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투행위에 내재된 욕망과 심리적 기능
Abstract
The purpose of this study is to investigate why people want to get tattoos and their psychological functions. For this purpose, this study conducted in-depth interviews with twelve men and women who have tattoos. The results are as follows: First, people with tattoos have had frequent exposure to tattoos through family, acquaintances, relatives and mass media before getting their tattoos, and already had favorable impression toward it. Second, The motive for getting tattoos were divided into two categories, aesthetic and symbolic. The former was composed of ‘a fashion item’, ‘personality expression’, and ‘looking sexy and attractive’. The latter included ‘strong-looking’, ‘pledge’, and ‘memorial of significant events and persons’. Third, the psychological benefits of tattoos are found to be relieving stress and healing, forming self-identity and providing ecstasy. Fourth, people had restrained their desire to get tattoos for a long time before getting their first one. When they could no longer suppress it, they got tattoos. After getting their first tattoos, they were temporarily satisfied, and relieved of their discontent. However, their desire to get additional tattoos become even stronger after the initial satisfaction wears off. they think that the tattoo-less parts of their body feel empty, so they become obsessed with the idea of filling the blank parts of their body parts with tattoos. They are unable to stop thinking about tattoos and become addicted to tattoos.
Keywords:
addiction, desire, motive, psychological function, tattoo키워드:
중독, 욕망, 동기, 심리적 기능, 타투Ⅰ. 서론
타투(Tattoo)는 신체 표면에 상처를 내고 색소를 피부 내에 침투시켜 글자나 무늬를 새기는 것으로, 원시 혹은 고대의 동·서양을 막론하고 모든 문화권에서 보편적으로 발견되어지는 양식이다(Kim, 2013). 그러나 타투를 금지하는 유대교 및 기독교 사상이 유럽으로 전파되고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신체를 훼손하는 것은 불효라는 중국의 유교적 신체관의 영향으로, 동·서양의 주요 문화권에서는 타투를 새긴 사람들은 불순한 이교도나 오랑캐 등과 같이 사회규범의 일탈자 내지는 파괴자로 인식되었다(Cho, 2010). 타투가 제도권에서 금지될 뿐만 아니라 더욱이 형벌로 사용됨으로써, 타투는 범죄자가 죽을 때까지 자신의 범죄 사실을 몸에 새긴 채 살아가야 하는 무거운 형벌의 징표로써 혐오스러운 이미지를 지니게 되었다(Kim, 2013).
이처럼 엄격한 금지의 대상이자 부정적인 이미지를 지니고 있던 타투가 현대에 와서 다시 살아나고 있다. 연예인이나 유명 스포츠 선수, 예술가들의 문신한 모습을 TV나 기타 매체를 통해 보는 것이 낯설지 않다. ‘국제 타투 박람회’가 전 세계적으로 관심을 끌고(“The art inscribed in the body”, 2015), 타투는 미국인의 경우 다섯 명 중 한 명이 가지고 있을 정도로(“One out of ten people”, 2015) 대중화되었다. 일회용 타투를 과도하게 하면 피부 염증을 유발한다는 기사(“Excessive makeup”, 2015)와 유명 브랜드 판매촉진 이벤트 참가자에게 일회용 타투가 포함된 기념품을 증정한다는 기사(“The color run of New Balance”, 2015)로 미루어 우리나라에도 일회용 타투는 일반화되고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2014년 7월에 시행된 엠브레인의 조사에 의하면, 우리나라 20대의 57.2%가 타투를 패션 아이템으로 여긴다고 한다(Embrain, 2014). 우리나라에서도 타투에 대한 인식이 변화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타투는 시행과정에 커다란 고통을 수반한다. 전신타투의 경우 며칠 혹은 몇 달의 고통스러운 시간을 감내해야하며, 시술 후 피부 후유증을 비롯한 각종 부작용이 따르기도 한다(Lee, Seok, & Lee, 1989; Lee et al., 2011; “One out of ten people”, 2015). 이러한 고통스러운 행위를 사람들은 왜 갈망하는가? 그들이 이러한 고통의 대가로 얻고자 욕망하는 것은 무엇인가? 다른 방법으로는 충족시킬 수 없는 무엇인가가 타투에는 있는가? Raspa & Cusack(1990)은 단 하나의 타투라도 타투는 시술자에게 내재해있는 정신적 문제를 경고하는 표시일 수 있다고 하였다. Grumet(1983)에 의하면 타투는 충동성과 자기통제의 부족을 나타내며, 타투 시술자는 낮은 자존감을 가지고 있고 반사회적 성향, 경계성 성격장애, 알코올 및 약물남용과 관련된다고 한다. Girard에 의하면 욕망(desire)은 현실의 자신의 모습에 만족하지 못하고 더 나은 이상적인 자기가 되고자 하는 열망인데(Lee & Kim, 2010), 그 속에는 ‘사회적 관계’, ‘중요한 타인으로부터의 특별한 반응’, ‘전적으로 지금의 자신과는 다른 사람이 되는 것’에 대한 갈망이 내재되어 있다(Belk, Ger, & Askegaard, 2003).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의 인정과 승인을 통해 자신이 누구인지에 대한 해답을 얻으며 자기정체성을 형성한다(Han, 2009). American Psychiatric Association〔APA〕(1987)에 따르면 타투는 시술자의 불완전한 자기정체성(Poorly organized ego)을 보완하는 심리적 기능을 한다고 한다.
그동안 타투는 다양한 학문분야에서 연구되어 왔는데, 타투 시술자에 대한 정신의학적 증상(Buhrich, 1983; Bae, 1983; Earls & Hester, 1967; Grumet, 1983; Jeong, Doo, Yoo, & Kim, 1991; Jeong, Kim, & Doo, 1993; Raspa & Cusack, 1990), 타투시술관련 피부과적 증상(Lee et al., 1989; Lee et al., 2011; Lee et al., 2012), 타투의 역사(Cho, 2010; Gilbert, 2004; Kim, 2013), 그리고 의류학 분야에서 이루어진 타투패션(Kim & Lee, 2007; Son & Park, 2003; Song & Park, 2007; Yun & Yoo, 2001) 등이 그것이다. 타투가 젊은 층을 중심으로 크게 유행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지만 그동안 이들이 왜 타투를 욕망하는지 타투는 이들에게 어떤 심리적 기능을 하는지에 초점을 맞추고 이루어진 연구는 거의 없다.
이 연구에서는 타투 시술자는 왜 타투를 욕망하는 지 그리고 타투는 시술자에게 어떤 심리적 기능을 하는지 알아보고자한다. 구체적으로는 심층면접법에 ZMET(Zaltman Metaphor Elicitation Technique)를 부분적으로 활용하여 시술자가 타투를 통해 어떤 식으로 중요한 사회적 관계에서 승인을 얻고 자기정체성을 형성하는지, 이들이 타투를 욕망하는 메커니즘을 심층적으로 파악하고자 한다. 이러한 연구는 다양한 복식행동유형 중 하나인 타투에 대한 분석을 통해 인간 본성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사회적 소수자인 타투 시술자의 내면을 편견 없이 바라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Ⅱ. 이론적 배경
1. 타투의 기원과 기능
사람들은 왜 타투를 하게 되었을까? 신체를 장식하고자 하는 인간의 욕망 때문이라고 알려져 있다. 원시사회에서 사람들은 신체를 장식하고자 다양한 시도를 한다. 귀나 코 등에 구멍을 뚫고 목을 길게 늘이거나 머리 형태를 변형시키는 등의 장식형태와 같은 신체장식의 하나로 타투가 시작되었다는 것이다. 빌헬름 외스트는 타투, 바디 페인팅, 상흔과 같은 모든 형태의 신체장식은 자신의 신체를 꾸미고 싶어 하는 인류의 본질적인 욕망 때문이며 남녀 간의 은밀한 관계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하였다(Gilbert, 2004). 그러나 인류학자 W 험블리는 타투가 고통을 방지하고 질병을 치료하며 초인적인 힘을 부여하거나 고양하며 행운을 불러오고 귀신을 내어 쫓는 등 주술적 종교적 의식과 관련된다고 하였다(Cho, 2010). 즉 타투는 몸에 지워지지 않는 부적을 만드는 행위라는 것이다(Chung, 2005). 이 외에 타투는 같은 종족임을 나타내며, 종족내의 계층이나 결혼여부 등 신분을 표시하는 역할을 하였고(Chung, 2005), 사랑하는 연인 사이의 맹세나 충성에 대한 서약 등을 위해 시행되기도 하였다(Kim, 2013; Song & Park, 2007).
