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별 사회문화 변천에 따른 한국적 패션디자인의 특성과 변화 동향
Abstract
“Korean-style design” is fundamentally regarded as “design claiming to support our original tradition”. A process needs to be undergone to see if Korean culture is really appropriate to develop as the world’s initiative culture. Accordingly, this study will examine the development of the trends of Korean-style fashion design over time profoundly to determine ways to develop Korean-style fashion design at this point when the world is noticing Korean culture. As a study method, a literature review was conducted to consider the concepts and characteristics of Korean-style fashion design. Then, The author arranged Korean-style images and expression types applied as formative elements into three steps, provided implications and suggestions, and systematized a framework to analyze the current status of Korean-style fashion design. Based on this, this researcher conducted a design analysis of fashion images and performed expert’s in-depth interview. Thus, this study examines how society and culture changed from the 1990s to 2016 in accordance with the contexts of the times, the gap between theory and practice, and the characteristics of Korean-style fashion design currently in demanded. This study suggests the grounds necessary to predict the direction of the development of Korean-style fashion design currently in demand.
Keywords:
expert, in-depth interview, Korean style키워드:
전문가, 심층면담, 한국적Ⅰ. 서론
세계적으로 전파된 한국의 대중문화 열풍인 한류의 바람은 2000년대에 들어서 한국의 문화 성장에 발전적인 기회를 가져다주었다.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세계적인 무대에서 주목을 이끌어온 시기로 2002년 월드컵과 함께 K-pop 등 한류의 열풍과 IT 강국의 이미지를 갖게 되었고, 한국의 첨단 기술력과 고급 디자인으로 세계적인 브랜드 애플과의 경쟁 구도에 진입한 삼성의 입지는 국가 경쟁력을 한 단계 상승시키며 문화와 디자인 성장에 원동력이 되었다. 한국 문화에 대한 이러한 자신감 형성은 한국적 이미지를 활용한 디자인 개발로 이어졌고, 다각적인 분야에서 시도되었다. 그러나 여전히 ‘한국적 디자인’은 ‘우리 고유의 전통을 표방한 디자인’이라는 인식이 뿌리 깊게 자리하고 있어서 한국의 문화를 세계의 주도적인 문화로 발전시키기에는 한계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한국적 디자인에 관한 연구의 노력은 문화적 정체성을 지닌 한국적인 콘텐츠를 개발하는 과정으로 이어졌고, 그 안에서 전통요소에 관한 언급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이는 나라 고유의 전통문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정체성을 담은 새롭고 창조적인 상품을 개발하고 이를 통하여 국가의 경쟁력과 이미지를 상승시키고자 하는 목적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Eum, 2011). 이러한 민족문화 산업에 근간이 되는 고부가가치 산업 중에서도 패션산업은 각 국가의 문화와 예술이 어우러지는 핵심적인 분야이다. 경제가 세계화됨에 따라 심화한 경쟁 시대에 산업의 경쟁력 제고를 통한 다양한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창의적인 디자인 개발을 통한 고부가가치 창출과 이를 통한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디자인 분야 외의 세계적으로 성공한 고부가가치 창출의 대표적인 사례인 정보통신 분야의 문화 콘텐츠를 살펴보면 해외시장에서 갑자기 인정받은 것이 아니라 국내에서 이미 검증받은 사례가 많았다. 그만큼 한국은 개방적이고 수준 높은 문화적 감각을 지닌 무시할 수 없는 중요한 시험장임을 말해주고 있다. 그렇다면 해외시장뿐만 아니라 내수시장인 국내에서의 한국 패션의 현황을 살펴보고 한국 패션이 세계시장에서 인정받고 그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해 강조하는 한국적 패션디자인은 국내에서 어떻게 인식되고 있으며 전개되고 있는지를 파악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과제이다. 그러므로 세계무대 진출의 초석을 다지게 된 1990년도에서 현재 2010년도까지의 한국적 패션디자인의 표현방법에 대한 경향과 한국적 패션디자인의 올바른 개발을 위한 연구가 필요한 실정이다. 따라서 이 연구에서는 한국적 패션디자인의 개념과 디자인 개발의 인식 동향을 고찰하고, 이를 바탕으로 시대별 사회문화적 변천에 따라 다르게 개발되어 온 한국적 패션디자인의 차이점을 통한 특성을 규명하고자 한다. 또한, 한국적 패션디자이너의 심층 면접으로 더 체계적이며 포괄적인 한국적 패션디자인의 특성을 규명하고자 한다.
