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변화에 따른 소비자의 의복 관리 경험
Abstract
This study comprehensively explores how consumers’ clothing care experiences have been influenced by climate change. The study’s qualitative design was based on a grounded theory approach. We conducted in-depth interviews and home-visit observations with 25 Korean families. Consumers perceived climate change as impacting atmospheric factors (i.e., fine dust and yellow-dust) and seasonal factors (i.e., a semitropical climate in the summer season and cold waves in the winter season). Due to climate change, they adopted different clothing care strategies than in the past, which affected all stages of clothing care (i.e., pre-wash care, washing, drying, and post-wash care). However, unless consumers make drastic changes to their living environment, these strategies were never perfect solutions to the problems caused by climate change. This has led consumers to either consider buying new clothing care appliances, such as dryers and Styler which is the clothing care machine, or to expect innovative functions to be developed for existing clothing care appliances. Some consumers also considered modifying the residential environment to build space for efficient clothing care. The present study will help researchers understand the effects of climate change on consumers’ clothing life and suggests implications for clothing care appliance industries.
Keywords:
climate change, clothing care behaviors, clothing care stages, consumers’ clothing life, grounded theory키워드:
기후 변화, 의복 관리 행동, 의복 관리 단계, 소비자 의생활, 근거이론Ⅰ. 서론
지난 20세기에는 인류 역사상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속도로 빠르게 산업화가 진행되었고, 그 결과 인류는 보다 안락한 삶을 누리게 되었다. 그러나 산업화에 따른 온실 가스의 배출, 생분해되지 않는 신소재 쓰레기의 난립으로, 21세기 이후 기후 변화(climate change)의 위험성은 더욱 증가하고 있다. 기후 변화는 장기간 전 지구적 규모에서 일정한 경향성을 보이는 기온, 강수량, 바람, 대기 등의 기상학적 변화로(Korean Society for Atmospheric Environment [KSAE], 2011), 산업화로 인한 환경 파괴는 인류의 건강한 삶을 위협하는 기후 변화를 초래하였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기후 변화로 인한 불편과 위험이 증대되고 있다. 2012년 이후 미세 먼지 증가로 인해 서울 지역 대기의 질이 꾸준히 나빠지고 있으며(Kim et al., 2017), 24년 만에 폭염 기록을 갱신한 2018년 여름에는 최고 기온이 40도를 넘어섰다(Yu, 2018).
기후 변화는 다양한 분야에 걸쳐 인간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생태계와 직접적 관련이 있는 농업, 수산업 등의 1차 산업이 우선적으로 영향을 받고 (Kwon, 2005; Lee, 2015), 날씨에 민감한 산업인 유통, 건설, 가전, 레저, 식품, 패션 산업도 영향을 받는다(Ji & Kim, 2010). 의류 패션 산업은 폭염, 한파, 미세 먼지에 대비하여 시즌 상품을 기획하고 있으며, 의류학계에서도 상품과 소재 기획, 디자인 개발에 있어 기후 변화를 감안해야 한다는 주장이 확산되고 있다(Bae, 2011; Jang, 2015; Ji & Kim, 2010; Lee & Park, 2009; Lee, 2011; Oh et al., 2017; Son, 2017). 지금까지 국내 의류학계에서 기후 변화를 다룬 연구들은 산업 현장에 실질적인 제언을 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으나, 기후 변화로 의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비자 관점의 접근이 부족하였다는 점이 아쉽다.
소비자의 의생활은 의류 산업에서 생산 및 유통된 의복을 구입하는 과정과 의복 구입 후의 과정으로 양분된다. 의복 구입 후 소비자는 반복적 착용을 위한 의복 품질 유지의 행동을 반복적으로 시행하는데, 이러한 행동이 의복 관리(clothing care)이다(Bode, Pfeiffer, & Schrader, 2000). 지금까지 의류학에서 시행된 기후 변화 관련 연구들은 의복의 생산 및 유통을 주로 다루었기 때문에, 기후 변화가 소비자의 의복 관리 행동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파악하기 어려웠다. 기후 변화는 의식주를 포괄하는 생활 전반을 변화시켰기 때문에(Green & Vergragt, 2001), 소비자는 의복을 관리함에 있어 이전과는 다른 어려움을 경험하고 있을 것이라 예측된다. 기후 변화에 따라 소비자의 의복 관리 경험에 어떠한 변화가 있는지 파악할 수 있다면 의복 관리와 관련된 다양한 산업군에 의미 있는 제언을 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또한, 패스트 패션의 환경오염을 지양하고 의복을 오랜 기간 가치 있게 입는 소비자 교육의 필요성이 증가하는 상황에서(Brooks, Fletcher, Francis, Rigby, & Roberts, 2018), 기후 변화에 따른 소비자의 의복 관리 행동을 파악한다면 이에 대한 대응책도 마련할 수 있으리라 기대된다.
본 연구는 기후 변화에 따른 소비자의 의복 관리 경험을 탐색적이고 포괄적으로 분석해보고자 한다. 관련 선행 연구가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현상을 있는 그대로 파악하기 위해, 본 연구는 근거 이론적 접근 방법을 사용하였다. 이를 통해, 의복 관리에 있어 어떠한 기후 변화가 소비자의 염려와 불편을 유발하는지 파악하고, 기후 변화 현상이 소비자의 의복 관리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고자 한다. 더불어, 기후 변화에 따른 소비자의 의복 관리에 영향을 미치는 사회적 요인, 의복 관리와 관련된 주요 현상을 증폭시키는 감정적 요인, 소비자의 의복 관리 행동 변화에 따른 결과도 함께 포괄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Ⅱ. 이론적 배경
1. 기후 변화의 개념과 영향력
날씨(weather)가 일시적인 기상 현상을 나타내는 것에 반해, 기후(climate)는 30년 이상의 기간 동안 나타나는 평균적인 날씨를 의미한다(Son, 2017). 한국기후환경학회의 정의(Korean Society for Atmospheric Environment [KSAE], 2011)에 의하면, 날씨는 일상적으로 경험하는 기온, 비, 바람 등의 대기 상태를 말하고, 기후는 수십 년 동안 일정 지역의 날씨를 평균화한 것으로 정량적 수치로 나타낼 수 있다. 기후 변화의 영향 요인은 자연적 요인과 인위적 요인으로 구분되며, 인간의 활동에서 유발된 인위적 요인이 전체 기후 변화 원인의 90% 이상을 차지한다(Ministry of Foreign Affair [MFA], 2015). 인위적 요인으로는 화석 연료, 식재료를 위한 가축 사육, 쓰레기 매립 등으로 인한 온실 가스 증가, 토지 이용으로 인한 산림 훼손 등이 있다. 유엔 기후 변화 협약(United Nations Framework Convention on Climate Change)은 기후 변화라는 용어를 인위적인 요인에 의한 기후 변화로 한정하여 지칭하였고, 자연적인 요인에 의한 기후 변화는 ‘기후 변이’라고 구별하여 정의하였다(KSAE, 2011).
