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문화상품으로서 가방 디자인 개발
- 백제 역사∙문화 콘텐츠를 중심으로 -
- Focused on historic and cultural contents of Baekje -
Abstract
As the number of foreigners who visit South Korea due to the influence of the Korean Wave, the need for research on fashion culture products has risen as well. It is necessary to produce cultural products suitable for the global design sense and trend. This study aims to develop bag design as fashion cultural product by utilizing the excellence of Baekje culture. Though Baekje’s culture is considered to have the most refined culture out of the Three Kingdoms in ancient Korea, it has been marginalized by people as a ‘lost culture.’ This study chose bags as its subject as its cultural item because it recognized that there are unvaried contents of the existing cultural products and lack of fashionability. The research method is summarized as follows: First, this study used literature research to examine the concept and types of fashion cultural products, and to investigate the status of domestic and foreign fashion cultural products with a focus on bags. Second, this study investigated the history and types of bags. Third, the study performed literature study and status survey to develop a bag design that can be utilized in the future Korean market. The results of the study are as follows. The types of bags used in the study were clutch and tote bags, and the material types were leather and neoprene. For the textile expression techniques, a Digital Textile Printer (DTP) and a transcription printer were used. The goal of this study is to present an opportunity for designers to visualize the historical and cultural images of the Baekje period, and utilize them as fashion cultural products.
Keywords:
fashion cultural product, bag design, Baekje, historic and cultural contents키워드:
패션문화상품, 가방디자인, 백제, 역사ㆍ문화콘텐츠Ⅰ. 서론
한류의 영향으로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이 증가하면서 최근에 패션문화상품을 개발하기 위한 연구가 다양하게 전개되고 있다. Lee(2011)의 연구에 따르면, 문화상품이란 문화의 가치를 시간적, 공간적 기회로 제공하며, 제공된 요소들을 통해 전달되는 내적 충족감이 문화상품의 가치를 만든다고 설명하였다. 이러한 문화상품의 가치는 단순히 ‘상품’의 차원에 머물러 있지 않고, 지역의 문화를 바탕으로 지역을 홍보하고 문화를 교류함으로서 그 지역의 이미지 제고를 가능하게 한다. 그리고 Yoo(2013)는 문화상품의 타겟을 사용자 입장에서의 소비자와 더불어 타문화에 대한 호기심을 가진 대상 모두가 될 수 있다고 설명하였다. 한편 Lee(2013)는 문화상품이 대중화되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디자인의 세계화 미흡, 명품화 부족, 현대화 소홀을 원인으로 설명하였다. 따라서 현대적 디자인 감각 표현이 부족한 문화상품의 제조 현실과 뒤쳐진 유통 현황을 직시하고, 현대적 디자인에 대한 접목과 소비자의 감성 접근을 통해 상품 가치를 높이며 디자인 마케팅을 연구하고 접목할 필요성이 있다고 피력하였다. 특히 국제적 수준의 글로벌한 디자인 감각과 트렌드에 맞는 전통 문화상품으로 제작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문화상품의 수요를 분석하고 활용방법을 검토한 후, 상품개발 프로세스에 의해 문화상품을 체계적으로 디자인하여야 한다. 행사구색용 기념품 정도의 일시적, 단기적 수준에서 벗어나 단계별, 기간별로 디자인되어져야 하며 부가가치를 높이는 고품질 디자인과 마케팅 분석 및 전략에 의한 문화상품 개발이 이루어져야 한다. 뿐만 아니라 각종 전통문화 예술 및 전통 유적지와 연계한 지역 문화상품, 특화상품의 공동브랜드 및 고유 캐릭터 개발과 연계되어 종합적인 디자인 운영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운영하는 박물관매장을 살펴보면, 문화상품의 종류를 크게 패션소품과 공예 및 문화재 재현품으로 분류하고, 패션소품은 다시 스카프/손수건, 넥타이/의류, 가방/지갑, 시계/액세서리, 우산/양산, 그리고 생활용품으로 세분화하였다. 이 중에서 가방과 지갑에 해당하는 잡화의 비중이 패션시장 내에서 점차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Ha(2013)의 연구에 따르면, 백제 역사ㆍ문화 콘텐츠가 적용된 문화상품은 다른 지역의 문화상품에 비하여 고급스러운 이미지이기는 하나, 가격대가 높고 아이템이 다양하지 못하다. 예를 들면, 대부분의 문화상품이 주얼리, 브로치 등의 액세서리나 문구류 등의 생활소품으로 집중되어 있어, 가격대가 부담 없으면서도 실용성이 많은 의류 및 스카프, 넥타이, 가방 등 섬유패션 아이템으로 개발될 필요가 절실하다고 주장하였다. 한편 Jee et al.(2014)의 연구에 따르면, 섬유 의류산업 중 가방 제품은 잡화시장으로 포함되며 국내 제화와 잡화 시장의 2013년 규모가 약 7조 4천억 원을 기록하였다. 이는 전체 패션시장 성장률의 약 2%와 유사한 수치이며, 2014년에는 이러한 가방/지갑 제품의 성장률이 2% 더 증가하여 약 2조 4천억 원의 시장을 형성하였다. 또한 2012년 가방 시장의 연령별 구성비 추이를 구매금액 기준으로 살펴보면, 25~29세가 15%로 1위로 나타났다. 이러한 이유는 다양한 가방에 대한 본격적인 소비가 이 연령대에 시작되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그리고 30~34세의 비중이 약 14.5%로 2위를 기록하였는데, 이는 사회활동이 증가하는 연령층이자, 한편으로는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남성 잡화시장과 관련이 높은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Lee & Chung(2016)의 연구에 의하면, 최근 가방 브랜드에서 다양화 되어가는 소비자의 욕구를 반영하기 위해 다양한 색상이나 프린트, 국기, 사진 등을 이용한 팝아트 디자인, 유명 사진가나 팝 아티스트 또는 유망 신인 디자이너들과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다양한 문양 패턴의 디자인 제품들을 출시하고 있다.
따라서 본 연구의 목적은 고대 삼국문화 중 가장 완성도가 높은 문화로 평가받고 있지만, 그동안 사람들에게 잃어버린 문화로 소외되어 왔던 백제 문화의 우수성을 이용하여 패션문화상품으로서 가방 디자인을 개발하고자 한다. 특히 백제 패션문화상품에 있어서 다양하지 못한 제품 구성과 패션성의 결여 등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가방’이라는 품목을 선정하여 백제 역사ㆍ문화 콘텐츠를 활용한 패션문화상품을 개발하고자 한다.
