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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의 희소성에 가치를 두고 투자하는 MZ세대들에게 NFT 패션은 투자를 위한 수집의 대상이 되고 있다. NFT 패션은 디지털 자산이라 직접 입어보고 신어볼 수 없지만, 자신의 아바타 혹은 VR(가상현실)을 통해 온라인에서 디지털 착용 샷을 찍을 수 있으며, 예술품처럼 되파는 과정을 통해 부가적인 이득을 창출할 수도 있다.

디지털 패션 브랜드인 ‘더 패브리컨트(The Fabricant)’는 2019년 블록체인 최초로 경매에 붙여진 ‘이래데선스(Iridescence)’를 선보였다<Fig. 10>. 아티스트인 요한나 야스코프스카(Ohanna Jaxkowska)와 디퍼랩스가 협업한 이 드레스는 2D 패턴 커팅, 3D 디자인, 렌더링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으로 만들어졌고, 구매자에게는 디지털 방식으로 드레스를 착용하고 맞춤 제작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McQuarrie, 2019). 9500달러에 거래된 이 최초의 디지털 전용 드레스에 대해 패브리컨트는 “블록체인 위에서 발행된 패션 아이템은 소유권 추적, 자유로운 거래, 수집 가능성의 이점이 있다고” 강조하였다(Shin & Jung, 2021). 또한 해당 작품은 실제 존재하지 않지만, SNS상에서 자기표현을 중요시여기는 젊은 고객층에게 NFT 패션이 충분한 만족감을 주고, 불필요한 의복 제작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환경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력을 주목받기도 하였다.

<Fig. 10> 
Iridescence, The Fabricant (McQuarrie, 2019)

2021년 10월 돌체앤가바나의 NFT 데뷔 컬렉션인 ‘콜레치오네 제네시(Collezione Genesi)’는 1885,73 ETH(약 560만 달러 상당) 이상의 낙찰가를 올리며 NFT계의 기록을 경신하였다. 총 9개의 작품으로 구성된 컬렉션은 디지털 럭셔리를 큐레이팅하는 마켓플레이스인 UNXD와의 단독 협력으로 이루어졌다. 돌체앤가바나의 알타모다(Alta Moda), 알타 사토리아(Alta Satoria), 알타 조엘레리아(Alta Gioielleria) 등 오뜨꾸뛰르 컬렉션 속 의상을 디지털과 실물 작품을 함께 다룬 <Fig. 11>은 박물관의 예술품에 비유되면서, 물리적 세계와 형이상학적 세계를 연결한 걸작품이라 평가받았다(H. Park, 2021). 매끈한 실버 스킨 마네킹이 착용하고 등장한 <Fig. 11>은 ‘꿈에서 본 드레스(Dress from a Dream)’라는 컨셉으로 두 디자이너가 기억하던 꿈속의 드레스를 독창적으로 표현하였다.

<Fig. 11> 
Dolce & Gabbana, Collezione Genesi (H. Park, 2021)

또 다른 가상 패션 브랜드인 디메터리얼라이즈(Dematerialised)는 디지털과 현실의 결합을 강조한다. 디메터리얼라이즈에서 선보이는 의류, 액세서리 NFT는 VR 게임 산사(Sansar)에서 착용할 수 있다. 그 예로 <Fig. 12>와 같이 AR 카메라로 스마트폰 화면 속 일상의 모습에 홀로그램으로 빛이 뿜어져 나오는 팬츠가 합성되어 마치 슈퍼히어로가 된 듯한 이미지를 연출할 수 있다.

