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좀의 개념을 통해 본 릭 오웬스의 디자인 특성
Abstract
The purpose of this study is to analyze Rick Owens’ design characteristics using the concept of rhizome and consider rhizome as a new paradigm for design analysis. To do so, the concept and principle of rhizome as characterized by Deleuze and Guattari was reviewed and linked to the philosophy of Deleuze to produce based on which Rick Owens’ design was analyzed. Rhizome is a term used philosophically by Deleuze to refer to underground stem plants and includes the principles of connection and heterogeneity, multiplicity, asignifying rupture, and cartography and decalcomanie. Among Deleuze’s philosophical concepts, the concept that can be considered most related to rhizome refers to deterritorialization and reterritorialization, multiplicity theory, and devenir theory. The study examined from 2006 F/W to 2019 S/S men’s and women’s ready-to-wear fashion collections as well as the furniture and interior works Rick Owens designed himself. After analysis, the design characteristics from the concept of rhizome were determined as follows. The characteristics of blurring boundaries and decoded design were present in the creative activities regardless of the area of creation. Further, fluidity and openness were revealed by the rhizome-like acceptance of inspiration and the mixture and of heterogeneous elements. The features of transformation and expansion were shown by the expression of creative “becoming” and experimental fashion shows.
Keywords:
fashion design, Gilles Deleuze, rhizome, Rick Owens키워드:
패션디자인, 질 들뢰즈, 리좀, 릭 오웬스Ⅰ. 서론
불확정성과 다양성의 포스트모더니즘 이후 21세기에는 탈 중심과 해체, 융합의 현상이 전방위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또한 인터넷에 의한 정보 네트워크가 일상화되면서 정보의 흐름 또한 중앙집권적이고 수직적인 구조에서 분권적이고 수평적인 구조로 변화되고 있다. 디지털 문화에서 커뮤니케이션은 무형적, 다방향적으로 변화되고 있으며 상호관계적인 성향을 보인다. 디지털 네트워크로 인해 물리적 이동 없이 즉각적인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해졌으며 일상에 대한 규범이나 가치관에도 변화가 일고 있다.
패션계에서도 트랜드를 주도하는 아이디어나 특정 브랜드가 존재하지 않고 탈 중심화된 경향을 보이며, 장르와 영역 간의 경계를 허문 다양한 시도가 가속화 되고 있다. 명품 브랜드에서는 스트리트 감각의 젊은 디자이너를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기용하여 보수적인 명품의 이미지를 쇄신하고 있으며, 앞 다투어 다른 분야나 성향의 디자이너와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하며 디자인의 시너지를 얻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탈 중심화를 주장한 들뢰즈와 가타리의 리좀(rhizome)의 개념과 일맥상통한다.
미셸 푸코가 "아마도 어느 날 이 세기는 들뢰즈의 시대라고 불릴 것이다"라고 예견한 바와 같이, 오늘날 들뢰즈의 철학은 정치, 사회, 인문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살아 움직이는 텍스트로 여겨지고 있다. 들뢰즈는 철학 뿐 아니라 영화, 예술, 문학 등의 분야에서 많은 저서들을 남겼으며 오늘날에도 다양한 분야에서 그의 철학을 해석하고 적용하고 있다.
본 연구의 목적은 리좀의 개념을 통하여 릭 오웬스(Rick Owens)의 디자인을 고찰하여 디자인 분석을 위한 패러다임으로써 리좀을 고찰하는 것이다. 릭 오웬스는 블랙, 그레이 컬러를 중심으로 유니크한 스타일을 추구하여 전 세계적으로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다. 또한 ‘컬트 디자이너’, ‘르네상스 맨’이라고 불리우며 특유의 실험적이고 독창적인 디자인과 퍼포먼스로 세간의 화제를 불러 모으고 있는 디자이너이다. 그는 스스로 어떤 스타일로 규정되기를 거부하며 끊임없이 다양한 아이디어를 접목시켜 창작의 영역을 확장시키고 있기 때문에 그의 디자인 작품을 리좀의 개념을 통해 살펴보는 것은 의미가 있다고 본다.
연구방법은 문헌고찰을 통해 들뢰즈와 가타리가 제시한 리좀의 개념과 원리를 살펴보고, 리좀의 개념을 디자인 분야에서 어떻게 접근하여 분석하고 있는지 선행연구를 통해 살펴보았다. 리좀에 대해 좀 더 심도 있게 접근하기 위해 들뢰즈의 철학사상과 연계시켜 보았는데, 들뢰즈의 저서 중 리좀이 서두에 제시된 「천개의 고원」에서 리좀을 설명하기 위해 함께 언급된 철학개념을 리좀과 함께 고찰하여 키워드를 정리하였고, 이를 통하여 디자인 분석을 위한 핵심 아이디어를 도출하였다. 도출된 핵심 아이디어에 따라 릭 오웬스의 디자인 아이디어와 표현을 중심으로 디자인 특성을 고찰하였다. 오웬스의 디자인은 2006 F/W에서 2019 S/S까지 남녀 레디 투 웨어 패션컬렉션과 그가 디자인 한 가구디자인, 인테리어 디자인을 포함하여 살펴보았다. 패션컬렉션은 보그와 삼성디자인넷의 컬렉션 사진자료를 참고하였고, 가구와 인테리어 디자인은 릭 오웬스 가구 관련 단행본 서적(Owens, 2018)과 관련 선행연구를 참고하였다.
리좀의 개념을 토대로 창작의 과정을 전 방위적으로 고찰하고 릭 오웬스의 디자인 특성을 도출하는 과정을 통하여 패션디자인을 분석하는 새로운 접근방법을 제시하고자 하며, 인문학적 토대 위에 보다 다각적인 측면에서 패션디자인을 조망하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한다.
Ⅱ. 이론적 배경
1. 리좀의 개념과 디자인
포스트모더니즘 이후 현대 사회는 기존의 관념이나 경계가 무너지고 새로운 영역이 창출되면서 자유로운 해체와 융합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데카르트가 명료한 사고의 구조로서 제시한 수목(樹木) 체계가 오랫동안 서구사회의 합리주의를 뒷받침하는 모델이 되어 왔으나, 현대사회는 이제 이처럼 예측 가능한 메커니즘에서 벗어난 지 오래이다. 현대 디자인 또한 이러한 영향에 따라 복잡하고 자율적인 경향을 보이는데, 이는 무한으로 확장 가능한 패러다임의 모델로 들뢰즈와 가타리가 제시한 리좀의 개념과 맞닿아 있다.
리좀(rhizome)은 가지가 흙에 닿아서 뿌리로 변하는 지피식물(地皮植物)류로 흔히 줄기가 뿌리처럼 땅 속으로 뻗어 나가 복잡하게 얽혀 난맥(亂脈)을 이루는 땅속 줄기식물을 지칭한다. 들뢰즈와 가타리가 집필한 ‘천개의 고원’의 서문에 제창된 용어로 식물학의 리좀을 재해석하여 철학적 개념으로 사용한 것으로, 중심이나 경계가 없는 가변적인 세계관을 기반으로 한다(Bae, 2012). 들뢰즈와 가타리가 제시한 리좀의 구성 원리는 다음과 같다.