연구방법으로는 첫째, 패션문화상품에 대해 조사하였다. 문헌연구를 통해 패션문화상품의 개념을 이해하고, 백제 역사ㆍ문화 콘텐츠를 활용한 문화상품의 현황을 살펴보았다. 둘째, 가방의 역사와 종류에 대해 조사하였다. 셋째, 패션문화상품 중에서도 본 연구의 주제인 가방에 국한하여 국내ㆍ외 가방문화상품의 현황 조사를 실시하였고, 넷째, 선행연구와 현황조사를 바탕으로 국내 패션문화상품 시장에서 앞으로 개발될 필요성이 있는 가방 디자인을 개발하였다. 이 가방 디자인에 활용된 텍스타일은 2013년에 연구자가 백제 역사ㆍ문화 콘텐츠를 활용하여 개발한 결과물을 이용하였다. 본 연구는 앞으로 우리나라 백제 시대의 역사적 문화적 이미지를 시각화하고, 이를 실제 패션산업으로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Ⅱ. 이론적 배경
1. 문화상품
문화상품은 ‘문화’와 ‘상품’의 합성어이다. 문화란 유형의 것이든 무형의 것이든 자국의 ‘문화적 요소’를 지녀야한다. ‘문화’가 인간의 내, 외면적 생활, 즉 현재의 사회 환경 속에서도 유지되고 진행되고 있는 우리의 생활양식이라면, ‘문화상품’은 사회 구성원의 생활정서가 담긴 고유 문화가 포함되어야 한다(Lim, 2003). 문화산업진흥기본법(제2조 1항)에 의하면, 문화산업을 ‘문화상품의 생산ㆍ유통ㆍ소비와 관련된 산업’으로 정의하면서 문화상품을 문화적 요소가 체화되어 경제적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유ㆍ무형의 재화와 서비스 및 이들의 복합체로 규정하고 있다(Korea Cultural Policy Institute, 1997). 따라서 문화상품의 대상으로는 그 나라 국민들이 현재 사용하고 있는 물질적인 대상과 전통을 형상화한 것 외에도 무형의 것, 즉 정신적인 것도 모두 형상화하여 하나의 특색 있는 문화상품으로 창조할 수 있다. 문화는 무형의 정신적인 존재이고, 상품은 유형화 되어있는 상업적인 존재이기 때문에 문화상품은 일반 대량생산품과 차이가 있다. 일반 상품은 기능성, 사용성 등의 소비자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생산되지만, 문화상품은 일반 상품이 지닌 가치에 특정 국가나 지역이 가지고 있는 정신적인 가치, 즉 문화를 담는다는 것이 추가된다(Lee, 2013). 그렇기 때문에 문화상품은 단기적으로 경제적 이익을 추구하는 것에 관점을 두는 것이 아닌, 문화의 기록, 전파 등의 역할을 할 수 있는 장기적인 효과를 고려하여 디자인되어야 한다.
일반 상품들이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 충족이나 생활의 편리함을 지향하는 반면, 문화상품은 인간의 가치관 혹은 사고방식 등 정서적인 만족감을 지향하며 소비자들의 정체성과 생활양식에 많은 영향을 끼친다. 그리고 ‘문화’ 라는 요소의 특성상 여러 사람이 공유할 수 있으므로 공공재적 성격이 강하다(Park et al., 2012). 즉 일반적인 상품에 예술적인 요소와 스토리를 부여하여 문화적으로 새로운 만족감을 줄 수 있다. Cho(2007)는 그의 연구에서 패션문화상품이란 한국의 문화적 특성을 패션 상품화한 것이라고 정의하였다. 즉 한 국가의 고유한 문화적 가치가 경제적 가치와 결합되어 생산되는 상품을 문화상품이라 정의하며, 문화상품 중에서 특히 패션 특성을 가진 상품을 패션문화상품이라고 한다. Kim & Oh(2012)의 연구에 의하면, 국가의 전통문화유산을 활용한 패션문화상품은 문화 정체성에 대한 요구가 지속되는 한 끊임없이 등장할 것이며, 향후 획일화된 글로벌 문화에 대한 반작용으로 더욱 중요하게 부각될 것이다.
백제 문화상품에 관한 선행연구는 다음과 같다. Choi(2015)는 익산의 백제유물 문양을 이용하여 한복 자수장식 디자인을 개발하였으며, Ha(2013)는 문화콘텐츠로서 백제 무령왕릉의 유물을 활용한 텍스타일 디자인을 개발하였다. Han & Kim(2012)의 연구에서는 한성 백제시대의 토기와 가락 바퀴를 이용하여 패턴화한 텍스타일 디자인을 개발하고 이를 스카프, 손수건, 가방, 문구류 등에 적용하여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제안하였다. Kim & Kang(2012)은 백제권 문화재 디자인 요소로서 진묘수 문양을 활용한 문화상품인 핸드폰 홀더를 개발하였다. 한편, Shin & Park(2012)은 공주와 부여 국립박물관을 중심으로 백제 문화상품 활성화 방안 정책에 대해 연구하였고, Lee & Yi(2008)는 사비 백제의 문화유산을 중심으로 문화상품개발 방안에 대해 연구하였다.
특히 Ha(2013)의 연구에 따르면, 백제 역사ㆍ문화 콘텐츠를 활용한 문화상품의 특징을 다음과 같이 설명하였다. 백제 문화상품은 다른 유적지의 문화상품 보다 고급스러운 이미지로서, 그 이유는 왕족의 유물이기 때문이며 그 조형성이 섬세하고 장식적이다. 또한 사용된 재료가 자개나 금속 등이 많아서 상품의 가격대가 높은 수준이다. 따라서 백제의 역사ㆍ문화 콘텐츠가 적용된 아이템이 다른 지역의 문화상품과 비교하여 고급스러운 이미지이기는 하나, 가격대가 높고 아이템이 다양하지 못하다는 특성을 갖는다. 예를 들면, 핸드폰고리, 열쇠고리, 목걸이, 귀걸이 등의 액세서리 품목과 책갈피, 명함지갑, 필통 등의 생활소품이 대부분이며, 그 다음으로 목공예품과 명함꽂이, 냉장고 자석 등의 생활 소품들이고, 사용된 재료는 나무, 자개, 금속 등이 주를 이루고 있다. 따라서 백제 역사ㆍ문화 콘텐츠를 활용한 문화상품이 대부분 액세서리나 생활소품으로 나타남으로써, 의류 및 스카프, 넥타이, 가방 등 섬유패션 아이템으로 개발할 필요가 절실하다. 한편 제품 개발에 있어서 유물의 형태를 그대로 재현하거나 단독문양으로 사용한 경우가 대부분으로 문양이 동일하고 단조로운 느낌이므로, 다양한 문양 배열에 대한 필요성이 또한 부각된다.
