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미디어의 유형 분류와 역사적 변화 고찰
Abstract
The purpose of this study was to systematically categorize fashion media types for fashion communication in a media-centric modern society and identify the historical development direction of the types. To this end, this study carried out literature research based on prior research on media in the field of communication and informatics and fashion media in the field of fashion. The results of the study are as follows. First, fashion media is a tool of fashion communication, for fashion designers, editors, and brands. Second, the fashion media types were categorized into representation media, carrier and intermediary device media and real object presentation media, reflecting the visual communication characteristics inherent in fashion, based on the media type categorization criteria, information content, carrier and intermediary device, unmediated type. Third, the examination of the historical change in the fashion media types showed that the fashion media reflected the development of the society, culture, and technology of the time, and developed steadily alongside the art of the time. With the recent development of digital and internet, mobile technologies, information processing and distribution methods have changed dramatically, and the fashion media type is changing to digital, media convergence, and interactive communication. As the boundaries of contemporary art expand, the artification in fashion media is increasing quantitatively on a wide scale. Based on these findings, I hope to provide a holistic and systematic basis for fashion media, which will be helpful for exploring the direction of subsequent research related to fashion media.
Keywords:
carrier and intermediary device media, fashion media types, real object presentation media, representation media키워드:
수록ㆍ중개 장치 미디어, 패션 미디어 유형, 실물 프레젠테이션 미디어, 재현 미디어Ⅰ. 서론
1. 연구 배경 및 목적
현대인의 삶은 미디어와 밀접한 관계 속에 있다. 인간의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서 미디어는 사회ㆍ문화 변화의 중심에 위치하며, 기술 발달과 더불어 역사적으로 변화해왔다. 최근 디지털, 인터넷, 모바일 테크놀로지의 급속한 발달로 인해 새로운 미디어가 끊임없이 개발되고 있으며, 그에 따라 현대인은 다양한 미디어를 통해 폭발적으로 많은 정보를 생산, 유통, 공유, 소비하고 있다.
패션 커뮤니케이션의 수단이 되는 패션 미디어 역시 사회, 문화, 기술 환경의 변화에 따라 변해왔으며, 최근 뉴 미디어 시대의 도래에 따라 다양한 유형으로 풍부하게 전개되어 현대 패션 시스템에 있어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패션 미디어는 미디어 유형별로 다양한 연구들이 진행되었고 최근에는 디지털 패션 미디어에 관한 연구들이 증가하는 경향이다.
그러나 현재까지 많은 연구들이 진행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패션 미디어의 개념과 유형 분류에 대한 체계적 연구는 미비한 실정이다. 학술 용어로서 패션 미디어는 패션 커뮤니케이션과 혼용되고 있으며, 그 유형 역시 연구자의 필요에 따라 모호하게 분류, 선정하는 경향이 있다(Baek & Bae, 2021; Kang & Kwon, 2018; Shim & Kim, 2021). 또한 패션 미디어 유형은 시대의 변화에 부응하여 다양화되었는데, 각 세부 패션 미디어 유형별 역사적 흐름을 본 연구들은 진행되었으나 이제까지 이에 대해 총체적 시각에서 다루는 연구는 많지 않다. Kho(2015)는 포스트 디지털 패션 커뮤니케이션의 변화를 연구하면서 포스트 디지털 시대의 패션쇼, 패션 매거진, VMD, 패션 전시, 패션 영상의 재현 방식의 특성을 다루었고 Beom(2018)은 글로벌 럭셔리 패션 브랜드의 커뮤니케이션 플랫폼에 나타난 아티피케이션을 다루면서 패션 전시, 패션 사진, 패션 필름, 패션쇼의 역사적 흐름을 다루고 있으며 Kim(2021)은 패션 시스템에 나타난 테크놀로지제이션을 다루면서 패션 커뮤니케이션 전반의 기술적 변화의 관점 중 하나로 패션 미디어의 거시적 흐름을 체계적으로 논의하고 있으나 패션 미디어 유형을 포괄적으로 다루고 있지는 못하다. Bartlett, Cole, & Rocamora(2021)가 비교적 패션 미디어의 큰 흐름을 다루고 있기는 하지만, 이는 각 패션 미디어 관련 세부 주제들을 편집한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으므로 보다 통합적 시각에서 패션 미디어에 접근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따라서 본 연구의 목적은 패션 미디어에 관한 개념 및 유형에 대해 먼저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이를 토대로 패션 미디어 유형의 역사적 변화를 고찰함으로써 패션 미디어에 대한 개념 정립과 유형 전개 방향을 파악함에 있다. 이를 통해 그동안 패션 연구에 있어 연구 대상으로서 주요하게 다루어 온 패션 미디어 유형에 대한 체계적인 기초자료를 마련하고 앞으로의 패션 미디어 유형의 발전 방향을 가늠하는 데 도움을 주고자 한다.
2. 연구 방법 및 범위
본 연구는 문헌 연구로 다음과 같이 진행되었다. 첫째, 커뮤니케이션, 정보학 분야의 관련 단행본, 선행 연구논문, 인터넷 자료를 통해 미디어의 정의와 시대의 변화에 따라 나타난 미디어 유형, 분류기준을 고찰하였다. 둘째, 패션 미디어, 커뮤니케이션 관련 단행본, 선행 연구논문, 인터넷 자료를 통해 패션 미디어의 개념과 유형 및 역사를 살펴보았다. 패션 미디어 유형의 역사적 변화를 고찰하기 위해서는 초기 패션 미디어 유형인 패션 인형이 등장한 14세기부터 현재까지를 연구범위로 선정했다. 패션 미디어 유형 대상 선정을 위해서는 패션 미디어의 유형 분류 관련 연구가 미비한 관계로 실제 선행연구들을 통해 규정된 패션 미디어 유형 목록을 추출하여 귀납적으로 패션 미디어 유형의 정체성을 밝히고자 하였다. 패션 미디어 관련 선행연구로는 국내 학위논문 및 학술지를 대상으로 하였으며, 연구 대상 선정을 위해 국내 대표적인 학술 자료 검색 사이트인 한국교육학술정보원 사이트(www.riss.kr)에서 국내 학위논문 및 학술지 선행연구 중 ‘패션 미디어’, 그리고 유사용어인 ‘패션 매체’, ‘패션 커뮤니케이션 미디어’, ‘패션 커뮤니케이션 매체’, ‘패션 커뮤니케이션’을 검색어로 하여 논문 제목과 주제어 상세 검색을 통해 총 644개의 연구를 추출하였다. 다음으로 총 644개의 연구 중 중복된 연구를 배제하고 본 연구에서 정의한 패션 미디어의 관점에 맞는 선행연구 총 132개의 연구를 선정 후 해당 연구들에서 규정된 패션 미디어 유형을 종합하여 유형 목록을 추출하였고, 앞서 고찰한 미디어 유형 분류기준을 토대로 패션 미디어 유형을 분류하였다.
Ⅱ. 이론적 배경
1. 미디어 개념 및 정의
미디어의 사전적 정의는 사회에서 인간이 자신의 의사, 감정, 정보를 소통하는 수단(Park, 2006), ‘송신자와 메시지, 수신자와 메시지 사이의 커뮤니케이션 관계를 활성화하는 기술적 과정’(Choi, 2006, para. 1), ‘정보를 전송하는 매체’(‘Media’, 2008, para. 1) 등으로 기술되고 있다. 미디어의 어원을 살펴보면 미디어는 ‘미디엄(medium)’의 복수형으로 ‘중간’을 뜻하는 라틴어인 ‘medius’에서 유래한 것으로(Choi, 2006) 중간 역할을 하는 ‘매체’라는 용어와 함께 사용되고 있다. Park, Park, & Kang(2019)은 매체란 전달체, 매질, 미술에서의 재료의 통칭으로서 매개가 되는 물체라는 뜻으로 사용되기도 하지만, 보통 매체와 미디어는 정보전달 매개체를 의미한다고 하며 미디어는 대개 대중적 의사소통 수단인 매스 미디어의 개념과 유사하게 다루어진다고 했다.
