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 드뮐미스터와 하이더 아커만 컬렉션에 나타난 조형 특성 비교 연구
Abstract
Belgian fashion, which is based on the aesthetic view of breaking from stereotypes and structurally fragmented heterogeneous codes, is introduced every year as strongly formative works that respond to consumer needs, and Belgian designers constantly react to the present with creative thinking and a progressive attitude. Through a comparative study of the works of first-generation Belgian designer Ann Demeulemeester and next-generation designer Haider Ackermann, who lived during a period that saw the replacement of generations in Belgian fashion, this study aims to systematically identify and present formative characteristics in clothes. This study comparatively analyzes the similar expressions of these two designers based on the same age and different structural forms that appear contemporaneously and reproduces them as mock-ups so that the formative value in these collections can be utilized to develop and expand expressions in modern fashion design. This study should be applied to constantly changing modern fashion designs to seek creative designs that break from the general system of composing clothes through an analysis of the collections by the above two designers, who realized intelligent beauty with experimental and multilateral designs. The results of this study can be combined into a new methodological model in various fields of creative design, including fashion.
Keywords:
Ann Demeulemeester, collections analysis, formative characteristics, Haider Ackermann키워드:
앤 드뮐미스터, 컬렉션 분석, 조형 특성, 하이더 아커만Ⅰ. 서론
1. 연구 목적 및 의의
현대 패션은 창조적 가치에 대한 문화 산업으로서 차세대를 리드하는 디자인 감성을 복합적으로 반영하고 있다. 앤트워프 왕립예술학교(Antwerp Royal Academy of Fine Art) 출신의 벨기에 디자이너들은 1980년대 대중성이 무시된 아방가르드(Avant-garde) 패션을 주도한 일본 디자이너들과 함께 등장하였다. 벨기에 디자이너들은 획일화된 것은 거부하고 기존의 패션 질서에서 벗어난 혁명에 가까운 특유의 패션으로 1990년대 패션계의 큰 화두가 되었으며, 실험적 요소, 독창적 개성, 자유로운 감성의 대중적 요소가 가미된 재치 있는 표현으로 여전히 국제적 명성을 떨치고 있다(Jo, 2011). 고정관념을 탈피한 미적 견해와 구조적으로 해체된 이질적 코드에 기초한 벨기에 패션은 소비자의 니즈(Needs)에 대응하는 조형성 강한 작품들로 매년 소개되고 있으며, 벨기에 디자이너들은 창의적 사고와 진취적 자세로 현시대에 끊임없이 반응하고 있다. 벨기에 패션은 해체주의 논의와 함께 벨기에 1세대 디자이너로 대표되는 앤드뮐미스터(Ann Demeulemeester), 마틴 마르지엘라(Martin Margiela)의 작품으로 연구되거나(Lee, 2001), 치밀한 지적 과정을 통해 끈기 있는 실험을 시도하는 하이더 아커만(Haider Ackermann), 크리스 반 아쉐(Kris Van Assche), 라프 시몬스(Raf Simons)와 같은 다음 세대 디자이너들의 컬렉션으로 현재까지 패션계에 활발하게 발표되고 있다(KFA, 2012).
본 연구에서는 벨기에 패션 디자이너 중 의복의 특징이 구조적으로 강조되며 컬렉선의 무드가 흡사하다고 언급되는 두 디자이너(Interview Magazine, 2011), 앤 드뮐미스터와 하이더 아커만의 컬렉션을 분석하고, 두 디자이너 작품에 표현된 구조와 양식을 비교하고자 한다. 앤트워프 식스(Antwerp Six)의 일원으로 벨기에 패션에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한 전설적인 디자이너 앤 드뮐미스터와 뒤이어 2000년 이후 파리 패션계에 두각을 나타내며 독보적인 외적 조형을 구축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디자이너 하이더 아커만의 작품에서 유사점과 그 유사점 안에서의 면밀한 차이점을 의복의 조형요소로 나누어 연구하고자 한다.
이에 본 연구는 실험적이고 다각적인 디자인으로 지적인 아름다움을 구현한 두 디자이너의 작품 비교 연구를 통해 의복에 나타난 조형 특성을 조형 요소로 나누어 체계적으로 규명하고 제시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동시대를 기반으로 한 두 디자이너의 유사한 표현 방식과 더불어 나타나는 상이한 구조 양식을 비교ㆍ분석하고 실물 모형으로 재현하여 컬렉션에 나타난 조형 가치가 현대 패션 디자인의 개발 및 표현 영역 확대에 활용되고자 하는데 그 의의가 있다.
2. 연구 범위 및 방법
본 연구는 벨기에 패션의 특징을 알아보고, 벨기에 패션을 기반으로 한 두 디자이너 컬렉션에 나타난 작품을 비교ㆍ분석하여 디자이너의 표출방식과 구조 양식을 조형성으로 도출한 연구이다. 디자이너 및 컬렉션 선정의 기준은 본 연구의 조형 특성을 도출하기 위한 조형 요소를 기준으로, 벨기에 디자이너 중 개념의 해체적 요소나 컬러와 프린트의 색채적 요소 그리고 소재나 공예의 질감적 요소를 배제하고, 의복의 실루엣과 형태를 결정짓는 평면 패턴이나 입체 패턴을 이용한 구조적 표현 양상이 강하고 뚜렷한 디자이너로 하였다.
