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Korean Society of Costume

Journal Archive

Journal of the Korean Society of Costume - Vol. 66 , No. 2

[ RESEARCH PAPERS ]
Journal of the Korean Society of Costume - Vol. 66, No. 2, pp. 134-147
ISSN: 1229-6880 (Print) 2287-7827 (Online)
Print publication date Feb 2016
Received 03 Jan 2016 Revised 10 Jan 2016 Accepted 24 Feb 2016
DOI: https://doi.org/10.7233/jksc.2016.66.2.134

한복의 형태적 특성 분석에 따른 현대 패션디자인 개발
박명희 ; 심상보
건국대학교 의상 디자인학과 교수
건국대학교 의상 디자인학과 겸임교수


Modern Fashion Design Development using Morphological Characteristics of Hanbok
Park, Myunghee ; Shim, Sangbo
Professor, Dept. of Apparel Design, Konkuk University
Adjunct Professor, Dept. of Apparel Design, Konkuk University

Correspondence to : Sangbo Shim, e-mail: sangbeau@naver.com

Funding Information ▼

Abstract

The mainstay of modern fashion design has always been Western costumes. Though Asian costumes do get featured in collections at times, most instances are just instances of the western culture showing curiosity toward non-mainstream costumes. Until recently, Japan, which has been the most active in cultural exchanges, has been the main recipient of these curiosities, and has been used as the representative style and culture of East Asia. What needs to be let known is that Korea has its own costume style and culture, which have been developed according to its tradition and beliefs. Hanbok, which is the representative traditional costume in Korea, has existed since the beginning of the Kochosun dynasties. I started this study to figure out the design source of Hanbok’s shape and develop it into a modern costume. In the fashion industry, “Mandarin Collar” and “Kimono Sleeve” are common terms, And I hope that words like ‘Korean Collar’ and ‘Hanbok Sleeve’ will one day become a household term.

Hanbok contains Korea image. And its shape is formed depending on how Koreans have been treating all sorts of objects or things for many years. If my study can identify and express the unique Korean way of pattern and considering clothes, which is clearly different from those of China and Japan, I will be able to establish a concept of ‘Korean style’, that people of the world could come to recognize.


Keywords: half 3-dimensional pattern, Hanbok, Korean image, Korean style, traditional costume of east asia
키워드: 반입체 패턴, 한복, 한국적 이미지, 한국 스타일, 동아시아 전통복식

Ⅰ. 서론

의복 디자인은 인체를 위한 소재의 구성이다. 소재와 색상, 형태가 디자인의 요소이며 형태의 구성은 디자이너의 구상을 구조적으로 나타낸 것이다. 의복의 형태를 잡아가는 구상력은 사고의 방식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며, 지역적인 풍토성과 문화는 사고방식에 영향을 주고 의복 디자인의 구성에서 타 지역과 차이를 보인다.

현대 패션은 유럽의 복식에 근거한 서양복식이 주류를 이루고 있지만 근세기까지 각 지역마다 생활양식에 따른 고유의 복식이 발달해 왔다. 현대 패션계의 주목 받는 디자이너들은 종종 세계 각지의 전통복식을 응용해서 새로운 컬렉션을 선보였다. 동아시아의 전통복식을 응용한 그들의 디자인은 주요 트렌드로 주목 받는 경우도 있지만 그들이 응용한 스타일은 한중일 삼국 중에 특정 국가의 전통복식이기 보다는 동아시아 문화의 종합적인 시각 이미지였다. 그들이 표현한 디자인에는 한중일 삼국 전통복식의 특징이 모두 담겨 있으며 이런 이미지의 의복 디자인을 세계 사람들은 일본 스타일이나 중국 스타일로 인식해 왔다. 그런데 1980년대 일본 디자이너들이 보여준 컬렉션은 지금까지 서양 디자이너들이 보여준 동양 스타일과 전혀 다른 디자인 발상의 스타일이었다. 그런 이유로 세계인들은 동아시아 스타일이라고 포괄하여 인식하던 개념에서 일본 스타일이라는 개념을 분리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여전히 동아시아의 복식의 기원으로 확고한 이미지를 갖고 있는 중국과 아방가르드한 일본 스타일 사이에 한국 스타일은 없다. 우리는 한복이라는 훌륭한 전통복식을 가지고 있지만, 세계인들이 중국, 일본과 구별할 수 있는 한국 스타일이라는 개념을 아직 만들지 못했다.