<Fig. 12> 
Dematerialised NFT Pants (Metselaar, 2021)

한편, Yoo & Choi(2021)에 의하면 오늘날 리미티드 에디션 스니커즈는 리셀(resell) 시장이라는 새로운 마켓을 형성하며, 새로운 럭셔리 제품으로서 사회적, 문화적 그리고 예술적 가치를 지닌 것으로 확장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NFT 시장에서 또한 볼 수 있는데, 패션 전문매체 보그(Vogue)는 RTFKT를 가상 패션계의 첫 럭셔리 스니커즈 브랜드라고 소개하였다. RTFKT와 라바랩이 협업한 <Fig. 13>은 픽셀 형태로 제작된 각 펑크의 특징을 살려 컬러풀하고 키치(kitsch)한 디자인이 특징적이다. 2021년 2월 니프티 게이트 웨이(Nifty Gateway) 경매에서 한정 판매한 600켤레는 7분 만에 매진되며 약 3백만 달러의 수익을 냈다(Shin & Jung, 2021). 또 다른 NFT 스니커즈 <Fig. 14>는 AR 플랫폼 워너와 럭셔리 브랜드 구찌가 협업한 작품으로 위너와 구찌 앱에서 12달러에 판매되었다. 구찌의 가상 전용 운동화는 오직 증강현실 기술을 통해서만 착용할 수 있지만, 소비자들이 이를 통해 현실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자신이 좋아하는 브랜드와 연계된 경험과 소유감을 느낄 수 있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McQuarrie, 2021a). 스니커즈 이외에도 한정판 가방 역시 수집의 대상이 되어왔다. 그중 에르메스 가방은 브랜드의 오랜 역사와 전통, 최고급의 품질과 장인정신이 깃든 수작업으로 제작되어 희소가치가 가장 높은 럭셔리 패션 아이템으로 유명하다. 아티스트 메이슨 로스차일드(Mason Rothschild)와 에릭 라미레즈(Eric Ramirez)는 2000×2000픽셀의 에르메스 버킨백 NFT를 23,500달러에 경매에 내놓았다. 3D 애니메이션으로 구현한 <Fig. 15>는 임신한 40주 태아를 품고 있는 독특한 디자인에 에르메스 버킨백으로 큰 화제를 모았다(Silbert, 2021).

<Fig. 13> 
RTFKT & LarvaLabs (Psfk, 2021)

<Fig. 14> 
Gucci NFT AR Sneakers (McQuarrie, 2021a)

<Fig. 15> 
Baby Birkin Bag NFT Mason Rothschild & Eric Ramirez (Silbert, 2021)

이처럼 NFT 패션은 전통적인 의복 제작 및 착용 방식의 한계를 벗어나 독특한 디자인과 AR 기술 등을 적용한 환상적인 패션으로 MZ세대들의 새로운 디지털 놀이문화를 창조하고 있는 중이다. 또한 럭셔리 한정판 NFT 패션은 희소성과 예술적 가치를 지닌 고가의 수집품으로써 거래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게임산업은 NFT 패션을 폭넓게 활용할 수 있는 대표적인 분야로 손꼽힌다. 게임 속에서 NFT 패션 아이템은 이용자들이 창출해내는 다채로운 캐릭터와 가상의 인생 시나리오, 실시간 대화와 같은 콘텐츠에 특별한 가치를 부여하는 매개체가 되고 있다(H. Park, 2021). N. Kim(2021)은 20~30대 젊은 층의 주된 놀이문화인 게임이 글로벌 럭셔리 패션 브랜드들이 이들을 적극적으로 공략할 수 있는 가장 최적의 장소이며, 럭셔리 브랜드가 가진 이미지를 보다 젊고 생동감 있게 변신시킬 수 있다고 하였다. 또한, 코로나 19로 인해 전통적인 오프라인 마케팅이 한계에 봉착한 만큼, 메타버스 게임 플랫폼을 새로운 마케팅 수단으로 적극 활용하려는 의도가 엿보이며, 게임업계의 입장에서도 럭셔리 패션 브랜드와의 협업이 게임의 이미지를 고급화하는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한다.

이를 보여주는 사례로 루이비통은 2019년 9월에 라이엇 게임즈(Riot Games)와 손을 잡고 ‘LoL(리그 오브 레전드)’의 NFT 버추얼 아이템을 출시하였다. 당시 공개된 의상과 신발, 가방, 액세서리 등은 총 47종의 한정판 아이템으로, 출시된 지 1시간 안에 매진되는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었다(Kim, 2021). 루이비통의 예술 감독인 니콜라스 게스키에르(Nicolas Ghesquière)가 디자인한 <Fig. 16>은 루이비통을 상징하는 문양과 로고를 강조한 챔피언의 무기와 광택감 있는 판타지 의상으로 강인한 여전사의 이미지를 표현했다.