본 연구는 디자이너와 관련된 선행 논문 및 정기 간행물, 인터넷 자료들을 고찰하고, 잡지, 패션정보 사이트 'First View Korea', 'Vogue' 및 디자이너의 홈페이지 등에서 관련 사진과 기사를 수집하고 참고하여 진행한다. 연구 범위는 앤 드뮐미스터의 은퇴 직전까지의 최근 활동 시기와 하이더아커만의 2001년 론칭 후 초기 활동 시기를 중심으로 한 2010년 S/S부터 2014년 S/S까지, 두 디자이너의 동일한 시즌 18개의 컬렉션으로 하였다. 앤 드뮐미스터의 2010년 S/S 남성복 2착장이 제외된 289착장과 하이더 아커만의 313착장, 총 602 착장을 기준으로 구성 양상이 강하게 표현된 상의 아이템을 중심으로 한다.
본 연구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디자이너의 근본적인 활동 배경이 된 벨기에 패션 특징을 바탕으로 컬렉션에 내포된 독창적 표현 양식을 알아본다. 둘째, 컬렉션에 발표된 작품들을 조형의 기본 요소로 나누어 살펴보고, 구체적으로 비교ㆍ분석한다. 셋째, 분석을 통해 유사점과 차이점을 파악하고 조형 특성을 도출한다. 넷째, 컬렉션 작품을 실제 모형으로 구현하여 의복의 구성 방식 및 제작 방법에 반영된 조형적 특성을 검증한다.
Ⅱ. 일반적 고찰
1. 벨기에 패션
지리적으로 유럽 중심부에 위치한 벨기에는 다양한 혼합적 문화와 더불어 중세의 신비주의적 전통과 새롭고 자유로운 분위기의 현재가 공존한다. 도시 앤트워프를 중심으로 예술에 대한 탁월한 감수성이 융합된 독특한 창조적 특성을 지녔으며, 벨기에의 이러한 독자적 힘은 패션 디자인에도 반영되고 있다(Lee, 2004).
1990년대 패션계는 완벽한 개인기와 진지하면서도 창의적인 작품을 제시하는 벨기에 디자이너들의 신선함에 열광하였는데, 그들이 국제적인 명성을 얻게 된 배경에는 앤트워프 왕립예술학교가 있었다. 앤트워프 왕립예술학교 출신 디자이너들이 패션계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었던 중추적 이유는 앤트워프 왕립예술학교가 1963년 패션 분과를 독립적으로 창립하여 파리처럼 패션을 리드하기 시작하면서였다. 철저한 기본기와 창의력을 바탕에 둔 교육과 벨기에 정부의 재정적 지원이 연결되어 역사, 문화, 교육, 산업에서 조직적인 계획 하에 디자이너들이 양성되었기 때문이다. 실험정신을 가장 중요시하는 앤트워프 왕립예술학교의 교육은 에너지로 충만한 새로운 아이디어의 실험장으로서 개성적 강점을 확충시키고 표출할 수 있는 콘셉트 파워를 가르치는데 그 목표를 두고 있다. 여기에 벨기에 정부는 무기력한 패션 분야에 잠재적 개성과 창의력을 심어주기 위해 벨기에 텍스타일 어패럴 진흥회 ITCB(Institue of Textiles and Clothing of Belgium)의 설립과 빈약한 직물분야를 위한 10개년 섬유 정책을 수립하고, 새로운 인재 발굴과 디자인 도약을 위한 황금 물레상(Golden Spindle)을 제정함으로써 우수한 젊은 디자이너들을 세계무대로 화려하게 성장시켰다(Jo, 2002).
벨기에 패션을 그들만의 강한 색채로 국제무대에 처음으로 알린 1세대 주자, 앤 드뮐미스터(Ann Demeulemeester), 드리스 반 노튼(Dries Van Noten), 딕 비켐버그(Dirk Bikkembergs), 딕 반셰인(Dirk Van Saene), 마리나 이(Marina Yee), 월터 반 베이렌동크(Walter Van Beirendonck)는 모두 앤트워프 왕립예술학교 출신으로 앤트워프식스(Antwerp Six)로 불리며 그들의 잠재된 능력과 스스로의 색깔을 고수하며 끊임없는 실험과 도전으로 각광받았다(Lee, 2001). 선행연구 이상희(2001)의 연구에서는 벨기에 패션의 특징을 실험정신, 분해되고 분할되어 변형된 형태, 구조적 해체 등으로 정리하였고, 조은주(2011)의 연구에서는 창조적인 발상에 의한 실험성, 형태의 재구성, 탈 구성적 형태 등으로 정립하였다. 파리 컬렉션에 참가한 전 세계 디자이너들 중 약 20%를 차지하는 앤트워프 왕립예술학교 출신의 벨기에 패션디자이너들은 역사와 문화적 경험에서 비롯된 작품으로 그들만의 독창성을 표현하였고, 이러한 전통 계승은 1세대 디자이너에서 신예 디자이너로 고조되어 이어지고 있다(Lee, 2004).
