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위문화적 브리콜라주로서 패션 스타일의 특성과 의미 규명 : 2014 F/W~2019 S/S 중심으로
Abstract
Since 2014, a new aesthetic fashion style has emerged that borrows from subculture groups that do not traditionally relate to the fashion trend system. The abnormal and anti-aesthetic fashion style-which is distinguished from the perfect beauty that traditional fashion tends to pursue-appears in a similar pattern as the style of a unique and heterogeneous subculture that was distinguished from the mainstream culture of the 1960s. Socio-culturalists, who have performed previous research on subculture, explained such expression of subculture fashion using bricolage, which transforms the meaning of new symbols into their own symbols through the non-pessimistic arrangement of everyday objects. Therefore, the purpose of this study is to identify the characteristics and meanings of anti-aesthetic fashion styles appearing after 2014 through the subculture bricolage form. This research looks at the concepts of subculture and bricolage through literature researches. It studies the meaning of style and considers the bricolage of Dick Hebdige, who is a social and cultural scholar, through stylistic examples of subculture. The research considers characteristics of a total of six fashion styles, including Normcore, Gorpcore, Nerd Style, Daddy Style, Retro Style, and Street Style, that have appeared since 2014. The research analyzes the meaning of style as it appears in modern fashion and identifies it via the bricolage form. It creates a new meaning in which universality is destroyed by reversal of the mainstream which means ugly is attractive and new. This is achieved by breaking the ideal golden ratio of the type of beauty that is sought in traditional fashion and by relocating and recontextualising via the bricolage of absurdity, a reversal of minority and reckless editing that is intended in ordinary and universal styles found in everyday life.
Keywords:
Bricolage, fashion style, fashion trends, subculture, youth culture키워드:
브리콜라주, 패션 스타일, 패션 트렌드, 하위문화, 청년문화Ⅰ. 서론
2010년 중반 이후 다양한 문화적 취향이 반영된 디자인을 제안하는 뎀나 바잘리아(Demna Gvasalia)와 고샤 루브친스키(Gosha Rubchinskiy), 키코 코스타디노브(Kiko Kostadinov), 구찌(Gucci)의 알렉산드로 미켈레(Alessandro Michele)와 같은 다양한 배경을 가진 디자이너들이 대중으로부터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패션 브랜드 베트멍(Vetêments)과 발렌시아가(Balenciaga)의 아트디렉터인 뎀나 바잘리아는 ‘우리가 만들었으니 당신은 입어라’가 아닌 ‘당신이 원하는 옷을 우리가 만들겠다’는 브랜드 철학으로 하위문화를 기저로 한 스타일을 선보이고 있다. ‘길거리의 용감하고 대담한 젊은이들의 방식을 지켜보는 것이 즐겁다. 그들은 규칙이 없다. 길거리에서도 찬란하게 빛나는 패션을 선보이고 싶다’는 구찌의 디자이너 알렉산드로 미켈레는 비주류 집단의 특정 이미지를 하이패션으로 견인하여 스타일의 ‘구찌화(Guccification)’를 창조하였다. 이와 같이 하위문화에 기반하거나 패션 유행체계와는 전혀 상관없는 비주류 집단들의 이미지를 차용하는 브랜드들이 기존의 하이패션의 자리를 점유하기 시작하였다. 거대 패션기업이나 대중 매체에 의해 제시되는 도달하기 어려운 트렌드에서 ‘일반 사람들’에 의해 형성되는 다양한 문화적 취향을 수집하여 디자인으로 역제안하는 새로운 관점의 패션 스타일이 나타나고 있다. 2010년 중반 이후에 나타나는 패션 스타일에 관한 연구를 살펴보면, 유스컬처 영향에 의한 현대패션을 분석하여 대항적 가치를 지향하고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는 뉴노멀 경향을 도출하였고(Kim & Lee, 2018) 너드시크룩의 미적 특성(Lee & Lee, 2018)을 고찰하였다. 2014년부터 컬렉션을 선보인 베트멍의 일상을 통한 대중의 수용으로 패션의 일상성이 강조되고, 긍정적이고 유희적인 신해체주의 경향의 디자인(Kim & Ha, 2016; Kim & Kim, 2017; Jo & Park, 2017)을 제시하고 있음을 규명하였다. 대중적 유스(youth) 감성이 반영된 디자인은 이전에 없던 가치와 스타일이라는 것만으로 새로운 세대로의 전환을 이끌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현대패션에 나타나는 관습적인 미의 기준을 무시하는 패션 스타일은 1960년대에 당시 주류문화와 구별되는 하위문화의 독특하고 이질적인 스타일과 비슷한 양상이다. 