매스 미디어란 매스 커뮤니케이션 과정 중 기계 기술 수단을 사용하여 대량 생산된 정보를 불특정 다수에게 대량으로 전달하는 기구 및 전달 시스템(‘Mass Media’, n.d.)으로 익명의 다수가 메시지를 공유하는 커뮤니케이션 방식이다(Kim, Choi, & Huh, 2014). 매스 미디어는 과거 특권층의 전유물이던 미디어가 현대 대중사회로 전환하면서 기술적 진보와 더불어 등장한 미디어로서 현대사회ㆍ문화에서 영향력이 크다. 따라서 미디어를 매스 미디어와 동일시하는 정의는 미디어의 현대적 정의라 할 수 있겠다. 매스 커뮤니케이션은 흔히 ‘매스컴’이라고 불리기도 하며, 매스컴이 바로 매스 미디어를 가리키는 경우도 많다(‘Mass Media’, n.d.; Park, 2006).
한편 미디어 이론가 마셜 매클루언(Marshall McLuhan)은 ‘미디어는 인간의 확장’이라는 광의의 미디어 개념을 정의하는데, 그에 따르면 미디어의 범주는 인간의 육체나 정신의 확장에 의한 모든 인공물을 포괄한다(Gordon, 2013). 이는 위의 사전적 정의에서 일반적으로 언급되고 있는 실질적인 물체나 기술 수단으로서의 미디어의 개념과는 차이가 있다.
지금까지 살펴본바 미디어는 광의로는 사회 속에서 인간이 상호작용하기 위해 몸을 확장한 소통 수단을 의미하며 일반적 의미로는 사회에서 인간 사이의 정보 전달 매개체를 뜻하고, 커뮤니케이션을 활성화하는 기계 기술과 시스템이라는 의미를 포함하고 있다. 현대사회에 있어 미디어는 매스미디어와 동일시되며, 그 목적이 되는 매스 커뮤니케이션과 용어적으로 혼용되고 있다.
2. 미디어의 유형과 역사적 전개
매클루언은 미디어의 시대적 변천에 대해 구술문화 시대, 수기 문자 시대, 인쇄 문자 시대, 전자미디어 시대로써 설명하며, 인류의 역사란 테크놀로지의 발전과 매체의 변화에 따른 문화의 변화라고 설명한다(Park, 2016). 따라서 ‘미디어가 메시지다’(Gordon, 2013)라는 매클루언의 말은 미디어가 단순히 기술 진보의 산물 이상이며 그 시대 사회ㆍ문화 전반에 있어 커뮤니케이션 방식과 인간의 인식, 사고에 영향력을 미친다는 뜻이다.
인간 커뮤니케이션의 역사를 기술의 발전에 따라 고찰해보면 인간은 문자 발명과 인쇄 기술의 발달 이후 면대면 커뮤니케이션에서 벗어나게 되었고, 19세기 전신, 전화가 개발되면서 시ㆍ공간을 넘는 소통이 가능해졌으며 라디오, TV를 통해 일대일이 아닌 익명의 불특정 다수와 소통하는 매스커뮤니케이션 시대를 열었고 디지털 테크놀로지와 인터넷 네트워킹을 기반으로 한 디지털 미디어를 통해 글로벌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해졌다(‘Communication Media’, 2013). 디지털 미디어는 문자, 사운드, 이미지 등과 같이 서로 다른 형식의 정보를 비트라는 동일 신호 체계로 전환하여 통합 처리하면서 정보 유형 간 경계를 사라지게 했고, 네트워크 기술과 함께 시ㆍ공간의 제약에서 벗어나게 했으며, 이전의 일대일, 일대다 커뮤니케이션뿐만 아니라 다대다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게 했다(Park, 2016). Jung(2022)은 <Fig. 1>과 같이 15세기 인쇄술부터 21세기 초반 소셜 미디어에 이르기까지 기술의 변화에 따른 세부 미디어 유형의 진화과정을 연표를 통해 구체적으로 제시하였다.
전술한 내용을 바탕으로 볼 때, 미디어 유형은 일반적으로 인쇄물을 통해 문자나 이미지 정보를 전달하는 신문, 잡지 등과 같은 인쇄ㆍ출판 미디어, 전파, 통신망을 통해 문자나 사운드, 영상 등을 전달하는 라디오, TV와 같은 방송 미디어, 디지털 기기와 네트워킹을 통해 디지털 정보 형태로 전달하는 디지털 미디어로써 분류된다. 그러나 이외에도 카세트, CD, MP3 등 정보를 기록, 저장하는 기록 미디어나 문자, 음악, 영상 등 종류가 다른 정보를 한곳에 모아 복합적으로 처리하는 멀티미디어, 불특정 다수의 대중에게 일방적으로 정보를 전달하는 매스 미디어, 컴퓨터, 통신 기술을 기반으로 상호작용이 가능한 소셜 미디어 등으로도 유형화되고 있다. 이처럼 미디어 유형 자체가 광범위할 뿐만 아니라 미디어의 유형에 관한 분류기준도 다양할 수 있으므로 연구관점에 따라 미디어 연구 대상은 일관적이지 않고 관점에 따라 편의적으로 선정되는 경향이다.
미디어는 기술의 발달과 더불어 시대에 따라 새로운 유형들이 개발되면서 그 영역이 확장되고 있다. 따라서 이에 대한 분류는 쉽지 않기에 관련 연구가 충분하지 못한 실정이다. 그러나 미디어가 유통하는 정보를 정리한 문헌 자료를 관리하는 정보학 분야에서 이러한 미디어 분류의 모호함에 관한 문제의식을 제기하고 유형 분류기준을 탐색한 연구가 있다. Park et al.(2019)은 ‘미디어는 정보를 담고 있는 형체가 있는 그릇이면서도 그릇에 담긴 정보와 함께 그릇 자체도 정보원으로 기능할 수 있는 것으로 간주한다. 또한 미디어를 재현시키는 도구도 미디어의 범주에 포함시킨다’고 하며(p. 97), 문헌 정보학 관점에서 RDA(Resource Description and Access)를 기준으로 하여 미디어 유형 분류에 대한 세 가지 기준을 제시하였다.
첫 번째 유형은 텍스트, 구어, 소리(sound), 정지 화상(still image), 동화상(moving image), 악보, 그림, 드라마, 광고, 다큐멘터리 등과 같이 인간이 전달되는 정보를 시각, 청각, 촉각 등 감각으로 지각할 수 있도록 정보가 구성되는 표현 형식에 따른 내용 유형이고 두 번째 유형은 인쇄물, 음반, DVD, CD, 소프트웨어, 온라인 자원, 플랫폼, 모바일 앱 등과 같이, 내용 유형의 미디어를 담아 중개 장치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저장한 수록 유형이며, 세 번째 유형은 오디오, 비디오플레이어, TV, 컴퓨터, 스마트폰 등과 같이 수록 유형의 미디어를 재생함으로써 내용 유형의 미디어를 인간이 인식하게 하는 중개 장치 유형이다. 즉, 이 세유형은 서로 연동되는 관계를 맺고 있으며 미디어 유형의 구조를 형성한다.
