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사회에서 나타난 타투 행위에 대한 질적 연구 : 국내 MZ세대를 중심으로
Abstract
In contemporary society, tattooing is used as a means of expressing one's identity and beliefs. Recently, the image of tattoos has become positive, as tattoos are now actively consumed by the MZ generation. This study conducted in-depth interviews with 12 adults with tattoos. The purpose of this research was to examine the motivation for getting tattoos (RQ1), the symbolic meaning in tattoo design (RQ2), and the psychological experience after getting tattoos (RQ3). The result of RQ1 showed that participants have intrinsic and extrinsic motivations for getting tattoos. The main reasons are to identify with a celebrity, overcome mental trauma, and pursue an ideal self-image. In the case of RQ2, the design of tattoos varied widely from person to person, and the symbolic meaning contained within them was mainly related to the self. According to the result of RQ3, getting a tattoo has many positive psychological functions: it can help people to relieve their stress, improve self-attachment and satisfaction, and create a bond with the tattoo artist. This study contributes to the understanding of tattoo behavior, which is popular among the young generation nowadays. In particular, this study is significant in that it identified the psychological functions of tattoos based on various emotions experienced by participants after tattooing.
Keywords:
motivation, MZ generation, psychological experience, qualitative study, symbolic meaning, tattoo behavior키워드:
동기, MZ세대, 심리적 경험, 질적 연구, 상징적 의미, 타투 행위Ⅰ. 서론
신체 장식을 통해 자기 정체성을 표현하려는 현대인이 증가함에 따라 국내 기준 타투를 한 사람의 수는 1300만 명을 넘어서게 되었다(Kim, 2020). 타투(tattoo)는 피부에 상처를 내고 염료를 부어 무언가를 새긴다는 점에서 문신과 유사한 의미로 사용되고 있으며, 현대사회에서 개인의 미의식을 표현할 수 있는 대표적인 신체 장식 행동에 해당한다. 타투는 바늘로 피부를 찌르는 고통을 수반한다는 점에서 다소 가학적인 성격을 지니지만 신체에 새겨진 문양을 통해 아름다움뿐만 아니라 개인에게 중요한 의미를 담아내는 도구로도 활용되고 있다. 타투는 원시시대부터 시작되어 현대에 이르기까지 오랜 시간에 걸쳐 변화되어왔으며, 주술적인 의례로 활용되기도 하고 장식으로서 미학적 의미를 지니기도 한다(Nam, 2018).
오늘날 타투는 젊은 연령층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2019년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진행한 한 조사에 따르면 20대와 30대에서 각각 26.9%와 25%가 타투 시술을 받은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타투 시술 유경험자의 시술 평균 횟수는 2.25회로 최근 1년 이내에 시술을 받은 비율이 약 40%를 넘는 것으로 집계되었다(Yoon, 2021). 소위 MZ세대라고 불리는 젊은 성인층에서 타투가 주목받게 된 것에는 사회관계망서비스(Social Network Service; SNS)의 역할이 크게 작용하였다. SNS를 통한 콘텐츠 소비가 취미인 MZ세대의 경우 가수, 외국 연예인, 패션 인플루언서와 같은 유명인사의 영상을 통해 자연스럽게 타투를 접하게 되었다. 실제로 패션 아이콘으로 부상한 유명스타들을 중심으로 타투에 대한 선호가 증가하고 있으며, 이들을 추종하는 젊은이들에 의해 타투가 모방되고 있다(Kim & Geum, 2016; Seo, 2013). 이처럼 미디어를 통한 타투의 노출은 타투가 더 이상 하위문화에 국한되지 않고 주류 문화와 중산층에 대한 접근을 빠르게 확장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Thompson, 2019).
한편 타투는 20세기 중반 이후 스트리트 패션스타일을 통해서 도입되어, 스트리트 스타일의 대중화와 함께 꾸준히 성장하여 현대적인 패션 아이템으로 자리매김하였다(Yun & Yoo, 2001). 타투는 의복과 마찬가지로 자기 자신을 표현하는 적극적인 수단인 동시에 하나의 패션으로 인식되고 있다(Pesapane, Nazzaro, Gianotti, & Coggi, 2014). 패션 아이템으로서 타투는 의복 착용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데, Mun, Janigo & Johnson(2012)에 따르면 타투는 개인의 의복 구매뿐만 아니라 착용 스타일에 영향을 미치며 타투 소지자는 의복 착용상황에 따라 타투를 선택적으로 노출, 은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 타투는 소비하며 즐기는 감성의 개념으로 다루어지며 개인적인 미적 취향에 따라 디자인과 색상을 선택할 수 있다는 점에서(Shin & Jeong, 2019) 패션 그 자체이자 다른 사람과 차별화될 수 있는 장식품으로서의 의미를 지닌다고 볼 수 있다(Kang, 2008). 이러한 시대적 흐름 속에서 타투는 대중들에게 ‘혐오스러움’이나 ‘거부감’의 상징이 아닌 개인의 가치관을 반영하는 신체 장식이자 치장의 하나로 인식되고 있다(Kim & Kang, 2015; Nam, 2018).
타투를 주제로 한 기존의 선행연구를 살펴보면 문신, 헤나와 혼용되어 타투의 표현적 특성을 조사하거나 상징적 의미를 탐색하는 국내외 연구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Hong & Geum, 2012; Kim & Kang, 2015; Kjeldgaard & Bengtsson, 2005). 또는 시대적 관점에서 과거로부터 변화되어온 타투의 문화적 의미를 고찰하거나(Kang, 2008) 특정 문화권이나 지역에서의 타투의 의미와 인식에 관한 연구가 수행된 바 있다(Cho, 2002; Kim & Ha, 2018b; H. J. Lee, 2007). 최근에 이르러 타투에 대한 현대인의 인식을 조사하거나(Beak & Park, 2017) 대학생을 중심으로 타투 인식에 영향을 주는 요인과 모방 행동 등을 규명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으나(Jeon & Kim, 2018; Kim, 2018) 젊은 소비층에서 확산되고 있는 타투 소비문화를 심층적으로 이해하기에는 유관 연구가 양적, 질적으로 많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본 연구에서 주목하고자 하는 MZ세대는 가치 소비부터 과시 소비까지 다양한 소비 성향이 공존하는 세대로서 자신에게 중요한 가치관에 따라 소비를 즐기며, 늘 새로운 경험을 탐색하고 도전한다는 특성을 지닌다(Hong & Kim, 2021). 이전 세대와 구별되는 MZ세대의 소비 성향을 미루어볼 때, 타투를 소비하고 경험하는 과정에서도 기존 세대와의 공통점, 차이점이 나타날 수 있다. 이에 본 연구는 MZ세대를 중심으로 현대사회에서 나타나는 타투 문화를 살펴봄으로써 과거 부정적 이미지가 강하던 타투가 MZ세대에게는 어떠한 대상으로 인식되고 있으며, 타투라는 소비 행위가 그들의 삶에 미치는 영향을 전반적으로 탐색하고자 한다. 구체적으로 MZ세대가 타투를 소비하는 배경과 동기를 이해하고, 타투 디자인에 내재된 의미를 밝힘으로써 현대사회에서 타투의 기능과 역할을 파악할 것이다. 또한 타투를 통해 얻게 된 결과적 산물로서 그들이 겪은 심리적 경험을 조사하여 타투의 주 소비층인 MZ세대에게 있어서 타투의 현대적 의미를 고찰하고자 한다. 특히 본 연구는 타투를 경험한 일반인뿐만 아니라 타투를 직업으로 하는 타투이스트를 대상으로 일대일 심층면접을 진행함으로써 현대사회의 소비 대상으로서 활용되고 있는 타투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반영하고자 하였다.