2. 앤 드뮐미스터(Ann Demeulemeester)
1959년생 벨기에 여성 디자이너 앤 드뮐미스터는 벨기에 앤트워프 왕립예술학교 출신으로 1981년 졸업과 동시에 황금 물레상을 수상하며 유망한 디자이너로 인정받는다. 그녀는 앤트워프 졸업생 6명과 함께 1986년 런던 컬렉션을 발표하면서 거친 젊은이들이라는 평판을 받았으며 미완성의 미와 새로운 아방가르드 디자인으로 주목받게 되었다(Feierabend, 2000). 그들은 앤트워프 식스로 명명되면서 세계적으로 유명해지기 시작하였고, 동시에 앤트워프를 패션의 도시로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
앤 드뮐미스터는 남편 패트릭 로빈(Patrick Robyn)과 함께 패션 그룹 Bvba32를 설립하고 1985년 여성복 브랜드를 론칭한다. 앤트워프 식스 중 가장 먼저 첫 컬렉션을 1992년 파리에서 발표한 후 1996년 컬렉션에 남성복 라인을 추가 론칭하고, 1999년 앤트워프에 스튜디오를 오픈하였다(Jones, 2003). 1990년대 그녀의 초기 디자인은 파괴적인 엄격함과 부자연스러움으로 표현되었으며, 고의적인 거친 마무리와 함께 색상이 거의 추가되지 않은 자연 소재, 평범하지 않은 패브릭의 결합 등을 선호했다. 이러한 화려하지 않은 디테일의 단순한 디자인과 무채색과 중성색의 제한된 색상으로 미니멀리즘적 특징을 보여준다. 그녀는 패브릭과 커팅의 남다른 감각을 선보이며 테일러링의 귀재라는 칭호와 함께 현대적 낭만주의자로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해왔다. 그녀의 패션 전개 방식은 구조적이고 실질적인 것을 택한 후 거기에 관능적인 아름다움을 더하는 것이다. 여기에 연약함과 강인함, 모던함과 로맨틱, 남성적인 것과 여성적인 것을 서로 융합시킨 아방가르드를 특징으로 한다(Lee, 2001). 그녀는 2014년 S/S를 끝으로 은퇴하였으며, 현재 그녀의 브랜드는 마틴 마르지엘라에서 10년간 수석 디자이너였던 세바스티앙 뮤니에르(Sébastien Meunier)가 맡고 있다(Lee, 2015).
앤 드뮐미스터는 2013년 은퇴하기까지 근 30년간 자신만의 패션 철학을 고수하며 여타 하우스 경력 없이 고유한 브랜드를 성공적으로 이끈 대표적인 사례가 되고 있다. 앤 드뮐미스터는 남성과 여성 사이의 대립을 주제로 한 실험이나 언더그라운드 가수, 로큰롤 저항정신을 차용하여 그녀가 추구하고자 하는 바를 패션으로 승화시켰으며 실험적 제작 과정을 중시하는 미니멀리즘 해체주의 디자이너로 평가되어 왔다(Watson, 1999).
3. 하이더 아커만(Haider Ackermann)
하이더 아커만은 1971년 콜롬비아 출생으로 유아기에 프랑스로 입양된 프랑스 국적 디자이너이다. 지도 제작자인 부모의 직업 특성상 그는 에티오피아, 차드, 알제리, 프랑스 여러 나라에서 어린시절을 보냈다. 그는 앤 드뮐미스터와 같이 벨기에 앤트워프 왕립예술학교 출신으로 1994년 입학하였고 인턴으로 패션계에서 일을 시작하게 된다(Katell, 2011). 이브 생 로랑(Yves Saint Laurent)의 작품에 영향을 받아 패션계로 입문한 그는 언론을 통해 '칼 라거펠트(Karl Lagerfeld)가 지목한 후계자'로 불리며 패션계에 관심을 받았다(Lauren, 2011). 그는 존 갈리아노(John Galliano) 인턴을 시작으로 윔 닐스(Wim Neels), 라프 시몬스(Raf Simons), 버나드 윌헴(Bernhard Willhelm), 패트릭 반 옴슬래게(Patrick Van Ommeslaeghe) 등 다양한 벨기에 패션 브랜드에서 경력을 쌓았다.
2001년 여성복 브랜드를 론칭한 하이더 아커만은 프리미엄 가죽 전문 하우스 루포 리서치(Ruffo Research)와의 작업, 2004년 스위스 텍스타일 상(Swiss Textiles Award), 2012년 국제 칼 라거펠트 패션 그룹 상(Fashion Group International Award, Presented by Karl Lagerfeld)을 수상하며 세계적인 디자이너로 주목받는다. 그는 2005년 앤 드뮐미스터의 패션 그룹 Bvba32와 계약 후, 파리에 첫 스튜디오를 오픈하면서 벨기에에서 파리로 무대를 옮겨 활동하였으며 2010년엔 남성복 라인을 론칭하였다. 초기 그의 디자인은 루즈한 상의 실루엣과 피트된 하의의 드레이프를 통한 극적 대비를 구축하였다. 형태의 과장과 변형을 통한 드레이프로 구현된 그의 패션 전개 방식은 극적이면서 세심한 표현의 대비미를 보여준다. 상반된 아름다움과 감각적인 미학의 디자이너로 극찬을 받으며 독창적 패션으로 평가받고 있는 그의 컬렉션에는 자유분방함과 우아함이 적절히 혼합되어있다. 하위문화와 상위문화를 동시에 보여주며 유년시절 그가 경험한 다양한 문화에 대한 깊은 관심이 내재되어 있다. 2013년 패션 그룹 Bvba32 소속이던 하이더 아커만은 패션 그룹 Bvba로 독립하여 분리된다(Miles, 2013). 그는 현재까지 지속적인 활동을 보이고 있으며, 2016년부터 최고급 가죽 브랜드 벨 루티(Beluti)의 남성복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겸하고 있다(Vanessa, 2016).
남아메리카 태생으로 아프리카와 유럽 대륙에서의 유년시절을 보낸 하이더 아커만은 문화적 다양성이 내재된 성해체적 경계와 카리스마 넘치는 현대적 모던함으로 의복을 새롭게 표현한 디자이너로 평가받고 있다(Lauren, 2011).
