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Korean Society of Costume
[ Theses ]
Journal of the Korean Society of Costume - Vol. 69, No. 2, pp.90-100
ISSN: 1229-6880 (Print) 2287-7827 (Online)
Print publication date 28 Feb 2019
Received 11 Dec 2018 Revised 13 Feb 2019 Accepted 15 Feb 2019
DOI: https://doi.org/10.7233/jksc.2019.69.2.090

존 듀이의 트랜스액션의 관점으로 본 감성적 패션디자인의 표현 특성

정연이 ; 이영재
한양대학교 주얼리ㆍ패션디자인학과 겸임교수
한양대학교 주얼리ㆍ패션디자인학과 교수
Expressive Characteristics of Emotional Fashion Design from Viewpoint of John Dewey's Transaction
Yeonyi Jung ; Youngjae Lee
Adjunct Professor, Dept. of JewelryㆍFashion design, Hanyang University
Professor, Dept. of JewelryㆍFashion design, Hanyang University

Correspondence to: Youngjae Lee, e-mail: YJL@hanyang.ac.kr

Abstract

In the culture and arts, there is a tendency to stimulate the five senses with various approaches with the incorporation of digital technology and to form empathy through interactive communication by inducing the audience into the creative process. In fashion design, researches are actively being performed to make the interaction by attracting the wearers and the observers to the new subject through the experience that satisfies the sensibility.

Fashion, which is a visual communication tool, has been perceived as a means of self - expression and as a metaphor for information transmission in the past, however, in the future, fashion is expected to used for sharing the emotional and empirical values of the individual understood through information.

The purpose of this study was to analyze emotional fashion design works from the perspective of John Dewey's transaction and to examine their expressive characteristics. In addition, this study is to clarify that fashion as a way to stimulate human emotion is becoming a medium of three-dimensional interaction between the organism and the environment. Through this, it is significant to newly define the role of fashion to expand the shared value of experience and human perception, and to explore the possibility of future fashion.

Keywords:

emotion, emotional expression, emotional satisfaction, fashion, Transaction

키워드:

감성, 감성적 표현, 감성적 충족, 패션, 트랜스액션

Ⅰ. 서론

오늘날과 같이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기술력과 물질적 풍요를 누리는 시대에도 인간은 내면의 공허함과 결핍을 느끼게 되고 이것은 기술과 과학적 진보만으로는 채워지지 않는다. 자크 라캉(Lacan, 1973/2008)은 오브제 쁘띠 아(Obejet petit a) 개념을 통해 가치는 결핍의 자리에서 생겨난다고 했다. 현대인이 갖는 결핍감의 자리에서 요구되는 가치는 인간의 내면을 표현하고 감성적으로 충족시키는 그 무엇일 것이고, 최근 ‘감성 디자인’ 또는 ‘감성 마케팅’을 표방하는 디자인. 예술분야의 흐름은 이러한 현시대의 요구를 방증한다.

최근 문화. 예술계에서는 디지털 기술과 결합하여 다양한 접근방식으로 오감을 자극하고 관객을 창작과정에 끌어들여 양방향 소통을 통해 공감을 형성하는 것이 추세이다. 패션 디자인에서도 감성을 충족하는 경험을 통해 착용자와 감상자를 새로운 주체로 끌어들여 상호작용을 꾀하는 연구가 활발히 시도되고 있다.

시각적 커뮤니케이션 도구라 할 수 있는 패션이 과거에는 자기표현의 수단과 정보전달 방법의 메타포로서 소비되었다면, 앞으로의 패션은 정보를 통해 인식되는 개인의 감성과 경험적 가치를 공유하는 것에 목적을 두게 될 것이라 전망한다.

감성은 외부의 감각 자극을 인지하는 능력과 반응이라는 좁은 의미부터 인간 내부에서 일어나는 고도의 복잡 다양한 심리상태를 뜻하는 넓은 의미까지 포함한다. 또한 감성은 개인의 특수한 경험을 통합하여 변화하는 역동적이고 가변적인 특성을 지닌다. 이러한 특성을 수반한 감성적 패션디자인을 심도 있게 살펴보기 위해 본 연구는 인간과 환경요소가 유기적, 융합적으로 상호작용을 하여 변화한다는 트랜스액션(Transaction) 개념을 이용하고자 한다. 가변적, 동태적 지식관에 기초하여 입체적 상호작용을 뜻하는 트랜스액션은 주체와 대상의 상호 작용을 설명하는 인터랙션(Interaction)보다 확장된 개념으로 역동적으로 변화하는 인간의 감성을 자극하는 패션디자인을 고찰하기에 더 적합하다고 판단한다.