과거 원시사회에서의 타투의 기능이 오늘날에도 계속되고 있는데, 여성들은 영구적인 화장을 위해 눈썹 타투를 하거나 아이라인을 새겨 넣는다. 항상 승패의 긴장 속에서 생활하는 직업 운동선수의 경우 몸에 타투를 새김으로써 승리를 기원하며(Cho, 2010), 일본의 야쿠자나 미국의 폭주족은 정교한 타투를 새김으로써 비싼 타투를 새길만한 돈이 있고 타투시술에 따르는 엄청난 고통을 참아낼 수 있으며 그리하여 싸움에서 위험한 적수가 될 것이라는 것을 나타내 적을 제압하는 효과를 가진다(Gilbert, 2004). 또한 Lee et al.(2011)는 타투를 한 수감자 98명을 조사하여 타투의 동기를 조사하였는데, ‘호기심’, ‘충동’ 외에 ‘동료들의 권유나 강요 및 집단행위’, ‘남자다움의 상징’, ‘개성표현’, ‘매력적으로 보이기 위해’, ‘애인에 대한 사랑의 맹세’, ‘반항심의 표출’, ‘부적으로서의 기능’ 등도 나타나 원시사회의 타투의 기능이 현대에도 이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외에 Lee et al.(1989), Jeong et al.(1993), Lee et al.(2012)의 청년 타투 시술자를 조사한 연구에 의하면 청년들의 타투 동기는 대부분 Lee et al.(2011)의 연구결과와 일치하였지만 연구대상자의 각각 13.7%, 8.4%, 7.9%에서 ‘당시의 정신적 갈등’이라는 응답이 나왔다. 현대의 타투는 원시사회에서의 기능에 더하여 청소년 및 청년기의 심리적 갈등을 표출하거나 이를 해소하기 위한 방편으로도 시행되어지고 있음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2. 타투에 대한 욕망과 혐오
Belk et al.(2003)에 의하면 욕망은 그 속에 ‘사회적 관계’, ‘중요한 타인으로부터의 특별한 반응’을 갈망하면서 생겨난다. Cho(2010)에 의하면 타이완의 고산족의 경우 타투를 새길 수 있는 자격은 남자는 적의 머리를 많이 사냥하는 경우에 그리고 여자는 베 짜는 기술이 탁월할 때 주어지는 특권이었다. 타투가 사회적 승인을 나타내는 상징이 되면서 타투가 없는 남녀는 열등한 존재로 전락하여 사회 내에서 대접을 받지 못하는 위치에 있게 된다. 이렇게 되면 타투는 사회 내에서 욕망의 대상이 되어 타투를 획득하기 위해 집단이 요구하는 노동과 이에 따르는 고통을 감내하게 된다.
이렇게 종족 구성원들에 의해 욕망의 대상이 되었던 타투는 타투를 금지하는 기독교가 유럽으로 전파되면서 배척되어진다. 타투는 야만적인 것으로 인식되고 범죄자나 노예에게 부과되면서 금지와 회피의 대상이 되었다(Cho, 2010). 우리나라의 타투 풍속은 삼한시대에 있었지만 중국의 유교적 신체관의 영향으로 사라진다( Kim, 2013). 이후 고려시대와 조선시대에 타투는 범죄자나 문제 있는 노비에 대한 형벌로 시행되어 범죄자를 연상시키는 반사회적이고 혐오스러운 이미지로 고착되었다(Kim, 2013).
서양의 기독교 전파와 더불어 엄격하게 금지되었던 타투가 근대에 들어 서서히 되살아나기 시작한다(Cho, 2010). 1769년 쿡 선장이 탐험여행에서 돌아오면서 타투는 영국에서 급속하게 전파되었는데 선원을 비롯하여 범죄자들과 마약 중독자들로부터 유럽 귀족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유행하게 되었다(Raspa & Cusack, 1990) 그리고 이 유행은 19세기 말에 미국으로까지 확산된다(Gilbert, 2004). 우리나라에도 일본의 폭력조직 야쿠자들의 타투가 들어와 범죄조직 구성원이나 불량배 사이에서 행하여졌다(Song & Park, 2007). 그러나 유명 스포츠 스타나 연예인들이 문신한 모습을 대중매체를 통해 접하게 된 청소년 및 젊은 층을 중심으로 타투를 패션 아이템의 하나로 인식하는 비율이 높아졌다(Embrain, 2014; Song & Park, 2007)
3. 타투를 새기는 사람들의 특성
Bromberg(1935)에 의하면 타투를 새기는 사람들은 두 가지 유형으로 구분되는데 첫 번째 유형은 나이가 있고 정력적인 사람으로 자신이 받은 타투에 만족을 느끼며 시간이 지나면서 타투의 수를 하나 둘씩 늘려가는 사람들로 자기 과시욕이 강하며 이런 사람들이 극단적으로 치닫게 되면 직업 타투이스트(Tattooist)나 당시 인기 있던 서커스 관련 일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두 번째 유형은 열등감이 많은 젊은이들로 강한 인물과 동일시하여 자신의 정체성을 확립하고자 강한 용사나 인디언 전사와 같은 힘센 문양을 선호한다. 이들은 자신이 새긴 타투에 혐오감을 느껴 젊은 시절 몇 년을 제외하고는 타투를 두 번 다시 새기지 않는다고 한다.
Gilbert(2004)에 의하면 타투는 자신의 신체를 꾸미고 싶어 하는 원시인의 야만적 관습으로, 타투를 새기는 사람들은 오늘날까지도 야만적 상태에 머물러 있는 사람들이라고 하였다. 그래서 원시인들과 같은 미신과 격렬한 열정, 무딘 감성, 유아적인 허영심, 일상화된 게으름, 나체주의의 습관과 같은 특성을 지니고 있다고 하였다. Raspa & Cusack(1990)은 단 하나의 타투라도 타투는 시술자에게 내재해있는 정신적 문제를 경고하는 표시일 수 있다고 하였다. 조사에 의하면, 타투를 한 사람들은 충동적이고 자기 통제력이 부족하여 낮은 자존감을 가지고 있고, 반사회적 성향, 경계성 성격장애, 알코올 및 약물남용과 관련된다(Grumet, 1983). 또한 동성애적 성향, 새디매조키즘, 성도착, 조증 및 정신분열증 등의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한다(Buhrich, 1983; Grumet, 1983). Jeong et al.(1991)는 타투 시술자들이 비행과 관련될 수 있다고 하였고, 몇몇 연구들은 타투의 개수와 범죄율 간의 상관관계를 밝혔다. Earls & Hester(1967)는 1개보다 2개 이상의 타투를 가진 사람이 높은 범죄율을 보인다고 하였고, Bae(1983)은 타투를 2.5개 이상 가진 사람의 평균 전과는 4범으로 타투개수가 많을수록 범죄횟수가 증가한다고 하였다. Lee et al.(2011) 역시 타투의 개수와 범죄 횟수의 정적 상관관계를 밝혀 선행연구를 지지하였다.