Ⅱ. 이론적 고찰
1. 한국적 패션디자인
‘한국적’은 디자인 영역에서 우리 고유의 문화정체성을 표현하기 위해 가장 많이 언급되는 용어이다. ‘한국적’은 한국이라는 명사 뒤에 “그 성격을 띠는”, “그에 관계된”의 뜻을 더하는 적(的)이라는 접미사가 붙어 ‘한국다운’, ‘한국의 성질을 띤’ 디자인의 상태를 말하는 것이다(Kim, 1996). 이 연구에서는 패션디자인이라는 분야를 설명하고 꾸며주는 의미의 형용사로서 한국적이라는 용어를 살펴보고자 한다. 우선 패션디자인이라는 용어가 국내에서 사용된 시기와 배경을 살펴보면 1960년대 한국의 산업혁명 이후 봉제기술이 발달하고 대량생산에 따른 어패럴(apparel) 이라는 기성복 산업이 정착되면서 패션디자인의 영역이 생겼다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국내에서 처음 사용된 패션디자인이라는 용어는 실용적인 면을 강조한 서양복식의 실루엣을 기본으로 하는 의복을 지칭한다. 그러므로 한국에서 패션디자인 영역이 생기면서 만들어진 한국적 패션디자인은 한국의 성질을 띤 서양식 현대의복이라고 할 수 있다. Kim(1996)이 언급한 ‘한국적’이라는 용어 속에서 나타나는 타인화 된 시선도 패션디자인이라는 서양의 것을 기반으로 한 한국의 성질을 띤 디자인 상태에 적용되는 표현이라 할 수 있다. 패션디자인을 의복이라는 부분적인 제한을 두고 이해한다면 한국복식(韓國服飾, Korean costume)이라는 용어와 혼란을 겪을 수 있다. 한국복식은 한국의 복식 관습, 가치관, 생활양식을 비롯한 사회문화적인 특성과 더 나아가 경제적, 정치적 특성이 반영된 의복으로 설명할 수 있다(J. Kim, 2002). 한국적 패션디자인이 기본적인 틀을 서양식 의복에 두고 있다고 한다면 한국복식은 삼국시대, 조선 시대 등 과거시대의 모든 의복을 총괄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한국적 패션디자인의 개념을 외연적 의미뿐 아니라 전문분야에서 시행되는 용어로써 더욱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서 ‘한국적’, ‘한국적 패션디자인’, ‘한국적 이미지’, ‘전통의 현대화’ 등을 키워드로 디자인 개발에 대한 선행연구를 통해 한국적 패션디자인의 개념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가에 대한 인식 동향을 고찰하였다. 1990년대와 2000년대 초반의 한국적 패션디자인에 관한 연구를 보면 한국적 이미지를 활용한 조형 요소를 분석하여 한국적 디자인 특징을 도출하는 방식들이 주로 사용되었다. 이러한 연구의 특징들을 문헌고찰을 통해 정리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Table 1>.
한국적 패션디자인에 관한 선행연구를 통해서 한국적 패션디자인의 정의와 그에 따른 디자인을 개발하기 위해 표현방법에서 활용되는 한국적 이미지에 대해 고찰한 결과, 연대기별로 한국적 패션디자인의 개념에 대한 차이와 인식의 변화를 고찰할 수 있었다. 그러나 개념에 대한 인식 변화와는 상관없이 그에 따른 표현방법에서는 큰 차이를 가져오지 않았다. 한국적 패션디자인의 정의와 조형적 특징에 관해 선행연구를 중심으로 정리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Fig. 1>.
2. 패션디자인의 조형 요소에 반영된 한국적 이미지
패션디자인을 이루는 조형 요소는 독창적인 디자인 영감의 동기로서 이미지를 창출시키며 복식조형의 시각적 효과의 기대와 트렌드와 같은 시대적 패션 경향을 분석하는 데 지침이 되기도 한다. 또한, 모더니즘, 밀리터리, 초현실주의와 같은 패션문화의 사조를 이해하는 출처가 되기도 한다.
복식에서 형은 유행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로 의복의 실루엣으로 창작되어 표현된다. 선이 독립적으로 존재하기보다는 형을 이루는 일부분으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은데, 한국적 패션디자인에서는 저고리와 바지의 배래, 당의의 밑 도련, 버선코 등에서 나타나는 둥근 곡선을 주로 활용하였다.
한색, 난색, 중성색의 유채색과 무채색, 보색 등 색상환을 중심으로 구분하여 나타내는 방식에서 한국적 전통색채인 음양오행설에 기초한 오방색(청,적,황,백,흑)을 중심으로 이들의 중간색인 오간색(홍,벽,녹,아황,자)이 함께 사용되었다(Cho & Kim, 1996). 색채조화의 방법으로는 색상들끼리 대비가 강조되는 대비조화와 한가지 혹은 두 가지의 색상을 강조하여 명도와 채도의 변화를 줌으로써 색상의 느낌이 깊이 있게 표현되는 색조(tone)를 활용한 유사조화, 무채색끼리의 조화 기법 등을 사용한다.
재질 혹은 재료는 디자인에서 중요한 바탕이 된다. 21세기 기술과학의 발달로 신소재의 개발 및 테크노 소재가 등장하면서 이에 대한 새로운 감각의 디자인 창출을 중심으로 한 트렌드 분석이 요구된다. 마직물과 노방과 같은 한복을 나타내는 소재와 모시와 삼베와 같은 거친 직물을 그대로 사용하면서 한국의 자연주의적인 표현도 가능하였다. 1990년대 중반부터는 비닐, 레이스(lace) 등의 특수 소재를 사용해 사용범위가 넓어지고 유행 경향을 반영하기도 한다.
선, 색채, 재질을 포함하는 독립적인 디자인이며 문양이 가진 선과 색채에 따라 시각적 효과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한국적 이미지의 문양으로는 뇌문, 보자기문과 같은 기하학적 무늬에서 십장생, 수복, 풍속화 등 전통문양과 민속적인 문양 등이 다양하게 표현되었다.