한복은 한국인의 사고가 담겨있다. 한복의 형태는 오랜 세월 한국인이 사물을 대하는 방식에 따라 형성되었다. 만약 중국 일본과 비교되는, 한국인이 복식을 대하는 사고를 찾아 현대 의복 디자인으로 표현할 수 있다면, 세계인이 인식할 수 있는 한국 스타일의 개념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본 연구는 끊임없이 새로운 스타일이 출현하는 현대 복식에서 한복에 근거한 디자인에 대하여 주장 할 수 있는 한복적 디자인 개념을 정리하고 이러한 개념을 바탕으로 ‘한국 스타일’이라고 주장할 수 있는 기초적인 의복 디자인을 개발하고자 한다. 연구의 범위를 과거 어느 시대로 규정하지 않고 현재의 관점에서 한중일 삼국의 전통복식 변화의 과정을 살펴보고 형태와 디자인 특성을 정리하여 개발에 응용한다. 이번 연구는 의복디자인의 요소인색과 소재, 형태, 디테일 중에서 형태를 중심으로 분석하고, 색과 문양 디테일은 디자인 개발에 고려하지 않았다.


Ⅱ 이론적 배경

의복 디자인은 사람의 몸을 옷감으로 감싸는 방법을 설계하는 것이다. 옷감을 어떻게 사용하여 인체를 감쌀 것인가의 대한 생각은 의복중심과 인체 중심, 두 가지 관점이 있다(Kim & Kim, 1991). 의복 디자인의 재료가 되는 원단은 자연에서 얻어지며, 의복 디자인의 목적이 되는 것은 사람의 몸이다. 인간의 목적을 위해 자연을 수단으로 활용 할 수 있다는 서양의 사고는 서양인의 의복 디자인에도 적용된다. 반면 인간과 자연의 조화를 추구하던 동양의 사고는 동양인의 의복 디자인에 그대로 적용된다.

1. 동서양 복식의 특징

일반적으로 서양이라고 표현하는 유럽 지역은 하나의 문화권으로 볼 수 있으나 동양이라고 표현하는 아시아 지역은 중국을 중심으로 한 동아시아와 인도를 중심으로 한 동남아시아, 건조 지역인 중앙아시아 등으로 나눌 수 있다. 본고는 문화적 유사성을 공유한 동아시아의 한국, 중국, 일본으로 범위를 한정해서 연구한다.

서양은 인간이 사용하는 도구로써 의복과 부속물 자체를 복식으로 보았고, 동양은 의복을 착용함으로써 정신과 몸과 함께 드러내는 것을 복식으로 보았다. 서양의 의복은 몸판과 소매 등 의복 각 부분이 인체에 해당하는 각 부분과 일치되어 착의 관계없이 의복과 인체의 대응을 알 수 있다. 반면 동양의 의복은 인체의 해부학적 특징을 명확히 고려하지 않아 의복의 각 부분이 인체의 구분선과 일치하지 않는다. 동양의 의복은 인체에 착의됨으로써 인간의 몸과 마음과 정서적 소양을 총체적으로 드러내는 도구로써의 가치를 다한다고 인식했다. 서양의 의복은 인체의 표피를 대체하여 단점을 보완하고 장식성을 강화하는 도구로 발전되었으며, 구조적인 라인과 다트 등을 이용하여 인체의 윤곽을 따라 재단 방식이 발달하였다. 반면에 동양은 인체와 의복을 총체적으로 인식하여 인체를 독립적으로 드러내지 않는 비구조적 형식으로 발전 하였다(Lee & Kim, 2006). 정리하자면 인체의 비례를 재구성하여 의복의 형태를 발전시킨 것이 서양의 의복 디자인이고, 재료인 원단의 제작 형태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평면적인 복식의 형태를 발전시킨 것이 동양의 의복디자인이다. 동양의 평면적인 의복은 착의로 입체적인 형태가 잡히기 전에는 원단을 접어 놓은 것과 유사하다. 동양 의복은 기본적인 형태가 성별의 구별이 없어 착의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성별을 구별할 수 없는 복종이 많고, 인체를 중심으로 발전한 서양 의복은 성별의 차이가 확실하다.

<Table 1> 
Features of the East and West clothing
classification East(Oriental) Countries Western Countries
Meaning of clothing Way to reveals the spirit Way to reveals the body
Concept of apparel design Forming a space between the clothing and body in a non-structural way. Forming a space between the clothing and body in a structural way.
Concept of ‘completion of clothing’ The form is completed through wearing Clothing itself is the completed form
Parts of clothing Produced without considering the anatomical classification of human body Produced with considering the anatomical classification of human body
Drawing pattens Maintains the production of fabric Patterns according to the shape of the human body
Clothing shape Flat Three-dimensional
The emphasis of the costume image Entire Parts and entire
Concept of gender Not clear Clear

2. 동아시아 삼국의 주요 복식의 특징

한국, 중국, 일본의 의복디자인 발상의 차이를 알아보기 위하여 삼국의 대표적인 복식인 한국의 한복, 중국의 치파오, 일본의 기모노를 중심으로 의복의 형성과정을 살펴보고자 한다(Son, 2007). 한중일 삼국의 복식은 모두 카프탄형의 유사한 복식을 기원으로 하지만 역사적 상황과 풍토성, 문화 발전에 영향을 받아 각각 다른 형태로 발전 하였다.