<Fig. 16> 
Louis Vuitton & League of Legends (Langton, 2019)

버버리 또한 텐센트의 모바일 게임인 ‘아너 오브킹스(Honor of Kings)’와 파트너십을 맺고 크리에이티브 책임자인 리카르도 티시(Riccardo Tisci)가 디자인한 NFT 의상과 스킨(skin)을 공개하였다(Mcdowell, 2021). 힘과 권력을 상징하는 수컷 사슴뿔 장식과 지팡이는 신화적인 상상력을 엿볼 수 있으며, 버버리를 상징하는 트렌치코트와 타탄(tartan) 체크 문양이 특징인 <Fig. 17>은 실제 현실에서 브랜드 버버리가 부나 사회적 지위의 상징인 만큼 게임 내에서도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다.

<Fig. 17> 
Burberry & Honor of Kings (Shaquib, 2021)

브랜드 구찌는 최근 로블록스, 제페토, 포켓몬고, 테니스 클래시 등과 같은 아바타를 중심으로 한 메타버스 게임 플랫폼과의 협업을 자주 선보이고 있다. 2020년 5월에는 알레산드로 미켈레(Alessandro Michele)의 첫 가상 스니커즈를 기념하기 위해 로블록스에서 3벌의 의상을 출시하였고, 12월에는 로블록스 크리에디터들과 협업하여 추가 디자인을 만들었다. 구찌의 NFT 패션 아이템들은 항목의 수를 제한하거나 플레이어가 특정 항목에 접근하는 것을 어렵게 하여 물리적 세계(physical world)에서 발견되는 독점성(exclusivity)을 그대로 재현한다(Mcdowell, 2021). 그중 <Fig. 18>은 로블록스와 협업한 구찌의 NFT 백 디자인으로 가상 공간에서 사용되는 패션 아이템이지만, 정교한 스티치와 소재표현에 실제감을 더하였다. 그리고 해당 아이템의 리셀가가 현실에 존재하는 구찌 가방보다 더욱 비싼 가격에 거래되면서 게임 세계 속 이용자의 디지털 신분을 나타내는 지표가 되기도 하였다. 또한 구찌는 아웃도어 브랜드인 노스페이스(The North Face)와 AR 열풍을 일으킨 포켓몬고(Pokemon Go)과 함께 NFT 패션 아이템을 선보인 바 있다<Fig. 19>. 포맷몬고는 게이머들을 실내에서 야외로 나오게 만든 대표적인 AR 게임인 만큼 편안한 티셔츠와 모자, 가방 등으로 아이템이 구성됐으며 각 아이템에는 구찌와 노스페이스 로고를 합친 꽃무늬 패턴이 새겨졌다(N. Kim, 2021). 주변환경과 어우러진 카무플라주(camouflage) 패턴의 모자와 백팩과 신축성 있는 레깅스, 아쿠아 슈즈 등은 기능적인 면모를 더욱 강조하였다.

<Fig. 18> 
Gucci & Roblox (Ichimura, 2021)

<Fig. 19> 
The North Face & Gucci & Pokemon Go (N. Kim, 2021)

2021년 9월 발렌시아가는 포트나이트(Fortnite)와 디지털 패션 협업 컬렉션을 공개하였다. 해당 컬렉션에는 NFT 형식의 게임 아이템과 실제 의류가 동시에 발매되어 큰 이목을 끌었다. 포트나이트의 아이템 상점에서는 ‘발렌시아가 핏 세트<Fig. 20>’를 만나볼 수 있으며 해당 세트에는 모자, 티셔츠, 후드뿐만 아니라, 스니커즈를 뒤집어서 만든 곡괭이나 낙하산으로도 쓸 수 있는 핸드백 글라이더, 그러한 제품들을 이용자가 직접 커스터 마이징 할 수 있는 랩핑 시트지 등(H. Kim, 2021) 실용적이고 창의적인 아이템으로 구성되었다.