최근 전 세계의 우려를 낳고 있는 기후 변화 현상은 지구 온난화(global warming)에 의한 지구 평균 기온 상승이다. 지구 온난화는 이산화탄소, 메탄, 이산화질소 등의 온실 가스와 수증기가 대기에 잔류하여 지구가 우주로 열을 방출시키는 것을 방해하는 온실 효과(greenhouse effect)로, 이로 인해 지구의 평균 기온이 상승하고 있다(MFA, 2015). 유엔 산하의 정부 간 기후 변화 위원회(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 [IPCC])에 의하면, 지난 20세기 동안 지구의 평균 기온은 0.7°C 상승하였고, 21세기에는 1.8~4.0°C가 추가로 상승할 것으로 예측되었다(KSAE, 2011). 지구의 평균 기온이 상승하면서 폭염, 가뭄, 홍수와 같은 극한 기상 현상이 나타나고, 북극 빙하 면적 감소로 인해 해수면이 상승하며, 해양 온도가 상승하여 산성화되고, 생물종이 멸종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Lee, 2015).
기후 전문가들이 지구 온난화의 최대 피해 지역이 아시아가 될 것이라 예측하는 가운데, 지난 30여 년간 한반도에서 관측된 온난화의 속도가 지구 전체의 평균 상승률보다 2배 이상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KSAE, 2011). 실제로, 평균 기온의 상승으로 인해 한반도의 기후가 점차 아열대화 되고 있는 추세이다. 전체 강수량은 감소하는 가운데 장마철에만 집중 호우가 내려 물 부족이 심화되고, 열대성 병충해가 확산될 우려가 있다(Jang, 2015). 또한, 중국과 한국에서 경제 발전을 위해 사용된 화석 연료는 한국의 미세 먼지 농도를 증가시켰다. Jang and Yeo (2015)에 의하면, 1965년부터 2012년까지 한국의 GDP가 1% 증가하면 한국의 미세 먼지 농도는 4.32% 증가하였으며, 중국의 GDP가 1% 증가하였을 때 한국의 미세 먼지 농도는 3.32% 증가하였다.
기후 변화는 인간의 실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다양한 산업에도 영향을 미친다. 기후 변화는 일차적으로 수자원, 산림, 생태계에 영향을 미쳐, 농수산업과 같은 1차 산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Kwon, 2005; Lee, 2015). 또한, 기후 변화는 날씨에 민감한 산업인 유통, 건설, 가전, 레저, 식음료, 패션 산업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이들 산업은 기후 변화에 대한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Ji & Kim, 2010). 경제 발전을 위해 인위적으로 과도하게 자원을 사용한 결과 심화된 기후 변화는 오히려 세계 경제의 성장을 감소시키고 있다. 스페인 마드리드에 거점을 두고 있는 비영리 국제기구인 DARA가 발간한 보고서에 의하면(DARA, 2012), 2010년에 전 세계 GDP의 1.7%에 달하는 비용이 기후 변화 및 탄소 배출 증가로 인해 지출되었다. 또한, 2030년까지 기후 변화로 인한 비용은 149%, 탄소 배출로 인한 비용은 57% 증가하여, 전 세계 GDP의 3.2%가 기후 변화 및 탄소 배출로 인해 지출될 것으로 예측되었다.
2. 의복 관리의 정의와 범주
의복 관리란 일상생활에서 경험하는 의복과 관련된 의생활의 실천임과 동시에 의생활을 위한 구체적인 행동으로(Kim & Lee, 1996), 학자들에 따라 범주 정의에 차이가 있다. Kim and Lee(1996)는 의복의 계획, 구입, 착용, 세탁, 정리, 보관, 처리 등의 반복적 과정 모두를 범주로 제시하여, 의복 관리를 의생활과 관련된 모든 영역을 포괄하는 개념으로 정의하였다. 반면에, Lee(2007)는 의복 관리의 범주를 위생 및 세탁, 보관으로 한정시켜 제안하였다. 친환경 의복 관리(clothing care)를 연구한 Bode et al. (2000)은 의복 관리를 소비자가 제품을 구매 후 직접 착용하고(wearing) 사용하는(using) 과정에서 의복의 품질을 유지하기 위한 행동으로 보았다. 또한, 이러한 행동들을 의복의 세탁(cleaning), 건조(drying), 다림질(ironing), 보관(storing)의 과정으로 세분화하여 제시하였다. 이들 선행 연구를 기반으로, 본 연구는 우선 의생활의 범주를 크게 의류 산업에서 생산 및 유통된 의복을 구입하는 과정과 소비자의 의복 구입 후의 과정으로 구분하였다. 이러한 전제를 기반으로, 본 연구는 의복 관리를 ‘소비자가 의복을 반복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의복 품질을 유지시키는 일련의 행동’으로 정의하였으며, 이들 행동을 세탁 전 관리, 세탁, 건조, 정리 및 보관으로 세분화하였다.
의복 관리의 범주가 다양하게 세분화됨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국내 연구들은 주로 의복의 세탁 과정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세탁기의 보급이 확산된 1990년대 이후에는 가정 내 세탁기 사용 현황에 대한 연구가 시행되었으며, 세탁기의 기능적 측면에 대한 연구도 지속적으로 시행되고 있다(Jung & Song, 2003; Oh & Yu, 1997: Piao & Park, 2013; Sung & Lee, 2010). 착용자에 따른 세탁 행동 연구는 특히 영유아를 대상으로 시행되었는데, 이는 면역이 취약한 영유아기에 있어 의복 청결이 중요해 일반 성인과는 다른 세탁법이 적용되고 있기 때문이었다(Kweon, Han, & Lee, 2006; Lee & Lee, 2008). 또한, 한국 사회에서 주부들이 가정 내 세탁을 전담하는 경우가 많아, 주부들의 세탁 행동 양상을 살펴본 연구도 시행되었다(Choi, 1995; Jun & Park, 2011). 이들 연구들은 소비자가 의복을 구매한 후 실생활에서 의복을 사용하는 단계로 연구의 주제를 확산시켜 소비자의 의생활에 대한 전반적 이해를 증대시켰다는 점에서 연구의 의의가 있다. 그러나 소비자의 의복 관리를 세탁 과정에만 한정시켰기 때문에, 소비자가 의복 구매 후 착용하는 과정에서의 경험을 완벽하게 이해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3. 기후 변화에 따른 의생활 및 의복 관리의 변화
기후 변화는 인간의 삶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특히 의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패션 산업은 기후에 따라 상품의 기획 및 디자인 개발을 달리해야 하기 때문에(Jun, 2008), 기후 변화에 큰 영향을 받는 산업이다. 국내 의류학계에서도 이러한 상황을 반영하여, 기후 변화에 따라 의복 제품 디자인에 어떠한 변화가 필요한지(Bae, 2011; Jang, 2015; Lee & Park, 2009; Lee, 2011), 소비자의 의류 소재 선택에 있어 어떠한 기능성이 강조되는지(Ji & Kim, 2010), 기후 변화에 따라 소비자는 어떠한 쇼핑 행동 및 의복 행동을 보이는지(Ji & Kim, 2010; Oh, Oh, & Choi, 2017; Son, 2017) 연구하였다. 그러나 이들 연구들은 소비자의 의생활 중에서 의복의 선택과 착용 단계에 국한되어 있고, 소비자 의생활에 있어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의복 관리 관련 연구는 충분하지 않다는 아쉬움이 있다.