이제까지 하위문화의 패션 스타일 연구는 과거 특정 집단의 출현 배경과 스타일의 조형적 특성을 고찰하고 현대에 재해석되어 나타나는 패션에 관한 연구가 주를 이루었다(Yim, 2003; Cho, 2005; Yim, 2013; Kwon, 2015). 이 연구에서는 종래의 하위문화적 집단 구성원들의 옷차림으로 주류와 자신을 구별하려 시도한 스타일들이 어떻게 구성되는지를 설명한 브리콜라주 개념을 대입하여 현대에 나타나는 패션 스타일에 대한 이해를 도모하고자 하였다. 브리콜라주는 하위문화의 과시적 소비문화를 통해 생산된 대중 이미지들이 가지고 있는 힘을 재구성해 역으로 지배 이데올로기를 뒤집는 방식(Lee, 2012)이다. 저항적 의미를 생성하는 잠재력 때문에 각 하위문화 집단의 차별화된 스타일의 표현양식을 설명할 수 있다. 따라서 이 연구의 목적은 하위문화적 브리콜라주 양식을 고찰하고 이를 통해 2014년 이후 나타나는 기존 패션 경향과 구별되는 패션 스타일의 특성과 의미를 규명하였다. 연구의 방법은 문헌연구와 사례연구를 병행하였다. 첫째, 문헌연구를 통해 하위문화와 브리콜라주의 개념에 대해 살펴보고, 현대문화연구센터(CCCS)와 함께 하위문화의 학문적 담론을 재정의한 사회문화학자 딕 헵디지(Dick Hebdige)의 브리콜라주로서 스타일을 하위문화의 양식사례를 통해 특성과 의미를 고찰하였다. 둘째, 2014년 이후 나타나는 대표적인 패션 스타일을 분석하여 특성을 도출하고 브리콜라주 양식을 통해 현대패션에 나타나는 스타일의 의미를 규명하였다. 연구의 시간적 범위는 하이패션이 극심한 상업화에서 벗어나 다양한 문화적 취향이 반영된 스타일이 등장하기 시작한 2014년 F/W부터 2019년 S/S 시즌까지로 한정하였다. 스타일 선정을 위해서 인터넷 검색사이트 구글(www.google.com)과 패션 전문사이트 보그닷컴(www.vogue.com), 삼성디자인넷(www.samsungdesign.net)에서 ‘패션 트렌트(fashion trend)’와 ‘패션 스타일(fashion style)’로 검색하여 얻은 레포트들 중에서 관련 키워드를 추출하였다. 유사 이름의 스타일은 사용빈도가 높은 스타일 명으로 묶어 놈코어(Normcore), 고프코어(Gorpcore), 너드 스타일(Nerd Style), 아재 스타일(Daddy Style), 레트로 스타일(Retro Style), 스트리트 스타일(Street Style) 총 6개를 최종 연구대상으로 선정하였다. 연구대상의 타당성을 위해 박사학위 이상의 패션 전문가 2명에게 선정된 스타일의 키워드에 대하여 검증을 실시하였다. 패션전문 사이트들과 인터넷 기사, 블로그, SNS 등에서 관련 자료를 통해 각 스타일을 정의하고 보그닷컴(www.vogue.com)에서 이미지 자료를 수집하여 사례분석을 하였다.
Ⅱ. 이론적 고찰
1. 하위문화와 브리콜라주의 개념
청소년 문화를 관찰하는 것은 1920년대에 시카고 대학에서 청년 갱단의 일탈 행위에 대한 증거들을 수집, 관찰하는 것에 뿌리를 두고 있다. 도시환경에서 빈곤과 사회적 소외의 결과로 나타난 특정 하위집단의 가치와 문화적 관행을 연구하였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영국에서 테디보이(teddy boy), 모드(mods), 스킨헤드(skinhead), 펑크(punk), 록커(rocker)와 같은 집단들의 출현을 설명하기 위해 1970년대 이래 스튜어트 홀(Stuart Hall)이 주축이 되어 영국 버밍엄 대학의 현대문화연구센터(The centre for contemporary cultural studies[CCCS])에서 청소년 중심의 하위문화를 이론적으로 연구하였다. 하위문화는 영국의 불안정한 사회 현상을 반영한 것으로 소비자본주의의 도래에 따른 문화적 일탈과 충동으로 196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지배사회에 저항하는 이질적인 형태로 집단화되었다. 젊은이들은 거리와 거리 모퉁이를 그들의 영역으로 표시하고 그것을 전유하기 위해 단순한 개인의 조합이 아닌 집단으로서의 정체성을 강화하는 사회의식에 초점을 맞추었다(Hall & Tony, 1976). 주류 문화로부터 주변부화된 것, 지배적인 가치와 윤리로부터 배격당한 것, 동시대의 지배적인 문화적 형태와는 다른 새롭고 이질적인 문화로 하위문화를 폭넓게 이해할 필요가 있다(Hebdige, 1979/1998). 하위문화연구에서 계급투쟁의 역사적 과정이 노동 계급 청소년의 전유와 상징적인 패션 아이템의 재작업을 통해 문화적 형태로 해석되는 것을 설명하기 위해 브리콜라주의 개념이 도입되었다. 브리콜라주는 프랑스 인류학자 클로드 레비스트로스(Claude Lévi-straus)가 그의 저서 『야생의 사고』에서 ‘손재주’ 또는 ‘손으로 하는 다양한 활동’으로서 종족 사회의 신화와 의식이 표상하는 지적 행위를 지칭하는 개념으로 사용하였다(Lévi-straus, 1962/1996). 예술에서는 손에 닿는 대로 아무것이나 이용하여 뒤섞고 충돌하면서 전체를 이루는 기법을 일컫는다. 브리콜라주를 행하는 사람을 의미하는 브리콜뢰르(bricoleur)에 의해 서로 어울리지 않는 주변의 요소들을 조합하여 지적으로 예상 밖의 성과를 올리는 창조적 실천행위(Oh, 2016)로 브리콜라주를 정의할 수 있다.
2. 하위문화적 브리콜라주로서 패션 스타일
1970년대에 버밍엄 학파의 일원인 사회문화학자 딕 헵디지(Dick Hebdige)는 본인의 저서 『하위문화-스타일의 의미』에서 하위문화 집단의 스타일을 집중적으로 분석해 이를 지배적 문화에 대한 저항의 상징적 형태로 연구하였다. 옷은 중요한 언어이자 의미를 시각적으로 표출하는 수단으로 특정 집단의 정체성과 연결되어있다. 그러므로 브리콜라주를 통해 하위문화 구성원들이 평범한 일상 사물의 비관례적 배치로 새로운 상징의 의미를 자신의 것으로 변형시키는 하위문화 패션의 표현양식에 관한 연구가 이루어졌다. 브리콜라주는 하나의 콜라쥬(colage)와 혼종(hybrid)의 형태(Hebdige, 1979/1998)를 지닌 것으로 일상의 사물과 다른 구조의 것을 결합하거나 짜깁기하는 구조이다. <Fig. 1>에서 보듯이 새로운 의미를 전달하기 위한 재배열과 재맥락화의 방법으로 담론의 특별한 형태들(특히 패션)이 하위문화적인 브리콜뢰르에 의해 채택되고 전복되어 확장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Clarke, 1976). 의미화하는 과정에서 기존의 질서에 반하는 행위가 수반되어 반미학적인 조형성이 표출된다. 이를 통해 처음과는 전혀 다른 체계로 거듭나서 의도적 소통 목적의 새로운 의미를 생성하게 된다.
