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디자인 발상 중 시각적 유추의 활용 방법 연구
Abstract
This study investigated the use of visual analogy in creative fashion design process by experimenting with 18 designers at three levels of expertise. Each designer took the design task which asked to sketch a small collection of women‘s wear from the given a source of inspiration image, and was interviewed to clarify the meanings of sketches. For the analysis, the video/audio recorded data and all sketches were reviewed with corresponding interview data by the researcher and confirmed with the participant designers and other professional researchers. The use of visual analogy among three designer groups were differ; The novices tended to copy and paste specific features from the source of inspiration image to the clothing design and fill the remainders. The similar characteristic was found in the early stages of the advanced-level designers' processes, but the designs tended to develop to alternative shapes and features throughout the process. The professionals tended to abstract the concept keywords from the source to develop the design idea. In addition, the professionals chose the structural visual analogy whereas the novices adopted the surface analogy. Understanding the use of visual analogy in fashion design process is valuable design knowledge that helps to know how the designer designs, and it can ultimately benefit practitioners and educators.
Keywords:
design education, design knowledge, design process, expertise, visual analogy키워드:
디자인 교육, 디자인 지식, 디자인 프로세스, 전문성, 시각적 유추Ⅰ. 서론
디자이너는 어떻게 디자인 하는가? 다수 디자이너들은 환경과 예술, 혹은 라이프 스타일에서 영감을 얻고, 그것을 미적 감각에 의지하거나 개인적 취향의 선택으로 디자인한다고 말할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디자인은 예술적 상상력을 담당하는 직관적 사고와 합리적인 선택을 담당하는 논리적 사고가 균형ㆍ보완을 이룬 체계적인 사고 과정이다(Cross, 2001). 이러한 디자인 과정의 궁극적인 목표는 창의적인 결과물을 얻는 것이고, 창의적 아이디어 발상은 성공적인 디자인을 위한 핵심이라고 할 수 있겠다.
창의적 발상에 관한 패션디자인 분야의 연구는 인지 심리학의 창의적 사고 연구에 근거한 체크리스트법(Osborn, 1963)이나 형태분석법(Zwicky, 1969), 마인드 맵 (Buzan, et al., 2009)등 기존의 심리학에서 이용하는 창의성을 강화시키는 이론을 적용하여 발상을 이끄는 연구들(Cho & Han, 2000; Do, 1996; Gong & Chae, 2005; Kim, 2016; Kim & Im, 2012; Kim & Kim, 2015; Kim & Park, 2010; Kim & Yoo, 2002; Lee, 2006)이 주를 이루고 있다.
시각적 유추는 모든 시각 예술 분야 전반에 있어서 창의적인 사고를 전개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며(Arnheim, 1969), 성공적이고 새로운 시각적 형태의 발상을 위한 주요 전략 방법으로 밝혀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디자이너들의 시각적 유추의 활용과 창의적 사고 과정에 관한 연구나 이를 적용한 교육방법에 관한 연구는 미흡하다. 패션디자인 분야의 선행 연구로는 어휘의 유추를 통한 아이디어 발상 방법을 이론적으로 제시한 연구(Kim, 2014), 키워드(어휘)의 유추를 적용하는 NM 발상법과 시네틱스 발상법을 결합한 모델을 개발하여 패션디자인 아이디어 발상단계에 적용한 실증적 사례로 보여주는 연구(Im, 2015)가 있다. 디자인 분야의 시각적 유추에 관한 연구로는 건축디자인, 인테리어 디자인 분야에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Alipour et al., 2017; Casakin & Goldchimidt, 1999; Casakin, 2004; Choi, 2011; Goldschmidt, 2001).
본 연구는 디자인 발상 중 시각적 유추를 활용한 아이디어 발상법을 실증적인 연구 방법을 통해 관찰하고, 디자이너 전문성 수준에 따른 시각적 유추의 활용 방법을 비교하여 실질적인 디자인 교육을 위한 이론적 자료를 제공하는데 그 목적 있다.