반면에, 최근 환경 친화적인 소비의 중요성이 증대되면서 가정 내 의복을 관리하는 방식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미주와 유럽 지역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Bode et al., 2000; Gardner & Stern, 2008; Gras-Klapwijk & Knot, 2001; Green & Vergragt, 2001; Vezzoli, 2015). 독일, 헝가리, 이탈리아, 네덜란드, 영국 등 유럽 연합의 5개 국가에 소속된 6개의 연구 그룹이 합동으로 진행한 SusHouse(Strategies towards the Sustainable Household) 프로젝트는 지속가능한 세상을 위한 실생활에서의 수칙들을 개발하고 평가하였다. SusHouse 프로젝트의 세부 연구 분야는 쇼핑, 요리 및 식생활, 의복 관리, 주거 생활로 크게 나뉜다(Green & Vergragt, 2001). 특히 의복 관리 영역에서는 의복의 세탁, 보관, 착용 과정에서 자원의 효율적 사용을 위해 실천 가능한 수칙들을 제시하였다(Gras-Klapwijk & Knot, 2001). 그러나 이러한 수칙들은 기후 변화 확산 방지를 위한 에너지 절약을 위해 제시된 것으로, 이들 수칙들만으로는 기후 변화로 인해 실제 소비자의 의복 관리가 어떻게 변화하는지 알기 어렵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
Ⅲ. 연구방법
1. 연구 문제
본 연구는 기후 변화에 따른 대한민국 소비자의 의복 관리 경험을 근거 이론 (grounded theory)을 기반으로 탐색적이고 포괄적으로 파악하고자 한다. 세부 연구 문제는 다음과 같다.
연구문제 1. 기후 변화로 인해 소비자의 의복 관리에서 발생한 현상을 살펴보고 소비자의 의복 관리 경험을 범주화한다.
연구문제 2. 기후 변화에 대응한 의복 관리의 중심 현상을 바탕으로 의복 관리 대책의 필요성을 확인하고 소비자의 의복 관리에 영향을 미치는 기후 변화를 파악한다.
연구문제 3. 기후 변화에 따른 소비자의 의복 관리에 영향을 미치는 사회-문화적 맥락을 살펴본다.
연구문제 4. 기후 변화에 따른 소비자의 의복 관리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소비자의 감정을 파악한다.
연구문제 5. 기후 변화에 대한 대응책으로 소비자가 시행하고 있는 의복 관리 행동의 변화와 의복 관리 방법을 알아본다.
연구문제 6. 기후 변화에 따라 시행한 소비자의 의복 관리 행동을 바탕으로 의복 관리 환경의 소비자 요구사항을 파악한다.
2. 자료 수집
소비자 생애 주기와 주부의 취업 여부에 따라 총 25 가구가 연구의 대상으로 선정되었다. 소비자 생애 주기에 따라 이들이 추구하는 가치, 목표, 의사 결정, 의복 구매 행동이 변화하기 때문에(Rhee, 1991), 생애 주기에 따라 소비자의 의복 관리 경험에도 차이가 있을 것으로 예측되었다. 또한, 영유아 자녀가 있을 경우 의복 관리에 대한 관여가 증가하였다는 선행 연구의 결과를 통해(Kweon et al., 2006; Lee & Lee, 2007), 자녀의 유무와 연령대에 따라 세탁 행동에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측되었다. 이러한 기준에 따라, 미혼의 1인 가구, 자녀가 없는 신혼 부부, 미취학 자녀가 있는 부부, 취학 자녀(초등학생)가 있는 부부, 청소년(중등, 고등학생) 자녀가 있는 부부, 성인(대학생) 자녀가 있는 부부로 생애 주기에 따른 세분 집단이 구성되었다. 더불어, 주부의 취업 여부에 따라 가전제품 사용 양상이 달라지는 것처럼(Yun & Ryoo, 2014), 가정 내 주 세탁자인 주부의 취업 여부에 따라 의복 관리 경험이 달라질 것으로 생각되었다. 따라서 소비자 생애 주기와 주부의 취업 여부에 따라 세분 집단이 고루 배분되도록 참가자를 모집하였다. 연구 참여자에 대한 정보는 다음의 <Table 1>과 같다.
자료의 수집을 위해, 연구자가 직접 연구 참가자의 가정에 방문하여 의복 관리 환경을 관찰하였으며, 이를 통해 연구 참가자가 평소에 의복을 관리하는 습관적 행동을 심도 있게 파악할 수 있었다. 의복 관리 환경을 관찰한 후, 참가자의 가정 내부에서 의복 관리를 주로 담당하는 가족 구성원과 반 구조화된 일대일 심층 면접이 시행되었다. 면접은 1시간 반에서 2시간 반 정도 소요되었으며, 모든 면접은 녹음되어 필사의 과정을 거쳐 문서화 되었다. 면접에 사용된 질문 목록은 다음의 <Table 2>와 같다. 기후 변화에 따른 소비자의 의복 관리 경험을 탐색적이고 포괄적으로 살펴보기 위해 의복 관리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으로 질문이 구성되었다. 응답자가 기후 변화로 인한 의복 관리 경험을 언급하면, 인터뷰 진행자는 각각의 상황에 맞추어 유연하게 후속 질문을 추가하였다.
3. 분석 방법
관련 선행 연구가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기후 변화에 따른 소비자 의복 관리 경험의 양상을 포괄적으로 살펴보기 위해 근거 이론 분석 방법이 적용되었다. 근거 이론은 연구의 대상인 현상을 연구 대상자들이 어떻게 인식, 행동, 반응하는지 관찰하고 해석함으로써 새로운 이론을 제시하는 질적 연구 기법이다(Glaser & Strauss, 1967; Strauss & Corbin, 1990). 여기서 말하는 새로운 이론이란, 연구 대상자가 경험한 사회문화적 현상에 대한 맥락 그대로의 이해를 기반으로 제시된, 현상에 대한 체계적인 구조적 틀을 의미한다(Fassinger, 2005). 따라서 근거 이론은 선행 연구가 충분하지 않는 연구 주제에 대한 현상을 연구 참가자가 사회 문화적 맥락 속에서 어떻게 경험하고 있는지 파악하기에 적합한 연구 방법이다. 본 연구에서는 근거 이론을 통해 소비자의 의복 관리에 기후 변화가 어떠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소비자의 심리, 사회, 문화적 측면을 총체적으로 고려하여 파악하고자 하였다.
근거 이론은 개방 코딩(open coding), 축 코딩(axial coding), 선택 코딩(selective coding)의 3 단계 분석으로 구성되는데(Glaser & Strauss, 1967; Strauss & Corbin, 1990), 본 연구에서는 개방 코딩과 축 코딩의 2 단계 분석을 적용하였다. 우선, 개방 코딩을 통해 수집된 질적 자료를 의미 단위로 코딩하고 범주화함으로써 현상을 구성하는 패러다임 요소를 파악하였다. 축코딩 단계에서는 개방 코딩을 통해 파악된 요소들 간의 구조적 관계를 제시하는 패러다임 모형을 구성하여, 기후가 변화하는 환경적 특성이 의복 관리라는 일상생활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심리, 사회, 문화적 측면을 모두 고려하여 포괄적으로 파악하였다.
본 연구는 질적 자료의 분석을 위해 QSR NVivo 11.0 for Mac을 사용하였다. QSR International이 개발한 QSR NVivo는 질적 자료 분석에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는 프로그램 중에 하나로, 근거 이론 분석에 기반을 두고 개발되었다(Bazeley, 2009). 본 연구는 QSR NVivo의 사용을 통해 근거 이론 분석 기법의 범주화 및 조직화를 보다 체계적이고 효율적으로 시행할 수 있었다. 또한, 질적 자료 분석 프로그램의 사용은 연구자가 모든 자료에 동일한 가치를 두고 코딩을 할 수 있게 도와주므로(Kim & Kim, 2008), QSR NVivo의 사용으로 연구 결과의 편향과 과장의 위험성이 감소되어 보다 객관적인 연구 결과 도출에 기여하였다.