4. 앤 드뮐미스터와 하이더 아커만 컬렉션의 비교 기준 설정
앤 드뮐미스터와 하이더 아커만의 컬렉션은 벨기에 패션을 토대로 서로 유사한 스타일을 나타내면서도 의복의 구성에 있어서 개성적인 방식의 차이가 있다. 앤 드뮐미스터는 기존 복식 구조에 대한 의도적 반발로 비전통적, 반항, 안티 패션의 콘셉트를 이루고 있다. 그녀의 컬렉션은 전체적으로 차분하지만 직선 위주의 절제미 속에 변형된 구조적 형태로 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Bang, 2017). 반면 하이더 아커만은 외적 형태가 착장자의 자유 의지에 따라 잠재적으로 변화 가능하다는 것을 가장 큰 유용성으로 들며, 가변적 의복의 자유 변형을 통한 구성으로 그만의 독보적인 특징을 보여준다(Lim, 2011). 이러한 두 디자이너 앤 드뮐미스터와 하이더 아커만 컬렉션의 전반적인 구조적 특징을 살펴보고, 조형 특성을 비교하여 그 유사점과 차이점을 분석하고자 한다.
패션디자인에서 외적으로 표현되는 조형 특성은 의복의 구조에 따라 나타나는데, 이러한 의복의 디자인 원리를, 시각적 형태론을 기반으로 한 조형 요소를 기준으로 비교ㆍ분석하고자 한다. 조형의 일반적 의미는 입체로 형성되어 공간에 존재하는 것을 말하며, 의복의 구성 방식도 그러하므로 조형의 기본 요소를 기준으로 조형 특성 비교ㆍ분석은 하고자 한다. 조형을 이루는 기본 요소는 개념요소, 시각요소, 상관요소, 실제요소로 나뉜다(Wucius, 1993). 개념요소는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비가시적인 지각에 의하여 해석되는 것을 의미하고, 시각요소는 모양, 크기, 색채, 질감 등 시각적으로 인식하는데 필요한 형태를 말한다. 상관 요소는 서로 어울려 연관되면서 나타나는 방향감, 위치감, 공간감, 중량감 등의 조합을 뜻하며, 실제 요소는 특정한 목적을 충족하고 구체적으로 발현되기 위해 구성되는 것을 말한다(Noh, 2004). 본 연구에서는 조형 요소의 특성 중, 영감을 원천으로 하는 개념요소와 시각요소 중 색채와 질감의 내적 특성이 부각되는 요소는 배재하기로 한다. 그러므로 본 연구의 비교ㆍ분석 기준은 시각요소, 상관요소, 실제요소 세 가지로 유형으로 나누었으며, 조형 요소의 기준은 다음 표와 같다.<Table 1>
Ⅲ. 앤 드뮐미스터와 하이더 아커만의 컬렉션 비교 분석
1. 앤 드뮐미스터(Ann Demeulemeester)의 컬렉션 분석
본 장에서는 앤 드뮐미스터의 2010년 S/S부터 2014년 S/S까지 시즌 별 9개 컬렉션, 총 289작품의 상의 아이템을 중심으로 의복 구조를 분석하고자 한다.
2010년 이전의 앤 드뮐미스터의 작품은 형태적 측면에서 다양한 레이어와 변형된 볼륨, 디테일 측면에서는 언밸런스한 커팅으로 대표될 수 있다.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남성복 아이템으로 남성적 이미지를 강하게 전달하고 있으며, 형태보다는 소재를 활용하여 화려함이 두드러지는 히피, 고스, 바로크의 반항성, 야성미, 역사성을 포함하고 있다. 연구 범위인 2010년 이후로는 형태와 디테일 면에서는 비슷한 양상을 띄고 있으나 소재보다는 의복의 구성적인 변형과 과거의 역사성을 현대적으로 각색하거나 미래주의적 주제의 시도를 통해 실험적인 룩을 연출하고 있다. 이러한 경향으로 보아 전체적으로 금욕적인 동시에 도전적인 남성적 이미지가 지속적으로 표현되고 있다(Bang, 2017).
2010 S/S 컬렉션은 적당한 여유가 있는 간결하면서 절제된 테일러링이 주도적이다. 라이더 재킷의 사선으로 길게 커팅 된 여밈은 한 쪽 라펠에 자연스러운 무게감을 더하고 있으며, 헴 라인의 길이 변화에도 영향을 주어 비대칭 구조를 강조하고 있다.<Fig. 1><Fig. 2> 2010-11 F/W 컬렉션에서는 구릉 형태의 칼라와 어긋난 여밈 위치로 자연스러운 주름을 형성하여 불균형적 형태로 연출된다.<Fig. 3><Fig. 4>
앤드로지너스 룩은 2011 S/S 컬렉션에서도 이어지는데 여러 피스를 혼합한 형태로 펜싱 복 이미지를 표현하고 있으며, 높은 칼라와 두께감이 있는 퀼트 소재가 몸의 부분을 통제하듯 감싸고 있다. 우측의 슬리브리스와 몸판의 사선 형태의 피스 커팅이 강한 비대칭 라인을 보이고 있다.<Fig. 5> 2011-12 F/W 컬렉션은 여러 부분에 끈 장식을 반복하여 강하고 극적인 실루엣을 보인다. 지퍼를 사용하여 패널 형태를 연결 구성하고 있으며, 러플과 드레이프로 부드러움과 단단함이 동반되어 페티시 분위기를 나타낸다.<Fig. 6> 2012-13 F/W 컬렉션에서는 건축 구조를 주제로 슬림한 실루엣에 절제적으로 사용된 커팅 라인, 자연스러운 드레이프와 허리까지 길어진 라펠 형태로 무겁고 웅장한 구성을 보여준다(Yanata, 2012). 몸판에서 일부 분리된 카라와 여러 피스의 라펠들이 조직적인 구조로 표현되었다.<Fig. 7><Fig. 8>
앤 드뮐미스터의 컬렉션은 단순한 형태의 슬림하고 긴 실루엣과 비대칭적 형태, 사선 재단과 몸에 늘어뜨린 듯한 구성, 비구조적으로 레이어드 된 불규칙한 헴 라인과 여밈으로 남성적 반항과 낭만적이면서도 우아한 무드를 보인다(Watson, 1999). 그녀의 컬렉션은 실험적인 제작 과정을 통한 해체주의적 디테일로 일반적인 디자인 원리에서 벗어나 재정립된 의복의 구조적 요소를 반영하고 있다.