본 연구는 감성적 패션디자인 작품을 존 듀이(John Dewey) 경험철학의 핵심용어인 트랜스액션(Transaction)의 관점으로 분석하여 그 표현특성을 고찰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인간의 감성을 자극하는 패션이 과거의 이분법적 소통의 한계에서 벗어나 유기체와 환경간의 입체적 상호작용의 매개체가 되고 있음을 밝히고 그 의미를 도출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경험의 공유가치와 인간 인식을 확장하는 패션의 역할을 새로이 조명하고, 미래 패션의 가능성을 모색하는데 의의가 있다.

연구방법으로는 존 듀이의 트랜스액션 이론을 고찰하고 이를 통해 패션에 나타난 감성적 패션디자인 사례를 트랜스액션의 관점으로 분석하는 해석적 연구방법을 진행하였다. 관련분야의 전문서적과 선행연구를 통한 문헌연구로 이론적 배경을 고찰하고, 국ㆍ내외 발표된 패션디자인 작품 중 감각 및 정보자극으로 인간의 감성을 자극하는 패션디자인 사례를 관련 전문잡지, 선행연구, 공신력 있는 패션전문 사이트를 통해 수집하였다. 수집된 사례는 이론연구로 도출한 분석틀을 이용하여 트랜스액션의 관점으로 분석하고 그 특성을 고찰하였다. 사례연구의 범위는 감성이라는 개념이 문화예술계에서 화두가 되기 시작한 최근시점으로 하여 2010년 이후 발표된 국ㆍ내외 패션디자인 제품 중 감각 및 정보자극으로 인간의 감성을 자극하는 작품으로 제한한다.


Ⅱ. 이론적 고찰

1. 감성의 개념

감성(感性)의 사전적 의미는 자극 또는 자극의 변화를 느끼는 성질이다(National Institute of the Korean Language [NIKL], n.d.). 국내 산업계에 감성이라는 용어는 인간중심의 제품설계를 통해 인간의 특성과 감성을 반영하는 ‘감성공학(感性工學, human sensibility ergonomics)’으로 1990년대에 도입되었다. 이후 감성은 문화. 디자인계의 영향력 있는 코드로 마케팅 수단이 되었고 감성에 대한 인식을 기반으로 한 많은 선행연구가 있지만, 감성에 대한 개념 해석은 연구 분야에 따라 각기 다르게 나타난다.

감성의 개념에 대해 다루는 문헌들을 살펴보면 감성은 크게 세 가지로 정의되는데 첫째로 이성에 대한 대립으로서의 감성, 둘째는 감각 인식능력으로서의 감성, 마지막으로 자극정보 인식체계로서의 감성이다. 감성에 대한 초기 정의는 이성에 대응되는 개념으로 ‘감정(感情, emotion)’과 혼용되어 사용되어왔으나 사람의 인지활동이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복합적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감성에 대한 정의는 다양하고 광범위해지며 모호해지고 있다(Lee, 2008). 최근 디자인과 마케팅 분야에서 빈번하게 사용되는 감성이라는 용어는 단순한 신체 반응을 동반하는 감정의 용어 의미에 비해 그 의미가 확대된 개념이다. 감성은 직관적이고 무의식적이며 매우 복합적인 인간 내면의 감정을 뜻한다. 특히 공간디자인이나 서비스디자인 분야에서는 감성의 정의를 인간이 정보자극을 의미화 할 때 필요로 하는 직관적이고 통합적인 필터의 기능으로 보고 있다.

감성을 영어로 표기함에 있어서 일반적으로 'sensibility'로 대응하고 있으나, 실제로 사용되는 감성이란 용어는 ‘sensibility’의 의미보다 훨씬 더 광범위한 개념으로 사용된다. 또한, ‘emotion’과 ‘feeling’을 구별하고 있는 다마시오(Damasio, 1994)의 최근 연구에 의하면, 감성의 개념은 오히려 ‘feeling’이라는 용어와 더 잘 부합하는 개념으로 간주하기도 한다(Jeong, 2007).

본고에서는 감성의 개념을 오감을 포함한 다양한 감각을 느끼고 지각하는 인간의 인지능력이라는 의미로 규정하되 영단어 ‘sensibility’에 부합하는 의미로 국한하지 않으려 한다. 감성을 단순한 느낌의 표현인 감정을 포함하는 것은 물론이고 무의식적이고 통합적인 상태이며 잠재된 커뮤니케이션 상태로 정의하고자 한다.