<Fig. 20> 
Balenciaga & Fortnite (H. Kim, 2021)

이와 같이 메타버스 게임 플랫폼 속 NFT 패션은 누구나 선망하는 럭셔리 패션 브랜드와의 합작으로 고품격 게임의 이미지를 심어주며, 디지털 가상 속 이용자의 분신이라 할 수 있는 아바타가 착용함으로써 자기표현과 신분을 과시할 수 있는 새로운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또한 실제와 같은 소재표현과 디테일, 실용성과 기능성이 돋보이는 NFT 패션 아이템은 현실과 가상 세계의 경계를 허물고, 더욱 몰입감 있는 경험을 가능하게 한다. 그리고 이는 단순히 아바타를 꾸미고 장식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오프라인에서의 구매를 이끄는 촉매제 역할을 하고 있다. 미국 패션 잡지 『애슬레저 매그(Athleisure mag)』의 창업자 키미 스미스(Kimmie Smith)는 “메타버스에서 패션 아이템으로 아바타를 꾸미는 것은 사람들이 온라인상에서 브랜드를 착용하는 것을 넘어 현실 세계에서 그것을 갖고 싶어 하게 만든다”고 하며 가상 패션 아이템의 구매가 오프라인 제품의 수요로 이어지는 점에 대해 강조하였다(Choi, 2021). 실제로 글로벌 패션 브랜드인 구찌, 크리스찬 루부탱, 나이키, MLB 등은 메타버스 게임 플랫폼 가상 매장에서 해당 시즌 제품을 먼저 선보이며 고객들의 반응을 살핀 후, 실제 오프라인 매장에서의 제품판매에 영향을 주는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기도 하다.

현재까지 초기 단계에 있는 NFT 패션 거래는 일반 대중들보다는 럭셔리 패션 브랜드나 스타트업, 아티스트 혹은 유명인들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그로 인해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화제성과 새롭고 실험적인 디자인으로 뛰어난 홍보 효과를 지닌 NFT 패션은 광고 및 이벤트형 작품으로도 많이 등장하고 있다. 그것에는 특별한 사건이나 인물을 기념하기 위한 의상부터 패션 잡지, 패션 필름, 피규어 등 다각적인 패션 매체로 나타나고 있다.

디지털 패션 스타트업인 드레스 엑스(Dress X)는 예술, 디자인, 엔터테인먼트, 스포츠 분야의 유명인사와 크리에이터들이 NFT를 거래하는 플랫폼인 크립토닷컴과의 파트너십 체결을 기념하기 위한 이벤트로 NFT 의상을 공개하였다. 그 과정에서 드레스 엑스는 SNS를 통해 자신을 표현하고자하는 소비자들에게 디지털 의상을 판매하는 것은 물질적인 의상의 불필요한 소모를 줄일 수 있다고 홍보하였다. 2021년 8월 29일부터 한정 판매하기 시작한 <Fig. 21>은 일론 머스크(Elon Musk)의 스페이스 엑스(Space X) 프로그램에서 영감을 받은 개성 있는 자켓 디자인으로 로켓 발사장면을 사실감 있게 표현하였다. 해당 아이템은 드레스 엑스앱에서 AR로 착용 가능하며, 크립토닷컴 NFT 소유주들이 독점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Robinson, 2021).

<Fig. 21> 
Dress X AR Jacket (Robinson, 2021)

2021년 12월 런던에서는 디지털 패션연구소 IoDF(Institute of Digital Fashion)의 AR 기술을 중심으로 한 레드카펫 행사로 큰 화제를 모은 바 있다. 런던의 유명인사와 스타들이 등장하면 스냅챗(Snapchat) 애플리케이션을 통해서 환상적인 깃털 드레스와 액세서리가 자연스럽게 가상 착용되는 방식에 <Fig. 22>는 레드카펫의 화려함과 시각적 재미를 극대화시키는 역할을 했다.