기본적인 의상 이외에 분위기를 설정하는 추가적인 요소로 사용되는 것으로 한국적 패션디자인에서 주로 활용되는 장식적인 요소는 족두리, 댕기, 조바위, 갓, 노리개 등이 있다. 한국적 패션디자인에 있어서 중점적으로 반영된 조형 요소와 활용방식을 해석하면서 평가에 대한 원인을 도출하고, 시대적 범위를 추가하여 디자인 콘텐츠로서의 한국적 이미지의 범주를 파악할 수 있다.
3. 한국적 패션디자인의 표현방법
한국적 패션디자인의 표현방법이 어떤 식으로 변화하였는지를 고찰하기 위해서는 디자인하는데 바탕이 되는 소재인 조형요소를 어떻게 사용하였는지를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였고, 더욱 정밀한 분석을 위해 건축과 실내디자인 분야에서 사용하는 소재 분석에 따른 유형 분류방법을 도입하였다. 이러한 분류방법을 사용함으로써 사례별로 전통요소와 한국적 이미지와의 관계가 다르게 나타나기 때문에 패션 분야에서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한국적 디자인에 대한 이해와 통합적인 사고로 한국적 이미지를 분석하면서 필요한 작업이라 판단하였다. 이 연구에서는 한국적 표현방법의 유형에 대한 여러 연구 중 M. Kim(2002)의 현대 실내디자인에서 나타난 한국 전통성의 형식에 의한 표현방법을 참고하였다. 한국 전통성에 내재한 개념을 알아보고 현대 공동 주거계획에 접목할 전통적 요소와 특성들을 정리하였다. 또한, 대표적인 사례를 형태의 직설적 표현, 형태의 단순화, 형태의 재해석을 통한 추상화방식 등 세 가지로 분류하여 현대의 한국적 디자인 경향을 분석하였다. 이 연구에서는 패션디자인의 조형요소를 적용하여 한국적 이미지가 전통성을 가진 원형에서 변화된 정도에 따라 재현, 변형, 재해석으로 분류하였다.
이처럼 표현방법을 세 가지 유형으로 나누어 분류하였지만 하나의 디자인 안에서 두 가지 이상의 유형이 나타나는 때도 있었고, 재현 및 변형, 또는 변형 및 재해석처럼 두 유형 사이의 성격을 갖는 표현방법의 유형도 있다. 이런 경우 명확하게 분리되기 어렵지만, 상대적으로 가장 가까운 유형에 포함해 세 유형으로 분류하였다. 이러한 유형 분석의 기준은 앞으로 수정하고 보완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 사례가 각 유형 내에서 차이를 보일 수 있으나 세 유형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Ⅲ. 연구방법
이 연구에서는 한국적 패션디자인의 특징을 통해 변화 동향을 규명하기 위하여 이론적 고찰을 바탕으로 분석의 틀을 구성하고 다음의 2가지 연구방법을 사용하였다. 첫째, 한국적 패션디자인의 시대별 특성을 통해 현황을 조사, 분석하였으며 둘째, 사회문화적 관점과 학계와 실무 간 상황을 분석하기 위해 한국적 패션디자인의 전문가 심층면담을 실시하였다. 한국적 패션디자인의 개발 방향을 분석하고 현시점에서 필요한 사항을 확인하기 위해서 문헌연구를 토대로 내용을 정리하여 분석의 틀을 정리하였다. ‘시대의 흐름에 따른 변화된 개념 인식’, ‘디자인 조형요소에 반영된 한국적 이미지’, ‘디자인 표현방식 유형’을 한국적 패션디자인 분석과 전문가 심층면담에 적용하였다.
시대는 한국적 패션디자인 개발이 적극적으로 실행된 1990년대부터 10년 단위로 2000년, 2010년 현재까지 세 단계로 나누어 해석하였고, 조형요소에 반영된 한국적 이미지의 시대 범위를 설정하여 디자인 콘텐츠로의 한국적 이미지의 활용범주를 규명하였다. 또한, 조형요소의 활용방식에 따라 원형재현, 원형변형, 원형 재해석이라는 세 가지 유형의 표현방법을 분류하여 구성하였으며 마찬가지로 위의 세 단위로 시대를 나누어 분석하였다. 이와 같은 내용으로 구성된 분석 틀인 <Fig. 2>와 <Table 2>를 토대로 현시점에서의 한국적 패션디자인의 개발 방향을 규명하였다.
한국적 패션디자인에 활용된 조형요소와 표현방법에 대하여 분석하기 위해, 1990년도부터 2010년도에 나타난 사례를 중심으로 조사하였다. 사례는 월간지와 인터넷 기사에서 전통성 및 한국성의 개념이 언급된 사례를 기준으로 시대별로 한국적 디자인을 대표하는 국내 디자이너와 한국에서 영감을 가져왔다고 밝힌 해외디자이너의 작품을 대상으로 한 명의 디자이너에 1개 이상∼10개 이하의 작품 사례<Fig. 3-6>를 선정하였다.
