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천일의 스캔들’ 주인공 의상의 조형적 특징
Abstract
Movie costumes are formative works that create visual images and play an important role in expressing the characteristics of the person and the background of the work, thereby reflecting the costume history so that the audience can feel audio-visually immersed in the given period. In this study, an attempt was made to analyze what kind of formative features appear in the clothes of Anne Boleyn, the heroine of the movie ‘The Other Boleyn Girl’ depending on the situations and emotions of the character. This study investigated the overall plot and personality of the movie through a literature review and tried to clarify the role of color in the film by examining the symbolic meaning of green, the color most used in Anne Boleyn's costumes. In the research, the scenes which judged meaningful in the situation of the story and the characters were selected through image analysis, and they were classified into color, silhouette, and detail for analysis. As a result of analysis of Anne Boleyn’s movie costumes, it was revealed that they reflected the costume of the Renaissance period and performed their role as a visual medium. The changes in the volume, form, detail, accessories, brightness and chroma of the costume were used to express human emotion, positive situations, and negative situations. It was also revealed that even the same color can express positive or negative meaning by using different tones. It is expected that this kind of research result can be used to assist practitioners with expressing the personality and the story of the movie more creatively and effectively by taking the formative features of the film costume into consideration in planning.
Keywords:
formative characteristics, movie costume, Renaissance, the other boleyn girl키워드:
조형적 특징, 영화 의상, 르네상스 시대, 천일의 스캔들Ⅰ. 서론
영화에서 등장인물의 의상은 시각적 이미지를 창조하는 조형작품이자 인물의 성별, 나이, 성격, 취향, 심리, 직업과 작품의 배경 등을 드러내는 역할을 함으로써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중요한 소재이다. 또한 과거의 패션은 문헌자료를 통해 추정할 수도 있지만 그 시대를 배경으로 한 영화를 통해 당시의 상황과 시대적 표현을 시각적으로 느낄 수 있으므로 영화 의상은 시대상과 복식사를 반영한 중요한 자료이다. 이러한 영화 의상에 대한 연구동향을 살펴보면, 영화 의상과 분장에 나타난 색채 분석과 상징성에 관한 연구(Choi, Lee, & Kim, 2009; Kim & Choi, 2012; Lee, 2014)와 캐릭터에 따른 의상의 특성을 분석한 연구(Ryu, Yoon & Kim, 2019), 영화의상에 표현된 인물의 심리를 분석하는 연구(Kim, An, & Jang, 2019) 등이 나타났다. 르네상스 시대는 복식사에서 중요한 시대로 다양한 연구가 이루어졌는데 Lee(1996)의 ‘르네상스 시대의 복식 유형과 그 발생배경에 관한 연구’, Bae(2002)의 ‘르네상스 시대 궁정가면 극 의상과 영국 복식의 관계성 연구’, Cho & Yang(2003)의 ‘엘리자베스 여왕 1세의 로브에 대한 표현효과 연구’와 Kwon(2008)의 ‘영화<Elizabeth: The Golden Age>의 복식과 색채 상징성’, Lee(2009)의 ‘영화에 나타난 엘리자베스 1세 여왕의 의상디자인 표현 특성’ 등이 있다.
르네상스 시대 중 헨리 8세를 배경으로 한 영화는 ‘천일의 앤(Anne of the Thousand days, 1969)’이 대표적이며, 이 영화는 2008년 ‘천일의 스캔들(The Other Boleyn Girl)’로 리메이크 되었으며, 미국에서 2007~2010년까지 4시즌에 걸쳐 ‘튜더스(The Tudors)’라는 10부작의 드라마로 제작되었다. 이에 대한 선행연구를 살펴보면, Kim(2013)은 헨리8세 시대의 의복법을 기준으로 영화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의상을 색, 재료, 형태, 장식 등으로 분석함으로써 신분과 성격에 따른 의상을 규명하였다. Kim, Jeun, & Lee(2011)는 ‘천일의 스캔들’에서 앤 볼린(Anne Boleyn)과 메리 볼린(Mary Boleyn)의 메이크업, 헤어스타일, 의상을 고찰하여 영화에 나타난 캐릭터 창출과 미용사적 경향을 알아보고자 하였다.