타투를 가진 정신분열증 환자는 다른 타투 시술자와는 차이가 있는데, 이들은 타투를 집단적으로가 아닌 혼자 새기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Earls & Hester, 1967). 우리나라 연구에서 문신 시술은 친구나, 선배 혹은 문신 전문가에 의해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았는데, 자신이 직접 시행한 경우도 있었다. Jeong et al.(1993)의 연구에서는 20%, Lee et al.(2011)의 경우 3.1%, Lee et al.(2012)의 조사에서는 4.7%가 자신이 직접 타투를 시행하였다고 하였다.
우리나라 타투 시술자의 타투를 처음 새길 당시의 연령은 대부분이 중고등학생 나이에 해당되는 16세-19세로 나타났다(Lee et al., 1989; Lee et al., 2011; Jeong et al., 1993), 타투 소유자와 자해흔 소유자를 비교한 Jeong et al.(1993)는 자해는 급변한 환경의 영향으로 인한 충동적 행위의 결과이지만 타투는 환경적 요인보다는 이전부터 가지고 있었던 심리적 욕구에 의한 행위로, 타투는 청소년기라는 인생의 한 단계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확립하고자 하는 노력과 심리적 갈등을 피부에 표현한 것이라고 추정하였다.
Ⅲ. 연구방법
1. 연구문제
이 연구는 젊은층 사이에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타투에 대한 것으로,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타투에 대한 인식이 좋지 못하고 타투 시술에 극심한 신체적 고통이 수반됨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왜 타투를 욕망하는지 그리고 이들이 타투 시술을 통해 얻고자 하는 심리적 혜택은 무엇인지를 알아보고자 한다. 또한 대부분의 타투 시술자들은 타투의 수를 점차 늘려가는데 왜 그러한 행동을 하는지 알아보고자 아래의 세 가지 연구문제를 설정하였다.
연구문제 1. 왜 타투를 욕망하는가?
연구문제 2. 타투 시술을 통해 얻고자 하는 심리적 혜택은 무엇인가?
연구문제 3. 타투 시술자는 타투의 개수를 왜 늘려가는가?
2. 자료수집
타투를 하나 이상 새긴 젊은 층을 대상으로 연구자의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하여 연구 참여자를 모집하였다. 모집 시 남녀 비율과 새긴 타투의 개수를 고려하였다. 연구자가 직접 접촉한 연구 대상자는 한 명이었으나 그 한 명이 4명의 지인을 연구에 동참시켰으며 4명이 다시 지인을 소개하는 형식으로 연구 대상자를 섭외하였다. 연구 대상자는 20대로 한정하였으나 이 연구 목적에 부합하는 시술한 타투 개수가 많은 참여자가 필요하여 또다른 참여자의 소개로 30대 중반 남성을 참여시켰다. 연구에 대한 안내문을 보고 연구자에게 연락을 해 온 참여자에게 인터뷰 시작 전에 ‘타투를 몸에 새긴 사람’과 관련된 이미지와 자신이 새긴 타투 사진을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으로 보내도록 하였다. 또한 대략적인 면담 내용을 알려주어 연구 참여자가 면담에 준비할 수 있도록 하였다. 2016년 12월 4–2016년 12월 21일까지 연구자가 연구 참여자를 직접 대면하여 면담하였다. 면담에 걸린 시간은 40분에서 1시간 10분으로 평균 55분 정도 소요되었다. 면담 내용은 연구 참여자의 동의를 얻어 기록하고 녹음하였다. 면담 시 간단한 간식을 함께 먹는 등 연구 참여자가 편안하게 면담할 수 있도록 배려하였고 참여자에게 친숙한 언어를 사용하였다. 면담은 새로운 참여자를 면담해도 더 이상 새로운 정보가 나오지 않는 시점에서 종료되었고 연구 참여자에게 소정의 사례비를 지급하였다.
3. 심층면접 진행절차 및 자료 분석
연구 참여자가 가져온 이미지에 대해 이야기하게 하는 것으로 면담을 시작하였다. 면담 시 시각적 이미지를 활용하여 연구 참여자의 무의식적 동기나 욕구를 파악하는 ZMET(Zaltman Metaphor Elicitation Technique)을 부분적으로 활용하였다. ZMET는 조사대상자로 하여금 주제와 관련된 이미지를 수집하게 하고 그 이미지에 대해 이야기하게 하는 과정을 통하여 조사대상자의 이성적 사고나 감정적 느낌 등 언어가 놓칠 수 있는 심층적 내면세계를 파악할 수 있는 방법이다(Zaltman, 2004). 대부분의 연구 참여자들이 다양한 타투 문양을 준비해 와 타투 문양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고 이어서 타투를 새긴 사람에 대한 이미지와 타투를 새긴 사람과 반대되는 이미지에 대해 질문하였다. 또한 타투를 새긴 사람을 색깔, 향기, 소리, 촉각 등으로 표현하게 하여 이들이 타투에 대해 가지는 무의식적인 동기와 욕구를 파악하고자 하였다. 질문에 대한 연구 참여자의 응답에 사다리(Laddering) 기법을 사용하여 ‘왜’를 계속해서 질문하는 방식으로 연구 참여자 내면의 숨겨진 욕구를 알아내는데 주력 하였다.
녹음한 자료는 연구 참여자가 표현한 언어 그대로 필사하였다. 이렇게 구성된 자료로 개념들을 추출하고 추출된 개념들의 공통점을 찾아 하위범주 그리고 더 추상적인 상위범주로 발전시켰다(Strauss & Corbin,1990)
Ⅳ. 연구결과
1. 타투 시술 동기
연구 참여자들은 타투 시술 전 가족이나 친척, 친구, 직장 동료 등 주변에 타투를 새긴 사람들이 있어서 타투에 대한 노출이 빈번한 환경 가운데 있었다. 또한 자신들이 관심을 가지는 커뮤니티 사이트나 연예인의 타투를 접하면서 호감이 형성된 상태였다. 연구 참여자가 밝힌 타투시술의 내적동기는 ‘몸에 새긴 패션 아이템’, ‘나만의 개성표현’, ‘섹시미와 매력’ 등 심리적 동기와 ‘힘에 대한 동경’, ‘결심이나 다짐의 표현’, 그리고 ‘의미있는 사건이나 사람에 대한 기념’의 상징적 동기로 구분되었다. 이 연구의 타투 시술 동기 범주를 Lee et al.(2011)의 연구결과와 비교하면 Lee et al.(2011)의 연구에서 나타난 ‘동료들의 권유나 강요 및 집단행위’, ‘반항심의 표출’, ‘부적으로서의 기능’ 범주는 이 연구에서는 나타나지 않았다. 대신 Lee et al.(2011)의 연구에서는 나타나지 않았던 ‘몸에 새긴 패션 아이템’이란 범주가 나타났다. Lee et al.(2011)의 ‘애인에 대한 사랑의 맹세’ 범주는 이 연구의 ‘의미있는 사건이나 사람에 대한 기념’ 범주에 포함되는 것으로 여겨진다. 이 연구에서 나타난 ‘결심이나 다짐의 표현’은 Lee et al.(1989), Jeong et al.(1993) 그리고 Lee et al.(2012)의 ‘당시의 정신적 갈등’ 범주를 포함하는 범주인 것으로 판단된다.