1) 한복

한복은 유(襦:저고리), 고(袴:바지), 상(裳:치마), 포(袍:두루마기)를 기본 구조로 한다. 한복은 상하의가 분리된 형태이며 이것은 기마민족인 북방계의 복식의 특징이다. 한복은 지리적, 자연적인 요인으로 북방 복식적 요소와 남방 복식적 요소가 혼재된 계절, 계급, 외래복과 우리민족 고유의 복식 등의 이중구조를 가지고 있다(Soh, 2002). 저고리와 바지가 기본인 남성복은 겉옷인 포가 중요한 복식으로 발달하였고, 여성복은 바지 위에 치마를 덧입는 특이한 착용방식으로 발전하였다. 한복은 앞을 여는 전개형이며 왼쪽이나 오른쪽으로 여미는 형식이다. 고려시대 이후 여밈의 방식으로 몸판에 끈을 부착한 형태인 고름을 주로 이용하였다. 우리민족 고유의 복식은 오랜 동안 외세의 압력과 침입으로 많은 영향을 받았으나 기본 구조는 변하지 않았다. 특히 저고리, 바지, 치마, 두루마기로 대표되는 서민의 기본 복식은 민족사가 형성된 이후 지금까지 변함없이 유지되고 있다(Ryu et al., 2008).

2) 치파오

중국 복식은 호족(胡族)의 고습(袴褶:바지 저고리)과 한족(漢族)의 심의(深衣)가 통합하여 형성되었다. 치파오(旗袍)는 만주족의 복식으로 만주족과 한족이 오랜 기간 동안의 중국의 지배권을 주고받은 결과로 생겨난 의복이다(Hong, Kim, You, & Lee, 1999). 치파오는 장포 혹은 기포라고 한다. 기포는 팔기인이 입은 포라는 의미이며 만주족의 복식을 기원으로 보는 것이 정설이지만(Park & Cho, 2002). 한족의 심의가 기원이라는 설도 있다. 기마민족인 만주족의 치파오는 활쏘기 편하도록 소맷부리에 수두를 덧붙인 마제수(馬蹄袖)와 사방에 트임을 준 것이 특징이다(You, 2012). 오랫동안 만주족의 전통복식으로 착용되었던 치파오는 한족의 영향으로 장포 속에 입는 중의(中衣)로 지위가 내려가기도 하였지만 만주족이 청을 건국하고 한족에게도 착용을 강요하면서 치파오는 중국의 대표복식이 되었다. 동아시아 삼국의 복식과 같이 평면적인 형태였던 치파오는 1920년대에 들어서며 서양 복식의 영향으로 인체 곡선을 살린 현대의 입체적인 치파오로 발전 하였다. 현재까지 출현한 다양한 치파오는 직선적인 전통 치파오와 다른 타이트한 형태지만 중국적인 특징을 부여하는 매듭단추와 문양은 유지되고 있다(You, 2012).

2) 기모노

일본은 3세기까지 관두의(貫頭衣)와 횡폭의(橫幅衣)의 상의하상형 복식을 착용했다. 4, 5세기에 이르러 한국의 영향으로 기마 민족의 복식과 유사한 복식을 입었으며, 7, 8세기에 중국의 의복제도를 도입했다(Hong et al., 1999). 개방적인 주택구조에서 추위를 막기 위해 여러 장의 옷을 겹쳐 입는 일본의 복식은 내의(內衣)와 표의(表衣)의 구별과 착용 방법이 있었다. 내의로 착용했던 고소데(小袖)는 가마쿠라 시대부터 표의로도 입혀졌으며 무로마치 시대에 이르러 모든 계층에서 고소데를 즐겨입게 되었다(Namgung, 1999). 15세기 중엽, 전국시대를 겪으면서 복식의 예가 무너져 상류층에서도 고소데를 표의로 입는 사례가 있었다(Choi, 2002). 서민들은 헤이안 시대부터 활동이 편리한 착수 형태의 고소데를 표의로 입어왔으며, 에도시대에 이르러 계층관계 없이 고소데를 표의로 착용하면서 기모노의 기원이 되는 고소데의 형태가 완성되었다. 기모노는 상하의가 이어진 형태며 매우 단순한 형태로 한국과 중국의 전통복식보다 더 직선적이고 평면적이다.

