박혜원
창원대학교 대학원 시니어휴먼에콜로지 협동과정 패션전공 박사과정
창원대학교 의류학과, 대학원 시니어휴먼에콜로지 협동과정 패션전공 교수

The Marine Look as Jean Paul Gaultier’s Signature Design
Sungmi Shin ; Hyewon Park
Doctoral Course, Major in Fashion, Interdisciplinary Program in Senior Human Ecology, Changwon National University
Professor, Dept. of Clothing & Textiles, Major in Fashion, Interdisciplinary Program in Senior Human Ecology, Changwon National University
Correspondence to : Hyewon Park, e-mail: hwpark@changwon.ac.kr


Abstract

The purposes of this study are to analyze the marine look within the aesthetic characteristics of Gaultier’s fashion by examining marine-look pieces from the Jean Paul Gaultier collection and to provide information on marine-look design’s inspiration. The design characteristics of Gaultier’s marine theme were examined, focusing on the marine look exhibited between the SS 2013 and the SS 2020 fashion collections. First, the origin of Gaultier’s marine look is that the sailor shirt (marinière)-a reinterpretation of the sweater that was traditionally associated with seamen from Brittany, France-became his signature piece and is centered on the traditional French sailor look. French fashion sensibility expresses a playfulness that combines haute couture with a sense of humor. Second, the gender boundary was broken by combining male and female codes, so that the design characteristics of Gaultier’s voluptuous and decadent sailor style combined femininity with a masculine sensibility. The aesthetic characteristics of the androgynous image were expressed as “the absence and ambivalence of sex.” Third, an optical illusion focused on the physical avant-garde, employing both exposure and concealment to interact the body that was hidden by the garment by incorporating the surrealist trompe l’oeil technique into its design. This experiment showed the effects of modification and distortion on the method of dressing the body.


Keywords: Jean Paul Gaultier, marine look, marinière stripes, signature design, trompe l’oeil
키워드: 장 폴 고티에, 마린룩, 마린 스트라이프, 시그니처 디자인, 트롱프뢰유

Ⅰ. 서론

2020년 봄 장 폴 고티에(Jean Paul Gautier, 프, 1952년∼)는 마린 테마 컬렉션 <Les Marins>을 마지막으로 50년간 활동한 패션 디자이너로서의 은퇴를 선언하였다(Hyde, 2021). <Les Marins> 컬렉션은 2014년 고티에가 오트쿠튀르와 향수 컬렉션에만 집중하기로 결정한 이후 처음으로 선보인 기성복 컬렉션이자 그의 마지막 컬렉션이 되었다. 그리고 2021년 봄 컬렉션의 캠페인 비디오 역시 항해를 주제로 하여 선원, 매듭, 조개 및 수중 생물에 대한 마린(marine) 이미지들과 함께 모델 벨라 하디드(Bella Hadid)가 섹시한 인어로 등장하여 주목을 받았다(Royce, 2021). 일반적으로 마린룩은 바다를 연상하게 하는 해군, 선원들의 복장, 선원 모자, 돛, 스트라이프, 세일러 칼라 등의 이미지가 패션에 적용된 스타일을 말한다. 마린룩은 그동안 많은 디자이너들과 패션 브랜드 제품에 영감을 주고 지속적으로 활용되는 테마이다. 그중에서도 장 폴 고티에는 전통적 마린룩에 새로운 창작의 방법으로 고정관념을 넘어 다양한 패션들을 제시하였다. 이처럼 고티에의 작품에서 마린룩(marine look)은 매우 중요한 그의 시그니처 디자인(signature design)으로 알려져 있다. 시그니처 디자인은 타 브랜드와의 차별화를 목적으로 해당 브랜드의 독창성이 반영된 디자인, 심벌, 문양, 색상, 소재, 아이콘 상품을 말한다(Kapferer & Bastien, 2011). 따라서 하이엔드 브랜드 패션에서는 시그니처 디자인은 그 브랜드의 정체성과 가치를 나타내어 매우 중요하다고 하겠다.

그동안 장 폴 고티에에 관한 국내 선행연구는 고티에 패션에 나타난 조형성에 관한 연구(Chung & Choi, 2003; Choi, Chu, & Hong, 2007)와 무용의상과 영화의상, 향수 등에 표현된 고티에 디자인의 조형성에 관한 연구(Han & Geum, 2010; Kim & Geum, 2004) 등이 있었다. 그리고 고티에 디자인의 조형성이 이후 현대 패션에 미친 영향을 젠더리스, 페미니즘적 시각에서 연구(Chung, Yim, & Suh, 2018; Yim, 2018; Jang & Lee, 2018)되어 왔다. 그러나 장 폴 고티에의 컬렉션에 꾸준히 표현되어왔고 마지막 컬렉션과 캠페인 비디오에서도 제시되었던 시그니처 디자인으로서의 마린룩 연구는 다소 부족하였다.

본 연구는 프랑스 패션계의 악동(enfant terrible de la mode)으로 불리며(Maneval, 2020) 경계를 뛰어넘는 작품을 선보인 디자이너 장 폴 고티에의 컬렉션에 나타난 마린룩을 살펴보고 디자인을 분석하여 시그니처 디자인으로서 장 폴 고티에 마린룩의 미적특성을 밝히는데 그 목적이 있다.

연구 방법은 문헌고찰과 실증연구이다. 먼저 선행연구와 장 폴 고티에 공식 홈페이지(www.Jeanpaulgaultier.com), 프랑스 잡지, 인터넷 기사, 저서 등을 통해 고티에의 디자인 조형성과 고티에 디자인에 대한 문헌고찰을 수행하였고, 이를 근거로 고티에의 시그니처 디자인을 살펴본 후 컬렉션에 등장하는 마린룩 디자인을 실루엣, 색상, 소재, 디테일, 소품 등으로 내용분석 하였다. 그리고 그 결과를 통해 미적 특성을 도출하였다. 연구대상과 범위는 파리 오트쿠튀르와 프레타포르테 패션 컬렉션중 고티에의 마린룩이 처음 등장한 1984년 SS 컬렉션에서부터 2020년 독자적인 디자이너로서의 은퇴를 선언한 이후 파트너쉽으로 진행한 2021년 FW 컬렉션까지의 마린룩이다. 이 중 디자인 분석은 2000년 이전의 자료는 수집에 제한적이었고 2021년 컬렉션은 파트너 쉽에 의한 신진디자이너들과의 마린 룩 아카이브를 활용한 컬렉션이었기에 제외하고 2000년 SS 컬렉션부터 2020년 SS 컬렉션 중 마린 컬렉션이 주요 테마로 등장한 2013. 2015, 2019, 2020년 컬렉션의 마린룩 이미지 자료로 한정하였다. 마린룩 컬렉션의 이미지는 인터넷을 통해 수집하여 전신의 정면 이미지가 명확한 사진만을 선정하여 최종 96점의 작품을 분석대상으로 하였다.

이상의 연구는 마린룩 디자인 연구의 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며 디자이너 고티에의 마린룩을 통해 그의 미적 특성과 조형 의지를 이해하고 나아가 디자이너 브랜드의 시그니처 디자인에 대한 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인체에 입혀지는 3차원적 패션디자인을 평면적 이미지 사진으로 분석하였기에 한계가 있음을 밝힌다.


