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Korean Society of Costume
[ Article ]
Journal of the Korean Society of Costume - Vol. 76, No. 4, pp.87-107
ISSN: 1229-6880 (Print) 2287-7827 (Online)
Print publication date 31 Aug 2026
Received 20 May 2026 Revised 09 Jun 2026 Accepted 03 Aug 2026
DOI: https://doi.org/10.7233/jksc.2026.76.4.087

지역 정체성 시각화와 장소 브랜딩 관점에서 본 국내 로컬 브랜드 패션 굿즈 사례 연구 : 경상도 지역을 중심으로

이슬기 ; 박혜원⁺
국립창원대학교 시니어휴먼에콜로지협동과정 의류학 전공 박사과정
⁺국립창원대학교 의류학과 교수
A Case Study of Korean Local Brand Fashion Goods from the Perspectives of the Visual Representation of Regional Identity and Place Branding in the Gyeongsang Region
Seulgee Lee ; Hyewon Park⁺
Doctoral Course, Major in Clothing & Textiles, Interdisciplinary Program in Senior Human Ecology, Changwon National University
⁺Professor, Dept. of Clothing & Textiles, Changwon National University

Correspondence to: ⁺Hyewon Park, e-mail: hwpark@changwon.ac.kr

Abstract

Amid the local extinction crisis and the growing popularity of local-focused lifestyles, the “Local Hip” trend has emerged as a notable cultural movement centered on consuming regional uniqueness. This study examines how local fashion goods showcase regional identity and function as tools for local branding.

A qualitative case study analyzed four local brands in the Gyeongsang region — Balansa (Busan), EPLC (Daegu), Masanai (Changwon/Masan), and Tongyeong Agacci Club (Tongyeong) — drawing on digital archives, including official websites, social media content, product images, collaborations, and consumer reactions. Using Kapferer’s brand identity prism as the analytical framework, this study explores how locality is conveyed through fashion goods and shaped by brand communication and consumer interaction.

The findings identify four types of locality expression: First, Balansa represents the subculture expansion type, extending local identity through music, vintage, and street-based subcultural networks. Second, EPLC is categorized as the street network type, expanding regional identity through street culture, fandom, and collaborative networks. Third, Masanai exemplifies the vernacular graphic type, translating dialects, regional narratives, and local memories into visual motifs. Fourth, Tongyeong Agacci Club is identified as the kitsch narrative type, reinterpreting local specialties and maritime culture through playful storytelling.

Across these cases, shared design strategies include using typography for place names and dialects, graphically transforming regional symbols, and adopting subcultural visual language. These methods contribute to regional identity formation through marking, signification, networking, and subjectification. This study argues that local fashion goods are more than souvenirs; they act as wearable cultural symbols that construct and circulate regional identity, reinforce local attachment, and expand cultural networks.

Keywords:

fashion goods, local brand, local creator, local goods, place branding, regional identity

키워드:

패션 굿즈, 로컬 브랜드, 로컬 크리에이터, 로컬 굿즈, 장소 브랜딩, 지역 정체성

Ⅰ. 서론

현재 대한민국의 지역은 수도권과 달리 소멸 위기와 재도약 가능성이 공존하는 이중적 국면에 놓여 있다. 출생인구의 감소와 구직을 위한 청년층의 수도권 유출이 지속되면서 지역은 소멸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수도권과 비수도권으로 구분되는 일극 체제는 인구와 인프라를 수도권에 집중시키며 사회 · 경제 · 문화적 격차를 심화시키고 있다. 그러나 동시에 교통과 통신의 발달에 따른 국토 공간의 압축, 개성 있는 라이프스타일을 지향하는 MZ세대의 등장, 코로나 팬데믹 이후 국내 지역 여행지에 대한 관심 증가 등으로 지역에 대한 새로운 인식도 확산되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지역을 일컬을 때, 변두리의 의미를 포함하는 ‘지방’이라는 표현보다 장소적 의미와 지역 고유의 유산, 특성, 잠재적 가치를 함께 포괄하는 ‘로컬(local)’이라는 용어가 사용되고 있다(Kyung et al., 2020).

특히 자본주의의 심화와 AI 기술의 급속한 발전으로 국가, 기업, 산업, 개인 전반에 큰 변화가 일어나는 상황에서, 지역이 차별화의 경쟁력으로 활용할 수 있는 것은 특정 지역만이 지닌 고유한 문화와 생산 자원이다. 이에 따라 자연환경, 특산물, 역사적 자산, 생활문화, 대면 네트워크 등 지역 고유의 자원을 다각도로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확대되고 있다. 또한 특정 지역의 독특한 감성, 레트로한 분위기, 생활문화에 반응하는 MZ세대가 증가하고, 이전보다 굿즈 제작이 용이해지면서 지역성을 기반으로 콘텐츠를 생산하는 로컬 크리에이터들의 활동도 두드러지고 있다. 이들이 만든 로컬 브랜드는 지역의 특성을 반영한 제품과 서비스를 기획 · 제공함으로써 지역성을 강화하고, 관계인구를 확대하며 지역사회에 새로운 활력을 부여하고 있다(Park, 2025).

이러한 흐름 속에서 모자와 티셔츠 같은 패션 굿즈(Fashion Goods)의 중요성도 확대되고 있다. 굿즈(Goods)는 본래 일반 소비재를 의미하는 용어였으나, 최근에는 소비자가 일상 속에서 특정 브랜드나 인물의 아이덴티티를 소장하는 방식으로 애정을 표현하고, 동시에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수단이 되는 제품을 의미한다. 그중 패션 굿즈는 착용하거나 보관할 수 있는 의류 및 액세서리 형태의 굿즈를 의미하며, 신체와 일상생활에 밀착되어 노출 빈도와 활용도가 높다는 점에서 효과적인 시각적 커뮤니케이션 매체로 기능한다(Jang et al., 2025). 패션 분야가 아닌 로컬 브랜드들까지 티셔츠와 모자를 굿즈로 제작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동안 지역성을 드러내는 제품은 외부 방문자가 특정 지역을 방문한 경험을 증명하고 기억하기 위한 관광기념품이나 특산물을 중심으로 한 로컬 푸드가 주를 이루었다. 그러나 최근 로컬 브랜드의 패션 굿즈는 지역민, 출향인, 방문객, 관계인구가 구매하고 착용함으로써 소속감과 유대감을 형성하고, 자신과 특정 지역 또는 브랜드를 연결하는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처럼 로컬 패션 굿즈는 단순한 기념품을 넘어 개인의 취향과 정체성을 드러내는 문화적 표식으로 전환되고 있다. 또한 지역 자산을 살린 소비재를 제작함으로써, 경제적 · 사회적 · 정치적 가치도 띠고 있다.

따라서 본 연구의 목적은 국내 로컬 브랜드의 패션 굿즈가 지역의 지명, 언어, 생활문화, 특산물, 장소 기억, 서브컬처 등 로컬 자원을 어떠한 시각적 · 문화적 요소로 전환하며, 이를 통해 브랜드 정체성과 장소 브랜딩이 어떠한 방식으로 구성 · 확장되는지를 분석하는 데 있다. 나아가 로컬 패션 굿즈가 단순한 기념품을 넘어 지역 정체성을 형성 · 확산하고 소비자의 지역적 소속감과 관계 형성에 기여하는 문화적 매개체로 작동하는 과정을 규명하고자 한다.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연구문제는 다음과 같다.

첫째, 국내 로컬 브랜드의 패션 굿즈에는 지역 정체성이 어떠한 시각적 · 문화적 요소를 통해 구현되고 있는가?

둘째, 브랜드 아이덴티티 프리즘(Brand Identity Prism)의 구성 요소를 기준으로 할 때, 로컬 브랜드의 패션 굿즈 및 관련 자료에서는 브랜드 정체성이 어떠한 방식으로 구성 · 표현되고 있는가?

셋째, 로컬 패션 굿즈는 지역 정체성 형성과 장소 브랜딩의 확장에 어떠한 방식으로 기여하는가?

연구방법은 먼저 이론적 고찰을 통해 로컬, 로컬 브랜드, 로컬 크리에이터의 개념과 동향을 살펴보고, 패션 굿즈, 지역 정체성, 장소 브랜딩에 관한 논의를 검토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경상도 권역의 로컬 브랜드를 대상으로 질적 다중사례연구를 수행하였으며, 공개된 디지털 아카이브 자료를 중심으로 사례를 수집 · 분석하였다. 수집된 자료는 Kapferer(2008)의 브랜드 아이덴티티 프리즘을 분석틀로 활용하여 로컬 패션 굿즈에 나타난 지역 정체성의 시각적 표현과 브랜드 정체성의 구성 방식, 그리고 장소 브랜딩의 특성을 분석하였다. 구체적인 연구 절차와 분석 방법은 제Ⅲ장에서 상세히 제시하고자 한다.