모든 기모노는 형태와 크기가 표준화 되어있어 키 또는 체격에 상관없이 입을 수 있다(Namgung, 1999). 기모노는 옷을 뜻하는 용어로 와후쿠(和服)라는 뜻으로 쓰이다가 최근에는 일본 전통의상을 통칭하는 말로 쓰인다(Son, 2007).


Ⅲ 한중일 삼국 전통복식의 디자인 특성 비교 분석
1. 한중일 삼국 전통복식의 형태적 특성 비교

한중일 삼국의 복식은 여밈의 방법에 따라 다른 형태로 발전 하였다. 전개형 복식의 여밈 방법은 대, 고름, 단추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대체적으로 끈의 형식을 허리에 매어 여밈을 고정하는 방식을 사용하지만 각국의 문화적 특성에 따라 선호하는 여밈 방법이 달랐으며 여밈의 방법은 품의 분량과 의복구성방식에 영향을 주었다.

한국의 대표적인 여밈 방법은 고름이다. 고름은 끈의 일종으로 의복에 부착하여 교차 여밈을 편하게 할 수 있다. 고름은 위치가 정해져 있어 의복을 착용하는 방식을 고정하며, 겹쳐지는 부분을 위한 섶이 필요하다. 중국의 영향으로 단추를 사용하기도 했으나 일반 복식은 여밈 방법으로 고름을 주로 사용하였다. 의복에 고정되어 있는 고름은 허리선 이외의 위치에서 여밈이 가능하게 하였다. 이러한 이유로 한복의 저고리는 다양한 기장으로 변화할 수 있었으며, 고름과 유사한 치마허리의 끈도 치마의 여밈 위치를 가슴 위까지 올라 갈수 있게 한 이유가 되었다. 평면재단을 기본으로 제작되는 한복은 사각형인 원단의 모양을 살려서 재단하고 인체에 맞추며, 봉제에서 형태를 잡아간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러운 도련, 배래, 깃의 선 등이 만들어 지고 무와 트임을 주어 인체의 활동을 편하게 하며, 고름을 이용하여 원단이 인체에 적당하고 편안하게 밀착하도록 한다(Lee & Kim, 2006).

중국은 6조 시대(5~7세기)부터 청령두(蜻蛉頭: 잠자리 머리모양)라 부르는 짜거나 매듭지어 만든 단추를 이용하였다(Gu & Lee, 1992). 단추는 봉제선을 대체하는 효과가 있어 자유로운 여밈 형태를 만들 수 있었다. 중국이 대금(对襟), 사금(斜襟), 또는 직령, 사령, 원령 등의 여밈 형태를 다양하게 할 수 있는 이유를 단추의 활용으로 추측할 수 있다.

일본은 대(帶,おび)를 선호하였다. 여러 가지의 의복을 의도한 형상으로 형태를 잡아가며 인체에 밀착시키기 위해서는 대를 이용하는 방법이 용이하며, 기모노가 이상적인 형태를 만들기 위해 인체를 보정하고 복잡한 착용 방식을 발전시킬 수 있었던 것은 대를 선호한 결과로 추측 할 수 있다.

한중일 복식은 원류가 유사하지만 이민족의 영향과 문화적인 특성으로 각각 전혀 다른 형태로 발전하였다. 특히 여밈의 방법에 따른 의복의 형태적 차이가 두르러 진다. 또한 원단을 대강의 형태로 평면재단하고 인체에 걸쳐지는 형태와 움직임을 고려하여 선을 정리하는 한복은 재단과정에서 인체의 형태를 많이 고려하는 치파오와 비교하여 단순하고 인체의 고려를 거의 하지 않는 기모노와 비교하여 구체적이다.

<Table 2> 
Shape differences of traditional costume between Korea, China and Japan
Classification of shape differences Korea China Japan
Form of clothing Half three-dimensional, simple Three-dimensional, complicated Flat(two-dimensional), simple
Major way of cutting Straight, Diagonal, Curve Straight, Diagonal Straight
The width of clothing than body Middle-size Narrow Wide
Typical methods of closure Ribbon Button Belt
Changes in the basic form None Changes depending on the power None
Typical Items of clothing Jeogori, Skirt, 4-pok wide pants, Durumagi Shenyi(深衣), Magoja(馬褂), Mao look(中山服), Chipao(旗袍) Haori(羽織), Hakama(袴), Kosode(小袖), Furisode(振袖), Kamisimo(裃)

2) 한중일 삼국 전통복식의 디자인 특성 비교

한중일 삼국의 의복 디자인은 인체와 의복의 재료를 대하는 관점에서 차이가 있다.