2. 감성과 경험의 관계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외부로부터의 감각자극에 반응하는 능력을 포함하여 정보자극을 의미화하는데 필요한 통합적 인지 기능으로서의 감성은 인간의 욕구와 관련이 있기 때문에 경험을 조합한 판단의 과정이 관여하게 된다.

감성은 개인의 경험과 관계에 영향을 받으며 다양한 모습으로 드러난다. 그리고 경험에 의한 감성의 자극은 인간의 경험을 자극하는 것으로 시각, 후각, 미각, 촉각 등의 자극을 통해 생성된다. 이런 의미에서 감성은 경험의 결과로서 인간의 마음 어딘가에 생기는 어떤 느낌이라 할 수 있으며, 감성은 다양한 경험에 의해 형성되어지는 인간 내면의 추상적인 심리상태를 의미한다(Lee, 2013).

경험철학으로 잘 알려진 존 듀이는 경험을 사고와 감성을 담는 그릇으로 보았으며, 감성은 작은 경험들의 구조를 형성하고 사고는 감성과 경험들이 이룬 각 구조를 서로 연결시키는 것으로 보았다. 즉 감성은 경험을 구성하고 있으며 모든 경험은 사유와 감성이 지각 속에 통합된 경험인 것이다. 따라서 상황에 맞닥뜨렸을 때 이를 총체적으로 파악, 분별하고 방향을 정해 몰아가는 힘으로 작용하는 감성은 인지적으로 기능하는 텍스처와 같고 이들로 인해 하나의 경험은 완성된다(Lee, 2009). 다시 말해 감성의 한 부분을 이루며 감성을 유발하는 좁은 의미의 경험들은 그 결과로서의 감성과 함께 맥락적으로 통합하는 총체적, 넓은 의미의 경험을 이룬다.

또한 감성은 외부의 물리자극에 의한 감각을 지각하고, 이로 인해 겪게 되는 인간 내부의 심리적인 체험으로, 안락함, 쾌적함, 불쾌감, 불편함 등 고도의 복합적인 상태를 말한다. 감성은 복합적이고 종합적인 느낌으로, 명확한 표현이 어려운 동시에, 개인과 환경 변화에 따라 다양하게 변화하는 개인적이고 역동적인 특성을 지니고 있다(Cho, 2015). 따라서 감성은 사물이나 외부자극을 인지하고 있는 주체의 물리적, 문화적, 사회적 상황과도 긴밀하게 관련되어 있다. 즉 감성은 나이, 성별, 생활방식 등 인간 개별자의 특수한 경험에 따라 복잡하고 가변적인 형태로 나타나며 각각의 경험을 구성하고 유기적으로 통합한다<Fig 1>.

<Fig. 1>

Emotion and Experience

3. 트랜스액션

미국의 철학자 존 듀이가 주창한 트랜스액션이란 상호작용을 의미하는 인터랙션에서 한 차원 더 확장된 상호작용성을 강조한 개념으로, 1930년 발표한 논문 '행위와 경험(Conduct & Experience)'에서 자신의 경험철학의 핵심용어로 서술하였다(Jeong, 1995). 트랜스액션이 존 듀이의 후기 경험 철학에서 매우 중요한 개념임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국내에서 크게 주목받지 못한 이유는 인터랙션과 트랜스액션이 모두 우리말 ‘상호작용’으로 번역되어서 혼용하거나, 유사한 개념으로 간주했기 때문이다(Lee, 2009).

존 듀이는 트랜스액션을 인터랙션과 구분하여 강조 하였는데, 인터랙션에서 인터(inter-)라는 접두사는 유기체(organism)과 환경으로 구분되는 집합들 사이-내부에(in-between)의 뜻으로 한정하고, 트랜스액션에서 트랜스(trans-)는 그 두 가지 집합들 내부를 ‘이쪽 저쪽 도처로(from side to side)' '가로지르며(across)' 서로의 내부 속으로 스며들면서 질적 변화를 이루어 가는 개념으로 정의한다(Jeong, 1995). 인터랙션을 고정적이고 정태적인 지식관에 기초하여, 평면적 차원에 머무는 좁은 범위에 관찰과 탐구의 대상을 국한시키는 평면적 상호작용으로 본다면, 트랜스액션은 가변적이고 동태적인 지식관에 기초한 입체적 상호작용의 개념으로서, 그 관찰과 탐구의 범위가 시공간상으로 확대된, 매우 광범위한 영역에 걸쳐 있다(Kim, 2005). 따라서 트랜스액션의 관점에서 인간은 단순한 환경 요소와 단편적 상호작용을 하는 것이 아니라, 그를 둘러싼 시ㆍ공간으로 확대된 맥락적 전체(a contextual whole)와 상호작용을 하며 인식이 확대되고 상호작용의 수준이 역동적으로 변화한다(Jeong, 2007).