여기서 첫 번째 내용 유형은 텍스트, 구어, 소리, 정지 화상, 동영상과 같이 내용을 구성하는 뿌리가 되는 기본 구성요소 유형과 이를 바탕으로 악보, 그림, 지도, 도표, 사진 등과 같이 인간의 감각을 통해 지각될 수 있도록 자료로 기록되거나 재생될 수 있는 기본 표현 형식이 되는 미디어 유형, 그리고 수필, 시, 드라마, 광고, 다큐멘터리 등 특정 전달 용도의 내용을 갖고 위의 기본 표현 형식을 구성한 미디어 유형으로 구성된다. 두 번째수록 유형 중 책, 신문, 인쇄물 등은 이외의 카세트, 비디오카세트, CD 등과 같은 다른 수록 유형과 달리, 중개하는 재현 장치 없이 직접 판독이 가능한 미디어다. 한편, Park et al.(2019)연구에서는 위 세 유형 중 마지막 중개 장치 유형에 중개 장치의 매개가 없는 유형인 조각, 모형 등이 함께 언급되고 있는데, 이는 기록된 자료를 대상으로 하는 문헌 정보학 분야의 특성상 그러한 자료 범주에 포함되지 않는 실물 유형으로서, 자료로 저장되거나 중개 장치를사용하여 재생할 수 없이 실물로 바로 제시되는 비 매개(unmediated) 유형이다. 문헌 정보학 관점의 Park et al.(2019)의 연구에서는 이를 중개 장치 유형 중 비 매개유형에 포함시켰다. 그러나 이는 문헌 정보학의 고유한 미디어 자료 제공 형식을 고려할 때 가능한 분류이자 중개 장치 유형으로만 미디어 유형을 분류시 가능한 분류기준이지만, 비 매개 장치 유형을 중개 장치 유형에 포함시키는 모순을 담고있다. 따라서 이는 인쇄된 종이나 저장 장치에 내용이 수록, 저장되거나 중개 장치에 의해 재생되지 않고 직접 판독이 가능한 실물 미디어로서 비매개 유형으로 따로 다루는 것이 적합하다고 생각된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 패션 미디어 유형을 분류할 때는 이러한 관점을 반영하고자 한다. Park et al.(2019)의 미디어 유형 분류기준을 정리하면 아래 <Table 1>과 같다. 이러한 미디어 유형 분류 기준은 문헌 정보학 관점에서 선정된 것이므로 모든 미디어에 동일 잣대로 적용하기에 적합하지 않은 부분이 있을 수는 있지만 이제까지 미디어 유형의 개념에 있어 세 가지 분류 차원이 혼재되어 있음을 발견하고 체계적 시각을 제시한 것에 의미가 있다고 생각된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패션 미디어 유형을 분류하는 틀로 참조하고자 한다.
Ⅲ. 패션 미디어의 개념 및 유형
1. 패션 미디어의 개념 및 정의
패션 미디어는 패션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수단이다. 이는 전술한 바와 같이 미디어 자체가 관점에 따라 그 범주의 규정이 다르며, 더욱이 패션 커뮤니케이션 자체가 복잡한 개념 구조를 갖기 때문에 그동안 선행연구에서 많이 다루어진 것에 비해 개념 정의가 명확하지 못해 왔다. 패션 커뮤니케이션은 송신자와 수신자 사이의 패션 정보 전달과 소통이라 할 수 있는데, 옷의 경우 송신자가 패션 디자이너, 기업, 에디터 등과 같은 제작자뿐만 아니라 착용자 역시 메시지를 생산하는 송신자가 될 수 있기에 이 또한 고려해야 한다.
모든 인간은 일상에서 패션을 매개로 개인과 집단의 정체성을 투사한다. Barnard(1996)는 그의 저서 Fashion as Communication에서 비언어적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서 패션을 다루었다. 이러한 관점은 패션 자체를 착용자에 대한 정보를 탑재하고 있는 커뮤니케이션 미디어로 보는 시각이다. 이외에 착용자의 패션 메시지가 미디어를 통해 소통되는 패션 커뮤니케이션도 존재한다. 이때 매개체가 되는 미디어는 패션을 전문으로 하는 미디어가 아닐 수 있는데 주로 영화, TV, 뮤직비디오 등과 같은 매스 미디어나 개인 인스타그램, 유튜브, 블로그 등의 1인 미디어가 될 수 있고 이를 통해 착용자의 패션 메시지는 사회 속 대중에게 전달된다. 위 두 가지 착용자의 패션 커뮤니케이션과 달리 패션 디자이너, 브랜드, 에디터 등이 송신자가 되어 미디어를 통해 패션 정보를 수신자인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패션 커뮤니케이션이 있다. 이는 주로 패션 미디어와 커뮤니케이션을 다루는 연구의 관점이다(Kim, 2013; Kho, 2015; Lee, 2012; Lee & Lee, 2011). 선행연구를 바탕으로 패션 미디어를 중점적으로 고찰하는 본 연구에서는 이제까지 진행되어온 다수의 선행연구 방향을 고려하여 패션 자체를 미디어로 보는 전자의 광의의 관점이 아니라 후자의 관점에 따르고자 한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 정의한 패션 미디어는 패션 디자이너, 브랜드, 에디터 등과 관련 전문가들이 패션 정보를 전문적으로 전달하는 미디어로서 디자이너의 미적 창작 의도, 브랜드 아이덴티티 전달, 판매촉진, 패션 정보전달, 엔터테인먼트 제공 등의 목적을 지닌다. 다음 절에서는 패션미디어의 유형과 분류기준에 대해 상세히 살펴보고자 한다.
2. 패션 미디어의 유형 분류
본 절에서는 1장에서 전술한 연구 대상 선정 방법에 따라 한국교육학술정보원 사이트에서 ‘패션 미디어’, ‘패션 매체’, ‘패션 커뮤니케이션 미디어’, ‘패션 커뮤니케이션 매체’, ‘패션 커뮤니케이션’을 검색어로 하여 논문명, 키워드 상세 검색을 통해 수집된 국내 선행연구들을 통해 패션 미디어 유형으로 규정된 패션 미디어 유형 목록을 추출하였다. 검색 결과 국내 학술지 논문과 학위논문에서 ‘패션 미디어’는 304개, ‘패션 매체’는 109개, ‘패션 커뮤니케이션 미디어’는 20개, ‘패션 커뮤니케이션 매체’는 17개, ‘패션 커뮤니케이션’은 194개, 총 644개 연구로 수집되었다. 본 연구의 관점에 맞추어 착용자의 패션 커뮤니케이션은 배제했고, 또 함께 검색되는 미디어, 미디어 아트 관련연구는 제외시켰다. 해당 논문들이 중복되지 않게 정리한 결과 총 132개의 선행연구를 참고로 하여 선행연구에서 패션 미디어로서 정의하고 나열한 패션 미디어 유형 항목들을 추출하여 중복유형은 통합하고, 유사 유형들끼리는 모아 정리하여 1차유형 목록을 작성했다. 다음으로 2장에서 고찰한 미디어 유형 분류기준을 토대로 패션 분야의 특수성을 반영하여 패션 미디어 유형을 분류하고 2차 유형 목록을 작성했다. 이때, 첫 번째 내용 유형은 미디어 내용 유형의 세부 분류기준인 기본 구성요소 유형, 인간의 감각을 통해 지각될 수 있도록 자료로 수록되거나 재생될 수 있는 표현 형식이 되는 미디어 유형, 그리고 특정 전달 용도의 내용을 갖고 이러한 표현 형식을 구성한 미디어 유형에 따라 세부 목록들을 분류하여 정리했고, 두 번째 유형인 수록 유형은 재현을 위한 중개 장치 유무, 기술 발달에 따른 중개 장치에 맞추어 수록되는 유형의 세부 목록을 작성하였다. 세 번째 유형인 중개 장치 유형은 중개 장치의 매개 여부에 따라 세부 목록을 작성한 후 II장에서 전술한 바와 같이 이 중 비 매개 장치 유형을 중개 장치 유형 목록에 포함하는 모순을 담고 있는 점, 시각과 함께 촉각적 감각을 주 특징으로 하는 패션 디자인의 특수성으로 인해 다양한 유형이 나타나고 있는 점을 감안하여 비 매개 유형을 따로 추출해 정리하였다. 또, 그 과정 중 인쇄 미디어와 같은 일부 미디어를 제외하고 중개 장치 유형은 수록 유형의 미디어를 재현하는 미디어로서 수록 유형과 연동되어 인식되므로 본 연구에서는 수록 유형과 중개장치 유형을 통합하여 수록ㆍ중개 장치 유형으로 분류하였다.