첫째, 연결접속과 이질성의 원리로 줄기의 어떤 점이라도 다른 어떤 지점과 연결, 접속됨을 말한다(Ahn, 2011). 리좀에서의 연결접속은 마치 구근을 이루듯 땅 밑의 줄기와 흐름을 통해 번져나가며 이질적인 것들 간에 이루어진다. 둘째, 다양체의 원리로 리좀이 하나의 척도나 원리로 환원되지 않는 이질적인 것의 집합임을 의미한다(Lim & Lee, 2004). 다양체는 현실에서 동일하게 있는 사물과 연결고리를 지니고 대립하고 있는 이원론적 사고를 대변하는 용어로, 근원으로부터 벗어난 것으로써 근원을 빼버린 n-1의 다양성을 말한다(Shin, 2007). 셋째, 탈기표적 단절의 원리로, 의미는 분열적이고 비선형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공간 내에서의 위치에 따라 관계적으로 생성된다고 보는 것이다(Byun, 2005). 들뢰즈는 기표와 기의간의 확정적 지시 관계를 부정하고 공간과 시간 속에서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다고 보았다(Deleuze & Guattari, 2001). 넷째, 지도그리기와 전사술의 원리로, 리좀은 폐쇄적인 복제가 아니라 오히려 무의식을 구성해 내며, 장들의 연결접속에 공헌하는 지도와 같다(Deleuze & Guattari, 2001). 즉, 리좀은 복제, 재현, 재생산과 반대되는 개념으로 창조적인 탈주선을 통해 새로운 창조와 변화가 가능하다.
리좀은 중심이 없는 망사조직으로 수평적이고 자유로운 접속이 가능한 체제로 창조의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주는 개념이라 할 수 있다. 리좀적 사유체계는 시작도 끝도 없는 순환을 보이며 복합적, 가변적 세계관을 보여준다(Bae, 2012). 현대의 디자인은 매체와 존재의 형식, 장르가 혼성되고 다양한 분야들과의 상호작용에 기인한 사례가 많기 때문에 리좀적 측면에서 디자인에 접근하는 것이 가능하다.
리좀의 사유체계를 가장 많이 다룬 디자인 분야는 건축이다. Ju(2014)는 현대 건축공간의 표현 특성을 리좀의 개념을 통해 분석하면서 비선형성, 비기표성, 은유의 다중성 등을 주요 특성으로 보았다. 리좀의 공간은 구조의 복수성, 복합적 공간 구성을 보이고 이질적 형태가 접합된 새로운 질서 체계를 보여주며(Shin, 2007), 공간과 사용자, 환경 간의 영토화와 탈영토화의 상호작용을 보인다(Byun, 2005). 이처럼 건축분야에서는 리좀의 접속체계와 구성원리를 공간의 측면에서 조망하며, 건축물을 둘러싼 내외부의 환경이나 차원, 공간의 점유방식 등과 같이 건축에서 외적으로 표현되는 공간 구조를 리좀의 사유체계를 토대로 고찰한 사례가 많았다(Lim & Lee, 2004; Byun, 2005; Ju, 2014). 또한 리좀적 사유체계를 건축에 대한 개념적 아이디어의 측면에서 접근하여 창의적 형식과 개념 확장의 도구로 활용하기도 하였는데, Yun & Lee(2013)는 리좀이 시, 공간의 다중성과 관계의 미학을 보여준다고 하였다.
패션 디자인 분야의 선행연구는 건축 분야처럼 활발하지는 않은데, Lee(2009)는 들뢰즈의 ‘생성’의 개념을 토대로 리좀을 고찰하면서 현대 패션에 나타나는 리좀적 특징을 유동적 공간, 모듈러 시스템, 환경과의 유동적 연속성의 측면에서 고찰하였다. Bae(2012)는 리좀적 관점에서 기능혼성 패션을 고찰하면서 이동성에 의한 영역의 확장, 형태변환에 의한 상호작용, 모듈시스템에 의한 미확정구조를 사례로 제시하였다. 이처럼 패션 디자인 분야에서는 리좀의 구성원리를 토대로 디자인 아이디어의 창출법이나 신체에 대한 의복의 표현방식 등과 같이 디자인의 표현 특성을 중심으로 고찰한 사례들을 볼 수 있다.
건축과 패션 디자인 분야의 선행연구를 고찰한 결과, 크게 건축은 공간을, 패션은 신체를 중심으로 탈중심성, 다중성, 유동성, 이질성 등과 같은 리좀의 사유체계에서 도출한 특성을 접목시키면서 디자인을 고찰한 사례를 볼 수 있었다. 결과물로써의 디자인 표현 뿐 아니라 이러한 결과물을 낳게 한 디자인 아이디어에서도 리좀의 개념이 적용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리좀의 사유체계를 좀 더 심도 있게 파악하기 위해 리좀과 관련된 들뢰즈의 철학개념을 고찰하고자 한다.
2. 리좀과 들뢰즈의 철학개념
탈영토화의 개념은 펠릭스에 의한 것으로 들뢰즈와 가타리는 영토를 물리적 영토뿐 아니라 철학이 다루는 의미로서의 영토, 정신적인 영토로 보았다. 영토화란 흐름을 포획하고 코드화하는 기계의 과정과 비교할 수 있는데, 어떤 내용물을 위한 모든 형태, 배치, 표현, 기능을 말하며 내용물이 하나의 형태나 기능에 관련될 때마다 생산되는 것이라 할 수 있다(Villani & Sasso, 2012).
위계적인 조직과 질서를 지니는 수목체계에 비해 리좀은 특정한 중심이 없이 선들로만 이루어져 있으며, 차원으로서의 분절선, 성층화의 선뿐 아니라 최대차원으로서 탈주선에 따라 본성을 바꾸면서 변신한다. 탈주선은 “사이” 혹은 “한 가운데”에서 지나가며, 탈영토화의 객관적인 선과 결합하여 새로운 공간을 창조한다(Villani & Sasso, 2012). 탈주선은 절대적 탈영토화의 선으로 무한히 분열하고 증식하며 새로운 흐름과 대상을 창출하는 욕망의 순수한 힘 그 자체라 할 수 있으며, 탈코드화, 탈영토화된 욕망의 흐름을 접속시킨다(Roh & Lee, 2004). 이처럼 탈영토화는 다양체를 모든 코드로부터 자유롭게 만드는 과정이며, 탈주선 위에서 질주하게 만든다. 탈영토화 이후 이루어지는 재영토화는 영토를 다시 만드는 것으로 그 영토의 본성과는 다른 본성의 것으로 이루어진다.
