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입형 가상현실을 활용한 디지털 패션 커뮤니케이션 특성
Abstract
Fashion design has attempted to create a new type of interactive communication design using advanced digital media to respond to rapidly changing consumer trends. In order to understand the evolution of contemporary fashion communication, this study sought to analyze the characteristics of immersive VR-based fashion communication that provides the most advanced interactive communication experience. Based on our review of the literature, we analyzed the operational categories of the interactive experience of immersive VR-based communication and classified them into three categories: speed, scope, and mapping of interactivity. Based on this categorization, we identified the four major characteristics of digital fashion communication that uses immersive VR: emotional features, spatial extensibility, personalization, and actualization, wherein “emotional feature” refers to a feature that stimulates a user’s perceived and emotional curiosity based on a multi-sensory commitment; “spatial expansibility” describes the constant reconstructing of and response to a large amount of information through the VR environment without time and space constraints; “personalization” indicates that individual users form their own creative narratives as a central agency of communication; and “actualization” means that the process and results of communication form a new current context that is inseparablely related to the space-time concept newly introduced by immersive VR. The results of this study will contribute to the expansion of research on digital fashion communication and can be used by fashion designers and companies as a theoretical basis for planning fashion communication using virtual reality.
Keywords:
digital fashion, fashion communication, immersive virtual reality, interactive communication키워드:
디지털 패션, 패션 커뮤니케이션, 몰입형 가상현실, 상호작용적 커뮤니케이션Ⅰ. 서론
1. 연구의 배경 및 목적
21세기 첨단 디지털 매체를 활용한 입체 시각화 기술과 네트워크 환경은 시, 공간을 초월한 미디어 패러다임으로의 변화를 가져왔고, 최근 현실 세계에서는 체험하지 못하는 가상현실(Virtual Reality, 이하 VR)의 상용화에 이르렀다. VR은 텍스트 중심의 기존의 사이버 스페이스(cyber space)와는 차별화된 개념의 가장 발달한 디지털 영상 문화로 탈-상징적 커뮤니케이션(post-symbolic communication)이 이루어지는 세계로 정의된다(Park & Lee, 2004). 본 연구에서 다루는 몰입형 가상현실(Immersive virtual reality)은 HMD(Head-Mounted Display) 착용을 통해 3차원 가상환경의 정보와의 커뮤니케이션에 완전 몰입을 경험할 수 있는 기술로 정의된다(Park & Lee, 2017). 몰입형 VR은 시각적 감각에 의존하여 정보전달의 기능을 수행하던 기존 텍스트 매체의 인지적 사고 체계를 체험적, 다감각적 구조로 전환하며 인간의 오감으로 인지된 정보의 시공간 확대를 가져왔다. 이에 대해 맥루한(M. McLuhan)은 전통적으로 언어에 의존하던 커뮤니케이션의 방법이 인간의 감각 시스템의 균형적 사용을 통해 이상적인 커뮤니케이션 형태로 발전한다고 주장하였다(Kim, 2000).
몰입형 VR은 현재 방송, 영화, 디자인, 전시, 훈련, 의학, 마케팅, 게임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성이 증대되고 있다. 분야별로 몰입형 VR을 통해 기대하는 커뮤니케이션의 방법과 효과는 차이가 있겠지만, 거시적 관점에서 봤을 때, 컴퓨터가 만들어내는 가상공간을 커뮤니케이션의 세계로 활용함으로써 사용자와 정보 사이의 거리를 좁혀 더욱 강렬한 상호작용적 커뮤니케이션을 생성해내는 것을 기대한다. 현대 패션 산업에서도 정보화 시대와 산업의 흐름에 따라 VR을 이용한 새로운 형태의 상호작용적 커뮤니케이션의 설계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2017 봄, 여름 뉴욕 패션위크에서는 13개 디자이너 브랜드의 패션쇼를 VR을 통해 생중계하였고, 삼성물산의 ‘준지(Juun.J)’와 ‘빈폴 액세서리(Beanpole Accessory)’ 등의 국내 브랜드들도 VR을 이용해 현실감 있는 패션 전시를 선보였다. 이처럼 현대 패션 기업들과 디자이너들은 풍부한 체험적 마케팅의 일환으로 패션 커뮤니케이션의 연출 방법에 VR 기술이 활용하며 빠르게 변화하는 소비 트렌드에 대응해나가고 있다. 