이렇게 분류된 패션 미디어 유형을 각각 살펴보면, 먼저 패션 미디어 유형 중 내용 유형은 패션 정보를 인간의 감각이 지각할 수 있도록 재현한 미디어 유형이다. 내용 유형의 미디어 목록 분석 결과 패션 커뮤니케이션의 기본 구성요소가 되는 내용 유형으로는 구어와 문어로 전달되는 텍스트, 스틸 이미지와 무빙 이미지로 전달되는 이미지, 그리고 사운드가 있었다. 이 중 텍스트는 패션기사, SNS 댓글 등과 같은 패션 텍스트 형식으로 표현되고 있고, 이미지 중 스틸 이미지는 패션 플레이트, 패션 일러스트레이션과 같은 패션 드로잉과 패션사진으로, 그리고 움직이는 무빙 이미지는 모션 그래픽, 패션 필름, 숏 폼 등으로 나타났다. 스틸 이미지가 시각적 재현 미디어인 것에 비해 무빙 이미지는 음성, 음향과 같은 사운드까지 함께 구성된 시청각 미디어로 재현되었다. 그리고 최근에는 패션 드로잉, 사진, 동영상을 디지털 융합하여 가상과 현실의 경계를 오가는 홀로그램, VRㆍAR 영상, 그런 세계관을 표현한 패션 게임과 메타버스 영상, 그리고 디지털 패션 드로잉, 사진, 모션 그래픽 등을 융합한 디지털 콜라주 아트, 텍스트와 이미지를 결합한 이모지 등 미디어 컨버전스를 보이는 내용 유형 등도 목록에 포함되고 있었다. 한편, 패션이 가진 고유한 상업적 특성으로 인해 표현 용도에 따른 유형 중 패션 광고가 집중적으로 나타났고 다양한 유형 목록들이 존재했는데, 그 세부 유형 목록을 살펴보면 광고 용도의 패션 일러스트레이션, 사진, 동영상과 같은 표현 형식 유형 목록과 TV, 인터넷, SNS라는 수록ㆍ중개 장치 미디어를 통한 유통 유형 목록으로 구성되고 있었다. 이처럼 패션 드로잉, 사진, 동영상은 패션 커뮤니케이션의 목적에 따라 미적인 창작, 정보 전달, 엔터테인먼트 등 비상업적 용도의 프레젠테이션 용도뿐만 아니라 광고와 같은 상업적 용도로 특히 다양하게 재현되고 있고 이는 수록ㆍ중개 장치 미디어를 통해 유통되고 있었다. 내용 유형의 미디어를 종합해보면 결국 송신자가 전달하고자 하는 목적에 따라 패션 정보가 텍스트와 이미지, 사운드로 재현되어 인간이 지각할 수 있도록 콘텐츠가 구성된 미디어임을 알 수 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이를 재현 미디어로 정의하고자 한다.
정보를 담은 그릇인 수록 유형과 그러한 수록 유형을 재생하여 그 안에 수록된 정보 콘텐츠를 지각할 수 있게 하는 중개 장치 유형의 미디어 목록 분석 결과, 중개 장치를 매개로 하지 않고 바로 실물을 볼 수 있는 패션 매거진, 퍼블리케이션, 카탈로그, 리플릿, 디엠과 같은 인쇄ㆍ출판 미디어를 제외하고 중개 장치 유형은 수록 유형의 미디어를 재생하는 미디어로서 이 둘은 연동되어 나타났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수록 유형과 중개 장치 유형을 통합 유형으로 분류하고자 한다. 인쇄ㆍ출판 미디어 이외에 여기에는 패션 전문 채널, 케이블 TV, 패션 비디오테이프, 비디오와 같은 방송ㆍ전자 미디어와 패션 웹사이트, 모바일 앱, 플랫폼, SNS, 온라인 패션 매거진, 웹진, 디지털 매거진과 신문의 패션 전문 사이트와 같은 디지털 미디어가 포함되며, 최근 매장에서 정보 전달 용도로 활용되는 디지털 사이니지나 VRㆍAR 영상을 관람할 때 사용되는 HMD 같은 중개 장치 미디어도 포함되었다. 본 연구에서는 이러한 유형을수록ㆍ중개 장치 미디어로 정의하고자 한다.
마지막으로 비 매개 유형의 미디어 목록 분석결과, 이는 재현 미디어 유형처럼 중간 매개체로 재현되거나 수록ㆍ중개 장치 미디어라는 중간 매개체를 거치지 않고 전달 용도에 따라 실물 패션을 기획, 연출하여 현실 공간에 그대로 제시하는 미디어로서, 크게 실제 매장에서 판촉을 위한 상업 용도의 VMD와 실물 패션을 미적으로 프레젠테이션하는 패션쇼, 패션 전시, 패션 퍼포먼스, 패션 인스톨레이션 관련 유형으로 나타났다. 이는 패션 고유의 시각, 촉각적 특성으로 인해 현실 공간에서의 실물 프레젠테이션의 형식으로 나타나기에 본 연구에서는 이러한 비 매개 유형의 미디어를 실물 프레젠테이션 미디어로 정의하고자 한다. 세 유형을 정리하면 다음의 <Table 2>와 같다.
분류된 패션 미디어 유형의 구조가 한눈에 파악될 수 있도록 모형으로 정리하면 <Fig. 2>와 같다. <Fig. 2>에서는 분류된 패션 미디어 유형 간 관계를 함께 포함한 모형으로 구현하였다. 패션 미디어는 실물 패션의 매개 여부<Fig. 2-➀, ➁>에 따라, 패션 정보를 텍스트, 이미지, 사운드를 기본 구성요소로 삼아 패션 드로잉, 사진, 동영상의 표현 형식으로 재현하여 중간 매체로 기능하는 재현 미디어 유형과 패션 그 자체를 프레젠테이션함으로써 소통하는 실물 프레젠테이션 미디어 유형으로 나누어졌다. 이들은 용도에 따라 상업적인 판매를 자극하는 광고와 미적 창작, 정보전달, 엔터테인먼트 등 비상업적 용도의 프레젠테이션으로 나타날 수 있다. 수록ㆍ중개 장치 유형의 패션 미디어는 재생 중개 장치가 필요하지 않은 패션잡지, 신문 등의 인쇄ㆍ출판 미디어와 저장된 자료를 재생하는 장치가 필요하여 중개 장치 유형과 연동된 TV, 비디오 관련 방송ㆍ전자 미디어, 그리고 컴퓨터, 모바일 기기를 통해 가동되는 웹사이트, 앱, 플랫폼, SNS 등의 디지털 미디어로 구성되었다.
패션 미디어의 세 가지 분류기준에 따른 유형은 서로 연결되어 있다. 패션 디자이너, 에디터, 브랜드 등에 의해 제작된 패션은 정보 전달 용도에 따라 패션 텍스트와 이미지 형태의 콘텐츠로 재현되어 패션 정보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인쇄ㆍ출판, 방송ㆍ전자, 디지털 미디어를 통해 유통된다<Fig. 2-➂>. 예를 들어 광고 유형 목록 중 TV 광고, 인터넷 광고, SNS 광고 등이 바로 이에 대한 유형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수록ㆍ중개 장치 미디어는 패션 정보를 유통, 확산시키는 기술 미디어라 할 수 있다. 또, 쇼 윈도우나 매장구성 디스플레이, 패션쇼, 패션 전시, 패션 인스톨레이션, 패션 퍼포먼스 등과 같이 기획 구성된 실물 프레젠테이션 미디어를 통해 디자이너와 브랜드는 패션정보를 전달하고, 패션 미디어 목록에 있는 패션쇼, 패션 전시 영상과 같이 실물 미디어를 촬영한 이미지나, 텍스트와 함께 구성된 패션 기사와 같은 재현 미디어로 제작되어<Fig. 2-➄-1> 수록ㆍ중개 장치 미디어를 통해 재유통될 수 있다<Fig. 2-➄-2>. 한편, 패션 미디어 유형 목록에 있는 VMD나 패션쇼에 동영상, VRㆍAR 영상을 결합하는 것과 같이 미디어 유형 간 컨버전스 현상도 나타나고 있어 재현 미디어가 다시 현실 공간에서 VMD, 패션 프레젠테이션에 융합되어 설치되기도 하며, 재현 미디어인 영상 그 자체가 패션 기획전시를 매개로 제시될 수 있다<Fig. 2-➃>.