Ⅱ. 이론적 고찰
1. 시그니처 디자인의 개념과 가치

‘브랜드’는 무형이지만 일관성과 신뢰를 포함한 소비자들의 기대를 모아놓은 고객과의 약속이다. 때문에 강력한 브랜드는 소비자의 마음 속에 자리잡고 모든 사람이 해당 브랜드에 유사한 이미지를 떠올리게 한다. ‘브랜드 이미지’는 그 브랜드를 떠올리는 브랜드 연상과 브랜드의 인간적인 특성인 페르소나로 구성된다. 브랜드 연상은 브랜드와 직접 관련된 물리적 특성인 실제적인 제품, 서비스이고, 브랜드 강점과 가치를 결정하는 접근의 일부로 고객들이 호감을 갖는 신념이나 가치와 연관된다(Davis & Aaker, 2001). 브랜드의 연상과 관련된 브랜드 시그니처(brand signature)의 중요성을 주장한 마케팅 전문가 캐퍼러(Kapferer & Bastien, 2011)는 시그니처(signature)를 타 브랜드와 차별화된, 브랜드 독창성과 철학이 반영된 표식 가능한 디자인, 심벌, 문양, 색상, 소재, 아이콘 상품으로 보았다. 따라서 시그니처는 다른 브랜드와 차별화될 수 있는 브랜드 고유의 철학이자 아이덴티티라고 할 수 있다(Bruce & Kratz, 2007; Moore & Birtwistle, 2004). 그리고 브랜드의 특성과 가치를 형상화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요소이다(Okonkwo, 2007). 특히 시그니처는 럭셔리 패션 브랜드에서는 디자인 아이덴티티를 가장 선명하고 특징으로 나타내기에, 브랜드의 고유한 상징적 차원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브랜드의 시그니처는 브랜드와 함께 연상되어 디자인 아이덴티티의 핵심적 요소로 볼 수 있다(Han, 2018).

Aaker(1996)는 브랜드 아이덴티티(brand identity)의 4가지 측면의 중요성에 대해 언급하였다. 4가지 측면이란 제품, 브랜드의 조직 문화나 가치의 조직, 브랜드의 개성과 고객과의 관계, 그리고 시각적 이미지나 브랜드의 전통적 유산인 심벌이다. Han(2018)은 럭셔리 브랜드의 디자인 아이덴티티가 브랜드 네임, 마크, 로고, 컬러, 시그니처 라인, 비전 등을 포함하는 브랜드의 특징과 디자이너의 디자인 특성을 나타내는 이미지를 담은 상품으로 볼 수가 있다고 하였다. 럭셔리 브랜드의 시그니처 마케팅은 브랜드 고유의 디자인이나 패턴, 컬러 등으로 브랜드의 인지도를 향상 시키고, 브랜드 연상에 영향을 미치어 브랜드 자산 형성에 영향을 준다. 따라서 이를 통하여 브랜드의 차별화된 브랜드 고유 컬러, 패턴, 시그니처 아이템으로 고객의 인지도를 상승시키고 브랜드 연상에 도움을 준다(Hwang, 2013).

럭셔리 패션 브랜드의 고유의 시그니처 디자인 대표사례에 대한 국내 선행연구 (Hwang, 2013; Han, 2018; Park, 2018)에 따르면 제시된 사례는 다음과 같다. 먼저 에르메스(Hermès)는 1837년에 마구 상(商)으로 시작하여 마구 용품을 제작하였고, 현재는 이미지가 고정되어 대부분의 제품에 말의 요소를 담아 표현하고 있다<Fig. 1>. 트레이드 마크인 말의 마차문양과 대표 컬러인 오렌지 컬러, 수공예로 제작되는 켈리백과 버킨백 등을 고유의 시그니처 디자인으로 볼 수 있다. 한편 샤넬의 시그니처 디자인은 퀼팅 백과 트위드 재킷 <Fig. 2>, 버버리는 트렌치코트와 체크<Fig. 3>, 이브 생 로랑(Yves Saint Laurent)은 YSL 로고 <Fig. 4>, 루이 비통(Louis Vuitton)은 1896년에 로고를 문양으로 사용하여 만들어진 모노그램 캔버스(Monogram Canvas)의 고유 패턴 등이 시그니처 디자인에 해당한다.


<Fig. 1> 
Hermès Scarf (Hermes Instagram, 2020)


<Fig. 2> 
Chanel Suit (Chanel Instagram, 2021)


<Fig. 3> 
Check, Trenchcoat (Burberry Instagram, 2022)


<Fig. 4> 
Yves Saint Laurent Logo (YSL Instagram, 2021)

따라서 브랜드를 대표하는 시그니처 디자인은 패션 브랜드의 고유한 상징이며 브랜드의 아이덴티티와 직결되는 핵심적 요소로 그 가치는 매우 높다. 패션 브랜드의 시그니처 디자인은 차별화된 가치와 상징으로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결국 시그니처 디자인은 브랜드의 시각적 산물이자 전통이며 헤리티지의 의미를 담고 있다 하겠다.

2. 장 폴 고티에 디자인의 조형성

장 폴 고티에는 1978년 자신의 이름으로 첫 컬렉션을 발표하였다. 패션 저널리스트 아네스 구야바에르(Agnès Goyvaerts, 프, 1947∼)는 장 폴 고티에를 엉뚱하고 예측할 수 없는 성격을 가진 디자이너로 설명하였다(Saillard, 2007). 고티에는 패션 의상의 구조를 새로운 각도로 재구성하는 구성주의적 관점의 작업을 수행한(Baik & Bae, 2010) 프랑스 패션계의 악동(enfant térrible de la mode)이자 제3세대의 디자이너이며 가장 전위적인 디자이너로 불린다. 그의 컬렉션에서는 평범함을 거부하고 양립되는 것을 혼합하며 섹시한 여성성과 남성성, 부르조아 전통과 하위문화, 향락주의와 종교 등 서로 모순되고 상반되는 것을 혼합하여 성, 문화, 장르의 상식의 경계를 허물었다(Han & Geum, 2010). 이러한 평범함을 거부하고 양립되는 것을 혼합한 작품들은 유희적 조형미와 전위성을 표현하는데 적합하게 사용되었다.

장 폴 고티에의 작품에 사용되는 유희적 표현 방법인 트롱프뢰유(trompe-l'oeil)는 모순, 부조화를 통해 쾌감, 놀라움, 우월감을 느끼게 하는 유희적 특성, 착장 방식의 변형 및 왜곡<Fig. 6>, 옷의 겉과 안을 뒤바꾼 착시의 효과로 기존의 전통과규범을 거부함으로 충격을 더해 주는 해체적 특성 <Fig. 5, 7>, 발상의 전환을 통해 획일화된 복식에서 탈피하여 독창적인 디자인 감각을 표현하는 장식성으로 미적 특성이 분석된다(Jang & Lee, 2018).


<Fig. 5> 
Jean Paul Gaultier 2020 S/S (Bowles, 2020-b)


<Fig. 6> 
Jean Paul Gaultier 2020 S/S (Bowles, 2020-c)


<Fig. 7> 
Jean Paul Gaultier 2020 S/S (Bowles, 2020-d)

장 폴 고티에의 작품은 상식 파괴의 대명사, 평범함을 거부하고 양립할 수 없는 것을 혼합하는 포스트 모더니즘적 특징이 그대로 표출된다. 포스트 모더니즘의 특징인 이질성의 혼합, 성적 욕망표출, 페미니즘, 패러디와 반 형식 등이 유머러스하고 대담하게 나타났다(Gwon, 2012). 그리고 장폴 고티에는 전통적인 여성 복식인 코르셋을 코드로 삼아 전복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는 수단으로 사용되었다. 이는 지배자로서의 여성과 공격적인 여성의 이미지를 표현하는 페미니즘적 수단으로 해석 하기도 한다(Yim, 2018).