본 연구의 내용은 첫째, 문헌연구 통해 시각적 유추에 관한 이론을 고찰하고, 타 디자인 분야의 선행 연구를 통해 시각적 유추의 활용에 관한 선례를 파악한다. 둘째, 패션디자이너의 시각적 유추의 활용 방법을 관찰하기 위해 실험연구가 진행되었다. 본 실험연구에서 3단계의 디자이너 초보자, 중급자, 전문가를 대상으로 동일한 디자인 과제를 주고, 어떠한 시각적 유추 과정을 거쳐서 결과물을 도출해 내는지를 테스트 후 인터뷰 하였다. 셋째, 산출된 디자인 스케치와 인터뷰 내용을 분석하여 초보자, 중급자, 전문가의 차이점을 밝혀내고 그 결과를 통해 효과적인 시각적 유추의 활용 방법이 무엇인지 알아보았다.
Ⅱ. 이론적 고찰
1. 유추와 시각적 유추
유추는 유추의 대상의 요소와 잠재적 결과물의 요소 사이에 있는 관계의 유사점을 찾아내어 그 유사점을 새로운 문제 해결 방법으로 적용하는 인지적 사고과정을 일컫는다(Gentner, 1983). 이러한 유추적 사고는 창의적인 사고를 위한 주요 전략으로 여겨지고 있으며(Finke et al., 1992), 이중 (무)의식적으로 시각적 참조물을 찾아 아이디어를 발현시키는 디자인과 머릿속의 시각적 이미지(심상)의 표현을 위한 시각적 유추가 성공적인 결과물을 얻는데 주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Arnheim, 1969; Goldschmidt, 1995). 시각적 유추란 유추의 대상으로 부터 시각적 개념을 도출하여 그 관계를 인식하고 사고의 전이를 통해 잠재적 결과물로 변환시키는 과정이라 정의할 수 있다(Goldschmidt, 1995, Goldschmidt, 2001). Goldschmidt(2001)는 시각적 유추는 (1)대상로부터의 추상화, (2)추상화된 개념이 새로운 아이디어에 적용되는 두 가지 단계에 걸쳐 진행된다고 하였다(Goldschmidt, 2001). Gentner(1983)가 주장한 “Structure-Mapping Theory (SMT)” 이론에 따르면 문제 해결자는 창의적 문제해결 과정 중 새로운 아이디어 발상을 위해서 대상과 잠재적 해결책간의 유사성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그 유사성의 변형된 아이디어에도 집중한다고 주장하였다<Fig. 1>.
유추는 표면적 유추, 구조적 유추로 분류된다(Gentner, 1983; Smith et al., 1995). 표면적 유추는 대상의 표면적 또는 피상적 특성에서 개념을 도출하는 방법인 반면, 구조적 유추는 대상의 복잡하게 얽혀지고 감춰진 구조적 특성에서 개념을 도출하는 방법이다. 또 다른 분류 방법으로는 유추가 발생되는 영역에 따라 같은 영역 내의 유추와 서로 다른 영역 간의 유추로 나눌 수 있다. 일반적으로 같은 영역 내의 유추는 표면적으로 드러나 있고 따라서 쉽게 접근, 도출이 가능한 반면, 서로 다른 영역간의 유추는 영역이 다르거나 거리가 있기 때문에 유추적 사고를 이끌어 내기는 좀 더 어렵다고 알려져 있다(Casakin, 2004 재인용Dejong, 1989).