하위문화적 브리콜라주의 양식사례를 살펴보면, 하위문화 집단 테디 보이(teddy boy)가 1950년대에 런던의 고급 양복점에서 부활된 거대한 에드워드 시대를 상징하고 귀족들의 전유물이었던 에드워드 스타일의 슈트를 절취하거나 변형한 것은 브리콜라주 행위로 젊은 노동계층의 댄디즘 스타일로 새로운 의미를 창조하였다<Fig. 2>. 유사하게 모드(mods)족이 일정한 범위의 상품들을 그것들의 본래 의미들을 삭제하거나 전복시키는 구실을 하는 상징적 앙상블들에 위치시킴으로써 그 상품들을 전용했을 때 브리콜뢰르로서 활동하고 있었다고 말할 수 있다(Hebdige, 1979/1998). 운송수단으로서의 모터사이클은 집단 결속력의 상징으로, 금속제 빗은 나르시시즘을 공격하는 무기로 변환되고 영국 국기는 더러운 아노락(anorak)에 그려지거나 재단되어 멋지게 재봉된 재킷으로 전환된다<Fig. 3>. 모드족은 사회에 대한 효율성과 야망, 권위에 순응하는 이미지들을 전도하고 왜곡시킴으로써 계층적 상승과 선망의식을 표현하였다. 절단(cut ups)의 폭력으로 정의되는 ‘펑크’(punk)를 대표하는 재료인 안전핀은 원래 가정에서 찢어지거나 구멍 난 것을 재빨리 여미는 ‘유용품’이였다. 브리콜라주를 통해 뺨이나 귀, 입술주변을 찌르고 뚫는 행위가 수반되어 안전핀은 섬뜩하고 폭력적인 의미의 장식물로 용도가 바뀌었다<Fig. 4>. 펑크스타일은 브리콜라주를 통해 외형적인 변형을 거치지 않고도 사실관계와 맥락을 단절시킴으로써 반항적 행위나 사회를 향한 거부를 표현하는 스타일로 의미화되었다. 이러한 펑크적 브리콜라주를 뒤샹(Duchamp)의 『샘(Fountain)』이 미술 작품의 전통적인 제작 방식을 뒤엎고 일상에서 ‘발견된 오브제’인 남성용 소변기를 전시회라는 낯선 공간에 놓음으로써 전혀 다른 목적과 시각의 새로움을 창조한 레디메이드(ready-made)적 행위로 보았다<Fig. 5>.
이와 같이 하위문화의 집단적 패션 스타일의 공유는 젊은 노동자계층에서 하나의 사회적인 반란의 상징으로 나타났다. 하위문화의 양식은 일정한 영역의 생산품들을 이용해 의미 전복을 시켜 새로운 구조 속 브리콜라주를 이식하는 과정을 수행하여 지배 이데올로기에 대항하는 것이다. 주류 문화에 대한 일탈과 전복적 실천을 통한 저항의 표현 방식으로 브리콜라주를 개념화하고 해체와 재구성으로 의미화할 수 있다.
하위문화 집단에 나타난 패션의 표현양식은 딕 헵디지의 브리콜라주를 통해 <Table 1>과 같이 요약될 수 있다. 하위문화 패션은 선택, 전복, 확장의 과정에서 절취, 변형, 전도, 왜곡, 의미 삭제의 방법으로 재배치하거나 맥락을 변경한다. 이 과정에서 본래의 의미를 전복시켜 반미학적인 스타일을 생성한다. 이를 통해 주류문화를 향한 저항의 의미를 집단적 복식 스타일을 통해 표현한 것이다.
3. 하위문화의 진화
1980년대 후반부터 새로운 미디어의 등장으로 주류문화와 동떨어지는 음악과 패션, 생활방식을 추구하던 저항문화가 소비문화와 함께 대중에게 빠르게 수용되어 흡수되었다. 특히 MTV의 개국으로 젊은 세대 간 직접 소통의 시스템이 마련되고 음악은 듣는 것에서 보는 것으로 바뀌었다. 하위문화 집단들끼리 공유하던 차별화된 문화는 전세계에 전파되어 글로벌 대중문화로 발전하였다. 2000년대에 접어들어 인터넷의 사용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매스미디어의 역할이 감소하면서 대중문화의 붕괴를 야기시켰다. 더 이상 저항해야 할 주류 헤게모니(hegemony)가 없는 포스트모던 사회에서 하위문화라는 개념을 적용하기가 어려워졌다(Muggleton, 2000). 강력한 집단적 응집력이 감소하고 과거와 현재의 스타일과 취향 및 행동이 뒤섞인 현재의 청년문화는 유동적 정체성으로 인해 과거의 하위문화와 같은 개념을 적용할 수는 없다. 그러나 사회의 주류가 지켜내고 있는 전통이라는 기준에서 볼 때 일상생활 방식이나 사회적 보편성과 자신을 구별하려는 저항적 시도 때문에 오늘날 청년문화는 여전히 하위문화의 양식과 같이 반문화로 분류되어 진다. 하위문화의 집단적 경험의 공유가 줄어들면서 가장 구체적인 체험이 이뤄지는 일상의 공간 안에서 사회적 보편성에 벗어나는 옷, 행동 및 관습의 혼합을 통해 자신의 필요와 의미에 맞는 브리콜라주로 사회에 대한 저항을 표출한다. 하위문화 양식에서 집단 구성원의 물리적, 사회적 장소가 그들 특유의 양식을 지배하고 결정하는데 그 공간이 거리(street)에서 웹(web)으로 이동하였다. 스마트 폰의 등장으로 페이스북(Facebook)이나 인스타그램(Instagram)과 같은 소셜 미디어가 일상화되었다. 이를 통해 취향과 라이프 스타일이 실시간 공유되고 관심사의 특정 순간을 함께 하면서 새로운 형태의 하위문화적 커뮤니케이션이 형성되었다. 디지털화된 정보체계의 시스템 안에서 입은 옷을 공유하고 공감하는 것은 그들의 철학이나 일상 속에 매일 체험되는 열정, 감정, 정서들을 지지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기술의 활성화로 하위문화의 특정한 생활양식과 이데올로기의 엄격한 준수보다는 다양한 문화 집단으로서 ‘지금-여기(Maffesoli, 1988/2017)’의 삶을 추구하게 된다. 불확실하고 개별화된 정체성을 구축하여 다양성과 유동성을 특징으로 하는 소규모 사회집단의 출현이 가속화되고 있다. 사회를 향한 상징적인 저항이나 단절을 표출한 종래의 하위문화에서 시대의 변화에 따라 일상적 개인감정의 일탈을 공유하는 하위문화로 진화하고 있다.