<Fig. 22> 
IoDF Red Carpet AR Dress (Cunnington, 2021)

한편, 이브닝 스탠더드(Evening Standard)는 NFT 패션 잡지인 ｢ES Magazine｣을 발행한 최초의 영국 출판사이다. 해당 잡지 표지 모델로 카이-이사야 자말(Kai-Isaiah Jamal)이 움직이는 3D 디지털 사진인 <Fig. 23>은 앤카 쿨티스 갤러리(Annka Kultys Gallery)에서 처음 공개되었다(Gavin, 2021). 노을이 지는 배경과 함께 모델 주위로 은은하게 뿜어져 나오는 빛의 움직임은 신비롭고 몽환적인 분위기를 형성하였다. 또한 구찌는 2021년 S/S 시즌 아리아(Aria) 컬렉션을 바탕으로 한 최초에 패션 필름 NFT를 선보였다. 구찌의 알레산드로 미켈레와 영화감독 플로리아 시지몬디(Floria Sigismondi)가 공동 제작한 <Fig. 24>는 3단의 장면으로 이루어진 1분 남짓한 영상으로, 겨울이 지나간 후 꽃을 피우고 번성하려는 생명체의 열망과 보편적인 갱신의 욕구를 환상적으로 담아냈다(McQuarrie, 2021b).

<Fig. 23> 
ES Magazine (Gavin, 2021)

<Fig. 24> 
Gucci NFT Fashion Film 2021 (McQuarrie, 2021b)

디메터리얼라이즈는 시대를 초월하는 패션 아이콘이 된 고인, 칼 라거펠트(Karl Lagerfeld)를 향한 헌사(獻辭)의 의미로 그를 닮은 NFT 애니메이션 피규어를 공개하였다<Fig. 25>. 칼 라거펠트가 생전 좋아했던 행운의 숫자 7에서 영향을 받아, 77유로(Euro)로의 가격으로 777개의 유닛이 판매되었는데, 구매자들은 AR 기술을 활용하여 피규어의 얼굴 부분을 카메라로 찍은 자신의 얼굴 사진이나 영상으로 대처할 수 있다. 또한 환경을 생각하여 지속가능한 패션의 움직임으로써 해당 작품이 판매될 때마다 지구온난화 방지를 위해 맹그로브 숲에 나무를 심는 친환경적인 캠페인이 함께 이루어졌다(Tuzio, 2021).

<Fig. 25> 
Karl Lagerfeld NFT (Tuzio, 2021)

이처럼 광고 및 이벤트형 NFT 패션은 스타트업 패션 기업의 새롭고 혁신적인 시도를 홍보하는 역할을 하고 있으며, 디지털 세계뿐만 아니라 현실에서도 그 영향력을 이어나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이러한 흐름은 향후 NFT 패션이 좀 더 대중들에게 알려짐에 따라 더욱 큰 파급력을 가질 것이라 예측된다. <Table 2>는 앞서 사례를 종합적으로 분석한 결과, NFT 패션의 내적 가치로는 게임과 환상을 통한 유희적 가치, 가상 체험을 통한 지속가능성의 가치, 희소성을 통한 경제적 가치로 도출되었다.