Kim(2005)에 따르면 존 듀이의 트랜스액션은 ‘활동’과 ‘인식과정’이라는 두 가지 측면에서 각각 설명할 수 있다. 첫째 트랜스액션은 개인과 그를 둘러싼 상황 사이에 상호관계적 활동으로서 작용하는 어떤 것, 즉 외부적 상황을 매개로 효력을 발생하는 활동이다. 인간은 항상 자신을 포함하고 있는 환경조건에 참여하는 능동적이고 활동적인 존재이므로, 삶이라는 상황 자체에 트랜스액션의 요소가 들어가 있고 상황 전체의 과정은 유기체와 분리될 수 없다. 둘째 인식과정으로서의 트랜스액션이다. 인식작용과 인식대상, 관찰자와 관찰대상, 명명작용과 명명대상 등은 서로 분리된 것이 아니라 유기적으로 밀접한 관계를 이루고 있으며, 트랜스액션에서 개인의 ‘직접적 관찰’이나 ‘명명의 과정’은 지식 형성에 개입하고 참여하는 전형적인 과정으로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또한 이러한 인식과정은 사물이 고립되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과 융합적 체계(fused system)하에 놓여지므로, 시ㆍ공간적으로 확대된 맥락 속에서 작동한다<Table 1>. 그러나 존 듀이의 트랜스액션은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주체와 대상으로 구분 짓는 근대철학의 이분법적 사고를 해체하는 개념이기 때문에 활동과 인식과정이라는 구분은 트랜스액션의 설명을 위한 개념상의 구분일 뿐, 실제로는 분리할 수 없는 통합적 개념으로서 받아들여야 한다.

Characteristics of Transaction

요컨대 트랜스액션은 인간과 세계가 유기적 관계 속에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존재하고, 광범위한 상호관계와 활동을 통한 질적 변화의 인식과정이라 요약할 수 있다.

존 듀이의 경험론에 의하면, 경험은 구분되는 성질의 것이 아니라 연속성(continuity)을 지닌 것이고, 감성은 작은 경험들을 움직이고 다시 큰 경험으로 결합함으로써 부분들을 하나로 묶어주는 통합적 기능을 가지고 있다. 그는 경험이 성립되고 성장하려면 경험행위가 구현되는 공간적 차원 이외에도 연속성이라는 인간 내면의 시간적 차원에서 감성과 경험이 연결되어야 가능하다고 말하며 감성과 경험의 논의를 트랜스액션의 개념으로 발전시킨다. 이때 감성은 미적인 성질을 지니며, 독자적이거나 정신적인 것도 물리적인 것도 아니며, 주관적인 것도 객관적인 것도 아닌, ‘독특한 상황과 맥락에 속하면서 유기체와 환경사이서 상호작용(transaction)의 완성을 형성하는 특성’을 지닌다(Park, 2008).

다시 말해 유기체와 환경 즉, 인간과 세계간의 물리적, 정신적, 감정적 변화 자체가 트랜스액션이며 이러한 변화의 인식작용 또한 트랜스액션이다. 인식대상은 인간의 경험으로 인해 질적 변화를 지속하며 이러한 트랜스액션의 연속성은 인간 내면의 감성과 경험이 통합적으로 결합하여 촉발된다.


Ⅲ. 존 듀이의 트랜스액션의 관점으로 본 감성적 패션디자인

본 장에서는 외부자극을 인지하고 반응하는 인간의 감성이 패션에 반영되는 사례를 수집하여 트랜스액션의 관점으로 고찰하였다. 패션디자인 작품을 포함하여 인간을 둘러싼 환경과 인간의 감성이 입체적. 통합적 트랜스액션을 일으키는 현상을 연구하고 그 특성의 고찰하여 패션이라는 대상의 의미변화에 따라 크게 내부교섭의 트랜스액션과 외부교섭의 트랜스액션으로 구분하였다.

1. 내부교섭의 트랜스액션

첫 번째는 사례 그룹은 패션이 감각자극이 되어 인간의 감성 변화를 일으키거나 인간의 감성을 패션의 물리적 변화로 반영하여, 패션과 인간이 트랜스액션을 일으키는 유형이다. 이러한 상호작용은 패션의 질적 변화를 야기하고 결과적으로 인간의 감성을 충족시키게 된다.