2. 가방 디자인
가방은 본래 운반, 보관의 수단으로 사용되었으나, 최근 들어 패션의 주요 아이템으로 널리 사용되게 되었다. 그리고 이러한 가방은 패션성(디자인, 컬러), 내구성, 편의성 등의 특성이 고려되어져야 한다. Doopedia(2017)에 의하면, 가방이란 ‘물건을 넣어 들고 다니기에 간편하도록 만든 기구'로서, 재료로는 가죽ㆍ천ㆍ비닐ㆍ인조피혁 등이 많이 쓰이며 알루미늄, 철제 등도 사용된다. 모양은 다양하지만 대부분 사각 상자형이고 자루 등의 모양도 있다. 크기는 20cm 이상 70∼80cm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며, 손에 들고 다니는 것, 어깨에 메고 다니는 것, 밑에 바퀴를 달아 끌고 다니는 것등 용도에 따라서 모양ㆍ구조ㆍ크기가 다양하다. Bong & Jung(2015)의 연구에 따르면, 가방은 새로운 기술의 개발에 따라서 그 소재와 형태가 다양해졌으며, 일반적으로 의류와 같은 소재를 사용하나 장식성뿐만 아니라 실용성이 요구됨으로써 별도의 가공이나 재료들이 사용되고 있다.
패션의 역사 속에 처음 보여 지는 가방은 중세 시대의 가죽 가방이다. 여성들은 이 가죽 가방 속에 작은 거울을 넣고 다녔다(Kim et al., 2001). 르네상스와 바로크 시대에 가장 기본적인 형태의 가방은 원형으로 재단한 직물이나, 부드러운 가죽의 둘레에 단 처리를 하거나 구멍을 뚫은 다음 끈으로 조여 닫는 형태였다(Clark et al., 2012). <Fig. 1>은 르네상스 회화에 등장하는 지갑의 모습이다. 천 년이 넘도록 이와 같은 주머니가 계속 만들어지다가, 금속 프레임과 잠금장치를 사용하게 되면서 가방에 새로운 변화가 생겨났다. 손을 넣게끔 입구가 있는 프레임은 무게를 더했고 보안 기능도 개선되었다. 또한 금속의 강도와 소재의 유연함은 매우 오랜 시간동안 실용적이면서도 감각적인 조화를 보여주었다. <Fig. 2>는 1880년 경 유럽에서 가죽과 금속으로 제작된 반짇고리의 모습으로, 내부는 실크 안감으로 되어있다. 16세기 파리 공방에서 제작한 장식술이 달린, 금사와 견사로 만든 드로스트링 지갑에서 고급 리넨에 뿌리기 위한 향 가루를 채운 작은 스웨트 지갑에 이르기까지 지갑과 가방은 놀라우리만큼 다양했다. 1790년대의 엠파이어 스타일의 패션이 유행하면서, 주머니가 밝은 곳으로 나와 오늘날의 핸드백처럼 손가락 사이나 팔위에 우아하게 걸쳐진 가방으로 변했다. 가방은 새로운 패션의 연장선이 되었고 곧 주머니의 형태에서 벗어나 마름모, 사다리꼴, 육각형, 직사각형, 파인애플, 항아리 모양 등이 나타났다. 나무, 거북 등껍질, 가죽으로 만든가방들과 실외용으로 수첩과 가방 간의 경계를 허문 스타일이 나타났다. 이 새로운 액세서리의 명칭이 여러 번 바뀌었는데, 레티큘(reticule)이라는 영어로 정착되었다. 레티큘은 작은 그물을 뜻하는 라틴어(reticulum)에서 유래했기 때문에 어원학적으로 그물망 가방을 떠올리게 한다(Clark et al., 2012). <Fig. 3>은 18세기 후반 외출복과 함께 착용했던 레티큘의 모습이며, 여성들은 이곳에 화장품과 향수를 담아 다녔다. 가죽 제품이 생산되자 다양한 크기, 형태, 기능, 가격의 가방을 취급하는 사람들이 생겨났다. 가죽은 특유한 유연함과 내구성으로 온갖 종류의 장식적, 기능적 목적을 위해 복잡한 모양으로 성형, 몰딩, 확장될 수 있었다. 가죽은 돈을 보호하면서도 금속 동전으로 인해 마모되지 않았기 때문에 가방의 재료로 유용했다. 가죽의 유연성과 강도 덕분에 가방의 내부를 점차 정교하게 분할할 수 있었다, 마차 여행이 흔해지면서 트렁크와 대형 여행 가방이 짐을 보호해 주었다. 19세기 주요 도시에 철도가 건설되어 도시와 해안을 잇고 대륙을 가로지르자, 둥근 뚜껑의 트렁크는 사라지고, 트렁크를 쌓을 수 있도록 납작한 뚜껑의 트렁크가 새로이 생겨났으며 점차 정교해졌다. 일부 트렁크는 휴대용 옷장처럼 열렸고 일부는 여행용 책장이 되었다. 모든 트렁크에는 칸막이, 잠금장치, 열쇠, 버클이 있었고, 울퉁불퉁한 길에서 유리 향수병과 같은 섬세한 물건을 보호해 주었다. 외부에는 소유자의 이니셜이 새겨진 경우가 많았다. 에르메스(1837년)와 같은 전문 가죽회사는 처음에 마구를 공급하다가 점차 여행용 가방, 명품 등으로 제품군을 확장했다. 크루즈선, 비행기 등 여행수단이 점차 발전함에 따라 구찌(1906), 프라다(1913), 롱샴(1948) 등의 브랜드들이 나타나 수요를 충족했다(Clark et al., 2012). <Fig. 4>는 루이비통의 여행용 가방이다.