한편 장 폴 고티에의 작품은 ‘성의 부재(genderless)와 양면성(androgynous)’을 바탕으로 ‘성의 혼재’의 양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남성성을 바탕으로 여성성의 특질을 장식하는 남성성과 여성성의 이미지가 모두 공존하는 양성적 이미지의 새로운 성 ‘제3의 성’을 구현하고 있다(Mo & Geum, 2004). 현대에는 성의 인식 변화에 따른 패션의 변화로 고티에의 디자인에는 남성들에게 금기시되어 온 여성 아이템인 스커트를 과감하게 착용함으로써 전통적인 남성성으로부터 일탈하고 있다(Chung et al., 2018).

이처럼 선행연구에서 살펴본 장 폴 고티에의 디자인 조형성은 해체주의와 전통적인 구성을 탈피한 아방가르드 그리고 유희성과 금기시된 포스트 모던주의에 입각한 성적 카테고리를 유연하게 넘나드는 관능미의 특성을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를 위해 디자인의 상식에서 벗어난 기발한 아이디어로 속옷의 겉옷화, 남성의 스커트 착용 등 독창적이고 경계를 뛰어넘는 작품을 선보였고, 아이템의 전복과 구성의 해체, 재결합 등을 적극적으로 시도하였음을 알 수 있다.

3. 장 폴 고티에의 시그니처 디자인

장 폴 고티에는 오랜 기간에 걸쳐 자신의 개인 쿠튀르 고객에서부터 일반 대중에 이르기까지 그의 디자인을 알아볼 수 있는 고유한 시그니처 아이템을 만들었다(Le Point, 2020). 장 폴 고티에는 오랜 기간에 걸쳐 그의 고유한 시그니처 아이템을 만들었고 타 브랜드와 차별화되는 독창성이 반영된 시그니처 디자인을 보유하고 있다. 고티에의 시그니처 디자인에 대해서 장 폴 고티에 공식 홈페이지(www.jeanpaulgaultier.com), 프랑스 잡지 『Elle』, 『Le Point』, 『20minutes』, 『i-D』의 기사를 중심으로 살펴보았다. 장 폴 고티에 공식 홈페이지에서는 그의 시그니처 디자인으로 마린 스트라이프(marinière stripes), 남성 스커트(skirts), 원뿔형 코르셋(corsets), 파리지엥(parisian), 권투 선수(the boxer)를 언급하였고, Elle』(2012)지에서는 마린 스트라이프, 코르셋, 트롱프뢰유, 파리지엥을, Le Point』(2020)지에서는 마린 스트라이프, 원뿔형 코르셋, 남성 스커트, 멀티 에스닉 패션 (multiethnic fashion), 팝 컬쳐(pop culture)을, 『20 minutes』(2015)지에서는 마린 스트라이프와 선원 모자, 원뿔형 코르셋, 데님, 트롱프뢰유, 성별의 혼란을(Delaunoy, 2015), 『i-D』(2021)에서는 원뿔형 코르셋, 컷-아웃 드레스(cut-out dress), 하운즈투스 바디수트(houndstooth bodysuit), 시크 레비스(chic rabbis), 메쉬 타투 탑(mesh tattoo top), 캣수트(catsuit), 트롱프뢰유, 남성 스커트를 각각 시그니처 디자인으로 설명하였다(Duffy, 2021). 이들이 공통적으로 언급되고 있는 장 폴 고티에의 시그니처 디자인은 ‘마린 스트라이프’, ‘원뿔형 코르셋’, ‘남성 스커트’ ‘트롱프뢰유’ 로 볼 수 있다.

1) 마린 스트라이프

장 폴 고티에의 시그니처 디자인의 대표는 마르니에르(marinière), 즉 마린 스트라이프이다. 그가 자주 사용한 스트라이프의 시작은 어린 시절 어머니께서 고티에에게 마린 스트라이프를 자주 입혔던 것에서 시작되었다. 그는 할머니로부터 시작하여 디자이너 코코 샤넬(Coco Chanel), 뽀빠이(Popeye), 장 지네(Jean Genet), 레이너 베르너 패스빈더(Rainer Werner Fassbinder)와 같은 인물들로부터 마린룩의 영감을 받았다. 프랑스 작가 장지네(Jean Genet)의 소설 『Querelle de Brest』를 각색한 1982년 레이너 베르너 패스빈더(Rainer Werner Fassbinder)의 아트하우스 영화 <Querelle>에서는 그의 상징인 화이트와 블루 스트라이프의 마린 스타일을 장 폴 고티에의 관능적 영화 의상으로 구현하였다<Fig. 12>(Weinstock, 2011). 한편 고티에의 마린 스트라이프의 영감의 근원은 프랑스 디자이너 코코 샤넬이다. 샤넬은 제1차 세계대전 당시 선원들의 군복에 영감을 받아 전쟁 후 실용적이고 착용이 편리한 저지 원단을 사용한 마린룩 스타일의 제품군을 출시하였다(Adam, Vicki, & Justine, 2016). 샤넬은 1913년 마린 스트라이프 상의를 대중적인 패션으로 도입하여 해변 휴가를 위한 저지 소재의 스타일리시하고 편안한 드레스를 만들어 선상에서 입을 수 있는 여성용 아이템으로 발전시켰다<Fig. 8>(Tramuta, 2016).


<Fig. 8> 
Coco Chanel 1928 (Tramuta, 2016)

장 폴 고티에의 시그니처 디자인으로서 마린 의상은 남성복이었다. 1984년 첫 번째 남성용 프레타 포르테 컬렉션 ‘토이 보이’(boy toy)에서 마린 스트라이프 스웨터를 선보였다. 선원 유니폼의 스트라이프 상의 뒷면을 잘라내고 목 뒤와 밴드만 남기는 독특한 디자인이었다<Fig. 9>. 그리고 2000년 오트쿠튀르 ‘Les Indes Galantes’ 컬렉션의 타조 깃털이 있는 스트라이프 드레스를 포함하여 장 폴 고티에는 마린 스트라이프의 쿠튀르 작품을 선보이기 시작하였다<Fig. 10>. 고티에의 홈페이지(www.Jeanpaulgaultier.com)에서도 마린 스트라이프는 고티에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가장 시그니처 디자인으로 소개하였고, 그는 선원 유니폼을 바탕으로 수년에 걸쳐 마린 스트라프를 여러 방식으로 해석하였다. 마린 스트라이프의 소재는 항해의 영감을 바탕으로 한 전통적인 면 소재에서 시작하여 레이스, 깃털로 장식된 스트라이프, 크리스탈 등으로 마린 스트라이프의 소재등 전통적 소재의 영역을 넓혔다.


<Fig. 9> 
Boy Toy, Jean Paul Gaultier 1984 (Jeanpaulgaultier, n.d.-a)


<Fig. 10> 
Jean Paul Gaultier 2007 (Jeanpaulgaultier, n.d.-b)

또한 장 폴 고티에의 마린룩은 2009년 파리 국립 해양 박물관(National Marine Museum) 의 전시 <les marins font la mode' (sailors make fashion)>에서 프랑스 디자이너들의 마린룩 창작품과 함께 전시되었다. 해양 박물관과 해군 지휘 아카데미에 소장된 작품들의 이 전시회는 마린룩 패션에서 영감을 얻은 디자이너 작품으로 장 폴 고티에, 샤넬, 디올, 입생로랑의 오트쿠튀르 의상에 초점을 맞추어 전시되었다. 이 전시회에서 장 폴 고티에의 시그니처인 마린 스트라이프 탑과 이브닝 가운에 이르기까지 해양복 패션과 선원으로 부터의 영감을 바탕으로 한 작품으로 마린룩의 정수를 보여주었다(Hardach, 2009). 이는 프랑스 전통적인 마린 스트라이프가 현대 패션영역에서 새롭게 탄생되는 아카이브로서의 사례라 볼 수 있다.