전문가와 초보자를 비교한 선행연구들에 따르면 유추의 사고의 그 질적 수준을 따질 수 있다. 주로 대상자와 잠재적 결과물의 영역이 멀수록 유추를 이끌어내어 사고를 전이하기 어려우나 성공적으로 도출하였을 경우 결과물의 수준이 높아진다고 한다(Casakin, 2004 재인용; Vosniadou, 1989). Novick(1988)의 연구에 따르면, 초보자들에 비해 전문가들은 축적된 전문적 지식이 유추의 사용에 영향을 주며, 주로 구조적 개념을 바탕으로 유사점을 도출해 내 적용 시키는 유추를 활용함으로서 성공적인 결과물을 도출되는 경향을 보인다고 하였다. Gentner(1983)은 우수한 유추의 필수 조건으로 계통성 원리를 꼽았으며, 이는 유추의 대상과 잠재적 결과물 사이의 단순한 관계를 인지하는 것이 아닌, 가능한 한 얽히고설킨 모든 특성에 관한 복잡한 구조의 개념이 도출되어 유추적 사고로 전이되는 경우라고 하였다.
2. 디자인 분야의 시각적 유추에 관한 선행 연구
타 디자인 분야에서 유추 혹은 시각적 유추에 관한 실증적인 연구가 다각도로 이루어지고 있다. 그 핵심 주제는 1) 디자이너가 아이디어를 발상하기 위해 어떤 유사점을 검색하는가, 2) 이 검색된 정보는 어떻게 새로운 아이디어로 전환되는가이다. Goel(1997)은 건축 디자이너의 아이디어 발현 과정에서 포괄적인 추상화의 과정이 필요하고, 이는 단지 대상의 특성을 이해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대상과 새로운 아이디어 사이에서의 구조적인 관계(시공간의 관계, 인과관계, 기능적 측면)에 관한 섬세한 추상화가 진행되어야 한다고 했다. Goldschmidt(2001)와 Casakin (2004)은 건축 디자이너들이 아이디어를 위한 구조적, 표면적 유사점을 의식적으로 또는 무의식적으로 포착해 내는 과정을 실증적 실험을 통해 증명하였으며, Casakin과 Goldchimidt(1999)는 시각적 유추가 초보자에게나 전문가에게나 모두 활용되는 디자인 전략 방법이나 초보 디자이너에게 제안했을 때 그 결과물 측면에서 더욱 효과적으로 작용한다고 결론지었다. 또한 Casakin(2004)는 초보자와 전문가 건축 디자이너들의 실험연구를 통해 초보자와 전문가 모두에게 시각적 유추를 활용한 디자인 해결방법이 관찰되었으며, 전문가 집단은 주로 서로 다른 영역에서 이끌어낸 유추의 활용이 관찰된 반면 초보자 집단에서는 서로 다른 영역과 같은 영역에서 이끌어 낸 유추의 활용이 비슷하게 관찰되었다고 했다. Lee(1997)는 이론적 고찰과 르꼬르뷔지에의 사례 분석을 통해, 건축 디자인에 있어서 유추적 전이의 대상으로 표면적 특징을 활용하는 대신 사물과 현상의 원리에 관한 지식을 바탕으로 대상물의 복잡한 구조적 관계를 전이시키는 것이 창조적인 디자인을 산출하는데 성공적이라고 하였고, Choi(2011)은 실험연구를 통해 실내디자인 전공 학습자들이 언어적/시각적 유추를 함께 활용할 때 실용성, 독창성이 높은 창의적 디자인으로 향상되는 결과를 얻었다고 발표하였다.
Ⅲ. 연구 방법 및 분석 방법
1. 실험 연구
본 연구에서는 초보자, 중급자, 전문가 디자이너 각 6명, 총 18명을 실험 참가자로 모집한 후, 시각적 자극물을 제시하고 컨템포러리 여성복 디자인 5벌(앞과 뒤)을 4시간의 주어진 시간동안 디자인하도록 하였다. 초보자는 기초적인 패션 디자인 교육(패션 스케치 과목)을 받은 2학년 학생들, 중급자는 졸업컬렉션을 준비 중인 4학년 학생들, 전문가는 4년 이상의 디자인 교육과 3년 이상의 디자인 산업체 경험이 있는 사람들로 구성되었다. 시각적 자극물은 여러 학생들과의 선행 실험을 통해 다양한 흥미를 유발할 수 있는 이미지로 선정하였다 <Fig. 2>. 실험은 개별적으로 진행되었으며, 디자인한 결과는 서로에게 공개되지 않았다. 디자인 스케치 과정은 처음부터 끝까지 비디오와 오디오로 녹화되었다. 디자이너는 실제 디자인 아이디어를 고안해내듯 자연스러운 상황에서 실험에 임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였다. 참가자들은 테스트 시행 전에 자신의 디자인 및 실무 경험에 관한 간단한 설문을 작성하였으며, 테스트 완료 후에는, 인지적 행동의 분석을 위해 실험자가 디자인 과정을 관찰하며 작성한 개방형 인터뷰에 응답하였다. 본 실험연구는 IRB의 승인을 받았다.