예술가 겸 건축가 베나즈 파라히(Benaz Farahi, 2017)가 발표한 보디 스케이프(Body Scape)는 인체의 행동에서 영감을 얻은 대화형 3D 프린팅 패션 아이템이다. <Fig. 2>에서와 같이 착용자 몸을 움직일 때 어깨 동작을 추적하는 자이로스코프(gyroscope)에 의해 제어되는 LED 조명이 반응하도록 하여 인간의 움직임에 빛의 반응을 접목한 시적인 웨어러블 디바이스(wearable devices)이다. 인체 움직임과 상호작용하는 조명 시스템은 인체의 움직임을 증폭시키는 매혹적인 작품으로, 어깨 움직임을 추적하는 소형 자이로스코프는 피부의 긴장감과 몸에 가해지는 힘을 감지하고 두 개의 LED를 비추는 소형 마이크로 컨트롤러로 데이터를 전송한다. 이러한 결과로 LED의 점멸이 만들어내는 다양한 조명의 패턴이 패션이라는 조형공간을 통해 춤을 추면서 인체의 동작을 확장시킨다.

<Fig. 2>

Body Scape 2017, Benhaz Farahi (behnazfarahi, 2017)

감각 정보의 형태를 다른 방식으로 변형하여 자극함으로써 인간의 감성적 충족을 목적으로 개발된 작품의 예도 찾아 볼 수 있다. <Fig. 3>는 소리정보를 진동으로 변환하여 전달하는 사운드 셔츠로 청각장애인도 오케스트라의 연주를 느낄 있을 정도의 섬세한 압력정보를 전달한다. 이러한 시도는 인간의 인식영역과 감각을 확장함으로써 감각대상의 질적 변화를 유도하고, 통합적 경험으로 감성을 충족하는 좋은 사례이다.

<Fig. 3>

Sound shirt 2016, Cuitcirtuit (Cuitcircuit, n.d.-a)

<Fig. 4>는 인텔의 큐리 모듈(Intel Curie Module)을 장착한 스포츠 브라로 인체의 체온을 감지할 수 있고, 착용자의 체온이 일정 값을 초과하면 통풍구를 열고 바람을 보내는 기능을 갖추고 있다. 이는 착용자가 불쾌함을 느낄 수 있는 상황 값을 설정하고 의복이 이를 감지하고 스스로 변화하는 작용을 통해 착용자의 감각과 정서적 반응을 고려한 디자인이다.

<Fig. 4>

Intel Curie Module Sport Bra 2016, Chromat (wareable, 2016)

큐트서킷(CuteCircuit)의 설립자인 라이언 겐즈(Ryan Genz)와 프란체스카 로젤라(Francesca Rosella)가 2002년 개발하고 2017년 사용 출시된 허그 셔츠(The hug shirt)는 터치의 강도, 지속 시간, 접촉 위치, 피부 온기 및 발송인의 심박수를 감지하는 센서를 섬유 내부에 장착하여, 착용자에게 원거리에서도 따뜻한 포옹의 감정을 느낄 수 있도록 제작되었다<Fig. 5>.

<Fig. 5>

The hug shirt 2002, 2017, Cuitcircuit (Cuitcircuit, n.d.-b)

앞선 사례와 비슷한 원리로 티 재킷(T Jacket)은 자폐증, 주의력 결핍 및 과잉행동장애(ADHD) 아동을 위해 개발된 포옹 재킷으로, 착용자의 스트레스 수준을 모니터링하고 스마트 폰에 데이터를 전송하여 재킷 내부의 에어 포켓에 의해 포옹 압력을 생성한다. 사용자는 다양한 수준의 포옹 압력 선택하고 컨트롤 할 수 있다<Fig. 6>. 이처럼 삶의 불필요한 스트레스를 경감시키고 감성적 만족감을 높이고자하는 다양한 시도가 패션디자인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확장된 피부로서의 패션은 현대인의 결핍감과 공허함을 채워주고자 자극정보를 전달하는 매체가 된다.