NFT 패션의 매력은 무엇보다도 현실에서 찾기 어려운 독특하고 환상적인 디자인에 있다. 이는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여 실제 패션에서는 구현하기 어려운 특수 효과를 더할 수 있기 때문이다. SNS와 게임에 익숙한 MZ세대들에게 NFT 패션은 재미와 흥미를 느낄 수 있는 오락수단임과 동시에 디지털 세계에서의 지위를 나타내는 새로운 지표가 되고 있다. 특히, 메타버스 게임과 패션 브랜드와의 협업으로 출시된 한정판 아바타, 피규어, 게임 아이템 등은 이용자들에게 그것을 소유하는 만족감과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며, 패션 브랜드의 친근하고 혁신적인 이미지를 어필하는 새로운 마케팅 수단으로 떠오르는 중이다. 이를테면, 앞서 루이비통과 버버리는 <Fig. 7>과 <Fig. 8>에서 귀염성 있는 동물 아바타를 선보이거나, <Fig. 16>과 <Fig. 17>처럼 판타지 게임 속 캐릭터 아이템에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표현한 스킨을 입히기도 했다. 또한 칼 라거펠드의 피규어를 형상화한 NFT <Fig. 25>는 패션 아이콘의 특징을 위트있게 표현하여 따뜻한 웃음과 향수를 자극하였다. 이에 더 나아가 크립토키커스(CrypoKickers)는 단순히 NFT를 소유하는 것뿐 아니라 사용자들이 직접 꾸미고, 판매할 수 있는 NFT 스니커즈를 출시한 바 있다. 장난감 블록을 연상시키는 <Fig. 26>은 간단한 커스터마이징 방법과 합리적인 비용을 통해 수집가들의 접근성을 더욱 높였다(Mcquarrie, 2021c).

<Fig. 26> 
CrypoKickers NFT Sneakers (Mcquarrie, 2021c)

또한 SNS에서 NFT 패션은 히어로, 몬스터, 반인반수, 돌연변이, 요정, 인어와 같은 판타스틱한 신체 이미지를 손쉽게 연출할 수 있어 그 인기가 나날이 고공행진 중이다. AR 가상 피팅을 활용한 NFT 의상을 주로 선보이는 디메터리얼라이즈의 <Fig. 12>는 빛나는 홀로그램 팬츠를 합성하여 수퍼히어로의 이미지를 나타냈고, <Fig. 27>은 날카로운 금속 발톱에 독특한 액세서리로 진화된 돌연변이 외계 생명체를 연출할 수 있다. 디메터리얼 라이즈에서 발표한 또 다른 작품 <Fig. 28>은 ‘아이드 파이버(Ide Phyber)’라는 드레스로 주변에 나비가 날아드는 모습을 통해 동화적인 상상력을 불러일으킨다. 이밖에도 베를린에 본사를 둔 가상패션 디자이너 이판 푸(Yifan Pu)의 <Fig. 29>은 인어의 지느러미와 비늘을 섬세하게 표현한 꾸뛰르 가운으로 XR 꾸뛰르 플랫폼에서 129달러에 거래되었다(Lodi, 2021).

<Fig. 27> 
Metallic Talons, The Dematerilised (Thedematerilised, 2021)

<Fig. 28> 
Ide Phyber, The Dematerilised (Press Release, 2021)

<Fig. 29> 
Mermaid Gawn, Yifan Pu (Lodi, 2021)

이처럼 게임과 환상을 통한 유희적 가치를 지닌 NFT 패션은 대중적이고 유쾌한 디자인이 주로 표현되었던 초기 크립토아트로부터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또한 판타스틱한 신체 이미지를 강조한 NFT 패션에는 오락적 재미와 즐거움과 함께 생물학적인 신체 능력과 한계를 초월하고 싶은 인간의 내적 욕망과 판타지를 엿볼 수도 있다.

NFT 패션이 아직 현실 세계에서 어떠한 결과를 가져올지 눈여겨보아야 하지만 버려지는 의상으로 인한 환경 오염의 감소 측면에서 향후 긍정적인 영향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그것이 비록 완벽하게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없다 하더라도 디지털 공간에서의 가상 체험을 통해 지속가능한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NFT 패션전문 브랜드 드레스 엑스(DressX)에서는 디지털 패션 아이템 1개를 생산하면, 실제 의복을 제작하는 것에 비해 탄소가 97% 적게 배출되고, 물도 3,300리터나 절약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밝힌 바 있다. 또한 여러 패션 브랜드에서도 3D Clo, Substant Designer, Browzwear, Optitex와 같은 3D 디자인 플랫폼에 기존 템플릿을 활용하면 옷을 제작하는 시간과 에너지를 훨씬 절약할 수 있다고 주목하고 있다(Law, 2021).