연구 참여자들은 타투 시술 전 가족이나 친척, 친구, 직장 동료, 커뮤니티 사이트 및 연예인을 통해 타투를 자주 접하고 있었고 빈번한 접촉에 의해 호감이 형성된 상태였다.
오빠도 했고..오빠 친구도 엄청 많이 했어요.. 참여자 K, 여성
친척 언니가 타투가 있어요... 참여자 A, 여성
주변에 남자인 친구들이 타투가 있는 친구들이 몇 명 있었어요.. 참여자 C, 여성
의류 쪽에 관심이 좀 생겼는데 그 때 커뮤니티 사이트가 있어요.. 거기 문신한 사람들이 많이 있더라구요... 참여자 E, 남성
연구 참여자는 주변에서 타투를 자주 접하면서 자연스럽게 호감이 생기고 타투 시술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많이 접하다 보니까 그렇게 되는 것 같아요. 참여자 A, 여성
박재범 때문에 관심이 있다보니까..어 괜찮네 하고.. 참여자 B, 남성
그거 보고 어 되게 괜찮은 거예요..나도 한 번 해보고 싶다. 참여자 K, 여성
연구 참여자가 밝힌 타투 시술의 내적동기는 크게 ‘심미적 동기’와 ‘상징적 동기’로 구분되었다. <Table 2>와 같이 심미적 동기는 ‘몸에 새긴 패션 아이템’, ‘나만의 개성표현’, ‘섹시미와 매력’의 하위범주로 구분되었으며 상징적 동기는 ‘힘에 대한 동경’, ‘결심이나 다짐의 표현’, 그리고 ‘의미있는 사람이나 사건의 기념’의 범주로 구분되었다.
(1) 심미적 동기
참여자들은 신체를 아름답게 장식하고자 하는 심미적 동기에서 타투를 시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타투를 액세서리와 같은 패션 아이템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었는데, 타투가 패션 아이템이긴 하지만 남들에게는 없는 자신만의 독특한 액세서리라고 응답하였다. 타투 시술자들은 타투를 새김으로 인해 자신이 더 멋있어 보이고 섹시해 보인다고 생각하였다.
① 몸에 새긴 패션 아이템
참석자 중 8명이 타투는 몸에 새긴 패션 아이템이라고 하였는데, 타투는 패션에 포인트를 주는것이며 타투를 가진 사람이 더 패셔너블해 보인다고 하였다. 또한 이들은 타투는 자신을 꾸미는 액세서리 같은 것이라고 하였다. 이 범주는 유명 스포츠 스타나 연예인들의 타투한 모습을 대중매체를 통해 접하게 된 젊은 층들이 타투를 패션 아이템으로 인식한다는 Song & Park(2007)의 연구와 일치하며, 타투는 자신의 신체를 꾸미고 싶어 하는 인류의 욕망에서 비롯된다는 Gilbert(2004)의 주장을 지지해준다.
이게(타투) 조금 있는 사람이랑 없는 사람이랑 제 눈에는 달라 보였거든요..있는 게 더 패션..그런 쪽으로 보이고 멋있기도 해서.. 참여자 J, 남성
패션에 포인트를 주는 액세서리 같은 것.. 참여자 H, 여성
자기를 꾸미는 거..옷 말고 액세서리 말고.. 참여자 C, 여성
패션에 관심이 있어서..좀 뭔가 포인트를 주고 싶어서 타투를 했는데.. 참여자 E, 남성
② 나만의 개성표현
6명의 참여자가 타투는 나만의 그림을 내가 생각해서 그린 것으로 나의 독특한 개성을 표현하는 것이라고 응답하였다. 패션 아이템이긴 한데 남한테는 없는 나에게만 있는 액세서리라고 하였다.
아무리 이쁜 옷 사도 언젠가 같은 옷 입은 사람을 만나게 되잖아요. 근데 타투는 나만의 그림을 내가 생각해서 그린 거니까.. 참여자 J, 남성
남들하고 똑 같은 게 많이 싫어가지고..나만의 독특한 개성을 항상 좀 살리려고 그냥 하는 거..저 자신을 더 표현하려고 타투를 한거죠. 참여자 E, 남성
남한테는 없는 나한테만 있는 액세서리라고 보면 되죠. 참여자 B, 남성
③ 섹시미와 매력 표현
참석자 중 5명이 이 범주를 언급하였다. 타투 시술자 중 여성들이 특히 타투를 새김으로 더 예뻐 보이고 섹시해 보인다고 하였고 남성들 역시 매력적으로 보인다고 하였다. 이 범주는 빌헬름외스트의 타투는 남녀 간의 은밀한 관계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주장(Gilbert, 2004)을 지지해준다.
여자들은 이런 거 하면 되게 섹시해보이고..저는 그렇게 생각해요 더 이뻐 보이고 섹시해 보이고.. 참여자 C, 여성
남자는 맨 몸 보다는 약간 안보이는 곳에 타투가 한 개 정도 있는 게 매력적이라고 해야 할까? 저는 굉장히 괜찮은 것 같아요. 참여자 F, 남성
여자들이 하려고 하는 건 좀 섹시해 보이려고 하는 게 많겠죠. 참여자 L, 여성
내가 멋있는 그림을 몸에 새기고 있다는 게 너무 매력적인 것 같아 가지고... 참여자 E, 남성
(2) 상징적 동기
참여자들은 강함, 결심이나 다짐 그리고 의미있는 사건이나 사람 등의 상징으로 타투를 시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타투의 강한 이미지에 대한 동경 혹은 자신의 결심이나 다짐을 표현하고자 타투를 시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의미있는 사건이나 사람을 기념하고자 타투를 몸에 새기기도 하였다.
① 힘에 대한 동경
참여자의 6명이 타투 시술의 동기로 이 범주를 언급하였다. 타투를 새긴 주된 이유가 타투를 가진 사람이 세보이고 강해 보이는 이미지에 대한 동경에서 비롯되었다고 하였다. 타투 시술로 위협감을 줄 수 있고 자신감을 가질 수 있다고 응답하였다. 이 범주는 열등감이 많은 젊은 층이 강한 인물과 자신을 동일시하여 자신의 정체성을 확립하고자 한다는 Bromberg(1935)의 주장과 일치하며 타투는 적을 제압하는 효과를 가진다는 Gilbert(2004)의 주장을 지지해준다.
사람마다 이유가 다르잖아요. 저는 제 이미지를 가지고 싶었고..그 센 이미지..그런 게 제일 강했던 것 같아요..하고 싶었던 이유가 그런 이미지를 가지고 싶어서.. 참여자 K, 여성
타투있는 사람이랑 없는 사람 딱 세워 놓으면 만약에 남자면 더 세 보이고 강해 보이고..없는 사람은 순해 보이고 약해 보이고.. 참여자 C, 여성
몸에 이런 거친 이미지 흔히 말하는 용 이런 걸 새김으로서 위협감을 줄 수 있고 자신감도 생기고.. 쉽게 말하면 날 못 건들 것 같다..좀 세 보인다.. 참여자 G, 남성
② 결심이나 다짐의 표현
참여자 중 5명이 이 범주를 언급하였다. 그 중 Lee et al.(1989), Jeong et al.(1993), Lee et al.(2012)의 ‘당시의 정신적 갈등’ 상황에서 자신의 결심이나 의지를 다짐으로써 당시의 힘듦을 극복하고자 했던 참여자들도 있었다. 또한 한 참여자는 그동안 힘들었던 회사원 생활을 더 이상 하지 않겠다는 결심의 상징으로 회사라는 조직에서 용납하지 않는 타투를 새기기도 하였다.