이와 같이 르네상스 시대를 배경으로 한 시대극에 대한 선행연구는 엘리자베스 1세 시대가 주를 이루고 있으며, 영화 ‘천일의 앤’과 ‘천일의 스캔들’에서 주인공 앤 볼린의 심리 변화에 따른 의상의 조형적 특징을 심층적으로 분석한 연구가 미비한 실정이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르네상스 시대 중 헨리 8세 시대를 배경으로 제작된 영화에서 인물의 심리적 변화와 상황에 따른 의상의 변화를 조형적 특징을 중심으로 분석하고자 영화 ‘천일의 스캔들’을 연구대상으로 하였다. ‘천일의 스캔들’은 16세기 영국을 배경으로 헨리 8세와 앤 볼린, 메리 볼린의 삶을 토대로 제작한 영화이며, 영화는 허구적인 장르지만 일정부분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연출하므로 앤의 의상을 분석함으로써 16세기 영국 르네상스 시대 당시의 복식사를 살펴볼 수 있다.
연구 방법은 문헌연구와 조사연구로 이루어졌으며, 문헌연구를 통해 영화의 전체적인 줄거리와 여자주인공인 앤 볼린의 캐릭터 특성, 르네상스 시대 여성복의 특징에 대해 고찰하였다. 조사연구에서는 먼저 DVD를 통한 영상분석을 하면서 영화의 스토리와 인물이 처한 상황에 있어 의미가 있다고 판단되는 장면 19개를 캡처하였고(Chadwick, 2008), 패션디자인 전공 박사 2인과 함께 의상의 실루엣과 색, 소재, 디테일이 선명하게 보이는 이미지 총 13개를 최종 선정하였다. 이를 의상의 조형적 요소인 색과 실루엣, 소재, 디테일에 따라 분석함으로써 르네상스 시대의 복식이 현대 영화의 의상에 반영된 형태와 주인공의 감정과 상황에 따라 의상디자인의 변화를 고찰하였다.
Ⅱ. 이론적 고찰
1. 영화 ‘천일의 스캔들’의 작품 고찰
르네상스(Renaissance)는 도시 상업이 급속도로 발달했던 이탈리아에서 시작하여 십자군운동 이후 베네치아, 제노바, 밀라노 등의 도시에서 잇달아 일어났다. 이는 지중해 무역을 비롯하여 세계 무역까지 영향을 끼치며 북유럽과 남유럽의 중계 무역을 독점함으로써 크게 융성하였다. 또한 종교개혁을 통해 합리적인 종교관인 개신교회(protestant)를 성립시켜 카톨릭 교회의 권위가 약화되었고 신이 아닌 인간 중심적인 사고를 하게 되면서 서유럽이 근대화되는 역사상 획기적인 의의를 갖는 중요한 시기이다(Jeon, An, Lee & Moon, 2001). 이와 같이 경제적인 급변과 종교 개혁이 일어난 르네상스 시대를 배경으로 한 영화 ‘천일의 스캔들’은 2008년 3월, 저스틴 채드윅(Justin Chadwick, 1968~) 감독이 1981년 제작된 ‘천일의 앤’을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헨리 7세는 자신의 혈통을 유럽의 중요한 왕실과 연결시키고자 스페인의 공주 캐서린(Catherine)을 왕위 계승자인 아더(Arthur, 1488~1502)와 정략결혼 시켰지만 5개월만에 아더가 사망한다. 이에 헨리 7세는 아더의 동생인 헨티 8세와 캐서린을 결혼하도록 설득하였고, 이들이 출산한 5명의 자녀 중 메리 공주(Mary, 1516~1558)만이 생존하였다. 캐서린이 더 이상 건강한 후계자를 낳을 수 없다고 판단한 헨리 8세는 절망감을 느끼게 되고, 불린가의 토마스 불린(Thomas Boleyn)과 노 포커(Nor Folk) 공작은 가문의 권력을 얻기 위해 앤 불린을 헨리 8세와 만나도록 하였다(Nam, 2006).
앤 볼린은 1533년부터 1536년까지 헨리 8세의 두 번째 왕비이자 여왕 엘리자베스 1세의 어머니로 어린 시절에는 프랑스에서 자유로운 교육을 받았다. 1522년에 결혼하기 위해 귀국했으나 결혼에 실패하면서 왕비 캐서린의 시녀로 입궁하였다. 헨리 8세를 유혹하려 했지만 왕은 당차고 도전적인 성격의 앤 대신, 순수하고 관능미를 가진 동생 메리 볼린에게 관심을 갖게 되면서 메리는 입궁하여 딸을 출산하게 된다. 메리는 집안의 이익과 무관하게 왕을 사랑하게 되지만 권력과 명예를 중요시하는 앤의 질투와 증오로 갈등이 발생하였다. 앤은 왕을 유혹하여 캐서린 왕비와의 결혼을 무효화할 것을 요청하여 왕비가 되고자 하였다. 헨리 8세는 이를 로마 교황청에 요청했으나 거부당하자 가톨릭과 결별하고 영국 국교회를 설립하였다.