NFT 패션의 지속가능성의 가치를 잘 보여주는 사례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이태리 원단 박람회인 ‘피티 필라티(Pitti Filati)’는 2022년 2월에 개최한 박람회에서 ‘피티 필라티 90’라는 새로운 기술을 활용하여 아바타에 완성된 의상을 입힌 3D 버전의 NFT 애니메이션을 선보였다<Fig. 30>. 참가하는 전시업체가 피티 필라티에 30㎝의 원사를 제출하면, 애니메이션 소프트웨어를 통해 디지털 원사에 따른 3D 디지털 니트웨어가 탄생하고 아바타가 착용한 사진과 비디오로 변환되는데, 이렇게 만들어진 모든 원사와 NFT 작품은 피티 필라티의 전시업체 페이지에 게시되어 누구나 관람할 수 있다. 이러한 고품질의 콘텐츠는 기존 디지털 후반 작업기술과 달리 최종 제품을 위해 원단을 생산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100% 지속가능하다(PFIN, 2022).

<Fig. 30> 
Pitti Filati 90 NFT Sweater (PFIN, 2022)

NFT 패션의 경우 그 착장 방식에 있어 SNS를 통해 타인과 소통하는 사용자들이 디지털 아이템을 착용하고 싶은 고화질의 사진을 선택한 후, 패션 제작업체에 의뢰하면, 착장 상태의 디지털 파일을 제작해 주기 때문에 실제 존재하지 않은 패션을 착용하는 가상의 경험을 할 수 있고, 그로인해 의복 제작이나 배송 시에 발생되는 환경오염원을 줄일 수 있다. NFT 패션 최초로 경매에 붙여진 이레데선스 <Fig. 10>과 AR 기술을 활용하여 가상 착용 가능한 구찌의 NFT 스니커즈 <Fig. 14>는 브랜드 고유의 감성과 특별한 경험을 전달하여, 이용자들에게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내며 이미 그 상품성을 입증하였다. 또한 메타버스 게임 속 아바타가 착용하는 NFT 패션 아이템은 더욱 정교해진 소재표현과 실용성을 보여주며 현실과 가상 사이의 경계가 흐려지고 있는 현실을 반영한다. 이 같은 NFT 패션은 위장과 방수, 낙하 기능 등을 지닌 <Fig. 19>와 <Fig. 20>의 사례처럼 아바타가 서바이벌 게임 환경에 적응하고, 생존하는데 유리한 기능적인 아이템으로 출시되었다.

<Fig. 31>은 RTFKT에서 선보인 첫 번째 NFT 의상 작품 ‘메타자켓(Meta Jacket)’으로 가까운 미래에 NFT 패션이 나아가야 할 비전을 보여주는 작품이라 할 수 있다. 메타자켓은 단순히 가상 착용을 하는 것을 넘어 신경망 테크놀로지와 AR, VR 기술을 적용하여 부분적으로 착용자의 실시간 포즈나 시선, 손과 손가락, 전체적인 신체와 환경을 추적할 수 있는 기능이 탑재되어 있다(SVGN.io, 2021).

<Fig. 31> 
Meta Jacket (SVGN.io, 2021)

지속가능성의 측면에서 NFT 패션을 통해 친환경적인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하는 움직임 역시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RTFKT와 청바지 전문 브랜드 이비 브라바도(Ev Bravado)가 최초로 함께 진행한 ‘Love of Denim’ 프로젝트는 두 쌍의 NFT 데님 작품을 경매에 붙였다<Fig. 32>. 낡은 데님 위로 피어나는 꽃과 식물 줄기는 환경, 전쟁과 같은 세계적인 이슈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였고, 최종 경매 낙찰자에게는 NFT 작품뿐만 아니라 실제 이비 브라바도의 데님을 선물로 전달하는 이벤트가 행해졌다(Sawyer, 2021). 그리고 앞서 작품이 판매될 때마다 숲에 나무를 심는 캠페인을 함께한 NFT 피규어 <Fig. 25>의 사례 또한 같은 맥락이라 볼 수 있다.