가정에 힘든 일이 많았어요..좀 힘내서 새롭게 해보자 하는 마음에서 나뭇잎을 몸에 하나 새기면 어떨까하는 마음에서..저한테 희망을 새긴 거죠..마지막 잎새처럼... 참여자 I, 여성
아빠, 엄마 이름, 내 이름..학창시절에 속 썩인 거 뭐 이런 거를..그러지 말아야지 하는 다짐의 의미로.. 참여자 L, 여성
처음에는 (푸켓에) 평생 살 계획으로 간 거거든요.. 그래서 타투를 했죠..그냥 결심을 한거죠..나는 이제 다시는 회사를 가지 않겠다..자유롭게 이렇게 살겠다.. 참여자 D, 남성
③ 의미있는 사람이나 사건에 대한 기념
이 범주를 언급한 참여자는 4명으로 자신의 노력을 기념하거나 인생의 전환점(turning point)에 의미있는 사건을 기념하기 위해 타투를 새긴다고 하였다. 또한 돌아가신 할머니나 사랑하는 부모님을 기억하기 위해 타투를 새기기도 한다고 하였다. 이 범주는 선행연구에서는 나타나지 않았지만 젊은 층의 타투행위에는 분명하게 존재하는 범주인 것으로 여겨진다.
제가 고등학교 때 105kg 였는데...해병대에 너무 가고 싶어서 78kg까지 뺐어요. 제가 살면서 코피를 흘리면서까지 노력 한 게 없는데 여기(해병대) 가기 위해서 그만큼 노력했고 그걸 기억하기 위해서(해병대 문양 타투) 한 거 였어요. 참여자 F, 남성
뭔가(타투)를 할 때는 동기가 있어야 하고..지금은 동기가 없어서..마땅한 그런 의미있는 사건 그런 게없었다고 했어야 하나...(인생의 전환점마다) 그냥 기록한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아요. 내 몸에 나에 대해 기록한다.. 참여자 L, 여성
막 부모님이 돌아가셨는데 부모님이 계실 때 써주셨던 손편지 그 글씨체 그대로 새기시는 분들도 있어서.. 참여자 E, 남성
2. 타투의 심리적 기능
타투는 시술과정에 큰 고통이 수반된다. 이러한 고통에도 불구하고 참여자들이 타투 시술을 통해 얻게 되는 타투의 심리적 기능은 크게 3가지로 범주화되었다. ‘스트레스 해소와 치유’, ‘자기정체성 형성’, 그리고 ‘쾌락’이 그것이다<Table 3>. ‘스트레스 해소와 치유’ 범주는 Lee et al.(1989), Jeong et al.(1993)의 타투시술이 청년기의 심리적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방편이라는 주장과 일치하며, ‘자기정체성 형성’ 범주는 타투가 시술자의 불완전한 자기 정체성을 보완하는 역할을 한다는 APA(1987)의 결과와 일관성이 있다.
참여자들은 타투 시술을 통해 현실의 골치아픈 문제를 잊을 수 있고 타투를 보면서 심리적 위안을 얻는다고 하였다. 또한 타투를 보면서 타투를 새길 당시의 결심을 지키려고 노력하여 부모님과 의 관계가 개선되고 성적이 향상되었다고 하였다.
① 스트레스 해소
참여자 중 6명이 타투시술에 따른 스트레스 해소를 언급하였다. 시술에 커다란 고통이 따르는데 이 고통이 역설적으로 스트레스를 해소시킨다는 것이다. 고통으로 인하여 그 고통에만 집중하게 되고 이로 인해 현실의 골치 아픈 문제를 잊을 수 있다고 하였다. 이들에게 타투 시술은 기분전환을 위한 취미생활인 것으로 나타났다.
저는 처음에는 스트레스 풀려고 (타투시술을) 한다. 이 생각은 안했거든요. 근데 (타투) 하면서 풀리는 거예요. 아픈데 그 아픔을 저도 모르게..그 아픔으로 스트레스를 날려버리고 있는 거예요. 참여자 C, 여성
저는 (스트레스가) 해소되는 것 같아요..타투할 때 위이잉 이런 소리가 나거든요..타투 머신인데..그 소리가 스트레스 해소도 되고..가끔씩 핏줄 같은 거 건들면 머릿속까지 찌릿찌릿하고..되게 소리도 좋고..그동안 얽매여왔던 거..회사 다니면서 그런 것도 다 잊을 수 있고.. 참여자 D, 남성
취미생활이니깐 당연히 타투하면 스트레스가 해소되죠..아파도..잡생각 했던 게 사라져요......작업 받기 전에 고민이 되게 많고 되게 그렇더라도 지금 작업 받는데 뭔 생각을 해요...아파 죽겠는데..아프고 하고 나면 골치 아픈 게 싹 사라져요. 참여자 B, 남성
② 위로나 위안
3명의 참여자가 힘든 상황에서 몸에 새긴 타투를 보면서 심리적 위안을 얻는다고 응답하였다. 한 참여자는 자신이 좋아하는 강아지 타투를 보면 기운이 빠졌을 때 힘이 난다고 하였고 두 명의 참여자는 힘든 일이 있을 때마다 타투를 보면서 그때도 견뎠는데 지금도 견딜 수 있다는 위로를 얻는다고 하였다.
약간 위로가 돼요. 제가 좀 기운이 빠졌을 때 힘이 날 수 있는 그런 거..제가 진짜 강아지를 진짜 너무 너무 좋아해서 이 강아지(본인이 집에서 키우는) 타투 한 거 보면 힘이 나요. 참여자 A, 여성
힘든 일이 있을 때 마다 아 이거(타투 새긴 거) 보면서 내가 이 때 이렇게 힘들었는데 견뎠구나! 이런 생각을 하고.. 참여자 I, 여성
거기서(해병대) 힘들었던 경험들을 몸에 새겨서 살면서 힘든 순간이 오면 보면서 그냥 넘어가자는 의미로 박은 거예요. 과제 같은 거 할 때 보통 밤샘하고..오늘도 밤새고 왔는데 그 때(해병대) 보다 덜 힘드니깐 이것도 버틸 수 있겠지 라는 생각을 항상 하니깐.. 참여자 F, 남성
③ 결심을 지킴
3명의 참여자가 결심과 의지를 다지기 위해 타투를 새기고 그 후 타투를 보면서 그 당시의 결심을 지키려고 노력한다고 하였다. 한 참여자의 경우 학창시절에 부모님 속 썩인 것에 대해 반성하고 앞으로는 그러지 않겠다는 의미로 아빠, 엄마, 자신의 이름을 새겼는데 이후 부모님과의 관계가 개선되었다고 하였다. 또 다른 참여자는 자신의 운명을 사랑하고 더 열심히 살겠다는 의미로 타투를 새겼는데 타투를 새긴 이후 실제로 열심히 노력하여 장학금도 받게 되었다고 하였다.