패션 미디어는 패션 특성상 시각적 이미지를 통해 창작자의 가치와 비전, 환상 등의 메시지를 전달하므로(Lee, 2012) 문자를 통한 소통을 중심으로 두고 시청각 자료를 보조적으로 제시하는 언론, 보도 관련 미디어와는 달리 시각적 표현이 중요한 미디어로서 패션 미디어 고유의 유형을 가진다. 따라서 이러한 시각적 특성을 반영한 패션 미디어 유형 목록에 패션 드로잉, 패션사진, 패션 동영상, 패션쇼, 패션 전시 등과 같은 다양한 패션 프레젠테이션 유형을 포함하고 있었다. 패션 프레젠테이션은 패션 디자이너나 브랜드의 의상을 효과적으로 선보이는 방식(Huh, 2011)이다. 패션 미디어는 시각 이외에도 패션이 가진 촉각적 특성을 잘 살릴 수 있는 현장감 있는 VMD, 실물 프레젠테이션 유형도 다양하게 전개되었고 또, 패션이 가진 상업성 때문에 패션 광고나 VMD와 같이 판매를 직접적으로 소구하는 미디어 유형이 다방면으로 나타나고 있었다. 본 연구가 패션 디자이너, 에디터, 브랜드에서의 패션 커뮤니케이션을 중심으로 패션 미디어 연구 대상을 선정한 부분도 이러한 결과 도출에 영향을 주었다고 생각된다. 패션 미디어 관련 선행연구 분석 결과, 다양한 패션 미디어 유형 목록이 도출되었다. 패션 미디어는 시대의 변화를 반영하여 다양한 유형으로 전개되어왔으며 또 새로운 미디어 유형이 계속하여 생성되고 있는 경향이다. 다음 절에서는 패션 미디어 유형의 역사적 변화에 대해 고찰함으로써 점점 더 확장되고 있는 패션 미디어 유형 변화의 방향을 가늠해보고자 한다.
Ⅳ. 패션 미디어 유형의 역사적 변화에 따른 특성
본 장에서는 패션 미디어 유형이 역사적으로 어떤 방향으로 형성되어 왔는지 연대기적 큰 흐름을 읽고자 하였다. 패션 미디어가 처음 등장하고 이후 대중에게 유통되기 시작한 20세기 이전부터, 성장, 발달해가는 과정을 20세기 전반과 후반, 21세기 전반으로 나누어 패션 미디어 유형의 역사적 변화를 고찰한 후 유형 변화의 방향과 특성을 파악하고자 하였다.
1. 패션 미디어 유형의 역사적 변화
패션 정보의 전달 수단으로서 패션 미디어의 기원은 패션 인형<Fig. 3>으로부터 비롯되었다. 이는 1391년 실제 크기의 프랑스 최신 패션을 인형에 입혀 영국 왕실에 보낸 것에서 기원하며, 루이 14세 시기부터 루이 16세 통치 시기에 절정이었다고 한다(Huh, 2011). 패션 인형이라는 실물 프레젠테이션 미디어를 통해 당대 패션 정보가 유통되는 방식 이외에는 화가들의 초상화를 매개로 당대 유행정보가 유통되는 패션 커뮤니케이션이 있었다. 18세기 시민혁명을 통한 민주화, 산업 혁명을 통한 근대화 이전 패션 문화는 상류계층의 전유물이었기에 패션 정보는 이들에게 국한된 독점적인 정보였다.
그러나 근대화에 따른 사회구조의 변화, 경제적 발달로 인해 패션이 시민계층까지 전파되기 시작하고 대중을 위한 패션 유행정보 전달 수단으로서 패션잡지가 출간되었다. 본 연구관점에 따른 현대적 의미의 패션 미디어의 시작은 바로 이러한 패션잡지로부터 비롯되었다. 1770년 패션잡지 The Lady’s Magazine<Fig. 4> 발간 이후 인쇄술의 비약적 진보 속에 패션잡지는 19세기 양적 성장을 보였고 19세기 말 세계적으로 유통되는 Vogue, Bazaar 등이 창간되어 현재까지 이르게 되었다(Lee, 2004). 패션 커뮤니케이션 수신자로서 다수 대중을 위한 패션 정보 유통이다보니 패션 인형이라는 실물 미디어보다는 대량생산 및 유통이 용이한 패션잡지 그리고 그에 수록될 수 있는 콘텐츠로서 패션 기사, 인쇄하기 쉬운 간략화된 드로잉인 일러스트레이션 형태의 패션 플레이트가 매스 미디어로 등장한 것이다. 초기 매스 패션 미디어로서 패션 플레이트, 패션잡지를 통해 패션 정보의 본격적인 매스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해졌다. 패션잡지는 저가지만 럭셔리, 쾌락을 암시하므로(Duffy, 2013) 대중 소비자에게 어필하는 매력적인 패션 미디어 역할을 하였다.
따라서 패션잡지의 이러한 특성을 활용하여 패션잡지를 매개로 한 패션 광고가 활성화되었다. 상업적 용도의 미디어인 패션 광고는 고대부터 존재했지만 모든 계층에게 미디어가 유통되고 마케팅에 중요 수단이 된 18~19세기에 인쇄 기술의 성장과 더불어 활성화되었고, 일상생활에 물질적 환상을 제공했다(Eluwawalage, 2019). 특히 일러스트레이션 형태의 패션 광고는 1880년대 후반 빅토리아 시기 신문, 잡지와 같은 정기간행물에서 가장 시선을 끄는 것이었고 여성 독자를 대상으로 한 브랜드 의상과 럭셔리 상품들에 관한 것이었다(Eluwawalage, 2019)<Fig. 5>. 패션 인쇄 미디어에 상품정보를 제공함으로써 판매를 소구했던 패션광고와 함께, 상점의 쇼 윈도우 디스플레이 역시 패션 상품을 진열함으로써 상품에 대한 직접적인 정보를 소비자에게 제시하는 실물 프레젠테이션 미디어로서 19세기 중엽 개발된 판유리 생산 이후 급속한 발전을 보였다(Jeon, 2014).
20세기 전반은 19세기 말 쿠튀리에의 등장 이후 본격적인 현대 패션이 전개되고 대중에게 전파된 시기다. 쿠튀리에들은 브랜드 홍보 수단으로서 패션 미디어를 풍성하게 활용하였다. 이전 시대 패션 인형을 통한 실물 패션 프레젠테이션은 찰스 프레데릭 워스(Charles Frederic Worth)의 살롱에서의 모델 착용 패션쇼, 폴 푸아레(Paul Poiret)에 의한 순회 패션쇼<Fig. 6>, 이후 1912년 보그 편집장 에드나 울먼 체이스(Edna Woolman Chase)에 의한 현대와 유사한 패션쇼로 이어져 계속 발전하였다(Huh, 2011). 또한 쿠튀리에들은 이전 시기 발달한 패션잡지 매개의 패션 커뮤니케이션 역시 활용하였는데, 처음 패션 일러스트레이션은 사실적 정보 제공이 목적이라 작가의 개성적 표현이 적었으나 20세기 초 쿠튀르가 정착하고 패션잡지가 주도적 패션정보원이 되면서 독창적 예술 작업으로 전환되었다. 푸아레는 폴 이리베(Paul Iribe), 조르주 르파페(George Lepape) 등에게 작업을 의뢰함으로써 패션 일러스트레이션을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렸다(Sung, 2010)<Fig. 7>. 이후 패션 일러스트레이션은 패션 분야의 고유한 패션 드로잉으로 자리매김하게 되었고 미적 창작 작품으로서, 혹은 광고를 위한 상업적 용도로 사용되었다.