한복은 인체의 윤곽을 구체적으로 드러내지는 않으나 시대에 따라 상체는 의복과 밀착시키고 하체는 치마의 주름과 드레이퍼리로 부피감 있는 유연한 곡선을 만들었다(Kim, 2009). 한복은 직선과 사선으로 제도와 재단을 하고 깃, 도련, 배래 부위는 곡선으로 봉제한다. 한복은 원단의 제작 형태 그대로 구성을 시작하고 봉제 과정에서 인체의 윤곽선을 따라 자연스러운 곡선을 만들었다(Lee & Kim, 2006). 한복은 재단이전 원단의 준비와 세탁에서 방망이를 이용한 타격으로 원단을 윤기있고 부드럽게 만들려고 노력했다. 중국과 일본도 제작과정에서 한국의 다듬이질과 유사한 후작업이 있었으나 한국만큼 다듬이질이 중요하지 않았다.

중국은 직접적인 노출은 피했으나 인체의 윤곽을 드러내는 것은 삼국 중에 가장 자연스러웠다. 청대 초기의 치파오는 T라인으로 길고 폭이 넓은 형태였으나, 청대 말기부터 점점 몸에 붙는 실루엣으로 변화했다(You, 2012). 초기 치파오는 중국 전통의 포와 같이 직선제도와 평면재단을 하였고 부분적으로 곡선과 사선을 사용하였다. 개화기 이후, 허리와 가슴의 다트로 인체의 곡선미를 최대한 표현했다(Choi, 2007). 단령(圓領), 방령(方領), 입령(立領), 교령(交領)등 치파오의 다양한 깃과 직금(直襟), 비파금(琵琶襟), 대금(大襟), 일자금(一字襟) 등 다양한 여밈의 형태, 겸수(箭袖), 마제수(馬蹄袖), 착수(窄袖), 무수(無袖), 반수(半袖) 등의 다양한 소매의 형태는 치파오가 고정된 형식을 고수하기보다 사람들의 요구에 따라 다양하게 변화해왔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치파오의 다양한 변화는 중국 전통복식 디자인의 유연함을 유추할 수 있다.

일본은 인체를 왜곡시켜 이상적인 형태로 보이려고 하였다. 기모노는 작은 체격상의 결함을 감추고 보완하기 위해 개발되었다. 다테지메(伊達締め:속옷 감는 끈)와 오비이타(帯板:오비를 빳빳하게 유지하는 판) 등과 허리띠(帶,おび)를 허리에 착용하여 작은 일본인의 체구를 예쁘게 보이려 하였고(Son, 2007), 남성복식인 가미시모(裃)는 어깨를 강조하여 크고 강하게 보이도록 하였다(Choi, 2002). 일본의 기모노는 한국의 복식이 직선과 사선, 곡선을 사용하는 것에 비해 재단과 봉제 모두 직선으로 유지하여 직선적인 완성 형태를 보여준다(Lee & Kim, 2006). 기모노는 에도시대 이후 착용방식이 더욱 규정화 되었고 형태의 변화도 없었다. 대신 자연을 양식화한 다양한 문양의 발달로 화려한 기모노가 만들어졌다.

한복은 착의를 통해 전체 윤곽을 미적 기준으로 생각하였으며, 상대적으로 치파오와 기모노는 윤곽보다 칼라와 문양을 더욱 중요하게 생각하였다. 한복은 인체의 윤곽을 어느 정도 고려하여 제작된 의복을 인체에 걸치고 끈으로 적당한 위치에 고정하는 정도의 유동성 있는 조임을 갖고 있고, 치파오는 인체를 전체적으로 감싸도록 둘러 입거나 여러 개의 단추로 여밈을 고정한다. 기모노는 넓은 대(帶,おび)를 이용하여 허리의 곡선을 없애고 인체를 단단히 조인다.