Ⅱ. 이론적 배경
1. 타투의 정의와 역사
타투의 사전적 정의는 살갗을 바늘로 찔러서 먹물 등의 물감으로 그림이나 글씨 등의 무늬를 새김 또는 그렇게 새긴 것을 의미한다(Research Institute of Korean Studies[RIKS], 2009). 우리말로는 문신이라고 하지만 타투와 문신을 동격의 의미로 사용하고 있지는 않다(Beak & Park, 2017). 순수예술에서 발달되어 온 타투와는 달리 문신은 과거 형벌의 한 종류로 ‘신체에 새긴 글자라는 의미’를 지닌다(Song & Park, 2007). 이러한 점으로 인해 타투는 소비자들이 긍정적인 이미지를 가진 용어로 인식하는 반면 문신은 다소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Song & Park, 2007). 또한 타투를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자신의 몸에 거리낌 없이 새기는 젊은 세대에서는 문신보다는 감성 타투, 컬러 타투 등의 용어를 주로 사용하고 있다(Seo, 2013; Shin & Jeong, 2019). 이에 본 연구는 살갗을 바늘로 찔러서 물감으로 어떠한 무늬를 새기는 행위를 타투로 정의하고, 최근 MZ세대를 중심으로 타투가 적극적으로 수용되고 소비되는 현상에 주목하고자 한다.
타투는 인류 역사와 함께 발전되어왔으며 지역이나 민족에 따라 타투의 의미에는 차이가 존재한다. 과거에 타투는 주술적, 종교적 의미와 함께 성적으로 성숙한 성인이 되었다는 표현으로 사용되기도 하였고,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신체 장식의 역할을 수행하기도 하였다(Anawalt, 2009). 한국의 경우 고대 삼한 시대에 문신이 존재하였으나, 한반도 중부와 남부 일부 지역에 한정적으로 나타난 문화 현상이었다(Cho, 2002). 조선시대에는 형벌의 한 방법으로 문신이 사용되었으며, 다른 형태의 문신 습속 중 하나로 연인이 상대방의 이름을 서로의 팔뚝에 새기는 연비라는 문신이 존재했다(D. Lee, 2007). 그러나 문신을 부정적으로 여기는 문화적 환경과 자연적 환경으로 인해 예로부터 한국은 대표적인 비(非)문신사회 국가에 해당하였다(D. Lee, 2007). 실제로 한국은 타투 혹은 문신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하여 신체에 문신이 있을 경우 출입이 제한될 수 있을 만큼 문신에 대한 인식이 매우 부정적이었다(Nam, 2018). 유교적 사상인 신체발부 수지부모를 바탕으로 문신을 바라보는 부정적인 시선이 사회 전반에 걸쳐 남아있으며, 과거 형벌을 위한 문신이나 조폭 문신과 관련된 부정적 인식이 지배적이었다(Kim & Ha, 2018a).
그러나 2000년대 이후 미디어에서 나타나는 유명인들의 타투는 타투에 대한 대중의 부정적인 인식을 변화시켰으며, 미디어에서의 잦은 노출로 타투에 익숙해진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모방 행동이 나타나기 시작하였다(Kim, 2018). 20-30대가 주축이 되는 젊은 소비자들에게 타투는 개성과 멋을 표현하는 수단이며, 그들은 눈썹 문신 같은 반영구 화장을 포함하여 타투를 적극적으로 소비하는 세대가 되었다. 이처럼 오늘날 타투는 한국을 비롯하여 전 세계적으로 인기리에 수용되고 있으며, 타투에 대한 부정적 인식 개선과 규제의 완화 덕분에 개인은 자아 표현을 위하여 자신이 원하는 대로 타투를 선택할 수 있게 되었다(Deter-Wolf, Robitaille, Krutak, & Galliot, 2016; Kim, 2018).
2. 타투의 동기와 상징성
타투의 동기는 개인적인 요인으로 인해 내재적으로 일어나기도 하고, 외부의 영향으로 인해 외재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먼저 Kim & Kang(2015)의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은 공포나 나약함에서 벗어나 자신의 신체를 스스로 컨트롤하여 통제성을 얻기 위한 목적으로 타투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Kim & Ha(2018a)의 연구에서는 주로 자기만족 혹은 자신을 어떠한 이미지로 표현하기 위한 신체 장식의 한 방법으로 타투를 수행한다고 하였다. Dey & Das(2017)는 타투를 통해 어떠한 문제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개인적인 믿음에서 타투의 동기가 나타난다고 하였다. 한편 젊은 세대의 경우 유명인에 대한 모방이나 유행 현상에 동조하는 외재적 요인에 영향을 많이 받게 되는데, Kim(2018)과 Lee(2020)의 연구에 따르면 유행에 민감한 대학생들은 대중 스타 혹은 인플루언서의 타투를 긍정적으로 인식하고 이를 모방하는 경향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타투 디자인에는 개인적으로 드러내고 싶은 상징적 대상이나 사적인 의미가 투영되어있다. Kim & Ha(2018a)는 타투의 문양, 색상, 크기, 위치 등과 같은 타투의 디자인 요소에 삶의 경험과 정체성의 상징이 반영되어있으며, 이는 공적 페르소나를 구성하는 기호 체계로 볼 수 있다고 하였다. 또한 Buss & Hodges(2017)는 타투를 선택하고 받고 착용하는 것이 상징적인 삶의 일부가 될 수 있다고 보았으며, 타투 행위가 지닌 의미는 시각적 이미지를 통해 자신 내면 깊은 곳의 무의식과 관념을 밖으로 표출하는 것에 있다고 주장하였다. 실제로 사람들은 타투에 상징성을 부여하기 위한 방법으로 개인화를 따르며, 주로 타투 디자인에 자신만의 모티프를 부여하거나 자신의 개인사와 연결시킨다(Kjeldgaard & Bengtsson, 2005).
여러 선행연구를 바탕으로 본 연구는 MZ세대가 타투를 처음으로 하게 된 계기와 무엇에 영향을 받았는지 등을 조사함으로써 현대 타투에 대한 젊은 소비층의 인식과 함께 타투를 하게 되는 내재적, 외재적 요인을 다방면으로 탐색해보고자 한다. 나아가 타투가 새겨진 위치 및 다양한 타투 디자인 요소들을 중심으로 그 안에 내재된 상징적 의미를 알아봄으로써 현대 타투가 타투 소유자의 자아, 정체성, 가치관 등을 비롯한 개인의 삶과 어떠한 관련성이 있는지 질적으로 탐구하고자 한다.