20세기에 들어서면서 핸드백의 종류가 다양해졌다. 그 중 은이나 금으로 된 작은 체인 지갑이 인기였고, 손으로 들거나 산책 또는 쇼핑을 갔을 때 안전하도록 어깨끈이 달리게 되었다. 20세기의 빠르게 진화하는 패션과 변화하는 여성의 요구에 부합하기 위해, 이 과정에서 더욱 폭 넓은 스타일적 변화와 사회적 변화를 반영하게 되었고 온갖 종류의 가죽과 직물, 새로운 인공 소재가 가방에 도입되며, 1920년대에 이르러서는 여성 패션에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부분이 되었다. 아플리케 자수로 된 페이즐리 문양의 도로시백이나 앙상블에 맞추어 염색한 포셰트(pochette)는 중요한 액세서리였으며, 1920년대 중반부터 핸드백에 지퍼가 사용되었다. 1940년대에는 밀리터리 룩의 영향으로 가방이 더욱 커지고 실용적으로 변모하였고, 전쟁 물자 부족으로 핸드백의 지퍼나 마감재의 사용이 제한되자 가방 제조업자들은 프레임이나 손잡이에 나무나 플라스틱과 같은 재료를 이용하고, 레이온 파일과 같은 새로운 합성섬유들을 사용하였다. 가방의 입구를 여미는 방법도 다양해져 단추와 루프를 사용하거나 전체를 끈으로 당겨 졸라매는 가방도 나오게 되었다. 디오르의 뉴룩이 발표된 후, 야회용으로 손잡이가 없는 클러치 백(Clutch Bag)이 인기를 얻었다(Kim et al., 2001). <Fig. 5>는 1920년대 보그 일러스트레이션의 클러치 백의 모습이다. 1950년대에는 의복과 액세서리의 색상 코디네이션이 매우 중요하게 되었고, 가방은 전체 의복에 있어서 악센트 색상으로 이용되었다<Fig. 6>. 직업을 가진 여성이 증가하면서 점차 가방의 크기가 커지게 되었고, 이로 인해 가죽 대체품에 대한 요구가 증가하게 되었다. 단단하고 가볍고 세탁할 수 있고 플라스틱 선호가 늘어났고, 루사이트를 사용한 안이 투명하게 보이는 스타일의 가방이 크게 유행하였다(Kim et al., 2001). <Fig. 7>은 1960년대 메리 퀸트사가 제작한 숄더백이다. 1980년대에는 패션 디자이너들이 토털룩을 완성시켜주는 액세서리의 중요성을 인식하면서, 모자, 구두, 가방 등으로 그 영역을 확장하였다. 한편 전문직 여성들은 남성들의 서류가방을 변화시킨 듯한 대담하고 커다란 검은 가방을 즐겨 들었다. 여성의 사회 진출이 늘어남에 따라 다양한 물건을 담을 수 있는 다목적 가방이 등장하였는데, 주머니가 많고 가볍고 방수가 되며 튼튼한 고무를 입힌 면으로 된 새로운 스타일의 비즈니스백이 발표되었다. <Fig. 8>은 1985년 프라다가 만든 가방으로, 산업용 나일론, 포코노(pocono) 나일론 소재를 가방에 사용하였다(Kim et al., 2001). 1990년대에는 고급 브랜드에 대한 선호가 높아짐에 따라 이니셜과 로고가 중요해졌고, 이러한 로고를 모던화시킨 디자인이 등장하였다. <Fig. 9>는 구치사의 로고를 이용한 지갑이다. 1990년대에는 숄더색이 점점 대중화되었는데, 숄더색의 장점은 손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해주고, 무게를 분산시켜 주는 기능성이다(Kim et al., 2001). 모스키노(Moschino)의 갈색 가죽 가방, 프라다(Prada)의 룩색, 쇼퍼백, 바게뜨백, 버킨백, 라벨로 뒤덮인 백, 라벨이 없고 슬며시 부유함을 드러내는 보테가 베네타(Bottega Veneta) 백, 마지막으로 롱샴 케이트 모스(Kate Moss for Longchamps) 백 등이 등장했다(Clark et al., 2012).
가방은 용도에 따라 크게 손가방, 서류가방, 운동용가방, 여행용가방, 케이스류, 학생용가방, 쇼핑가방, 지갑류로 나뉘게 되며, 표준산업분류로는 여행가방, 핸드백, 지갑, 케이스로 분류된다. 재료별로 보면 천연피혁제, 인조피혁제, 원단제, 합성수지제, 기타제로 나뉜다(Statistics Korea, 2014). 피혁으로 제조되는 가방 제품은 봉제기계를 이용한 대량생산보다는 전문가가 수제작 하는 가방이 주를 이루고, 전통 제조산업에서 겪고 있는 인건비, 유통, 소비트렌드 등의 어려움과는 거리가 먼 고부가가치 산업이다(Korea Federation of Textile Industries, 2013). 가방의 명칭은 크게 미니백, 파우치, 호보백, 쇼퍼백, 토트백, 사첼백, 보스톤백, 드로우스트링, 버렐 등으로 나눌 수 있다. 미니백은 일명 세컨드 백이라 불리며 지갑 대용으로 사용된다. 파우치는 화장품 등을 담은 가방으로 어떤 용품을 담느냐에 따라 특화된다. 호보백은 반달 형태로 둥근 모양의 가방으로, 착용했을 때 자연스러운 유선형의 모습을 연출한다. 쇼퍼백은 쇼핑백의 형태로 베이직한 사각 혹은 사다리꼴 형태로서 어깨에 맬 수 있다. 토트백은 쇼퍼와 비슷한 형태의 가방이나, 쇼퍼와의 구분은 핸들의 드랍 길이로 토트는 어깨에 맬 수 없고 손으로 드는 형태의 가방이다. 사첼백은 쇼퍼나 토트보다는 핸드백의 높이가 낮으며 뚜껑이나 지퍼로 가방의 입구를 여닫는 형식이다. 보스톤백은 미국의 보스톤 대학의 학생들이 들고 다니는 가방에서 유래되었으며, 높이보다 길이가 긴 형태로 위로 올라가면 갈수록 둥근 모습이다. 드로우스트링백은 일명 복주머니 가방으로 엠파이어 시대에 들었던 손가방이 기원이다. 밑면이 사각형이고 위로 올라갈수록 둥글어 지는 보스톤백과는 달리 버렐백은 완벽한 원통형의 가방이다.