들뢰즈가 탈영토화를 설명하기 위해 사례로 든 말벌과 난초를 보면, 난초는 말벌의 이미지를 재생산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더 심오하게는 말벌로부터 스스로를 탈영토화하는 것이다. 말벌도 난초와 교미하면서 스스로를 탈영토화하고, 꽃을 떠나면서 꽃가루를 전달하는 방식으로 난초를 재영토화한다(Deleuze & Guattari, 2001). 여기에는 명백히 탈영토화 운동에 더하여, 꽃과 말벌에 상관적인 재영토화가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관점으로 보면, 탈영토화와 재영토화는 영원히 접속된다.
리좀은 그것이 발화하는 것보다 더 많은 다수를 만들어내며 탈주선들을 움직이는 망으로 연결시킨다(Villani & Sasso, 2012). 탈주선은 지층들을 파열하게 하고 뿌리를 끊고 새로운 연결접속을 작동시킨다. 리좀의 ‘접속과 이질성의 원리’에서 나타나는 이질적인 것들 사이의 자유로운 접속과 비중심성, 리좀의 ‘탈기표적 단절’의 원리에서 보여지는 불연속성, 분산적인 구성은 결국 유목적인 성향으로 귀결된다. 모든 리좀은 분할선을 포함하고, 영토화를 통해 의미화되며, 탈영토화와 재영토화는 새로운 접속을 통해 궁극적으로 경계의 확장을 이루어낸다.
들뢰즈의 존재론은 다양체(multiplicity)의 존재론이라고 할 정도로 다양체의 개념은 매우 중요하다. 들뢰즈는 사물의 동질성을 설명해 주는 본질을 다양체의 개념으로 설명하고 있으며(Kim, 2013), 다양체를 리좀의 구성요소로 보았다.
원래 수학적 개념인 다양체는 기하학적 유추를 통하여 4차원 이상의 공간을 연구하기 위해 도입된 개념인데, 들뢰즈는 수학자 리만이 ‘다양한 것(le multiple)’을 술어 상태에서 ‘다양체’라는 실사로 승격시킨 것에 주목하였고(Deleuze & Guattari, 2001), 다양체를 세계를 바라보는 개념을 제시하는 것으로써 어떤 공간적 구조인 동시에 이벤트로 보았다.
다양체는 하나도 아니고 다수도 아닌, 여럿으로 구성되었지만 복수가 아닌 하나의 개체로 성립될 수 있는 어떤 것을 의미한다. 즉, 두 가지나 그 이상의 것들이 연동하여 관계를 맺고 재배치, 결합되어 상호 역동적으로 변화시키는 결연관계를 말한다. 다양체는 절취될 수도, 추가될 수도, 곱해질 수도 없는 것으로 자신의 차원을 바꿀 때마다 본성이 변화한다(Villani & Sasso, 2012).
다양체는 탈영토화의 선에 의해 외부로부터 정의되며, 이러한 선들을 따라 가면서 다른 다양체들과 연결되며 본성적으로 변화한다. 다양체는 차원들의 수에 의해 정의되며, 그 본성의 변화 없이는 어떠한 차원도 잃거나 얻지 않는다. 들뢰즈는 리좀 유형의 다양체는 분자적이고 내포적인 다양체로 나누어질 때마다 본성이 바뀌는 입자들로 이루어져 있으며, 변할 때마다 다른 다양체 속으로 쇄도해 들어가는 거리들로 이루어져 있다고 하였다(Deleuze & Guattari, 2001).
들뢰즈에 의하면 세상의 모든 것들은 무한 차원의 다양체들로 이루어져 있으며 세계 자체도 최상위의 하나의 다양체라 할 수 있다. 다양체가 갖고 있는 요소들은 전통 형이상학 등에서 항상 전제되어 왔던 본질의 선행하는 동일성을 함축하지 않는다. 들뢰즈에게 잠재적인 것은 형상의 동일성의 모델을 전제로 하지 않고, 일과 다의 질료형상설을 따르지 않으면서 다양체에 적용된다(Yeon, 2011).
리좀의 다양체적 구성은 하나의 척도로 환원되지 않는 이질적인 것의 집합으로 무언가 하나가 더해져서 전체의 의미를 다르게 만드는 다양성이다. 모든 점이 개방되어 있어서 다른 어떤 줄기와도 자유롭게 접속될 수 있다고 보는 리좀의 ‘접속과 이질성의 원리’와 개념들의 집합을 나타내는 ‘다양성의 원리’는 들뢰즈의 존재론으로 평가받는 다양체의 개념으로 고찰할 수 있다. 다양체적 구성에서 나타나는 대립성, 모순성, 복합성 등의 특징은 열려 있는 다층 구조를 만들어낸다(Choi & Kim, 2006). 이처럼 다양체 이론은 리좀적인 체계에서 혼재해 있는 여러 개체가 서로 교류, 소통하면서 본질의 차이를 극복하고 서로의 관계를 상생해 가는 과정을 보여주며 유동성, 개방성을 상징한다.
들뢰즈 철학의 중심은 존재론에 있으며 탈중심주의를 지향한다. 그에게 있어 존재는 차이이며, 계속해서 탈중심화를 향하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변화를 시도한다(Yang & Yang, 2009). 리좀은 처음과 끝을 규정하지 않으며 새로운 증식과 변화를 거듭하는데, 이 과정에서 생성의 흐름이 발생한다. 생성 이론은 들뢰즈의 내재성의 철학을 집약하는 개념으로, 여기서의 생성이란 무에서 유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어떤 것이 변하여 다른 것이되는 것을 말하는 ‘-되기(becoming)’라는 개념이다(Lee, 2002). 들뢰즈는 존재가 아니라 존재 사이에 발생되는 변화, 즉 하나의 존재에서 다른 존재가 ‘되는’ 변화의 내재성에 주목하였다.
되기의 과정에서 욕망의 힘이 ‘되기’의 질을 결정하며, 욕망이 이끄는 방향으로 강밀도가 확보되어야만 ‘되기’가 이루어진다. 예를 들어, 동물-되기란 되려는 동물의 신체적 감응을 만들어낼 수 있는 힘을 나의 신체에 부여하는 것으로, 어떤 동물이 되는 방식으로 자신의 신체적 힘과 에너지를 변화시키고 새로운 분포를 만들어내 그 동물의 감응을 만들어 내는 것을 말한다(Deleuze & Guattari, 2001). 이는 동물을 비슷하게 흉내 내는 것이 아니며, 동물을 통해 나의 신체를 변용시키고, 내 신체가 그런 감응을 만들어 내도록 동물적 신체 또한 변용시키는 것이다(Lee, 2002).
되기는 모방이나 동일화가 아니고, 다른 계열을 만들며 공간을 다양화시키는 것이다(Yang & Yang, 2009). 들뢰즈는 되기를 진화가 아니라 함입(含入)으로 설명한다. 여기서 함입이란 이질적인 어떤 짝과의 결연으로 되기의 과정 속으로 말려 들어가는 것(in-volution)을 말하는데, 들뢰즈는 되기의 과정이 함입적이고, 함입은 창조적이라고 말한다(Lee, 2002).