2. 하이더 아커만(Haider Ackermann)의 컬렉션 분석
본 장에서는 하이더 아커만의 2010년 S/S부터 2014년 S/S까지 시즌 별 9개 컬렉션 총 313작품의 상의 아이템을 중심으로 의복 구조를 분석하고 자 한다.
2010년 이전의 하이더 아커만 작품은 루즈한 실루엣과 피트한 실루엣의 동시 구축에 있어 유연하게 흘러내리는 드레이프을 통한 대비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주름을 통해 형태가 변형되는 가변성을 가진 대비적 조형미를 보이고 있으며, 이는 그의 작품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대표적인 구조 양식이라 할 수 있다. 연구 범위인 2010년 이후로도 지속적인 드레이프 형태를 보이고 있는데, 동일한 원리를 의복에 적용하면서도 테일러링에서의 과학적이고 계산적인 새로운 구조적 형태를 시도하여 드레이프의 결합이 극적 대비와 세심한 디테일 표현으로 나타나고 있다.
2010 S/S 컬렉션의 주요 형태는 X자형 교차나 뒤집힌 꼬임이 목이나 허리를 중심으로 둘러져 매듭짓고 있으며, 자연스러운 주름과 노출이 주목성을 높인다.<Fig. 9> 2010-11 F/W 컬렉션에서는 복잡하고 긴밀하게 구성된 계획적인 구조가 드레이프의 자연스러운 곡선 효과와 조화를 이루고 있다.<Fig. 10> 가죽의 단단한 성질과 새틴, 울 등 부드러운 주름의 이질적인 대비가 순환적인 설계구조에 융화하여 전체 구성에 무게감을 주고 있다.<Fig. 11><Fig. 12>
젠더 제로화에 대한 추구는 2012 S/S 컬렉션에 잘 나타나는데, 직선적이고 남성적인 실루엣의 재킷에 교차 형태의 주름을 적용하여 허리를 강조하였다.<Fig. 13> 2012-13 F/W 컬렉션에서는 과장된 실루엣과 과감한 커팅, 오버랩 되는 라펠과 여밈 구성으로 웅장함을 표현하였다.<Fig. 14> 기모노와 오비를 연상케 하는 2013 S/S 컬렉션에서는 페플럼 재킷의 견고한 구성과 라펠의 부드러운 곡선의 흐름이 레이어드 형태를 이루고 있다.<Fig. 15><Fig. 16>
하이더 아커만의 컬렉션은 가늘고 긴 실루엣과 조직적인 레이어드, 혼란스러운 착장, 꼬임과 교차로 몸을 감싼 구성, 네크라인의 드레이핑 기법으로 여성스러우면서도 성해체적인 정제된 도시적 무드를 보인다. 그의 컬렉션은 다양한 이국정서에 기인한 이질적 구성으로 하이패션과 하위문화가 조화를 이루고 있으며 치밀한 구조의 변형된 디테일이 의복 구조를 더욱 극대화하여 표현하고 있다.
3. 앤 드뮐미스터와 하이더 아커만의 컬렉션 비교 분석
앤 드뮐미스터와 하이더 아커만 컬렉션의 조형적 특성의 비교는 조형의 기본요소인 시각요소, 상관요소, 실제요소로 나누어 동일한 기준으로 분석하고자 한다. 시각요소는 시각적인 형태, 상관요소는 부분적인 조합, 실제요소는 전체적인 구성으로 의복의 구조와 원리를 파악하기 위한 분석의 기준이 된다. <Table 1>와 같이 이러한 조형을 이루는 기본 세 가지 요소인 시각요소를 A, 상관요소를 B, 실제요소를 C로 명칭하고, 유형으로 나누어 살펴보고자 한다.