한편 19세기 이후 카메라와 같은 영상 기기가 개발되면서 기계적 재현 미디어인 사진이 등장하였다. 패션사진은 초기에는 대상을 그대로 재현하는 고유 특성으로 인해 예술보다는 기술로서 인식되었으나 20세기 들어 차츰 감각적인 패션잡지를 통해 예술화되었다. 에드워드 스타이켄(Edward Steichen)의 사진은 소프트 포커스 기법을 활용하여 회화 같은 효과를 냈고(Troy, 2003), 만 레이(Man Ray)는 초현실주의적인 패션사진<Fig. 8>을 창조했다. 패션사진은 상업과 예술의 경계를 자유롭게 오가며 점차 패션을 표현하는 적절한 수단이 되면서(Jung, 2000) 차츰 패션 일러스트레이션을 대신하여 더 큰 비중으로 패션잡지에서 사용되었다.
패션 브랜드들의 패션 미디어를 통한 예술적 접근은 쇼 윈도우 디스플레이에서도 나타났다. 1920~30년대에 아르데코, 큐비즘, 초현실주의 등 당시 예술로부터 영감을 받은 쇼 윈도우 디스플레이를 통해 나타났고, 그 과정에서 아티스트, 산업 디자이너와의 콜라보레이션도 진행되었다(Francis & King, 1997)<Fig. 9>.
20세기 후반은 20세기 전반 본격적 현대 패션이 등장한 이후 대중문화의 성숙기로, 20세기 중반 이후 오트 쿠튀르보다 기성복 프레타 포르테가 활성화되면서 매 시즌 컬렉션 런웨이 쇼가 디자이너와 브랜드의 패션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중요한 패션 미디어가 되었다. 특히 1990년대 이래 현대 패션쇼는 예술적이고 극적인 효과를 위해 무대에 거대한 조형물이 설치된 세트를 세우거나 스토리텔링을 가진 예술적 동작의 퍼포먼스를 연출함으로써 패션 디자이너, 브랜드의 이미지를 표현하는 예술적인 매체가 되었다(Suh, 2012)<Fig. 10>.
한편, 20세기 후반에는 실물 프레젠테이션 미디어로서 패션 전시가 패션 미디어 유형으로 주목을 받게 되었다. 패션 전시의 기원은 20세기 초로 거슬러 올라가 1900년 파리 만국 박람회장 내 의상 전시장의 패션 전시, 패션 박물관에서의 패션 전시들이 존재해왔지만 1971년 세실 비튼(Cecil Beaton)의 ‘An Anthology(1971)’ 전시<Fig. 11>를 통해 조직적으로 기획되었고 1980년대 들어 다이아나 브릴랜드(Diana Vreeland)의 메트로폴리탄 뮤지엄에서의 이브 생 로랑의 회고전이 개최되면서 패션 전시가 본격화되었다(Clark, De La Haye, & Horsley, 2014). 이후 패션 전시가 활발해지면서 단순한 의상 전시가 아니라 패션과 예술의 콜라보레이션, 컨셉추얼 패션 전시 등과 같은 다양한 예술적 패션 전시들이 기획되었다. 이러한 패션 전시와 패션쇼를 통해, 20세기 후반 예술 경계의 확장에 따라 등장한 인스톨레이션, 퍼포먼스의 형식이 융합되면서 패션 퍼포먼스, 패션 인스톨레이션 자체도 패션 프레젠테이션 미디어의 유형으로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패션 전시와 같은 예술적 패션 프레젠테이션이 있다면 상업 용도의 패션 프레젠테이션 역시 패션 기성복 산업의 성장에 따라 다수의 패션 브랜드가 등장하면서 적극적인 패션 미디어로 활용되었다. 1976년에 상업 공간에서 쇼 윈도우 디스플레이, 상품 진열부터 매장 전체 이미지를 전달하는 VMD라는 용어가 등장하면서(Kim, 2018), 판매 최전선에서 직접적으로 판매를 유도하는 보다 전문적인 실물 프레젠테이션 미디어로 기능했다.
한편, 20세기 후반 재현 미디어로서 패션 일러스트레이션, 패션사진을 통한 패션 커뮤니케이션이 지속되고 있었으나 새롭게 주목받은 재현 미디어는 패션 동영상이다. 특히 동영상은 움직이는 이미지와 더불어 사운드를 담을 수 있어, 시각 미디어에서 다중감각적 미디어로 패션 정보 콘텐츠의 전환을 가져왔으며, 시간성을 담게 됨에 따라 서사와 역동적인 표현이 가능하므로 인간의 감성에 호소하는 데 효과적인 미디어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바로 그러한 점에서 패션 필름은 20세기 후반 패션 브랜드의 중요한 패션 커뮤니케이션 미디어로 활용되기 시작했다. 패션 필름은 1910년에 발표된 ‘Fifty years of Paris fashion 1859~1900’을 최초로, 20세기 초에 이미 등장했고 20세기 전반 조르주 호이닝겐 후엔(George Hoyningen-Huene)과 같은 패션 사진작가들의 무빙 이미지에 대한 관심으로 인해 제작되기 시작했지만, 패션 브랜드에서 패션 필름을 예술적 브랜드 홍보 수단으로 사용하게 된 것은 20세기 후반이었다(Kwon, 2016)<Fig. 12>. 이는 이후 21세기 전반 더욱 활성화되어 앤더슨(Anderson), 폴란스키(Polanski) 등 유명 예술영화 감독을 영입하여 제작하거나 예술영화의 표현 미학을 가져와 예술화를 실현하였다(Beom, 2018).
이러한 동영상 미디어 유형들이 부상한 배경에는 영상 촬영 기술, 편집 기술이 발달한 부분도 있지만 20세기 후반 개발된 중개 장치 미디어, 통신 기술의 발달 때문이기도 하다. 20세기 중반 동영상을 송출하거나 재생할 수 있는 TV, 비디오, 20세기 말 DVD, 컴퓨터 등 각종 방송ㆍ전자 미디어, 디지털 미디어가 출현함으로써, 시공간을 초월하여, 다수의 대중에게 보다 빠르게 정보가 유통되는 패션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해졌다. 20세기 후반 케이블 TV가 등장하면서 패션 전문 채널과 프로그램이 개발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패션 전문방송 미디어는 패션 정보 전달 용도도 있으나 외모 관리 토크쇼, 연예인 패션 등과 같은 및 오락 기능이 특징적이고, 바로 디지털 미디어가 급속하게 발전하면서 주요 미디어로 정착하지 못하고 위치를 내어주게 되었다.
21세기 전반은 디지털화(digitation)가 패션 커뮤니케이션 흐름을 급속도로 변화시켰다. 20세기 말 디지털과 인터넷 기술의 발달 이래, 글로벌 패션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해졌고, 하나의 중개 장치로 통합된 모바일 기기를 통해 언제, 어디서나 다양한 미디어를 쉽게 접할 수 있게 되면서 이는 이제까지 기술의 발전 속도를 초월한 빠른 속도로 패션 미디어의 지형을 바꾸었다. 패션 분야는 2009~2010년 이래 뉴 미디어 플랫폼을 수용해왔는데, 이에 대해 WWD는 패션 회사에 있어 2009년은 소셜 미디어의 해라고 하였고, 2010년에 비즈니스 오브 패션은 패션 미디어는 유례없이 디지털 테크놀로지를 수용 중이라고 하였다(Bartlett et al., 2021).