Ⅳ. 연구 결과
1. 기후 변화에 따른 소비자의 의복 관리 경험 범주화
기후 변화에 따른 소비자의 의복 관리 경험에 대한 자료를 근거 이론에 기반을 두어 분석한 결과, 다음의 <Table 3>과 같은 범주화 결과가 도출되었다. 더불어, 다음의 <Fig. 1>은 소비자의 기후 변화에 따른 의복 관리 경험을 근거 이론의 요소에 따라 구성한 패러다임 모형이다. 범주화 결과는 총 6개의 패러다임 요소, 18개의 범주, 57개의 개념으로 구성되었다. 패러다임 요소는 인과적 조건(causal condition)으로 ‘기후 변화’가, 맥락적 조건(contextual condition)으로 ‘사회 환경 변화’가, 중심 현상(phenomena)으로 ‘기후 변화를 반영한 의복 관리 대책 필요’가 도출되었다. 중재적 조건(intervening condition)으로는 ‘기후 변화에 따른 의복 관리에 대한 감정’이, 작용/상호작용 전략(action-interaction strategy)으로는 ‘의복 관리 행동의 변화’가, 결과(consequence)로는 ‘의복 관리 환경의 변화 요구 증가’가 도출되었다.
2. 중심 현상: 기후 변화에 대응한 의복 관리 대책의 필요성
작용/상호 작용에 의해 다루어지고 조절되거나 관계를 맺고 있는 중심이 되는 생각이나 사건을 나타내는 중심 현상은 ‘기후 변화를 반영한 의복 관리 대책의 필요성’으로 나타났으며, ‘문제 해결 방안 부족’, ‘새로운 해결책에 대한 요구 증가’의 범주로 구성되었다.
문제 해결 방안 부족
소비자들은 기후 변화로 인해 의복 관리와 관련된 다양한 문제에 봉착해 있었지만, 문제를 완벽하게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갖고 있지 못했다. 기후 변화는 세탁 전 관리, 세탁, 건조, 정리 및 보관 등 의복 관리의 모든 단계에 문제를 유발하고 있었고, 소비자가 시행하고 있는 전략들은 문제 해결을 위한 임시방편에 불과할 뿐 근본적으로 문제를 해결하지는 못하고 있었다.
“날씨는 어쩔 수 없다고 생각을 하는 것 같아요. 특히 여름철에는 더더욱 그런 것 같아요. 장마 딱 그때잖아요. 비가 계속오고 어떻게 방법이 없더라고요.” (참가자 6)
“비가와요. 그럼 (빨래를) 할까 말까 이것만 고민하지. (대안이) 없는 것 같아요. 만약에 그렇게 해서 (빨래를) 했다 그러면은, 잘 말라야 하는데 어떻게 말려야 잘 말리지?” (참가자 10)
새로운 해결책에 대한 요구 증가
기후 변화로 인해 유발된 의복 관리의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방법 혹은 도구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새로운 해결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언급되었다.
“진짜 (대기 질 저하가) 심할 때는 아예 이사를 가버릴까 아니면 이걸 살까 저걸 살까. 요즘도 왜 미세먼지 이런 것 때문에 빨래 건조기 산다는 사람도 많잖아요. 일단 빨래가 말라야하니까…이제 집 안에서 빨래 말리는 것도 먼지가 많이 나는 기분? 지금 상황에서는 딱히 대책이 없는 것 같아요. 뭘 사던지… 해결이 안돼요.” (참가자 13)
3. 인과적 조건: 기후 변화
현상을 일어나게 하거나 발전하도록 하는 사건인 인과적 조건은 ‘기후 변화’로 나타났으며, ‘대기 요인’과 ‘계절 요인’의 범주로 구성되었다.
대기 요인
소비자들은 ‘미세 먼지’와 ‘황사’ 때문에 대기의 질이 악화되었다고 하였으며, 이로 인해 일상생활에 큰 불편을 느끼고 있었다. 이들은 대기의 질 악화가 가족의 건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인식하여, 대기의 상태를 적극적으로 확인하고 대비책 마련에 고심하였다.
“요즘 계속 재채기가 나서 제발 계속 (화력 발전소 가동을) 중단했으면 좋겠어요. 저 진짜 심각하게 대전 떠날 생각도 했었거든요. 계속 이렇게 되면, 근데 부산은 또 괜찮아요. 이렇게 대전처럼 심하지 않아요.” (참가자 13)
“신랑이 미세 먼지 그거 굉장히 까다롭지. 미세 먼지 대책 카페, 암튼 마스크, 수치 매일 측정하고…” (참가자 15)
계절 요인
계절적 요인으로는 ‘여름철 아열대 기후화’와 ‘겨울철의 한파’가 언급되었다.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온 상승으로 한반도의 아열대화가 가속되어, 소비자들은 기온과 습도가 동시에 올라가는 고온 다습한 여름철을 보내고 있었다. 또한, 장마철에 호우가 집중되는 현상도 매년 심화된다고 대답하였다. 반면에, 겨울철에는 오히려 기온이 낮아져 한파가 심해지고 있다고 응답하였다.
“일단 햇빛도 중요한데 바람도 중요하고, 그리고 지금 여름철이라서 장마도 있었고, 습하기도 하고… 그런 최적의 조건을 신경 쓰면서 (의복 관리를) 못하겠더라고요” (참가자 6)
“그때(세탁기 교체 시)는 고장 났어요 겨울에 동파 이런 거… 제품 팔 때 좀 겨울에 동파되지 않도록… 베란다에 (세탁기가) 있으니까…” (참가자 20)
“이게 날씨도 별로 안 좋고… 빨리 해결이 안 되니까 빨리 안 말라서 냄새도 나고.. 실내에서 건조는 하긴 하는데… 겨울에 주로 안 마르니까… 먼지가 나요.” (참가자 14)
4. 맥락적 조건: 사회-문화적 환경 변화
기후 변화를 반영한 의복 관리 대책을 필요로 하는 현상이 어떠한 맥락 속에서 발생하였는지 알려주는 맥락적 조건으로 다양한 ‘사회 환경적 변화’가 관찰되었다. 맥락적 조건은 ‘성 역할 변화’, ‘커뮤니케이션 채널 변화’, ‘협소한 주거 공간’, ‘화학제품 유해성’, ‘면역 관련 피부 질환 증가’의 범주로 구성되었다.
성 역할 변화
가사 노동을 주부만의 일로 간주하던 전통적인 가정 내 성 역할이 변화하여, ‘남편이 가사 노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특히 신혼부부와 맞벌이를 하는 취업 주부의 사례에서 이러한 현상이 더욱 빈번하게 관찰되었다.
“항상 자기가 더 (가사)일 많이 한다고. (퇴근하고) 오면 애들이 식판이 한명씩 유치원 어린이집 식판이 있거든요. 근데 그거는 빨리 설거지해서 말려놔야 다음날 또 쓰니까. 항상 남편이 먼저 오니까 먼저 설거지해놓고 빨래 돌리면서 식판을 씻어놓거든요. 항상 그래요.”(참가자 13)
커뮤니케이션 채널 변화
기존의 커뮤니케이션이 TV, 신문, 잡지 등 대중을 타깃으로 한 채널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다면, 최근에는 뉴미디어 중심의 커뮤니케이션이 활성화되면서 이를 통한 구전이 활성화되고 있었다. 소비자들은 대중 매체 중심의 커뮤니케이션이 아닌 자신과 유사한 취향을 공유하는 집단 내부에서의 커뮤니케이션을 선호하였으며, 유사한 취향을 기반으로 하나의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형성하여 정보를 주고받고 있었다. 특히 3,40대 주부들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살림 노하우를 습득’하는 경우가 많았으며, 다양한 분야에 전문화된 ‘파워블로거들이 최신 유행의 흐름을 선도’하는 현상이 관찰되었다.