3. 타투가 지닌 다양한 기능
타투는 몸이라는 매체를 통해 자기 자신을 표현하는 기능을 가진다. Chung & Kim(2003)의 연구에서 타투는 자기 정체성에 대한 표현에 중점을 둔 것으로 인간의 내적인 욕구, 자신의 이상을 신체에 드러내는 예술적 표현으로 보았다. 개인의 정체성과 통합된 타투는 자신의 자아와 내면 감정을 표현하는 적극적인 방식 중 하나이며, 상대방에게 자신의 이미지를 통찰할 수 있도록 만드는 수단이다(Thomson, 2018). Johnson(2007)의 연구에서도 타투는 개인의 생각, 신념, 사랑 등을 표현하는 가장 영구적인 형태이며, 자기 자신의 감성을 관찰하거나 타투를 통해 다른 사람과의 감정적인 소통이 일어난다고 보았다.
타투는 미적 표현의 수단으로 이용되기도 한다. 미적 표현은 아름다운 물체나 물질을 가지고 인체를 장식하려는 본능적인 장식적 욕구에서 시작되며, 이를 위해 아픔을 감내하면서도 몸에 타투를 하는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Kim, 1998). 타투는 살아있는 나의 몸의 표현이자 자신의 몸을 통해 생성해내는 미적 표현이라고 인식되고 있다(Oh & Park, 2013). 또한 타투는 개인의 미적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으며, 신체적 결함을 보완하는 수단으로 사용될 수 있기 때문에 미학적인 유용성이 크다는 장점이 있다(Beak & Park, 2017). 사람들은 개인적인 취향에 따라 타투의 디자인과 색상을 선택할 수 있으며(Shin & Jeong, 2019), 특히 색상은 미적 가치와 자신의 내면을 표현함과 동시에 이미지를 구체적으로 표현해냄으로써 미적 가치를 높일 수 있기 때문에 예술적 표현을 가능하게 한다(Buss & Hodges, 2017).
한편 타투는 자신의 개성을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수단인 동시에 결과적으로 자기 이미지 평가에도 영향을 미친다. Thompson(2018)은 타투 행위를 통해 이전에는 부정적인 이미지로 인해 수용할 수 없었던 자신의 신체 일부를 수용하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신체 이미지를 변화시킬 수 있었다고 하였다. Kluger(2017)의 연구에서는 타투를 소유한 피부 질환 환자의 80% 이상이 타투가 자아와 신체 이미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인식한다는 결과가 있었다. 또한 Nam(2018)의 연구에 따르면 타투는 심리적인 부분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되었는데, 타투는 본인이 누구인지와 어떻게 살 것인지와 같은 삶에 대한 다짐과 주체성에 대한 확신을 갖게 하는 긍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아가 타투는 치유의 기능도 지니는데, Alter-Muri(2020)의 연구에서는 타투를 미술 치료의 한 부분으로 인식하였으며 타투를 통해 자해를 예방하거나 타인과의 소통, 정체성, 자존감 등 정신적인 부분의 치료와 회복을 기대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러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미루어볼 때, 타투는 자신의 개성과 취향을 미적으로 표현하는 하나의 방법이자, 결과적으로는 개인의 심리적 혹은 정신적인 부분에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다줄 수 있는 행위로 인식된다. 본 연구에서는 이러한 관점을 확장하여 타투 행위를 통해 경험하게 되는 개인의 심리적, 감정적 반응에 대해 집중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구체적으로 타투가 개인의 신체 이미지, 자아 형성, 타인과의 관계 등 개인의 삶에 미치는 영향을 심리적 관점에서 살펴봄으로써 현대사회에서 나타난 타투 행위에 대한 깊이 있는 해석을 도모하고자 한다.
Ⅲ. 연구문제 및 연구방법
1. 연구문제
본 연구는 오늘날 자신의 개성을 가시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장식 행동이자 패션 및 미용 문화의 하나로 확장되고 있는 타투 행위를 다면적으로 탐색하고자 한다. 기존에 수행되었던 타투 연구는 주로 타투의 기원, 역사, 디자인, 패션으로서의 타투 등 주로 타투의 조형적 특성에 중점을 두고 있어(Kang, 2008) 타투의 대중화를 이끈 젊은 세대의 타투 문화를 이해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이에 본 연구는 타투 행위에 담긴 개인적, 사회문화적 의미를 다양한 각도에서 고찰하기 위하여 국내에 거주하는 20-30대 성인 소비자를 대상으로 심층면접을 진행하여 타투를 하게 된 동기부터 자신이 새긴 타투 디자인에 담긴 상징적 의미와 타투 행위의 결과로서 얻게 된 심리적 경험에 대하여 알아보고자 한다. 구체적인 연구문제는 다음과 같다.
- 연구문제 1. 타투를 하게 된 동기를 알아본다.
- 연구문제 2. 타투 디자인에 내재된 상징적 의미를 알아본다.
- 연구문제 3. 타투 행위를 통해 얻게 되는 심리적 경험에 대해 알아본다.
2. 자료의 수집
본 연구는 국내에 거주하는 MZ세대의 타투 행동을 조사하고자 타투 시술을 받아본 경험이 있는 만 20세에서 39세까지의 남성과 여성을 대상으로 일대일 심층면접(in-depth interview)을 시행하였다. 심층면접법은 연구주제에 대해 집중적으로 질문을 할 수 있는 것으로 그동안 은폐되어 온 개인의 경험에 대해 구체적이고 깊이 있는 이해를 얻을 수 있을 뿐 아니라 개인이 가지는 경험이 어떠한 의미를 가지는가를 알 수 있는 방법에 해당한다(Lee & Shin, 2005). 초기 5명은 목적표집법(purposive sampling)을 통해 모집하였으며, 이후 7명은 눈덩이표집법(snowball sampling)으로 모집하였다. 동일하게 타투를 했을지라도 타투에 대한 관여도가 각기 다르며 일반인 참여자만으로는 타투에 내재된 다양한 의미를 파악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 판단하여 타투이스트 4명을 면접 대상으로 포함하였다. 본 연구는 인간을 대상으로 하는 연구로서 대학의 생명윤리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승인을 받은 후(IRB No. 2102/003-016) 일대일 심층면접을 진행하였다. 자료의 수집은 2021년 03월 01일부터 2021년 03월 22일까지 약 3주간 순차적으로 진행되었으며, 카페, 타투 작업실, 학교 등 연구참여자가 원하는 곳에 연구자가 방문하여 일대일 심층면접을 진행하였다. 총 12인이 심층면접에 참여하였으며 본격적인 면접을 진행하기에 앞서 연구참여자에게 본 연구의 목적과 진행 순서에 대하여 충분히 전달하였다. 12명의 연구참여자의 개인적 특성은 <Table 1>과 같다.