한국 패션의 세계시장 진입이 이루어진 1990년대에는 이신우, 김동순, 설윤형, 홍미화, 진태옥 등이며, 이들과 활발한 활동을 이어 온 이영희는 패션디자인과 한복디자인의 두 가지 측면을 공유하고 있어 패션디자인의 서양 복식의 틀을 강조한 이 연구에서는 배제하기로 하였다. 2000년대에는 이상봉, 문영희, 이정우의 작품을 분석하였고, 2010년대에는 1990년대부터 지속해서 컬렉션에 참가하고 있는 박춘무와 2010년대의 특징으로 나타난 디자이너 프로젝트 그룹인 컨셉코리아 그리고 해외 디자이너들의 한국적 이미지를 활용한 컬렉션을 중심으로 분석하였다. 자료 수집을 위해 1990년대는 주로 ‘멋’ 잡지와 디자이너의 작품사진집에서 발췌하였으며 1990년 이후부터는 SFAA 컬렉션 도록, ELLE KOREA, VOGUE KOREA, COLLEZIONI, FASHION SHOW 등 국내외 패션잡지로부터 선정하였으며 삼성디자인넷에서 한국을 검색하여 민속 의상 관련 정보를 이용하였다. 시대별로 보면 1990년대 (44점), 2000년대 (22점), 2010년대 (45점)으로 총 111점이 연구대상으로 선정되어 분석에 사용되었다. 제작 및 관행에 대해 살펴보는 연구들은 주로 참여관찰과 심층 면담이 사용되었기 때문에(Glaser & Laudel, 2012), 한국적 패션디자인의 정황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국내 패션디자인의 기획 및 제작과정과 연관된 전문가들의 다양한 경험과 의견 수렴이 필수적이라 판단했다. 위의 연구 문제를 해결하고 한국적 패션디자인의 시작부터 현재까지를 되짚어 보는 자료를 수집하기 위해서 연구대상자의 선정이 매우 중요하다. 이 연구의 목적에 부합될 수 있도록 1980년대 후반, 또는 1990년대 초반부터 2016년 현재까지 패션디자인을 지속해서 경영해온 20∼30년 이상의 경력을 지닌 소수의 전문 디자이너에 속해야 하므로 그 대상자의 수가 무척 제한적이다. 따라서 연구초기에 본 연구의 내용을 잘 알고 있거나 모집단의 의견을 효과적으로 충분히 대표하여 반영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되는 대표 디자이너들을 최대한 찾아서 이들의 연구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노력하였다. 1회 면담에서 5명의 연구 대상자와 접촉하였으나, 개인적인 사정으로 1명이 누락되어 총 4명의 개별적 면담으로 진행되었다. 전문가들은 한국적 이미지를 주로 활용하여 90년대부터 파리와 밀라노, 뉴욕 등의 해외컬렉션에서 활동 경력이 있으며 현재 개인의 이름을 명칭으로 하여 부띠끄(boutique) 형식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Table 3>.
이들에 대한 전문가 질적 심층 면담을 한 이유는 연구와는 어떠한 차이로 한국적 패션디자인을 이해하고 정의하는지, 전통복식과 신한복 등 전통의 현대화라는 큰 관점 안에서 어떻게 차이를 가졌는지, 한국적 패션디자인의 전망과 향후 과제는 무엇인지 실제 산업에서의 경험을 토대로 명확하게 파악하고자 했다. 또한, 이번 전문가 심층면담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장점은 하나의 일관된 주제에 대해 사회문화적 관점에서 시대적 흐름과 함께 다양한 변화양상을 자료로 얻을 수 있었고 상세하게 분석할 수 있는 시각적 근거자료를 수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연구에서 심층면담을 한국적 패션디자인의 시작과 현재진행 시점까지 지나온 1세대 디자이너를 대상으로 진행하였을 때 디자인 개발과정의 변천사와 재검토를 함께 검증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크게 세 가지 기대결과를 나누어 설문을 구성하였다. 첫째는 사회문화적 관점에서의 시대별 한국적 패션디자인의 변화과정을 둘째로 대부분의 연구가 피면담자들의 작업에 관한 내용인 만큼 학계와 실무의 차이를 파악하고, 셋째로 문헌연구에서 고찰한 분석 틀을 토대로 한국적 패션디자인의 특성을 파악하는 것에 중점을 두었다<Table 4>. 학계와 실무 간의 상호작용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실무자는 지식을 활용해 자유롭게 탐색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연구자는 디자인 특성에 따른 개념을 재구성해 실무자의 인식 정도를 탐색할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 그리고 실무자가 자신의 인식 정도를 사회문화적 관점에서 경험을 통해 이해 가능한 방식으로 표현하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나아가 개방적인 대화와 지속적인 문제 제기를 통해 실무자가 자신의 디자인 표현방식을 끊임없이 검토하면서 현재 상황에 맞는 한국적 패션디자인의 개념을 인식하도록 해야 한다. 이러한 연구자와 실무자인 패션디자이너의 상호작용을 기반으로 사회문화적 관점에서 한국적 패션디자이너의 시대적 변화상황을 검토하며 한국적 패션디자인의 개념과 표현방식의 현황과 제한점, 그리고 디자인 개발을 위한 개선 방향을 심도 있게 접근하고자 하였다.