<Fig. 32> 
Love of Denim (Sawyer, 2021)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콘텐츠에 희소성과 소유권을 부여하는 NFT는 ‘오직 나만의 제품을 갖고자’하는 MZ세대의 소장 욕구를 자극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여기에 NFT가 하나의 디지털 자산이자 투자 수단으로 인식되고 있는 것도 그 선호도를 높이는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NFT를 활용하면 인증서가 발급되는 만큼 오랜 골칫거리였던 디자인 복제 문제를 해결함과 동시에, 고객의 브랜드 충성도까지 끌어올릴 수 있기에 럭셔리 패션 기업들은 자사 브랜드 캐릭터와 제품을 NFT로 제작하거나, 타사와의 협업을 통해 한정판 NFT를 출시하는 추세이다(Jang, 2022).

NFT 패션을 쇼핑하고 구입하는 모든 과정은 메타버스 상에서 진행할 수 있으며, 차별화된 디자인과 특별함, 제한된 수량에 의한 희소성을 지닌다. 그리고 그것은 마치 보석이나 예술품처럼 고가의 가격에 거래되고 있는데, 이를 잘 보여주는 사례로 돌체앤가바나의 NFT 데뷔 컬렉션인 콜레치오네 제네시 <Fig. 11>은 걸작품이라 평가받으며 560만 달러 상당에 최고 낙찰가를 올리기도 하였다. 또한 <Fig. 33>은 구찌와 슈퍼플라스틱의 콜라보레이션 ‘슈퍼구찌(Super Gucci)’ 컬렉션의 패션토이 작품이다. 구찌의 시그니처 플로럴 패턴을 재해석한 이 작품은 이탈리아 장인들이 제작한 실물 세라믹 인형 10점과 250개의 NFT로 한정 출시되었는데, 그 예술적 가치를 인정받으며 한화 약 4천 3백만원에 판매되었다(Trend in Korea, 2022).

<Fig. 33> 
Super Gucci (Trend in Korea, 2022)

리셀은 NFT 패션의 경제적 가치를 높이는 방법이라 할 수 있다. 가상 패션 브랜드 디메터리얼라이즈의 제품을 구매하는 이들에게 인터뷰한 결과 그들은 한정판 제품구매에 따른 만족감뿐 아니라, 재판매를 통한 수익이 NFT 제품을 구매하는 주요 이유 중에 하나라고 하였다. 실제로 디메터리얼라이즈 패션은 유로화나 이더리움으로 사고팔 수 있으며, 가상 패션 아이템은 다른 수집품이나 부동산에 비해 재판매 비율과 속도가 모두 빠르다는 점 역시 NFT 패션 투자의 장점이라 할 수 있다(Shin & Jung, 2021). 그리하여 NFT 패션의 리셀 시장은 점차 확장되고 있으며, 현실과 마찬가지로 <Fig. 13>, <Fig. 15>와 같이 리미티드 에디션 스니커즈나 럭셔리 가방 작품 등이 리셀 거래 패션 아이템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스니커즈, 가방 이외에도 오토메틱 시계는 고가로 형성된 브랜드들이 많아 사치품이라는 인식이 강한데, 최근에는 아날로그적인 방식의 시계에 디지털적인 요소를 가미한 NFT 시계 또한 예술품의 이미지를 만들어가고 있다. 스위스의 명품 시계 브랜드인 브라이틀링(Breitling)은 프리미엄 서비스와 거래 용이성, 추적 가능성을 염두해두고 NFT를 발행하였다. 시계의 제품 정보와 보증 상태, 전체 기록에 대한 내용을 엑세스 할 수 있게 한 <Fig. 34>는 블록체인을 통해 거래하면서 시계의 소유권과 혜택을 이전할 수 있다. 시계의 경우 다른 패션 품목에 비해 감가상각의 폭이 큰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브라이틀링의 NFT 발행은 이러한 문제를 일정 부분 해소시켜주며, 시계도 하나의 실물자산으로서 이미지를 굳힐 수 있는 대안으로 각광받고 있다(Na, 2022).

<Fig. 34> 
Breitling NFT Watch (Breitling, 2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