심층면접의 질문지는 연구참여자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인구통계학적 특성과 타투 개수, 위치, 문양, 색상 사용 여부 등을 묻는 도입 질문과 함께 본 연구에서 제안한 연구문제별로 관련 질문들을 구성하였다. 연구문제 1은 국내 MZ세대의 타투에 대한 동기를 탐색하기 위한 것으로 미국 MZ세대의 타투 문화를 다룬 Alter-Muri(2020)의 연구와 한국인의 타투 동기와 문화에 대해 조사한 Kim & Ha(2018a)의 연구를 참고하여 타투를 하게 된 계기와 영향 요인, 타투에 대한 개인적 인식 등을 조사하는 질문을 구성하였다. 연구문제 2는 타투 디자인에 내재된 상징적 의미를 파악하기 위한 것으로 타투의 상징성에 대한 선행연구(Kim & Kang, 2015; Shin & Jeong, 2019)를 바탕으로 면접 질문을 구성하였다. 마지막으로 연구문제 3은 타투 소비를 통해 경험한 심리적, 감정적 변화를 이해하기 위한 것으로 타투 소유자의 가치관(Nam, 2018)과 욕망, 중독과 같은 타투 행위의 심리적 기능에 대해 조사한 Ko(2017)의 연구 결과를 참고하여 면접 질문을 구성하였다. 마지막으로 연구참여자 중 타투이스트의 경우 일반 소비자보다 타투에 대한 관여도가 상대적으로 높다는 특성을 고려하여 최근 유행하는 타투 스타일과 트렌드와 함께 타투이스트로서 경험한 개인적인 사건들을 공유할 수 있는 질문을 포함시켰다. 심층면접을 위한 질문의 구성은 <Table. 2>와 같다.
일대일 심층면접의 경우 면담이 진행되는 상황과 참여자의 성향, 경험 수준 등에 따라 면담의 깊이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반 구조화(semi-structured)된 질문지를 중심으로 하여 연구참여자가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도록 개방형으로 질문하였다. 특히 질적연구는 연구참여자의 입을 통해 자유롭게 흘러나오는 이야기가 훨씬 신뢰성이 있으므로(Spradley, 1979) 연구문제 2와 연구문제 3의 경우 특정 사건이나 기억을 회상할 수 있는 시간을 충분히 제공하여 연구참여자의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한 진솔한 응답이 도출될 수 있도록 하였다. 각 면접 내용은 연구참여자의 동의하에 녹음되었으며, 총 면접시간은 연구참여자의 타투 관심도에 따라 최소 40분에서 최대 1시간이 소요되었다. 일대일 심층면접의 내용은 모두 필사하여 분석에 사용하였다.
3. 자료의 분석
심층면접의 내용은 귀납적 접근 방식의 하나인 주제분석(thematic analysis) 방식을 사용하여 분석하였다. 주제분석은 근거이론이나 현상학처럼 정형화된 방법은 아니지만 질적 연구에서 가장 흔하게 사용되는 방법 중 하나로(Bryman, 2008) 면접 자료에 근거하여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주요 패턴에 대해 기술할 뿐만 아니라 중심주제들 간의 관련성을 확인하고 해석하는 방법이다(Braun & Clake, 2006).
먼저 자료 분석을 위한 기초 단계로서 심층면접의 내용을 본래의 뜻이 왜곡되지 않도록 최대한 있는 그대로 전사하였다. 이후 Kim & Kwon(2015)의 연구를 참고하여 전사된 텍스트를 반복적으로 읽으며 주제(themes)와 하위주제(subthemes)를 산출하고 이를 다시 텍스트에 적용하여 주제와 하위주제의 의미를 분석하였다. 이때 주제와 하위주제는 전사된 텍스트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모티브(motif)에 해당한다. 산출된 중심주제마다 하위주제와 연구참여자를 교차시켜 행렬표(matrix)를 만들고 각 연구참여자 답변을 행렬표에 배치시켰다. 그 다음으로 각 하위주제별로 나타나는 질적 자료의 의미를 분석하고 공통점과 차이점을 유목화하는 과정을 통해 의미 단위를 추출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타투를 하게 된 동기, 타투디자인에 담긴 상징적 의미, 타투 행위를 통해 얻은 심리적 경험으로 중심주제를 나눌 수 있었고, 각 주제별로 의미 단위를 중심으로 구성된 하위주제들이 포함되었다.
나아가 본 연구는 질적 연구의 방법론적 신뢰성과 타당성을 확보하기 위해서 Lincoln & Guba(1985)가 제시한 진실성(truth value), 적용성(applicability), 일관성(consistency), 중립성(neutrality)을 평가 기준으로 적용하였다. 첫째, 진실성을 밝히기 위해 연구참여자 중 9명에게 본 연구에서 분석한 중심, 하위주제를 보여주고 9명 모두에게 연구 결과에 있어 왜곡되거나 진실되지 않은 부분이 없다는 지지와 동의를 얻었다. 둘째, 본 연구가 다른 유사한 상황에서도 적용 가능한지 질적연구 경험이 있는 의류학 박사학위 소지자 2명, 연구 비참여자지만 타투 경험이 있는 2명에게 연구 결과를 보여주고 4명 모두에게 본 연구의 결과가 유사한 상황에서 적용 가능하다는 것을 확인받았다. 셋째, 연구 결과의 일관성을 위해 연구자 3인이 3주의 시간 차이를 두고 연구 자료를 최소 3번에 걸쳐 검토하는 과정을 거치고, 질적 연구의 경험이 있는 의류학 박사학위 소지자 2명에게 5쪽 분량에 해당하는 코딩표 일부를 의뢰하였다. 그 결과, 의뢰인의 해석이 본 연구의 결과와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해석의 일관성을 위해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의견은 참조하였다. 마지막으로 연구 중립성을 확보하기 위해 3인의 연구자는 각 연구자가 제시한 연구 결과에 대해 교차 확인하여 편향성, 선입견 그리고 주관적인 판단이 나타나는 결과를 제외하거나 수정함으로써 참여자의 경험에 대해 객관성을 유지하고자 하였다.
Ⅳ. 결과 및 논의
1. 타투를 하게 된 동기
본 연구는 MZ세대가 타투를 처음으로 하게 된 동기에 대해 알아보고자 하였다. 처음 타투를 하게 된 결정적인 사건과 타투를 하고 싶게 만드는 내재적, 외재적 요인 등을 중심으로 타투를 하게 된 동기를 폭넓게 살펴보았다. 주제분석 결과, 타투를 하게 된 동기는 크게 ‘동경하는 유명인과의 동일시’, ‘정신적 내상 극복을 위한 자발적 의지’, ‘이상적 자아 이미지 실현’으로 구분할 수 있었다.
Dey & Das(2017), Kim(2018) 등 다수의 선행 연구의 결과와 마찬가지로 평소 긍정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던 유명인의 타투를 보고 타투에 대한 거부감과 편견이 줄고, 자신의 몸에도 타투를 새기게 된 응답자들이 확인되었다(응답자 E, J). 유명인의 몸에 새긴 타투의 도안, 위치, 스타일 등을 모방하며 자신의 상황과 의미에 맞게 수정 또는 보완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중학생 때 TV에서 가수 브라운아이드걸스의 별모양 타투를 봤거든요. 그걸 보고 친구와 같이 타투를 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어요.” (응답자 E)
“제가 음악에 관심이 많은데 좋아하는 뮤지션들이 타투를 많이 했거든요. 그래서 어릴 때부터 좋아하는 뮤지션의 타투를 따라서 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었어요. 뮤지션의 타투 위치를 따라한다거나 디자인을 제 스타일로 바꿔서 해요.” (응답자 J)
응답자 J의 경우 자신이 좋아하는 뮤지션을 보고 그들을 동경하는 마음으로 학창시절 내내 타투를 하고 싶었으며, 그들이 새긴 위치를 따라서 타투를 하거나 타투 디자인을 유사하게 따라함으로써 뮤지션에 대한 동경의 표현과 그들과의 일치감을 느낄 수 있다고 응답하였다.