메트로폴리탄 박물관 코스튬 인스티튜트(Metropolitan Museum of Art, Costume Institute) 큐레이터인 Martin(1997)은 장 폴 고티에가 오랫동안 마린룩에 자극을 받아왔지만, 그의 마린룩은 해군 혹은 선원에 대한 퇴폐적인 스타일을 보여주었다고 지적한 바 있다. 기본적으로 군복은 예절과 엄격한 규율을 준수한다는 상징적 의미가 의복에 내재되어 있기에 해군복인 마린룩 역시 엄격한 전통적 이미지였지만, 고티에의 마린룩은 이러한 고정관념을 부정하고 경계를 초월한 디자인으로 해군 혹은 선원의 이미지와 관능적인 이미지를 결합하여 새로운 성적 이미지를 발표한 것이다.

이러한 성적 이미지의 투영은 향수 라인에서도 나타난다. 장 폴 고티에의 첫 남성 향수인 르 말레(le male)(1995)의 향수병 디자인은 선원의 몸통 형상이다. 이 향기는 오늘까지 지속되어 게이 선원의 이미지를 표현하여 게이 남성 향수로 묘사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Adam et al., 2016). 마린 스트라이프 탑의 모양과 딥 블루(deep blue) 컬러를 사용하여 르 말레 향수를 사용하는 이들은 바다에 몸을 던지고 싶은 관능적인 이미지를 내포하고 있다(Gwon, 2012). 2013년 고티에는 르 보말 (Le Beau Male) 향수를 출시했고 이 병의 디자인은 성에가 낀 유리에 스트라이프로 남성의 몸통을 튜닝하여 디자인하였다. 그리고 고티에 향수의 캠페인에서는 피부의 문신, 심장, 드레곤의 이미지를 담아 마린 테마를 관능적인 이미지로 표현하였다(Adam et al., 2016)<Fig. 11>. <Fig. 13>는 1990년 <Ah Nous Deux La Mode> 패션 잡지의 커버로 촬영된 고티에 자신의 모습으로, 마린 스트라이프를 입은 고티에가 데이지 꽃을 안은 채 장난기 넘치는 미소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 모습은 남성성과 젊음, 유머러스를 내포한 게이적인 이미지임을 시사하고 있다(Adam et al., 2016).


<Fig. 11> 
Le Male Parfume (Jeanpaulgaultier Instagram, 2020)


<Fig. 12> 
Querelle. 1982 (IMDb, n.d.)


<Fig. 13> 
Ah Nous Deux La Mode (Jeanpaulgaultie-r Instagram, 2021)

이상과 같이 고티에의 시그니처 디자인인 마린 스트라이프는 고티에가 제시하는 패션 컬렉션과 향수 라인 등에서 대표적인 상징으로 사용되어왔다. 전통적인 프랑스 브리타뉴 지역의 선원들의 스웨터를 재해석하고 샤넬의 실용적 마린룩의 영향을 받아 고티에는 컬렉션마다 마린룩을 시도하여 마린 스트라이프는 지속적인 영감의 원천이 되었다. 이러한 전통적 마린 스트라이프 뿐 아니라, 선원에 대한 전통적 이미지에 관능적이고 도발적인 동성애적 이미지를 투영하여 상품화시켰음을 알 수 있다.

2) 원뿔형 코르셋

장 폴 고티에의 두 번째 시그니처 디자인은 원뿔형 브라가 달린 코르셋이다. 고티에는 마돈나의 성적 매력을 강조한 무대 의상으로 금속 코르셋, 코르셋 수트, 원추형 브라 등의 섹시한 스타일을 보여주었다. 1990년 마돈나의 월드 투어 <Blond Ambition>를 위하여 장 폴 고티에가 제작한 원뿔형 모양으로 가슴을 강조한 콘 브래지어 코르셋 상의는 전 세계적으로 화제를 불러일으켰다<Fig. 14>. 이후 고티에의 코르셋은 속옷의 겉옷화 현상의 대표적인 디자인으로써 마돈나, 레이디 가가와 같은 카리스마 있는 섹시한 여성 가수의 무대 의상이 되었다<Fig. 15>.


<Fig. 14> 
Madonna, Blond Ambition 1990 (Lawson, 2013)


<Fig. 15> 
Madonna Cone Bra 1990 (Julien, 2020-a)

원뿔형 코르셋은 어릴 적 그의 할머니가 뷔스티에를 입는 것을 고티에가 도와주었던 기억과 파리의 카페 폴리 베르제르(Folies Bergere)의 여성 댄서들의 뷔스티에를 통해 코르셋을 강한 여성의 상징으로 인식하였다(Park, 2016). 또한 그의 코르셋은 속옷을 겉옷으로 입는 발상의 전환을 시도하였으며 동시에 나약함에서의 해방을 의미하는 강한 여성의 공격적 이미지를 상징하게 되었다. 속옷이 쿠튀르의 작품이 되었고 코르셋은 그의 상징적인 의상이 되어 도발적인 정신의 시그니처 아이템으로 발전하였다(Le Point, 2020). 장 폴 고티에 컬렉션에서는 코르셋을 활용하여 지배자로서의 여성과 공격적인 여성의 이미지를 표현하고 있다. 전통적인 여성복식인 코르셋을 여성성의 표현으로 보는 관점에서, 여성에게 요청하는 역할에 도전하는 잠재적인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Yim, 2018). 원뿔형 코르셋은 속옷의 겉옷화로 격식을 타파 할 뿐 아니라 섹슈얼한 이미지도 동시에 보여주었다. 고티에는 바디를 은폐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노출함으로써 노출의 도구로 코르셋을 적극 활용하였다(Chung & Choi, 2003).

결국 원뿔형 코르셋은 고티에의 시그니처 디자인으로 정착되었고, 과거의 속옷이 쿠튀르의 현재의 작품이 되어 컬렉션마다 새로운 테마와 결합하는 실험적 요소의 상징이 되었다<Fig. 16>. 원뿔형 코르셋은 속옷의 겉옷화 패션으로 강한 여성의 이미지를 상징하는 소위 ‘지배자로서의 여성의 이미지’를 표현하는 페미니즘적 수단이 되었다고 보인다.


<Fig. 16> 
Barbès Collection 1984 (Jeanpaulgaultier, n.d.-c)

3) 남성 스커트

1987년 장 폴 고티에는 남성 스커트를 등장시켜 패션에서의 젠더 구분에 도전하였다. 고티에는 남성도 여성처럼 매혹적이고 섹시하고 유혹적으로 되어야 한다고 주장 하였다(Chung et al., 2018). 장 폴 고티에에 의해 하이패션으로 제안된 남성 스커트는 매우 충격적이고 이례적인 일이었다. 스커트를 착용한 남성은 금기된 의복코드에 대한 파괴로 양성적 코드를 암시하는 효과를 가져왔고 패션의 관념을 파괴하는 것이었다. 남성들의 스커트 착용은 남녀에게 허용될 수 있는 의복의 종류와 범위의 장벽을 없애려는 시도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Song & Chae, 2001). 고티에의 남성 스커트는 성의 경계를 허무는 표현주의적인 권위로부터의 해방, 유연성, 비고정성, 비형식성, 다양성을 나타낸다. 이 양성적인 경향의 패션은 1차 세계대전 이후 더욱 뚜렷히 나타났으며 1960년대 말에서 1970년대 중반까지 유니섹스 스타일로 발전하였다(Chung & Choi, 2003). 남성복에서의 양성적 이미지는 성 구분의 무의미함과 자아내면의 욕망을 대담하게 표출한다고 여겨진다. 양성적 패션은 이분법적 성 개념을 파괴하고 무성 또는 다중적 성정체성을 표현하면서 성을 초월한 산물이 된 것이다(Song & Chae, 2001).