“그런 것들을 어떻게 세탁하는 게 좋을지 사람들이 많이 사용하는 방법들 좀 검색을 해보는 것 같아요. 엄청 많이 보는 것 같아요. 많은 사람들이 하는 방법으로…” (참가자 6)
“인터넷 보니까, 뭐 때가 언제 제일 잘 빠지냐고 하는 게, 뭐 헹굼일 때가 그렇다, 탈수일 때가 그렇다, 그런 얘기가 있는데, 그거를 확인하기 위해서 사람들이 관을 빼가지고 관에서 나오는 때 물을 보고 판단하더라고요.” (참가자 7)
“사람들이 블로거 같은데 (건조기에서) 먼지 나온 거 찍어서 올리더라고 그래서 아 정말 사고 싶다.” (참가자 18)
협소한 주거 공간
아파트 등의 공동 주택을 중심으로 주거비용이 가파르게 증가하면서, 거주하고 있는 공간의 객관적 크기와 관계없이 대부분의 참가자들은 주거 공간을 협소하게 인식하고 있었다. 거주 공간을 좀 더 확보하기 위해 아파트 등의 공동 주택에서 ‘베란다 확장 증가’ 현상이 나타났으며, 이로 인해 ‘세탁물 건조 공간이 부족’하게 되었다. 많은 응답자들이 ‘의복 보관 장소가 부족’하다고 하였으며, 특히 드레스 룸이 보편화되지 않았던 시기에 설계된 아파트에 거주하는 응답자들은 이러한 불편을 더 크게 느끼고 있었다. 건조기나 의류 관리기 등 새로운 가전 구입에 대한 의사를 밝힌 경우가 많았지만, 협소한 주거 공간으로 인해 ‘비치 장소가 마땅하지 않다’는 의견도 다수 언급되었다.
“빨래를 맨날 그 거실에 빨래…저희는 베란다를 터 가지고 좁거든요. 저기가 좁으니까 또 공간이 작으니까 잘 마르지를 않아가지고 거실에 말리거든요. 근데 너무 미관상도 안 좋고.” (참가자 13)
“응 예전에는 베란다가 있어가지고 빨래를 건조시키는 공간이 있었는데 여기는 없더라고요 아예. 건조기를 놓을만한 공간이 (없어요). 그래서 건조대를 꼭 사야겠다 했고.” (참가자 18)
“(옷장이) 그렇게 많지 않아요. 더 있어야 돼 옷장을 놓을 데가 없어서… 지금 또 옷장을 어디에 짜야 되나? (옷이 빡빡하게 걸려 있어서) 숨을 못쉬겠어요.” (참가자 11)
화학제품 유해성
옥시 사태 이후 화학 성분의 인체 유해성이 사회적 문제로 부상하면서, 다수의 참가자들이 화학첨가물이 들어간 제품의 사용을 지양하고 있었다. 특히, 세탁에 있어 ‘세제 찌꺼기에 대한 걱정’을 많이 하여, ‘세탁보다 헹굼에 더 신경’을 쓰거나 세탁기 사용 시간이 늘더라도 ‘헹굼을 추가’하는 경우가 많았다. 또한, 액체 세제가 물에 더 잘 용해된다고 생각하여, ‘액체 세제에 대한 선호’가 증가하였다. 세제 뿐만이 아니라 화학 성분이 들어간 생활 용품 전체에 대한 ‘화학제품 공포증’ 현상도 나타났다. 방향제, 방충제 등의 사용을 꺼리는 경우가 많았으며 생리대 등의 위생 용품에 대한 불신도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세제를 쓰면서? 나는 제일 걱정 되는 것은 몸에 안 좋지 않을까? 너무 많이 써서 몸에 안 좋지 않을까?” (참가자 2)
“세탁기보다도 세제를 자연 유래 같은 거 아니면 털었을 때 먼지는 어차피 나오지만 세제 가루가 나오는… 세제 가루가 예전엔 많이 떨어져 나왔잖아요. 녹질 않아서…잘 녹는 제품?” (참가자 12)
“예 웬만하면 그런 제품은 안 쓰려고. 그러고 분사형으로 쓰는 뿌리는 거는 웬만하면 안 쓰려고 그러거든요. 옥시에서 뭐 발암 물질 있다고 들어서… 가습기.. 웬만큼 청소 세제나 이런 세제 종류 아무튼 그런 화학제품 들어가잖아요. 되도록이면 그런거 안 쓰려고요.” (참가자 23)
면역 관련 피부 질환 증가
환경오염 등으로 인해 면역 관련 질환이 증가하는 가운데, ‘성인 피부병’, ‘소아 아토피’ 같은 면역 관련 피부 질환을 앓고 있는 가족 구성원이 있는 응답자가 많았다. 의복은 피부에 직접 닿게 착용하기 때문에 피부 질환자가 있는 경우 의복 관리에 더 많은 신경을 쓰고 있었으며, 의복 관리 방식에 따라 피부 질환이 호전 또는 악화된 경험도 언급되었다.
“가끔씩은 섬유유연제를 너무 많이 부었을 경우에(헹굼 추가를) 돌리기도 하고 그냥 습관적으로? 더 깨끗하게 될 것 같아서. 남편도 민감하고 그래서..애도 아토피 있고…” (참가자 21)
“손빨래 하면 확실히 얘가 아토피도 없고…유아 빨랫비누로 다 빨았던 것 같아요.” (참가자 19)
5. 중재적 조건: 기후 변화에 따른 의복
관리에 대한 감정
현상이 발생하는 맥락 하에서 행해지는 작용/상호 작용 전략을 촉진하거나 억제하는 중재적 조건은 ‘기후 변화에 따른 의복 관리에 대한 감정’이 도출되었다. 중재적 조건은 ‘의복 관리에 대한 감정’, ‘의복 관리 가전에 대한 감정’의 범주로 구성되었다.
의복 관리에 대한 감정
기후 변화에 따른 의복 관리 행동 변화에 영향을 미치는 의복 관리에 대한 감정은 ‘의복 관리에 대한 걱정’과 ‘의복 관리에 대한 부담감’으로 나타났다. 기후가 변화함에 따라 발생한 의복 관리상의 문제는 ‘소비자의 의복 위생에 대한 걱정’, ‘의복 품질 저하에 대한 걱정’, ‘의복 관리 불량으로 건강에 미칠 악영향 걱정’을 증폭시키고 있었다. 기후 변화는 의복 관리에 대한 소비자의 부담감도 증가 시켰는데, 이는 ‘의복 관리 비용에 대한 부담감’과 ‘의복 관리 그 자체에 대한 부담감’으로 세분화되었다.