되기는 다른 무엇인가로 변화하기를 원하는 유기체의 본성을 드러낸 것이며, 단일 대상에 집중하지 않고 서로 다른 대상들 간의 우연하고 복합적인 관계형성에 집중한다. 되기의 변화는 유목적 공간에서 지속적으로 움직이는 탈주의 선들에 의한 접점에서 발생한다(Yang & Yang, 2009). 이처럼 들뢰즈는 존재와 생성을 혼합시킴으로써 생성이 더 이상 존재를 변형하거나 이를 변신시키기 위한 것이 아니라, 순수하게 존재론적인 조건이 되게 한다(Villani & Sasso, 2012). 리좀의 ‘탈기표적 단절의 원리’에 의한 기표와 기의간의 미확정성과 ‘지도그리기와 전사술의 원리’를 통한 가변성과 개방성은 들뢰즈의 생성론에서 나타나는 변환, 확장성과 연계시켜 볼 수 있다.
패션창작은 끊임없이 되기가 이루어지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사람들은 패션을 통해 다른 무엇이 되기를 희망하며 신체의 이러한 변신, 혹은 변용의 욕망을 꿈꾼다. 들뢰즈의 생성론에서 나타나는 변환, 확장성은 패션의 창의성과 연계시켜 조망할 수 있는 계기를 부여한다.
이상과 같이 리좀의 개념을 들뢰즈의 탈영토화와 재영토화, 다양체, 생성 이론을 중심으로 고찰하였고, 이를 통하여 <Table 1>과 같이 디자인 분석을 위한 핵심 아이디어를 도출하였다. 이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탈영토화와 재영토화 이론은 리좀의 접속과 이질성의 원리와, 어떤 곳에서든 끊어질 수 있으며 새롭게 연결될 수 있는 탈기표적 단절의 원리와 맥을 같이하며 탈주선, 노마디즘, 불연속성의 키워드로 정리되었으며, 이는 곧 ‘탈경계’적 특성으로 귀결된다. 둘째, 다양체 이론은 리좀의 접속과 이질성의 원리와, 이질적인 통일된 주체의 고정점을 갖지 않는 다양체의 원리와 상통한다. 리좀의 유동적이고 가변적인 특성과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복합성, 이질성, 탈코드화의 키워드로 정리되었고, ‘유동성과 개방성’이 디자인 분석을 위한 핵심 아이디어로 도출되었다. 셋째, 생성이론은 리좀의 탈기표적 단절과 어느 차원에서든 접속이 가능하며 그 과정에서 대상의 변형이 일어나게 되는 지도그리기와 전사의 원리로 설명할 수 있으며, 되기, 욕망, 함입이 키워드로 정리되었고, 이를 통하여 ‘변환과 확장’이 핵심 아이디어로 도출되었다.
Ⅲ. 릭 오웬스의 디자인
1. 릭 오웬스의 약력과 디자인 컬렉션
릭 오웬스는 1962년 남부 캘리포니아 포터빌(Porterville)에서 사회복지사인 아버지와 재봉사인 어머니 사이의 외아들로 태어났으며 독실한 가톨릭 신자였던 부친의 영향으로 보수적인 분위기 속에서 성장하였다. 예민하고 섬세한 성향으로 어릴 때부터 클래식 음악을 즐겨 들었고, 아리스토텔레스, 공자 등 동서양 사상가들의 책을 즐겨 읽었다(Kim, 2012).
오티스 예술대학교(Otis College of Art and Design)를 중퇴하고 기술전문학교(Trade-Technical College)에서 패턴 메이킹 과정을 수료하였고 스포츠웨어 회사를 운영하고 있던 미쉘 라미(Michele Lamy)를 소개받아 8년 동안 패턴사로 일을 한 바 있다. 이후 이들은 2003년 결혼하였는데, 미셸라미는 그의 부인이자 디자인 작업의 뮤즈가 되고 있다(Frankel, 2011).
1994년 자신의 이름을 건 브랜드를 런칭하였고, 이탈리아의 에오 보찌 어소시아티(Bocci Associati) 사와 제조와 세일즈 에이전트 계약을 맺고 브랜드가 급성장할 수 있게 되었다(Kim, 2012). 이후 안나 윈투어와 보그 USA의 후원으로 2002년 뉴욕에서 자신의 첫 컬렉션을 개최하였고 데뷔와 함께 패션 디자인 어워드인 CFDA에서 뉴 텔런트 어워드(New Talent Award)를 수상하였다. 2003년에서 2006년까지 프랑스의 유명한 모피 회사인 레빌론(Revillon)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활동한 바 있다. 릭 오웬스는 패션 뿐 아니라 가구와 인테리어 디자인도 진행하고 있다.
릭 오웬스는 2002년 뉴욕에서 첫 패션 컬렉션을 개최하였고, 2003년 파리로 이사한 이후 파리 컬렉션에서 작품을 발표하고 있다. 릭 오웬스의 패션제품은 세부적인 라인이 있다. 릭 오웬스 라인(RO)은 브랜드를 대표하는 기본적인 시그니처 라인이고<Fig. 1>, 다크 쉐도(DRKSHDW) 라인은 데님 소재를 활용한 캐주얼 라인으로 릭 오웬스 특유의 어둡고 강렬한 느낌을 주는 라인이다<Fig. 2>. 릴리스(Lilies) 라인은 유일한 여성 전용라인으로 2005년부터 실크와 면, 저지 소재를 활용한 아이템이 주를 이루는데, 고급스러운 소재, 드라마틱한 컷팅과 드레이핑이 특징적이다<Fig. 3>. 훈릭 오웬스(Hun Rick Owens) 라인은 2007년 파리에 있는 최초의 릭 오웬스 부티크를 기리기 위해 팔레 로얄(Palais Royal)로 불렸던 것으로 2011년에 아내의 애칭인 훈으로 이름을 바꿨다. 악어, 뱀, 캥거루, 희귀 사블 모피, 밍크 등의 값비싼 재료와 정교하고 뛰어난 장인정신으로 마감된 최고급 라인이다(HUN Rick Owens, n.d.)<Fig. 4>.
릭 오웬스는 2005년 LA에서 파리로 활동무대를 옮기면서 본인의 마음에 드는 가구를 살 수 없자 가까이 알게 된 목수에게 제작을 맡기며 직접 가구 디자인을 시작하였다. 가구 디자인은 주로 부인인 미셸 라미가 함께 기획하거나 작업에 직접 관여하고 있다.
릭 오웬스의 가구 디자인은 아일린 그레이(Eileen Gray), 브랑쿠시(Brâncuși) 등의 아티스트와 오목한 곡선형의 스케이트보드 하프 파이프(skateboard halfpipe)처럼 그가 좋아하는 형태감에서 영감을 받았다<Fig. 5>. 그의 가구 디자인 프로세스는 라인을 먼저 생각하고 합판이나 콘크리트, 설화석고<Fig. 6>, 대리석<Fig. 7>, 가죽, 퍼, 사슴뿔 등의 재료를 사용하여 디자인을 전개하는데, 재료를 더하면서 디자인을 전개시킨다(Owens, 2018). 그는 다양한 재료를 함께 사용하면서 상반된 감성을 세련되게 표현하는 경우가 많은데, 예를 들어 미니멀 형태의 의자와 가공하지 않은 밍크나 족제비의 모피를 이용하는 등 천연 소재를 다양하게 조합하였고, 정육점에서 소뼈를 수거, 표백하고 말린 의자 등도 선보였다(Kim, 2012).