Ⅲ. 연구방법 및 절차
1. 연구 대상 및 범위
본 연구는 패션문화상품 연구방법으로서, 지역의 역사적, 문화적 특성을 지닌 요소를 찾아 이를 적용한 문화상품을 실제로 제작하는 방법을 사용하였다. 첫째, 패션문화상품의 연구대상으로 가방을 선택하였다. 가방을 선택한 이유는 누구나 손쉽게 사용할 수 있고 선물하기에 무난하며, 사이즈에 대한 구애가 없어 제고부담이 없는 실용적인 아이템이기 때문이다. 가방의 종류는 국내와 국외 패션문화상품 시장조사를 통해 클러치와 토트백으로 결정하였다. 가방 디자인 개발에 사용한 텍스타일 디자인의 내용은 2013년에 연구자가 개발한 결과물을 이용하였다. 이는 백제시대의 제 25대왕인 무령왕릉에서 발견된 유물들로서 왕의 금관장식(국보 154호), 왕비의 금관장식(국보 155호), 왕의 금귀걸이(국보 156호), 왕릉벽돌, 그리고 무덤을 지키는 수호신인 진묘수(석수; 국보 162호)로부터 디자인의 모티브를 가져와 텍스타일 디자인으로 개발하였다.
2. 연구방법
본 연구를 진행하기 위해 패션문화상품의 현황조사를 국내와 국외로 나누어 진행하였다.
먼저, 국내 패션문화상품의 현황 조사는 2015년 9월부터 11월까지 국립공주박물관, 국립부여박물관, 국립중앙박물관, 국립고궁박물관을 실제로 방문하여 자료를 수집하였다. 특히 국립중앙박물관의 경우는 문화상품의 종류가 매우 다양하여 매장에서 찾을 수 없는 경우도 있어서, 인터넷의 E-카다로그를 함께 조사하였다.
국외 패션문화상품의 현황 조사는 2015년~2016년에 걸쳐 수집하였다. 일본에서는 교토를 방문하여 자료를 수집했으며, 스페인에서는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를 방문하여 자료를 수집하였다. 일본을 선정한 이유는 선행연구 조사를 통해 일본문화상품이 전통을 기반으로 한 장기 계획 하에 지속적으로 현대화 해왔으며, 다양한 연령과 가격대로 발달하였다는 점을 고찰했기 때문이다. 아울러 우리나라와 지리적, 역사적, 문화적으로 가까운 이유가 작용하였다. 특히 교토는 794~1868년까지 1,000년 이상 황궁이 위치한 일본의 수도였으며, 불교문화와 직물업, 요업 등 전통산업을 선도해온 국제적인 문화 관광도시이다. 교토 중에서도 가장 많은 관광객이 찾는 기온 거리(Gion District)와 청수사(Kiyomizu temple) 앞의 니넨자카(Ninenjaka), 산넨자카(Sannenjaka)를 중심으로 한 문화상품매장 거리를 조사하였다. 한편 스페인을 선정한 이유는 세계적 문화유산이 한 국가 내에 가장 많이 분포한 나라로서, 역사적 문화콘텐츠가 풍부하기 때문이다. 스페인의 수도인 마드리드에서는 마드리드왕궁 내 문화상품매장을 조사하였고, 바르셀로나에서는 건축가 가우디의 대표적 건축물인 성가족성당(Sagrada Familia church)과 카사밀라(Casa Mila) 내의 문화상품매장을 중심으로 조사하였다.
Ⅳ. 패션문화상품으로서 가방 디자인 개발
1. 패션문화상품 사례
2015년 9월부터 11월까지 국립중앙박물관, 국립고궁박물관, 국립공주박물관, 국립부여박물관을 방문하였다. 국립중앙박물관에서는 패션소품으로 조선시대의 다양한 민화를 프린트한 원단으로 에코백과 파우치가 있었고, 광복 70주년을 맞아 조국독립 선열들의 헌신을 되새기고 역사를 되짚어 보기 위한 특별기획 상품으로 태극 문양을 활용한 파우치와 토트백을 개발하여 판매하고 있었다<Fig. 10>. 국립고궁박물관에서는 일월오봉도와 고종의 어보 등 문화재를 프린트한 에코백과 창살문양을 투각한 가죽 지갑 등이 있었다<Fig. 11>. 그리고 국립부여박물관에서는 역시 민화를 프린트한 에코백이 보였으며<Fig. 12>, 국립공주박물관에서 가방 또는 지갑 상품이 전무하였다. 전체적으로 국내 박물관에서 발견되는 대부분의 가방이 에코백의 형태로 유사하여, 다양해 보이지 않았으며, 간혹 원단으로 제작된 파우치가 있었으나 단순한 형태였다. 지갑 또한 문양에 있어서 문화 콘텐츠를 활용하기는 하였으나, 형태는 일반 상품과 유사하여 큰 차별성이 느껴지지 않았다. 공주, 부여 등 지방도시의 국립박물관에서는 그나마도 가방/지갑을 발견하기 어려웠으며, 이러한 원인은 무엇보다 지방 문화상품 현황에 대한 이해와 전문화된 디자인 인력의 부족이 가장 큰 원인으로 사료된다.
국외 패션문화상품은 2015년 1월의 일본 방문과 2016년 2월의 스페인 방문을 통해 조사되었다. 일본과 스페인의 문화상품에는 다양한 종류가 있었으나, 본 연구에서는 가방/지갑 문화상품을 중심으로 조사하였다.