“일단 사람 몸에서 나오는 분비물 기타 등등 오염이 된 부분들이 그건 다 천연 섬유기 때문에 오염이 되면 알게 모르게 세균 번식 할 거고. 그런 부분이 상하게 되고. 걱정되긴 해요” (참가자 3)
“여름에는 수건 같은 게… 수건을 매일 매일 빨아줘야 하는데 여름에는 (빨래를) 자주 하기는 해도 한두 개 가지고 빨기는 그래서 보통 모으는데, 그때는 문제가 생길 것 같아요” (참가자 25)
“빨래의 손상만 없으면 당장 (건조기를) 들이는데… 최근에 나온 것도 좋아졌다고 하더라고요. 예전에 나온 것보다 또 덜 손상되고 한다고…”(참가자 13)
“(세탁소 이용비용이)부담되죠. 그건 그냥 어쩔 수 없으니까 그냥 하는 것 같아요. 그런 옷을 좀 덜 입게 되는…” (참가자 10)
“원래는 (세탁 후 보관 시) 비닐 씌워 놓으면 좋을 거라고 씌워놓고 있었는데 그게 또 안 좋다고 하더라고요 비닐 씌워 두는 게… 막막해요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참가자 14)
의복 관리 가전에 대한 감정
의복 관리 가전에 대한 관심과 감정은 새로운 ‘의복 관리 가전에 대한 호기심’과 ‘부담감’으로 범주화되었다. 기후 변화에 의해 발생한 의복 관리상의 문제 해결을 위해 일반 가정에서 널리 사용되지 않은 건조기나 의류 관리기에 대한 호기심이 언급되었으나, 가격적인 부담감도 함께 느끼는 경우가 많아 구매를 주저하는 경우가 많았다.
“빨래를 널 데가 없어가지고…(건조기를 구매하면) 안 널어도 되니까. 바로 넣어버리니까 바로 넣으니까 좋다고. 근데 거기가 샀다고 하니까 솔깃해 가지고 더 사고 싶어요.” (참가자 13)
“건조기는 있으면 좋긴 한데, 언뜻 듣기로는 전기세도 많이 나오고 그 건조기 자체도 비싸다고 들어서… 있으면 좋은데 …” (참가자 1)
6. 작용/상호 작용 전략: 소비자의 의복 관리 행동 변화 및 방법
기후 변화라는 환경 변화에 따라 의복 관리를 수행하기 위해 시행하는 작용/상호 작용 전략은 의복 관리의 전 단계에 걸쳐 다양한 양상으로 나타났다. 소비자들은 의복 관리 단계인 ‘세탁 전 관리’, ‘세탁’, ‘건조’, ‘정리 및 보관’의 과정 모두에서 이전과는 다른 행동 양식을 나타냈다.
세탁 전 관리
소비자들은 세탁 전 관리 단계에서 ‘먼지 제거’, ‘습기 제거’, ‘재오염 방지’를 위한 행동을 시행하고 있었다. 황사 및 미세 먼지 때문에, 소비자들은 외출 후 귀가 시 의복에 묻은 ‘먼지를 밖에서 털고’ 들어오거나 ‘먼지 제거 테이프 등을 사용하여 먼지를 제거’하고 있었다. 세탁기는 주로 베란다와 같은 실외에 비치된 경우가 많아, 고온 다습한 여름철에 세탁기 주변 위생 관리에 어려움을 호소하였다. 특히, 젖은 세탁물을 세탁실에 방치할 경우 위생상 문제가 있기 때문에 ‘건조시켜 보관’하는 경우가 많았다. 여름철엔 착용한 의복은 땀으로 인해 축축하게 습기를 머금게 되는데 자주 세탁하기 어려운 소재의 의복은 ‘베란다에 건조시켜 재착용’한다는 응답도 있었다. 소비자들은 기후의 변화가 의복의 오염을 가속화시킨다고 인식하여, 한번 착용한 옷을 세탁된 옷과 함께 보관할 경우 오염의 소지가 있다고 생각하였다. 이러한 이유로 ‘세탁된 옷과 착용한 옷을 분리해서 보관’하길 원했다.
“밖에서 옷을 털고 들어가게 되고 그런 경우가 많아 봄에 미세 먼지 많을 때는…” (참가자 4)
“빨래통이라고 하나요? 젖은 수건을 바로 넣으면 냄새가 나더라고요. 그 위에 펼쳐서 놓을 때도 있고, 옷걸이에 걸어서 놨다가 빨래 넣는 경우도 있고. 젖은 경우에는 그 안에 넣지 않고 그냥 좀 걸쳐놔요.” (참가자 1)
“밖에 외출하고 오니까 미세먼지 때문에 다 걱정이 되더라고. 거기서 뭔가 떨어질까 봐 걱정하는 거고. 옷을 입고 나서 보관하는 장소가 각기 다르지.” (참가자 18)
세탁
변화된 기후로 인해 소비자의 ‘세탁 횟수가 증가’하였으며, 세탁에 있어 ‘세척력 이외의 요소에 대한 중요성 인식이 증대’되었다. 소비자들은 기후의 변화가 의복의 오염을 가속화시킨다고 생각하여 세탁 횟수가 증가하였으며, ‘한번 입은 의복은 바로 세탁’하고 ‘세탁물을 모으지 않고 즉시 세탁’하는 경우가 많았다. 같은 맥락으로, 가정 내 세탁이 어려운 소재로 만든 의복의 경우 ‘세탁소 이용 빈도도 함께 증가’하였다. 기존에는 세탁에 있어 오염을 제거하는 세척력이 가장 중요한 요소였다면, 최근에는 세척력 이외의 요소에 대한 중요성 인식이 증대되었다. 소비자들은 오염된 공기 속 먼지가 의복에 부착된다고 생각하여 ‘세탁 시 먼지 제거에 주력’하였다. 또한, 기후 변화로 의복의 오염이 심해진다고 생각하여 세제 사용량을 늘리게 되는데, 이 경우 인체에 유해한 ‘세제 찌꺼기를 완벽히 제거’하기 위해 노력하였다. 마지막으로, 세탁의 빈도가 증가한 것에 반해 세탁의 시기는 날씨 상태에 영향을 받게 되어 ‘세탁의 자율성이 감소’하는 고충을 토로하였다.
“아무래도 미세 먼지도 있고, 옷에 땀도 있고. 아무래도 어디 많이 앉았을 꺼 아니에요. 더러울 것 같아가지고… 자주 빨아요.” (참가자 7)
“저거는 통돌이니깐 먼지가 붙어 나와요. 그런데 건조기를 하면은, 엄마들이 그러는데 옷 먼지까지 싹 거기서 없애준대요. 저희는 꺼내와도 털면 먼지가 엄청 날리잖아요? 건조기는 먼지가 안 날린다고, 먼지가 이렇게 공처럼 해서 나온대요.” (참가자 17)
“그런 날(황사, 미세 먼지 많은 날) 같은 경우에는 옷 바로바로 세탁하려고 해요.” (참가자 13)
건조
기후 변화는 세탁물의 건조 환경을 악화시켰다. 황사와 미세 먼지 때문에 건조 시 통풍을 자유롭게 시키기 어려워졌고, 고온 다습한 여름철과 기온이 하락하는 겨울철 모두 세탁물의 자연 건조가 쉽지 않은 상황에 놓였다. 소비자들은 ‘냄새와 습기 없이 완벽하게 세탁물을 건조’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으며, 이를 위해 ‘건조기를 사용’하거나 ‘실내에서 세탁물을 건조’하기도 하였다. 냄새 없이 건조시키기 위해 ‘건조 공간의 환기’를 중요하게 생각하였으며, 습기 없이 건조시키기 위해서 ‘장기간 자연 건조’하거나 ‘제습기를 사용’해 ‘실내 건조’하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었다.