한(타투를 새긴) 후에는 이거를 했던 이유에 대해 계속 생각을 하고 지키려고 하는 것 같아요. 까먹지 않고.... 참여자 L, 여성
진짜 타투하고 결심하고 공부도 열심히 하고 일도 열심히 해가지고 그 돈으로 태국도 갔다 온 거고 장학금 받아서 엄마 드리고... 참여자 A, 여성
참여자는 다른 사람들은 용기가 없어서 감히 하지 못하는 타투 시술을 했다는 사실에서 다른 사람과 구별되는 자신에 대한 우월감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자신의 용기와 매력의 상징인 타투를 다른 사람들에게 은근하게 과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① 자신감과 우월감
5명의 참여자가 타투 시술로 인해 자신감과 우월감이 생겼다고 응답하였다. 타투에 대한 시선이 좋지 않은 우리나라 현실에서 부모님 등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를 시행하는 데는 용기가 필요하고 참여자들은 다른 사람들은 감히 하지 못하는 일을 했다는 데에서 우월감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무래도 타투를 보이고 있을 때는 자신감이 좀 생기는 것 같아요... 평소에 다닐 때 좀 뿌듯하거든요.. 쟤네는 겁먹어서 못하거나 하고 싶은데도 못했으니깐 너네랑은 좀 다르다. 겁먹어서 못하는 애들한테는 나는 겁먹어도 했다. 부모님한테 혼날까봐 하고 싶은 것도 못하고 사냐..나는 겁먹었지만 했고 부모님이 뭐라고 했지만 했다.. 참여자 J, 남성
조금 자신감이 생겼다고 해야 하나 그런 게 있는것 같아요. 나는 이거(타투) 했으니깐 너 나 만만하게 보지 마라 이런 거? 하하하 너는 못하는 거 나는 했으니까.. 참여자 K, 여성
한 참여자는 자신에게 타투는 여자들 틈에서 자라 소심해진 자신의 성격을 극복했다는 상징적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하였고, 또 다른 참여자도 마찬가지로 타투는 다른 사람의 눈치를 많이 보는 자신의 소심함을 극복하고 앞으로 남들이 뭐라고 하든지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하고 살겠다는 의미라고 하였다.
제가 예전부터 문신을 하려고 했는데..누나들 틈에서 껴서 살다보니깐 저도 알게 모르게 되게 소심해진 거예요 성격자체가..어차피 한번 사는 거니깐(타투 시술을) 마음먹었으면 두렵더라도 한 번 해보는 게.. 참여자 F, 남성
저는 남 눈치 되게 많이 보거든요..혼자서 밥도 못먹고..처음에는 되게 많이 고민했어요. 크게 할까 아니면 안 보이는데 할까 하다가...근데 이제 눈치보지 말고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하자 해서 보이는 데다가 했거든요. 그렇게(타투를 보이는데 새김) 한다는 것 자체가 남들이 날 뭐라 생각하든 나는 내가 하고 싶은 거 혼자라도 하겠다. 이런 거잖아요. 참여자 J, 남성
② 은근한 과시
9명의 응답자가 타투를 은근하게 과시한다고 하였다. 이들은 드러내놓고 자랑하지는 않지만 흰 셔츠에 타투 문양을 살짝 비친 게 한다거나 여름에 비키니를 착용했을 때만 살짝살짝 보이게 하는 것이 타투의 매력이라고 하였다.
수영장이나 이런 데 갔을 때..딱 벗었는데 어..아무도 모르게 아 저렇게 있네..저런 이쁜 그림이 있고....보여줘야 할 상황일 때 보여주는 그런 재미? 참여자 B, 남성
여름에 비키니나 이런 거 입을 때 보이게.. 딱 그럴 때만 살짝살짝 보이게 일부러.. 참여자 H, 여성
참여자들은 타투 시술에 뭔지는 알 수 없는 큰 희열을 느낀다고 하였다. 자신이 타투를 좋아하고 만족하기 때문에 타인의 부정적인 시선이나 평가에 개의치 않는다고 하였다.
① 희열
6명의 참여자가 타투 시술에 희열을 느낀다고 응답하였다. 새로운 타투를 새겼을 때는 마음에 꼭 드는 새 옷을 샀을 때나 남들이 안 입는 독특한 옷을 발견했을 때와 같은 희열을 느낀다고 하였고 뭔지는 알 수 없는 큰 기쁨이 있다고 하였다.
새 옷 샀을 때..홈쇼핑을 했어요...왔어요..도착을 했어요. 딱 입었을 때 내가 생각한 거랑 딱 맞으면 기분이 정말 좋잖아요..그런 기분이랑 비슷한 것 같아요..제가 어떤 그림을 해주세요 했을 때..새겼을 때 내가 머릿속으로 생각했던 그림이랑 딱 맞아 떨어지면..아! 이런 기분이 드는 것 같아요. 참여자 D, 남성
새로운 옷을 사고 남이 안 입는 독특한 옷을 발굴하거나 하면 희열을 느끼잖아요. 기분 좋고..저도 뭐 타투를..되게 이쁜 도안을 찾거나 타투 새길 생각을 하거나 하면 기분이 좋죠.. 참여자 G, 남성
뭔가 기분이 하여튼 되게 좋았어요...희열도 느끼고.. 참여자 D, 남성
전 되게 좋았어요...뭔가 그냥 좋은 거랑...참여자 E, 남성
② 자기만족
8명의 참여자가 타투의 심리적 기능으로 자기만족을 언급하였다. 다른 사람이 멋있다고 말해줄 때도 좋기는 하지만 그것보다 더 좋은 것이 자기만족이라고 하였다. 자신이 만족하고 좋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부정적인 시선이나 평가에도 개의치 않는다는 참여자도 있었고 한 참여자는 타투를 자신에게 주는 선물이라고 하였다.
타투를 해서 와.. 내 몸 멋있다 해서 만족스러운 것도 있어요. 남들이 알아보고 멋있다고 해줄 때도 좋긴 한데 저는 일단은 제 자신의 자기만족이 가장 큰 것 같아요. 참여자 E, 남성
근데 자기만족이 강한 것 같아요. 남들이 뭐라 하든 말든.. 참여자 H, 여성
자기만족....나에게 주는 선물? 참여자 L, 여성
3. 중독에 이르는 타투 욕망의 메커니즘
타투를 하나라도 새기게 되면 대부분의 참여자들이 하나에서 만족하지 않는다. 타투를 더 새기고 싶다는 욕망에 사로잡히게 되고 타투 개수를 하나 둘 늘려간다. 나중에는 자신이 멈추고 싶어도 멈출 수 없는 타투 중독에 이르게 된다. 첫 타투 시술에서 중독에 이르는 타투 욕망의 메커니즘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참여자들 모두 처음 타투를 새기기까지 적게는 1년, 많게는 3-4년을 고민하며 망설인 것으로 나타났다. 참을성이 부족한 이들이 타투에 대한 강한 욕망을 비교적 오랜 시간 억제함으로 말미암아 욕구불만 상태에 있게 되었다.
제가 이 타투를 엄청 고민을 했어요. 내가 나중에 정말 커서 이걸 후회하면 어떡하지 이런 생각을 되게 많이 했어요. 근데 결국 했어요. 참여자 A, 여성
저도 그냥 항상 하고 싶었어요. 타투를 하면 여자가 하면 시선이 되게 안 좋잖아요..시선도 안 좋고 부모님한테도 알리지도 못하고..그래서 사실 되게 참고 있었어요. 하고 싶은데..근데 용기를 낸거에요..19살 때 그냥 내 몸이니깐 내 마음이다..하하 참여자 C, 여성
고등학교 1학년 때 친구가 레터링 하러 가자고 했었어요..선생님 눈치 보이고 이러니깐 고등학교만 졸업하고 해보자 이런 생각을 했다가 재수하게 돼서 한 3-4년 동안 어떻게 할지 생각만 하다가... 참여자 J, 남성
여성 참여자 중 3명은 첫 시술 후 후회하면 어쩌나 하는 두려움을 느꼈다고 응답했지만 9명의 참여자들은 타투 후 쾌락을 경험하였다고 응답하였다. 비교적 오랜 기간 욕구불만 상태에 있던 이들은 그동안 억눌러왔던 타투에 대한 욕구를 해소시킴으로서 시원한 느낌이 들었다고 응답하였다.