이러한 현대 패션 커뮤니케이션의 진화적 흐름에도 불구하고 몰입형 VR을 활용한 패션 커뮤니케이션 대한 연구는 아직 개념적 접근에 머물러 있으므로 그 특성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이에 본 연구는 몰입형 VR을 활용한 국내외 디지털 패션 커뮤니케이션의 사례들을 중심으로 디지털 패션 커뮤니케이션 특성을 분석하고 이를 구조화하여 패션 교육 및 산업에서 VR을 활용한 디지털 패션 커뮤니케이션의 확장 가능성을 모색하는 데 목적이 있다. 연구 방법으로 첫째, 문헌 고찰을 통해 HMD를 이용하는 몰입형 VR의 개념 및 체험의 주요 지각 요소, 정보 표현 방식과 커뮤니케이션 경험 양상 등을 분석하였다. 둘째, 몰입형 VR 기반 패션 커뮤니케이션 특징을 유형화하기 위해 실제 몰입형 VR을 활용한 가상 패션 커뮤니케이션의 대표 사례 5건을 선별하고 분석을 진행하였다. 셋째, 이상의 분석 내용을 종합하여 몰입형 가상현실을 활용한 디지털 패션 커뮤니케이션의 특징을 구조화하였다. 본 연구의 결과는 추후 몰입형 VR을 적용한 디지털 패션 커뮤니케이션 방법의 확장과 프로세스 연구에 기초자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Ⅱ. 가상현실(VR)의 개념과 주요 요소
1. 몰입형 가상현실(Immersive VR)의 개념
VR은 가상 환경에 대한 인간의 가상체험을 전제로 그것이 이루어지는 매체 및 기술 시스템을 포함하는 총체적 개념으로 사용되어 왔다(Biocca et al., 1995). VR 기술은 인간 인지의 가상화에 집중하여 현재로서는 기술적 개발이 축적되어온 시각과 청각에 국한되거나 촉각과 같은 일부의 운동감각을 재현하는 기술의 연장 선상에서 바라보아야 할 것이다(Lee, 2017). VR은 구현시스템과 활용 장비에 따라 데스크(Desk)형, 거울(Mirror)형, 탑승(Vehicle)형, 케이브(Cave)형, 쌍안헤드(Binocular head-based)형 등으로 구분이 된다(Kim & Na, 2018). 최근 들어 기술의 생태학적 패러다임의 부상에 따라 HMD(Head-mounted Display)와 입체음향기기, 공간추적 장치 및 촉각 정보 전달 장치 등의 특수한 하드웨어를 통해 정보 체험에 외부 자극을 차단하면서 가상세계 안에서 사용자의 다중 감각 전달기능을 활용하여 몰입을 극대화하는 몰입형 가상현실의 개념이 자주 사용되고 있다(Park & Lee, 2004). 몰입형 VR은 일반인이 생각하는 “가상현실”에 가장 가까운 형태로, 그동안 텍스트에 의존하는 기존 매체의 정보 커뮤니케이션 방법이 <Fig. 1>과 같이 인간의 다감각을 매개로 쌍방향으로 상호작용하는 형태로 발전하게 하였다(Burdea & Coiffet, 2003). 또한, 정보 공간의 외부에 머무르던 사용자의 기존 위치를 정보 공간 안에 통합시킴으로써 사용자가 정보를 직접 지각하고 반응하는 주체적 역할을 가능하게 하였다. 현재 몰입형 VR은 일반인들도 쉽게 경험할 수 있을 정도로 그 장비와 콘텐츠들이 상용화되었으며, 앞으로 매우 빠르게 우리의 일상 경험을 구성하게 될 것이다(Park & Lee, 2004).
2. 몰입형 VR의 정보 구현 방식과 활용 범위
몰입형 VR을 구현하는 VR 영상기기는 HMD와 모션센서장치를 사용하여 구현되고 있다. 1966년대 이반 서덜랜드(Ivan E. Sutherland)에 의해 처음 개발된 HMD는 두 눈앞에 위치한 디스플레이와 영상에 초점을 맞출 수 있는 접안렌즈를 설치하여 머리에 장착하도록 설계되어 있고, 모션센서는 사용자의 움직임을 감지하여 관람객 시점으로 영상을 제어할 수 있게 해준다. 이러한 기기들을 기반으로 하는 몰입형 VR 콘텐츠의 구현방식은 크게 ‘360도 VR 영상’과 ‘CG 기반 3차원 VR 콘텐츠’로 구분할 수 있다.
‘전방위 촬영’으로 통칭하는 360도 영상 콘텐츠는 여러 개의 카메라와 카메라 리그(rig)를 활용하여 사물의 모든 방향을 동시 촬영하고 그 결과물들을 하나로 스티칭(stitching)하여 제작한다. 최근에는 일체형의 VR 카메라가 개발되어 개별 카메라의 영상물을 스티칭하지 않고도 등장방형도법(等長方形圖法) 방식으로 직사각형으로 펼친 형태의 가상 공간구조를 만드는 방법이 가능해졌다(Kim, 2018). 360도 VR 영상 촬영은 입체적 양안 시차를 기반으로 HMD를 활용하는 몰입형 VR을 쉽게 제작하는 방식으로, 제작된 콘텐츠는 Oculus Rift의 HMD와 HTC의 VIVE와 같은 전문적인 기기 이외에도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대중화된 HMD 기기로 구현할 수 있다. 전방위로 촬영된 영상은 HMD가 제한하는 공간 안에서 관람자의 자유롭고 실제와 같은 시청각 체험을 통해 강력한 몰입감을 유도한다.
전방위 촬영 외에 컴퓨터 그래픽(CG) 기술을 활용하여 100% 가상의 세계를 만들고 사용자와의 완전 몰입의 상호작용을 구현할 수 있다. 컴퓨터 그래픽 기술 기반의 VR 콘텐츠는 3차원의 입체적 가상 시각 환경에 대한 사용자의 다양한 입, 출력을 지원한다. 마우스, 조이스틱, 핸드 컨트롤러 또는 글로브 등을 이용하여 컴퓨터로 시뮬레이션 되는 가상 환경과의 상호작용도 가능하다. 또한 모션센서를 활용하여 사용자의 위치 및 움직임을 감지하여 그들의 선택 및 움직임이 영상 콘텐츠에 반응하도록 처리한다. 컴퓨터 그래픽 기반 3차원 가상현실 콘텐츠는 360도 영상과는 달리 사용자의 몸과 감각을 활용한 체화된 인지 활동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개별 사용자가 자신의 경험, 취향, 특성에 따라 다르게 인지하고 반응하는 능동적 지각 작용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몰입형 VR은 1970년대 군사적 훈련의 제한적 목적에서 현재는 교육, 사회, 문화, 의료, 예술 전반에서 인간의 행동 양식과 사고체계에 영향을 주는 다양한 목적에 활용되고 있다(Park & Lee, 2004). 특히 경험적 측면에서 시공간의 제약적 환경을 극복하고, 현재의 경험을 증강하거나 새로운 경험적 가치가 필요한 분야에 혁신적 효과를 제공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교육 분야에서 과학과 의학, 스포츠 등의 분야(Fig. 2, 3)에서 실제로 접근하기 어려운 대상이나 환경을 경험하는 데 활용되거나, 제품 기획과 디자인(Fig. 4)을 위한 시뮬레이션 환경 및 공동 작업의 네트워크를 구축하는데 활용된다. 또한, 현실에서 어려운 장소에서의 가상의 인물과 만남을 제공하거나, 예술 분야, 특히 전시 콘텐츠(Fig. 5)에 있어서 시, 공간적 제약 없이 직접 전시를 관람하거나 새로운 전시 환경을 구현하는 데 활용된다.