(1) 일본
일본은 교토의 기온 거리와 청수사 앞의 니넨자카, 산넨자카 거리에 있는 상점들을 대상으로 조사하였다. <Fig. 13>부터 <Fig. 20>까지 연구자가 교토의 문화상품 매장에서 직접 촬영하였다. 일본 패션문화상품에서 가장 눈에 많이 띄는 것은 손지갑과 다양한 형태와 크기의 손가방들이었다.특히 교토에서 가방 종류를 많이 발견할 수 있었는데, 특이한 점은 교토 특유의 전통소재인 치리멘(Chirimen)을 활용한 점이었다. 치리멘은 지지미 원단처럼 얇은 주름이 촘촘하고 조밀하게 구성되어진 일본 전통기법을 이용한 원단이다. 치리멘은 일본에서 16세기 후반에 개발된 전통 직조기법으로, 위사의 꼬임 방향이 다른 2가지 유형의 실에 의해 주름이 형성되는 기법을 말한다. 이 주름은 일본어로 쉬보(shibo)라고 불리며, 위사가 경사보다 10배 더 두껍게 재직되면서 생성된다. 치리멘은 주로 기모노<Fig. 13>을 만드는 데에 사용되었지만, 근래에는 꽃, 새, 동물, 인형, 장난감, 작은소품 등 여러 가지 공예품으로 제작되어 판매되고 있다. 이 원단에 다양한 색상과 문양을 프린트하여 인형, 기모노, 스카프, 손수건, 손지갑, 핸드폰 액세서리 등 다양하게 이용되고 있다. 치리멘은 지역의 독특한 소재를 적절히 잘 활용한 문화상품의 사례로 사료된다. 아울러 일본 패션문화상품은 가방 외에도, 스카프나 손수건 등 간단히 휴대할 수 있고 가격이 부담 없는 패션 소품들이 많이 보여졌다. 일본 교토에는 치리멘으로 만든 공예품을 판매하는 매장이 많이 있는데, 특히 기온 거리와 아라시야마에 있는 치리멘공예관(Chirimen Craft Museum)이 대표적이다<Fig. 14>. 이 매장의 가장 대중적인 아이템은 아이들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하기 위해 천장에 매달 수 있는 인형(hanging hina doll)이다<Fig. 15>. 인형 외에도 스카프, 파우치, 티셔츠 등 패션소품이 다양하며, 계절을 대표하는 동물(토끼, 개구리, 올챙이, 달팽이 등), 꽃의 다양한 형상들이 합리적인 가격으로 판매된다 (Imanaka, 2006).
일본의 문화상품으로서의 가방은 지갑<Fig. 16>, <Fig. 17>, <Fig. 19>이나 손가방<Fig. 18>, 클러치 <Fig. 20> 형태로 손에 들기에 부담 없는 아담한 크기가 대부분이었다. 색상은 비비드톤이거나 파스텔톤이 많았으며, 소재는 주로 원단을 사용하였는데, 특히 일본 교토 지역의 특산물인 치리멘을 활용한 상품이 많이 보였다. 문양은 특별히 일본이나 교토를 나타내기 보다는 도트문양과 같은 기하학 문양이거나 도식화한 꽃문양이 대부분으로 지역 문화상품의 현대화, 대중화를 강조한 이미지였다. 제작기법으로는 주로 프린트기법을 활용하였으며, 때로 자수기법으로 이용하여 고급스러움과 복고적인 이미지를 표현하였다. 디테일로는 금속 프레임이나 섬세한 금속 체인을 이용하여 여성스러움을 나타내었다.
(2) 스페인
스페인에서는 마드리드의 마드리드왕궁, 바르셀로나의 성가족성당과 카사밀라의 문화상품매장을 중심으로 조사하였다. <Fig. 21>부터 <Fig. 24>까지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의 관광유적지의 문화상품 관련 매장에서 연구자가 직접 촬영하였다. 마드리드왕궁은 스페인의 수도인 마드리드에 있으며, 과거에 왕족들이 실제로 거주하였고, 현재에도 왕족들이 국가 행사를 진행하는 장소이며, 성가족 성당과 카사밀라는 모두 1910년대에 건축가 가우디에 의해 만들어진 스페인 바르셀로나를 대표하는 건축물이다. 마드리드왕궁에서는 주로 원단에 왕궁의 모습과 문양이 프린트된 에코백과 파우치가 대부분이었으며<Fig. 21>, 바르셀로나에서는 단순한 에코백<Fig. 22>부터 예술성과 내구성을 겸비한 고급 가죽 가방까지 다양하게 발견할 수 있었다<Fig. 23>. 특히 바르셀로나의 성가족성당의 문화상품매장에서는 캔버스 천에 성당의 풍경을 프린트한 에코백을 발견할 수 있었고, 카사밀라에서는 명품가방에 손색이 없을 정도의 품질로 예술성과 내구성이 보여지는 고품질의 가죽 가방이 보였다. 이 외에도 다양한 디자인, 다양한 소재의 가방이 많이 발견할 수 있었다<Fig. 24>.
스페인의 문화상품으로서의 가방은 토트백이나 숄더백으로 일상적인 가방과 동일한 다양한 형태와 소재를 사용하였다. 색상은 캔버스 원단을 이용한 에코백은 내추럴 톤으로, 가죽을 이용한 가방은 브라이트 톤이었다. 문양이 없이 순수하게 가죽의 형태를 살리거나, 왕궁이나 성당 등 문화재 건축물을 그대로 프린트하거나 단순화한 형식이 눈에 띄었다<Fig. 21>. 제작기법은 역시 에코백은 프린트기법을 이용하였으며, 원단 가방이나 가죽 가방은 꼴라쥬 기법 혹은 가죽을 커팅하여 건축물의 선을 조형적으로 현대화하여 꼴라쥬 기법을 활용하여 제작한 가방이 매우 독특하였다<Fig. 23>. 디테일은 드로우스트링이나 다양한 손잡이 형태를 가죽을 이용하여 제작하였다.
2. 패션문화상품으로서 가방 디자인 개발
일본과 스페인의 패션문화상품으로서 가방 디자인을 비교하면, 일본은 일본 전통의 소재를 활용하지만 문양이나 형태는 철저히 현대적으로 디자인하여 문화상품이라는 이미지 보다는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일상 생활소품의 이미지였다. 스페인의 경우는 형태와 소재는 현대적인 가방과 동일한 질적 수준에, 문양에 있어서는 역사적 문화재를 그대로 활용하거나 일부분을 단순화시킨 조형적인 프린트 또는 꼴라쥬로 현대적 재해석을 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었다. 가방의 종류로는 에코백과 토트백이 가장 많이 보여졌다. 반면, 국내 국립박물관들의 패션문화상품으로는 에코백과 파우치가 대부분이었으며 간혹 지갑의 형태가 보여졌다. 일본과 스페인에서는 다양한 크기의 손가방과 다양한 소재 및 조형적인 형태의 가방들이 보여졌으므로, 본 연구에서는 기존 국내 패션문화상품 시장에서 나타나는 단순한 형태와 소재의 가방을 탈피하여 좀 더 다양한 디자인을 개발하고자 하였다.