1533년, 앤은 헨리 8세와 성대한 결혼식을 올리며 왕비가 되지만 국민들에게 마녀라는 비난을 받았다. 이후 앤은 엘리자베스를 출산하지만 여러 차례의 유산과 헨리 8세와의 불화로 극심한 불안감에 시달리게 된다. 헨리 8세가 시녀인 제인 시모어(Jane Seymour)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면서 더 큰 두려움을 느껴 동생인 조지 불린(George Boleyn)과 합방을 하려 했으나 실패하고, 이 사실을 조지 불린의 부인인 제인 파커(Jane Parker)가 밀고하였다. 앤은 1000일 동안 왕비로 지냈으나 결국 재판에서 반역죄와 간통죄로 유죄를 선고받고, 조지와 함께 사형에 처하게 된다. 헨리 8세는 제인 시모어와 결혼하고, 메리는 윌리엄 스탠포드(William Stanford)와 재혼한 뒤 자신의 자녀와 엘리자베스를 돌보며 평온한 전원생활을 하는 것으로 영화가 마무리된다(Kim et al., 2011).
2. 르네상스 시대 여자복식의 특징
르네상스 시대는 절대 왕권의 기반을 확립하고 경제적 부를 가진 귀족은 복식과 사치품으로 자신의 권력과 재산을 과시하였다. 특히 새로운 권력계급인 상인계급은 귀족의 복식을 모방하여 화려한 복식을 착용하였으며, 기교적이고 과장된 장식으로 인위적인 인체미를 강조하였다(Jeon et al., 2001). 16세기 여성복은 가는 허리와 부풀린 스커트로 X자형 실루엣을 강조하도록 연출되었다. 조끼 형태의 코르셋으로 가는 허리를 만들고 파팅게일(farthingale)과 베르뛰가뎅(Vertugadin)으로 스커트를 부풀렸으며, 그 위에 로브(robe)와 외투를 입는 것이 기본적인 여성의 복식으로 나타났다.
15세기까지 여성의 로브는 전체적으로 슬림한 실루엣에 스퀘어 네크라인이 특징적으로 나타났고, 16세기에는 소매와 스커트 형태가 다양하게 변화했으며 네크라인이 낮아지면서 상체의 노출 부분을 슈미즈와 파틀릿(patlet)으로 가렸다(Lee, 1996). 로브는 상체에 꼭 맞는 실루엣과 스퀘어(square) 네크라인이 공통적으로 나타나며, 영국 의복에서는 파틀렛(partlet)과 네크라인, 소매부리에 화려한 장식을 한 것이 특징적이다. 로브의 상의에는 역삼각형의 스토마커(stomacher)에 금실의 자수, 보석, 화려한 실크로 장식하였다(Mun, 2008).
슬리브(sleeve)는 겉감과 안감 사이에 패드를 넣은 퍼프(puff) 슬리브와 팔 윗부분은 패드로 부풀리고 아랫부분은 꼭 맞는 레그 오브 머튼 슬리브(leg of mutton sleeve)가 많이 나타났다. 슬리브에는 슬래쉬(slash)가 장식적인 요소로 나타났는데 이는 ‘속옷이 보이도록 겉옷을 베어낸다’는 의미이다. 소매 원단의 일부를 절개하여 걸개구 사이로 다른 색이나 질감의 안감이 보이도록 했으며, 가로, 세로 방향에서부터 사선, 십(十)자형, 별모양, 꽃모양 등 다양한 형태의 슬래쉬가 나타났다(Lee, 1996). 또한 왕족과 귀족계층의 복식에는 보석으로 장식한 것이 가장 두드러졌으며, 다양한 액세서리를 애용하였다. 모자형태의 발조(balzo)와 후드(hood)도 유행했으며, 이는 머리 전체를 감싸서 목이 가늘어 보이게 하였고 금속세공을 하여 보석을 박은 좁은 띠를 붙였다(Kim et al., 2011).