3. 몰입형 VR 체험의 지각적 특징
VR은 기존의 영상기술과 차별화되어 사용자의 지각과 신체적 반응 행동을 기반으로 한 정보 탐색의 가상 체험(Virtual presence)을 제공함으로써 새로운 개념의 체험 요소를 정의한다(Kim, 1995). 이상욱(2017)은 VR 기술과 함께 나타나는 새로운 체험 요소로 ‘몰입감’과 ‘상호작용성’을 강조하며 몰입감은 물리적 현재와는 다른 시공간에 존재하는 경험으로 기존의 ‘집중’, ‘이해’, ‘감상’과는 차별화된 행위이고, 상호작용성은 체험자의 정보 습득과정에서 체험자의 행위와 환경이 서로 소통하는 능동적이고 종합적인 인지작용과 연계된다고 밝혔다. 박명진과 이범준의 연구(2004)는 VR 체험의 특징을 몰입감(immersion), 행위 주체성(agency), 감정이입(empathy), 변형(transformation) 등으로 구분하면서 특히 몰입이 다른 매체 경험과 차별화된 VR 체험의 핵심적 특징이라고 주장하였다. 김우상과 나건(2018)은 몰입형 VR의 주요 특징을 몰입감과 현전감(presence)으로 특징짓고, 소셜가상현실(Social Network-based Virtual Reality)의 콘텐츠를 위한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환경의 속성을 설명한다. 본 연구는 VR 체험의 주요 요소에 대한 최근의 문헌 연구들을 토대로 몰입형 VR의 주요 지각요소를 몰입, 현전감, 상호작용성, 행위 주체성, 그리고 접촉성의 5가지 키워드로 구분하고 다음과 같이 그 특성을 요약하였다.
몰입은 VR 환경의 핵심 지각요소로, 사용자가 외부 환경의 자극을 더 인지하지 못하고 VR 환경의 한 부분으로 녹아들어 강하게 상호작용하는 상태를 일컫는다. 이러한 속성은 몰입형 VR 기술이 추구하는 가장 큰 지각적 특징으로써 타 매체가 제공하는 몰입과는 다르게 사용자의 인식과 감정의 변화에 강하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Lee, 2004). VR에서의 몰입은 인간의 시, 지각 특성과 경험적 원리를 활용한 감각적 몰입을 뜻한다. 따라서 사용자의 감각을 가상의 환영공간에 완전히 통합시킴으로써 몰입할 수 있는 대안적 현실들(alternative realities)을 만들어낸다(Grau, 2003).
몰입형 VR은 HMD에 의해 사용자를 외부로부터 차단하고 컴퓨터에 의해 매개된 가상의 환경에서 실재보다 더 실재와 같이 느끼거나 그 장소나 상황에 실제로 있다는 느낌을 전달한다. 이러한 현상은 현전감(Presence)으로 정의할 수 있는데, 몰입형 VR은 컴퓨터 시스템이 전달할 수 있는 최고조의 현전감을 사용자에게 제공한다. Steuer(1992)는 가상현실의 기술적인 현전감을 결정하는 요인으로 사용자와 가상 환경 간의 상호작용성(interactivity)과 그래픽의 생생함(vividness)을 들었다.
몰입형 VR에서의 상호작용성은 사용자의 참여적 행위에 환경이 반응하고 정보 커뮤니케이션이 쌍방형으로 가능한 것을 뜻한다. 여러 저자가 쌍방형적 상호작용성이 가상 세계로의 몰입을 유도하는 가장 중요한 차원으로 언급하였으며(Lee, 2017; Park & Lee, 2004), 문제 인식에 대한 사용자의 종합적이고 능동적인 인지 작용에 영향을 미친다고 본다. VR에서의 상호작용성이 시스템에 의해 프로그램화된 내용의 과정이라 하더라도 사용자의 개별적인 경험 및 인지 활동에 의해 그 결과가 다양하게 결정될 수 있다(Kim, 2007). 상호작용을 통해 산출되는 결과의 정확성과 결과의 통제 가능 범위와 정도는 가상 체험이 추구하는 유사현실감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다.
행위 주체성은 체험자가 스스로 행동의 방향을 결정하고 선택에 대한 결정과 결과에 대해 만족을 얻는 것이다(Murray, 1997). 텍스트가 주가 되었던 기존 매체의 정보체험에서는 커뮤니케이션의 행위 주체자로서 해야 할 역할이 한정되어 있거나 거의 없었다. 반면 몰입형 VR에서는 정해진 경로 없이 사용자가 설정한 방향과 목적대로 정보 체험이 일어난다. 즉, 사용자는 자신의 신체 작용을 통해 보고자 하는 시공간 정보의 형태와 영역을 결정할하고 자신의 신체 움직임에 따라 끊임없이 변화하는 체화(embodiment)된 시공간 정보의 인지를 경험하며 이를 선택, 통제하게 된다(Wilson, 2002).