따라서 가방의 형태면에서는 물건을 휴대하기 손쉬운 클러치와 기능성을 겸비한 토트백을 개발하기로 하였다. 소재는 네오프렌 또는 캔버스원단을 가죽과 접목하여 이용하였다. 문양은 기존 가방 문화상품에 사용된 민화 대신에, 본 연구자가 2013년에 개발한 연구결과로서 백제 역사ㆍ문화콘텐츠를 활용한 텍스타일 디자인을 이용하였다. 이 텍스타일 디자인은 백제 무령왕릉에서 출토된 유물들을 각각 도식적으로 배열하고 브라이트톤과 파스텔톤을 중심으로 배색하였다. 따라서 사용된 색상은 내추럴, 브라이트톤, 파스텔톤을 접목하여 기존 국내 문화상품의 가방에 사용된 무채색과 비비드톤의 배색보다 다양하게 사용하였다. 기법에서는 DTP, 전사프린트 등 다양한 프린트 기법을 활용하였고, 디테일 면에서는 기능적 편리성을 위해 다양한 크기와 재료의 손잡이를 디자인 요소로 활용하였다. 이러한 국내ㆍ외 패션문화상품의 현황조사를 분석하여 본 연구에서 활용한 디자인 요소를 정리하면 <Table 1>과 같다.
앞서 국내ㆍ외 패션문화상품을 조사하고 분석한 내용을 바탕으로 총 5작품의 가방을 제작하였다. 백제 역사문화콘테츠를 활용한 국내의 문화상품에서는 패션섬유 아이템이 현저하게 부족하여 가방 디자인을 개발할 필요성이 절실하였다. 일본과 스페인의 가방 문화상품을 조사한 결과, 다양한 크기의 손가방과 다양한 소재 및 조형적인 형태의 가방들이 보여졌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기존 국내 패션문화상품 시장에서 보여지는 단순한 형태와 소재의 가방을 탈피하여 좀 더 다양한 디자인을 개발하고자 하였다. 가방의 형태는 물건을 휴대하기 손쉬운 클러치와 기능성을 겸비한 토트백을 선정하였다. 색상은 일본의 비비드톤과 스페인의 내추럴톤, 브라이트톤을 접목하여 다양한 톤을 시도하였다. 소재는 네오프렌과 캔버스원단을 가죽과 접목하여 사용하였다. 문양은 기존에 많이 사용된 민화 프린트 대신, 백제 역사ㆍ문화콘텐츠를 활용한 텍스타일 디자인을 이용하였다. 기법에서는 DTP, 전사프린트 등 다양한 프린트 기법을 활용하였고, 디테일 면에서는 기능적 편리성을 위해 다양한 크기와 재료의 손잡이를 부착하여 디자인 요소로 활용하였다.
작품 I <Fig. 25>은 서류를 보관하여 이동할 수 있는 클러치백으로 제작하였다. 형태는 A4 사이즈의 서류가 들어갈 수 있는 크기에 각이 진 형태로 디자인하였으며, 색상은 화이트 앤 블랙의 모노톤과 비비드한 색상을 이용하여 현대적이고 젊은 이미지를 강조하였다. 백제 무령왕릉 유물인 왕과 왕비의 금관장식, 왕의 금귀걸이, 왕의 검인 환두대도의 손잡이 부분을 텍스타일 디자인으로 활용한 문양을 디지털 프린팅을 한 캔버스원단과 가죽을 접목하였다. 클러치백에 가죽 끈을 탈 부착할 수 있도록 제작하였으며, 끈의 길이는 길게 부착함으로써 사용자에 따라 길이 조절이 가능하도록 하였다. 즉 어깨에 맬 수도 있고 손으로 들수도 있도록 제작함으로써 디자인의 다양성과 실용성을 의도하였다.
작품 II <Fig. 26>는 많은 현대인들이 휴대하는 노트북을 보관하여 이동할 수 있는 클러치백으로 제작하였다. 형태는 13인치의 노트북이 들어갈 수 있는 크기로 제작하였으며, 색상은 올리브 그린과 보라색의 파스텔톤으로 은은하면서도 편안하고 실용적인 이미지를 강조하였다. 겉면은 백제 무령왕릉 유물인 연꽃무늬 벽돌과 석수를 활용한 텍스타일 디자인을 디지털 프린팅을 한 캔버스원단으로, 안쪽 면은 가죽을 이용하여 실용성을 높였다. 지퍼로 여밀 수 있으며, 지퍼 헤드는 가죽을 이용하여 편리성과 디자인적인 측면을 강조하였다. 가죽 면에는 주머니를 삽입함으로써 실용성을 추가하였다.
작품 III <Fig. 27>은 접는 위치에 따라 크기 조절이 가능하여 가변적인 디자인으로 실용성을 높인 클러치백이다. 보관하는 내용물의 크기와 양에 따라 접는 형식에 달리 할 수 있으며, 변화 있는 연출이 가능하다. 색상은 다른 작품들에 비해 명도가 다소 낮은 딥톤을 사용하여 안정감을 주었으며, 트렌드에 따라 금속성 색상을 시도하였다. 역시 겉면은 백제 무령왕릉 유물을 활용한 텍스타일 디자인을 디지털 프린팅한 캔버스원단으로 제작하였고, 안쪽 면은 가죽을 이용하여 실용성과 장식성을 부여하였다. 지퍼로 여밀 수 있으며, 지퍼 헤드는 가죽을 이용하여 편리성과 패션성을 강조하였다.
작품 IV <Fig. 28>는 공식적인 장소에서도 연출할 수 있도록 금속 체인을 이용하여 클래식함과 여성스러움을 강조하였다. 색상은 다른 작품들에 비해 명도가 다소 낮은 딥톤을 사용하여 클래식한 이미지를 강조하였고, 트렌드에 따라 펄 색상을 강조색으로 추가하였다. 백제 무령왕릉 유물을 전사 프린팅한 네오프렌 원단과 가죽을 접목하여 세련되면서도 가방의 형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기능성을 부여하였다. 가방의 입구는 자석으로 여닫을 수 있으며, 금속 체인은 길이 조절이 가능하여 숄더백으로 이용하거나, 손으로 들 수 있는 클러치백으로 이용할 수도 있다.