이처럼 장 폴 고티에의 남성 스커트는 그의 시그니처 디자인으로 상징되고 있다. 고티에는 남성들에게 금기시되어 온 스커트와 같은 여성 복식 아이템을 남성 스커트로 등장시켰고, 성의 경계를 허무는 양성적 패션 아이템이 되었음을 알 수 있다<Fig. 17>. 고티에는 마린 스트라이프와 플리츠 블랙 스커트, 데님조끼와 펑키쉬한 타탄 퀼트 스커트를 착장하여 공식적인 자리에서 즐겨입고 나타나 그의 시그니처 아이템임을 명확히 한 바 있다<Fig. 18-19>.


<Fig. 17> 
Marine Skirt (Jeanpaulgaulti-er, n.d.-d)


<Fig. 18> 
Pleated Black Skirt (Delaunoy, 2015)


<Fig. 19> 
Tartan Kilt (Julien, 2020-b)

4) 트롱프뢰유 프린트와 타투

트롱프뢰유(trompe-l’oeil)는 1930년대 초현실주의 예술양식의 표현 기법 중 하나로 착시나 눈속임 기법으로 현대 패션에 독창적인 영감을 제공하였다. 이 기법은 초현실주의 패션의 표현 특성으로 1927년 스키아팔레리의 트롱프뢰유 리본 스웨터를 시작으로 최근의 마르지엘라의 패션에 이르기까지 많은 패션 브랜드에서 트롱프뢰유 기법을 디자인에 활용하여 ‘유머로서의 패션’을 제시하고 있다. 장 폴 고티에의 트롱프뢰유는 프린트와 타투의 형식으로 사용되어 의복 속에 숨겨진 신체를 의복 위에 표현함으로써 노출과 은폐의 역설적 관계를 보여주는(Jang & Lee, 2018) 시그니처 디자인이다<Fig. 25>.

장 폴 고티에는 트롱프뢰유의 대표적인 작품은 1996년 SS <Pin Up Boys> 컬렉션에서 잘 난다 <Fig. 20>. 컬렉션의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핀업 보이는 핀 업 걸(pin up girl: 제2차 세계대전 전후로 글래머 모델, 여배우 등 성적 자극을 주는 대량 생산된 사진)을 패러디하고 발상을 전환한 것이다. 피부에 아무것도 착장하지 않은 듯 보이게 하는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남성의 근육을 관능적으로 표현한 상반신을 연출하였다. 인체의 근육을 표현하여 마린 스트라이프를 프린트한 트롱프뢰유 프린트 디자인이라 볼 수 있다. 이는 앞서 살펴본 선원, 해군의 세일러들을 성적 대상으로써의 발상을 전환시킨 작품이라고 하겠다(Adam et al., 2016). 또한 장 폴 고티에는 무용의상에서도 피부에 아무것도 착장하지 않은 듯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트롱프뢰유 프린트 혹은 타투 기법을 시도하였다. 피부색에 다양한 모티브를 새겨 넣거나 덧대어 문신과 흉터를 표현하여 여성 무용수의 관능적인 효과를 증폭시켰다. 이는 실제와 허상의 경계를 뒤엎으며 허상이 우위를 전복하는 신화적 구성을 통해 초현실성을 시도 하였다(Han & Geum, 2010). 장 폴 고티에는 1994년 SS 타투 컬렉션에서도 어부의 상징인 인어, 닻, 배와 같은 모티프의 문신 프린트를 사용하여 트롱프뢰유 바디 스타킹 탑을 연출하였다. 투명한 피부색 천으로 만들어져 착용자가 문신을 한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켰으며, 그들의 문신으로 선원들이 정박하는 항구에서의 정부나 연인, 나쁜 소년의 이미지를 표현하였다(Adam et al., 2016)<Fig. 22>. 독특한 작품으로 모델의 몸앞에 세일러 스트라이프 스웨터를 앞치마처럼 매달아 착장한 트롱프뢰유 아이디어도 나타났다<Fig. 21>. 이처럼 장 폴 고티에는 프레타포르테, 오트쿠튀르, 예술적 협업을 통해 트롱프뢰유 아이디어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착장 방식의 변형과 왜곡, 의복 속에 숨겨진 신체를 의복 위에 표현하는 프린트와 타투의 트롱프뢰유 표현 역시 그의 중요한 시그니처 디자인이 되었다.


<Fig. 20> 
Pin Up Boys 1996 (Artcurial, 2012)


<Fig. 21> 
Trompe-L’oeil Dress, 2003 (Borrelli-Persson, 2021-a)


<Fig. 22> 
Mesh Tattoo 1994 (Vogue, n.d.-c)

이상과 같이 장 폴 고티에의 브랜드를 대표하는 시그니처 디자인은 디자인 작품이나 스타일로 제시되는 시각적 산물이며 동시에 일종의 브랜드를 구축해온 아카이브로서 상징적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장 폴 고티에는 디자이너 초기부터 시작하여 오랜 기간에 걸쳐 그를 대표 할 수 있는 고유한 시그니처 디자인으로 ‘마린 스트라이프’, ‘원뿔형 코르셋’, ‘남성 스커트’ ‘트롱프뢰유 프린트와 타투’ 등이 자리 잡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이상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Fig. 23>.


<Fig. 23> 
Jean Paul Gaultier Signature Design


Ⅲ. 장 폴 고티에의 마린룩 컬렉션 분석

장 폴 고티에의 마린룩은 1984년을 시작으로 나타나며 독자적인 디자이너로서의 은퇴를 선언한 이후 파트너쉽으로 진행한 2021년 FW 컬렉션까지 등장한다. 1984년 SS 컬렉션에서 마린 스트라이프 탑 ‘토이 보이’(boy toy)를 처음으로 제안하였고 컬렉션내에서 소수의 작품으로 마린룩이 나타났다. 이후 1997년 SS에는 마린룩을 테마로 전개하여 이례적으로 8개의 작품을 제안한 바 있고 1930년 영화속 이미지의 편안한 파자마룩(pajama look)의 마린룩을 보여주었다<Fig. 24-25>. 트롱프뢰유 아이디어로 실물로 착각할 정도의 정밀하고 생생하게 표현하는 기법으로 고티에 특유의 매력과 유머를 표현하였다. 트롱프뢰유 수트를 선보였고 마린 스트라이프가 주요한 디자인으로 나타났다(Borrelli-Persson, 2019).


<Fig. 24> 
Jean Paul Gaultier 1997 SS (Vogue, n.d.-a)


<Fig. 25> 
Jean Paul Gaultier 1997 SS (Vogue, n.d.-b)

고티에의 2000년대 초반의 마린룩은 시그니처인 마린 스트라이프를 쿠튀르 감성의 고급스런 마린룩과 세일러 스트라이프의 소재를 업그레이드하여 제안하였다<Fig 26>. 이후 마린룩을 펑크룩(2013)과 전통의 재해석 브리타뉴 민속의상(2015), 스포티즘(2019), 프렌치룩(2020)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테마와 결합하여 시도하였다. 그의 은퇴 2020년 SS 컬렉션에서는 고티에의 시그니처를 보여주는 마지막 컬렉션으로 프렌치 세일러룩의 진수를 보여주었다. 컬렉션 분석은 마린룩이 테마로 나타난 2013년. 2015년, 2019년, 2020년 컬렉션을 중심으로 디자인을 살펴보고자 한다. 컬렉션 분석의 방법은 컬렉션별 디자인 요소 분석(실루엣, 색상, 소재, 디테일, 소품)을 시행하여 디자인 특성을 분석하였다.