몰입형 가상현실에서는 사용자가 가상 환경에 직접 접속하여 ‘영상 속의 존재(being-in-the-works)’가 된다(Sim, 2003). 가상 환경 안에서의 상호작용을 위해 관람자는 확장된 지각의 수단으로서 자신의 신체 전부를 사용하여 가상현실 인터페이스에 접촉한다. 관람자 신체에 의해 촉각적 지각으로 시작하여 운동 감각적인 힘으로 작동되는 가상현실은 ‘촉각성 미디어(McLuhan & Parker, 1968)’로서 디지털 미디어가 인간적인 통합감각을 이루는 데 기여한다. 인간의 촉각에 의한 체험은 가상현실에서의 몰입을 강화하고, 물리적 입, 출력을 넘어 그 안에 현전하는 느낌을 낳는다.
Ⅲ. 몰입형 VR과 커뮤니케이션
1. 커뮤니케이션 인터페이스로서의 몰입형 VR
VR은 상징 기호인 문자 기반 커뮤니케이션에서 벗어나 컴퓨터 매개의 공감각적 체험을 기반으로 인간의 참여성을 극대화하는 표현 미디어의 가장 진보된 개발물이다(Kim, 2018). 그동안 외부환경으로서 인간과의 커뮤니케이션을 돕는 다양한 디지털 미디어가 등장했었다면, VR은 매체가 갖는 매개적 속성을 최소화하고 인간의 신체를 지각 활동의 인터페이스로 사용하는 ‘인간적 커뮤니케이션’의 방향으로 진화했다. 맥루한은 인간의 모든 감각이 총동원되어 정보를 종합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을 인간 본래의 커뮤니케이션 원형에 접근할 수 있는 이상적 형태로 보았다(McLuhan, 1964).
몰입형 VR이 제공하는 사이버 공간(cyber space)은 일상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의 공간과는 다르다. 전자시대 문자 기반의 통합적 2D 웹 환경의 선택적 복합 공간에서 제공되던 정보 커뮤니케이션과는 달리 몰입형 VR에서는 원근감과 거리감을 기반으로 확대된 파노라마식 커뮤니케이션의 공간이 제공된다. 이 공간에서 사용자의 몰입과 감각적 피드백은 콘텐츠를 구현하는 방식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현실의 3차원 영상으로 결합해 만든 360도 VR은 체험하기 어려운 현실 세계의 공간과 대상을 접속 가능한 새 공간 안에 배치하고 관람객의 시선의 방향에 따라 자유롭게 공간을 탐색하는 시각적 경험을 제공한다. CG 기반의 3차원 VR 콘텐츠의 경우 2차원 또는 3차원 이미지, 사진, 애니메이션 등의 혼성을 이용하여 더욱 풍부하고 직접적인 시각 자극을 일으킨다. 몰입과 상호작용을 최적화하기 위해 가상현실의 공간의 대상물의 움직임, 속도, 배치, 깊이감 등은 휴먼팩터에 기반을 두며, 사물의 크기, 시점의 자유도 그리고 빛과 그림자 등의 시각 사실도(visual fidelity) 등이 커뮤니케이션 공간의 자연스러운 재현을 결정한다(Chung, 2017). 가상현실 구현 방식에 따른 커뮤니케이션의 목적과 효과는 차이가 있지만, 정보 구성을 위한 자극의 중심점이자 반응원으로서 사용자가 기존 매체의 커뮤니케이션 체험보다 더 개방적인 커뮤니케이션의 내러티브(narrative)를 창조해 나갈 수 있다는 공통점을 가진다.
2. 몰입형 VR 기반 커뮤니케이션의 상호작용적 체험 양상
몰입형 VR의 체험을 위한 필수 요소는 가상이미지(imagination), 몰입감, 상호작용성으로 요약할 수 있다(Burdea & Coiffet, 1994). 몰입형 VR에서의 커뮤니케이션 체험은 가상 이미지 안으로 들어가기 위한 장치의 착장을 통해서 시작된다. 입체형 HMD의 착장은 시야의 차단으로 현실과의 분리를 일으키고 HMD를 통해 보이는 3차원의 컴퓨터 합성의 가상 이미지가 시야를 장악하게 되면, 사용자는 그들의 감각을 만족시키는 가상환경 콘텐츠와 단계적으로 피드백을 주고받는다. 상호작용적 커뮤니케이션의 반응원이자 수용자로서 사용자는 체험의 진행 관점에 따라 매번 새롭게 현재화되는 창의적인 이야기의 플롯들을 창조해 나간다. 몸의 움직임이 반영된 커뮤니케이션의 상호작용적 체험은 이차원적인 시각 경험에 의존하던 기존의 커뮤니케이션 방식보다 사용자들이 커뮤니케이션의 결과물에 더욱 몰입하고 개별적인 의미를 부여하게 만든다.