2005년 첫 가구 컬렉션을 선보인 이래 LA 현대미술관(MOCA)의 아트 퍼니처 전시에도 참여하여 가죽과 합판, 대리석, 무스(moose) 뿔 등과 같은 가공하지 않은 원재료를 믹스한 인테리어 소품을 출품하고 있다(Rick Owens: Subhuman, Inhuman, Superhuman, n.d.).
릭 오웬스는 제품을 판매하는 매장의 인테리어 디자인에도 관여하여 디자인 아이덴티티가 명확히 드러나게 하고 있다. 릭 오웬스의 플래그쉽 스토어는 2004년 파리를 시작으로 뉴욕, 런던, 로스 엔젤레스, 밀라노, 도쿄, 서울 등에 세워져 있다. 각 매장에는 공통적으로 브랜드의 이미지를 표현하는 오브제로 <Fig. 8>과 같이 릭 오웬스의 형상을 본뜬 밀랍인형이 조금씩 다른 형태로 진열되어 있다(Kim, 2012). 그의 인테리어 디자인은 무채색을 기본으로 하며 가구 디자인에서 보여주는 것과 같이 재료의 본질을 극대화시키면서 세련된 특성을 보인다<Fig. 9>.
2. 릭 오웬스의 디자인 아이디어와 표현
릭 오웬스는 패션, 가구, 인테리어 등 다양한 분야에서 아방가르드하고 파격적인 창작세계를 보여주고 있다. 그는 자신의 디자인을 특정한 스타일로 규정되기를 거부하며 다양한 디자인 영감을 폭 넓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무정부주의적 감성, 심오한 메시지 등을 전달하면서 경계를 뛰어넘는 디자인을 선보이고 있다.
그의 패션디자인은 예술과 문학, 건축 등 다방면에서 영감을 받으며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과 라이프스타일 등을 쇼에 담아 현재까지도 지속적인 이슈를 낳고 있다. 그는 패턴사로서의 오랜 경험으로 복잡하고 독특한 자신만의 테일러링을 완성하게 되었고 록 스타들의 옷을 제작하는 디자이너로 활동하면서 언더 그라운드 팝의 영향을 받았다. 특히 가죽재킷이나 카고 팬츠, 스니커즈 등은 두터운 마니아 층을 확보하고 있으며, 그레이, 블랙과 어두운 톤을 위주로 컬러를 제한하여 사용하기 때문에 그레이 오웬스라 불리기도 하였다. 그의 패션은 흔히 다크웨어, 고딕 스타일로 알려져 있으나, 전체 패션 컬렉션을 통틀어 보면 여성스러운 릴리스 라인, 최고급 소재로 유니크하고 엘레강스한 감성을 표현하는 훈 릭 오웬스 라인 등 하나의 취향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특성이 있다.
릭 오웬스는 정확한 패턴을 토대로 예상치 못한 디테일을 보여주며 소재의 아름다움을 극대화하면서도 본질적인 편안함을 중시하는 디자인을 선보인다(Kim, 2012). 패턴사로 오랜 시간 일하면서 숙련된 패턴기술과 테일러링 덕분에 독특한 디테일이 살아있으면서도 편안한 의상을 선보일 수 있었다. 이처럼 뛰어난 테일러링 기술을 토대로 독특하고 아방가르드한 디자인을 선보이지만 옷의 본질적인 기능인 편안함을 중시하고 있으며, 특히 가죽, 모피를 다루는 기술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Rick Owens: Subhuman, Inhuman, Superhuman, n.d.).
그의 가구 디자인은 기하학적이고 조각적인 형태를 보이며(Your ultimate guide to Rick Owens, n.d.), 원 재료가 지니고 있는 아름다움을 최대한 살린 것이 특징적이다. 재료 자체가 지닌 질감을 극대화시키며 불필요한 꾸밈없이 단순한 형태감을 보여준다. 그의 가구는 가공하지 않은 재료 그대로와 설비, 그리고 비형식주의를 강조한 브루탈리즘(brutalism) 경향을 보이며 원시적인 생명력을 잘 보여준다. 기하학적 형태의 의자에 무스(moose) 뿔을 덧붙인 의자는 상반된 형태감을 표현하며 마치 토템과 같이 원시적인 생명력과 강력한 아우라를 형성한다.
그의 가구디자인은 대담하고 직관적이면서도 원시적인 에너지를 내재한 재료들을 통해 자연적인 요소를 부각시킨 것을 알 수 있다. 그는 특이한 것을 만들고자 노력하기 보다는 ‘이성적이고 평범한 우아함’을 추구하였으며(Owens, 2018), 형태나 값어치 등이 전혀 다른 다양한 재료들이 서로 어우러져 아름다움을 표현할 수 있도록 하였다.
릭 오웬스는 인테리어 디자인에 있어서도 트렌드에 얽매이지 않고 불필요한 장식이 없는 미니멀한 스타일을 보여준다. 바닥과 천장을 콘크리트로 구성하여 거칠면서도 차갑고 그로테스크 한 감성을 표현하였고, 인테리어에 사용된 색상도 메인 컬러로 블랙, 그레이, 화이트 등의 무채색을 사용하여 패션제품과의 연계성을 주고 있다(Kim, 2012).
이처럼 릭 오웬스는 디자인 아이디어에 있어 예술, 건축, 문화, 철학 등 폭 넓은 영감을 전폭적으로 수용하고 있으며, 디자인 표현에 있어 영역이나 경계를 뛰어넘어 끊임없이 접속하면서 개방적이고 유동적인 창작 활동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그의 디자인 작업은 리좀의 체계와 같이 위계화되지 않은 복수성과 이질성, 새로운 접속과 창조의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Ⅳ. 리좀의 개념을 통해 본 릭 오웬스의 디자인 특성
1. 탈경계성
릭 오웬스는 패션디자이너이지만 패션에만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분야에서 창작 작업을 하고 있으며, 그의 작업은 하나의 코드로 설명할 수 없는 탈 경계적 특성을 보인다. 리좀의 체계에서는 서로 이질적인 것들 사이의 연결, 접속과정에서 탈주선을 통해 탈영토화가 이루어지고 다양체는 형태나 의미작용의 해방을 통해 본성의 변화가 이루어진다. 탈영토성은 주체와 대상이 만나는 것이 아니라 코드들이 탈영토화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며 경계를 무너뜨려 사고의 유연한 확장과 새로운 패러다임을 가능하게 한다. 릭 오웬스는 경계를 허물면서 새로운 대지를 찾아 이동하는 유목적 사유를 통해 끊임없이 변화하고 타 영역을 넘나들며 진화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릭 오웬스의 탈 경계의 창작 활동은 ‘창작 장르의 탈경계화’와 ‘탈 경계의 협업’으로 설명할 수 있다.