본 연구는 로컬 브랜드 연구에서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않았던 패션 굿즈를 단순한 상품이 아닌 지역 정체성을 시각화하고 공유 · 확산하는 문화적 매개체로 해석함으로써 로컬 브랜드 및 장소 브랜딩 연구의 논의를 확장하는 데 의의가 있다. 또한 산업 및 정책 담론에 편중되어 온 로컬 크리에이터 연구를 패션 · 디자인 분야로 확장하였다는 점에서 학술적 의의를 지닌다. 나아가 패션 굿즈가 지방 소멸 대응과 관계인구 유입의 맥락에서 지역 자산을 소비 가능한 시각문화로 전환할 수 있음을 확인함으로써, 로컬 브랜드 운영자와 지역 정책 주체에게 굿즈 기획을 장소 브랜딩 전략의 하나로 활용할 수 있는 실천적 근거를 제시하고자 한다.


Ⅱ. 이론적 배경

1. 로컬 브랜드 개념과 브랜드 아이덴티티

‘로컬(local)’의 뜻은 ‘지역’으로 해석되지만 단순한 행정구역, 지리적 주변부를 지칭하는 ‘지방’과 구분되는 개념으로, 특정 장소에 축적된 역사 · 산업 · 생활문화 · 언어 · 경관 등 고유 자원과 이를 둘러싼 관계가 구성하는 맥락을 포함하는 단어다. 이러한 관점에서 로컬은 외부로부터 규정되는 수동적 범주라기보다, 지역 내 · 외부 주체들이 장소성을 재해석하고 의미화하는 실천 속에서 형성되는 관계적 · 문화적 범주로 이해될 수 있다(Kim, 2021). 최근 ‘로컬 트렌드’ ‘로컬 힙’ 담론은 지역 자원을 활용한 상품 · 공간 · 문화의 재구성을 통해 새로운 지역 경험을 생산하는 현상으로 논의되며, 동시에 지역이 ‘브랜딩’되는 과정에서 장소성이 변화하는 흐름으로도 읽힌다.

이제 ‘브랜드(brand)’는 더 이상 상표나 로고와 같은 표식에 한정되지 않고, 소비자에게 특정한 의미와 경험을 제공하는 ‘브랜드 아이덴티티(Brand Identity)’의 체계로 이해된다. 이전에는 소비자 측에서 형성되고, 브랜드가 통제하기 어려운 ‘브랜드 이미지’가 강조되었다. 그러나 Kapferer(2008)는 소비자 측에 형성되는 브랜드 이미지, 정신적으로 인지되는 것으로만 한정된 이미지만으로는 브랜드의 실체와 가치를 설명하기 어렵다고 보고, 브랜드 스스로가 자신을 어떻게 정의하는가를 의미하는 '브랜드 아이덴티티'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나아가 그는 브랜드 아이덴티티란 기업이 일방적으로 구축하는 것이 아니라, 발신자인 브랜드와 수신자인 소비자의 지속적 상호작용 속에서 매번 새롭게 구성되는 관계적 산물임을 주장하였다. 이상의 논의를 로컬 맥락에 적용하면 로컬 브랜드(local brand)는 특정 지역의 자원을 차별화의 원천으로 활용하는 동시에, 이를 현대적 언어로 재해석하여 지속적으로 유통 · 확산시키는 콘텐츠 생산 주체로 정의될 수 있다(Jeon, 2024; Kapferer, 2008). 즉, Jeon(2024)의 지적처럼 로컬 브랜드는 단순히 지역에서 상품을 판매하는 수준을 넘어 고유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바탕으로 지역의 의미를 디자인, 서사, 경험으로 구성하고, 소비자가 참여할 수 있는 형태로 제안함으로써 지역에 대한 인식과 호감을 확산시키는 역할을 수행한다. 이에 따라 로컬 브랜드는 지역의 고유 자원과 특색을 기반으로 상품과 서비스, 공간, 커뮤니티를 생산하며, 지역 내 다양한 정치 · 경제 · 문화 · 사회적 효과를 발생시키는 주체로 평가된다. 이러한 로컬 브랜드의 형성과 지속에는 그 주체가 되는 로컬 크리에이터(local creator)와 로컬 브랜드를 둘러싼 지역 네트워크의 역할이 중요하다.

이와 함께 로컬 브랜딩(local branding)은 지역의 역사, 문화, 산업, 생활양식, 장소성 등 지역 고유의 자산을 브랜드 가치로 재해석하고, 이를 제품, 디자인, 콘텐츠, 서비스, 공간 경험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일관되게 전달함으로써 지역의 정체성과 경쟁력을 형성 · 강화하는 전략적 과정으로 이해할 수 있다. 즉, 로컬 브랜딩은 단순한 상품 판매나 지역 홍보를 넘어 지역의 의미를 지속적으로 생산 · 공유하고 소비자와의 관계를 구축하는 브랜드 활동 전반을 포함한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로컬 브랜드를 특정 지역의 역사, 생활문화, 언어, 산업, 장소성 등 지역 자산을 현대적 디자인 언어와 콘텐츠로 재해석하여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구축하고, 이를 다양한 상품과 경험을 통해 소비자에게 전달함으로써 지역의 의미를 확산하는 문화적 매개 주체로 정의하고자 한다. 또한 로컬 브랜딩은 이러한 지역 자산을 브랜드 정체성과 소비 경험으로 연결하여 지역의 문화적 가치와 장소성을 지속적으로 형성 · 확산하는 일련의 전략적 과정으로 정의한다.

2. 로컬 패션 굿즈와 지역 정체성 시각화, 장소 브랜딩

굿즈(goods)는 본래 일반적인 상품이나 소비재를 의미하지만, 현대 문화산업에서는 브랜드, 인물, 콘텐츠, 기관 등의 정체성을 담은 특화 상품으로 의미가 확장되었다. 최근 굿즈는 엔터테인먼트, 스포츠, 예술, 관광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며, 특정 대상에 대한 선호와 지지를 표현하고 브랜드와 소비자의 정서적 유대감 및 소속감을 형성하는 매개로 기능한다. 또한 동일한 굿즈를 공유하는 사람들 간의 상호 인식과 문화적 취향을 드러내는 상징적 상품으로도 작동한다(Jang et al., 2025).

이러한 특성은 패션 아이템과 결합할 때 더욱 두드러진다. 의류, 모자, 가방, 액세서리 등은 신체에 직접 착용되고 일상적으로 노출되므로 메시지와 정체성을 시각적으로 전달하는 데 효과적이다. 타이포그래피, 로고, 슬로건 등은 사회적 메시지와 집단 정체성, 개인의 취향을 표현하는 시각 커뮤니케이션 수단이 되며(Huh & Ro, 2013), 패션 굿즈는 브랜드 이미지를 착용 가능한 형태로 구현하여 소비자의 취향과 정체성을 표현하는 물질적 · 시각적 매개체로 기능한다(Belk, 1988).

로컬 패션 굿즈는 이러한 패션 굿즈에 지역성을 결합한 형태로, 지역의 지명, 언어, 상징, 생활문화, 로컬 브랜드의 서사 등을 의류와 패션 소품에 적용하여 지역 정체성을 시각화한 상품이다. 이는 단순한 관광기념품을 넘어 일상적 착용과 SNS 공유를 통해 지역 정체성을 현대적 취향의 언어로 재해석하고 확산시키는 매체이며, 지역을 하나의 시각적 기호이자 문화적 스타일로 전환하는 디자인 실천으로 볼 수 있다. 로컬 패션 굿즈가 시각화하는 핵심은 지역 정체성이다. 지역 정체성은 특정 지역에 대한 소속감과 기억, 경험, 공유된 의미의 체계로, 장소에 대한 경험과 상징, 사회적 관계를 통해 형성된다(Proshansky et al., 1983; Seo & Kim, 2022). 또한 사회정체성 이론(Tajfel & Turner, 1979)에 따르면 개인은 집단과의 동일시를 통해 소속감과 자아상을 형성하므로, 지역명이나 지역 상징이 적용된 패션 굿즈는 착용자의 지역적 소속감과 문화적 취향을 표현하는 정체성 표식으로 기능할 수 있다. 나아가 로컬 패션 굿즈는 지역민뿐 아니라 출향민, 방문자, 온라인 소비자 등 다양한 주체들이 지역과 관계를 맺도록 하는 매개체이기도 하다(Anderson, 2006). 착용과 소장, SNS 공유를 통해 지역 정체성을 개인의 취향과 결합하고 확산시키며, 장소 브랜딩(place branding)의 실천적 수단으로 기능한다. Kavaratzis(2004)가 제시한 장소 브랜딩의 관점에서 로컬 패션 굿즈는 지역의 역사와 문화, 상징을 디자인과 상품으로 재해석하여 지역의 이미지와 정체성을 일상 속에서 경험하고 공유하도록 하는 매체라 할 수 있다.