몰입형 VR의 상호작용적 커뮤니케이션 체험은 연구자에 따라 다차원적으로 연구되어 왔으며, 주로 수용자가 주관적으로 느끼는 ‘지각적 상호작용성’의 개념을 중심으로 탐색 되고 있다(Wu, 2006). 박명진과 이범준(2004)은 몰입형 가상현실의 커뮤니케이션 체험의 양상을 ‘몰입’의 지각적 차원의 하위 카테고리로 구분하고 체험자들이 느끼는 ‘시공간성’과 ‘정체성 체험’의 내용과 정도를 분석하였다. 최승연, 박재완(2017)은 ‘몰입형 VR 기반 실시간 커뮤니케이션을 지원하는 언어 학습용 콘텐츠 시스템 개발을 위한 프로토타이핑 연구’에서 커뮤니케이션의 상호작용적 특성을 커뮤니케이션의 송, 수신자 간 ‘대화의 동시성’, ‘대화의 형태(상호작용의 정도, 커뮤니케이션 내용, 시간, 순서, 정보교환에 의한 의미 생성)’, ‘피드백’의 카테고리로 구분하고 유형화하였다. 조창환 외(2018)의 연구에서는 가상현실 기반 브랜드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의 방법으로 상호작용성을 유도하는 스토리텔링 기법을 강조하며 사용자, 콘텐츠 그리고 시스템 간의 상호작용성량, 감각 관여량, 주요 소비자 반응 변인 등의 차이를 조사하여 스토리텔링 기법의 감성적 소구 방식을 재확인하였다. 정동훈(2017)은 몰입형 VR의 사용자 중심 체험 양상 설명하는 이론 중 하나로 ‘상호작용성’을 강조하고 상호작용성을 평가하는 주요 운용 요인을 ‘속도(speed)’, ‘범위(range)’, ‘매핑(mapping)’의 세 가지 요소로 정리하였다. 그에 따르면 속도는 사용자 조작에 따른 가상환경의 반응 속도로, 범위는 사용자의 제어가능 정도로, 매팽은 사용자 조작의 자연스러운 정도라고 설명하였다.
문헌 연구를 종합하여 몰입형 VR 기반 커뮤니케이션의 체험 요소의 운용 범주를 상호작용성을 중심으로 아래 <Fig. 6>과 같이 정리하였다. 요약하면, 몰입형 VR의 커뮤니케이션 체험은 그 과정, 기술 그리고 사용자 지각 안에서 인간과 가상환경의 콘텐츠 간의 상호작용성을 기초로 커뮤니케이션의 속도, 범위(형태, 내용, 조작 방법 및 자유도), 매핑(조작 및 피드백의 자연스러움)의 큰 카테고리 안에서 살펴볼 수 있으며, 상호작용성의 정도, 감각의 관여 정도 및 수용자의 반응 등을 통해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Ⅳ. 몰입형 VR 기반 패션 커뮤니케이션
1. 가상성 기반 패션 커뮤니케이션
패션 제품은 판매 및 제품과 서비스의 정보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소비자와의 커뮤니케이션 방법을 발전시켜왔다. 이처럼 패션 디자이너와 기업이 그들의 전달 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중심으로 소비자와 커뮤니케이션하는 일련의 과정을 패션 커뮤니케이션이라고 지칭한다(Lee & Lee, 2011). 전통적인 패션 커뮤니케이션의 수단으로 패션쇼와 전시(fashion show & exhibition), 광고(advertisement), 패션 사진과 필름(fashion picture & film), 매장 디스플레이(retail display) 등 시각 매체를 활용한 다양한 형태의 패션 커뮤니케이션 방법들이 활용되고 있다.
포스트모더니즘의 영향을 받아 변화해 온 패션은 21세기 들어 첨단 디지털 매체와의 융합을 시도하며 전통적 패션 커뮤니케이션의 시공간적 한계를 넘어 소비자에게 제품 및 브랜드의 개념과 아이덴티티의 가치를 보다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그들의 공감을 얻기 위한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기술들을 발전시켜 왔다. 패션 디자이너와 기업의 쇼 및 전시 행위는 브랜드의 이미지 형성 매우 중요한 작업으로,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정보소통 공간과 패션 제품, 브랜드 메시지가 하나의 통합체로서 구성된다. 기존의 패션 커뮤니케이션은 한정된 정보 공간에서 일방향의 시, 청각적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통해 관람객에게 패션 디자이너나 기업의 메시지를 전달해 왔다. 하지만 최근들어 디지털 기반 환경으로의 변화에 따라 관람객의 능동적인 상호작용을 유도하여 개별 소비자 감성에 맞도록 차별화된 패션 커뮤니케이션 경험을 제공하는 디지털 기반 패션 커뮤니케이션의 시도들이 나타나고 있다.