릭 오웬스는 패션디자인 뿐 아니라 독창적인 감성의 가구 디자인과 인테리어, 소품 디자인<Fig. 10> 뿐 아니라 음악창작 등에도 참여하여 창작 장르에 대한 경계를 허물었다. 패션디자이너가 의류에서 영역을 확장하여 소품, 침구류 등을 포함하는 홈 인테리어 분야에 진출한 사례는 많이 있었으나 전문적인 가구 디자인을 전개한 사례는 거의 없다. 그는 가구 뿐 아니라 매장의 벽면 인테리어에 사용될 콘크리트 벽체를 디자인하는 등 영역에 구애받지 않는 창작활동을 보여주고 있다<Fig. 11>. 그리고 그는 음악분야에도 관심이 많아 런웨이 쇼의 사운드 트랙과 소셜 미디어 채널 등을 통해 신진 음악가들을 소개하였다(Your ultimate guide to Rick Owens, n.d.). 에스토니아 래퍼 토미 캐시(Tommy Cash)의 데뷔 음반 피처링에 참여하였고, ‘검은 마법의 양아치(Black-magic Fuckboy), 괴상한 야만(Necromantic Savage)’ 등과 같은 상징적인 가사를 노래했다(Nam, 2019). 이렇듯 릭 오웬스는 장르의 경계를 허문 창작 작업을 수행하고 있다.
또한 릭 오웬스는 스포츠 캐주얼에서 힙합, 고딕 스타일까지 다양한 감성의 패션브랜드들과의 협업을 통해 탈경계의 디자인을 선보이고 있다. 특히 신발 분야에서 다양한 브랜드와 협업을 진행하였는데, 캐주얼 슈즈 브랜드 버켄스탁, 스포츠 브랜드 아디다스<Fig. 12>, 프랑스의 비건(vegan) 스니커즈 브랜드 베자(Veja), 스트리트, 고딕 감성의 미국의 고급 의류, 패션소품 브랜드인 크롬 하츠(Chrome Hearts) 등과의 협업을 통해 오웬스 디자인의 접목과 확장을 시행하고 있다. 또한 캐주얼 백팩으로 유명한 이스트팩(Eastpak), 래퍼 토미 캐시가 운영하는 브랜드와 협업하여 후디와 티셔츠 등에 릭 오웬스와 토미 캐시의 로고를 새기는 등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릭 오웬스의 디자인은 개방적이고 탈코드화된 경향을 보인다. 그의 디자인은 흔히 다크 고딕 스타일로 알려져 있지만, 전체 디자인 라인을 포괄해서 살펴보면 전반적으로 웨어러블한 범주 안에 있어서 실용적이다. 정교한 테일러링과 특이한 소재를 접목시켜 ‘로맨틱하면서도 과하게 신경 쓰지 않은 듯하며, 정교하면서도 신기하게도 편안하다’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Nam, 2019). 그러나 패션 쇼를 위해서는 독창적이면서 전위적인 디자인도 종종 선보여 어둡고 강한 스타일, 우아하고 세련된 스타일, 독특하고 전위적인 스타일 등을 넘나들면서 하나의 기호나 취향으로 설명할 수 없는 탈 코드화된 특성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릭 오웬스는 전통적인 의복구조의 개념에서 벗어난 해체와 재구성으로 탈구조와 재구조화된 패션디자인을 선보이고 있다. 리좀의 체계는 특정 방식이나 가치관에 얽매이지 않고 끊임없이 접속하면서 새로운 개체로 거듭난다. 이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자신의 터전이나 영토를 버리는 탈영토화와 다른 곳에 새로운 영토를 만드는 재영토화가 이루어진다. 탈영토화는 하나의 영토나 구조를 벗어나는 것이며, 재영토화는 새로운 영토나 구조로 나아가는 것을 말하는데, 릭 오웬스는 이를 의복의 구조에 대한 사유의 방식으로 확장시켰다.
인체 위에 착용되는 옷은 일반적으로 몸통에 소매가 붙고 상의 밑에 하의를 착용하는 식으로 인체 구조에 맞게 제작된다. 복식에서 나타나는 탈영토화는 이러한 신체 구조에 기인한 전통적인 영역성을 부인하고 자유롭게 탈구조와 재구조하는 방식으로 나타나게 된다. 릭 오웬스는 블랙, 그레이, 화이트 등 뉴트럴 컬러를 기조로 컬러를 제한하기 때문에 구조의 해체와 재구성에 따른 형태의 표현이 극명하게 잘 표현된다. 여기에 뛰어난 테일러링 테크닉과 이질적인 소재 믹스를 더하여 드라마틱하게 탈구조와 재구조화의 디자인을 선보인다. 이처럼 릭 오웬스는 전통적인 구조를 분리하고 재조합하는 과정을 통해 새로운 형태감의 디자인을 선보였고, 칼라나 소매 등의 구조를 분리한 후 다른 위치나 크기로 재조합하는 과정을 통해 현대적인 미감의 스타일링을 선보이고 있다.
2. 유동성과 개방성
어린 시절부터 동서양의 사상과 문학에 심취했던 릭 오웬스는 실로 폭 넓은 분야에서 디자인의 영감을 받았다. 문화에 대한 그의 혜안은 다양한 방향으로 뻗어가며 접속하는 리좀에 비견할 수 있으며 그로 인해 그의 디자인은 수평적 다양성과 개방성을 보인다. 리좀의 체계는 각각의 뿌리가 무수히 많은 집결지를 가지는 접속체계로 다양한 방향으로 뻗어가는 양상을 보이는데(Choi & Kim, 2006), 릭 오웬스는 디자인의 아이디어가 되는 영감의 요소를 리좀적으로 수용하고 폭 넓게 디자인을 전개시켰다.
릭 오웬스는 고대 신화, 세계의 다양한 문명이나 예술사조, 건축가, 예술가 등에폭 넓게 접속하여 영감을 받았다. 또한 사색과 성찰을 통해 세계의 종말이나 여성의 힘, 이상향 등과 같이 그가 관심을 가지고 접근한 주제를 때로는 직설적으로 때로는 은유적인 이미지로 완곡하게 표현해 왔다. 그는 컬렉션의 제목을 하나의 단어로 표현해 왔는데, 시시포스(Sisyphus, 2018 F/W), 파우누스(faun, 2015 S/S), 키클롭스(cyclops, 2016 S/S)와 같이 고대 그리스 로마 신화를 주제로 삼아 상징성이나 이미지를 은유적으로 표현하였다. 예술 또한 관심이 많은 분야로, 브루탈리즘(brutalism)의 원초적 생명력과 부족적 요소를 영감으로 한 일련의 컬렉션(2009 S/S, 2012 F/W, 2014 F/W)을 통해 야수적이면서 강력한 힘을 절제된 아름다움으로 표현하였다. 또한 토지예술(2018 S/S)이나 아르테 포베라(Arte Povera, 2018 F/W), 러시아 구축주의(2019 S/S)<Fig. 13> 등에서 영감을 받은 컬렉션을 선보였다. 또한 르 코르뷔지에(Le Corbusier),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Frank Lloyd Wright) 등의 건축가가 만든 세상, 문명을 패션디자인과 가구디자인에서 자주 영감의 요소로 활용하였다.