Ⅲ. 앤 볼린의 희노애락(喜怒哀樂)에 따른 의상의 조형적 특징
1. 앤 볼린의 ‘희(喜)’를 표현한 장면에서 의상의 조형적 특징
앤 볼린이 처한 상황에 따른 감정의 변화, 희ㆍ노ㆍ애ㆍ락를 기준으로 조형적 요소인 실루엣과 색, 소재, 디테일에 따라 의상을 분석하였다. 기쁨이 나타나는 첫 번째 장면은 앤이 메리의 결혼식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기뻐하는 장면이다. Grayish톤 G-Y가 주조색으로, Dull톤의 Y를 보조색으로 사용했고, 무광의 소재를 사용하여 따뜻한 느낌을 더하였다. 르네상스 시대 복식의 특징인 원추형 스커트가 달린 드레스의 스커트에 주름을 잡아 볼륨감을 살렸고, 스퀘어 네크라인(square neckline)에 소매 폭을 좁게 디자인하였다. 차분한 갈색의 긴 헤어에 보석으로 은은하게 장식한 정원에 가까운 둥근 발조(balzo)를 착용하여 부드러운 이미지를 강조하였다.
두 번째 장면은 앤이 메리를 배신하고, 왕으로부터 혼인에 대한 약속을 받아낸 상황이다. Deep톤의 G-Y가 주조색인 드레스는 광택감이 뛰어난 소재를 사용하여 화려함을 더했고, 스퀘어 네크라인에 파틀렛(partlet)을 덧대었다. 소매는 끝이 넓어지는 형태이며, 원추형 스커트는 베르튀가댕(vertugadin)으로 부풀려 드레스의 부피감이 극대화되도록 디자인하였다. 보석으로 화려하게 장식한 발조를 착용하여 귀와 뺨의 일부를 가렸고, 이니셜 B 펜던트와 진주, 금속으로 만든 목걸이를 착용하였다.
세 번째 장면은 왕이 보낸 선물을 보고 기뻐하는 앤의 모습으로 앞서 두 장면보다 차가운 느낌이 드는 Vivid톤의 B-G의 광택감 있는 소재의 드레스를 착용했다. 스퀘어 네크라인에 파틀렛을 덧대고 스커트 양쪽은 주름을 많이 잡아 부풀렸으며, 이중소매의 끝은 넓게 펼쳐져 드레스와 동일한 색의 원단을 길게 이었다. 네크라인과 발조에 보석으로 장식했고, 스터머커에서 스커트에 이어지는 부분과 안쪽의 소매에는 프린팅과 자수로 장식하여 화려함을 더하였다<Table 1>.
2. 앤 볼린의 ‘노(怒)’를 표현한 장면에서 의상의 조형적 특징
앤은 귀족과 결혼했으나 부모에 의해 강제로 파혼당하면서 분노한다. 이 장면에서 Grayish톤의 G-Y, Dull톤의 Y에 Dark톤의 G로 배색하여 어두운 느낌을 준 드레스를 입었으며, 드레스의 실루엣과 디테일은 직선 형태로 경직된 이미지가 표현되었다. 높은 칼라로 목을 가렸고, 벨벳 원단과 리본으로 만든 조끼 형태를 디자인하여 가슴에 덧대었으며 소매는 슬림한 형태이다. 발조는 헤어를 감싸고 장식을 최소화하여 다른 장면의 발조에 비해 차분한 느낌으로 디자인되었다. 분노의 장면에서 앤의 의상은 노출 없이 신체를 전체적으로 감싸고 있는 형태로 앤이 처한 부정적인 상황 및 감정과 연결된다<Table 2>.
3. 앤 볼린의 ‘애(哀)’를 표현한 장면에서 의상의 조형적 특징
슬픔이 표현된 첫 번째 장면은 메리가 왕의 총애를 받고 입궁하여 앤이 슬픔에 잠긴 상황이다, 앤은 Deep톤의 B-G, Dark톤의 P가 배색된 드레스를 입었는데 채도가 낮은 색이 사용되어 앤의 슬픔이 효과적으로 표현되었다. 소매는 팔꿈치부터 손목까지 슬림한 형태로 디자인하였고, 어깨에는 슬릿장식을 하였다. 머리에는 드레스의 원단과 유사하지만 채도가 높은 색의 둥근 발조를 착용하였고, 금색의 보석으로 장식하였다.
두 번째 장면에서 앤은 간통과 근친상간의 죄목으로 마녀로 몰리면서 수감 뒤 처형되는 상황이다. Dark톤의 B-G 드레스는 상의가 어깨부터 소매까지 타이트한 실루엣이다. 형장에 등장할 때에는 퍼(fur) 망토로 목과 가슴을 가렸고, 보석장식이 된 각진 형태로 얼굴의 일부를 가리는 게이블드 헤드드레스(gabled headdress)를 착용하여 여왕의 지위를 나타냈지만 처형 직전 이를 벗음으로써 비참한 상황을 드러냈다.