서양 의복의 영향에 대한 삼국의 수용은 문화적 특성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한족과 만주족의 경쟁으로 주요 복식의 형태가 여러 차례 바뀌었던 중국은 외부 복식 문화에 대한 수용에 거부감도 적을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개화기 이후 서양 복식의 구성 방법을 적극적으로 수용하여 인체를 드러내는 새로운 치파오를 개발 한 것도 이러한 사실을 보여준다. 일본은 역사적으로 선진국의 문화가 계속 전해져 왔으며, 편견 없이 다른 나라의 문화를 수용하고 일본화 하는 특징을 보였다. 근대화 과정에서 서양 복식에 대한 수용도 적극적 이었으며, 일본의 전통 복식은 그 종류와 형태가 크게 달라지지 않고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Son, 2007). 한국은 고려시대에 송과 원의 복식에 영향을 받았으며 조선 전기에는 명나라의 복식을 지배계층이 관복이나 예복으로 착용하였다. 그러나 중국의 복식의 영향이 우리 민족 고유의 복식에는 미치지 않아 한복의 기본구조는 그대로 유지되었다. 조선말기와 일제 강점기와 해방 후에도 우리민족 고유의 복식은 변화하지 않았다. 한복은 치파오와 같이 서양의 복식형태를 받아들여 현대 복식으로 개발 되지도 않았고, 기모노와 같이 착용방식이나 문양을 심화하지도 않았다. 한복은 기본구조를 유지하면서 정신과 신체가 편안할 수 있는 이상적인 형태를 실현할 수 있도록 적절한 수준의 여유와 기능성을 강화하였다.

<Table 3> 
Differences of design characteristics in traditional costume compared to 3 Countries: Korea, China and Japan
Classification of design characteristic Korea China Japan
Expression of human body Outlined torso voluptuous shape of lower body Cleary outlined body shape Make human body into ideal straight line
Expression of fabric Make fabric gloss and feel better with finishing process Keep the status Keep the status
Emphasis of design Outline Outline and pattern Pattern
Way of wearing Throw on Throw on and tighten Tighten
Completion of cloting format By wearing By wearting parts of clothing By wearing
Acceptance level of western costume Low High level of glocalization High


Ⅳ 한복의 형태와 디자인 특성을 이용한 디자인

한복은 인체에 원단을 맞추기보다 원단과 인체 사이의 공간을 다루었다. 디자인의 시작은 원단의 제작 형태이고 마무리는 인체의 형태와 움직임을 고려한다. 2차원으로 인체를 상상하며 구상하지만 인체에 피팅(fitting)되면서 3차원적인 공간감을 살려내는 2중적인 디자인 구상을 한다(Kim, 2009). 원단의 걸쳐짐으로 의복의 형성이 시작되고, 인체에 감싸지면서 품과 여밈이 결정된다. 그리고 제작 과정에서 입체적인 형태와 사람의 움직임을 고려하여 섶과 무, 트임을 준다. 완성된 의복은 착용자의 인체 크기와 취향에 따라 자유롭게 연출할 수 있는 여지를 준다. 한복은 의복으로써 제작이 끝나더라도 착용자의 착의 방식에 따라 비로소 형태가 완성된다.

이번 연구는 복식의 형태에 중점을 두어 디자인을 개발함으로 소재와 색상, 문양은 디자인 요소에서 제외시킨다. 원단은 대표 자연 소재인 면을 선택하였다. 저고리와 바지를 디자인하고 제작한다. 한복의 기본 구조를 바탕으로 조사된 형태적 특성과 디자인 특성을 결합하여 디자인한다. 평면재단의 원단을 피팅 과정에서 인체와 밀착 정도를 입체적으로 조정하여 패턴에 반영하고 봉제한다.

1. 상의

상의는 저고리를 기본으로 한다. 저고리의 기본 구성은 길, 소매, 섶, 깃, 고름이며 앞 여임으로 왼섶이 위로 오는 우임이다.

1) 디자인(사선구조 저고리)

어깨 절개선이 없고 넉넉하지만 아래 단으로 갈수로 좁아지는 실루엣으로, 어깨를 중심으로 자연스럽게 떨어지도록 재단한 소매는 넓고 둥글게 앞으로 굽어지도록 핏(fit)을 조정한다. 무를 달아 인체와 적당한 공간을 유지하도록 하고, 전체 형태와 균형이 맞도록 깃의 크기를 조절한다.

앞, 뒤판이 이어진 원단을 앞 중심을 가르고 어깨에 걸쳐 앞으로 떨어뜨린다. 어깨가 기울어진 각도와 옷의 밀착 정도를 조정하여 앞여밈 분량을 만든다. 암홀라인(armhole line)에 직선 재단된 소매를 붙이고 소매 봉재선을 조정하여 자연스럽게 앞으로 떨어지도록 한다. 앞 암홀라인을 조정하여 팔의 움직임이 편한 형태가 되도록 한다.

전체적으로 슬림한 실루엣을 유지하고 여유를 갖도록 핏을 조정하며, 넓은 깃과 대조되는 작은 고름을 달아 가벼운 느낌의 주도록 디자인했다.