타투를 새기는 또 다른 동기는 개인적으로 경험한 정신적 내상을 극복하고자 하는 자발적인 의지의 표현으로 확인되었다.
“회사에서 왕따 당하고 힘들고 우울했는데. 타투라도 해야겠다고 불현듯 생각했어요. 우울을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이라 생각했고 행동으로 옮겼어요.” (응답자 D)
“불안장애랑 공황장애가 심해서 입원을 했었어요. 예민하고 불안했었는데, 생각해보니 타투는 아픔을 참아야 하잖아요. 아픔을 견디는 큰 용기가 필요한 일이기 때문에 타투를 통해서 용기를 얻을 겸 타투를 하겠다고 결심한 것 같아요.” (응답자 F)
미국 MZ세대를 대상으로 연구한 Alter-Muri(2020)의 연구와 동일하게 국내 MZ세대 또한 타투를 정신적인 치료와 회복의 계기로 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들은 자신의 정신적인 상처를 숨기려고 하기보다는 몸에 남김으로써 적극적인 행동으로 자신의 상처를 치유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응답자 D의 경우 직장 생활로 인한 우울함을 극복하기 위해 평소에 조금은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했던 타투를 새김으로써 어려움을 회복하고자 하였다. 응답자 F는 정신적 장애를 심각하게 겪었던 참여자로 육체적 고통이 수반되는 타투를 함으로써 아픔을 견디는 경험을 통해 정신적 상처를 극복할 용기를 얻을 수 있었다고 응답하였다.
자신이 원하는 이상적 이미지를 형성하고 이러한 이미지를 타인에게 의도적으로 보이기 위해 타투를 하는 것은 MZ세대의 가장 핵심적인 동기인 것으로 나타났다.
“처음에는 무언가 특별한 의미를 담아보자는 생각도 있었는데 사실 그냥 멋있다, 쿨하다는 걸 보여주고 싶은 게 가장 컸던 것 같아요. 남들이 봤을 때 나를 어떤 사람으로 봐줬으면 좋겠다는 게 타투에 담긴 거죠.” (응답자 C)
“제가 평소에 항상 웃고 있고 그러다 보니까 사람들이 만만하게 보는 게 있었어요. 그게 싫으니까 세 보이는 이미지를 만들려고 일부러 타투를 과하게 해서 노출도 하고 계속 다른 디자인도 추가하고 그랬어요.” (응답자 K, 타투이스트)
참여자들은 패셔너블(fashionable), 세련된(sophisticated), 강인한(powerful), 힙(hip)과 같이 타인에게 보여주기 위한 특정 이미지를 연출하기 위한 수단으로 타투를 새기는 것으로 확인되었다(응답자 C, K). 즉, 참여자들은 타투에 무언가 심오한 의미를 담기보다 가벼울지라도 자신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가치관이나 이미지를 투영하고, 이를 타인에게 거리낌 없이 표현하는 것을 알 수 있다.
2. 타투 디자인에 내재된 상징적 의미
본 연구는 타투에 내재된 상징적 의미를 탐구하기 위해 타투의 전체적인 도안, 레터링, 색상과 같은 디자인 요소에 주목하였다. 주제분석 결과, 타투 디자인에 내재된 상징적 의미에 대한 하위주제는 ‘가치관과 신념의 표현’, ‘의미 있는 대상과 사건의 기록’, ‘개인의 미적 취향 표현’으로 구분되었다. 각 하위주제에 해당하는 대표 예시 두 가지씩을 <Table 3>에 구성하였다.
연구참여자 중 일부는 타투를 자신의 몸에 새기는 행위를 통해 자신의 가치관과 신념을 만들고 확립하고자 하였다. 주로 종교, 철학, 사상 등 자신의 삶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신념이 담긴 문양과 글을 새기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도안 중에서도 레터링을 통해 자신의 삶에 중요한 메시지를 담고 싶어 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레터링은 철학 수업을 들으면서 알게 된 공자님 말씀을 새긴 것이고요. 저의 가치관이나 살아가는 이유 등을 생각했을 때 생각나는 단어를 결합했습니다.” (응답자 B)
“저에게 가장 와 닿는 문구라고 생각해서 적은 것인데, 영어로 브라보 마이 라이프라고 쓴 거예요. 이 문구처럼 살고 싶다는 마음으로 하게 되었어요.” (응답자 C)
“발목 한쪽에 성경 구절을 적었거든요. 내 인생이 기독교적 여정 속에 있고, 내가 그 인생을 걸어가겠다. 라는 의미로 발목에 새겼어요.” (응답자 E)
참여자들은 자신의 몸에 새긴 글귀를 보면서 삶을 살아가는 동안 자신의 가치관과 신념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응답자 B, C, E). 응답자 E는 자신의 종교적 가치관과 대치되는 유혹 속에서도 기독교 정신을 계속해서 기억하고 지키기 위해서 십자가와 성경구절을 새겼다고 응답하였다. 이러한 결과는 과거부터 타투를 주술적, 종교적으로 사용하였다는 Anawalt(2009)의 연구와 비슷한 맥락이자 타투가 단순한 신체 장식을 넘어 자신의 신념을 표현하는 수단이라는 Mun et al.(2012)의 연구와 일치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연구참여자 중 일부는 개인적으로 경험한 의미 있는 대상 혹은 사건을 자신의 몸에 새겨서 그 순간을 기억하고자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참여자들은 자신에게 특별했던 경험이나 사건을 형상화하여 타투의 도안을 구상하였으며, 색상을 사용하는 방법을 통해 자신에게 의미 있는 것을 더욱 구체화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응답자 D, J). 응답자 D의 경우 제주도에서 살았던 삶을 오랫동안 기억하기 위해서 자신이 방문했던 장소의 경관을 도안으로 재구성하고, 그 위에 색상을 입힘으로써 그 때의 기억을 구체화하고자 했다고 응답하였다. 응답자 J 또한 여행지에서 보고 겪은 것들과 그때 느낀 감정들을 세세하게 기록하기 위한 목적으로 타투 디자인을 구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가 여름에 제주도에서 두 달 사는 동안 산을 좋아하게 되었어요. 그 때 갔던 산이나 자연경관의 능선을 겹쳐서 그렸어요. 검정색은 한라산 전체, 초록색은 한라산 뒤통수라고 하는 암벽 분기점의 능선, 파란색은 제가 머물렀던 동네의 형제 섬 능선, 그리고 흰색으로 달, 마지막으로 노란색으로 정체를 알 수 없는 무언가를 넣어봤어요. 실제로 제주도에 살면서 제 기억에 남아있는 제주를 담고 싶었어요.” (응답자 D)
“여행 간 장소, 날씨, 그리고 그 순간들이 좋았고 기억하고 싶어서 넣어서 도쿄타워를 그렸어요. 그리고 유니버설 스튜디오는 여행의 추억도 있고, 제가 해리포터를 좋아해서 넣었어요. 해리포터에 나오는 소망의 거울이랑, 행복한 기억이 있어야 쓸 수 있는 주문, 그리고 9와 3/4 승강장을 도안에 넣었어요.” (응답자 J, 타투이스트)
과거에는 타투가 몸에 영구적으로 남아서 기피되었던 것에 반해 MZ세대는 역으로 쉽게 지워지지 않는 타투의 속성에 매력을 느끼고 타투를 통해 자신의 미적 취향을 영구적으로 표현하려는 것으로 나타났다(응답자 A, F, I).