Ⅳ. 연구결과
1. 사례분석 결과
본 장은 한국적 패션디자인의 특성을 외연적인 측면에서 형태, 색채, 소재, 무늬, 장식 등의 조형요소를 통하여 디자인의 표현방법을 살펴보고자 하는 단계이다. 이 논문에서는 디자인의 특징에 대해 내부는 의상을 외부요소는 화장과 액세서리, 구두 등의 품목으로 나누어 한국적 이미지 분석함으로써 구체적으로 표현방법을 분석하고자 하였다. 색채분석에서는 한국의 전통색을 활용한 색채명을 표기하기 위해 음양오행설에 기초한 오방색(청, 적, 황, 백, 흑)과 이들의 중간색인 오간색(홍, 벽, 녹, 아황, 자)을 함께 사용하였고, 패션잡지의 기사 내용에서 언급한 디자이너가 의도한 색명을 함께 표기하였다. 사진의 색상과 색명을 토대로 색을 발췌하여 PCCS 색체계를 기준으로 대입하여 명도와 채도를 나타내는 색조를 분석하였다. 분석에 사용된 한국적 패션디자인의 시대적 분류는 1990년대, 2000년대, 2010년대로 나뉘며 분석의 결과는 다음과 같다.
2. 표현방법에 대한 해석
컬렉션에 소개된 의상에 반영된 한국적 이미지들을 형태, 색채, 소재, 장식 등으로 분류하여 표현방법을 도출하였다. 원형을 재현한 사례의 경우 한국적 이미지를 재구성 없이 그대로 묘사하였고, 한복의 비율과 실루엣 및 전통문양을 통해 한국적 스타일을 표현하였다. 또한, 시대 복식의 원형과 흡사한 소재의 사용이 두드러진다. 소재는 인공섬유는 거의 사용되지 않았기 때문에 섬유 고유의 색과 무늬를 그대로 드러냈다. 또는 자연 염색을 통해 우리 전통색채를 구현하는 방식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원형재현 사례의 주로 형태와 색채에도 나타나지만, 문양도 다양하게 표현되었으며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특징은 다음과 같다.
첫째, 전통복식인 한복의 실루엣과 비율을 사실적으로 묘사한 표현이다. 한복의 저고리와 치마의 실루엣과 함께 상의는 짧고 치마는 길게 나타낸 비율과 함께 형태에 표현되어 우리 고유의 한국적 이미지로의 역할을 한다. 전통복식의 형태가 재현되어 한국적인 패션디자인 역할을 하는 사례는 이신우, 김동순, 설윤형 등 1990년대 국내 패션디자이너 작품에서 빈번하게 나타난다. 둘째, 소재의 재현 및 사용에 대한 디자인이다. 한복의 형태만 복제되어 표현된 예도 있지만, 이신우의 1991-92, F/W의 경우 형태와 함께 삼베와 같은 자연소재가 직접 표현되었고, 섬유 고유의 색이 그대로 디자인되었다. 설윤형의 1995-96, F/W의 경우, 한복의 주요 소재인 오간자를 그대로 사용하여 원형재현의 한국적 패션디자인을 표현하였다.
원형변형 사례의 경우 대부분 한국적 이미지의 원형이 다른 형태로 바뀌어 나타나기 때문에 직접 표현되는 경우가 적다. 그러나 원형재현과 마찬가지로 전통복식인 한복의 표현이 대부분 사례에서 나타나기 때문에 형태의 사용 또한 주로 나타난다. 원형변형 사례에는 공단의 느낌을 반영한 실크(silk) 외에도 현대 섬유 등의 사용이 나타났다. 소재인 섬유의 경우 다양한 색보다는 무채색이나 배색을 사용하여 한국적 패션디자인의 현대화 효과를 극대화하였다. 원형변형 사례의 표현은 주로 색채에 다양하게 나타났으나 형태에서는 한정되거나 표현하지 않은 경우가 있고 소재에서는 한국적 이미지의 표현이 적게 나타나는 경향을 보인다. 원형변형에 따른 표현 중 특징은 다음과 같다.
첫째, 전통문양의 활용으로 패턴 효과를 나타낸 경우이다. 이상봉의 2006년 S/S 파리컬렉션의 경우 한글을 패턴화해서 한국적인 패션디자인을 효과적으로 표현하였다. 또한, 빛이 창호지를 뚫고 들어와 실내를 은은하게 밝혀주는 효과 느낌이 나도록 얇은 천을 활용하였다. 둘째, 다양한 전통요소가 활용되었다. 전통 재현의 경우 한복과 같은 형태의 요소가 주로 사용되었다. 그러나 원형변형의 경우 면적은 축소됐지만, 자수와 문양, 색채 등 다양한 요소가 활용되었다.
원형 재해석은 한국적 이미지를 응용 및 추상화하여 표현한 유형으로 세 유형 중 서양식 형태와 소재에 대한 활용도가 높은 비율로 나타났다. 소재는 얇은 실크가 가장 많이 사용되었는데 이것은 시대 복식에서 사용된 소재를 최소화하여 표현하려는 경향으로 보인다. 원형 재해석 사례에서는 작품 디자인의 국적을 가늠하기가 쉽지 않고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실루엣과 소재에 패턴 마감은 주로 전통문양의 다양한 표현이 나타났으나 한국적 이미지의 표현이 세 유형 중 가장 적게 나왔다.