2. 분석 방법
먼저 디자인 과정을 녹화한 각 영상은 주목할 만한 디자이너의 스케치 움직임이 나타난 장면을 포함한 약 250-500장의 정지 사진으로 추출하였다<Fig. 3>. 이 정지 사진들은 디자이너가 키워드를 적는 장면, 새로운 디자인 요소를 스케치하는 장면, 각 실루엣 및 디테일을 그리는 장면, 스케치를 완성하는 장면, 드래프트 스케치 중 최종 디자인 룩을 선택하는 과정 등을 포함한다. 각 캡쳐 이미지들은 4시간 이상의 디자인의 영상을 반복적으로 관찰하기 위해서 필요한 과정이었다.
시각적 자극물과 비교 대조하여 각 디자이너의 과정에서 시각적 유추가 발생한 부분을 포착하였다. 시각적 유추의 근거를 찾아내는 과정에서 디자이너의 인터뷰 영상과 내용을 분석하고, 스케치와 시각적 자극물을 대조하여 디자이너 전문성 수준별로 정리하였다. 정리된 자료는 디자이너들과 재검토하였다. 도출한 자료를 바탕으로 디자인 분야의 시각적 유추에 관한 선행연구인 Casakin(2004)의 분석 방법을 참고하여, 전문성 수준별 시각적 유추과정을 질적으로 분석하였다. 또한 저자를 포함한 석사 학위 이상의 의상디자인 전문가 3명이 각 수준별 디자이너 18명의 디자인 과정이 정리된 정지 사진들을 시각적 유추의 빈도를 분류하였다.
Ⅳ. 연구 결과
1. 디자인 전문성 수준별 시각적 유추의 활용 사례 분석-질적 결과
제시한 디자인 분석방법에 근거하여, 디자이너 전문성 수준에 따라 초보자(N), 중급자(S), 전문가(P)로 나누어 대표적인 사례를 각각 <Table 1>, <Table 2>, <Table 3>으로 정리하였다. 표의 상단에는 시각적 자극물(SOI) 중 시각적 유추를 유도한 부분을 제시하고, 시각적 유추가 적용된 디자인 스케치 자료를 차례로 정렬한 후, 표의 하단에는 시각적 유추의 결과물인 완성된 디자인 스케치를 정렬하였다.
대부분의 초보자 디자이너들은 주어진 시각적 자극물에서 흥미롭다고 생각되는 부분을 별다른가감 없이 그대로 스케치에 적용하는 경향을 보였다. N1 참가자는 의자 손잡이 부분의 사자얼굴을 그대로 티셔츠 앞면의 2D 이미지로 그렸다. 또한 여왕의 칼라 장식을 그대로 차용하여 스웨터의 칼라 부분에 복사-붙여넣기 하였다. N1은 인터뷰에서, “이 다섯 번째 스케치는...아마 [자극물의 여자 옷의] 칼라를 아주 똑같이 복사한 것이다.”라고 밝혔다. N2 참가자는 자극물에서 메달모양의 장식물을 그대로 드레스 허리부분에 포인트로 장식하였고, 또 사자 얼굴을 붙여 넣고 싶었으나 마음에 들지 않아 계속 진행하지 않았다. 반면 여왕의 머리카락 부분을 단계로 나누어 형태를 미세하게 변형시켜 망토 디자인에 적용하였다. N3 참가자 또한 여왕의 머리카락 부분을 치마 형태로 그대로 붙여넣기 하였다가 마지막 스케치에서는 층이 있는 주름치마로 발전시켰다. 또한 왕의 머리와 머리장식을 타슬(tassel)에 비즈가 달린 장식으로 간략화 시킨 후 다양한 부분(바지, 망토의 어깨장식)에 적용시켰다. N4 참가자는 여왕 의상의 어깨부분의 플리츠 디자인을 그대로 활용하였고 완성 디자인까지 전혀 변형시키지 않았다. 또 피닉스 날개문양을 허리에 두르는 디자인을 제시한 후, 그러데이션 컬러로 그 날개를 바꿔 표현하였다. N5 참가자는 왕의 의자 다리를 중점적으로 관찰한 후 그 형태를 가지고만 다양하게 발전시켰다. N6 참가자는 아주 작은 상형문자 무늬를 그대로 옷 전체 드레스 디자인으로 적용하였고, 여왕의 의상의 앞섶 장식을 위치를 변경시켜 적용하였다.