앤 드뮐미스터의 컬렉션에서 A, B, C의 유형들은 전반적으로 공통된 특성을 보이고 있는데, 시각요소 A의 형태는 길이의 차이에서 나타나는 불균형 특성, 상관요소 B의 부분적 조합은 부속의 조작에 의한 가변적 특성, 실제요소 C의 전체적 구성은 위치의 변수에 따른 변칙적 특성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특성은 하나의 의복에서 두 가지 또는 세 가지 유형이 동시에 관찰될 수 있는데, 이러한 중복 사항을 모두 고려하여 그 기준을 다시 A, B, C, AB, BC, AC, ABC로 나누고, 조형적 특징이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는 착장은 F로 하여 총 8가지로 분류하였다. 표는 다음과 같으며 대표되는 작품을 예시하였다.<Table 2>
앤 드뮐미스터의 컬렉션 289착장 중 116착장의 상의를 8가지 유형으로 분석하였으며, F유형을 제외한 조형적 특성의 의복은 총 컬렉션의 40.1%에 해당된다. 8가지 유형 분석을 정리하면, A유형의 불균형적 형태가 31.0%로 가장 높았으며, 그다음으로 불균형 형태와 변칙적 구성의 AC유형이 19.0%를 나타내고 있다. AB와 ABC유형이 각각 14.7%와 13.8%, B와 C유형이 10.3%와 9.5%로 비슷한 분포율을 보이고 있으며, 가변적 조합과 변칙적 구성의 BC유형이 1.7%로 현저히 낮은 분포율을 보이고 있다. 앤 드뮐미스터의 컬렉션에 나타난 8가지 유형을 분석하여 표로 정리하였다.<Table 3>
하이더 아커만의 컬렉션에서도 A, B, C의 유형들이 전반적으로 공통된 특성을 보이고 있는데, 시각요소 A의 형태는 크기의 차이에서 나타나는 유동적 특성을, 상관요소 B의 부분적 조합은 순환과 연결에 의한 상호적 특성을, 실제요소 C의 전체적 구성은 중첩 효과에 따른 계층적 특성을 보이고 있다. 앞의 앤 드뮐미스터 컬렉션과 동일한 기준으로 A, B, C, AB, BC, AC, ABC, F의 8가지 유형으로 분석하였다. 그 표는 다음과 같으며 대표되는 작품을 예시하였다.<Table 4>
하이더 아커만의 컬렉션 313착장 중 139착장의 상의를 8가지 유형으로 분석하였으며, 이는 총 컬렉션의 44.4%에 해당된다. 8가지 유형 분석을 정리하면, B유형의 상호적 조합이 23.0%로 가장 높았으며, 유동적 형태와 상호적 조합의 AB유형이 22.3%, A유형의 유동적 형태가 20.9%로 비슷한 높은 분포율을 보이고 있다. 그다음으로는 C유형이 15.1%, AC와 ABC유형이 7.9%로 동일한 분포율을 보이고 있으며, 상호적 조합과 계층적 구성의 BC유형이 2.9%로 현저히 낮은 분포율을 보이고 있다. 하이더 아커만의 컬렉션에 나타난 8가지 유형을 분석하여 표로 정리하였다.<Table 5>
앤 드뮐미스터와 하이더 아커만의 컬렉션을 8가지 유형으로 분석된 결과, 두 컬렉션은 모두 전체적으로 세 가지 유형이 서로 복합적으로 반영되어 있다. 앤 드뮐미스터의 컬렉션은 A유형의 불균형 형태의 요소가 가장 높은 분포율을 보이고 있으며, 하이더 아커만의 컬렉션은 B유형의 상호적 조합의 요소가 가장 높은 분포율을 보이고 있다. 반면, 컬렉션을 A, B, C 세가지 유형의 교집합 형태로 분류하여 중복되는 모든 착장의 수를 비교하면, 앤 드뮐미스터는 복합 분류의 A유형이 91착장으로 순수 A유형과 마찬가지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하이더 아커만은 복합 분류의 A유형이 82착장, 복합 분류 B유형의 상호적 특성이 78착장으로 유사하게 높은 비중을 보이고 있다. 이는 부분적 조합에 의한 상호적 특성과 이로 인한 유동적 특성이 동시에 수반되면서 나타나는 것으로 분석된다. 비교ㆍ분석 표는 다음과 같다.<Table 6>
Ⅳ. 앤 드뮐미스터와 하이더 아커만의 컬렉션에 나타난 조형 특성
1. 컬렉션에 나타난 조형 특성
앞서 분석된 유형별 분석을 토대로 도출된 앤드뮐미스터와 하이더 아커만 컬렉션의 조형 특성은 유사한 표현 방식 안에 상이한 구조 양식으로 섬세한 차이를 나타내고 있다.
두 디자이너의 컬렉션에 나타나는 시각요소의 특성은 불균형적 형태와 유동적 형태를 나타내는데, 앤 드뮐미스터의 컬렉션에서는 길이의 차이, 하이더 아커만의 컬렉션에서는 크기의 차이를 볼 수 있다. 앤 드뮐미스터의 컬렉션은 사선으로 길게 커팅 된 여밈, 좌우 라펠의 길이, 헴 라인의 고저차이에 의한 좌우 불균형 형태를 보이는 것으로 부분적 장단에 의한 비대칭적 특성을 보인다. 하이더 아커만의 컬렉션은 라펠의 확축과 겹자락의 여유량, 헴 라인의 곡선에 의한 유동적 형태를 보이며, 입체적 증감에 의한 비대칭적 특성을 보인다. 이러한 불균형적 형태와 유동적 형태는 의복 설계 시, 길이 및 크기의 의도적인 변화로 인해 비대칭성을 갖게 되며, 의복의 여밈을 중심으로 한 대조적 시각요소가 반영된 것이라 할 수 있다. 시각요소에서 비롯된 조형 특성으로 의복의 부분적 장단과 입체적 증감에 의한 비대칭성(非對稱性)이 도출되었다.