세 가지 유형의 표현방법은 <Table 6>과 같이 시대별 한국적 패션디자인의 특징이 전통요소와 같은 한국적 이미지에 대한 재구성하는 정도에 따라 차이를 보여준다. 한국적 패션디자인 작품은 표현방법에서 활용된 전통요소의 시대적 범위는 제한적이지만 표현방법의 유형은 서서히 변화하고 있다. 예를 들어 전통복식인 한복에서 빌린 하후상박의 실루엣에서 움직임이 자연스럽고 단순한 실루엣을 선호하며 강렬한 색상대비에서 배색을 사용해 색조의 조화를 이루는 방식으로 변화하였다. 소재에서도 우리 고유의 느낌을 살리는 방식보다도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소재를 활용하는 방식으로 표현하였다. 이처럼 한국적 패션디자인의 표현방법의 방향은 초기에는 전통복식의 요소들을 디자인에 재현하는 방식에서 시간이 흐를수록 전통과 현대를 조화시켜 세계적인 스타일에 맞춰가는 경향을 나타냈다.
3. 전문가 심층 면담 결과
전문가 심층 면담의 여러 견해를 통해 알 수 있듯이, 한국적 패션디자인의 개념과 경향은 시대적 상황이 큰 영향을 주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제 한국적 패션디자인을 우리 고유의 문화와 전통요소를 통해서 표현하는 것으로 인식하려는 기존의 사고방식으로는 지속가능하고 보편적인 취향에 맞는 한국적 패션디자인의 미래를 찾을 수 없다는 것이 분명해졌다. 과거 시대의 원형을 강조하여 차별성을 찾고자 하는 방식으로는 민족주의적이고 국가주의적인 색채가 강하고 현시대의 생활상에 맞는 디자인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이는 한국적 패션디자인의 표현방식의 범위를 제한적으로 활용하도록 작용하는 요인이기도 하다. 아랫글은 전문가 면담 중 ‘한국적 패션디자인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변 중 발췌한 부분이다.
우리가 국제무대에 진출할 때는 이미 일본의 패션디자이너들이 자신의 문화를 가지고 세계무대에서 인정받고 있었어요. 그때에도 자국의 문화가 경쟁력이 된다는 걸 알고 있었죠. 하지만, 그렇다고 우리의 문화를 일부러 대입시키려고 인식하고 있다고 하기 보다는 한국 사람이라 자연스럽게 녹아들은 것 같아요. 그걸 보고 사람들은 한국적인 패션이라고 하더군요. (S)
이와 같은 내용처럼 과거의 상황에 따라 디자인의 방식이 결정될 수 있다는 사실은 급변하는 사회문화를 반영하여 계속 조정해 나가야 한다는 점을 말해주고 있다. 21세기는 정보와 서비스의 시대로 소비자들이 원하기만 하면 얻을 수 있는 제품이 만연화된 현상이 벌어졌다. 소비자이면서 사용자는 다양한 선택 안에서 제품의 품질인 미적이며 기능적인 욕구는 대부분 충족하고 있다. 따라서 공급자인 디자이너는 미적이고 기능적인 측면보다는 사용자의 입장에 주목해야 한다(Forty, 1986). 그러므로 문화 안에서 디자인을 바라보아야 하고 현시대적 상황과 생활상에 적합한지를 계속해서 연구하고 검토하는 과정을 반복해야 한다.
따라서 한국적 패션디자인의 개선 방향을 위해 이들이 인식하는 대응책은 한국적 이미지로 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문화 콘텐츠를 개발하는 데 노력해야 하고, 현대의 생활상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그리고 타문화에 대해 포용하고 수용하여 독자적인 한국의 문화를 창조하는 자세가 필요한 것으로 <Table 7>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이상과 같이 시대별 한국적 패션디자인의 특징은 각기 그 사회적 배경과 문화에 따라 상호연관적인 규칙으로 인해 개발에 대한 인식 동향은 점차 변화해 왔으나 복식의 형태 자체가 달라진 현대의상에서도 디자인 개발 콘텐츠로서의 한국적 이미지의 사용범위는 전통요소의 틀 안에서 반복적으로 제한돼 있다. 위의 설명을 요약하여 다음의 <Fig. 7>에서 설명하였다.