이 시기 수록ㆍ중개 장치 미디어의 기술적 변화가 가장 주목할만했다. 패션 웹사이트, 애플리케이션, 패션 전문 플랫폼과 채널, 패션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등의 SNS와 같은 다양한 종류의 디지털 미디어가 한꺼번에 등장했다. 그 과정 중 패션 드로잉, 사진, 동영상 창작물을 유통하는 온라인 전용 패션 미디어<Fig. 13>들이 등장했고, 오랜 기간 지속되어 온 전통적 패션 미디어인 인쇄ㆍ출판 미디어, 방송ㆍ전자 미디어의 근간이 흔들리면서 동일 콘텐츠를 다른 미디어를 통해 배포하는 크로스 플랫폼(cross-platform)이 등장했다(Bartlett et al., 2021). 패션잡지는 웹진으로 디지털화되어 평면적 이미지의 한계를 넘어 동영상 콘텐츠를 수록하였으며 웹사이트 커뮤니티, SNS를 통해 구독자들과 상호작용했고, 패션 전문 케이블 TV 역시 웹사이트, SNS 등에 크로스 플랫폼을 만들어 정보를 제공하고 시청자와 상호작용했다. 한편, 전통적인 수록 미디어인 패션잡지는 직설적인 상업적 접근을 거부하고 여러 예술 영역을 다루면서 콜라보레이션 작업을 하거나 새로운 예술적 편집을 보여주는 비저네어(Visionaire), A 매거진(A Magazine)<Fig. 14>와 같은 큐레이팅 잡지와 같이 예술화라는 새로운 방향성을 모색하게 되었다(Smith & Kubler, 2013).
전통적인 재현 미디어인 패션 일러스트레이션과 패션사진 역시 디지털화되었다. 디지털 기술에 의해 정보 간 융합이 자유로워지면서 재현 미디어간 컨버전스도 나타났는데, 드로잉과 사진, 동영상이 결합된 디지털 콜라주 아트<Fig. 15>가 패션 광고 캠페인, 룩 북(look book) 등의 패션 미디어로 활용되기도 했다(Kim, 2017). 한편 가상과 현실의 경계를 넘나드는 VRㆍAR 영상이 패션 미디어 콘텐츠로 등장했고, 더 나아가 그러한 세계관을 표현한 패션 게임 및 패션 메타버스 영상 <Fig. 16>으로까지 콘텐츠가 진화했고 이러한 새로운 미디어 컨버전스 콘텐츠 유형은 구치, 루이비통, 버버리 등과 같은 브랜드에서 MZ 세대를 위한 패션 브랜드의 광고, 프레젠테이션으로서 활용되고 있다(Baek & Bae, 2021).
실물 프레젠테이션 미디어 역시 다양한 뉴 미디어 콘텐츠를 융합하는 방식으로 기술의 발달을 반영했다. 패션쇼의 무대 장치에 테크놀로지가 도입되어, 동영상, VRㆍAR 장치 설치를 통해 관객과 인터랙션을 유도하고 있다<Fig. 17>. 또, 시ㆍ공간 제약에서 벗어나 브랜드 공식 사이트나 SNS와 같은 디지털 미디어를 통해 이전 VIP 관람자만의 전유물이던 패션쇼를 라이브 스트리밍이나 디지털 런웨이 등의 형식으로 유통함으로써 소비자에게 다가간다. 패션 전시 역시 전통적으로 의상을 실물 전시하는 방식에서 더 나아가 패션사진, 패션 필름 등 다른 콘텐츠 미디어를 컨버전스하거나 첨단 입체시각화 기술, 네트워킹을 통해 실제 전시 공간처럼 체험할 수 있는 VR 전시로 구현되고 있고<Fig. 18>, VMD 또한 디지털 사이니지와 같은 장치를 통해 정보를 유통하거나 VRㆍAR 기술을 융합하여 소비자의 가상 체험을 유도하고 있다(Kho, 2015). 또 예술의 영역이 확장된 20세기 후반 이래 예술적 프레젠테이션이 보다 풍성하게 이루어지면서 다수의 아티스트 콜라보레이션이 나타나고 있으며, 이러한 패션과 예술의 밀접한 관계가 형성되면서 미술관, 갤러리에서 다수의 패션 프레젠테이션이 기획되고 있고, VMD에서 역시 이러한 예술적 움직임에 따라 매장 특히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표현하기 위해 건축된 공간인 플래그쉽 스토어 공간 자체를 예술화하고 있는 경향이다(Smith & Kubler, 2013)<Fig. 19>. 지금까지 연대기적으로 패션 미디어 유형의 변화를 고찰한 결과를 연표로 작성해보면 아래의 <Fig. 20>과 같다.
2. 패션 미디어 유형의 변화 특성
각 패션 미디어 유형별 역사적 변화 방향을 살펴보면, 먼저 내용 유형의 재현 미디어에 있어서는 영상 촬영과 편집을 위한 기기 및 기술의 발달에 따라 패션 드로잉, 사진과 같은 정적 이미지로부터 동영상과 같은 동적 이미지로, 패션 드로잉과 같이 인간의 수작업에 의한 재현 이미지로부터 기계를 통해 재현된 사진, 동영상과 같이 기술적 이미지, 여기에 시간의 흐름에 따른 움직임까지 저장하여 실재감을 주는 이미지로, 더 나아가 VRㆍAR 영상과 같이 재현이 가진 가상의 한계를 뛰어넘어 현실감을 경험하게 하는 재현 이미지로 형식적 변화가 나타났다. 그 과정에서 시각에 의해서만 지각할 수 있는 이미지로부터 다중감각과 서사적 구조를 역동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이미지로 변화하였고 가상의 실재화에 따라 미디어 수신자인 소비자와 인터랙티브한 패션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해졌다. 최근 디지털화는 패션 정보 처리 방식에 있어 획기적 전환을 가져와 정보 간 융합이 자유로워지면서 다양한 미디어 컨버전스 유형들이 생성되었다. 또, 내용 유형의 패션 미디어는 처음 새로운 기술 도입 이후 성숙해가면서 사실적 재현에서 좀더 표현력 있는 예술적 재현으로 예술화되었다. 다음으로 수록ㆍ중개 장치 유형의 패션 미디어는 인쇄ㆍ출판 미디어로부터 방송 미디어, 디지털 미디어의 형식으로 미디어의 발달사를 그대로 반영했다. 처음에는 중개 장치 없이 종이에 출판되는 수록 미디어로부터, 점차 중개 장치 기술의 발달에 따라 수록ㆍ중개 장치 미디어로 변화하였고 그에 따라 점점 빠른 속도로 시공간을 초월할 수 있는 글로벌 스케일의 매스 커뮤니케이션 미디어로 변화하였다. 최근 디지털화, 네트워킹에 따라 미디어 컨버전스 현상이 나타났으며, SNS를 통해 미디어 수신자인 소비자와 상호작용할 수 있는 미디어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디지털 미디어가 주도적 미디어가 되면서 기존 미디어인 인쇄ㆍ출판 미디어, 방송 미디어는 기존의 형식을 유지하면서도 더불어 디지털화에 반응하여 트랜스 미디어 현상을 보였다. 특히 패션잡지의 경우 이러한 현상과 더불어 생존전략으로서 예술화 경향을 보이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비 중개 유형의 실물 프레젠테이션 미디어는 기술과 예술의 발달에 따라 단순한 실물 제시의 시각, 촉각의 사실적 프레젠테이션에서 다양한 재현 미디어를 융합한 다중감각의 미적 멀티미디어이자 소비자의 체험적 참여를 유도하는 기술, 예술과 융합한 혁신적 패션 미디어 유형으로 진화하고 있다. 각 패션 미디어 유형별 역사적 변화 방향은 <Table 3>과 같다.