Ⅲ. 2014년 이후에 나타난 패션 스타일의 특성
1. 2014년 이후에 나타난 패션 스타일
2010년 중반 이후 하이패션의 소비 주체가 글로벌화 되고 새로운 세대로 교체되면서 디자인의 변화를 통한 파격적인 시도가 패션 산업에서 필수불가결해졌다. 2013년 뉴욕의 트렌드 예측 회사 케이홀(K-Hole)에서 남들과 구별되는 것이 패션이라는 본질을 뒤엎고 동일함에 동조하는 놈코어를 트렌드로 제안함으로써 패션에 ‘일상적이고 평범함’이라는 개념이 도입되었다. 시대변화와 세대교체에 따라 기존의 패션 규칙들이 무너지고 새로운 질서나 표준을 모색하는 시점에 다다른 것이다. 2014년 니콜라 제스키에르(Nicolas Ghesquière)의 루이비통(Louis Vuitton) 데뷔 무대는 개념적인 패션이 아닌 간결하고 실용적인 의상들을 선보이며 하이패션의 전통성과 보수성에 대중적인 요소를 조합하여 ‘새로운 평범함’이라는 복식 형태를 만들었다. 2014 F/W 파리 패션 컬렉션에서 베트멍은 일상의 스트리트 패션과 하이패션을 조합한 의상으로 두 패션 장르의 경계를 무너뜨렸다. 고샤 루브친스키는 스케이트보드 문화를 차용한 러시아 유스컬쳐를 하이패션에 반영함으로써 비주류와 주류의 접점에서 색다른 트렌드를 창조하였다. 이후 2015년 구찌의 수석디자이너로 알렉산드로 미켈레가 영입되면서 ‘무규칙, 무시대, 무성’을 추구하는 예술적 기질의 패션을 창안하였다. 너드(nerd)나 할렘(harlem)과 같은 비주류 집단의 패션을 재해석하는 디자인으로 극심한 상업화로 지루하던 하이패션에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였다. 이처럼 유행을 주도하던 주류 패션 스타일의 존재감이 약해지고 개성을 드러낼 수 있는 비주류 문화가 변화된 세대를 충족시킬 수 있는 패션의 표준이 되었다. 주류 패션의 변화는 권위와 공식을 파괴하는 다양한 문화적 배경의 디자이너들이 2014년 이후 대거 등장하면서부터이다. 그리고 자신만의 명확한 취향과 자신을 표현하고자 하는 수단으로써의 패션을 지향하는 새로운 세대로 소비자의 교체가 이루어지면서 지금까지와는 다른 스타일이 하이패션에 등장하게 되었다.
놈코어(normcore)는 일반적이고 평범함을 의미하는 노멀(normal)과 핵심을 뜻하는 하드코어(hardcore)의 합성어로 평범함을 추구하는 것이 핵심이라는 뜻의 패션 태도를 의미한다. 누구나 가지고 있을 법한 기본적인 아이템을 자신만의 스타일로 연출하는 것이 놈코어의 핵심이다<Fig. 9>. 평범함을 의도하고 남들과 다르지 않음을 강조하는 옷 입기 방식이지만 평범해서는 안되는 아이러니를 내포하고 있다. 2014 F/W 샤넬 컬렉션은 슈퍼마켓을 컨셉으로 일상생활에서의 편안하고 평범한 샤넬을 선보이며 놈코어 트렌드를 반영한 사례이다<Fig. 10>. 트랙 수트(track suit)는 재킷과 팬츠를 세트로 갖춰 착용한 운동복으로 스타일리시한 수트를 대체한다<Fig. 11>. <Fig. 12>와 같이 평범한 일상복의 아이템들을 다른 방식으로 배치함으로써 자신만의 가치를 표출한다. 놈코어는 일상복을 무심하게 입는 스타일로 대표적 아이템으로는 테일러드와 트렉 팬츠, 플리스 집업, 스니커즈, 슬리퍼<Fig. 13> 등이 있다.
고프코어(Gorpcore)는 아웃도어 의상을 뜻하는 고프(gorp)와 지극히 평범한 패션을 지칭하는 놈코어(normcore)의 합성어로, 다소 둔해 보이는 아웃도어 의상을 익숙한 일상복과 매치하는 스타일을 의미한다. <Fig. 14, 15>에서 보듯 바람막이 점퍼를 의미하는 아노락(anorak)을 일상복 위에 매치하고 플라스틱 비닐백(plastic vinyl Bag)이 핸드백을 대체한다. 대표적 아이템은 등산복<Fig. 16>과 우비<Fig. 17> 등 기능성 야외 활동 용품과 투박하고 못생긴 운동화<Fig. 14>, 스포츠용 양말과 샌들, 등산화 등이다. <Fig. 18>과 같이 스커트에 하이힐 부츠를 신고 투박한 등산 점퍼를 부조화스러운 방식으로 입는다. 클래식한 슈트와 셔츠에 오버사이즈의 아웃도어 재킷을 입거나<Fig. 19> 양말에 스포츠 샌들을 신는 등 최대한 촌스럽고 못생기게 연출하는 것이 고프고어 스타일의 핵심이다.