<Fig. 7>에서 보여준 1990년대부터 2010년대를 10년 단위로 세 구간으로 분리하여 분석함에 따라 한국적 패션디자인의 특징에 관한 변환단계를 A, B, C 알파벳 기호로 나타내어 좀 더 이해를 돕기로 하였다<Table 8>. A는 시작된 지점으로 한국적 패션디자인의 첫걸음 상태와 같다. 발전된 단계의 진전을 다음 알파벳인 B, C로 나타내 보았다. 첫 번째로 한국적 패션디자인의 개발 동향과 같은 인식의 변화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적극적인 변화를 맞이하는 것으로 인식된다. A에서 B 그리고 C라는 새로운 변환단계의 활발한 진행이 이루어졌음을 알 수 있다. 이는 달라지는 사회적 배경과 환경에 따라 새로운 디자인 개발의 필요성이 대두되었음을 파악할 수 있다. 그다음 활용된 한국적 이미지와 시대 범위에서는 나누어진 세 구간에서 변함없는 A 단계로 지속하는 상태에 있음을 볼 수 있다. 이는 한국의 전통복식인 한복 특히 조선 시대의 한복에서 조형요소를 반복적으로 활용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마지막으로 한국적 패션디자인의 표현방법의 유형에서는 한국적 이미지와 같은 전통요소를 조화하고 절충하면서 현대적 감각에 맞게 수용하고 있지만, A에서 B로의 변화만 있을 뿐 개념의 시대별 차이점을 활발하게 적용한 인식 변화와는 달리 변화의 적용이 이루어지지 않음을 볼 수 있다. 그 이유로는 정체된 한국적 이미지와 시대 범위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Ⅴ. 결론
세계무대를 열망하고 선진국을 표방하던 과거와는 달리, 현재 대한민국은 과학기술과 문화 콘텐츠 등의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고 발돋움하는 국가가 되었다. 이러한 시점에서 한국적인 정체성을 활용한 창조적인 디자인으로 문화의 보편성과 우수성을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이 연구는 우리 고유의 자원을 현대적으로 해석하고 개발하는 한국적 패션디자인에 있어서 문화적 정체성을 찾기 위한 초석을 다지는 노력의 하나로 진행되었다. 한국적 패션디자인에서 표현방식으로 활용되는 전통요소의 범위를 정리하여 그에 맞는 디자인을 분석하고 다각적인 관점에서 한국적 패션디자인의 개념적 범위를 재선정하였다. 그 결과 범세계적 보편성을 지닌 디자인 개발을 위한 기초자료를 제공하고자 하였고, 연구의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한국적’, ‘전통적’이란 용어의 개념을 사전적 정의의 관점에서 정리하고 한국적 패션디자인에 관한 선행연구에서 어떻게 정의하고 있는지를 고찰한 결과, 대부분의 연구에서 한국적 패션디자인의 개념은 시대적 범위를 초월하여 포괄적인 의미로 정의했지만, 한국적 이미지를 활용한 표현방식에 대해서는 시대적 범위를 극히 제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수의 연구가 한국적 표현방식을 조선 시대에 국한하여 설명하였고, 그중에서도 한복에 편중되어 있었는데 이는 ‘한국적’이라는 용어를 ‘전통적’이라는 용어와의 혼동에서 오는 문제로 나타난다. ‘전통적’이라는 용어는 두 가지 외연적 의미로 정의되는데, 한국적 패션디자인의 개발을 위한 방향의 척도에서는 우리의 정신을 전달하고 이어가는 개념으로 전달되고 있으나, 표현방식은 과거 시대의 유물과 같은 한 시대의 문화만을 지정하는 오류를 범하고 있었다. 이와 같은 해석은 전통요소를 표현할 때 과거의 시대에서 차용한 이미지에 고착되는 결과를 가져왔다. 이로써 이 연구는 개념 정립의 혼란이 제한적인 디자인 사고를 유발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즉, 이중적인 의미가 있는 용어에 대해 의미를 명시화하는 작업이 용어를 인식하는 디자인 사고와 개발에 중요한 기준이 된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이러한 정의를 바탕으로 시대별 한국적 패션디자인의 개념에 대한 인식 경향은 과거 시대의 전통적 이미지를 활용한 디자인에서 외형적인 요소보다는 한국의 전통문화 정신을 계승한 추상적인 디자인, 그다음으로는 세계의 트렌드를 반영한 틀 안에서 한국적 이미지를 활용한 디자인으로 변화되어가고 있었다. 둘째, 선행연구에서 나타난 한국적 패션디자인의 개념에 대한 인식 경향이 실질적인 부분에서의 특성을 비교·분석하기 위하여 디자인 사례분석을 통해 살펴본 결과는 다음과 같다. 실제로 컬렉션에서 발표된 작품들을 토대로 분석하였을 때, 한국적 패션디자인의 개념을 인식하고 있는 정도와 활용된 조형 요소에서의 한국적 이미지와 시대 범위가 일치하지 않음을 볼 수 있었다. 인식 경향에서는 전통적 이미지의 활용도가 시대의 흐름에 따라 줄어들고 민족문화의 독창성을 강요하는 방법이 아닌 세계문화의 보편성을 기반으로 한국적 이미지를 활용하는 방법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결과가 나왔지만, 실제 사례분석에서는 한복의 이미지와 조선 시대의 콘텐츠가 반복적으로 사용되고 있었다. 또한, 한국적 이미지를 활용한 비율 정도에 따른 표현방법에서는 전통적 이미지인 원형을 재현하는 방법과 변형, 재해석하는 방법에서도 여전히 원형재현과 원형변형의 방법이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셋째, 사례분석의 외연적 측면과의 비교분석을 위해 또 다른 내포적인 측면에서 1세대 한국적 패션디자인의 전문가 심층면접을 통해서 살펴보았을 때, 이들은 한국적 패션디자인이 세계적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는 긍정적인 시각을 보였지만, 국내에서 한국적 패션디자인의 현황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었다. 또한, 한국적 패션디자인 개발방식에 있어서 변화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고 있었지만, 표현방법의 변화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응답자의 전원이 조선 시대, 특히 한복의 이미지요소를 활용한 경험은 있었으나, 1960년대 이후의 문화 속에서 한국적 이미지에는 활용하지 않았다.