이상의 논의를 바탕으로 본 연구는 로컬 패션 굿즈를 지역 정체성을 시각화하고 확산하는 문화적 매개체로 보고, Kapferer의 브랜드 아이덴티티 프리즘을 중심 분석틀로 적용하여 지역 자원의 시각적 · 문화적 표현, 브랜드와 소비자, 협업대상, 지역과의 관계, 소비자의 정체성 표현 양상을 종합적으로 분석하고자 한다.

3. 로컬 패션 굿즈 분석을 위한 브랜드 아이덴티티 프리즘

프랑스의 브랜드 전략 연구자인 Jean-Noël Kapferer(2008)는 브랜드를 단순한 로고나 제품 속성의 집합이 아니라, 고유한 의미와 가치를 지속적으로 생성하고 전달하는 정체성 구조로 이해하였다. 그는 브랜드 정체성을 분석하기 위한 틀로 ‘브랜드 아이덴티티 프리즘’을 제시하였으며, 이를 통해 브랜드가 스스로 구축하고 발신하는 의미와 소비자에게 인식되는 이미지를 함께 설명하고자 하였다. 브랜드 아이덴티티 프리즘은 물리적 특징(physique), 개성(personality), 문화(culture), 관계(relationship), 고객 반영(reflection), 자아 이미지(self-image)의 여섯 가지 요소로 구성된다.

물리적 특징은 로고, 타이포그래피, 색채, 제품 형태, 소재 등 브랜드가 외부적으로 드러내는 가시적 · 물질적 속성을 의미한다. 개성은 브랜드를 인격체로 보았을 때의 성격적 특성을 가리키며, 문화는 브랜드가 기반하고 있는 가치, 신념, 세계관, 역사적 · 지역적 배경을 포함한다. 관계는 브랜드와 소비자 또는 다른 주체 사이에서 형성되는 상호작용 방식을 의미하고, 고객 반영은 브랜드가 제시하는 이상적 사용자 이미지를 뜻한다. 자아 이미지는 소비자가 브랜드를 통해 형성하는 자기 인식으로, 취향, 소속감, 자부심, 자기표상과 관련된다. 이 여섯 요소는 개별적으로 작동하기보다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과정에서 상호 연결되며 통합된 정체성을 구성한다. 특히 Kapferer의 프리즘은 브랜드 정체성을 발신자와 수신자의 관계 속에서 설명한다는 점에서, 브랜드가 제시하는 시각적 · 문화적 기호와 소비자의 해석 및 자기 인식을 함께 분석하는 데 유용하다.

이러한 관점에서 브랜드 아이덴티티 프리즘은 로컬 패션 굿즈 분석에 적합한 이론적 틀로 활용될 수 있다. 로컬 패션 굿즈는 특정 지역의 지명, 사투리, 상징, 이미지, 생활문화, 브랜드 서사를 의류와 패션 소품의 형태로 전환한 시각적 · 물질적 산물이다. 따라서 이를 분석하기 위해서는 디자인의 외형적 특징뿐 아니라, 지역적 가치와 문화적 의미, 브랜드가 소비자와 맺는 관계, 소비자가 이를 통해 형성하는 자기 인식까지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상의 논의를 바탕으로 본 연구는 로컬 패션 굿즈를 지역 정체성이 시각적으로 번역되는 매체로 보고, 이를 분석하기 위해 Kapferer의 브랜드 아이덴티티 프리즘을 적용했다. 본 연구에서 지역 정체성은 지명, 지역 언어, 산업 · 생활문화, 특산물, 장소 기억, 서브컬처 네트워크 등의 요소를 통해 구성되는 것으로 보았다. 이러한 요소들은 패션 굿즈의 로고, 타이포그래피, 그래픽, 제품 이미지, 브랜드 서사, 소비자 반응 속에서 확인된다. 따라서 본 연구는 브랜드 발신 자료와 소비자 수용 · 반응 자료를 함께 분석하여 로컬 패션 굿즈가 지역 정체성을 나타내는 과정을 고찰한다.


Ⅲ. 연구 방법 및 절차

1. 연구 설계

본 연구는 국내 로컬 브랜드 패션 굿즈에 나타난 지역 정체성의 시각화 방식과 장소 브랜딩 특성을 분석하기 위해 질적 다중사례연구를 수행하였다. 사례는 경상도 권역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로컬 브랜드를 대상으로 선정하였으며, 각 브랜드가 패션 굿즈를 통해 지역의 지명, 언어, 생활문화, 장소 기억, 서브컬처 등을 어떠한 방식으로 브랜드 정체성으로 전환하는지를 분석하였다. 브랜드 정체성 분석은 로컬 패션 굿즈가 지역 정체성을 시각화하고 장소 브랜딩의 매개체로 작동하는 과정을 해석하기 위한 것이다.

본 연구는 브랜드가 구성하고 전달하는 정체성과 소비자에게 제시되거나 수용되는 의미를 함께 살펴보기 위해 Kapferer의 브랜드 아이덴티티 프리즘(Brand Identity Prism)을 분석틀로 활용하였다. 이에 따라 브랜드가 제시하는 지역성의 시각적 · 언어적 표현뿐 아니라, 소비자가 이를 어떻게 수용하고 지역적 소속감과 정체성으로 의미화하는지를 함께 살펴보기 위해 브랜드 발신 자료와 소비자 수용 · 반응 자료를 통합적으로 분석하였다.

브랜드 아이덴티티 프리즘의 여섯 요소는 로컬 패션 굿즈 연구에 맞게 조작적으로 정의하였다. 물리적 특징은 제품 형태, 로고, 지명, 색채, 타이포그래피 등 시각적 디자인 요소를, 개성은 브랜드의 말투와 감성, 문화는 지역의 역사, 생활문화, 산업, 언어, 서브컬처 및 가치관 등을 의미한다. 관계는 소비자와 지역사회, 기관 및 타 브랜드와의 협업과 상호작용을 의미하며, 고객 반영은 브랜드 발신 자료를 통해 제시되는 이상적 소비자상, 자아 이미지는 소비자 반응 자료를 통해 나타나는 자기 인식, 취향 정체성 및 지역적 소속감으로 정의하였다<Table 1>.

Analysis Criteria and Data Sources of the Brand Identity Prism

2. 분석 대상 선정

본 연구는 경상도 지역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로컬 브랜드를 분석 대상으로 선정했다. 경상도는 부산, 대구와 같은 광역시, 창원과 같은 산업도시, 통영과 같은 해양 관광도시를 포함하고 있어 도시별 산업, 생활문화, 언어, 해양문화, 서브컬처가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권역이다. 이러한 특성은 로컬 패션 굿즈가 지역성을 어떠한 시각적 요소와 브랜드 서사로 표현하는지를 비교하기에 적합한 조건을 제공한다. 이에 따라 분석 대상은 다음과 같은 특성을 포함하도록 하였다.

첫째, 지역 정체성을 브랜드 아이덴티티로 활용하는 로컬 브랜드이다. 즉, 부산시와 대구시를 포함한 경상도 지역을 기반으로 하며, 도시명, 지역 언어, 상징, 역사 및 문화적 서사 등 지역의 고유한 정체성을 브랜드와 굿즈 디자인,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에 지속적으로 반영하는 브랜드를 선정하였다.

둘째, 패션 굿즈를 중심으로 지속적인 브랜드 활동을 전개하는 브랜드이다. 티셔츠, 후디, 모자, 가방 등 패션 굿즈를 주요 상품군으로 기획 · 판매하며, 최소 2년 이상 실제 운영되어 브랜드 활동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진 사례를 선정하였다. 또한 지역 기반 주체 또는 타 브랜드 · 기관과의 협업 경험을 통해 지역 네트워크 및 관계망 확장 전략을 확인할 수 있는 브랜드를 포함하였다.

셋째, 객관적 자료 확보와 비교 분석이 가능한 브랜드이다. 공식 홈페이지 및 SNS 등 공식 채널을 통해 콘텐츠가 지속적으로 생산되고 있으며, 제품 정보, 게시물, 타 브랜드 · 기관과의 협업 기록, 언론 보도 및 인터뷰 등 객관적이고 공개적으로 접근 가능한 자료를 확보할 수 있어 사례 간 비교 분석이 가능한 브랜드를 선정하였다.

그러나 지역에 소재하고 있더라도 지역 정체성을 브랜드 정체성으로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않는 일반 의류 브랜드, 단발성으로 지역 기념품을 제작한 사례, 패션 굿즈보다 식음료 · 관광상품 · 공예품 등이 중심이 되는 사례, 공개 자료가 부족하여 사례 간 비교 분석이 어려운 브랜드는 분석 대상에서 제외하였다. 이러한 기준에 따라 부산의 발란사(BALANSA), 대구의 이플릭(EPLC), 마산(창원)의 마사나이(MASANAI), 통영의 통영아가씨클럽(Tongyeong Agacci Club)을 최종 분석 대상으로 선정하였다.