너드(nerd)는 지능은 뛰어나지만 강박 관념에 사로잡혀있거나 사회성이 떨어져 비주류의 성향을 띄는 사람을 이르는 부정적인 단어로 컴퓨터와 같은 특정 분야에 지식을 쌓는 데 집착하는 매력 없고 사회성이 부족한 사람들을 일컫는다. 덥수룩한 헤어스타일에 커다란 뿔테 안경, 치아 교정기와 마치 남의 옷을 입은 것처럼 어색한 실루엣이 너드의 전형적인 이미지로 유행체계에 무심한 태도를 보이는 특징이 있다<Fig. 20>. 너드 패션은 대중적 집단양식으로서 너드의 외적 특징을 바탕으로 현시대의 미적 욕구를 반영하여 복식으로 표현한 룩이다(Lee & Lee, 2018). 애플(Apple)의 창립자 스티브 잡스(Steve Jobs)의 검은색 터틀넥 티셔츠에 물 빠진 리바이스 청바지, 뉴발란스 운동화가 너드를 대표하는 이미지로 통용된다<Fig. 21, 22>. 얼굴을 가리는 안경, 몸에 맞지 않는 실루엣과 일상에서 입는 흔한 티셔츠에 치노팬츠 등 너드의 특징적 요소들을 반영하여 새로운 평범함을 연출한다<Fig. 23-25>.
아재 스타일(daddy style)은 신체에 잘 들어맞지 않는 실루엣의 포멀웨어(formal wear)에 한두가지 기능성 테크웨어(tech wear) 혹은 스포츠웨어(sports wear)를 무작위로 조합해서 실용성만 추구하는 중년 남성의 이미지를 차용한 스타일을 일컫는다. <Fig. 26>은 디자이너 키코 코스타디노프(Kiko Kostadinov)가 동묘에서 찍은 한국 중년남성의 사진을 최고의 거리(Best street in the world)라는 문구와 함께 소셜 미디어에 게재하였다. 스포츠 브랜드 아식스(Asics)와의 콜라보레이션에서 거리에서 포착된 중년 남성의 스타일에서 보이는 특징적인 요소들을 그대로 차용하여 아재패션을 완성하였다<Fig. 27>. 일명 배바지로 불리며 중년 남성들의 상징인 안티핏(anti-fit)의 하이웨스트(high waist) 팬츠<Fig. 28>와 해링턴 재킷(harrington jacket)<Fig. 29>, 낚시 조끼<Fig. 30>, 팔토시, 볼캡(ball cap), 힙색이라고 불리는 페니백(Fanny Bag)<Fig. 31>, 투박한 운동화 등 촌스럽고 시대에 맞지 않는 아이템들이 대표적이다. 무언가를 추가하려고 하기보다는 편안하고 여유로운 분위기로 연출한다.
레트로는 과거의 생각, 방법으로 후퇴한다는 레트로그레시브(retrogressive)의 축약어로 구식의, 패셔너블하게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것, 과거 스타일이나 유행 스타일, 이와 관련된 것이나 재생을 말한다(Park, 2019). 2014년 이후부터 주로 20세기 후반의 문화적으로 풍요로웠던 시대적 트렌드 때문에 레트로 패션으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Fig. 32>는 장 폴 고티에(Jean-Paul Gaultier)의 상징인 스트라이프 스타일과 그의 뮤즈였던 1980년대의 아이콘 마돈나(Madonna)의 펑크룩을 남성복으로 재해석하였다. <Fig. 33>은 1990년대의 영국의 전 왕세자빈 다이애나(Diana)를 연상하는 바이크 팬츠(bike pants)처럼 단순히 과거의 것을 그대로 가져오는 대신 그 오리지널리티를 유지하면서 현대적인 감각의 새로움을 더해 재해석하였다. 스웨터, 에스닉 패턴, 트위드 소재 등의 아이템으로 마치 1970년대 소녀들이 1920년대 여성들의 옷을 입은 것처럼 지나간 패션 시대들을 현재와 혼성하여 또 다른 과거를 부활하고 있다<Fig. 34>. 아웃도어 재킷 위에 전혀 어울릴 수 없는 질감의 포크(folk) 스타일의 니트를 조합<Fig. 35>하거나 복고풍의 재킷, 오리엔탈풍의 스커트, 캡모자, 투박한 등산화를 짜집기해서 동ㆍ서양과 과거ㆍ현재의 스타일이 뒤섞인 형태가 나타난다<Fig. 36>. 구찌(Gucci)의 2018년 리조트 컬렉션(resort collection)에서는 17세기 르네상스와 18세기 바로크, 1970년대 게이클럽, 1980년대 팝 스타에서 영향을 받은 다양한 스타일들이 선택되어 시ㆍ공간이 맥락 없이 혼재된 것을 볼 수 있다<Fig. 37, 38>. 2014년 이후에 나타나는 레트로 스타일은 대중들의 패션 취향과 기호를 공유하면서 시대마다 좋아하는 문화적 핵심 요소들을 샘플링(sampling)하고 무작위로 가져와서 리믹스(remix)한다
스트리트 스타일은 1990년대에 힙합과 같은 음악 장르들을 중심으로 형성된 패션 스타일이 대중화되면서 하이패션과 구별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용어로 자유분방한 감성을 추구하는 스타일을 뜻한다. 2014년 이후 나타나는 스트리트 스타일은 하위문화의 양식이 주류문화에 재편입되어 상품으로 소비되는 카운터 브리콜라주(counter-bricolage) 경향으로 과거의 하위문화 스타일을 재해석하는 형태로 나타난다. 예를 들면 1960년대 히피(hippie)의 술 달린 블라우스, 70년대 펑크의 체인, 스터드, 안전핀 등으로 장식된 찢어진 청재킷, 1980년대의 레깅스(leggings) 그리고 1990년대의 페니백(fanny bag) 등이 하위문화의 스타일로만 남아 소비되고 있다. 풍성한 러플 장식 드레스에 스포츠 브랜드나이키(Nike)의 레깅스를 조합하고 <Fig. 39> 아디다스 점퍼와 히피의 타이다이(tie-dye) 티셔츠를 매치한다<Fig. 40>. 현대패션에 나타나는 스트리트 스타일은 과거의 하위문화를 통해 주류로 병합된 다양한 스타일들의 가장 핵심 요소들을 문화적 취향에 따라 의도적으로 선택하여 일상복과 모두 뒤섞어 편집한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Fig. 41-44>.