<Fig. 26> 
Jean Paul Gaultier 2000 SS (Borrelli-Persson, 2021-b)

1. 2013년 컬렉션

2013년 컬렉션은 ‘80년대 팝 스타에 대한 경의’를 주제로 고티에는 팝 스타에게 제안 할수 있는 옷을 디자인하였다. 고티에의 아카이브를 연상케하는 레이스, 그물, 마린 스트라이프 등으로 상징적인 마돈나의 모습을 표현하고자 하였다(Elle, 2012).

디자인 요소의 분석은 펑크 마린룩 테마로 과거 복식을 현대적 이미지로 재창조하였다. 신체의 곡선을 부각하는 니트 드레스의 슬림 실루엣과 여성의 인체를 부각시키는 바디컨셔스 스타일 실루엣이 특징적이다. 소재는 관능성을 강조한 시스루와 망사가 대표적이며, 신체의 부위를 직접 노출시키거나 숨겨지던 신체부위를 관능적인 섹시함으로 표현하였다. 파격적인 소재와 재질감을 결합시켜 관능적인 소재를 사용하고, 소매 부분과 드레스 밑단의 깃털 장식의 프린지 소재의 스트라이프를 매칭하였다. 스카시 조직의 스웨터와 신체의 곡선이 강조되는 드레스와 스커트 아이템이 보여졌다. 색상은 블랙과 크림 아이보리의 마린 스트라이프가 주조를 이루었다. 소품은 펑크 스타일의 레이어링 쥬얼리와 머리 장식, 로고 벨트, 블랙 망사 스타킹 등이 특징적이다.

2. 2015년 컬렉션

2015년 컬렉션은 ‘파리의 브리타뉴(Brittany) 페스티벌’을 주제로 프랑스 최대의 군사 항구에서 영감을 받은 북서부의 브리타뉴 지방의 문화와 민속의상에 영감을 받은 컬렉션을 발표하였다. 브리타뉴 민족 의상인 종탑 모양의 모자 큄퍼(Quimper)를 쓰고, 브리타뉴 상징 패턴의 라운드형 크레페(crepe) 스커트를 인용하였다(WWD. 2015). 고티에는 과거의 복식을 그대로 재현한 것이 아니라 과거 흔적을 바탕으로 현대적 이미지로 재창조한 전통 의상으로 표현하였다. 브리타뉴 전통 의상의 유산을 접목시켜 전통의 재해석, 사물의 차용, 과도함을 표현하여 고급스런 하이패션의 감성과 퍼포먼스적인 마린룩 컬렉션을 완성하였다.

디자인 요소의 분석은 브리타뉴 페스티벌 마린룩과 밀리터리 유니폼 마린룩 테마로, 대표 실루엣은 상의 탑과 원형 하의의 조합인 전위적 실루엣, 벨 실루엣으로 볼 수 있다. 색상은 다크 네이비와 블랙을 사용하고, 스트라이프 소재는 사틴소재와 코튼 져지, 폴리 레깅스, 벨벳을 사용하였고 코트안감에 매치하였다. 브리타뉴의 아이리쉬 레이스와 플리츠 크레페 모양의 스커트가 돋보였고, 밀리터리 유니폼 마린룩 테마의 아이템은 양성적인 밀리터리 유니폼 요소를 차용하여 세일러 코트, 선언 유니폼, 세일러 팬츠를 선보였다. 소품은 선원모자와 마도로스(Matroos) 스트라이프 캡, 스트라이프 레깅스, 앵커 레이어링 목걸이를 사용하였다.

3. 2019년 컬렉션

2019년 컬렉션은 ‘아이코닉 고티에 마르니에르(Gaultier marinière) 스트라이프’의 마린룩 테마이다. 시스루 소재의 통풍이 잘되는 블라우스와 샤크(shark) 숄더가 장식된 해상 블레이져(nautical blazer), 직립적이고 날렵한 구조의 상의, 아이보리 스펜서 하의, 태양(soleil)의 플리츠가 잡힌 블라우스를 선보였다. 또한 스트라이프 뷔스티에, 트롱프뢰유 기법 등으로 그의 시그니처 마린 스트라이프가 라인업 되었다(Verner, 2019).

디자인 요소의 분석은 시그니처 세일러 스트라이프를 접목한 스포티즘 마린룩 테마와 쿠튀르적 트롱프뢰유 마린 테마이다. 샤크 숄더의 블레이져 Y 라인이 대표적인 실루엣이다. 재킷과 에슬래틱 팬츠, 힐 등의 서로 다른 아이템들의 이질적인 요소들이 만나 전위적인 감성의 부조화와 어깨를 강조한 전위적인 실루엣이 보여진다. 소재는 부채 스트라이프 탑, 타프타 소재의 뷔스티에 스트라이프 탑에 플리세(Plisse) 주름 가공과 시스루 소재를 사용하였다. 폴리 사이드 스트라이프 어슬레틱 팬츠의 스포티즘의 아이템이 보여지고, 문양은 시그니처 마린 스트라이프를 사용하고, 쿠튀르적 마린 테마의 스트라이프는 굵고 왜곡된 스트라이프를 사용하여 트롱프뢰유적 기법을 표현하였다. 고급스런 하이패션의 감성을 유희적으로 재해석하여 쿠튀르적인 마린룩을 완성하였다.

4. 2020년 컬렉션

이 컬렉션은 장 폴 고티에의 은퇴를 선언한 컬렉션이다. 1976년 첫 쇼를 시작한 이후 67세의 나이로 2020년 파리 샤틀레 극장에서의 오트퀴튀르 패션쇼가 마지막이 될 것이라고 선언하였다. 각 테마에서 그의 시그니처룩을 보여주었고, 프렌치 세일러룩의 진수를 보여주었다. 그의 마지막 오트퀴튀르 패션쇼에서 고티에는 다양성, 성별, 민족성과 지속가능성의 주제들을 포함한 런웨이를 선보였다. 또한 고티에 아카이브에서 업사이클링된 새로운 창조물을 오트퀴튀르 퍼레이드로 보여주었다(Salessy, 2020).

디자인 요소의 분석은 프렌치 세일러 테마로 고급스런 하이패션의 감성을 유희적으로 재해석하여 프렌치적 세일러룩과 프렌치 퍼레이드를 주제로 하였다. 또한 양성적 마린룩으로 성의 부재와 양면성의 ‘성의 혼재’의 양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관능적인 마린 테마를 선보였다. 대표 실루엣은 플리세 주름가공 부채모양 스트라이프 탑과 플레어 화이트 세일러 팬츠의 Y라인 실루엣으로 볼 수 있다. 프렌치 퍼레이드를 상징하는 레드와 블루의 프렌치 상징의 색상 조합과 프렌치 퍼레이드의 캉캉 디테일이 소매와 탑에 사용되었다. 소재는 오간자, 폴리, 져지등의 마린 스트라이프, 오간자 주름가공, 코튼 져지 소재등이다. 문양은 시그니처 마린 스트라이프를 바탕으로 하고, 레드와 블루의 프렌치 스트라이프를 다양한 간격으로 제안하였다. 소품은 성의 혼재를 구현하는 남성의 힐 착장과 남성성과 여성성을 공존시킨 코디네이션 방식으로 다양한 선원모자와 스트라이프 레깅스를 코디하였다.