또한 멕시코 마야 문명(2015 F/W)이나 일본 문화(2013 F/W) 등의 영감을 사용하였고, 러시아 발레단 발레 뤼스(Ballet Russes)와 발레리노의 영감을 받은 컬렉션(2015 S/S)도 선보였다. 기후변화로 멸종한 마스토돈(mastodon, 2016 F/W)<Fig. 14>이나 바다코끼리(Walrus, 2017 S/S) 등을 주제로 하여 세상의 종말이나 괴상하지만 신비롭고 매혹적인 이미지를 표현하였다. 그는 2018 S/S 컬렉션<Fig. 15>에 대해 “창조는 곧 저항 행위라면서 기후 재앙이나 핵 파괴에 맞서 최대한 불편함을 낭만적으로 표현하고자 했으며, 위협에서 벗어나기 위한 제스처로 실험적인 우아함과 형태를 제안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릭 오웬스가 보그지와의 인터뷰에서 예술적이고 근사한 모든 것은 결국은 새 생명을 가지고 되돌아온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밝힌 바 있듯이(Nam, 2019), 역사와 문화, 인류문명에 대한 깊은 관심과 개방적인 태도는 그의 디자인 세계를 풍성하게 만드는 자양분이 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릭 오웬스의 디자인에는 서로 상반되는 다양한 요소들이 뒤섞여 새로운 미적 가치를 표현하는 사례가 많다. 들뢰즈는 다양체에 대해 이념들이 현실화되어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분화’의 차원에서 생명의 창조성에 대한 의미를 찾을 수 있다고 보았다(Yeon, 2011). 리좀의 체계에서는 이질요소의 재배치와 결합을 통해 다양체의 본성이 계속해서 변화하기 때문이다. 다양체론의 관점에서 볼 때 릭 오웬스의 디자인에서는 서로 다른 이질적 요소들이 상호 중첩되고 혼재되어 있는데, 특히 가치와 시간, 성(性) 등의 요소가 혼재되고 개방된 양상을 보인다.
릭 오웬스의 패션 디자인이나 가구 디자인은 값싼 소재와 최고급 소재가 과감히 매치되어 가치의 혼재 양상을 보인다. 패션 디자인에서는 평범한 재킷에 최고급 흑담비를 안감으로 사용하여 예상치 못한 상반된 매력을 선보였다(Kim, 2012). 가구 디자인에서는 각지고 모던한 의자에 자연 그대로의 무스 뿔을 매치하여 이질적인 이미지를 아울렀고<Fig. 16>, 나무합판이나 콘크리트처럼 값싼 재료와 크리스탈이나 대리석 등 진귀하고 비싼 재료를 과감하게 섞어서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였다.
시간의 요소로 볼 때, 그는 가구 디자인에서 시간성이 극적으로 대비되는 재료를 함께 사용하였다. 그가 가구 디자인에서 즐겨 사용하는 석화나무는 나무가 굳어 화석처럼 된 것으로 짧게는 수백년, 길게는 반만년이 걸리는 매우 진귀한 소재이다(Kim, 2012). 오랜 시간 동안 서서히 변하며 만들어지는 석화나무나 설화석고(alabaster) 등과 같은 재료는 시간의 가치를 함축적으로 표현하며 짧은 시간에 제작 가능한 나무 합판과 대조적인 시간성을 보여준다. 지지대는 석화나무를, 상판은 나무합판을 사용한 테이블<Fig. 17>은 이렇게 대조적인 시간성을 보여주며 ‘다른 이들에게 의미가 있는 경험이나 기준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는(Owens, 2018)’ 그의 가구 디자인 철학을 잘 보여 준다.
한편 릭 오웬스는 패션디자인에 있어 데뷔 초기부터 성의 표현이 모호한 컬렉션을 지속적으로 선보여 성의 한계를 뛰어넘는 혼재적 표현을 보여 주었다. 양성애자인 그는 남성과 여성의 상반된 매력을 어필하면서도 남성성과 여성성의 아름다움을 동시에 표현하는 디자인을 자주 선보였다. 그가 초창기에 만든 남성 컬렉션은 너무 단정하지도 너무 근육질도 아닌, 동성애 남성에게 적합한 스타일이었다. 이렇게 그는 성의 경계가 모호한 디자인을 통해 성의 정체성에 상관없이 현대적이고 아름다운 우아함을 추구하였다.
3. 변환과 확장성
처음과 끝을 규정하지 않는 리좀의 체계에서는 새로운 접속과 증식과정에서 하나의 존재가 또 다른 존재가 ‘되는’ 생성의 흐름이 발생한다. 패션에서 발생되는 ‘되기’의 상황은 디자인 아이디어를 확장시키거나 시각화하는 과정에서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다.
릭 오웬스는 2016 S/S 컬렉션에서 자신의 몸 위에 다른 동료 모델을 등이나 혹은 앞가슴 쪽에 '인간 백팩'처럼 짊어진 모델들을 선보였다<Fig. 18>. 끈에 묶인 채 거꾸로 매달린 모델들의 기괴하고 파격적인 모습은 논란을 낳기도 하였다. 이 컬렉션은 살아있는 ‘여성의 백팩되기’를 보여준다. 릭 오웬스는 어깨에 매달린 백팩처럼 인체와 밀착되어 연결된 모습을 통해 여성들 간의 결합을 보여주고자 했다(Brannigan, 2015). 즉, 여성의 모성애, 자매애에서 영감을 받아 여성이 여성을 기르고, 여성을 지원해 주는 자매애에 대한 경외감을 표현하고자 한 것이다.
한편, 영감의 표현과 확장은 인테리어 디자인 분야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릭 오웬스는 자신의 형상을 본뜬 밀랍인형을 매장 안이나 매장 밖에 설치하여 디자이너의 존재감을 부각시켜 왔는데, 2014년에 런던 옥스포드 가의 셀프리지(Selfridges) 백화점 입구 캐노피 위에 25피트 높이의 릭 오웬스 동상이 세워져 화제를 일으킨 바 있다<Fig. 19>. 또한 홍콩 매장에는 팝아트 작가 엘런 존스(Allen Jones)를 오마주하여 실물사이즈의 릭 오웬스 밀랍 인형이 엎드린 자세로 투명 테이블을 떠받치고 있으며, 밀라노 매장에는 피팅룸의 의자 방석을 릭 오웬스의 밀랍인형이 받치고 있어 위트와 유머를 선보였다<Fig. 20>. 그의 형상을 본 딴 밀랍인형은 릭 오웬스의 디자이너로서의 존재감을 표현하는 ‘릭 오웬스 되기’를 보여주며 그의 디자인 세계를 더욱 강하게 인식시켜주는 중요한 매개체가 되고 있다.