두 디자이너의 컬렉션에서 나타나는 상관요소의 특성은 가변적 조합과 상호적 조합을 나타내는데, 앤 드뮐미스터의 컬렉션에서는 부속의 조작, 하이더 아커만의 컬렉션에서는 순환의 연결을 볼 수 있다. 앤 드뮐미스터의 컬렉션은 지퍼, 버튼, 버클의 부속 사용에 의한 가변적 조합을 보이는 것으로 분합적 탈착에 의한 유기적 특성을 보인다. 하이더 아커만의 컬렉션은 꼬임, 교차, 주름의 흐름 연결에서 나타나는 상호적 조합을 보이며 간섭적 관계에 의한 유기적 특성을 보인다. 의복 구조의 가변적 조합과 상호적 조합은 일부가 제자리를 벗어나 독립적인 형태로 분리되거나 유연한 주름 형태를 취하다가 의복의 구성요소로 회귀하게 한다. 이와 같은 자연스러운 연결 구성은 계획적이고 치밀한 설계를 바탕으로 긴밀히 연관되어있다. 상관요소에서 비롯된 조형 특성으로 의복의 분합적 탈착과 간섭적 관계에 의한 유기성(有機性)이 도출되었다.<Table 7>
두 디자이너의 컬렉션에 나타나는 실제요소의 특성은 변칙적 구성과 계층적 구성을 나타내는데, 앤 드뮐미스터의 컬렉션에서는 위치에 의한 변수, 하이더 아커만의 컬렉션에서는 중첩에 의한 효과를 볼 수 있다. 앤 드뮐미스터의 컬렉션은 패널의 개폐, 훅앤아이의 위치, 복합 착장에서 나타나는 착용의 변칙적 구성을 보이는 것으로 무질서한 패널과 연출에 의한 혼재적 특성을 보인다. 하이더 아커만의 컬렉션에서는 레이어링, 폴딩에 의한 반복의 계층적 구성을 보이는 것으로 단계적 중첩과 장식에 의한 혼재적 특성을 보인다. 변칙적 구성과 계층적 구성에 의한 의복 구조는 정돈된 단계나 질서 없이 혼란한 형태로 관찰되지만 이를 의복으로 실현해 내기 위해서는 계산적인 설계가 필연적이다. 왜곡되고 모호한 경계의 구성은 입체적, 장식적으로 풍부한 효과를 증가시킨다. 실제요소에서 비롯된 조형 특성으로 의복의 무질서한 패널 연출과 단계적 중첩 장식에 의한 혼재성(混在性)이 도출되었다.
앤 드뮐미스터와 하이더 아커만 컬렉션에 나타난 조형 특성을 표로 정리하였다.<Table 8>
2. 컬렉션 작품 모형 제작
연구 모형은 두 디자이너의 컬렉션에 나타난 세 가지 조형 특성인 비대칭성, 유기성, 혼재성이 모두 반영된 작품으로 선정하였으며, 아이덴티티의 면밀한 비교를 위해 유사한 실루엣을 기준으로 하였다. 앤 드뮐미스터의 컬렉션 2012-13 F/W 시즌의 1번 착장과 하이더 아커만의 컬렉션 2012-13 F/W 시즌의 1번 착장의 의복 설계 구조를 파악하고 모형을 제작하여 실물로 검증하고자 한다.
앤 드뮐미스터의 컬렉션 2012-13 F/W 작품 모형은 변칙적인 구성으로 가변적이고 불균형적인 구조 특성을 나타낸다. 모형은 라펠의 좌우 장단, 여밈의 사선 구도, 헴 라인의 고저에 따른 불균형적 비대칭성을 나타내며, 라펠의 분리와 합체, 칼라의 버튼 사용 위치에 따른 가변적 유기성, 라펠의 개폐, 패널의 추가 구성, 훅앤아이의 어긋난 부착으로 인한 변칙적 혼재성을 나타낸다.
모형의 구조는 뒤 4개, 앞 10개, 소매 4개로 총18개의 패널로 이루어졌다. 모형의 뒤는 숄더 프린세스 라인 커팅으로 헴라인의 비대칭 요소를 제외하면 비교적 대칭구성에 가깝다. 반면 모형의 앞은 커팅, 레이어링, 헴라인, 탈착 등 많은 요소가 비대칭적으로 구성되었다. 착장자 기준으로 좌측 바디는 웨이스트 라인을 가로지르는 커팅으로 우측보다 섬세한 형태를 취하고 있으며, 헴라인에 봉제되는 직선형 패널이 입체화되면서 그 형태를 강조하고 있다. 사선형 더블 브레스트의 어퍼 라펠은 언더 라펠과 달리 이중으로 안쪽 밴드 칼라-라펠과 겉쪽 하이 밴드 칼라-라펠로 구성되어 바디 앞 중심부의 라펠은 3개의 패널이 된다. 또한 하이 밴드칼라-라펠은 구조 설계 시점에서부터 계획된 여유량 삽입으로 자연스러운 주름이 형성되게 하였으며, 지퍼로 탈부착이 가능한 구조로 입체적인 형태를 갖게 한다. 이로써 3장의 라펠 패널은 오픈 방식에 따라 다각적으로 연출되면서 시각적으로 매우 복잡한 구조를 갖게 한다.<Fig. 17>
하이더 아커만의 컬렉션 2012-13 F/W 작품 모형은 계층적 구성으로 상호적이고 유동적인 구조 특성을 나타낸다. 모형은 칼라의 확축과 라펠의 여유, 헴라인의 곡선에 나타나는 유동적 비대칭성을 나타내며, 칼라와 라펠의 간섭적 관계와 입체적 드레이프의 연결에 따른 상호적 유기성, 칼라와 라펠의 유연한 폴딩의 중첩 형성의 계층적 혼재성을 나타낸다.