작품 V <Fig. 29>은 실용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토트백으로 제작하였다. 가장 많은 내용물을 보관할 수 있는 크기이며, 손잡이의 길이가 손으로 들 수도 있고, 어깨에 맬 수도 있도록 제작하였다. 색상은 천연가죽 본연의 원색을 이용한 브라이트톤을 사용하였다. 역시 백제 무령왕릉 유물을 전사 프린팅한 네오프렌 원단과 가죽을 접목함으로써 세련된 이미지를 강조하고, 내용물을 넣었을 때 가방의 형태를 유지할 수 있는 기능성을 부여하였다. 토트백의 입구는 자석을 부착하여 가방 안의 내용물이 밖으로 쏟아지지 않도록 실용성과 기능성을 부여하였다.
위의 작품 결과를 정리하면 <Table 2>와 같다.
Ⅴ. 결론
최근 한류 열풍이 높아지면서 국제적 수준의 글로벌한 감각과 트렌드에 맞는 패션문화상품의 개발을 위해 문화상품 현황 시장조사와 상품개발 프로세스에 의한 패션문화상품이 체계적으로 개발되어질 필요성이 절실하다. 한 국가의 고유한 문화적 가치가 경제적 가치와 결합되어 생산되는 상품을 문화상품이라 정의하며, 문화상품 중에서 특히 패션 특성을 가진 상품을 패션문화상품이라고 한다. 이러한 패션문화상품은 일반 상품에 ‘문화’라는 요소를 더함으로써 고부가가치를 지향하고 ‘문화’ 라는 요소와 스토리를 부여함으로써 새로운 만족감을 줄 수 있다. 본 연구는 백제 역사ㆍ문화콘텐츠를 활용하여 패션문화상품으로서 가방 디자인을 개발하였다.
연구방법은 다음과 같다. 본 연구는 연구대상으로 가방을 선정하였다. 가방은 누구나 사용하며, 선물하기에 무난하고, 실용적인 아이템이기 때문이다. 둘째, 가방의 형태는 2015년~ 2016년에 걸쳐 시행한 국내ㆍ외 가방 문화상품 현황조사를 통해 클러치와 토트백으로 결정하였다. 클러치는 물건을 휴대하기 편리하면서도 최근의 패션 트렌드를 반영하며, 토트백은 실용성과 기능성을 갖추었기 때문이다. 국내 패션문화상품의 조사는 국립공주박물관, 국립부여박물관, 국립중앙박물관, 국립고궁박물관을 방문하여 자료를 수집하였으며, 국외 패션문화상품의 조사는 일본의 교토, 스페인의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를 방문하여 자료를 수집하였다. 가방을 개발하기 위한 텍스타일 디자인은 2013년에 연구자가 백제 유물들로부터 개발한 결과물을 활용하였다. 이는 백제시대의 제 25대왕인 무령왕릉에서 발견된 유물들로서, 왕의 금관장식(국보 154호), 왕비의 금관장식(국보 155호), 왕의 금귀걸이(국보 156호), 왕릉벽돌, 그리고 무덤을 지키는 수호신인 진묘수(석수; 국보 162호) 등이다.
연구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패션문화상품으로서 가방 디자인 개발을 위해 5종류의 형태에 색상과 문양을 변형하여 총 14개의 가방을 제작하였다. 가방의 종류는 크게 클러치와 토트백으로 구분할 수 있다. 둘째, 색상으로는 모노톤을 기본으로 브라이트톤, 파스텔톤, 딥톤, 그리고 트렌드를 가미하여 금속성 색상인 골드를 추가하여 젊고 현대적인 이미지를 강조하였다. 셋째, 소재로는 가방의 형태 안정성과 실용성을 위해 천연가죽을 기본 소재로 사용하고, 텍스타일 디자인 표현을 위해서 프린트 제작이 용이한 캔버스 원단과 네오프렌 원단을 접목하였다. 넷째, 텍스타일 모티브는 백제 제 25대 왕인 무령왕릉에서 출토된 유물을 활용하여 백제문화의 아름다움과 화려함을 시각화하고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텍스타일 디자인을 이용하였다. 모티브의 내용은 왕의 금관장식(국보 154호), 왕비의 금관장식(국보 155호), 왕의 금귀걸이(국보 156호), 왕릉 벽돌, 그리고 무덤을 지키는 수호신인 진묘수(석수; 국보 162호) 등으로, 2013년에 연구자가 개발한 결과물이다. 다섯째, 텍스타일을 표현한 제작 기법으로는 DTP(Digital Textiles Printer)와 전사프린터를 이용하였다. 마지막으로, 가방의 기능성과 실용성을 위한 디테일로 자석과 지퍼 여밈을 가방의 디자인에 따라 적용하였으며, 가죽 끈과 금속 체인을 이용하여 끈의 길이조절 및 탈부착이 가능하도록 제작하였다.
본 연구는 다양한 패션문화상품의 아이템 개발이 절실한 국내 문화상품 시장에서 특히 백제 역사ㆍ문화 콘텐츠를 활용한 패션문화상품 개발이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패션문화상품 개발을 위해 별도의 부서와 자체 디자인실을 갖춤으로써 문화상품의 다양성과 완성도를 향상시키고 있지만, 지방에서는 아직까지 이러한 전문적인 문화상품 개발 환경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본 연구는 백제의 역사적, 문화적, 미학적 가치를 현대 패션문화상품으로 시각화하고 실용적으로 활용함에 연구의 의의가 있겠다. 아울러 백제 역사문화콘테츠를 활용한 문화상품으로 패션섬유 아이템의 개발 필요성이 절실한 상황 속에서, 다양한 크기와 다양한 소재의 디자인요소를 갖춘 가방들은 다양한 소비자 욕구를 만족시키며 문화상품을 구매시장을 넓히는 효과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Acknowledgments
본 논문은 국립공주대학교 (CK-I사업 학술연구비, 2014-1213-01)의 지원을 받아 연구되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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