대체적으로 초보자 디자이너 참가자들은 시각적 자극물에서 있는 한 부분 그대로를 발췌한 후, 의상의 특정부분에 붙이고 그 주변 요소들을 적절히 채워 넣는 식의 디자인 방법이 많이 관찰되었다. N3과 N5는 다양한 대안을 통해 다른 참가자들보다는 원래 형태의 모습을 잘 찾아볼 수 없는 정도로 발전시켰으나, 여전히 디자인 초기 과정에서는 직접적인 형태의 복사-붙여넣기 방식이 관찰되었다.
중급자 디자이너는 일단 자극물에서 흥미로운 부분을 복사하여 의상디자인에 적용하였으며, 그 후 다양한 변형을 시도하여 마지막 스케치에는 자신 만의 독특한 디자인을 제안하는 경향을 보였으나, 여전히 완성된 디자인 곳곳에서 자극물에 나타난 이미지를 그대로를 알아볼 수 있는 디자인들이 공존하는 모습을 보였다.
S1 참가자는 처음 자극물에서 보이는 여왕의 의상을 그대로 그려 보고, 그것을 다양하게 변형시켜보는 스케치를 계속 하였다. 완성된 스케치에서 제안한 디자인은 처음 그렸던 디자인과는 사뭇 다른 형태와 특징을 지니고 있다. 반면 두 번째 완성된 디자인은 왕의 앞치마 장식과 사각 모양의 디테일을 각각 그대로 붙여 넣어 디자인을 제안하여, 자극물의 이미지를 완성된 디자인에서 그대로 관찰할 수 있었다. S2 참가자는 자극물의 피닉스 날개가 늘어뜨려져 접힌 모습으로 디자인에 적용하였으며, 날개 컨셉은 가지되 다른 형태를 띠고 있도록 디자인 하였다. 그러나 왕의 앞치마 장식을 그대로 티셔츠 앞쪽에 위치하도록 디자인하였고, 자극물에 나타난 이미지 그대로 아무런 변형없이 적용하였다.
S3 참가자는 피닉스 날개를 비대칭으로 적용하는 아이디어를 제시한 후, 여왕의 드레스에 나타난 디테일을 다양한 방법으로 구성(반복, 간소화 등)하여 완성된 디자인을 제시하였다. 다양한 대안을 제안하였으나, 각 디테일의 모양들이 자극물에 나타난 이미지 그대로인 모습이 많았다. S4 참가자는 왕의 앞치마 장식을 매듭의 형태로 바꿔적용하는 디자인을 제안하였다. 또한 여왕 의상의 앞여밈 모습을 컷아웃(cut-out)형태로 재해석하여 전반적으로 활용하는 디자인을 제안하였다. S5 참가자도 왕의 앞치마 장식을 그대로 붙여 넣는 디자인을 제시하였고, 여왕의 옷에서 변형된 형태를 계속 다양하게 시도해 보았으며, 동시에 다양한 소재/프린트를 적용시켜 원래 모습과는 다른 디자인을 제안하려고 노력하였다. S6 참가자는 머리카락 모양을 재해석해 타슬(tassel)과 꾸밈 장식 형태로 발전시켜 다양한 옷 부분에 적용시켰으나, 또 다른 완성 디자인은 피닉스 날개를 그대로 붙여넣기 하여 디자인 하였다.