<Fig. 1> 
Diagonal-structure design of Jeogori (Illustration by researcher)

2) 실물제작(<Fig. 2>)

<Fig. 2> 
Produced pieces of diagonal-structure designed Jeogori (Photography by researcher)

3) 패턴 비교

제작된 사선구조 저고리는 여성 한복 저고리의 몸판보다 길고 여유 있게 만들어 졌다. 한복과 같이 뒷길과 앞길이 골로 되어 있으며, 뒷길을 기준으로 어깨 기울기만큼 앞길이 사선으로 놓였다. 바이어스로 재단된 무는 옆선에서 앞뒷길과 유사한 예각으로 봉제되었다. 깃은 목둘레에서 곡선으로 재단되어 편안하게 놓이도록 하였다. 소매는 유선형으로 팔의 모양에 따라 재단되었으며, 소맷부리는 활동에 편하도록 좁혔다.

직선에 가까운 소매산으로 처리되었으며, 자켓 소매의 다트 분량은 곡선에서 처리되었다. 어깨 각도는 서양 패턴보다 높으며, 오버숄더(over shoulder)와 유사한 형태를 보인다. 목선은 깃을 달기 위해 조금 벌어져 있으며, 무가 봉제될 선에 다트 분량을 처리하고 바이어서 무가 붙어 활동성을 준다. 뒤 암홀은 직선에 가까우며 앞 암홀은 곡선으로 처리되어 여유분을 처리하고 편안한 소매 선을 만든다. 앞 여밈분은 앞길을 연장하여 자연스럽게 겹쳐지도록 만들었다.


<Fig. 3> 
Comparison with Hanbok pattern (Illustration by researcher)


<Fig. 4> 
Comparison with western-costume pattern (Illustration by researcher)

2. 하의

바지는 사폭바지를 기본으로 한다. 사폭바지는 허리를 통으로 하였고, 마루폭 ·큰사폭 ·작은사폭으로 구성되며, 허리띠와 대님을 매었다. 치마는 허리, 끈, 치마의 부분으로 구성된다(Cho, 2003).

1) 디자인(앞여밈 주름 사폭 바지)

<Fig. 5> 
Design of front closure pleated 4-pok wide pants (Illustration by researcher)

사폭바지의 형태를 기본으로 뒷부분에 주름을 잡아 인체의 볼륨감을 살리고 앞여밈을 겹쳐입도록 하여 착용이 편하게 한다. 허리에 끈을 달아 착용자의 의도에 따라 품의 조정이 가능하도록 한다.

주름이 잘 놓이도록 허리의 뒷부분은 살려주고 앞부분은 깎는다. 바지부리의 넓이와 전체 핏을 고려하여 봉제 선에서 주름의 분량을 조절한다. 사폭바지는 본래 허릿단이 따로 재단되어 있으나 본 작품에서는 자연스런 주름을 위해 몸판을 연장하여 허릿단 분량을 만들고 한복 치마와 유사한 방법으로 끈을 달아 치마 여밈과 같이 부피감을 조절할 수 있도록 한다. 전체적으로 베기(baggy)형 팬츠의 실루엣으로 하체의 볼륨(volume)을 자연스럽게 살리면서 활동에 편리하도록 디자인했다.

2) 실물제작

<Fig. 6> 
produced front closure pleated 4-pok wide pants (Photography by researcher)

3) 패턴 비교

<Fig. 7> 
comparison with Hanbok pattern (Illustration by researcher)


<Fig. 8> 
comparison with western-costume pattern(Illustration by researcher)

사폭바지과 같은 구조를 가지고 있으나 전체적인 실루엣은 베기 팬츠와 유사하게 피팅 되었다. 옆선을 기준으로 식서 방향으로 재단되었고, 몸 선을 따른 피팅 과정에서 절개선은 완만한 곡선이 되었다. 앞 부분에 여밈을 주어 입고 벗기 편하도록 하였으며, 허리 여유분을 주름으로 처리하여 형태감을 잡아 주었다. 앞 허리 부분은 내려주고 뒤 허리부분은 올려주어 착용감이 편하도록 하였다. 데님을 사용하지 않고 착용과 활동이 용이 하도록 바지 부리를 좁혔다.

서양 패턴에 비해 밑위가 불확실하고 엉덩이의 형태가 드러나지 않으나 활동에 필요한 여유분을 주고, 몸의 형태에 맞도록 약간의 곡선을 주어 피팅하였다. 앞판은 적당한 여유로 보행에 불편하지 않도록 밑위의 길이를 조정하였고 앞뒤의 봉제선이 몸 선을 따라 떨어지도록 하였다. 양 옆 절개선부터 뒷부분은 밴드로 주름을 잡아 엉덩이를 풍성하게 보이도록 하였고, 주름분량을 확보하기 위해 허리를 늘려주었다.