릭 오웬스는 자신의 패션 컬렉션을 연출하는 데 있어 일상적인 캣 워크를 벗어나 디자인 아이디어의 변환과 확장을 보여주었다. 그는 웨어러블하고 상업적인 의상을 파격적이고 실험적인 퍼포먼스를 동반한 패션쇼의 형태로 선보여 미디어와 대중의 이목을 집중시키며 디자인 영감의 창발적 표현을 보여주었다.
릭 오웬스는 2012 F/W 여성복 컬렉션에서 무대배경의 금속 구조물에서 불길이 타오르게 하여 원시부족의 의식을 연상시키는 효과를 주었고, 2013 S/S 여성복 컬렉션에서는 무대 위로 비누거품이 흘러내리며 바닥에 구름 같은 효과를 주었는데, 마치 구름 위에 떠 있는 것 같은 착시효과를 주어 그가 컬렉션에서 표현하고자 했던 ‘가벼움’의 이미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였다.
2014 S/S 남성복 컬렉션에서는 에스토니아의 펑크 메탈 밴드 위니 푸아(Winny Puhh)의 멤버들이 무대의 중앙을 차지하고 아방가르드한 음악 연주를 하는 사이에 모델이 빠른 걸음으로 무대의 좌우 양 끝에서 워킹을 하여 강렬한 인상을 주었다<Fig. 21>. 같은 시즌 여성복 컬렉션에서는 스텝핑 팀을 기용하여 에너지 넘치는 역동적인 군무를 선보였다<Fig. 22>. 현지 언론에서는 '탭댄스를 추는 브라운 걸들이 패션쇼장을 점령했다'고 전했고, '패션이 가지고 있는 특권의식을 모두 내려놓은 잔혹한 쇼'라고 표현했다(Byng, 2013). 화난 듯한 얼굴표정, 발을 구르며 격렬한 춤을 추는 모습은 흡사 원시 부족을 연상시켰는데, 여기서 모델은 원초적인 강력한 힘을 가진 존재가 되며 인종과 인체에 대해 패션계에 뿌리 깊은 편견을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
Ⅴ. 결론
들뢰즈의 철학은 철학 뿐 아니라 정치, 문학, 예술 분야 등 다양한 학문 분야에서 담론의 지평을 넓히며 논의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으며 현대적 관점에서 해석되고 있다. 본 연구는 현대의 지적, 문화적 장 형성에 큰 영향을 끼친 들뢰즈의 철학 개념 중 리좀을 중심으로 들뢰즈의 철학을 살펴보고 이를 토대로 디자인 창작에 적용시켜 독창적인 디자인과 패션쇼로 유명한 릭 오웬스의 디자인을 고찰하였다.
리좀은 땅속 줄기식물을 지칭하는 용어를 들뢰즈가 철학적으로 적용시킨 개념으로 서열적이고 수직적인 구조의 수목체계와 달리 처음도 끝도 없는 망사조직으로 중심이나 경계가 없이 복합적이며 가변적인 세계관을 기반으로 한다. 들뢰즈와 가타리가 주장한 리좀의 구성원리는 연결접속과 이질성의 원리, 다양체의 원리, 탈기표적 단절의 원리, 지도그리기와 전사술의 원리가 있다.
들뢰즈의 철학 개념 중 리좀과 연관해서 고찰할 수 있는 개념으로 탈영토화, 다양체 이론, 생성 이론을 살펴보았다. 첫째, 탈영토화 이론에 의하면 특정한 중심이 없는 리좀은 절대적인 탈영토화의 선인 탈주선을 통해 탈코드화, 탈영토화되며 새롭게 변신한다. 리좀의 접속과 이질성의 원리와, 탈기표적 단절의 원리와 연계되며 ‘탈경계성’으로 정리할 수 있다. 둘째, 다양체 이론은 하나의 척도로 환원되지 않는 이질적인 것의 집합으로 무언가 하나가 더해져서 전체의 의미를 달라지게 하는 다양성을 말한다. 리좀의 접속과 이질성의 원리와, 다양체의 원리와 상통하며, 리좀의 ‘유동성, 개방성’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셋째, 생성 이론은 어떤 존재가 다른 존재가 되는 것을 말하는 ‘되기’의 개념으로 리좀 내의 새로운 증식과 변화과정에서 발생한다. 리좀의 탈기표적 단절과 지도그리기와 전사의 원리로 설명할 수 있으며, 리좀의 ‘변환, 확장성’으로 정리할 수 있다.
리좀의 개념을 들뢰즈의 철학과 연계해서 도출한 세 가지 핵심 아이디어인 탈경계성, 유동성과 개방성, 변환과 확장성을 중심으로 릭 오웬스의 디자인 특성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탈경계성은 패션, 건축, 음악 등 창작의 분야를 가리지 않는 탈경계의 창작활동과 탈 경계의 협업으로 나타났다. 또한 하나의 코드나 취향으로 환원되지 않는 탈코드화된 디자인과 구조의 해체와 재구성을 통한 탈 구조화된 디자인이 특징적으로 나타났다.
유동성과 개방성은 영감의 리좀적 수용과 이질 요소의 혼재성과 개방성으로 나타났다. 릭 오웬스는 다양한 방향으로 접속하며 뻗어가는 리좀과 같이 문화에 대한 혜안을 토대로 디자인 영감을 흡수했으며 아이디어의 확장을 통해 수평적 다양성과 개방성의 디자인을 보여주었다. 또한 디자인 표현에 있어 시간과 가치, 성 등의 요소가 혼재되고 개방된 양상을 보였다.
변환과 확장성은 창의적 ‘-되기’의 표현과 실험적인 패션쇼 연출이 특징적으로 나타났다. 창의적 ‘되기’의 상황을 통해 아이디어를 확장시키거나 디자이너의 존재감을 강조하였고, 패션쇼에 있어 실험적 퍼포먼스를 통해 디자인 영감의 창발적 표현과 확장을 보여주었다.
트랜드에 구애받지 않으면서 다양한 영감을 흡수하여 독창적인 디자인 세계를 보여준 릭 오웬스의 창의적 발상과 디자인을 리좀의 개념을 통해 고찰한 결과, 아이디어 발상과 표현에 있어 종단과 횡단을 거듭하여 접속하며 새롭게 변이되는 리좀의 양상을 고찰할 수 있었다. 리좀의 다양한 방향으로 뻗어가는 파생이 경계를 부정하는 확산적 사고와 이전의 모델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개체의 탄생을 가능하게 하는데, 바로 이 과정이 오늘날창의적 표현을 위해 필수적인 융합과 통섭의 개념으로 귀결됨을 알 수 있었으며 리좀의 개념이 창의적 아이디어를 해석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될 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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