중급자 디자이너들은 제시된 이미지를 차용하여 다양한 변형과 개발로 새로운 디자인을 제안하는 경향을 보였으나 여전히 복사-붙여넣기 형식의 디자인도 공존하는 양상을 띠고 있다.
전문가 디자이너의 시각적 유추 과정은 스케치와 자극물 이미지의 대조만으로는 관찰하기 어려웠다. 디자이너들은 주로 자극물 이미지에서 느껴지는 전체적인 분위기와 디자인 요소들을 키워드로 추출한 후, 그를 활용하여 디자인을 제시하는 식으로 진행되었다.
P1 참가자에게서 직접적인 자극물 이미지의 사용은 여왕의 머리카락을 털 원단으로 표현한 스케치 하나에서만 찾아내었다. 디자이너는 머리카락 형태를 보자마자 털 길이가 긴 퍼(Long hair fur)로 인지하였고, 바로 퍼 디자인 스케치로 들어갔다. 그러나 이마저 완성된 스케치에 포함되진 않았다. 이 디자이너는 주로 턱(tucks), 플리츠(pleats), 비즈(beads), 부드러운 소재(soft material)등 의 키워드를 초기에 도출한 후 이러한 요소들을 가진 옷으로 디자인을 제시했다. P2 참가자는 좀 더 직접적인 차용을 보였다. 첫 번째 스케치에서 여왕의 옷의 칼라부분을 단순화 시켜 차용하는 스케치가 관찰되었다. 이 참가자는 인터뷰에서 자극물을 보자마자 드레스 컬렉션을 디자인하고 싶었고, 이미지에서 보이는 것처럼 단단한 재료(hardware)와 부드러운 원단의 드레이핑을 대조하는 형식의 디자인을 처음부터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P3 참가자는 자극물에 나타난 장식적 요소 및 이미지들을 프린트 개발, 레이저컷아웃(laser cut-out), 벨트, 가죽 스트랩 등 의상의 액세서리 디자인으로 활용하였다. P4 참가자 또한 디자인 과정 초반부에 단어를 나열하고 시작하였다. 여왕의 칼라의 모양과 주름이 여며지는 모습만 단순화시켜 차용하고 나머지는 주로 키워드로 나열해 놓은 디테일을 자신의 필요에 맞게 사용하였다. P5 참가자는 자극물의 왕의 옷에서부터 모든 디자인을 시작하였는데, 처음에는 있는 그대로 그렸다가 점점 그로부터 새로운 스케치가 이어져 다양한 디자인을 개발했다. 이 참가자도 마찬가지로 나열해놓은 키워드를 하나씩 패션디자인 구성요소로 적용해 보는 형식으로 진행했다. P6 참가자는 비교적 자극물 이미지가 직접적으로 완성된 디자인 스케치에 드러났다고 할 수 있겠다. 어깨 감싸는 메탈 장식을 비즈가 달린 어깨 망토로 디자인 하고, 드레스나 단추에 자극물에 나와 있는 메달 모양을 붙여 넣었다.
전반적으로 전문가 디자이너의 스케치에서는 첫 스케치부터 자극물의 이미지를 그대로 관찰할 수 없는 경우가 많았다. 주요 컨셉(예. 과감한 액세서리 장식, 플리츠, 부드러운 원단과 단단한 재료의 대조 등)을 단어로 나열한 뒤 디자인을 시작하였으며, 자극물의 이미지를 적용하더라도 그대로 이미지를 붙여 넣는 것이 아니라, 이미 시장에 상품화 되어 흔히 사용하는 디테일 (예. 가죽 스트랩 장식, 레이저컷아웃) 등으로 변환시켜 스케치에 사용하는 경향을 보였다.