이와 같이 앤의 슬픔이 나타난 장면에서는 의상에 채도가 낮은 B-G를 활용하여 창백한 느낌을 주었고, 앤이 입궁하기 전까지는 발조의 형태가 정원의 곡선 형태인 반면, 입궁 후에는 변형된 곡선과 각진 형태의 발조, 헤드 드레스로 변화하는 데 이는 권력에 대한 욕망으로 인해 변화해가는 앤의 내면과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앤이 권력과 명예를 갖게 되어 기쁨과 즐거움을 느끼는 장면에서는 발조의 형태가 머리 뒤쪽으로 확장된 곡선으로, 죽음에 직면할 때에는 각진 형태의 디자인으로 경직된 느낌을 주었다<Table 3>.
4. 앤 볼린의 ‘락(樂)’를 표현한 장면에서 의상의 조형적 특징
즐거움이 표현된 첫 번째 장면은 앤이 메리와 결혼생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며 즐거운 한 때를 보내는 상황이다. Vivid톤의 Y 바탕에 Deep톤의 G의 자수를 더하여 밝고 경쾌한 느낌의 드레스로 인체의 곡선을 따라 자연스러운 실루엣이며, 끈을 묶어 여미는 형태이다. 모자나 장신구가 없어 앤의 의상 중 가장 소탈하게 보이는 디자인이며, 메리의 드레스가 유사한 실루엣과 패턴으로 자매간의 우애를 보여주는 동시에 배색을 달리하여 인물들의 특성은 다름을 나타냈다.
두 번째 장면은 앤이 궁의 파티에서 헨리 8세와 대화하며 유혹하는 상황이다. Vivid톤의 G와 금색을 배색한 드레스는 타이트한 상의와 베르튀가댕으로 크게 부풀린 원추형 스커트, 스터머커 상단과 발조의 화려한 장식, 스커트의 금색 자수, 이니셜 B 펜던트와 진주, 금속으로 만든 목걸이가 앤의 당차고 관능적인 면을 표현하였다<Table 4>.
Ⅳ. 결론
영화 의상은 다양한 조형적 요소가 결합하여 시대배경과 스토리, 인물의 특성 등을 관객이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역할을 수행하는데 의의가 있다. 본 연구에서는 앤의 감정 변화에 따른 주요 장면에 나타나는 의상의 조형적 특징을 실루엣과 색, 소재, 디테일로 분석하였으며, 연구결과를 토대로 본 연구의 결론은 다음과 같다.
첫째, 영화 ‘천일의 스캔들’에서 앤의 의상을 분석하여 16세기 영국의 르네상스 시대 당시 복식사의 흐름과 특징을 알 수 있었다. 르네상스 시대의 복식을 그대로 고증한 것은 아니지만 영화 의상의 실루엣과 디테일의 일정 부분은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연출하므로 이를 분석하는 것은 그 시대의 복식 경향을 연구하는데 도움을 준다.
둘째, 영화에서 인물의 감정과 상황을 의상으로 연출하는 방법을 파악할 수 있었다. 앤의 영화 의상의 형태, 소재, 디테일, 액세서리, 색의 명도와 채도 등의 변화를 통해 희·노·애·락, 인물의 긍정적, 부정적인 상황을 표현하였다.
셋째, 의상에 동일한 색상이라도 다른 톤을 사용함으로써 긍정적인, 또는 부정적인 감정과 인물의 상황을 표출할 수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앤의 의상에 사용된 녹색은 기쁨과 즐거움이 나타난 장면에서는 긍정적인 감정의 표출로, 노여움과 슬픔이 나타난 장면에서는 부정적인 감정의 표출로 해석이 가능했다.
이와 같은 연구 결과는 영화에서 의상의 조형적 특징을 계획할 때 인물의 감정과 상황의 변화를 효과 적으로 나타내는데 도움이 되는 실용적인 자료로 활용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또한 영화의상 디자인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영화를 비롯한 다양한 무대의상 디자인 연구 분야의 질적 발전에 기여하고자 하였다. 앞으로 르네상스 시대뿐만 아니라 다양한 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영화에 나타나는 의상의 복식사적, 조형적 특징과 등장인물, 스토리와의 연계성에 대한 심도있는 후속 연구가 필요할 것이라 사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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