전 되게 좋았어요. 뭔가 그냥 좋은 거랑..드디어 내가 했구나 하는 시원한 느낌..그동안 하고 싶었던 거를 못하니깐 스트레스가 쌓였는데 불만을 해소한 느낌이 들었죠.. 참여자 E, 남성
그 고통조차도 좋더라구요..그냥 잠시 아픈 거..다른 생각도 안들고..어떻게 보면 변태일 수도 있는데 저는 좋더라구요. 참여자 D, 남성
일단 하고 싶은 걸 했으니깐 기분이 좋았는데 한편으론 걱정이 되기도 하고... 참여자 K, 여성
Park, Song, Son, Park, & Jeong(2008)에 의하면, 욕구는 충족이 가능한 것이지만 욕망은 정신적인 문제와 연결되어있어 충족이라는 것이 불가능하다. 욕망이론의 대가 자크 라캉(Jacques Lacan)에 의하면 욕망은 빈 구멍처럼 ‘결여’ 때문에 생겨나며, 사람들은 이 빈 구멍을 메우기 위해 안간힘을 쓰지만 욕망이란 근본적으로 충족될 수 없는 것이다(“Jacques Lacan”, 2011). 모든 참여자들이 첫 타투 시술 후 타투에 대한 욕망이 더 커졌다고 응답하였다. 한 여성 참여자는 타투를 새기고 싶은 욕망을 상당히 오랜 시간 억눌러왔는데 욕망의 억제가 너무 힘들어 ‘타투를 새기게 되면 이 고통에서 벗어나겠지’ 하며 아주 조그마한 타투를 새겼다고 한다. 그런데 타투를 새긴 후 고통에서 벗어나는 것은 아주 잠깐이고 타투에 대한 욕망이 더욱 커졌고 이를 억제하기가 더 힘들어졌다고 하였다. 타투에 대한 참여자들의 갈망은 타투를 새길수록 오히려 그 목마름이 점점 커지는 ‘욕망’의 성격을 가지는 것으로 여겨진다.
하나를 하면 안할 줄 알았는데 하나 하니깐 또 하고 싶고..하고 나니깐 또 하고 싶고 또 하고 싶고..(타투 욕망의) 크기가 점점 커지고 있거든요.. 참여자 A, 여성
맞아요. 더 커져요..맞아요.. 맞아요..하나를 하면 하나를 더 하고 싶고 또 다른 걸 하고 싶고 그런 마음이 생기는 것 같아요. 참여자 K, 여성
저는 (타투 욕망이) 더 생기더라고요..줄어들지 않고..여기를 하니깐 또 다른 데를 하고 싶고 하기 전에는 여기 그냥 하나만 해야겠다 했는데 하고 나니깐 막 여기도 하고 싶고 저기도 하고 싶고 크게도 하고 싶고.. 참여자 E, 남성
(타투 욕망이) 처음에는 작았는데 (하나를 새기고 나니까) 더 커지는 게 맞는 것 같아요. 참여자 I, 여성
타투 시술 후 타투에 대한 욕망이 더 커지는 이유는 타투를 새김으로 인해 타투가 없는 신체의 다른 부분이 더 허전해 보이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이들은 허전해 보이는 빈 곳을 타투로 채우고자하는 강력한 욕망이 새로이 생겨났다고 하였다. 또한 이들은 타투를 새김으로 인해 비대칭이 된 시각적 균형을 회복하고자 또 다른 타투를 욕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 빈 곳을 채우고 싶다는 욕망
8명의 참여자들이 타투를 시술함으로써 타투가 없는 신체의 다른 부분이 허전해보이고 비어보인다고 응답하였다. 참여자들이 이야기하는 ‘비어 보임’은 주관적인 느낌이지만 상당히 강렬했다. 연구자는 비어보이지 않는데 왜 계속 비어 보인다고 하느냐는 질문에 참여자들은 하나같이 타투를 해보지 않고서는 자신들이 말하는 비어보임을 이해할 수 없을 것이라고 하였다. 그리하여 빈 공간이 없을 정도로 타투로 채운다고 해도 이들이 느끼는 ‘비어 보임’은 지속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타투 시술 후 이들은 끊임없이 빈 곳을 타투로 채우고자 하는 욕망 가운데 있었다.
타투를 해보잖아요. 그럼 알아요. 해본 사람들은 그 비어보임을...저 같은 경우도 이렇게 했잖아요. 여기가 좀 허전해보이고 여기도 좀 허전해 보이고....뭐라고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어요...그냥 채우고 싶어요. 그냥..더 비어 보이고..허전해보이고... 참여자 J, 남성
딱 여기만 있으니까 너무 비어 보여 가지고..원래 문신은 한 번 하고 나면 중독처럼 막 비어 있으면 다 하고 싶고 그래요. 그래서 그렇게 채우고 싶어요. (타투로 빈 곳을 채우면) 기분도 채워지고 몸도 채워지는 기분이 들 것 같아요. 참여자 C, 여성
상체 거의 다 한 사람들 중에..팔이나 이런 데도 다했어요...근데 팔이 비어 보인데요...특이 케이스죠... 근데 대부분이 또 그렇긴 해요. 참여자 B, 남성
(2) 균형에 대한 욕망
참여자들의 타투에 대한 끊임없는 욕망의 이유 중 하나는 균형을 회복하고자 하는 것이었다. 4명의 참여자가 이를 언급하였다. 상의를 구매하고 나면 그 옷에 맞는 코트와 신발의 필요를 느끼듯이 타투를 하게 되면 그 타투에 어울리는 새로운 타투의 필요성을 느낀다는 것이다. 참여자들은 좌우의 균형, 타투 크기의 균형 등을 맞추기 위해 새로운 타투를 계획하고 있었다.
윗도리를 샀으면 그거에 맞게 코트를 사야하고 신발도 사야하고...여기를 이렇게 했는데 이쪽이 비는것 같고..여기가 비니까 밉잖아요... 참여자 B, 남성
타투는 그냥 아무데나 막 하는 게 아니구요..위치를 맞춰야 하는 거예요..한쪽에만 그림이 엄청 많고 여기는 깨끗하면 이상하잖아요...누가 맞추라고 하는건 아니고 자기 혼자서 여기 있으면 그냥 좀 맞겠다..그냥 괜찮겠다..이러면서 하는 것 같아요. 참여자 C, 여성
우측에 하나 있으니까 좌측에 하나 할 생각입니다. 이왕 했으니까 균형을 맞추려고...허전해 가지고.. 참여자 F, 남성
Jeong et al.(1993)은 타투는 이전부터 가지고 있었던 심리적 욕망에 의한 행위라고 하였다. 자크 라캉(Jacque Lacan)에 의하면 욕망은 어떤 실제 대상물을 제공해서 채울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갈망하는 대체물에 의해 채워지는데(Jacque Lacan, 2011), 참여자들에게 그 대체물은 타투가 된다. 참여자들은 그러한 욕망을 억누를 수가 없어서 타투를 시술하게 되지만 타투를 시술한 후 욕구불만이 해소되었다고 느끼는 것은 아주 잠깐이고 더 큰 타투에 대한 욕망에 사로잡히게 된다. 이들은 타투에 대한 생각을 끊어 낼 수 없고 욕망이 제어되지 않아 타투의 수를 늘려가는 ‘중독’ 에 이르게 되었다.
(1) 타투에 대한 강박 사고
6명의 참여자들이 타투에 대한 생각을 끊어낼 수가 없다고 하였다. 타투에 대한 욕망을 억누르고 있으면 하루 종일 타투 생각 밖에는 안 난다고 하였다. 이들은 거의 매일 타투 문양을 찾아보면서 다음에는 어떤 타투를 할까를 생각한다고 하였다.