“(자신의 타투를 가리키며) 이건 우주 비행사가 아이를 만나고 있는 장면입니다. 제가 평소에 좋아하는 대상들을 다 섞어서 타투 도안에 넣어봤어요.” (응답자 A)
“색상을 빨간색으로 고른 이유는 눈에도 확 들어오고 제가 평소에 좋아하는 색이여서요. 꽃은 제가 주로 그리는 소재이고 거기에 제가 좋아하는 색을 입힌.” (응답자 F)
“타투는 지워지지 않는 것이 가장 매력적이에요. 의미보다는 제가 좋아하는 색상을 위주로 넣고 싫어하는 색상은 좀 기피하는 경향이 있어요.” (응답자 I, 타투이스트)
응답자 A는 평소 자신이 좋아하는 대상인 아이, 우주, 그리고 우주 비행사를 하나에 담을 수 있는 도안을 몸에 새겼으며, 응답자 F는 자신이 자주 그리는 소재인 꽃에 좋아하는 빨간색을 더해서 타투 디자인을 구성하였다고 응답하였다. 이처럼 개인의 미적 표현은 타투의 도안과 색상에서 뚜렷하게 나타났는데, 특히 색상의 경우 개성이나 아름다움에 대한 욕구와 그에 따른 심리적 감정을 표현하기 위하여 다양하게 활용된다는 Kim & Yang(2016)의 연구 결과가 타투에도 적용 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처럼 MZ세대는 타투에 무언가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더라도 평소 자신이 좋아하는 것, 자신이 추구하는 미적 가치, 아름다움에 대한 욕구 등을 위해 타투를 적극적으로 소비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3. 타투 행위를 통한 심리적 경험
본 연구는 타투 행위를 통해 개인이 얻게 되는 감정적 결과로서 심리적 경험에 주목하였다. 내가 원하는 무언가를 나의 몸에 새기는 혹은 다른 사람의 몸에 새겨주는 과정에서 체험하게 되는 감정부터 타투를 하게 된 후 일상생활 속에서 달라진 점과 그로 인해 느낀 감정은 무엇이었는지 등을 중심으로 12명의 심리적 경험을 다양한 관점에서 살펴보았다. 타투 행위를 통한 심리적 경험에 대한 하위주제는 ‘쾌락 추구와 기분 전환’, ‘자기애착과 자기만족’, ‘타투 소지자들과의 유대감’으로 구분할 수 있었다.
① 타투 행위 자체에서 오는 즐거움과 희열
타투 행위는 그 자체로 쾌락의 수단이 될 수 있는데, 연구참여자들이 경험한 쾌락은 육체적 쾌락과 정신적 쾌락을 모두 포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정신적 쾌락의 경우 타투에 대해 무언가를 자신의 몸에 영구적으로 새길 수 있는 행위로 인식하여 그 과정 자체에서 재미가 있다고 느끼거나 몸에 새겨진 결과물을 보고 기쁨을 느끼는 것이 포함될 수 있다(응답자 C, D). 또한 타투이스트로 활동하는 응답자 I의 경우 기분을 전환하고 싶을 때 타투를 받고 싶은 생각이 든다고 응답하였고, 본인의 몸에 새겨진 타투를 보면서 긍정적인 기분을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타투 문양에 담긴 테라피(therapy)적 기능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아픈 것은 별로 안 좋아해서 찌르는 자체는 좀 힘든데 하고 나서 보면 아름답다고 느껴져요. 내가 생각한 것을 직접 표현했다는 게 좋아요. 내 머릿속에만 있던 추상적인 것을 내 몸에 박아버렸다는 느낌. 그걸 통해 제 아이덴티티를 전할 수 있으니까 나 자신을 만들어가는 그 느낌이 좋아요.” (응답자 C)
“저한테 타투는 일기에 가까워요. 잊고 싶지 않은 무언가를 남길 수 있는 가장 영구적인 방식이에요. 타투를 받는 그 과정이 재미있어요. 타투이스트랑 이야기하면서 시술받는 것도 즐겁고.” (응답자 D)
“저는 타투가 기분 전환이 된다고 생각해요. 기분이 약간 다운되었을 때 타투를 받고 싶어지거든요. 타투를 받고 나면 기분이 좋아지고 예뻐서 좋거든요. 타투를 했을 때 기분이 전환되고 좋고 그게 타투를 볼 때마다 유지가 되니까 정서적으로 나아지는 느낌.” (응답자 I, 타투이스트)
② 육체적 고통 감수를 통한 스트레스 해소
참여자들은 몸에 문양을 새기는 과정에서 동반되는 고통을 인내함으로써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응답자 B, G, F). 응답자 B는 타투를 ‘자학’에 빗대어 설명하였고, 응답자 F의 경우 자신의 신체에 고통을 가한다는 점에서 타투와 자해가 비슷하지만 행동의 결과물이 다르기 때문에 타투가 불안을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응답하였다. 이러한 결과는 타투를 받을 때 수반되는 큰 고통이 있는데 그 고통에 온전히 집중함으로써 삶의 고민들을 잊거나 아픔을 즐김으로써 역설적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한다는 선행연구의 결과와 일치하는 바이다(Ko, 2017).
“스트레스 받을 때 타투를 하는 것 같아요. 약간 자학을 통해 스트레스를 푼다고 해야 하나? 저는 바늘 아픈 것을 크게 못 느끼는 편이라.” (응답자 B)
“몸에 상처를 내는 과정에서 고통을 느끼면 엔도르핀이 생긴다고 하잖아요. 그게 나중에 뇌에서는 쾌락으로 기억한다고 알고 있는데 그것 때문에 타투를 반복적으로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응답자 G)
“제가 자신을 해치는 행위(자해)를 했었잖아요. 타투랑 그거랑 좀 비슷하다고 생각해요. 불안이 올라오면 불안을 가감시키려고 그런 행동을 하게 되는데요. 사실 타투를 하면서 느낌이 비슷했거든요. 예전에는 자해로 상처가 남았지만 이번에는 예쁜 그림이 남았으니까 너무 잘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응답자 F)
① 자기 신체 이미지에 대한 긍정적 평가
타투는 신체 장식의 도구일 뿐만 아니라 개인이 가지고 있는 신체적 결점이나 콤플렉스를 가려주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타투 소유자들은 내가 좋아하는 것 또는 나에게 의미 있는 것을 가시적으로 드러내기도 하지만 보이고 싶지 않은 외상이나 흉터 자국 등을 은폐하기 위해서도 타투를 새기는 것으로 나타났다(응답자 A, F).