모형의 구조는 뒤 6개, 앞 9개, 소매 4개로 총 19개의 패널로 이루어졌다. 모형의 뒤는 앞의 사이드 패널과 마찬가지로 대칭구조이다. 즉, 시각적으로 크게 관찰되는 비대칭 요소는 모형의 앞 중심부와 칼라의 구조에서 나타난다. 바디는 슬림한 웨이스트 라인을 강조하기 위해 뷔스티에 형태로 커팅하고 지퍼를 사용하여 착용 시 형태감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다. 지퍼는 바디의 우측에 위치시키고 그 라인의 연장선상에 위치한 칼라의 입체화된 부분을 바디 중심부에 정확히 배치하였다. 착장자의 네크를 온전히 감싸도는 칼라는 좌우가 다른 형태로 좌측의 큰 칼라와 우측의 작은 칼라가 봉제 시 뒤 네크라인에서 중첩되는 구조이다. 좌측의 큰 칼라는 상하 180도로 폴딩 되었고, 우측의 작은 칼라는 대각선으로 폴딩 되면서 자연스러운 곡선과 복합적인 시선의 흐름을 만든다. 이는 실제로 철저하고 계획적인 구조 설계에 의한 것으로 이러한 유동적인 형태를 만들기 위해서는 구조적인 부분 외에도 소재 및 봉제 부분에서도 적합한 선택과 섬세한 기술이 필요하다.<Fig. 18>
모형으로 재현된 앤 드뮐미스터와 하이더 아커만의 두 작품은 모두 슬림한 바디스에 착장자의 머리를 중심으로 목을 감싸도는 칼라의 형태를 강조하고 있으며, 칼라는 자연스럽게 앞 중심부로 이어져 역삼각 형태의 복합적인 구조를 취하는 것이 유사한 형태로 분석된다. 반면 구성 방식에 있어서 앤 드뮐미스터는 직선적이고 평면적인 패널의 형태를 적용하였고, 하이더 아커만은 곡선적이고 입체적인 폴딩의 형태를 적용하여 의복 구조를 실현해 내는 방식 측면에서 차이점이 도출된다.<Fig. 19>
Ⅴ. 결론
독창성을 주목받으며 패션계에 참신한 혁명을 일으킨 두 디자이너 앤 드뮐미스터와 하이더 아커만은 이 시대 영향력 있는 디자이너로 손꼽히고 있으며, 그들만의 독보적인 아이덴티티는 의복을 새롭게 재정립해 구축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세계 패션의 흐름을 이끌어 가고 있는 두 디자이너의 각 컬렉션 작품에 표현된 구조적 조형 특성의 유사점과 차이점을 비교ㆍ분석하였다.
앞서 분석된 유형별 분포율을 토대로, 앤 드뮐미스터와 하이더 아커만 컬렉션에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유사한 표현 방식의 조형 특성은 형태적 비대칭성(非對稱性), 조합적 유기성(有機性), 구성적 혼재성(混在性)의 세 가지로 도출되었다. 이러한 특성 이면에는 상이한 구조 양식을 관찰할 수 있는데, 첫째, 비대칭성(非對稱性)의 차이점은 앤드뮐미스터의 컬렉션에서는 부분적 장단에 의한 불균형적 형태를, 하이더 아커만의 컬렉션에서는 입체적 증감에 의한 유동적 형태를 나타내는 것이다. 둘째, 유기성(有機性)에서는 앤 드뮐미스터는 분합적 탈착에 의한 가변적 조합, 하이더 아커만은 간섭적 관계에 의한 상호적 조합의 특징이 차이점으로 분석된다. 셋째, 혼재성(混在性)에서의 상이점은 앤 드뮐미스터의 컬렉션은 무질서한 패널 연출에 의한 변칙적 구성의 특징이 보이고, 하이더 아커만은 단계적 중첩과 장식에 의한 계층적 구성의 특징을 보인다.
앤 드뮐미스터는 길이, 탈착, 무질서의 성질을 내포한 반면, 하이더 아커만은 부피, 관계, 중첩의 성질을 내포하며 섬세한 차이를 나타내고 있다. 검증을 위한 모형 선정은 두 디자이너의 같은 시즌 컬렉션의 첫 번째 오프닝 작품으로 유사한 실루엣의 1번 착장을 대상으로 하였으며, 이는 동시에 면밀한 검증을 위한 도출된 세 가지 조형 특성이 모두 반영된 작품이다. 선정된 작품을 실제 모형으로 구현하여 의복의 구성 방식 및 제작 방법에 반영된 구조적 특성이 검증되었다. 모형에서 재현된 앤 드뮐미스터와 하이더 아커만의 작품은 칼라에서 앞 중심부로 이어진 역삼각 구도를 중심으로 볼륨 및 디테일이 강조된 것이 유사한 특징으로 분석되며, 구조 방식에서 앤 드뮐미스터는 직선, 평면, 패널의 형태를, 하이더 아커만은 곡선, 입체, 폴딩의 형태를 적용한 것이 상이한 특징으로 도출되었다.
이와 같이 무드가 비슷한 스타일의 두 디자이너 컬렉션에 나타난 유사점과 차이점을 비교하고 분석하여 조형적 특성을 도출함으로써 벨기에 패션디자인의 관심도와 이해도를 높이고, 작품을 재현한 제작을 통해 의복의 실증적 원리를 제시함으로써 의복 구조 원리와 세분화된 구조의 분석이 다양한 패션디자인의 가치체계를 높이고 독특한 표현 특성으로 활용할 수 있으리라고 본다.
본 연구는 일반적인 의복 구성 체계에서 벗어나 창의적인 디자인을 모색함에 있어 끊임없이 변화하는 현대 패션 디자인에 유용하게 응용될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본 연구의 결과가 패션을 비롯한 다양한 창조 디자인의 분야에서 새로운 방법적 모형으로 접목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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