디지털 기반 가상성을 활용하여 패션 커뮤니케이션의 범위 확장에 기여하는 사례들을 살펴보면, 2011년 홀로그램을 기반으로 실제 패션쇼와 디지털 영상이 공존하는 버버리(Burberry)의 2011년 F/W 쇼는 새로운 패션 커뮤니케이션의 시도로 전통적인 브랜드의 이미지를 최신의 것으로 탈바꿈시켰다(Fig. 7). 2011년 디자이너 발렌티노 가라바니의 디자인 아카이브를 전 세계인이 관람할 수 있도록 데스크톱 형 VR을 매개로 하는 발렌티노 가상 박물관(Valentino Garavani Virtual Museum)이 개설되었다(Fig. 8). 발렌티노 가상 박물관은 체험마케팅의 일환으로 디자이너 브랜드의 PR을 목적으로 하지만, 디자이너의 50년 역사를 보여주는 방대한 자료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을 대중이 직접 시공간의 제약 없이 적극적 참여와 상호작용을 통해 구축하도록 하였다. 최근 들어 HMD 사용을 기반으로 더욱 강한(enhanced) 완전 몰입의 가상현실(fully immersive virtual reality)을 활용한 패션 커뮤니케이션의 사례들이 나타나고 있다. 2015년 타미 힐피거는 몰입형 VR을 활용한 첫 패션쇼(Fig. 9)를 선보였고, 크리스티앙 디오르(Christian Dior)는 스마트폰과 결합하여 런웨이 패션쇼와 백스테이지를 체험할 수 있는 디오르 아이(Dior EYE)를 개발하여 소비자들에게 패션쇼 체험의 기회와 정보를 제공하였다(Fig. 10). 이처럼 최근 패션 업계는 디지털 기술과 함께 변화하는 소비 트렌드에 발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 몰입형 VR의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함으로써 패션 커뮤니케이션의 방법에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2. 몰입형 VR 기반 패션 커뮤니케이션 사례 조사
몰입형 VR 기반 디지털 패션 커뮤니케이션 체험의 특성을 살펴보기 위해 실제 몰입형 VR 기술을 활용한 디지털 패션 커뮤니케이션의 대표 사례들을 선정하고, 문헌 연구에서 밝혀진 몰입형 가상현실의 지각적 요소와 커뮤니케이션의 상호작용적 체험 양상을 토대로 패션 커뮤니케이션 체험의 양상과 특성들을 조사하였다. 사례 연구는 구글(www.google.com)과 네이버(www.naver.com) 등의 국내외 검색 포털사이트에서 ‘Virtual reality’, ‘Immersive VR’, ‘VR fashion’, ‘VR fashion communication’, ‘가상 패션’, ‘가상 패션 커뮤니케이션’ 등의 한, 영 키워드를 중심으로 최신 발표된 사례를 중심으로 검색하였다. 수집된 사례 중 실체가 제시되지 않은 사례들은 제외하여 최종 연구 대상으로 TOPSHOP Unique VR Experience, Rag & Bone VR Documentary, Rebecca Minkoff’s ‘at-home’, FTL Moda VR Experience, 그리고 Virtual Reality Ventures–VR Fashion show 등 5건의 디지털 패션 커뮤니케이션 사례를 선별하고 분석하였다(Table 1).
탑샵 유니크는 브랜드 탑샵이 런던 패션 위크에서 2014 f/w 컬렉션과 같은 패션쇼 체험을 고객들에게 제공하기 위해 실제 패션쇼장의 영상을 360도 촬영하여 라이브 스트림(live stream) 방식으로 전달하였다(Fig. 11). 이와 거의 유사한 방식으로 패션쇼의 직접적 체험을 목적으로 하는 마케팅적 사례로는 크리스찬 디올(Christian Dior)의 DIOR EYE, COACH VR Experience, 타미 힐피거(Tommy Hilfiger)의 VR Runway 등이 있다. 리테일 매장을 방문한 소비자들은 HMD를 직접 착용함으로써 시공간을 뛰어넘어 패션쇼 공간의 실재감을 경험한다. 가상 이미지 측면에서 패션쇼의 영상, 모델의 움직임, 다각화된 공간 이미지 등의 비언어적 특성들의 혼합은 관람자들이 실제 런웨이 퍼스트 로우에 앉아 패션쇼를 관람하고 준비의 과정에 실시간으로 참여하는 듯한 몰입감과 흥분을 느끼게 해준다. 따라서, 감성적 측면에서 소비자들은 현재까지의 영상 커뮤니케이션과는 차별화된 사용자마다 개별화된 서사를 만들 수 있다. 반면, 상호작용적 측면에서 변화하는 시각에 따라 보고자 하는 공간의 시점을 자유롭게 변화하지만 제공된 파노라마를 둘러보는 것에 국한되고, 촬영 카메라의 고정된 시점에서 벗어나기 힘들기 때문에 시선의 공간 이동 범위에 한계를 느낀다.
미국의 캐주얼 브랜드인 랙앤본은 2017년 구글과의 협업을 통해 일체형 360도 VR 영상 촬영을 통해 2017 S/S 뉴욕 패션 위크의 입체적인 시각체험을 제공했다(Fig. 12). 랙앤본 VR 다큐멘터리 커뮤니케이션의 목적은 브랜드 가치와 아이덴티티를 제공하는 것으로, HMD를 통해 패션쇼장을 중심으로 주변 풍경, 패션쇼를 기다리는 군중들, 패션쇼가 준비되는 백스테이지의 모습과 런웨이가 일어나는 패션쇼장 내부를 자유롭게 체험할 수 있게 해준다. 사용자들은 그들의 실제적 맥락과 완전히 분리되어 패션쇼를 중심으로 한 선형적 시간의 스토리를 지각하면서 동시에 관람자의 변화하는 시선에 따라 새롭게 현재화되는 자신만의 창의적인 서사를 경험한다. 가상 이미지 측면에서 본 랙앤본 VR은 기존의 360도 VR 영상이 런웨이를 중심으로 연출되던 방식에서 벗어나 깊이와 거리 측면에서 확장된 다양한 사실적 공간 지각을 경험하게 한다. 하지만, 커뮤니케이션의 구조적 측면에서 촬영된 장소 간의 이동이 끊기듯 부자연스럽게 연결되고, 360도 범위에서 자유로이 시선을 이동할 수는 있으나 카메라의 고정된 시점에서는 여전히 벗어날 수가 없다. 따라서 기능적인 상호작용성의 범위와 속도는 기존의 360도 VR 영상과 유사하다.