“저는 아토피 때문에 몸에 흉이 많이 있어서 반팔 입을 때 신경 많이 썼는데 이제 타투가 있으니까 나아졌어요. 원래 절대 짧은 거 안 입고 카디건 맨날 입고 그랬었는데 타투 받은 뒤로는 반팔 입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좀 줄어들었어요. 오히려 타투를 드러낼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이 들어서 당당하게 바뀌었죠.” (응답자 A)
“타투를 받고 나서 흉터가 안보이니까 당당하게 팔을 드러내게 되더라고요. 원래는 상처가 있어서 민소매 안 입었는데 이젠 입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응답자 F)
응답자 A는 아토피로 인한 흉터를 가리기 위하여 기장이 긴 옷을 착용하는 방법을 사용했으나, 타투를 받은 이후에는 오히려 더욱 신체를 드러내게 되었고 자신감을 회복하였다고 진술하였다. 이러한 점을 미루어볼 때 젊은 소비자들은 타투를 통해 자신의 결점을 극복하고 자신의 몸을 당당하게 나타내는 경향이 있으며, 타투는 개인의 미적 취향이나 개성을 표현함과 동시에 신체적 단점을 극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복과 비슷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② 자기애착의 강화
Lautman(1994)은 현대 타투에 대하여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유일하고 영구적인 것이며, 이러한 것을 소유하고 싶어 하는 개인의 소망에 의해 나타나는 상징적인 표상이라고 주장하였다. 심층면접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들은 타투를 통해 자기 신체에 대한 애착과 소유감이 더욱 강화된 것을 알 수 있었다(응답자 F, I, L). 응답자 F는 타투를 볼 때 나를 지켜주는 친구가 옆에 있는 느낌이 든다고 응답하였으며, 응답자 I는 타투가 내 몸을 더욱 특별하게 해주는 역할을 한다고 생각하였다. 또한 응답자 L의 진술을 미루어 볼 때, 타투는 무언가 새겨진 나의 신체에 대해 단순히 만족하는 것을 넘어 내가 나의 몸을 온전히 소유했다는 지각을 통해 자기 자신에 대한 각별함을 느끼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타투를 보면 너무 예쁘고 나랑 평생 같이 가야 하는 친구 든든한 느낌이 있어요. 확실히 불안한 상황이 올 때 친구가 곁에 있는 느낌이에요.” (응답자 F)
“지워지지 않는 것이 가장 매력적이에요. 작업자마다 느낌이 다르게 나타나기 때문에 내 몸에 하나밖에 없는 시그니쳐 같은 느낌도 있고.” (응답자 I, 타투이스트)
“타투를 새길 때 제 몸이 온전히 제 것인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좋아하는 것들을 새기는 건 만족감이 매우 커요. 나의 이야기와 나를 담아낼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매력 같아요. 좋아하는 것들을 몸에 새기고 싶어져요.” (응답자 L, 타투이스트)
③ 성취감에서 오는 자기만족
많은 연구참여자들은 타투 행위를 통해 자기만족(self-satisfaction)을 느낀 것으로 나타났다. 만족은 기대와 실제 성과 간의 일치 여부에 따라 변화하는 개인의 긍정적 감정 상태로, 개인의 사전 기대와 성과가 일치하거나 성과가 더 높은 경우 만족감을 지각하게 된다(Oliver, 1981).
“제가 그린 도안을 다른 사람의 몸에 작업했을 때 원하는 퀄리티로 나오면 뿌듯함, 성취감 이런 게 들어요. 내가 제안한 도안이 고객에게 잘 어울렸을 때 너무 즐겁고 뿌듯하죠. 몸에 그려진 하나하나가 작품이고 우리가 마치 그림을 볼 때 느끼는 즐거움과 비슷한 것도 같고.” (응답자 I, 타투이스트)
“타투를 받을 때는 또 하나의 기억 하나를 넣는 느낌이라서 좋고 해줄 때는 타투 받는 사람이 만족하는 모습을 보면 좋은 것 같아요. 이걸 뭐 구체적으로 설명하기는 어려운데 자기만족이 맞는 것 같아요. 남들은 쉽게 하지 못하는 것을 나는 하고 있다는 희소성에서 오는 감정.” (응답자 J, 타투이스트)
심층면접 결과, 타투는 자아성취감(self-fulfillment)과 자랑스러움(pride)과 같은 감정을 통해 최종적으로는 만족감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확인하였다. 특히 자기만족은 타투이스트인 연구참여자들을 중심으로 빈번하게 발견되었다(응답자 I, J, K). 응답자 I의 경우 개인적으로 타투를 예술의 한 차원으로 보는 시각에 동의함을 밝히며, 다른 사람의 몸에 잘 어울리는 타투 도안을 새겼을 때 느낄 수 있는 즐거움은 내가 좋아하는 그림을 볼 때 느낄 수 있는 감정과 유사하다고 응답하였다. MZ세대 타투이스트의 경우 자신의 작업을 자랑스럽게 여기며 예술의 한 형태로 인식하고 있었으며, 자신들의 행위가 몸을 매개로 하는 예술이라고 응답하였다. 또한 다수의 일반인 연구참여자도 타투는 미적인 가치가 가장 중요하기에 예술의 한 부분으로 인식하고 있었으며, 자신의 몸이 예술의 일부분이 되었다는 점에서 자아성취감을 느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게 한번이 어렵지 한번 하면 끊기 어려운 것이 타투라서 하나 했을 때 너무 예쁘면 계속하고 싶다는 니즈가 생기고 타투를 하면서 느껴지는 만족감이 좋아요. 하나를 끝냈을 때의 성취감이 강하게 느껴지거든요. 타투는 스스로 만족하는 바가 크고 저를 표현하는 하나의 방법인 것 같아요.” (응답자 K, 타투이스트)
나아가 타투는 타인에게 과시하고 드러내는 것에서 오는 즐거움도 있지만 남들이 쉽게 하지 않는 방식으로 ‘나’를 표현했다는 것에서 비롯된 성취감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 K는 타투를 함으로써 느껴본 기분 좋은 감정들이 자신에게 긍정적으로 작용을 하였기 때문에 앞으로도 자신에게 의미 있거나 좋아하는 대상이 생겼을 때 타투를 지속적으로 새기고 싶다는 의사를 보였다.
타투는 의복과 마찬가지로 타인과 구별되기 위한 차별적 성격뿐만 아니라 타투를 지닌 사람들과의 결속을 위한 동조적 성격을 지닌 것을 알 수 있었다. 타투는 대인과의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 친밀감을 형성할 수 있는 수단이기도 하고, 타투를 하지 않은 사람에 비해 타투를 한 사람들끼리는 쉽게 유대감을 느끼고 관계를 형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응답자 C, D).