2. 2014년 이후 나타난 패션 스타일의 특성
하위문화는 주류문화와는 구별되는 특정 정체성을 공유하는 집단으로 구성원들의 옷차림을 통해 종족 집단을 식별할 수 있다. 종래의 하위문화에서는 계급에 따른 집단의 정체성을 표현하기 위한 규율적 스타일을 추구하였다면 사회 문화의 변화에 따라 스스로를 차별화할 수 있는 패션 스타일로 표현 방법이 변화하였다. 경제적 번영에 의한 젊은 층의 구매력 확대에 기반하여 하위문화로 여겨지던 청년문화는 주류 문화로 자리 잡아 소비시장의 주역이 되었다. 유스 컬처에 뿌리를 두고 트렌드를 이끄는 디자이너들 스스로도 이러한 감성을 공유하는 세대로 그들이 함께 만들고 소비하는 패션이 되었다. 스트리트 요소를 어울리지 않는 과거의 일상과 짜깁기하는 방식으로 기존 질서에서 벗어나는 독특한 스타일을 만든다. 유행에서 소외된 중년 남성과 기득권의 고정 관념에 대비되는 너드의 행동 양식을 차용한다. 평범하고 익숙한 일상복을 개인의 특징적 경험에 적용하여 변형함으로써 보편성이라는 견고함을 무너뜨린 새로운 유스 감성을 창조한다. “눈에 띄고 특별한 무언가를 찾고 있다”는 베트멍의 디자이너 뎀나 바잘리아처럼 새롭고 독특한 것을 추구하고 다소 비정상적으로 보이는 것에서 신선함을 찾는다. 주류보다는 비주류와 아웃사이더에서 느끼는 희소성에 가치를 두는 하위문화적인 감성이 하이패션을 점유하고 있다.
취향의 공유로 형성된 세분화된 사회집단에서는 전체적으로 공감하는 아름다움과 올바름이 그 집단의 가치체계가 되기 때문에 보편적인 미나 정의라는 개념보다는 구체적 집단상황에서 가장 적절하다고 판단되는 것이 우위에 놓이게 된다(Maffesoli, 1996/2017). 레트로와 스트리트 스타일에서 보듯이 과거의 시대에서 여러 특징적 요소들을 추출해서 현재의 일상복과 부조화의 방식으로 조합해서 괴짜 이미지를 만든다. 너드나 아재와 같은 마이너적이고 상식과 충돌하는 일부러 아름답지 않은 스타일을 추구한다. 몸에 맞지 않는 큰 재킷과 바지, 투박한 디자인의 운동화, 스포츠 양말과 샌들을 매치하는 부조화, 의도적으로 기존의 비율을 파괴하고 어울리지 않은 소재와 컬러를 사용하는 인습 타파적인 접근 방식으로 ‘못생김’을 의도한다. 디자이너 코스타디노프(Kostadinov)에 의해 포착된 배바지와 등산 조끼, 팔토시, 투박한 운동화를 무작위로 조합해서 착용한 남성의 일상사진<Fig. 26>이 소셜 미디어에 게재된 후 많은 공감 수를 받았다. 촌스럽다고 치부되던 스타일이 집단 내에서 신선하고 멋스러운 의미로 전복되고, 동의된 못생김을 추구하는 집단적 취향은 확산되어 빠르게 패션 산업에 편승하게 된다. 이는 추(ugly)가 집단이 추구하는 가치에 부합한다는 감성이 공유되면 정형화된 기준의 아름다움보다 집단의 취향에 기반한 미(chic)에 동조하게 되기 때문이다.
너드와 같은 비주류 집단과 기성세대의 무심하고 평범한 대상의 외형적 표현 특징을 찾아 그 스타일을 재현함으로써 패션에서 추구하는 환상이 배제되었다. 놈코어와 고프고어의 지극히 현실감이 반영된 일상복이 하나의 패션 스타일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레트로와 스트리트 스타일 역시 그 당시의 일상적인 스타일에서 핵심 요소들을 찾아 재해석되고 있다. 현대에 나타나는 패션은 하이패션의 난해하고 관념적인 디자인보다 일상에 관한 것들이다. 플라스틱 비닐백(Céline, 2018 S/S)과 설거지용 고무장갑(Calvin Klein, 2018 S/S) 같은 일상의 흔한 물건들이 패션의 오브제가 되고 슈퍼마켓(Chanel, 2014 F/W)과 스위스 취리히의 거리(Vetêments, 2018 S/S)에서 일반인들의 가장 일상적 경험에서 영향을 받은 현실적인 패션이 시도되었다. 어디에선가 본 듯한 익숙하고 촌스러운 패션을 재해석하여 신선하고 멋스럽게 표현하는 것은 패션이 지극히 일상적이고 평범한 것이라는 옷에 대한 실재적 본질을 표현한 것으로 리얼리티(reality)에 기반한 일상의 스타일이 시대적인 가치라고 할 수 있다.