<Fig. 6>

T jacket 2013, James The (Trendhunter, 2013)

<Fig. 7>의 작품 시냅스(Synapse)는 복합적인 다중 재료로 3D 프린트로 구현한 웨어러블 디바이스로 두뇌의 활동에 따라 반응하고 움직임으로써 변형되는 헬멧이다. 이 프로젝트는 뇌의 신경 명령으로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직접 제어하는 작동원리를 성공적으로 구현하였고, 뇌파도(electroencephalogram)를 사용한 EGG 기술은 뉴런의 발화로 인한 뇌의 전기 활동을 기록하고 관찰함으로써 뇌의 전자기학(뇌파)에 의해 제어되어 작동된다. EGG 기술은 인지 하중을 평가하고, 델타, 세타, 알파, 베타, 감마값의 높고 낮음의 데이터를 측정하고 평가하여 ‘명상’이나 ‘주의’수준의 신경명령을 읽어내어 스스로 작동한다. 시냅스는 생각을 통해 우리 주변 환경을 변화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모색했다는 점에서 언론의 큰 찬사를 받았다.

<Fig. 7>

Synapse 2015, Benhaz Farahi (nextnature, 2015)

이상의 사례에서 패션 작품은 인간 내면의 감정으로 인한 생체반응을 포착하고 이에 대한 인과반응으로 패션의 물리적 변형을 가하는 내부교섭을 한다. 트랜스액션의 관점으로 보면 패션은 사건으로 재구성되는 공간이며 무정형적, 불확정적형태의 공간이다. 또한 인체와 가장 밀접한 환경인 패션은 우리 몸의 일부로서 확장될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열린 공간임을 시사한다<Fig. 8>.

<Fig. 8>

Internal Transaction Process

2. 외부교섭의 트랜스액션

두 번째 사례의 그룹은 인간의 감성을 반영한 패션이 물리적 변화를 일으키고 환경 요소에 영향을 줌으로써 질적으로 변화된 외부자극이 되어 다시 인간의 감각을 자극하는 순환구조를 보이는 유형이다. 이때 패션은 인간의 감성을 표출함으로써 인간 내면세계를 표현한다.

인간 내면의 감정 상태를 측정하고 패션으로 표현하고자 하는 시도는 최근 활발히 진행되고 있고, 가장 많은 형태는 감정을 빛의 색상으로 표현하여 환경에 반응하고 감성으로 충족되는 방식이다. 디자인 랩 센소리(Sensoree)에 의해 개발된 <Fig. 9>의 GER 무드 스웨터(Mood sweater)는 거짓말 탐지기에 사용하던 기술을 적용하여 착용자의 내적 감성을 표현한 제품이다. 착용자의 손에 장착된 센서들이 자극에 따라 피부 전도도가 변하는 갈바닉 피부 반응(GSR)을 사용하여 측정한 감정 정보를 전달받아 사용자의 기분에 따라 다양하게 변화한다. 옷 속에 장착된 GER 센서는 착용자의 감정 상태에 따라 피부에 화학 작용으로 생성되는 전류를 읽고 해석하여 의복 안의 노드에 정보를 전송하고, 개인의 경험은 판독 값 에 따라 특정 색상으로 변환하여 표현된다.

<Fig. 9>

GER mood sweater 2014, Sensoree (nydailynews, 2014)

부벨(Bubelle) 드레스는 두 개의 레이어로 구성되어 있는데, 내부 레이어에는 사람의 감정을 포착하는 생체 측정 센서가 내장되어 있고, 측정된 감정 정보는 두 번째 레이어인 바깥 섬유로 전달되어 컬러로 투영된다<Fig. 10>.

<Fig. 10>

Skin probe dress 2006, Philips (time, 2006)

‘우리 의복이 다른 사람의 시선을 인식하고 그에 반응할 수 있다면 어떨까’라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작품인 애정의 응시(Caress of the Gaze)는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감지하고 실제와 유사한 행동으로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는 3D 프린팅 웨어러블 디바이스이다. <Fig. 11>의복에 부착된 초호형 카메라는 타인의 이미지를 감지하여 나이, 성별을 파악하고 또한 피사체의 시선의 방향을 감지하고 의복의 노드를 작동하고 제어하는 마이크로 컨트롤러에 데이터를 송신한다. 이에 대한 결과반응으로 옷은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여 착용자의 신체를 가리고 보호하는 형태로 변화한다. 이 기술은 피부의 운동을 알려주는 형상기억 합급 작동기 SMA(shape memory alloy actuator)를 사용하여 근육 시스템의 형태로 조립되었다. 이 프로젝트는 다양한 유연성과 밀도를 지닌 복합적 재료로 3D 프린팅으로 구현하여 ‘제 2의 피부’의 가능성을 모색하였고, 기술이 패션 영역에 기여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줌으로써 미래 패션의 비전을 제시하였다.