“바짝 안 마르는 거… 좀 오래 널어놨는데, 그래도 잘 안돼요. 건조하는 게 날 좋으면 바짝 마르지만 그게 안 되면…” (참가자 14)
“실내에서 건조는 하긴 하는데… 겨울에 주로 안 마르니까, 난방하면… 먼지가 나요.” (참가자 14)
“바짝 마르는 거…우선 촉감이 보송보송해지잖아요. 그리고 입었을 때 느낌도, 장마철에는 말린다고 해도 눅눅하고 냄새도 나잖아요? 바싹 말리면 상큼하고, 상쾌하고…” (참가자 17)
정리 및 보관
소비자들은 세탁, 건조 후 세탁물을 정리하고 보관함에 있어 ‘곰팡이, 냄새, 습기에 주의’하고 ‘의복의 청결에 주의’하고 있었다. 고온 다습한 여름철과 결로가 생기는 겨울철에 의복을 보관하기 위해, 곰팡이가 피지 않도록 ‘나프탈렌이나 방충제를 사용’하였으며, 냄새와 습기 방지를 위해 ‘드레스 룸을 환기’하거나 ‘옷장 문을 열어’놓고 ‘제습기와 제습제를 사용’하고 있었다. 여러 계절이 지나 이미 세탁된 옷을 착용할 때 ‘청결을 위해 다시 세탁’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제 여름이 되면 (방습제) 생각을 하겠죠? 안했더니 곰팡이가 생기더라고요. 옷에.” (참가자 18)
“철 지난 거 겨울 거 꺼내려고 했을 때 퀴퀴한 냄새 곰팡이와 좀 냄새 이런 게 나니까 어쩔 수 없이 드라이를 또 한 번 해서 넣은 것도 입기 전에 다시 하고”(참가자 19)
“환기가 좀 안 되서 이게 왜 계절 바뀌는 옷 안에 그런 거(방충/제습제) 안 해놓고 넣어 두면 꿉꿉한 냄새나고 그러지 않아요?” (참가자 13)
7. 결과: 의복 관리 환경의 변화 요구 증가
작용/상호 작용 전략의 시행에 따른 결과는 ‘의복 관리 환경의 변화 요구 증가’로 나타났으며, ‘새로운 의복 관리 가전의 필요성 증가’와 ‘기존 의복 관리 가전의 기능 강화’, ‘의복 관리 주거 환경의 변화’ 의 세부 범주로 구성되었다. 소비자들은 현재 시행하고 있는 의복 관리 전략만으로는 문제의 근본적 해결이 어렵다고 인식하여, 의복 관리에 있어 지금과는 다른 도구와 방법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였다.
새로운 의복 관리 가전의 필요성 증가
지금까지 대한민국의 일반 가정에서 보편화되지 않은 ‘새로운 의복 관리 가전의 필요성이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기후 변화로 인해 의복 관리의 모든 단계에서 문제를 겪고 있는 소비자들은 ‘건조기나 의류 관리기의 사용’을 통해 당면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였다.
“앞으로는 진짜 스타일러나 그런 게 필수가 될 것 같아요. 공기청정기 필수되듯이 옷에 딸려오는 것도 씻는 거야. 내가 내 몸 씻으면 되지만 밖에 거 딸려오는 것도 건강을 지키는데 …” (참가자 13)
“건조기가 꼭 있어야겠다라는 생각은 많이 했어요. 겨울에 여름 장마 때 보통 그런 생각 많이 하고. 겨울철에도 걱정 하고. 빨래 얼 것 같기도 하고. 겨울에는 밖에 잘 안 말리고 실내로 들어오게 되잖아요. 건조기가 또 친구들이 엄청 좋다고 해가지고” (참가자 20)
기존 의복 관리 가전의 기능 강화
새로운 가전 구입에 대한 경제적 부담과 협소한 주거 공간 때문에 새롭게 가전을 구매하는데 부담을 느끼는 소비자들은 기존에 사용하던 의복 관리 가전이 스마트화를 통해 성능을 강화하길 바라고 있었다. ‘세제를 완벽하게 헹궈주는 기능’이나 ‘적정 세제량 자동 투입 기능’, ‘세탁 전 세탁물의 위생을 관리하는 기능’, 세탁물의 먼지를 완벽하게 제거하는 ‘안심 먼지 제거 기능’, 겨울철 동파를 방지하는 ‘안심 동파 방지 기능’이 인터뷰를 통해 언급되었다. 이러한 의견들은 타 가전제품에 비해 스마트화 진전이 늦은 스마트 세탁기의 개념 구축에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좀 겨울에 동파되지 않도록… 겨울용 옷을 입힐 수 있게 만들었으면… 약간 물을 온수를 약간 흐르게 한다든지…” (참가자 20)
“옆에 먼지들은 막 있는데 걔(먼지 거름망)도 잘못 걸러 주는 것 같아. 옷에 그 정도 먼지가 묻으면 그 먼지 걸러내는 망에도 잔뜩 있어야하는데 먼지 망을 열어보면 그렇게 많이 없어. 그게 좀 해결됐으면 좋겠어요.” (참가자 21)
“세제도 이렇게 이만큼 부어넣고 알아서 그 다음에 유연제도 넣어두면 자기가 알아서 그렇게 되어야지 그게 좋죠. 편하죠.” (참가자 16)
의복 관리 주거 환경의 변화
주거비용이 증가하면서 소비자들은 의복 관리를 위한 공간을 적절하게 확보하지 못하고 있었다. 특히, 신축 아파트가 아닌 경우에 베란다 확장 후 의복 관리를 위한 공간이 줄어들어 많은 불편을 호소하고 있었다. 소비자들은 ‘새로운 의복 관리 가전을 비치할 수 있는 공간 확보’와 ‘쾌적한 건조 및 의복 보관 공간 확보’에 대한 강한 욕구를 보였으며, ‘의복 관리 전용 공간에 대한 욕구’도 강하게 나타났다. 기후 변화로 인해 실외에서의 의복 관리가 어려워져 실내 공간에서 의복을 관리하길 원하지만, 협소한 실내 공간으로 인해 소비자들의 불편은 더 가중되고 있었다. 소비자의 주생활을 선도하는 건설 및 인테리어 산업은 이러한 소비자의 욕구를 반영하여 주거 환경을 설계해야할 것이다.
“가구도 좀 만드는 게 그런 것 같아요. 그렇게 칸만 질러 넣으면 어떻게 하라는 얘기인지, 좀 답이 없어요. 지금도 여기가 아파트가… 다른 거 뭐 드레스 룸 있으니까 나름 공간이 늘어나잖아요. (여기는 드레스 룸이) 없어서…” (참가자 14)
“우리 딸내미가 가장 원하는 게 드레스 룸 이에요. 연예인들 드레스 룸 보면 다 걸어놓잖아요. 그런 걸 원하죠. 그런 공간이 어디 있어요.” (참가자 19)
V. 결론 및 제언
본 연구는 근거 이론 분석 기법을 적용하여 기후 변화에 따라 변화한 소비자의 의복 관리 경험을 포괄적이고 탐색적으로 살펴보았다. 소비자들은 황사와 미세 먼지 등 대기 요소와 아열대화된 여름과 겨울철 한파와 같은 계절적 요소에서 의복 관리에 영향을 미치는 기후 변화를 인식하고 있었다. 추가적으로, 가정 내 성 역할 변화, 커뮤니케이션 채널 변화, 협소하게 느껴지는 주거 공간, 화학 제품 유해성 인식 증가, 피부 관련 면역 질환 증가 등의 사회문화적 조건들이 소비자의 기후 변화에 따른 의복 관리에 맥락적 영향을 주었다. 기후 변화와 사회문화적 맥락의 변화는 소비자로 하여금 기후 변화를 반영한 의복 관리 대책의 필요성을 인식하게 하였다. 현재 상태에서 기후 변화로 인해 발생한 의복 관리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이 부족한 상황이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의 필요성을 절실하게 인지하고 있었다. 기후 변화에 따른 의복 관리 대안의 필요성은 의복 관리와 의복 관리 가전에 대한 감정에 의해 증폭되었으며, 이들 감정은 의복 관리에 대한 걱정과 부담감, 의복 관리 가전에 대한 호기심과 경제적 부담감으로 나타났다.