Ⅴ. 결론

본 연구는 한복의 형태가 형성된 디자인의 근원을 찾아 현대 복식으로 발전시키는 방법을 찾아보고자 했다. 연구과정에서 중국, 일본과 다른 한복을 만든 조상들의 감정을 느낄 수 있었다. 한복은 동아시아 삼국의 의복 중에서 가장 자연과 가까운 의복이다. 우리 조상들은 자연에 반하는 인위적인 의복을 만들기보다 스스로 자연의 일부가 되어 자연과 어우러지는 의복을 만들고자 했다. 중국이 사람을 중심으로 인체의 형태와 시대의 요구에 따라 다양한 치파오를 발전시켜 온 것과, 일본이 이상적인 형상을 만들기 위해 인체의 형태를 왜곡하고 직선적이거나 과장된 기모노를 발전시켜 온 것에 비하여, 한복은 사람이 자연과 어우러지는 지점을 찾아 의복의 형태를 구현하고, 의복을 입는 사람의 신체와 취향에 따라 가변적인 연출이 가능하도록 발전하였다. 한복은 겉으로 보이는 화려함이나 착용 방식의 복잡한 규칙을 갖고 있지 않으며, 한복은 사람 자체의 품격을 높이고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형태를 지켜왔다. 한복의 현대화 또한 이와 같은 방향으로 발전해야 한다.

전 세계적으로 차이니즈칼라, 기모노슬리브는 있지만 코리아칼라, 한복슬리브는 없다. 한복은 ‘한국의 전통복식’이라는 특정적인 의미만 갖고 있어, 전 세계 사람들은 현대복식의 이미지에서 한복의 이미지와 연결된 서술적 단어를 떠올리지 못한다. 한복의 특징에서 중국 일본과 다른 디자인의 근원을 찾아 구체화 시킨다면 현대 패션에서 한복의 의미를 구별해 낼 수 있는 근거가 될 것이다. 또한 이것은 한복을 현대복식으로 발전시키는 단초가 될 것이다.


Acknowledgments

이 논문은 2013년 건국대학교 연구년 교원 지원에 의하여 연구되었음.


References
1. Cho, H. S., (2003), Our Hanbok, two thousand years, Seoul, Korea, Seminar materials of Arumjigi foundation.
2. Choi, S. E., (2002), Comparison between Korea and Japan: aesthetic characteristics of traditional costume, Korea Society for Science of Eastern Art, 6, p317-317.
3. Choi, Y., (2007), An Aesthetic analysis of the modern Chipao, (Unpublished master dissertation), Hongik University, Seoul, Republic of Korea.
4. Gu, A., & Lee, S. H., (1992), A Study of the transitional Development of Buttons and Buttonholes, Journal of the Korean Society of Costume, 18, p247-247.
5. Hong, N. Y., Kim, C. j., You, H. K., & Lee, J. H., (1999), A Study on Comparative Culture about the Development Process of the Cultural Heritage Style in Asia (2), Asian Comparative Folklore Society, 17, p315-315.
6. Kim, Y. H., & Kim, M. J., (1991), The Form of Oriental Dress Depicted on the 20th Century Western Fashion(Ⅰ), Journal of the Korean Home Economics Association, 29(1), p1-12.
7. Kim, M. J., (2009), Finding the Je-daum of Korean Fashion Design, Seoul, Republic of Korea, National University Press.
8. Lee, J. M., & Kim, M. J., (2006), Aesthetic Characteristics of Korean and Japanese Women’s Traditional Costumes From the Viewpoint of Oriental Aesthetics, Journal of the Korean Society of Costume, 56(5), p132-149.
9. Namgung, M. J., (1999), (A) study on the influence of Japanese folkcostume in the modern Japanese fashion, (Unpublished master dissertation), Seoul Women’s University, Seoul, Republic of Korea.
10. Park, C. S., & Cho, W. H., (2002), Chinese Minority Costume, Seoul, Republic of Korea, Minsokwon.
11. Ryu, H. K., Kim, M. J., Cho, H. S., Park, M. Y., Shin, H, S., Kim, Y. J., & Choi, E. S., (2008), 2000 Years of Korean Fashion and Culture, Seoul, Republic of Korea, culture of art.
12. Soh, H. O., (2002), Korean costume’s association with a foreign culture, Proceedings of the World Congress of Korean Studies, 1, p476-476.
13. Son, W. S., (2007), National Identities of Korea, China, and Japanese Depending on the Traditional Costume, Asian Comparative Folklore Society, 34, p301-301.
14. You, Y., (2012), A study on Chi-pao design In contemporary fashion through change process of Chi-pao, (Unpublished master dissertation), Chung Ang University, Seoul, Republic of Kor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