<Fig. 11>

Caress of the Gaze 2015, Benaz Farahi (cnn, 2015)

이처럼 착용자의 감정 상태로 패션의 동적변화를 야기하고 다시 환경과 상호작용하여 감성 반응을 이끌어내는 패션 사례는 최근 몇 가지 더 찾아볼 수 있다. <Fig. 12>의 드레스는 의복에 장착된 센서를 통해 착용자의 감정과 흥분상태를 측정한다. 모듈이 센서를 통해 착용자의 아드레날린 분비가 특정 기준을 넘어서면 이를 감지해 드레스 뒤에 붙어있는 탄소섬유 프레임이 펴지도록 되어있어 패션 작품의 형태변화를 유발한다.

<Fig. 12>

Adrenaline dress 2015, Becca McCharen (iq.intel, 2015)

오팔(Opale)은 사람들의 얼굴 표정을 인식하고 그에 반응 하는 감성 기반의 기술적 패션 아이템이다<Fig. 13>. 우리는 무의식적인 표정과 신체적 움직임을 통해 주변 자극과 외부 환경에 반응한다. 웃는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있을 때 우리는 종종 미소 짓고, 위협을 받을 때 방어적인 태도를 취한다. 이는 동물들도 마찬가지 이다. 개나 고양이등의 동물들은 털을 방어적인 메커니즘 또는 협박의 형태로 사용하기도 한다. 이러한 아이디어에서 외부 공격을 감지하고 반응하는 방어기제로 패션 아이템을 연구 개발하였는데, 오팔은 <Fig. 14>의 초소형 센서를 통해 타인의 얼굴 표정을 감지하고 행복감, 슬픔, 놀람, 분노, 중립 등의 다양한 표정을 구분한다. 이렇게 감지된 데이터는 공기압력 시스템을 작동시키고 타인의 격렬한 공격적 표정에 ‘분노’로 반응하고, 또한 ‘놀라움’의 반응으로 타인과 사회적 상호 작용을 할 수 있다.

<Fig. 13>

Opale 2017, Benaz Farahi (autodesk, 2017)

<Fig. 14>

Detailed picture of Opale (autodesk, 2017)

이상의 사례들은 개인의 감정, 사생활 및 감성적 표현에 대한 사회적, 심리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컴퓨터 기술의 동적 작동으로 패션의 가능성을 탐구하려는 의미 있는 시도이다. 타인의 표정을 인식하는 기술은 새로울 것이 없지만 이러한 기술력을 개인의 감성과 연결하고 패션으로 통합하여 유기적으로 상호 교섭하는 시스템으로 통합하였다는 것은 디자인 및 패션계에 새로운 기회를 열어줄 수 있는 매우 혁신적인 시도라고 본다. 인간과 패션을 포함한 환경 요소는 트랜스액션을 통해 물리적인 것에서부터 감성적인 부분까지 변화를 겪게 되며 이러한 변화는 하나의 창발적 사건이 된다. 외부교섭의 트랜스액션은 다양한 경험 매개체와 환경 요소들과의 인식작용을 거치며 순환적이고 역동적인 질적 변화를 지속하게 된다. 이상의 논의 내용을 정리하면 <Fig. 15>와 같다.

<Fig. 15>

External Transaction Process


Ⅳ. 결론

시각 커뮤니케이션의 도구라 할 수 있는 패션은 과거에는 정보전달 방법의 메타포로서 소비되었지만, 앞으로의 패션은 정보를 통해 인식되어지는 개인의 ‘감성’과 ‘경험’의 가치공유에 목적을 두게 될 것이라 전망한다.

존 듀이의 트랜스액션 개념은 인간과 그를 둘러싼 세계 사이에 일어나는 상호 관계적 활동이며 그에 수반되는 광범위하고 통합적인 인식작용을 뜻하고, 경험은 유기체와 환경간의 상호교류 변성 작용을 위한 매개체로 인식한다. 트랜스액션의 관점으로 볼 때 패션을 포함해 인간이 경험하는 모든 환경요소는 구분되는 것이 아니라 연속성을 지닌 것이다. 감성은 경험을 움직이고 결합하는 통합적 기능을 가지고 있으며 개인의 물리적, 문화적, 사회적 환경과 경험에 따라 달라지는 가변적, 역동적인 성격을 지닌다.

문헌연구를 통해 고찰한 트랜스액션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첫째, 인식의 주체와 대상, 인간과 환경이 유기적인 관계를 통해 존재한다고 보는 유기체적 관계로서의 트랜스액션이다. 둘째, 인간의 인식작용은 시.공간의 영향을 받으며 변화하는 역동적이고 가변적인 것으로 트랜스액션은 질적 변화를 지속한다는 내용의 시.공간의 인식작용으로서의 트랜스 액션이다. 셋째 트랜스 액션을 통해 인간과 환경요소는 물리적, 정신적, 감성적인 부분까지 변화하여 그 양상을 예측할 수 없는 질적 변화를 겪게 된다.