Ⅳ. 2014년 이후 나타난 하위문화적 브리콜라주로서 패션 스타일의 의미
1. 브리콜라주의 조형성
<Table 2>에서 보듯이 6가지 스타일의 구조를 살펴보면, 놈코어와 너드 스타일은 일상 의복에 개인의 취향과 추구하는 가치라는 개념이 섞여 맥락을 변경한 구조이다. 고프코어와 아재 스타일은 아웃도어와 포멀슈트라는 라이프 스타일에 따른 의복 형태에 다른 용도의 의복을 비관례적인 방식으로 배치한 구조가 나타난다. 레트로와 스트리트 스타일은 과거의 여러 시대적 스타일들의 대표적인 특징만 선별해 현재의 것과 짜깁기한 형태를 이루고 있다. 본래 의복의 용도나 기능과는 상관없이 익숙한 일상의 것 또는 과거에 이미 경험한 것들의 조각을 취해 다른 구조에 배치하거나 맥락 없이 재조합하고 짜깁기하는 브리콜라주의 구조가 나타났다. 이 과정에서 기존의 질서에 반하는 비일상적 태도와 흡사하게 반미학적인 패션의 조형성이 나타났다.
2. 브리콜라주를 통한 의미화 과정
인터넷을 통해 모든 것에 대해 접근과 추적이 가능한 사회에서 저항할 헤게모니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자리를 채우는 것은 미학화된 일상이다. 거창한 정치구호나 담론에 대한 무관심이 커지고 개인은 자신과 관계된 일상적인 것에 관심을 갖게 된다(Kim, 2007). 삶의 방식이 취미나 여가 등의 선택적 친목 그룹 중심으로 편성되어 가는 중요한 사회적 변화(Maffesoli, 1996/2017)로 인해 매일을 살아가는 개인의 일상이 현대의 화두가 되었다. 절대다수에 의해 사회의 보편성과 일반화된 인식이 팽배해지고 ‘지금-여기’의 삶을 추구하는 젊은이들은 일상 속 평범함에서 가치를 발견한다. 그리고 발견된 대상에서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 그들만의 취향을 공유한다. 놈코어와 고프고어 스타일은 일상복과 아웃도어라는 원래의 기능성이 퇴색되는 과정에서 전유가 일어나고 더 나아가 일상복과 아웃도어를 활동하기 편한 옷에서 세련되고 멋스러운 옷이라는 새로운 의미를 생성하였다. 이 의미화되는 과정에서 아름다움이라는 이상화된 미에 대항하는 투박하고 못생긴 스타일이 만들어진다. 개인이 경험하는 일상에서의 일상복과 등산복 같은 라이프 스타일에 따라 분류되는 의복을 의도적으로 부조화스럽게 브리콜라주한다. 이 과정에서 평범함이라는 본래의 의미와 상반되는 세련되었다는 부조리가 의도된다. 일상복이 맥락 없이 뒤섞여 어떠한 조화도 의도하지 않는 스타일로써 투박하고 못생겼지만 멋스러움의 의미로 수용되고 있다.
끊임없이 기존 질서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젊은 세대들은 사회가 요구하는 맥락을 비틀고자 한다. 소셜 미디어를 통한 다양한 일상의 공유로 인해 주변부에 머물며 경시되던 대상들이 현재를 함께 살아가는 다양한 삶의 방식 중에 하나로 여겨지며 새로운 가치로 재발견된다. 우리에게 아주 가까이 있고, 하찮은 사람들인 보통사람들의 진부하지만 풍요로운 삶에 주목하게 되었다. 아재와 너드 같은 유행이 지난 대상 또는 기존 질서에서 소외되고 세련되지 않은 사람들이라는 불완전함의 의미를 탈각시킨다. 그리고 기존 질서에 편입하여 ‘지금-현재’ 어떤 의미가 있는지에 대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나가는 과정을 중요시한다. 2000년 이후 사회의 급격한 디지털화로 IT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너드가 사회적으로 성공하는 사례가 증가하였다. 기존의 성공한 사람들의 상징과 같은 세련된 슈트(suit)의 완벽하고 말끔한 이미지와 상반되는 너드의 집단양식이 하나의 스타일이 되었다. 이처럼 매력 없는 너드의 외형적 특성과 평범하지 않은 사고방식과 한 분야에 대한 전문성이 이미지에 흡수되어 너드 스타일은 사회적 성공의 새로운 표상적 이미지가 되었다. 브리콜라주를 통해 일상화되어 친숙하거나 반복되어 참신하지 않은 대상이나 관념을 특수화하고 낯설게 한다. 그로 인해 새로운 느낌을 갖도록 표현함으로써 비주류의 반전을 연출한다. 얼간이 같은 패션이나 촌스러운 아저씨라는 조롱의 대상이 아닌 진취적이고 멋스러운 성공 신화로 그 의미가 전복되어 새로운 가치로 의미화되었다.
사회적 풍요로 인해 이미 필요한 모든 것을 가지고 있는 젊은 세대에게는 완전함으로부터의 이탈에서 해방감을 찾는다. 레트로 패션은 옛것에 대한 향수나 추억보다는 완전하지 않음에서 오는 미적 새로움으로 의미가 재맥락화되었다(Kim et al., 2018). 불완전함에서 오는 심적 해방감을 브리콜라주를 통해 완벽함의 가치로 의미화하였다. 스트리트 스타일은 과거 하위문화의 특징적 패션 요소들만 추출하여 아무런 규칙도, 진위성도, 이념적 헌신도 없이 해체하고 다시 일상복과 조합한 스타일을 생성한다. 카운터 브리콜라주는 특정 하위문화 스타일을 취해 주류문화에 재편입되는 재전유의 일종이다. 하위문화적 브리콜라주로 형성된 양식은 주류문화에 편입ㆍ병합되고 헤게모니 세력에 의해 대량생산되면서 하위문화를 발현케 했던 본연의 내용과 정신은 사라지고 양식만 남아 맥락은 배격되어 전락해 버린다. 유행을 선도하는 사람들은 새로운 문화 형태를 창안하지 않고, 예전의 반체제적 기호와 열풍을 재구성한다(Henke, 2013). 마치 ‘슈퍼마켓 선반의 수프통’을 쇼핑하듯 그 특징적 고유성만 남은 스타일을 이것저것을 마음대로 선택하여 하나의 스타일을 창조하는 스타일의 슈퍼마켓화(Supermarket of styles: Polhemus, 1996)가 되었다. 문화적 정체성과 라이프 스타일의 선택이 가능한 사회적 공간인 웹에서 다양한 요소들을 가져와서 자르고 붙이는 편집(edits)을 통해 취향을 공감하는 스타일을 만들어 낸다. 하위문화를 통해 주류로 병합된 스타일들의 가장 핵심 요소들을 추출하여 전혀 어울리지 않는 아이템들을 자연스럽지 않은 접합을 한다. 이를 통해 나타나는 낯섦과 불완전함에서 오히려 조화로움이라는 완벽함의 가치를 공유한다.