패션 미디어 유형의 연대기적 큰 흐름을 고찰한 결과 패션 미디어 유형은 사회, 문화, 기술의 발달을 반영해왔음을 알 수 있다. 첫째, 사회 문화적 커뮤니케이션의 변화에 대해 보면, 근대 이전 상류계층 중심의 패션 문화가 근대 이후 대중의 패션 문화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처음에는 디자이너, 에디터, 브랜드가 주도하는 패션 문화였지만 점차 대중 참여의 패션 문화로 변화하였는데, 패션 미디어 유형의 변화에서도 이러한 흐름을 반영했다. 패션 인형, 초상화를 통한 상류계층의 독점 패션 미디어 유형으로부터, 18세기 근대화에 따른 사회구조의 변화하에 대중 수신자를 대상으로 한 매스 패션 미디어 유형으로 변화하였다. 20세기 전반 디자이너, 에디터, 브랜드에 의해 본격적인 현대 패션 문화가 형성된 이래 이들 주도의 미적, 상업적 패션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다양한 패션 미디어 유형의 적극적 활용이 나타났고 21세기 대중의 주도적 참여 문화가 형성되면서 대중 수신자와 상호작용이 가능한 패션 미디어 유형으로 변화였다. 그러한 변화의 배경에는 다수 대중에게 정보 전달 및 소통을 가능하게 한 인쇄ㆍ출판 기술, 정보 통신 기술의 발달이 기인한다. 이처럼 기술에 따른 미디어는 사회, 문화의 변화를 반영하며 역사적으로 전개되었으며 동시에 이는 매클루언이 언급한대로 당대 사회, 문화의 변화를 이끄는 동인이 되었다.
둘째, 패션 미디어 유형의 변화는 미디어 관련 기술의 발달을 반영했다. 19세기 말~20세기 초, 20세기 말~21세기 초와 같이 기술 혁신과 그에 따른 사회문화의 변화가 급격한 전환기에 새로운 패션 미디어 유형이 집중적으로 창조되었음을 <Fig. 20>을 통해 알 수 있다. 패션 미디어는 미디어 기술의 발달사를 그대로 반영해 수작업 이미지에서 기술적 이미지, 정적 이미지에서 동적 이미지, 시각적 이미지에서 다중감각 이미지, 더 나아가 가상의 실재화라는 재현 방식의 변화를 보였고 시공간을 초월해 빠른 속도로 다수 대중에게 정보가 전달되는 매스 커뮤니케이션 미디어, 더 나아가 수신자인 소비자와 상호작용할 수 있는 SNS 미디어 방향으로 변화하였다. 최근 디지털 기술의 발달에 따라 패션 미디어의 디지털화가 급속히 이루어졌는데, 이는 패션 정보 처리 방식에 있어 획기적 전환을 가져와 정보 간 융합이 자유로워지면서 미디어 컨버전스 유형들이 생성되었다. 또, 가상의 실재화 기술의 발달을 수용해 소비자의 체험적 참여를 유도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셋째, 패션 미디어 유형의 변화는 당대 예술과 관계를 맺으며 변화해왔다. 패션 미디어 유형은 패션의 시각적 특성에 따라 초기 패션 미디어 유형이 회화라는 예술 장르였다는 점에서 알 수 있듯이 역사적으로 초기부터 예술과 관계를 맺어왔다. 재현된 이미지를 콘텐츠로 하는 패션 미디어와 예술과의 밀접한 관계는 패션 디자이너, 에디터, 브랜드가 당대 예술에서 영감을 받거나, 예술가를 재정적으로 후원, 섭외하여 작업을 공식적으로 의뢰하는 방식, 패션 미디어와 예술이 콜라보레이션하는 방식을 통해 초기 패션 미디어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꾸준히 나타났다. 특히 20세기 후반 예술의 경계가 확장되고 패션과 예술의 관계가 긴밀해지면서 패션과 예술의 관계가 위계질서를 가진 관계로부터 점차 동등한 지위의 관계로 나아감에 따라 폭넓은 범위의 패션 미디어와 예술의 상호작용이 풍성하게 나타났고, 또 패션 자체의 예술화를 통해 미적 창작물로서 패션 미디어 유형들이 다수 창작되는 방향으로 나아갔다.
V. 결론
본 연구는 패션 미디어의 개념과 유형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이를 토대로 그 유형의 역사적 변화를 고찰함으로써 패션 미디어에 대한 개념 정립과 유형 전개 방향을 파악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였다. 본 연구에서 정의한 패션 미디어는 디자이너, 에디터, 브랜드가 송신자가 되어 수신자인 소비자에게 패션 정보를 커뮤니케이션하기 위한 도구이다. 패션 미디어의 유형은 내용 유형, 수록ㆍ중개 장치 유형, 비 매개 유형 분류기준에 따라 재현 미디어, 수록ㆍ중개 장치 미디어, 실물 프레젠테이션 미디어로 분류되었다. 패션 미디어 유형의 역사적 변화 고찰 결과 패션 미디어 유형 중 재현 미디어는 재현이 가진 가상을 뛰어넘어 실재감을 높이고 다중감각을 지각, 인터랙션할 수 있는 방향, 미디어 컨버전스 방향으로, 수록ㆍ중개장치 미디어는 디지털화, 글로벌 네트워크화, 가상실재화를 통해 좀더 많은 정보 수신자인 소비자의 참여와 상호작용을 이끄는 방향으로, 실물 프레젠테이션 미디어 역시 재현 미디어, 수록ㆍ중개 장치 미디어와 마찬가지로 미디어 컨버전스, 소비자와의 상호작용을 유도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한편, 패션 미디어는 패션이 가진 시각적, 미적 특성으로 인해 역사적으로 예술과 꾸준히 관계를 맺어왔고 예술의 경계가 확장됨에 따라 보다 자유로운 경계를 아우르는 예술화 작업으로 전개되고 있었다.
본 연구의 한계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본 연구의 패션 미디어 유형 분류는 패션 미디어 관련 선행연구들의 주요 관점, 즉 패션 미디어를 정보전달 수단으로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패션 디자이너, 브랜드, 에디터 등의 패션 제작자에 의한 패션 미디어를 기반으로 한 협의의 패션 미디어 개념에 따른 분류이다 보니, 광의의 패션 커뮤니케이션 즉 착용자의 패션을 미디어로 사용하는 패션 커뮤니케이션이나 그에 대한 일반 매스 미디어, 소셜 미디어를 통한 커뮤니케이션은 제외되었다는 한계점을 갖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 후속 연구에서는 좀 더 포괄적인 패션 커뮤니케이션을 아우르는 패션 미디어 유형 분류 관련 연구 역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항상 수신자로 있던 대중 소비자가 미디어를 생산, 유통하는 생비자(prosumer)가 되면서 1인 패션 미디어라는 새로운 지형이 형성되고 있다는 점에서 이러한 후속 연구는 필요하다. 둘째, 본 연구가 패션 미디어 유형 특히 그 형식 중심의 선행연구를 바탕으로 한 고찰이다 보니 패션미디어 콘텐츠에 있어 이미지 유형을 중심으로 진행되었으므로 패션 미디어가 전달하려고 하는 메시지와 연관된 텍스트 유형은 분석에서 거의 배제되었다. 따라서 수록 미디어인 잡지, 신문 등을 통한 패션 저널리즘이나 학술적 이벤트, 세미나 등의 프레젠테이션까지 포괄적으로 보는 시각도 패션 미디어 유형 관련 후속 연구로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최근 새로운 미디어의 생성 속도를 볼 때 패션 미디어 유형에 관한 구조 모형은 계속 자라날 수 있는 모형이다. 앞으로 새롭게 생성되는 미디어를 담거나, 패션 미디어 유형을 바라보는 다른 관점의 패션 미디어 모형도 도출 가능하리라고 생각된다. 본 연구를 통해 오랜 기간 연구되어왔으나 체계적으로 정리되지 못하고 사용해온 패션 미디어의 개념과 유형에 대해 총체적 관점에서 정리된 기초자료를 제시한 것에 의의를 두며, 패션 미디어 관련 후속 연구들에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
Acknowledgments
이 논문은 2021학년도 건국대학교의 연구년 교원 지원에 의하여 연구되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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