이상의 문헌연구를 통해 도출한 트랜스액션의 특성을 분석틀로 고찰한 감성적 패션디자인 작품의 표현 특성은 다음과 같다.

첫째, 환경이 개인에게 주는 자극에 집중하여 개인의 감성을 기반으로 패션의 유기적 변형을 가하는 내부교섭의 트랜스액션이다. 패션이 감각자극이 되어 인간의 감성 변화를 일으키거나 인간의 감성을 패션의 물리적 변화로 반영하여, 패션과 인간이 상호작용을 한다. 이러한 내부교섭의 트랜스액션의 질적 변화는 결과적으로 인간의 감성을 충족시키게 되고, 패션은 확장된 인체 공간으로서의 의미를 지닌다.

둘째, 인간의 감성을 반영한 패션이 물리적 변화를 일으키고 환경 요소에 영향을 줌으로써 질적으로 변화된 외부자극이 되어 다시 인간의 감각을 자극하는 순환구조를 보이는 외부 교섭으로서의 트랜스액션이다, 이러한 상호작용은 환경에 의한 외부 자극과 인간이 유기적으로 끊임없이 교류하고 변화하여 대상과 주체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유기적 관계를 통해 질적 변화를 일으킨다. 외부자극 및 감각자극으로 인한 착용자의 감성 반응은 패션을 제어하고 변형된 패션은 환경으로서 다시 자극정보가 되는 순환이 이루어진다. 이때 패션은 인간 내면의 감성을 표출하는 감성적 표현성을 지닐 뿐만 아니라 패션은 인간의 내면세계를 표현하는 정신적 공간으로 격상한다.

본 연구는 디지털 기술과 더불어 최근의 패션이 인간의 감성을 자극하고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음에 착안하여, 그 표현 특성을 고찰하고자 존 듀이의 트랜스액션 관점으로 특성과 의미를 도출하였다. 연구 결과 트랜스 액션 관점으로 본 감성적 패션디자인은 착용자와 관찰자, 주체와 대상이라는 이분법적 인식 구분의 한계에서 벗어나 광범위한 인식의 관점으로 패션을 확장함으로써 패션의 영역을 넓힐 수 있음을 확인하였다. 또한 감성과 경험을 공유하고 표현할 수 있는 패션의 가능성을 모색함으로써 미래 패션의 방향을 탐구할 수 있는 기초자료가 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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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 1>

<Fig. 1>
Emotion and Experience

<Fig. 2>

<Fig. 2>
Body Scape 2017, Benhaz Farahi (behnazfarahi, 2017)

<Fig. 3>

<Fig. 3>
Sound shirt 2016, Cuitcirtuit (Cuitcircuit, n.d.-a)

<Fig. 4>

<Fig. 4>
Intel Curie Module Sport Bra 2016, Chromat (wareable, 2016)

<Fig. 5>

<Fig. 5>
The hug shirt 2002, 2017, Cuitcircuit (Cuitcircuit, n.d.-b)

<Fig. 6>

<Fig. 6>
T jacket 2013, James The (Trendhunter, 2013)

<Fig. 7>

<Fig. 7>
Synapse 2015, Benhaz Farahi (nextnature, 2015)

<Fig. 8>

<Fig. 8>
Internal Transaction Process

<Fig. 9>

<Fig. 9>
GER mood sweater 2014, Sensoree (nydailynews, 2014)

<Fig. 10>

<Fig. 10>
Skin probe dress 2006, Philips (time, 2006)

<Fig. 11>

<Fig. 11>
Caress of the Gaze 2015, Benaz Farahi (cnn, 2015)

<Fig. 12>

<Fig. 12>
Adrenaline dress 2015, Becca McCharen (iq.intel, 2015)

<Fig. 13>

<Fig. 13>
Opale 2017, Benaz Farahi (autodesk, 2017)

<Fig. 14>

<Fig. 14>
Detailed picture of Opale (autodesk, 2017)

<Fig. 15>

<Fig. 15>
External Transaction Process

<Table 1>

Characteristics of Transaction

Conceptual division of Transaction Characteristics
Interrelational Activity ∙  process of the full situation
∙  anti-dualistic and holistic view of the world
Recognition Process ∙  fused system of knowing-known/ observer-observed/ naming-named
∙  temporal and spatial expansion of cognition
∙  continuously qualitative changes of observed object by transac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