네 브랜드는 운영 기간, 브랜드 규모, 시장 확장 수준에서 차이를 보인다. 발란사와 이플릭은 비교적 운영 기간이 길고 국내외 협업 및 스트리트 문화 네트워크를 통해 확장된 사례인 반면, 마사나이와 통영아가씨클럽은 상대적으로 최근에 등장한 지역 밀착형 브랜드에 해당한다. 본 연구는 이들 브랜드를 매출 규모나 시장 점유율의 관점에서 직접 비교하는 것이 아니라, 로컬 패션 굿즈를 통해 지역 정체성이 어떠한 방식으로 시각화되고 브랜드 정체성으로 구성되는지를 비교하는 데 목적이 있다. 따라서 사례 간 성장 단계의 차이는 본 연구의 한계이자 동시에 로컬 패션 굿즈의 다양한 전개 양상을 보여주는 비교 조건으로 고려하였다. 최종 선정된 분석 대상은 다음 <Table 2>와 같다.

Local Brands Selected for Analysis

발란사(BALANSA)는 2008년 부산에서 시작한 편집숍/레이블로, 부산 기반 서브컬처 씬을 음악, 빈티지, 스트리트 협업으로 확장해 온 브랜드이다. 롯데자이언츠, 유니클로 등과의 협업 패션 굿즈를 통해 지역성과 대중적 확장성을 함께 보여주며, 부산 로컬 브랜드의 대표적 사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플릭(EPLC)은 2015년 대구를 기반으로 형성된 편집숍 기반 브랜드로, 대구 스트리트 문화, 팬덤, 협업 전략을 결합하는 특징을 지닌다. 대구FC, 대구 한국가스공사 페가수스 농구단, 다크룸을 비롯한 의류 브랜드 등과의 협업 사례를 통해 지역 기반 정체성과 스트리트 문화 네트워크를 함께 구축해 온 브랜드로 볼 수 있다. 마사나이(MASANAI)는 2022년 창원의 마산 지역을 기반으로 시작한 로컬 굿즈 브랜드로, 마산의 지명과 사투리, 생활사, 산업 도시의 기억을 그래픽으로 전환하는 특징을 지닌다. 티셔츠의 경우 직접 실크 스크린 프린팅하여 제작하며 NC 다이노스, 창원시, 대한적십자사 경남지사 등과의 협업을 통해 지역 기반 브랜드로서의 확장 가능성도 보여주고 있다. 통영아가씨클럽(Tongyeong Agacci Club)은 2024년 통영에서 시작한 라이프스타일 굿즈 브랜드로, 통영의 해산물과 섬 문화, 일상을 키치하게 재해석하는 특징을 보인다(Tongyeong Agacci Club[TAC], 2024). 특히 그들의 창업 스토리와 상품을 MZ 감성의 감각적인 그래픽과 통영에서의 일상을 담은 개성 있는 릴스 콘텐츠로 전환해 선보이며 지그재그, 불닭볶음면 등과의 협업을 통해 지역성을 보다 대중적인 소비 맥락으로 확장하고 있다(Lee, 2025).

3. 자료 수집 및 분석 절차

본 연구는 로컬 브랜드 패션 굿즈에 나타난 지역 정체성의 시각화 방식과 브랜드 정체성 구성 방식을 분석하기 위해 브랜드가 직접 생산하고 제시한 브랜드 발신 자료와 소비자가 생성한 소비자 수용 · 반응 자료를 함께 수집하였다.

브랜드 발신 자료에는 공식 홈페이지, 온라인 스토어, SNS 게시물, 제품 이미지, 상품 설명, 협업 및 이벤트 자료, 인터뷰 기사 등이 포함되며, 소비자 수용 · 반응 자료에는 댓글, 리뷰, 블로그 후기, 사용자 생성 콘텐츠 등이 포함된다. 두 유형의 자료는 브랜드 아이덴티티 프리즘의 특정 요소에 각각 고정적으로 대응시키지 않고, 브랜드 정체성을 다각적으로 파악하기 위한 상호보완적 분석 근거로 활용하였다. 수집된 자료를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물리적 특징, 개성, 문화, 관계, 고객 반영, 자아 이미지의 여섯 요소를 분석하였으며, 브랜드 발신 자료에서는 브랜드가 구성하고 제시하는 정체성의 표현 양상을, 소비자 수용 · 반응 자료에서는 이러한 정체성이 소비자에게 인식 · 해석되고 자기표현으로 나타나는 양상을 주로 살펴보았다. 특히 고객 반영과 자아 이미지는 브랜드가 제시하는 전형적인 소비자상과 소비자 반응 자료에 나타난 자기 인식 및 정체성 표현을 중심으로 해석하였다. 자료 수집은 2025년 11월부터 2026년 2월까지 실시하였으며, 분석 대상은 2024년 1월부터 2026년 1월까지 공개된 디지털 아카이브 자료로 한정하였다.

자료는 사례 간 비교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 동일한 기준으로 수집 · 정렬하였다. 브랜드별로 공식 SNS 게시물, 제품 자료, 협업 · 이벤트 자료, 룩북 및 소비자 반응 자료를 일정 기준에 따라 구성하였으며, 최종적으로 브랜드 발신 자료 220건과 소비자 수용 · 반응 자료 240건을 분석 대상으로 선정하였다.

자료 선정은 연구주제와의 관련성을 기준으로하여 지역명, 지역 언어, 생활문화, 특산물, 장소 기억, 협업, 브랜드 정체성과 관련된 내용이 포함된 자료를 우선 선정하였으며, 단순 판매 공지나 지역성과 무관한 게시물, 의미 있는 해석이 어려운 반응은 분석에서 제외하였다. 수집된 자료는 지역에 대한 인식, 지역적 소속감과 자부심, 취향 및 자아 이미지, 브랜드와의 관계 등에 관한 표현을 중심으로 내용 분석하였으며, 각 사례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의미와 사례 간 차이를 비교하였다.

분석은 다음의 절차에 따라 수행하였다. 첫째, 자료를 유형별로 수집 · 분류하고 지역 정체성과 관련된 시각적 · 언어적 요소를 추출하였다. 둘째, 이를 브랜드 아이덴티티 프리즘의 6요소에 따라 분류하였다. 셋째, 브랜드별 정체성 구성 방식과 지역성 표현 특성을 분석하고, 넷째, 사례 간 공통점과 차이점을 비교하여 로컬 패션 굿즈를 통한 지역 정체성 형성 방식과 장소 브랜딩의 특성을 해석하였다<Fig. 1>.

<Fig. 1>

Research Process

분석의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 모든 사례에 동일한 자료 수집 기준과 분석 절차를 적용하였다. 또한 자료의 분류와 브랜드 아이덴티티 프리즘의 해석 결과는 공동연구자와 상호 검토하여 해석의 일관성과 타당성을 확인하였다. 연구자와 특수관계자가 운영하는 사례의 경우에도 다른 사례와 동일한 기준과 절차를 적용하였으며, 공개된 디지털 아카이브 자료만을 분석 대상으로 활용하고 연구자의 자의적 해석과 편향을 최소화하고자 하였다.


IV. 연구결과 및 논의

본 장에서는 앞서 선정한 네 개의 로컬 브랜드 사례를 대상으로, 패션 굿즈에 나타난 지역성 표현 방식과 브랜드 정체성 구성 방식을 분석하였다. 분석은 브랜드가 생산한 제품 이미지, 상품 설명, SNS 게시물, 협업 · 이벤트 자료와 소비자 수용 · 반응 자료를 함께 검토하되, Kapferer의 브랜드 아이덴티티 프리즘의 여섯 요소를 기준으로 이루어졌다. 이를 통해 각 브랜드가 지역 자원을 어떠한 시각적 · 문화적 기호로 전환하고, 지역 정체성을 형성해나가며, 소비자가 이를 어떻게 지역적 소속감과 취향 정체성의 표현으로 수용하는지를 살펴보았다.

1. 브랜드별 굿즈 특성과 브랜드 정체성 분석

브랜드별 분석에 앞서 전체 경향을 살펴보면, 네 브랜드는 모두 지역성을 기반으로 하지만 이를 표현하고 확장하는 방식에서는 차이를 보였다. 발란사와 이플릭은 협업, 팝업, 스포츠 및 서브컬처 문화와의 연결이 주되어 브랜드 아이덴티티 프리즘의 ‘관계(Relationship)’와 ‘문화(Culture)’ 요소가 두드러졌다. 마사나이와 통영아가씨클럽은 지역명, 사투리, 특산물, 생활문화 이미지를 직접적으로 시각화함으로써 ‘물리적 특징(Physique)’과 ‘문화(Culture)’ 요소가 상대적으로 강하게 나타났다.