2. 시각적 유추 빈도 분석에 의한 결과
앞서 설명한 전문가와 중급자, 초보자의 시각적 유추의 활용 결과를 평가하고자 각 디자인 실험 결과에서 나타난 a) 의상이 아닌 다른 대상물로부터의 시각적 유추(between-domain analogy)의 활용 빈도와 의상디자인 대상물로부터의 시각적 유추(within-domain analogy)의 활용 빈도와 b)표면적 유추(surface analogy)와 구조적/개념적 유추(structural analogy) 활용 빈도를 검토하였다.
첫째, 디자이너 별 스케치 과정 중 자극물에 나타난 이미지를 적용한 시각적 표현이 나타나는 상황들을 정지 사진으로 추출하고, 디자이너와의 인터뷰 내용과 대조하여 시각적 유추가 일어났음을 확인하였다. 또한 디자이너가 인터뷰에서 자극물로부터 영향을 받고 활용한 부분이 있다고 보고한 경우도 포함하였다. 예를 들어, “이 스케치의 어깨부분은 자극물의 피닉스 날개로부터 영향 받아서 그렸습니다.” 혹은 “여기 나타난 언벨런스(unbalanced)하게 묶여진 허리띠(Sash) 디자인이 마음에 들어 저의 디자인에 적용했습니다.” 라고 디자이너가 인터뷰 과정 중 드러내는 경우를 취합하였다. 둘째, 이렇게 취합된 시각적 유추가 일어난데이터 사진들을 시각적 자극물 속의 의상(투탕카맨 왕과 여왕의 의상)으로부터 영향을 받은 유추(within domain analogy)와 의상이 아닌 다른 부분의 영향을 받은 유추(between domain analogy)로 분류하였다. 셋째, 전체 시각적 유추가 일어난 데이터 사진들을 다시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시각적 표현만을 발췌한 유추(surface analogy)와 지정한 이미지의 구조적 측면까지 디자인으로 차용한 유추(structural analogy)로 분류하였다. 두 번째와 세 번째 단계는 석사 학위 이상의 의상디자인 전문가 3명이 분류하였다.
디자이너 18명의 과정 중 총 118개의 유추가 발생하였다. <Fig. 4>는 각 18명의 디자이너가 활용한 전체 시각적 유추 발생 횟수 중 의상이 아닌 대상물로 부터 유추(between-domain analogy) 대비 의상 디자인 대상물로 부터 유추(within-domain analogy)의 채택 비율을 시각화 시켜 그래프로 나타낸 것이다. 개개인별 유추 방법 채택 비율의 차이를 보이나 초급, 중급, 전문가 그룹별 차이는 많이 보이지 않는 것을 알 수 있다. <Fig. 5>는 각 18명의 디자이너가 활용한 전체 시각적 유추 발생 횟수 중 구조적 유추(structural analogy) 대비 표면적 유추(surface analogy)의 채택 비율을 시각화시켜 그래프로 나타낸 것이다. 유추 방법 채택에 있어서 각 디자이너가 다른 비율을 보이고 있으나, 그룹별로 분석해보면 초보자 디자이너들은 주로 표면적 유추 방법을 채택한 반면 전문가 디자이너들은 구조적 유추 방법을 더 적극적으로 도입했음을 알 수 있다. 중급자 디자이너들은 표면적과 구조적 유추방법을 두루 채택했음을 알 수 있다.
그룹별 시각적 유추의 결과를 비교해 보면, 전체 시각적 유추 중 의상으로 부터의 유추(Within-domain analogy)가 초급, 중급, 전문가별로 각각 42%, 60%, 58% 차지하였고 <Fig. 6> 디자이너 단계별 차이는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구조적 유추의 경우 초급, 중급, 전문가별로 26%, 48%, 68%로 전문가로 갈수록 더 고급레벨의 유추를 활용하는 경향을 볼 수 있었다<Fig. 7>. 이는 Novick(1988)과 Gentner(1983) 주장한 전문가일수록 복잡한 구조적 유추의 활용으로 성공적인 결과물에 도달한다는 이론과 일치한다.