레베카 밍코프는 브랜드 리테일 스토어와 고객이 원하는 장소 어디에서든지 브랜드 체험을 제공하기 위해 가상현실 헤드셋인 엣홈을 자체 제작하고 브랜드 제품의 프레젠테이션을 담은 VR 콘텐츠를 제공하였다(Fig. 13). 엣홈은 물리적 한계 범위를 갖는 브랜드 스토어의 체험을 가상현실의 공간 확장성을 기반으로 무한적 공간으로 확장한다. 또한, 360도 VR 패션쇼 영상에서처럼 재현된 패션쇼 런웨이를 단순하게 관람하는 것에서 벗어나 가상현실 콘텐츠 안의 퍼포머들과 시선을 맞추고 그들의 행위에 집중하며 제안된 시선의 방향에 맞추어 제품을 관람하는 등 감각적 지각을 활성화한다. 반면, 패션 커뮤니케이션의 이와 같은 감성적 상호작용의 활성화에 비해 기능적 상호작용성은 이전 사례와 유사하게 360도 영상 속에서 전후좌우로 움직이는 활동에 한정되어 있다.
이탈리아 FTL Moda 팀은 VR 쇼핑 플랫폼 구축 업체인 Obsess가 개발한 소프트웨어와 삼성 Gear VR을 이용하여 FTL Moda의 5개 디자이너의 쇼룸 브랜드의 2017 F/W 컬렉션을 선보였다(Fig. 14). 이 가상 체험은 기존의 360도 영상과는 달리 HMD 디스플레이를 통해 각 디자이너 컬렉션의 룩을 대화식으로 탐색할 수 있다. 또한, 각 컬렉션의 영상과 룩의 이미지를 관람자가 원하는 속도와 순서대로 체험하고 제품의 이미지를 다양한 방향(앞, 옆, 뒤)에서 탐색할 수 있어 사용자의 몰입감이 증가한다. 가상 이미지 측면에서 런웨이라는 공간적 제약에서 벗어나 디자이너의 감성적 소구에 의해 연출된 배경 공간과 실제 디자이너의 제품 이미지를 혼합하여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감성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한다. 반면, 합성된 배경 이미지와 실제 모델의 이미지 사이의 부자연스러운 색감 처리, 3D 배경 위에 배치되는 2D 평면의 제품 이미지의 단절된 입체감과 깊이감이 사용자의 지속적인 몰입을 방해하기도 한다.
호주의 VR 컨설팅 회사인 Virtual Reality Ventures는 개인 고객을 위한 VR 패션쇼를 제작하였다(Fig. 15). 실제 의상과 같은 패턴 데이터로 생성된 가상의상의 패션쇼를 통해 고객은 제안된 의상의 정보를 획득하고, 스캔된 자신의 신체 데이터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아바타에게 선택한 의상을 착장시켜 자신에게 적합할지 결정하여 쇼핑하는 체험을 전달한다. 가상 이미지 측면에서 컴퓨터에 의해 생성된 입체적 가상공간이 HMD를 통해 시야를 장악하면서 현실에서 벗어난 듯한 몰입감을 제공한다. 상호작용적 측면에서 사용자의 행위가 가상환경 정보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쌍방향적 커뮤니케이션의 구조를 갖추었다. 예를 들어, 커뮤니케이션 체험 과정에서 관람한 의상이 좋은지, 다른 패턴으로 바꿀지, 의상 스타일은 좋은데 구매자 체형에는 적당한지 등 참여자의 상호작용 입력 내용과 범위를 다양화함으로써 패션쇼와 쇼핑의 내러티브 속으로 몰입하게 한다. 부가적으로 청각적, 촉각적 요소도 사용자의 움직임을 동기화하여 다감각적으로 체화된 패션 커뮤니케이션의 매체 경험을 제공한다.
3. 몰입형 VR 기반 패션 커뮤니케이션의 특성과 방향
위의 사례 분석을 통해 몰입형 VR을 기반으로 한 디지털 패션 커뮤니케이션이 사용자와의 쌍방향적 상호작용성을 바탕으로 한 감각적 커뮤니케이션으로 변화해 가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지금까지 시도된 VR 기반 디지털 패션 커뮤니케이션의 상호작용성의 구현은 대부분 360도 VR 영상 제작 방식에 의존하고 있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패션 제품 구매와 직접 연관된 체험마케팅의 일환으로 브랜드/제품에 대한 총체적 정보전달이 사용자의 종합적, 다감각적 지각 행위를 통해 이루어지는 상호작용적 커뮤니케이션의 시도들이 나타나고 있었다. 이러한 시도들 중 디지털의 가상성을 기반으로 하는 디지털 패션 커뮤니케이션의 체험은 사용자의 감각적이고 능동적인 지각 활동을 통한 참여와 주체적 행위 가능성(Lee & Lee, 2011)을 기반으로 이전의 패션 커뮤니케이션 매체보다 강화된 상호작용성을 일으켜 기존의 커뮤니케이션 매체에서 불가능했던 능동적 인터랙티브패션 커뮤니케이션의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사례 분석을 통해 살펴 본 몰입형 VR 기반 패션 커뮤니케이션의 지각적 요소와 커뮤니케이션의 상호작용적 체험 양상을 토대로 그 특성을 다음과 같이 감성적, 공간 확장적, 개인화, 그리고 현재화의 네 가지 특성으로 유형화할 수 있었다.
첫째, 앞서 분석한 몰입형 VR 기반 패션 커뮤니케이션은 체험적 마케팅의 일환으로 브랜드/기업/제품의 감성적 정보 전달을 주된 목적으로 하며, 가상 환경 안에서 혼합된 이미지들을 사용하여 사용자의 지각적, 감성적 호기심을 자극함으로써 커뮤니케이션 과정에 그들의 능동적 참여를 유도한다. 이는 HMD와 삼차원의 첨단 입체 시각화 기술을 통해 구현되는 몰입형 VR 콘텐츠 커뮤니케이션의 상호작용적 커뮤니케이션의 주된 특징으로, 사용자들이 커뮤니케이션 콘텐츠를 구성하는 영상, 움직임, 소리 등 비언어적 요소들을 직접 체험하며 자신의 감성에 맞게 재구성함으로써 다감각적 몰입할 수 있도록 한다.