분석 대상으로 선정된 소비자 수용 · 반응 자료에서는 지역 소속감이나 취향 정체성이 드러나는 ‘자아 이미지(Self-image)’ 요소가 확인되었다. 이는 분석 대상 소비자들이 로컬 패션 굿즈를 단순 디자인 상품, 기념품으로 수용하기보다 자신의 고향, 지역적 소속감, 취향, 로컬 문화를 지지하는 태도를 표현하는 매개로 받아들이고 있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로컬 패션 굿즈의 지역 정체성은 브랜드가 발신한 시각적 · 문화적 기호와 소비자의 착용 · 소유 · 공유 · 언어적 반응이 결합되는 과정에서 형성된다고 보았다.

1) 발란사: 국내외 서브컬처 · 이종 협업을 통해 지역성을 확장하는 하위문화 확장형

발란사(BALANSA)의 브랜드 발신 자료 분석에서는 다양한 브랜드 및 문화 영역과의 협업이 지속적으로 나타났다. 특히 일본 스트리트 문화<Fig. 2>와 글로벌 서브컬처와의 연결이 다수 확인되었으며 협업 프로젝트를 통해 형성된 그래픽과 로고가 브랜드 디자인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었다<Fig. 3>. 국내에서는 휠라, 이마트, PGA TOUR 등 대형 브랜드들과의 협업도 잦았다<Fig. 4>.

<Fig. 2>

shinknownsuke x balansa tee 3 (Balansa, n.d.-c)

<Fig. 3>

NEW ERA / CAMPER BALANSA SOUND ENGINEER (Balansa, n.d.-b)

<Fig. 4>

FILA x Balansa Triangle Bra Navy (Balansa, n.d.-a)

이러한 특징은 브랜드 아이덴티티 프리즘의 '관계(Relationship)'와 '문화(Culture)' 차원이 중심적으로 작동하는 구조로 볼 수 있다. 발란사는 부산이라는 지역 기반을 유지하면서도 서브컬처 네트워크와 연결되는 방식으로 브랜드 정체성을 형성하고 있었다. 소비자 수용 반응 분석에서도 소비자들은 발란사를 단순한 지역 의류 매장이 아니라, 로컬 씬의 감도를 높이고 다른 업종 브랜드 간, 글로벌 브랜드와의 협업을 주도하는 문화적 매개체로 인식하는 경향을 보였다. 한 소비자는 "유일무이, 최고의 로컬 편집숍 발란사. 독보적인 감도를 무기로 매번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 덕분에 전혀 매칭이 되지 않았던 브랜드에게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 주기도"라고 평가했다<Fig. 5>. 이는 소비자가 발란사의 서브컬처 감성(Culture)과 협업 네트워크(Relationship)를 인식하고, 이를 소비를 통해 트렌드를 선도하는 자아 이미지로 연결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부산의 로컬 브랜드가 대형 브랜드에 종속되지 않고 오히려 새로운 문화를 이끄는 주체라는 점에 자부심을 느끼고 있음을 시사한다. 또 다른 블로거는 "로고의 심미성과 그것이 담고 있는 아이덴티티 때문에 수많은 브랜드와 콜라보를 했다. 아이템의 희소성 때문인지 거의 무한한 확장성을 가지고 콜라보를 해왔다"고 평가했다<Fig. 6>. 따라서 발란사는 독창적인 서브컬처와 협업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로컬 정체성을 다양한 문화 영역으로 확장하는 하위 문화 확장형 로컬 브랜드로 해석된다.

<Fig. 5>

Instagram Post on Balansa (Instagram user1, 2025)

<Fig. 6>

Blog reviews of Balansa (Naver Blog user1, 2025)

2) 이플릭: 협업 네트워크를 통해 정체성을 확장하는 스트리트 네트워크형

이플릭(EPLC)의 브랜드 발신 자료 분석에서는 'DAEGU' 영문 타이포그래피를 전면에 내세운 디자인<Fig. 7>과 함께 대구FC, 한국가스공사 페가수스 등 로컬 스포츠 구단과의 협업 프로젝트, 국내 타 스트리트 브랜드, 음악 페스티벌, 아티스트와의 협업이 타 브랜드에 비해 집중적으로 등장했다<Fig. 8>, <Fig. 9>. 이는 브랜드 아이덴티티 프리즘의 ‘관계’ 차원이 중심적으로 작동하는 구조로 해석할 수 있다. 즉, 이플릭은 대구 기반의 스트리트 문화와 팬덤 전략을 결합하여 다양한 문화 영역과 연결되는 방식으로 브랜드 정체성을 형성하고 있었다.

<Fig. 7>

EPLC 1st anniversary t-shirt (EPLC, n.d.-b)

<Fig. 8>

EPLC × KGC Pegasus Hoodie (EPLC, n.d.-e)

<Fig. 9>

DARKR8M STUDIO X EPLC “DAEGU” HAT (EPLC, n.d.-a)

소비자 수용 · 반응 분석에서는 소비자들이 패션 굿즈를 일상복으로 착용하며 지역에 대한 자부심(Self-image)을 드러내고, 브랜드를 지역 문화의 구심점으로 인식하는 양상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수집된 데이터 중 한 소비자는 이플릭이 대구FC와 협업한 티셔츠 착용샷을 소개하며 "제발 대구 사람이면 대구티 입읍시다"라고 서술하였다<Fig. 10>. 이는 지역명이 새겨진 티셔츠를 단순 소장용이 아닌 일상생활 속에서 상시 착용함으로써 로컬 정체성을 적극적으로 수행하고, 유도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나아가 다른 소비자는 브랜드의 협업 행보에 대해 "대구티의 대명사, 대구지역의 자랑 이플릭과 함께 했다. 대구 문화씬을 지탱하는 건 역시 이플릭이라고 할 수 있다"고 극찬했다<Fig. 11>.

<Fig. 10>

Blog reviews of EPLC (Naver Blog user2, 2024)

<Fig. 11>

Blog reviews of EPLC (Naver Blog user3, 2025)

이는 이플릭이 일반적인 편집숍이나 의류 판매처를 넘어, 대구의 서브컬처 및 스트리트 씬을 지탱하는 문화적 자산이자 로컬 팬덤의 자부심으로 자리 잡았음을 보여준다. 따라서 이플릭은 대구라는 도시 표지와 스트리트 문화를 결합하고, 협업 네트워크를 중심으로 형성된 로컬 팬덤의 문화 참여를 이끌어내며 지역 정체성을 확장하는 스트리트 네트워크형 로컬 브랜드로 해석된다.

3) 마사나이: 생활사와 지역어를 문화적으로 번역하는 토착 그래픽형

마사나이(MASANAI)의 브랜드 발신 자료 분석에서는 지역의 산업 · 생활문화와 지명 표현이 반복적으로 나타났으며, 브랜드 아이덴티티 프리즘 차원에서는 ‘문화’와 ‘물리적 특징’ 요소가 두드러졌다. 마사나이는 ‘MASAN’, ‘馬山’ 영문과 한자로 지명 텍스트를 반복적으로 사용하고<Fig. 12>, ‘메르치(멸치) 사이소(사가세요)’와 같이 특산물과 지역 사투리를 결합하거나<Fig. 13>, 마산택시, 마산 105번 버스 등 당시 마산 시민이면 누구나 알만한 특유의 일상적 요소를 그래픽화하여 패션 굿즈에 적용하고 있었다<Fig. 14>.

<Fig. 12>

Masan Sign Language Camp Cap (Masanai, n.d.-e)

<Fig. 13>

Masanai Merchi T-Shirt (Masanai, n.d.-g)

<Fig. 14>

Masanai Masan Taxi Long-Sleeved shirt (Masanai, n.d.-f)

이러한 표현 방식은 단순한 지역 표지에 머무르지 않고 지역의 기억과 생활 세계를 문화적 의미로 재구성하는 의미화 경향을 강하게 보였다. 즉, 마사나이는 마산이라는 지역을 관광지 이미지가 아닌 생활사와 정서의 공간으로 해석하며 이를 시각적 그래픽 언어로 번역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었다.