한국적 패션디자이너의 선두주자인 이들의 한국적 패션디자인은 애국주의적 입장을 포함하고 있었다. 세계무대 진출의 초기 단계에서 우리 고유의 것을 소개하고 남들과 다른 차별성으로 시선을 끌어야 한다는 목적이 있었다. 그렇기에 문화가 개방되기 훨씬 이전의 순수한 우리만의 문화유물을 찾아서 한국적 이미지로 활용하고자 하였다. 이러한 이유로 ‘한국적’과 ‘전통적’의 용어를 동일시하여 접근하는 디자인이 이루어졌고, 이들의 사례를 연구하여 디자인 개발에 접근할 때 표현방법의 범주가 고착되는 현상이 발생한다고 보일 수 있었다.
이러한 학문적 연구와 실제 상황에서의 한국적 패션디자인의 이해정도를 사회문화적 관점에서 검증해 본 결과는 기존의 한국적 패션디자인에 관한 연구들을 재검토할 수 있는 근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이 연구에서는 한국적 패션디자인을 ‘한국에 관련한 문화에서 수용된 서양식 복식’이라고 정의하였다. 디자인한 주체와는 상관없이 한국의 문화를 바탕으로 현시대에 맞게 표현된 패션디자인이다.
마지막으로 위 분석 결과를 제반한 한국적 패션디자인특성과 방향을 정리하였다.
사용하는 용어들의 정의를 명료화하는 작업을 통해 사고의 확장을 가져온다. ‘전통적’ 표현방식은 과거의 어느 시점에서 형식을 빌려 가져오는 것이 아닌 이어져 내려오는 정신을 받아들이는 의미에서 해석돼야 하며 ‘한국적’이라는 단어가 단순히 한복 형태의 실루엣이나 과거의 유물만이 아닌 현재 실생활에서 접하는 문화 자체가 될 수도 있다는 포괄적인 개념에서 바라보아야 한다. 이러한 범주의 확장에서는 표현방식의 요소가 무궁무진할 수 있을 것이다. 2002년 월드컵의 ‘붉은악마’가 한국적일 수 있고, 넘쳐나는 아웃도어(outdoor) 브랜드의 특성이 될 수도 넘쳐나는 아파트들이 한국적일 수 있다. 그러므로 ‘한국적 패션디자인의 현대화’라는 개념은 한국적인 것을 현대적이지 못한 것으로 이해하고 있는 모순점이 발생한다. 이러한 표현은 한국적 표현방식의 범위에 제한을 두고 일정 부분만을 변화시키려는 의도를 지니고 있다. 구체적인 과거 시점을 제시하며 ‘조선 시대 복식을 활용한’, ‘신라 시대 금관 장식을 반영한’ 등을 현대화하려는 전통요소를 명확히 밝히는 것이 중요하다. 이처럼 현시대의 한국적 패션디자인을 하기 위해서는 ‘한국적’ 요소의 개념을 과거의 다른 시대로 거슬러 올라가 차용하는 것이 아닌 현재와 예측 가능한 미래의 시점까지 확장하여 스스로 문화적 콘텐츠를 만들어가려는 연구가 필요하다. 또한, 연구자는 1세대 한국적 패션디자이너라 언급되는 전문가들을 인터뷰하면서 시대별 한국적 패션디자인의 발전에 대한 계기와 목적의 차이를 발견하였다. 응답자의 초기 한국적 패션디자인에 대한 목적은 세계무대로의 진출과 애국주의로 무장한 문화외교관의 역할이었다면 현재 한국적 패션디자인의 개발은 세계화에 발맞추어 보편적인 취향에 맞게 실생활에 자연스럽게 녹아들도록 하는 것이다. 따라서 한국적 패션디자인의 사례를 고찰할 때는 단순히 조형요소와 미적 가치를 발견해나가는 측면만이 아닌 사회문화적 흐름을 같이 고찰해야 할 것이다. 연구 대상자인 전문가의 선정에 있어 이 연구의 목적에 부합될 수 있도록 1980년대 후반, 또는 1990년대 초반부터 현재까지 지속해서 20∼30년 이상의 경력을 지닌 소수의 전문 디자이너에 속해야 하므로 그 대상자의 수가 무척 제한적이라는 점이 있어 후속연구로 동일한 시대에 다른 디자인 분야에서 나타난 한국적 디자인의 특징을 함께 분석하는 연구가 필요하다.
이상과 같이 이러한 연구를 통하여 한국적 패션디자인의 창의적인 개발을 위해 개념의 재정리와 그에 따른 표현방법의 범위를 확장하는데 필요한 이론적 기반을 제공하고 변화된 표현방법의 유형을 한국적 패션디자인개발에 적용함으로써 현대 패션분야에서의 전통의 현대화가 원활하게 이루어지는 데 이바지할 수 있다는데 이 연구의 의의가 있다.
Acknowledgments
본 논문은 석사학위 청구논문의 일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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