장 폴 고티에의 컬렉션에 나타난 마린룩의 디자인 요소의 분석결과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마린룩은 1984년을 시작으로 프렌치적 감성을 바탕으로 한 밀리터리, 젠더리스, 스포츠룩, 펑크룩, 민속 의상을 캐쥬얼 웨어에서 쿠튀르적 하이패션에 이르기까지 마린룩 테마로 시도하였다. 실루엣은 상의를 과장한 Y 라인과 서로 다른 아이템의 실루엣 조합인 아방가르드한 실루엣을 볼 수 있다. 문양은 시그니처 마린 스트라이프를 사용하였고 스트라이프 문양의 크기와 폭을 달리하고 스트라이프 패턴에 다양한 소재와 조직을 시도하였다. 스웨터 스카시 조직, 플리세 주름 가공, 사틴, 코튼 져지, 폴리 레깅스, 벨벳등에 스트라이프를 적용하였다. 색상은 상의는 화이트, 하의는 블랙이나 네이비의 대립구조를 이루고 있다. 코디네이션은 ‘성의 혼재’의 양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으며 코디네이션 아이템은 선원 모자, 마도로스 스트라이프 캡과 스트라이프 레깅스를 착용하였음을 알 수 있다. 이상의 장 폴 고티에 마린 컬렉션 디자인 분석 결과는 앞의 Table 1과 같다.

<Table 1> 
Jean Paul Gaultier Collection Analysis
Year Collection Theme Silhoute Fabric/Textile Color Detail Accessory
<Fig. 27>
Jean paul gaultier 2013 S/S
(Livingly, n.d.)
Sensuality funk marine look
<Fig. 28>
Jean paul gaultier 2015 F/W
(Phelps, 2015)
Brittany festival marine look
Brittany festival marine look
Brittany festival marine look
Androgynous military uniform
<Fig. 29>
Jean paul gaultier 2019 S/S
(Verner, 2019)
Sports marine look
Trompel’oeil marine look
<Fig. 30>
Jean paul gaultier 2020 S/S
(Bowles, 2020-a)
French sailor look
French sailor look
Sensuality & androgynous marine look


Ⅳ. 장 폴 고티에 마린룩의 미적 특성
1. 전통적 프렌치 감성의 유희성

고티에 컬렉션에 나타난 마린룩의 미적 특성은 쿠튀르적 하이 패션과 유머 감각이 결합된 유희성을 표현하고 있다. 고티에는 과거의 흔적을 현대적 이미지로 재창조하는 복고풍, 그런지룩,펑크룩 등으로 표현하였다. 그의 작품은 스트리트 패션에서 하이패션에 이르기까지 대중의 기호에 맞는 새로운 미래 패션 감각에 반영되었다. 2000년대 초반 오트쿠튀르의 디자인 철학이 반영된 마린 스트라이프의 고급 소재와 장식적 소재 사용으로 타조 깃털 스트라이프 드레스(2000년 SS, 2007년 SS)를 선보였다. 고티에의 마지막 오트쿠튀르 패션쇼인 2020년 SS 컬렉션은 각 테마에서 그의 시그니처룩을 보여주었고, 프렌치 세일러룩의 진수를 보여주었다. 프렌치 감성을 녹여낸 파리지엥, 캉캉 댄서, 파리의 퍼레이드를 표현하였고, 프렌치 퍼레이드를 상징하는 디자인 요소와 프렌치 컬러를 중심으로 표현하였다. 고급스런 하이패션의 감성을 재해석하여 프렌치적 세일러룩 감성과 프렌치 퍼레이드의 유희성을 연계하여 표현하였다. 또한 2015년 FW 컬렉션은 프랑스 브리타뉴 고유의 전통 의상인 큄퍼 모자에서 영감을 받아 과도함과 부자연스러움의 역효과를 유희적인 마린룩으로 표현하였다. 켈트 크레페형 스커트의 형태에서 인용된 실루엣은 웃음과 유머를 자아내는 시도라고 볼 수 있다. 과거 복식을 바탕으로 현대적 이미지로 재창조한 전통 의상으로 표현하였고, 전통의 재해석, 사물의 차용, 거대한 큄퍼의 과도함과 부자연스러움의 역효과를 유희적으로 표현하였다. 고티에는 자신의 개성과 위트를 브리타뉴 전통 의상의 유산을 접목시킨 새로운 마린룩을 선보였다. 또한 고급스런 하이패션의 감성을 유희적으로 재해석하여 퍼포먼스적인 쿠튀르적 마린룩을 완성하였다.

2. 퇴폐적 선원 스타일의 관능성

고티에 컬렉션에 나타난 마린룩의 미적 특성은 성의 부재와 함께 남성과 여성의 성 역할이 모호해지는 앤드로지너스 룩이나 남성과 여성의 한 쪽성만이 아닌 양성의 패션을 제안하였다. 성의 경계를 혼재시킨 그의 작품은 성을 구분하는 옷의 기능을 거부하는 디테일을 사용 하였고, 퇴폐적인 관능성을 표현하였다. 고티에는 2015년 FW, 2020년 SS 컬렉션에서 선원 유니폼 스타일의 성의 혼재적 마린룩 요소를 차용하여 세일러 코트, 세일러 팬츠, 남성 스커트 등의 마린룩 아이템을 완성하였다. 특히 남성들에게 금기시되어 온 스커트와 힐과 같은 여성 복식 아이템을 과감하게 착용함으로써 전통적인 남성성으로부터 일탈하고 남성성과 여성성을 공존시킨 양성적 착장 방식으로 제안하였다. 또한 2013년 SS 컬렉션은 파격적인 디테일과 실루엣을 결합시켜 여성의 인체를 부각시켰고, 이질적인 소재와 재질감을 결합한 깃털을 스트라이프에 매칭하여 성적 관능성을 더욱더 강조하였다. 신체의 부위를 직접 노출시키거나 망사와 시스루 소재를 사용하여 관능적인 이미지의 마린룩을 표현하였다. 이처럼 고티에는 세일러 테마의 선원 유니폼을 제안하여 신체를 노출하는 관능적인 디테일 사용으로 은밀한 부위를 노출하거나 과장하여 은유적으로 표현하였다. 고티에는 마린룩은 성적 욕망을 표출하고, 경계를 초월한 관능적 선원의 이미지와 퇴폐적 선원 스타일을 표현하였다.

3. 신체적 전위성을 위한 착시성

고티에 컬렉션에 나타난 마린룩의 미적 특성은 초현실주의 패션의 대표적인 표현 특성인 트롱프뢰유 기법을 디자인에 활용하여 의복 속에 숨겨진 신체를 의복 위에 표현함으로써 노출과 은폐의 역설적 관계를 보여 주고, 착장 방식의 변형 및 왜곡, 옷의 겉과 안을 뒤바꾸어 착시의 효과로 전위성을 표현하였다.