소비자 수용·반응 분석에서는 프리즘의 '자아 이미지'와 '관계' 요소가 동시에, 그리고 강력하게 발현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우선, 고향을 떠나 타지에 거주하는 출향민의 경우 패션 굿즈 소비를 통해 자신의 뿌리를 확인하고 소속감을 능동적으로 수행하였다. 수집된 반응 데이터 중 한 소비자는 "본투비 마산, 타지에서 마산을 잊지 않기 위해 구매했습니다. 마산의 위상, 로컬을 살리기 위해 있는 마사나이, 마 우리가 남이가"라고 서술하며, 스스로를 마산에 대한 자부심을 지니고 지역 살리기에 동참하는 주체로 규정하였다<Fig. 15>. 나아가, 로컬 패션 브랜드가 단순히 상품을 유통하는 것을 넘어 지역 내 특정 취향을 공유하는 커뮤니티의 물리적 구심점(Hub) 역할을 수행하고 있음도 확인되었다. 오프라인 행사에 참석한 다른 소비자는 "마사나이 첫 초창기 멤버로서 매장 오픈파티에 또 제가 우째 참석을 안하겠습니깡. 마산 스쟁이들 요기 다 집합한 거 같던데 저도 발 한번 슬~쩍 넣어봅니당"이라고 반응했다<Fig. 16>. 이는 브랜드가 소비자를 '초창기 멤버'라는 팬덤으로 결속시키고, 이른바 '마산 스쟁이(패션을 적극 즐기는 집단)'라는 로컬 내 하위문화 집단이 교류하는 오프라인 관계망을 형성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Fig. 15>

Masanai Camp Cap review (Naver Smart Store user, 2026)

<Fig. 16>

Post on Masanai in-person events (Instagram user2, 2024)

따라서 마사나이는 지역 생활세계와 언어를 시각적 기호로 전환하고 이를 소비자의 자기 표현으로 연결시키는 토착 그래픽형 로컬 브랜드로 해석된다. 결과적으로 마사나이는 내적 자부심 고취와 외적 연대감 형성이라는 이중의 효과를 창출하며, 패션 굿즈를 통한 장소 브랜딩을 실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4) 통영아가씨클럽: 지역 문화와 특산물을 상징화하는 키치 서사형

통영아가씨클럽 브랜드 발신 자료 분석에서는 통영이라는 지명과 함께 지역 음식과 해양 문화에서 비롯된 표현이 반복적으로 확인되었다. 특히 <Fig. 17>, <Fig. 18>과 같은 굴, 바다장어를 비롯한 해산물, 어시장 문화, 통영을 이루고 있는 섬<Fig. 19> 등 지역 특산물과 생활환경을 담은 이미지가 제품에 담겼다. 젊은 감각과 키치하고 유머러스한 패션 그래픽으로 활용되었다. 이러한 표현 방식은 지역의 자연환경과 생활문화 요소를 상징적 이미지로 전환하는 의미화 전략으로 볼 수 있다.

<Fig. 17>

Oyster bandana (TAC, n.d.-d)

<Fig. 18>

Tongyeong sea eel T-shirt (TAC, n.d.-g)

<Fig. 19>

Island sleeve (TAC, n.d.-b)

통영아가씨클럽은 지역 특산물과 생활환경을 관광 이미지가 아니라 지역의 정체성을 담은 상징적 그래픽으로 재구성하고 있었다. 소비자 수용 자료 분석에서는 소비자가 이곳 특유의 유희적이고 현대적인 디자인을 어떻게 받아들이며, 이를 통해 ‘자아 이미지’와 ‘고객 반영’이 어떻게 드러나는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고향이 통영인 한 소비자는 자신의 SNS에 굿즈 착용 사진과 함께 "나는 오늘부터 '사랑해' 말고 '굴랑해'라고 하기로 해따(했다). 내 고향인 통영을 이렇게 멋지게 알리는 브랜드, 덕분에 재밌는 휴가 시작"이라고 게재하였다<Fig. 20>. 이는 지역 특산물(굴)을 활용한 브랜드의 언어유희를 소비자가 자발적으로 밈(Meme)화하며, 고향에 대한 애착을 무겁지 않은 유쾌한 방식으로 표현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더욱 주목할 만한 점은, 이 브랜드가 형성하는 정체성의 범위가 '통영 출신'을 넘어 비수도권 거주자들의 ‘로컬 연대감’으로 확장되는 양상을 보였다는 것이다. 한 소비자는 “저도 지방 사는 사람으로서 항상 지방을 대표하는 뭔가를 고민하곤 하는데, 본진(통영)에 대한 고민을 진지하게 실현하고 계셔서 너무 멋쁩니다(멋지고 예쁩니다)”라는 댓글을 남겼다<Fig. 21>.

<Fig. 20>

Post about Tongyeong Agacci Club (Instagram user3, 2025)

<Fig. 21>

Comments on the seafood assortment sweatshirt (Instagram user4, 2025)

이는 통영아가씨클럽의 패션 굿즈가 단순한 지역 관광 기념품을 넘어, 지방 소멸 시대에 ‘로컬의 가치’를 응원하고 지역 자생력에 공감하는 소비자들의 가치 소비 매개체로 작동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상의 4개의 로컬 브랜드 패션 굿즈 특성과 브랜드 아이덴티티 프리즘 분석 결과는 다음 <Table 3>과 같다.

Brand Identity Prism Analysis of Four Local Brand Fashion Goods

<Table 3>의 분석 결과를 종합하면, 네 브랜드는 모두 지역성을 기반으로 패션 굿즈를 전개하고 있으나, 우세하게 나타나는 브랜드 아이덴티티 프리즘 요소와 지역 자원의 표현 방식, 확장 방식에는 차이가 있었다. 이에 본 연구는 각 사례에서 두드러지는 프리즘 요소, 지역 자원의 시각화 방식, 브랜드와 소비자 · 지역 · 타 주체 간의 관계 확장 양상을 교차 검토하여 다음과 같이 네 가지 유형을 도출하였다<Table 4>.

Derivation of Locality Expression Types in Local Fashion Goods

본 연구에서 도출된 네 가지 유형은 로컬 브랜드가 지역성을 표현하는 대표적인 전략을 의미하며, 이후 제시하는 '표지화(marking)-의미화(signification)-관계화(networking)-주체화(subjectification)'는 이러한 유형들이 공통적으로 작동시키는 지역 정체성 형성의 과정적 메커니즘이다. 즉 유형은 사례 간 차이를 설명하기 위한 결과이며, 네 가지 메커니즘은 이러한 유형을 종합하여 도출한 상위 수준의 해석 결과라고 볼 수 있다.

결국 이러한 유형화는 브랜드 규모나 시장 확장 수준에 따른 분류가 아니라, 로컬 패션 굿즈를 통해 지역 정체성이 표현되고 확장되는 방식에 따른 해석적 분류다. 발란사는 부산이라는 지역 기반을 직접적인 지명 표기에 더해 음악, 빈티지, 스트리트 문화뿐 아니라 대기업, 다른 업종과의 협업을 진행함으로써 서브컬처 네트워크를 확장하며 그들의 브랜드를 알린다는 점에서 하위문화 확장형으로 볼 수 있다. 이플릭은 대구라는 도시명과 지역 스포츠 팬덤, 스트리트 브랜드 협업을 결합하여 지역 정체성을 네트워크화한다는 점에서 스트리트 네트워크형으로 해석된다. 마사나이는 마산의 지명, 사투리, 생활사 기억을 그래픽 언어로 번역한다는 점에서 토착 그래픽형에 해당하며, 통영아가씨클럽은 통영의 특산물과 해양 문화를 키치하고 유희적인 서사로 재구성한다는 점에서 키치 서사형으로 유형화할 수 있다.

2. 로컬 패션 굿즈의 디자인 전략과 의미

1) 지명 텍스트와 언어 요소의 패션화 전략: 지역명을 입는 기호로 전환

앞서 개별 사례 분석에서 도출된 4개 로컬 브랜드의 대표 패션 굿즈 이미지는 <Fig. 22>와 같다. 네 사례를 종합하면, 로컬 패션 굿즈의 가장 두드러진 공통점은 지역명과 언어 요소를 단순한 정보가 아니라 ‘입는 기호’로 전환한다는 점이다. 발란사의 ‘BALANSA busan’ 로고, 이플릭의 ‘DAEGU’, 마사나이의 ‘馬山’과 ‘MASAN’, 통영아가씨클럽의 ‘統營’ 등은 모두 지명을 시각적 로고나 워드마크로 재가공한 사례였다. 여기에 마사나이의 사투리 표현이나 통영아가씨클럽의 지역식 언어 감각이 결합되면서, 텍스트는 더 이상 설명 문구가 아니라 정체성을 전시하는 패션 표식으로 기능하였다. 이러한 전략은 지역명을 ‘소외된 지방명’이 아니라, 반복 착용 가능한 문화 자산으로 전환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착용자는 지명을 몸에 걸침으로써 지역 소속감을 수행하고, 외부자는 그것을 하나의 스타일 코드로 인식하게 된다. 다시 말해 지명 텍스트의 패션화는 지역을 일상적인 의복 위에 호출하는 가장 직접적인 장소 브랜딩 방식이라 할 수 있다.

<Fig. 22>

Physical and Formal Characteristics of Fashion Goods: Fashionization of Place-Name TextsSSB logo mesh gym sack (Balansa, n.d.-f)EPLC 8th anniversary Sam By Pen_cap (EPLC, n.d.-c)Masan (馬山) short-sleeved t-shirt (Masanai, n.d.-d) I love TY t-shirt (TAC, n.d.-a)

2) 산업 · 환경 · 역사 · 특산물 이미지의 시각화 전략: 지역 미시사의 디자인 자산화

네 개의 브랜드는 각 지역의 산업 · 환경 · 역사 · 특산물 이미지를 현대적 그래픽 언어로 번역하고 있었다. 발란사는 돼지국밥과 같은 부산의 음식 문화, 지역 스포츠 문화, 이플릭은 대구의 도시명과 지역 스포츠 연계를 통해 지역의 상징 자산을 도시적 취향 코드로 바꾸었다. 마사나이는 버스, 택시, 아구, 멸치, 어시장 이미지 등 마산의 생활권 기억을 유머러스한 그래픽으로 재구성하였고, 통영아가씨클럽은 굴, 멍게, 장어, 고등어, 섬 등 수산업과 해양 환경을 개성 있고 키치한 도상으로 치환하였다.