기후 변화로 인한 의복 관리의 문제 해결을 위해 이전과는 다른 의복 관리 행동이 세탁 전 관리, 세탁, 건조, 정리 및 보관의 의복 관리 전 단계에 걸쳐 나타났다. 소비자들은 세탁 전에 의복에 묻는 미세 먼지와 황사 제거에 주력하였고, 습도가 높은 여름, 가을철에는 세탁물의 습기 제거에 신경 썼다. 날씨 때문에 착용한 옷의 오염이 증가한다고 생각하여, 착용한 옷이 세탁된 옷을 더럽히는 재오염 방지를 위해 노력하였다. 세탁에 있어서는 날씨 때문에 의복 오염이 심해져 세탁 횟수가 증가하였다. 날씨로 인해 오염이 심해진 의복 세탁을 위해 세제 사용량을 늘려야했기 때문에 완벽한 헹굼과 같은 세척력 이외의 요소에 대한 중요성 인식이 증가하였다. 또한 세탁을 자주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날씨 상태에 따라 세탁 여부를 결정해야하기 때문에 세탁의 자율성이 감소되어 소비자의 불편을 초래했다. 건조 단계에서는, 날씨 때문에 실내 환기가 어려운 상황에서 냄새와 습기 없이 완벽하게 세탁물을 건조시키기 위해 노력하였다. 날씨로 인해 기존의 전통적 건조 방식으로는 완벽한 건조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건조기를 사용하거나 실내 건조 시 제습기 등을 사용하는 새로운 방식의 대안이 등장하였다. 정리 및 보관 단계에서는 습기가 높은 보관 환경 때문에 곰팡이와 냄새 방지를 위해 노력하였다. 습도가 높고 환기가 어려운 보관 환경은 의복의 청결 상태를 저해하는 요인이기 때문에, 의복의 청결에 주의하여 의복이 손상되지 않도록 하였다. 의복 관리 전 단계에 걸친 소비자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기후 변화로 인한 의복 관리상의 어려움이 해소되지 못했기 때문에, 의복 관리 환경에 대한 소비자의 요구가 증가하였다. 기존의 한국 가정에서 널리 사용되지 않았던 건조기, 의류 관리기의 필요성이 증대되었고, 기존 의류 관리 가전의 기능 개선에 대한 욕구도 함께 증가하였다. 더불어, 의복 관리와 관련된 주거 환경의 대대적인 변화도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후 변화에 따른 소비자의 의복 관리 경험에 대한 포괄적인 이해를 돕는다는 점에서, 본 연구는 학계와 관련 산업 모두에 의미 있는 제언을 도출할 수 있다. 의류학계의 경우, 본 연구 결과가 기후 변화에 따른 소비자 의복 관리 연구의 초석이 될 수 있다. 지금까지 의류학계에서는 기후 변화에 따른 의류 패션 산업의 대응책 마련에 기여할 수 있는 연구가 주로 시행되었다. 반면에, 기후 변화가 의식주를 포함하는 소비자의 실생활 모든 영역에 영향을 미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후 변화에 의해 소비자의 의생활에 어떠한 문제가 발생하였는지에 대한 연구는 미흡하였다. 본 연구는 기후 변화에 따라 소비자의 의복 관리에 있어 어떠한 문제가 있는지, 의복 관리상의 문제 인식에 영향을 미치고 증폭시키는 요인은 무엇인지, 소비자들은 이러한 문제를 어떠한 방식으로 해결하려 하는지 살펴봄으로써, 기후 변화에 따른 소비자 의복 관리의 문제를 포괄적으로 파악하였다. 본 연구에서 도출된 여러 개념들은 좀 더 세분화시켜 심층적으로 접근한다면, 향후 의류학계에서 관련 연구를 확산시키는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더불어 본 연구 결과는 다양한 의복 관리 산업에 의미 있는 시사점을 제공한다. 소비자들은 기후 변화에 따른 의복 관리의 문제들을 현재 사용하고 있는 관리 방법이나 도구만으로는 완벽하게 해결하지 못한다고 생각하였으며, 기존의 한국 가정에서는 널리 사용되지 않았던 건조기나 의류 관리기 등의 의복 관리 가전을 통해 문제 해결에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였다. 또한 세탁기와 같이 기존에 널리 사용하고 있는 의복 관리 가전의 경우, 소비자들은 가전 스스로 소비자가 우려하는 바를 파악하여 해결해주는 스마트 기능 강화를 통해, 기후 변화에 따른 의복 관리상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였다. 따라서 세탁기, 건조기, 의류 관리기 등을 개발하는 의복 관리 가전 산업은 본 연구 결과에서 제시된 기후 변화에 따른 소비자의 당면 문제에 관심을 갖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능을 강화함으로써 매출 증대를 모색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소비자의 주거 환경을 설계하는 인테리어 및 가구, 건설 산업은 기후 변화로 인해 전통적으로 선호되었던 실외 의복 관리가 점차 어려워지는 상황을 인식하고 실내에서 편리하고 건강한 의복 관리가 가능하도록 주거 환경을 개선하여야 한다. 이전에 식생활을 위한 공간이 실내 환경으로 편입되면서 전용 공간이 형성된 것처럼, 관련 산업에서는 의복 관리를 위한 실내 전용 공간을 제시함으로써 소비자의 생활 문화를 선도할 수 있을 것이다.
본 연구는 가족 생애 주기 및 주부의 취업 여부를 기준으로 하여 총 25가구를 연구의 대상으로 선정하였으나, 위의 2가지 세분화 기준만으로 다양한 소비 집단의 특성을 파악하기 어렵다. 이외에도 소득, 학력, 거주 지역 등의 인구 통계적 요소와 의복 관여, 기술 수용 수준 등과 같은 소비자의 사회 심리적 특성에 따라 의복 관리 경험에 차이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본 연구는 탐색적 질적 연구의 특성 상 다양한 소비자 특성에 따른 차이를 연구 결과에 반영하기 어려웠다. 후속 연구에서는 좀 더 세분화된 소비 집단을 연구의 대상으로 하여, 소비자 특성에 따른 결과의 차이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본 연구는 기후 변화에 따른 소비자의 전반적인 의복 관리 경험을 연구의 대상으로 하였기 때문에 선행 연구가 충분하지 않은 주제에 대한 포괄적인 이해를 도모할 수 있었으나, 질적 연구의 특성상 연구 결과를 일반화하기엔 무리가 있다. 후속 연구에서는 본 연구에서 도출된 개념을 연구 변수로 설정하여 양적 검증을 시행함으로써 연구 결과의 일반화를 모색해야 할 것이다.
Acknowledgments
본 연구는 LG전자의 학술 연구비 지원으로 수행되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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