3. 브리콜라주로서 스타일의 의미
새로운 방식으로 사회에 진입하길 원하는 젊은이들의 저항은 항상 있어 왔지만 저항 의식의 내용과 형태는 시대에 따라 변화하였다. 종래의 하위문화의 브리콜라주로서 패션 스타일은 특정 종족 집단이 채택한 대상이 본래의 의미를 뒤집는 전복적 실천을 통해 브리콜라주되었다. 이는 거부나 단절을 표현하는 저항의 의미가 되어 각 집단의 식별 가능한 고유한 정체성을 나타내는 스타일이 되어 확장되었다. 오늘날 청년문화는 새로운 테크놀로지의 등장으로 웹이라는 사회 문화적 공간에서 브리콜뢰르가 되어 자발적으로 그들의 정체성을 자르고 붙일 수 있는 보다 가변적이고 파편적인 세계에서 살고 있다. 누구에게나 용납되고 수용될 것이라고 믿어왔던 견고한 보편성이 무너지고 제도권을 향해 새로운 가치를 제안함으로써 주류에 대항한다. 2014년 이후 나타나는 패션 스타일은 일상으로부터 발견되는 평범하고 보편적인 스타일에 의도된 부조리, 비주류의 반전, 무모한 편집의 브리콜라주를 통해 패션 규칙을 뒤집어 평범하고 못생긴 것이 독특하고 매력적이라는 주류에 대한 반전을 도모한다. 이를 통해 보편적인 아름다움의 질서가 무너지고 새로운 가치의 질서와 규칙을 생성하는 것이다. 2014년 이후 나타나는 브리콜라주로서 스타일의 특징과 의미를 정리하면 <Table 2>와 같다.
Ⅴ. 결론
이 연구는 1960년에서 1980년까지 하위문화 집단에서 정체성 정립을 위해 다양한 방식으로 주류와 자신을 구별하기 위한 시도로써 나타난 스타일들이 어떻게 구성되는지를 설명한 브리콜라주 양식을 고찰하였다. 브리콜라주 양식은 재맥락화와 재배열의 방식으로 일상의 사물과 다른 구조의 것을 결합하거나 짜깁기하고 그 과정에서 기존의 질서에 대항하는 태도가 수반되어 반미학적인 조형성이 나타난다. 브리콜라주를 통해 새로운 구조와 함의로 의미화된다. 이를 통해 2014년 이후 나타나는 패션 스타일의 특성과 의미를 규명하였다.
2014년 이후 나타나는 놈코어, 고프코어, 너드스타일, 아재 스타일, 레트로 스타일, 스트리트 스타일을 분석한 결과 새로운 유스 감성과 반미학적인 스타일, 리얼리티에 기반한 일상 스타일의 특징이 도출되었다. 이로써 현대에 나타나는 패션스타일은 기존 패션 경향과는 구별되는 하위문화적 특성이 있음을 알 수 있다.
하위문화적 패션 스타일을 브리콜라주 양식을 통해 의미를 규명하는 과정은 다음과 같다. 먼저, 구조를 살펴보면 놈코어와 너드 스타일은 일상 의복에 개인의 취향과 추구하는 가치라는 개념을 조합해서 재맥락화되었다. 고프코어와 아재 스타일은 아웃도어와 포멀웨어를 비관례적인 방식으로 재배치하였다. 레트로와 스트리트 스타일은 과거의 여러 시대적 스타일들의 특징만 추출해서 현재의 것과 짜깁기한 형태를 이루고 있다. 일상 의복과 다른 형태의 구조와 결합하고 그 과정에서 안티 패션의 조형성이 나타났다.
브리콜라주로서 스타일의 의미화 과정을 살펴보면, 놈코어와 고프코어는 발견된 일상으로 의도된 부조리의 브리콜라주를 통해 평범함이라는 본래의 의미가 멋스러움이라는 의미로 변화되었다. 너드 스타일과 아재 스타일은 브리콜라주를 통해 일상에서 소외된 비주류 집단이 반전되어 주류로 편입되었다. 촌스럽고 매력 없는 부정적 의미에서 새롭고 세련된 긍정의 의미로 전환되었다. 레트로 스타일과 스트리트 스타일은 의도적으로 전혀 어울리지 않는 아이템들을 어울리지 않게 뒤섞은 무모한 편집의 브리콜라주를 통해 낯섦과 부조화에서 오히려 조화로움을 느끼는 의미 전복이 나타났다. 일상으로부터 발견되는 평범하고 보편적인 스타일에 재배치와 재맥락화의 방법으로 의도된 부조리, 비주류의 반전, 무모한 편집의 브리콜라주가 되었다. 따라서, 하위문화적 브리콜라주로서 스타일의 의미는 브리콜라주를 통해 기존의 패션 규칙과 질서가 전복되고 주류에 대한 반전을 도모하여 평범하고 추한 것이 독특하고 매력적이라는 새로운 의미가 생성되었다. 그로 인해 보편성이 파괴된 새로운 가치의 표준이 만들어졌다. 놈코어, 고프코어, 너드 스타일, 아재 스타일, 레트로 스타일, 스트리트 스타일은 새로운 유스 감성의 취향이 반영된 미적 가치를 만들고 주류문화와 기성세대들과의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2014년 이후 뚜렷이 나타나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패션 스타일에 관한 연구는 앞으로 패션 산업의 생산과 소비의 주체가 되는 세대를 이해하는데 유용한 기초자료를 제공함에 그 의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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