Ⅴ. 결론 및 제언
본 연구는 초보자, 중급자, 전문가 디자이너의 아이디어 발상 과정부터 디자인 완성 단계까지 관찰하여, 각 디자이너의 수준에 따른 시각적 유추의 활용 방법을 비교, 분석하였다. 연구 결과, 초보자 디자이너는 시각적 자극물의 한 부분을 그대로 복사하여 의상의 한 부분에 붙여넣기 한 후 그 외의 부분을 채워 넣는 방식으로 디자인 하는 경향이 다수 보였다. 한편, 중급자 디자이너에게서도 유사한 방식이 발견되었으나, 그 출현 빈도가 더 낮았고, 프로세스 중반에서 붙여넣기 한 그 형태나 특성을 바꾸어 디자인에 적용시키려는 노력을 보였다. 전문가 디자이너들은 초기 디자인 발상에 있어서 시각적 자극물로부터 키워드를 추출하는 등, 디자인 발상 시점부터 직접적인 형태를 관찰하기 보다는 추상적 개념을 적용하는 해결 방법을 도입하는 경향을 보였다. 시각적 자극물 중 의상디자인에 나타난 요소들을 디자인 요소로 활용하는 비율과 의상디자인이 아닌 요소들을 활용하는 비율의 그룹별 차이는 없었다. 반면 전문가 디자이너 그룹의 구조적 유추 방법 채택이 두드러졌으며, 초보자 디자이너들은 표면적 유추 방법을 많이 채택하였다.
연구의 한계점으로는 전문가 디자이너에게서는 시각적 유추를 활용하는 방법 또는 단계를 직접적 관찰이 어려웠다. 제안된 디자인 특성들은 다양한 디자인 대안과정을 거치지 않고 패션디자인 요소로 전환되었기에 스케치 과정 중에는 시각적 유추의 활용 상황이 잘 드러나지 않았고, 디자인 실험 후 진행된 인터뷰에서 디자인 과정에 관한 설명으로 시각적 유추를 활용 상황을 추측할 수 있었다. 또 다른 연구의 제한점으로는 개개인의 디자인 역량과 전문성 정도의 구분은 정확하기 평가하기 어렵다. 디자인을 오랜 기간 숙련하였어도 디자이너마다 그 양과 질의 차이가 있겠고, 천부적인 재능도 변수로 작용하기 때문에 무조건적으로 시간이 전문성에 비례한다고 주장할 수는 없겠다. 그러나 통상적으로 전문가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일정한 기간 동안 집중적으로 축적된 경험이 그 분야의 전문가를 만든다는 전제하에 연구를 진행하였다.
본 연구를 통해 패션 디자인 프로세스에 사용되는 전문성 수준별 시각적 유추 활용 방법 관한 구체적인 ‘디자인 지식’을 얻을 수 있었고, 이는 디자인 교육자들이 학생들을 위한 구체적인 연습 방법이나 체계적인 조언을 구축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아직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하기에 이르나, (1) 실질적으로 자극물에서 관찰한 이미지를 즉각적으로 옷의 한 부분으로 적용하여 디자인 하는 방법, (2) 구조적인 시각적 유추, 즉 표면적인 형태가 아닌 그 관찰된 사물의 내제된 특성을 적용하여 디자인 하는 방법, (3) 무조건 키워드만 추출하여 디자인 해보는 방법 등이 있겠다.
후속 연구로는 디자인 전문성 수준별 각 참여자 수를 늘려 더 객관적이고 일반화된 결론을 도출하는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 또한 디자이너들이 어떤 요소들로부터 흥미를 느끼고 디자인 요소로 추출해 내는지에 관한 연구도 가능할 것이다.
Acknowledgments
본 연구의 실험은 코넬대학교 (Cornell University)연구비 지원에 의해 수행되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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