중요한 것은 이들 브랜드가 지역 자산을 사실적으로 재현하기보다, 과장 · 패러디 · 그래픽 단순화 · 영문 병기 · 스트리트식 로고화 등을 통해 다시 디자인한다는 점이다. 이는 생활문화, 장소 · 지역 기억 등을 담아내는 지역의 미시사가 기록물에 머무르지 않고 소비 가능한 시각 문화로 유통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따라서 로컬 패션 굿즈는 지역 자산의 단순 재현이 아니라, 지역 기억의 현대적 그래픽 번역이라 볼 수 있다.

3) 빈티지 · 스트리트 · 서브컬처 활용 전략: 비공식적 로컬리티의 형성

네 브랜드 사례는 모두 공식 관광 브랜딩의 문법보다 빈티지, 스트리트, 하위문화, 키치, 팬덤의 문법을 더 적극적으로 차용하고 있었다. 발란사와 이플릭은 음악 · 스케이트 · 그래피티 · 협업 제품 판매 중심의 스트리트 문법을, 마사나이는 B급 유머와 로컬 밈의 문법을, 통영아가씨클럽은 관광 기념품과 팝 디자인을 뒤섞은 키치 문법을 활용하였다. 이처럼 비공식적이고 대중문화적인 시각 언어를 사용한다는 점은, 오늘날 지역 정체성이 공공기관 중심의 공식 홍보 방식과는 다른 방식으로 사적이고 취향적인 문화 실천 속에서도 생산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결국 로컬 패션 굿즈가 ‘지역 홍보 상품’이 아니라 ‘지역을 입는 취향 문화’라는 점을 드러낸다. 지역성은 더 이상 엄숙하고 진지한 문화 담론으로만 제시되지 않으며, 힙함, 유머, 키치, 수집 욕망을 통해 더 넓은 세대에게 번역되는 중이다.

3. 로컬 패션 굿즈를 통한 지역 정체성 형성 방식

본 연구에서는 로컬 패션 굿즈를 통해 지역 정체성이 형성되는 과정을 분석하기 위해 브랜드 게시물과 제품 이미지를 중심으로 한 브랜드 발신 자료와 소비자 댓글 및 반응으로 구성된 소비자 수용 · 반응 자료를 함께 검토하였다. 먼저 브랜드 발신 자료를 브랜드 아이덴티티 프리즘의 여섯 요소에 따라 분석하고, 이후 소비자 수용 · 반응 자료를 통해 소비자 인식과 정체성 표현 양상을 확인하였다. 특히 Kapferer의 브랜드 아이덴티티 프리즘의 여섯 요소를 종합적으로 해석한 결과, ‘물리적 특징’은 표지화, ‘문화’, ‘개성’은 의미화, ‘관계’는 관계화, ‘고객 반영’, ‘자아 이미지’를 비롯한 소비자 반응은 주체화 해석의 주요 근거가 되었다. 즉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구성하는 요소들이 상호작용하면서 지역 정체성이 형성되고 장소 브랜딩으로 확장되는 과정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를 종합하여 로컬 패션 굿즈가 지역 정체성을 형성하는 방식을 표지화, 의미화, 관계화, 주체화의 네 가지 메커니즘으로 해석하였다.

첫째, 표지화(marking)는 도시명이나 지역 언어를 디자인에 직접 활용하여 지역을 시각적으로 드러내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마사나이는 ‘마산’, ‘MASAN’, ‘馬山’ 등의 지명을 반복적으로 활용하여 특정 지역과의 연결성을 직접적으로 표현하였다.

둘째, 의미화(signification)는 지역 산업, 음식, 생활문화 등 지역의 생활세계 요소를 패션 디자인 속에서 상징적 의미로 재구성하는 방식이다. 마사나이와 통영아가씨클럽에서는 산업문화와 특산물이 그래픽 요소로 활용되며 지역의 문화적 기억과 생활세계가 패션 굿즈 속에서 상징화되는 특징이 나타났다.

셋째, 관계화(networking)는 브랜드 간 협업과 문화 네트워크를 통해 로컬 브랜드가 다양한 문화 영역과 연결되는 방식이다. 특히 발란사와 이플릭에서는 팝업스토어, 브랜드 및 아티스트 협업이 반복적으로 나타났으며<Fig. 23>, 이를 통해 지역 브랜드의 정체성이 다양한 문화 영역으로 확장되는 양상을 확인하였다.

<Fig. 23>

Expansion of local brands’ culture and networksBalansa pop-up at Beaker Seoul (Balansa, 2025)EPLC celebrates its 10th Anniv. with DARKROOM (EPLC, 2025)Masanai Store Launch Party (Masanai, 2024)TAC X Samyang Pop-up Store (TAC, 2025)

넷째, 주체화(subjectification)는 소비자가 로컬 패션 굿즈를 착용하고 소비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지역 정체성을 표현하는 방식이다. 소비자 반응에서는 “우리 동네 브랜드”, “지역 사람이라 더 좋다”와 같은 표현이 확인되었으며, 이는 로컬 브랜드 굿즈가 개인의 정체성 표현 수단으로 기능함을 보여준다.

이상의 결과는 로컬 패션 굿즈를 통한 지역 정체성 형성이 단순한 지역 이미지의 상품화를 넘어서는 과정임을 보여준다. 로컬 브랜드는 지역의 생활문화와 상징을 시각적 기호로 재구성하고, 이를 문화 네트워크와 연결하며 소비자의 참여와 정체성 표현을 통해 지역 정체성을 확장하고 있었다. 이러한 과정은 로컬 브랜딩의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며, 지역 문화의 가시성과 확산을 높이고 소비자의 지역적 소속감과 문화적 공감대를 강화하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로컬 패션 굿즈는 단순한 상품을 넘어 지역 문화와 브랜드, 소비자를 연결하는 문화적 플랫폼으로 기능하며, 지역 정체성을 지속적으로 재구성하고 확장하는 매개체로 볼 수 있다.


Ⅴ. 결론

본 연구는 로컬 브랜딩과 지역 정체성 논의를 패션 굿즈라는 착용 가능한 시각 매체의 관점으로 확장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기존의 장소 브랜딩과 로컬 브랜딩 연구가 도시 이미지 구축이나 관광 · 정책 중심의 거시적 관점에 주목하였다면, 본 연구는 민간 로컬 브랜드의 패션 굿즈가 지역 정체성을 일상 속에서 착용 · 소비 · 공유하는 문화적 매개체로 기능함을 확인하였다. 또한 지역 정체성을 고정된 속성이 아니라 로컬 브랜드의 기획, 디자인, 유통, 소비, 커뮤니티 활동을 통해 지속적으로 형성되고 재구성되는 동적인 문화적 구성물로 해석하였다.

지역 정체성 형성 과정에서 로컬 패션 굿즈는 지명과 언어를 통해 지역을 시각적으로 드러내는 표지화, 지역 생활문화가 상징적 그래픽으로 재구성되는 의미화, 협업과 문화 네트워크를 통해 브랜드 정체성이 확장되는 관계화, 소비자가 굿즈를 착용하며 지역 정체성을 자기 표현으로 수행하는 주체화의 방식으로 작동하였다. 이는 로컬 패션 굿즈가 단순한 관광 기념품이 아니라 브랜드, 지역 문화, 소비자가 상호작용하는 문화적 플랫폼으로 기능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또한 로컬 패션 굿즈는 지역민과 출향민에게 소속감과 자부심을 강화하는 동시에, 외부 방문자와 관계인구가 지역 문화를 경험하고 접속하는 매개로 작용하였다. 마사나이와 통영아가씨클럽이 지역 언어와 특산물, 미시사를 직접 시각화하는 방식에 강점을 보인다면, 발란사와 이플릭은 지역성을 스트리트 씬, 협업, 팬덤, 하위문화 네트워크로 확장하는 데 강점을 보였다. 따라서 로컬 패션 굿즈의 지속가능성은 지역성을 얼마나 직접적으로 드러내는가보다, 지역 자산을 어떤 디자인 언어와 관계 전략으로 번역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이러한 네 가지 메커니즘은 앞서 도출한 네 가지 유형을 브랜드 아이덴티티 프리즘의 구성 요소를 중심으로 종합 · 해석한 결과이며, 사례별 유형은 서로 다른 표현 전략을 보였지만 지역 정체성 형성과 장소 브랜딩이라는 공통된 과정으로 수렴하였다.