하위문화는 독특한 정체성을 지닌 소집단이 그들만의 스타일을 통하여 정체성을 형성하고 지배계급의 스타일과 차이를 보인다는 점에서 저항성을 지닌다(Jain, Lee, & Jin, 2007). 타투 또한 그 행위를 통해 새로운 의미를 생산하고 타투 소유자들끼리 그들만의 스타일을 만드는 과정에서 즐거움을 경험하기 때문에 하위문화집단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Kim, 2018). 응답자 C는 타투를 한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비주류에 해당하는 경우가 많아 이러한 점이 서로 친해질 수 있는 계기로 작용한다고 응답하였는데, 이는 타투를 즐기는 집단 내에서 주류에 저항하려는 하위문화적 특성이 공유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어릴 때 생각해보면 타투의 이점이 많았던 것 같아요. 시비 거는 사람도 없고 그때는 타투가 더 마이너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타투한 사람들 보면 쉽게 가까워지는 게 있었어요. 생각해보면 그 사람들도 비주류인 경향이 있어서 많은 사람들과 공감을 못하고 있었는데, 우리끼리는 서로 비슷하다는 생각이 드니까 확 빠르게 친해지는 그런 게 있었던 것 같아요.” (응답자 C)
“타투한 사람들끼리 만나면 의사소통하는 폭이 넓어질 수도 있고, 비슷한 목적을 가지고 타투를 했다면 타투한 사람들끼리의 관계를 맺을 때나 이야기를 할 때도 의미 전달이 훨씬 잘 될 것 같아요.” (응답자 D)
본 연구의 주요 결과를 정리한 내용은 <Fig. 1>와 같다.
Ⅴ. 결론
본 연구는 기존의 부정적인 이미지에서 벗어나 2000년대 이후부터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빠르게 대중화되고 있는 타투에 주목하여 타투 행위에 담긴 현대적 의미를 고찰하고자 하였다. 구체적으로 본 연구는 타투를 새긴 경험이 있거나 타투이스트를 직업으로 하는 20-30대 성인 소비자를 대상으로 심층면접을 실시하여, 타투를 하게 된 계기부터 타투의 디자인에 담긴 상징적 의미를 알아보고 타투 행위를 통해 얻게 된 다양한 심리적 경험에 대하여 살펴보았다. 연구의 주요 결과는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먼저 타투를 하게 된 계기로는 내재적, 외재적 동기가 모두 작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각종 미디어에 노출되는 유명인의 패션, 헤어스타일이 대중의 인기를 얻고 유행으로 확산되는 것처럼 연구참여자들은 동경하는 타인에 대한 모방 심리에 의해 타투를 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또한 우울증이나 트라우마(trauma)와 같은 정신적 고통을 극복하기 위한 행동으로서 타투를 감행하기도 하고, 많은 참여자들이 이상적인 자기 이미지에 가까워지고자 타투를 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다음으로 타투 도안과 타투가 새겨진 위치, 색상 사용의 유무, 레터링과 같은 세부 요소들을 중심으로 타투 디자인에 담긴 상징적 의미를 알아보았다. 타투 도안의 경우 표현된 대상은 각기 다르나 그 대상이 모두 ‘자신’과 연결되어있다는 공통점을 갖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연구참여자들은 혈액형이나 종교처럼 쉽게 변하지 않고 나의 정체성을 드러낼 수 있는 요소나 내가 좋아하는 대상, 잊지 않고 싶지 않은 기억들을 몸에 반영구적으로 새김으로써 자신의 신체를 마치 하나의 도화지로 인식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특히 색상의 경우 잊고 싶지 않은 기억을 더욱 선명하게 남기고 싶거나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더욱 아름답게 표현하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타투 디자인에 내재된 자아와의 연결성은 MZ세대에게 타투가 더 이상 종교적, 주술적 표식 행위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미적 취향이나 감성을 ‘몸’을 활용해 표현하는 미용행위라는 것을 시사한다. 또한 과거에 타투는 어떠한 의미를 담거나 소속감을 나타내는 수단으로 활용되었다면, 현대사회에서 타투는 계절이나 유행에 따라 옷을 바꿔 입듯이 젊은 소비자들에게 인스턴트(instant) 아이템으로 가볍게 인식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연구참여자들은 한 번 새기면 쉽게 지울 수 없는 타투의 반영구적 성격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즐거움과 쾌락을 채우기 위한 목적으로 타투를 받는 과정 자체를 즐기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타투로 자신의 몸을 채워가는 것에 희열을 느끼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타투가 MZ세대에게 가져다주는 가장 큰 효과는 자기만족으로 나타났는데, 타투를 하게 된 계기 중 하나로 언급되었듯 이상적인 자기 이미지를 표현하기 위한 수단으로 타투를 하거나 신체적 결점을 변화시키기 위하여 타투를 함으로써 외모에 대한 자신감을 얻게 된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들은 상를 하나의 오브제로 인식하고 상처에 타투를 결합하는 방식으로 상처가 지닌 결함적인 성격을 상쇄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뿐만 아니라 MZ세대는 고통을 감수하면서까지 나에게 의미 있는 것들을 몸에 새기는 행위를 통해 자신의 몸에 대한 애착과 함께 성취감을 지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 연구는 과거 한국 사회에서 터부시되던 타투가 오늘날 어떠한 형태로 변화되어 대중들에게 수용되고 있는지 살펴보기 위해 수행된 것으로, 타투를 소비하는 주류 집단인 MZ세대를 대상으로 타투 행위에 대한 심층적 고찰을 시도했다는 점에서 기존의 연구와 차별성을 지닌다. 특히 본 연구는 타투 행위를 통해 경험하게 되는 심리적 반응에 주목하여 타투가 자신의 외모에 대한 주관적 평가부터 신체에 대한 만족도, 대인관계 형성 등에 미치는 영향을 규명함으로써 현대사회에서 타투가 지닌 다양한 기능을 폭넓게 이해하였다는 것에 의의가 있다. 연구참여자들의 실제적 경험을 바탕으로 오늘날 젊은 소비자들이 반복적으로 타투를 하게 되는 이유와 타투로 인해 느낀 어려움 등을 파악할 수 있었으며, 이러한 결과는 한국 사회에서 타투가 하나의 패션 문화로 자리매김하기 위하여 대중들에게 어떠한 방향으로 커뮤니케이션 되어야 하는지 참고할 수 있는 기초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 예를 들어, 본 연구의 결과에 따르면 타투는 신체 콤플렉스 회복, 이상적 자아 이미지 표현 등 개인에게 미치는 긍정적인 효과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타투에 대한 사회적, 제도적 한계로 인하여 하나의 소비문화를 넘어 대중예술로 받아들여지기까지는 제약이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한 첫걸음으로서 타투가 각종 매체를 통해 대중들에게 자연스럽게 노출될 수 있었듯 SNS를 비롯한 다양한 미디어를 활용하여 타투 행위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점들을 전달한다면 MZ세대뿐만 아니라 기성세대 또한 타투를 개인의 미적 취향과 개성을 표현할 수 있는 건전한 소비 대상으로 인식할 수 있을 것이라 판단된다.
본 연구는 일반인과 타투이스트를 연구참여자로 하여 보다 다양한 관점에서 타투 행위를 이해하고자 하였으나 연구참여자의 표본이 다소 여성으로 편중되어 현대 타투를 인식하는 남성의 시각이 충분히 반영되지 못했다는 한계가 존재한다. 이는 문신이 과거에는 남성들이 주로 하는 행위 중 하나였던 것에 반해 현대에 이르러서는 여성의 적극적인 참여가 나타난다는 점에서(Thompson, 2019) 오늘날 한국 사회의 흐름을 반영한 결과로도 해석할 수 있지만, 향후 후속연구에서는 더욱 넓은 표본 집단을 대상으로 현대사회에서의 타투 행위를 조사함으로써 의류학 분야에서 지속적으로 연구해야 할 주제인 ‘타투’에 대한 학문적 틀을 확장 시킬 것을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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