둘째, 몰입형 VR 기반 패션 커뮤니케이션의 공간 확장적 특징은 전통적인 패션 커뮤니케이션 활용의 시, 공간적 한계에서 벗어나 다량의 브랜드 및 제품의 정보가 VR 환경을 통해 끊임없이 재구성되고 반응하는 복합적 공간 커뮤니케이션의 특징을 나타낸다. 즉, 몰입형 VR 이 제공하는 가상환경을 기반으로 한 디지털 패션 커뮤니케이션은 랙앤본의 전시에서 보는 바와 같이 다양한 장소의 영상 편집을 통해 새롭게 재현되거나 Virtual Reality Ventures의 패션 쇼에서와 같이 CG 기술을 통해 만들어진 완전한 가상의 공간을 매개로 사용자의 관점이 전시물과 통합되어 상호 교류하는 확장된 커뮤니케이션을 만들어낸다.
셋째, 앞서 살펴본 몰입형 VR 기반 패션 커뮤니케이션의 사례들을 통해 사용자는 커뮤니케이션 행위의 능동적 주체로서 역할을 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즉, HMD를 통해 가상 환경에 들어간 순간부터 개별 사용자들은 자신의 몸을 통해 콘텐츠와 단계적으로 상호 교감하며 커뮤니케이션을 주도할 수 있다. 사용자는 자신의 몸을 지각활동 수단의 일부로 사용하는 체화된 인지활동을 기반으로 패션 커뮤니케이션의 정보 구성을 위한 자극의 중심점이자 반응원으로서 자신만의 의미가 부여된 창의적이고 개인화된 커뮤니케이션의 내러티브를 만들어 나갈 수 있다.
넷째, 현재화의 특성은 몰입형 VR 기반 패션 커뮤니케이션의 파타피직스(pataphysics)적 특성에 기반을 둔다(Chung & Ryu, 2016). 즉, 몰입형 VR을 활용한 디지털 패션 커뮤니케이션 콘텐츠는 가상의 이미지와 이들의 혼성을 기반으로 이루어진 확장된 시공간에 사용자를 몰입하게 함으로써 그들의 현실적 맥락에서 벗어나 새롭게 현재화되는 초현실적인 시공간 안에서 현전하는 느낌을 전달한다. 따라서, 새롭게 제시되는 시공간 개념과의 불가분의 관계에서 이루어지는 다감각적 커뮤니케이션의 자극의 결과는 사용자들의 개별적인 ‘상상적 솔루션(Imaginary solution)’에 의해 현재화될 수 있고, 이는 다채로운 기준을 가지고 있는 사용자의 감성에 맞추어 재생산되는 개인화된 패션 커뮤니케이션의 콘텐츠를 구성할 것이다.
Ⅴ. 결론
본 연구는 이론 고찰과 사례 분석을 통해 몰입형 VR을 기반으로 하는 디지털 패션 커뮤니케이션의 체험 양상과 그 특성을 가상현실의 지각적 요소와 커뮤니케이션의 상호작용적 체험 양상을 토대로 분석하고 그 결과를 감성적, 공간확장적, 개인화 그리고 현재화의 네 가지 특성으로 유형화 할 수 있었다. 이러한 특성들을 바탕으로 몰입형 VR을 활용한 디지털 패션 커뮤니케이션은 시, 공간의 물리적 제약에서 벗어난 커뮤니케이션 모빌리티를 확장하고, 사용자의 참여에 의해 끊임없이 현재화되어 재구성되는 정보의 장을 제공하며, 사용자와의 강력한 쌍방향적 상호작용을 이루는 패션 커뮤니케이션의 기회를 확장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는 정보화 사회의 패션 커뮤니케이션의 진화적 관점에서 몰입형 VR을 활용한 디지털 패션 커뮤니케이션이 기존의 매체에서 제공하던 제한된 컨텍스트의 일방향적 커뮤니케이션에서 벗어나 실시간으로 현재화, 개인화되는 새로운 패션 커뮤니케이션 환경을 확장하고 그 안에서 소비자가 직접 자신의 감각을 기반으로 브랜드 및 제품의 정보와 커뮤니케이션 과정에 더욱 능동적으로 참여하고 소통할 수 있는 창구로써 역할을 할 것 이다.
현재 주요 패션 기업들은 디지털 경험에 익숙한 현대 소비자들을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다양한 디지털 채널을 보유하고 새로운 소비자 경험을 끌어낼 첨단 미디어의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몰입형 VR과 같은 첨단 입체 시각 기술의 활용은 기존의 디지털 패션 커뮤니케이션 방법과 연동할 수 있는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방법 및 체험적 서비스 개발과 직접적인 연관성을 가진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지식의 융합적 관점에서 VR 기반 패션 커뮤니케이션의 방법론적 접근은 미래 패션 교육과 산업의 발전을 위한 새로운 방향성 제시와 첨단기술 환경의 저변을 강화하는 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다. 본 연구의 결과는 추후 몰입형 VR을 적용한 디지털 패션 커뮤니케이션 방법의 확장과 패션 커뮤니케이션 방법 연구에 기초 자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본 연구 결과를 토대로 VR 기반 디지털 패션 커뮤니케이션 설계의 확대된 연구가 진행된다면, 미래 패션 산업의 새로운 참여적 패션 커뮤니케이션 모델을 제안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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