(타투를) 안 하면 하루 종일 이 생각 밖에 안 나고...어떤 글씨체를 할까 글씨체를 계속 찾아보고... 그렇게 계속하다가 결국은 했어요. 참여자 A, 여성
계속 그(타투) 생각만 해요. 이어서 어디다가 할까 어떻게 이어갈까..타투를 보며 매일 그 생각 하는것 같아요...인터넷 검색하고 이쁜 거 있으면 스크린 샷 찍어서 보관해 놓고... 참여자 J, 남성
SNS 이렇게 요즘 올리면 저도 이런 거 다 팔로우해서 볼 수 있거든요...예쁜 게 너무 많으니/깐 게시물이 올라올 때마다 나도 이런 거 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계속 드니까...생각을 끊을 수가 없는 것 같아요...진짜 중독이란 말이 맞아요. 참여자 I, 여성
(2) 제어되지 않는 욕망, 중독
8명의 참여자가 타투의 중독성을 언급하였다. 자신이 현재 타투를 새기는 이유는 중독 때문이라고 한 참여자도 있었고 욕망이 제어가 되지 않기 때문에 타투 시술을 후회하는 참여자도 있었다. 타투 개수가 많은 참여자일수록 중독 상태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옛날에는 하고 싶어서 그런 게 많았는데 지금은 좀 중독인 것 같아요. 월급이 들어오잖아요 그 돈이 조금씩 많이 모일 때는 타투를 제가 찾아봐요 하고 싶어가지구...근데 한국에서 하기는 싫으니깐 여행계획을 잡아요. 이번 방학에는 또 (태국)가서 같은 데(샵) 가서 할까? 다른 유명한 데 찾아가서 할까 이런 생각이 많이 하고 그렇게 돼요. 저는 중독인 것 같아요..지금은.. 참여자 A, 여성
만족감도 크고 중독이에요...어떻게 보면...이 정도까지 오면....차라리 안했더라면 이런 생각..후회는 해봤어요...이거를 억제할 수 없고 또 채우다보면 남의 시선이.... 참여자 B, 남성
그냥 한마디로 중독 같아요..담배를 피면 중독이잖아요...습관처럼 피는 거잖아요..어른들은 이해를 못하잖아요. 왜 담배를 못 끊나?...타투도 약간 그런것 같아요.. 참여자 H, 여성
은근 중독성 있다고 해야 하나? 중독성이 있는 것 같아요. 참여자 L, 여성
V. 결론
이 연구는 정성적 방법으로 타투 시술자가 왜 타투를 욕망하는지 그리고 타투는 시술자에게 어떤 심리적 혜택을 주는지 알아보고자 하는 것으로 이를 위해 타투를 새긴 남녀 12명을 심층면접하였으며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타투 시술자는 시술 전 가족이나 대중매체를 통해 타투에의 노출이 빈번하게 이루어지는 환경 가운데 있었고 타투에 대한 호감이 형성된 상태였다. 타투 시술의 내적동기는 ‘몸에 새긴 패션 아이템’, ‘나만의 개성표현’, ‘섹시미와 매력표현’ 범주의 심미적 동기와 ‘힘에 대한 동경’, ‘결심이나 다짐의 표현’, 그리고 ‘인생의 의미있는 사람이나 사건의 기념’ 등 상징적 동기로 구분되었다.
둘째, 타투 시술자는 타투를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위로와 위안을 받으며’, 타투는 시술자의 ‘결심이나 다짐을 지키도록’ 독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시술자는 금지된 것의 감행을 통해 ‘자신감과 우월감’을 느끼고 이를 ‘은근하게 과시’하였다. 시술자는 타투 시술에서 강한 ‘희열’을 느끼며 ‘만족감’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셋째, 타투 시술자는 첫 타투 시술까지 비교적 오랜 시간동안 갈등하면서 타투에 대한 욕망을 억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욕망의 억제가 힘들어지면서 이들은 타투 시술을 받게 된다. 시술 후 이들은 그동안의 욕구불만이 해소되는 경험을 하지만 이는 잠시뿐이고 이들은 곧 새로운 타투에 대한 한층 커진 욕망에 시달리게 된다. 이들은 타투를 새긴 후 타투를 새기지 않은 신체의 부분이 비어 보인다고 느끼며 타투로 빈 곳을 채워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히게 된다. 매일 매일 타투에 대한 강박사고를 끊어낼 수 없고 자신의 욕망을 제어할 수 없는 상태인 중독에 빠지게 된다.
이 연구는 다음과 같은 학문적 성과 및 사회적 기여점을 가진다.
첫째, 이 연구는 타투행위에 내재된 동기와 욕망, 그리고 심리적 기능 규명하였다. 그동안 타투의 동기와 기능에 대한 연구(Gilbert, 2004; Kim, 2013; Chung, 2005; Cho, 2010; Lee et al., 1989; Lee et al., 2011; Lee et al., 2012; Jeong et al., 1993)가 다양한 학문분야에서 이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과거의 문헌과 설문지를 이용한 조사에 치우쳐 현대 젊은층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타투 유행현상을 설명하기에는 부족함이 있었다. 이 연구는 심층면접법을 사용하여 타투행위의 동기와 심리적 기능 그리고 심층적 욕망을 참여자들의 생생한 언어로 파악하여 의류학의 학문적 연구대상인 ‘타투’에 대한 지식을 확장시키고, 타투를 새긴 소비자 집단에 대한 이해를 증진시켰다는데 의의가 있다.
둘째, 이 연구는 타투 중독에 이르는 과정을 밝혔다. 타투가 중독성을 띠고 있고 그 정도가 심각함에도 불구하고 타투 중독에 대한 연구는 거의 이루어지 않았다. 이 연구에서는 하나의 타투를 새긴 사람은 왜 타투의 수를 늘려가는지 첫 타투 시술에서부터 중독에 이르기까지 타투 욕망의 메카니즘을 밝혔다는데 의의가 있다.
셋째, 이 연구의 결과는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타투의 중독현상을 밝혀 청소년을 비롯한 젊은층에게 타투 유행현상에 대한 판단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타투 중독의 심각성은 타투 중독이 상당한 수준까지 진행될 때까지 연구자가 면접한 연구 참여자들 조차도 의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이 연구에서 드러난 처음 타투를 새기는 단계에서부터 타투 중독에 이르기까지의 메카니즘은 청소년을 포함한 젊은층을 중심으로 한 타투 유행현상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스스로 판단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연구의 한계와 후속연구를 위한 제언은 다음과 같다. 첫째, 이 연구에는 30대 남성이 포함되긴 하였지만 대부분이 20대 대학생 지인 집단으로 결과의 일반화에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이다. 앞으로 다양한 연령대와 직업군으로 확대하여 연령과 직업군에 따라 타투 동기와 심리적 기능 등에 차이가 있는지를 밝혀 이 연구결과를 확인하는 연구가 필요하다. 둘째, 이 연구는 ZMET를 부분 활용하여 무의식 속에 감춰져 있는 타투시술의 동기와 심리적 기능을 파악하고자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연구자의 연구배경으로 말미암아 한계가 있었다. 앞으로 상담심리학 전공자 및 정신의학자 등과의 학제간 연구로 타투시술 이면의 이들의 내적 상처 등에 대한 면밀한 분석이 필요하다. 셋째, 타투시술자를 대상으로 타투동기와 심리적 기능 그리고 중독 메카니즘을 밝힌 이 연구를 피어싱, 갸루화장, 코스프레, 심한 머리염색 행동 등으로 연구대상을 확대하여 이들 집단 간에 유사점과 차이점을 밝히는 연구가 필요하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이 연구의 결과를 검증하게 될 것이다.
Acknowledgments
이 논문은 2015년 대한민국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연구임(NRF-2015S1A5B5A07043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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