본 연구는 로컬 브랜드를 단순한 지역 상품의 생산 주체가 아니라, 지역의 의미를 시각화하고 소비자와 함께 재구성하는 문화적 중개자로 규정하였다. 또한 패션 굿즈를 지역 정체성을 형성하고 장소 브랜딩을 실천하는 핵심 매개체로 제시하였다는 점에서 기존 로컬 브랜딩 연구의 논의를 확장하였다.

본 연구는 다음과 같은 한계를 지닌다. 첫째, Kapferer의 브랜드 아이덴티티 프리즘을 공통 분석틀로 적용함에 따라 각 브랜드의 고유한 형성 과정과 맥락을 충분히 반영하는 데 한계가 있다. 둘째, 최근 2년간의 디지털 아카이브를 중심으로 분석하여 업력이 긴 브랜드의 초기 형성과 변화 과정을 충분히 확인하지 못하였다. 셋째, 사례 간 비교를 위해 분석 자료의 유형과 수량을 일정하게 구성하였으나, 브랜드별 운영 기간과 자료 축적 정도가 달라 표집 비중에 차이가 존재한다. 향후 연구에서는 브랜드 운영자와 소비자 인터뷰 등 1차 자료를 추가하고, 장기적 아카이브 분석과 다양한 지역의 로컬 브랜드 사례를 포함하여 로컬 패션 굿즈와 지역 정체성 형성의 관계를 보다 폭넓게 검증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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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 1>

<Fig. 1>
Research Process

<Fig. 2>

<Fig. 2>
shinknownsuke x balansa tee 3 (Balansa, n.d.-c)

<Fig. 3>

<Fig. 3>
NEW ERA / CAMPER BALANSA SOUND ENGINEER (Balansa, n.d.-b)

<Fig. 4>

<Fig. 4>
FILA x Balansa Triangle Bra Navy (Balansa, n.d.-a)

<Fig. 5>

<Fig. 5>
Instagram Post on Balansa (Instagram user1, 2025)

<Fig. 6>

<Fig. 6>
Blog reviews of Balansa (Naver Blog user1, 2025)

<Fig. 7>

<Fig. 7>
EPLC 1st anniversary t-shirt (EPLC, n.d.-b)

<Fig. 8>

<Fig. 8>
EPLC × KGC Pegasus Hoodie (EPLC, n.d.-e)

<Fig. 9>

<Fig. 9>
DARKR8M STUDIO X EPLC “DAEGU” HAT (EPLC, n.d.-a)

<Fig. 10>

<Fig. 10>
Blog reviews of EPLC (Naver Blog user2, 2024)

<Fig. 11>

<Fig. 11>
Blog reviews of EPLC (Naver Blog user3, 2025)

<Fig. 12>

<Fig. 12>
Masan Sign Language Camp Cap (Masanai, n.d.-e)

<Fig. 13>

<Fig. 13>
Masanai Merchi T-Shirt (Masanai, n.d.-g)

<Fig. 14>

<Fig. 14>
Masanai Masan Taxi Long-Sleeved shirt (Masanai, n.d.-f)

<Fig. 15>

<Fig. 15>
Masanai Camp Cap review (Naver Smart Store user, 2026)

<Fig. 16>

<Fig. 16>
Post on Masanai in-person events (Instagram user2, 2024)

<Fig. 17>

<Fig. 17>
Oyster bandana (TAC, n.d.-d)

<Fig. 18>

<Fig. 18>
Tongyeong sea eel T-shirt (TAC, n.d.-g)

<Fig. 19>

<Fig. 19>
Island sleeve (TAC, n.d.-b)

<Fig. 20>

<Fig. 20>
Post about Tongyeong Agacci Club (Instagram user3, 2025)

<Fig. 21>

<Fig. 21>
Comments on the seafood assortment sweatshirt (Instagram user4, 2025)

<Fig. 22>

<Fig. 22>
Physical and Formal Characteristics of Fashion Goods: Fashionization of Place-Name TextsSSB logo mesh gym sack (Balansa, n.d.-f)EPLC 8th anniversary Sam By Pen_cap (EPLC, n.d.-c)Masan (馬山) short-sleeved t-shirt (Masanai, n.d.-d) I love TY t-shirt (TAC, n.d.-a)

<Fig. 23>

<Fig. 23>
Expansion of local brands’ culture and networksBalansa pop-up at Beaker Seoul (Balansa, 2025)EPLC celebrates its 10th Anniv. with DARKROOM (EPLC, 2025)Masanai Store Launch Party (Masanai, 2024)TAC X Samyang Pop-up Store (TAC, 2025)

<Table 1>

Analysis Criteria and Data Sources of the Brand Identity Prism

Prism -Element Analysis Criteria Analysis Data
Physique Logo, Color, Graphics, Place names Products, Images
Personality Tone of Voice, Humor, Brand Tone SNS, Product descriptions
Culture Lifestyle, History, Industry, Regional Dialect SNS, Media Interviews
Relationship Collaborations, Community, Events SNS, Articles
Reflection Consumer Image Projected by the Brand Official content
Self-image Consumers' Self-Perception Comments, Reviews

<Table 2>

Local Brands Selected for Analysis

Local Brand Region Year Founded Characteristics
Balansa Busan 2008 A select shop and music label that expands subcultural scenes through music, vintage, and street collaborations. Now recognized as a representative subculture brand in Korea.
EPLC Daegu 2015 A brand that has steadily built a balance between region-based identity and street culture networks.
Masanai Masan (Changwon) 2022 Utilizes local language and city-specific symbols, translating them into designs with playful elements for caps and T-shirts. Produces T-shirts through direct silk-printing.
Tongyeong Agacci Club Tongyeong 2024 Reinterprets Tongyeong's seafood culture, island lifestyle, and everyday life in a kitsch manner. Effectively delivers storytelling and products through short-form videos (Reels), generating viral engagement.

<Table 3>

Brand Identity Prism Analysis of Four Local Brand Fashion Goods

Brand Identity Prism Elements BALANSA (Busan) EPLC (Daegu) Masanai (Masan) Tongyeong Agacci Club (Tongyeong)
Physique BALANSA logo, 'BUSAN' lettering, vintage and street mood 'DAEGU' English typography, collaboration logos '馬山' and 'Masan' texts, vernacular graphics of monkfish, taxis, and buses Pop and kitsch graphics of marine products such as oysters and sea squirts
Personality Subculture-oriented, hip, maniacal Dynamic, sporty, street sensibility Humorous, friendly, B-grade sensibility, ordinary Cheerful, kitschy, delightful
Culture Global subcultures like music and skateboarding based in Busan Daegu-based street scene and solidarity with local sports Lifestyle history of Masan, memory of labor, respect for local dialects Affection for Tongyeong's natural environment and seasonal ingredients
Relationship Extensive collaboration networks with national and global brands Frequent collaborations (drop method) with other brands and artists Cooperation with local sports teams and institutions, strong bond with locals Communication with external tourists and the 'relationship population' via pop-up stores
Reflection (derived from brand-generated evidence) Hipsters leading sophisticated subcultures beyond the mainstream Trendsetters who enjoy street fashion and limited-edition culture MZ consumers who cherish local nostalgia and enjoy local culture Travelers who consume 'local hip' and enjoy witty designs
Self-image (based on consumer reactions) "I am a hipster leading sophisticated subcultures." "I am a member of an independent local street community." "I am a hip local proud of my hometown." "I engage with local culture through a hip sensibility."
Signature items
ssb logo nylon cap royal blue (Balansa, n.d.-g)

EPLC 1st anniversary t-shirt (EPLC, n.d.-b)

Masan Classic Ball Cap (Masanai, n.d.-b)

Oyster T-shirt (TAC, n.d.-e)

Sound dealer hoodie (Balansa, n.d.-d)

EPLC x AEAE ball cap (EPLC, n.d.-d)

Masan monkfish T-shirt (Masanai, n.d.-c)

Sea pineapple T-shirt (TAC, n.d.-f)

Sound fat boy tee (Balansa, n.d.-e)

KRB x EPLC_navy (EPLC, n.d.-f)

Gun agu T-shirt (Masanai, n.d.-a)

Myeolchi T-shirt (TAC, n.d.-c)

<Table 4>

Derivation of Locality Expression Types in Local Fashion Goods

Brand Dominant Prism Elements Mode of Expressing Local Resources Mode of Expansion Derived Type
Balansa Culture, Relationship BUSAN typography
Busan-based subculture, music
Domestic and international collaboration networks Subculture Expansion Type
EPLC Relationship, Culture, Self-image DAEGU typography and sports fandom, subculture Collaborations with street brands and local sports teams Street Network Type
Masanai Physique, Culture, Self-image MASAN typography, dialects, and everyday local history Community centered on local residents and former residents Vernacular Graphic Type
Tongyeong Agacci Club Physique, Personality, Self-image TONGYEONG typography, Seafood and island culture Reels, pop-up stores, and mass-market collaborations Kitsch Narrative Typ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