장 폴 고티에는 1996년 SS <Pin Up Boys> 컬렉션을 시작으로 2000년대 초반 고티에는 트롱프뢰유적 착장 방식의 변형과 착시 효과를 시도하였다. 장 폴 고티에는 트롱프뢰유 기법을 시도하여 피부색에 다양한 모티브를 새겨 넣거나 덧대어 문신을 표현하였다. 이는 실제와 허상의 경계를 뒤엎으며 허상이 우위를 전복하는 신화적 구성을 통해 초현실성을 시도하였다. 고티에는 1994년 SS 타투 컬렉션에서 상징인 닻, 배와 같은 마린 모티프의 문신 프린트를 사용하여 착용자가 문신을 한 것 같은 착각을 불러 일으키는 피부색 천으로 만들어진 트롱프뢰유 바디 스타킹 탑을 연출하였다. 그리고 2019년 SS 컬렉션에서 직선과 곡선의 혼용, 왜곡하고 뒤틀어진 트롱프뢰유 스트라이프를 전위적 마린룩 드레스로 보여주었고, 피부색에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듯 착각을 불러 일으키는 트롱프뢰유 스트라이프를 드레스로 표현하였다. 또한 기존의 전통과 규범을 의도적으로 거부하여 의상 체계에 대한 부정과 파격적 요소를 결합하여 전위성을 표현하였으며, 재킷과 에슬래틱 팬츠, 힐 등의 서로 다른 아이템들의 이질적인 요소들이 만나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실루엣의 부조화, 어깨를 강조한 샤크 숄더의 전위적 실루엣을 시도하여 착시효과를 강조한 마린룩을 선보였다.. 이처럼 장폴 고티에의 마린룩의 미적 특성들은 그의 브랜드 아카이브로 계승되고 영감의 근원이 되었음을 알 수 있다. 장 폴 고티에의 마린룩의 미적 특성과 과정을 정리하면 다음 그림과 같다<Fig. 31>.


<Fig. 31> 
The Process and Contents of Deriving the Aesthetic Characteristics of Jean Paul Gautier's Signature Marine Look


V. 결론

장 폴 고티에의 시그니처 디자인은 마린 스트라이프, 원뿔형 브래지어, 남성 스커트, 트롱프뢰유의 프린트와 타투이다. 이 중에서 고티에 브랜드의 가장 상징적이고 대표적인 시그니처인 마린룩은 지난 50년간 진행된 그의 디자이너의 작업에 매우 중요한 영감의 근원이자 소재였다. 시그니처 디자인이란 브랜드의 가치를 창출하고 영속 할 수 있는 고유한 상징이며 브랜드의 아이덴티티와 직결되는 핵심적 요소로 차별화된 가치와 상징으로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본 연구에서는 장 폴 고티에의 마린룩을 중심으로 그의 컬렉션에서 나타난 마린룩의 디자인을 분석하고 그 미적 특성을 살펴보았다. 그의 마린룩 컬렉션 디자인의 특징은 프랑스의 전통적 클래식한 마린 스트라이프를 실험적으로 새롭게 결합하는 방법을 보여주고 있다. 마린 스트라이프가 고티에의 시그니처가 되기까지 그는 소수의 작품 제안에서 테마로 마린룩을 제안하였고, 점차 이를 확장하여 프렌치 마린룩인 그의 시그니처 룩으로 발전시켰다. 고티에의 은퇴 선언 후에는 파트너쉽을 통해 그의 아카이브에서 영감을 받은 마린 시그니처를 발전 시켜나가고 있다. 장 폴 고티에의 컬렉션에 나타난 시그니처 디자인인 마린룩의 디자인 특성을 분석하여 고티에의 마린룩 디자인의 미적 특성의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마린룩은 1984년을 시작으로 진행되었다. 그는 할머니로부터의 경험, 디자이너 코코 샤넬, 뽀빠이, 장 지네(Jean Genet), 레이너 베르너 패스빈더(Rainer Werner Fassbinder)와 같은 인물들로부터 마린룩의 영감을 받은 전통적 프렌치 감성 을 바탕으로 밀리터리, 젠더리스, 스포츠룩, 펑크룩, 민속 의상을 캐쥬얼 웨어에서 쿠튀르적 하이패션에 이르기까지 마린 테마로 전개하였다. 실루엣은 상의를 과장한 Y 라인과 서로 다른 아이템의 실루엣 조합인 아방가르드한 실루엣을 볼 수 있다. 문양은 시그니처 마린 스트라이프를 사용하였고 스트라이프 패턴에 다양한 소재와 조직을 시도하였다. 색상은 상의는 화이트, 하의는 블랙이나 네이비의 대립구조를 이루고 있다. 코디네이션은 ‘성의 혼재’의 양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으며 선원 모자, 마도로스 스트라이프 캡과 스트라이프 레깅스를 착용하였음을 알 수 있다.

둘째, 고티에의 마린룩은 전통적 프렌치 감성의 유희성, 퇴폐적 선원 스타일의 관능성, 신체적 전위성을 위한 착시성의 미적 특성을 나타낸다. 전통적 프렌치 감성의 유희성은 쿠튀르적 하이 패션과 유머 감각이 결합된 유희성을 표현하고 있다. 오트쿠튀르의 디자인 철학이 반영된 세일러 스트라이프의 고급 소재와 장식적 소재를 사용하였다. 고티에의 마지막 오트쿠튀르 패션쇼에서도 각 테마 마다 프렌치 감성을 녹여 프렌치의 퍼레이드를 상징하는 마린룩과 프렌치 컬러를 중심으로 유희적으로 표현하였다. 또한 프랑스 브리타니 고유의 민족의상에서 영감을 받아 과도함과 부자연스러움의 역효과를 유희적인 마린룩으로 표현하였다. 마린 룩에 나타난 퇴폐적 선원 스타일의 관능성의 미적 특성은 성의 혼재인 ‘성의 부재와 양면성’적 특징으로 표현하였다. 성의 경계를 혼재시킨 그의 작품은 성별에 순응하지 않고 성을 구분하는 옷의 기능을 거부하는 디테일을 사용 하였다. 또한 고티에는 선원 유니폼 스타일의 성의 혼재적 마린룩의 요소를 차용하였다. 이러한 성의 혼재는 파격적인 신체를 노출하는 디테일과 소재를 사용하여 은밀한 부위를 노출하거나 조작적인 과장등을 은유적으로 표현하였다. 이처럼 고티에는 마린룩에서 성적 욕망을 표출하였고, 경계를 초월한 관능적 선원의 이미지와 퇴폐적 선원 스타일을 표현하였다. 고티에의 마린룩은 신체적 전위성을 위한 착시성의 미적 특성으로 초현실주의 트롱프뢰유 기법을 디자인에 활용하여 의복 속에 감춰진 신체를 의복 위에 표현함으로써 노출과 은폐의 역설적 관계를 보여 주고, 착장 방식의 변형 및 왜곡의 착시 효과로 전위성을 표현하였다. 피부에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듯 착각을 일으키는 기법을 시도하여 다양한 모티브나 문신을 표현하였다.

장 폴 고티에의 시그니처 디자인으로서 마린룩은 고티에가 디자이너로서의 은퇴 이후 진행된 2021년 디자이너들과의 파트너쉽 컬렉션을 통해서 다시 조명을 받았다. 이는 마린룩이 고티에의 고유한 정신이 녹아 있는 하나의 아카이브로서 새로운 디자인 영감의 근원이 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는 고티에의 세일러 테마의 퇴폐적인 관능미의 선원 유니폼을 제안하고, 신체적 전위성을 위한 착시 효과의 타투 컬렉션을 재현하였다. 본 연구는 마린룩 디자인 연구의 기초적 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며 디자이너 고티에의 마린룩을 통해 그의 미적 특성과 조형 의지를 이해하고 나아가 브랜드 가치와 아이덴티티를 영속할 수 있는 아카이브 연구의 사례로도 그 의미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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