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힙스터(Hipster) 문화와 패션의 표현특성
Abstract
This study deals with hipster culture and the expressive characteristics of Korean hipsters. Through literature reviews of prior research and analysis of keywords of articles on portal sites, fashion magazine column and article review mentioning ‘hipster’, this study analyse the expressive characteristics of hipster culture. First appearing in the late 1940’s in the United States, the term ‘hipster’ was used to refer to an anti-culture of avant-garde values and a style distinct from the mainstream white culture. Hipster culture tends to start around certain geographical areas and spread to surrounding areas. It is an alternative culture to counter the mainstream culture. Hipsters, who have a high opinion of their own tastes, have a sense of intellectual superiority; however, this is considered ironic as they simply copy the hipster subculture. Nevertheless, it is clear that hipster culture creates diverse cultures, letting culture from the past and contemporary culture coexist. There is a similar tendency among American hipsters and Korean hipsters. The concept of the Korean hipster has five characteristics: locality, counterculture, superiority, diversity, and irony. A result analysed through these five characteristics is that the expressive characteristics of the Korean hipster consist of dissolution of mode of wearing, mixture of heterogenous factors, demolition of boundary, and reversal of value of meaning. Through an understanding of hipster culture, it is expected to help analyze consumer needs by providing key information to the fashion industry, which targets groups in their 20s and 30s who enjoy a particular culture, and to help study the main directions of individualized groups in the fast-changing cultural trend in Korea.
Keywords:
Hipster, subculture, Hipster fashion, keyword analyzing키워드:
힙스터, 하위문화, 힙스터 패션, 키워드 분석Ⅰ. 서론
1. 연구목적 및 필요성
최근 국내에서는 ‘힙스터(Hipster)’, ‘힙(Hip)’, ‘힙하다’와 같은 단어들이 자주 사용되고 있다. 처음에는 새로운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나 옷을 잘 입는 사람 등을 의미하였으나, 이후에는 ‘홍대족’이라고 불릴 정도로 젊은이들 사이에서 정형화 된 집단으로 여겨지고 있다(Moon, 2017). 최근 ‘힙스터 체크 리스트’까지 등장하며 이슈가 되었으며, 여러 패션 잡지에서도 ‘힙스터라면 가야할’이라는 수식어가 자주 사용되는 등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Moon, 2017).
힙스터는 늘 새로운 것 또는 남들과 다른 자신만의 개성을 추구하며 정형화되는 것을 거부하지만 결국 집단적으로 특정 스타일을 고수하는 하위문화 집단으로 볼 수 있다. 현재 하위문화의 맥락에서 진행된 패션 관련 선행연구로는 빈곤의 미학으로서의 펑크 패션을 반미학적인 패션 범주에서 해석한 Kwon(2015), 스팀펑크 패션의 표현특성과 외적 조형성을 분석한 Kim & Kwon(2015), 영국의 펑크 문화에서 파생된 뉴 레이브 문화가 발현된 패션 스타일에 대해 연구한 Lee(2009), 고스문화에서 파생된 오뜨 고스에 대한 고찰과 디자인 특성을 연구한 Lee(2011)의 연구 등이 있다. 또 대중음악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하위문화의 특성을 기호학적으로 해석한 Kim, Jeon & Kim(2005)의 연구는 음악과 하위문화의 연관성에 대해 다루었고, Lim & Yim(2017)은 현재 진행 중인 안티패션의 개념을 킨포크(Kinfolk) 매거진의 기사에서 발췌한 글을 통해 정의하는 시도를 통해 하위문화가 영향을 받은 음악이나 잡지 등에 주목하여 연구를 진행했다. 이와 같이 이미 고착된 스타일로서의 하위문화와 패션의 연관성에 대한 많은 연구가 진행되었지만, 현재의 신세대 문화를 표현하는 한국의 힙스터 문화와 힙스터 패션의 표현특성에 대한 연구는 부재한 상황이다.
Schiermer(2013)에 의하면 힙스터는 1940년대 말 미국에서 처음 등장한 개념으로 퇴폐적인 전문가주의나 흑인 재즈 문화에 대한 지나친 교양을 나타내는 것이었으나, 현재에는 비주류 문화를 지향하는 젊은이를 나타내는 말이 되었다. 힙스터는 여전히 진행 중인 개념이며 패션과 트렌드와도 끈끈한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에 설명하기가 쉽지 않다(N+1, 2011). 그러나 모든 것이 해체되고 혼재하는 현대에서 힙스터 문화는 새로운 스타일과 패션을 추구하는 개성 강한 신세대 문화를 표현하는 의미 있는 사조로 볼 수 있다(Kim, 2013). 한국에서 힙스터 개념은 2000년대 초반이 되어서야 나타나기 시작했고 당시에는 미국의 하위문화가 단순히 유입된 것으로 여겨졌지만, 현재는 한국에서 독자적인 성격으로 젊은 층 사이에서 주류문화로 여겨지는 만큼 이에 대한 연구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따라서 본 연구는 한국 힙스터 문화의 개념과 힙스터 패션의 표현특성을 연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였으며, 연구문제는 다음과 같다. 첫째, 힙스터 문화의 발생 배경 및 개념 특성을 파악한다. 둘째, 한국 힙스터 문화를 바탕으로 국내 힙스터 패션을 분석한다. 셋째, 국내 힙스터 패션의 표현특성을 살펴본다.
힙스터 문화에 대한 이해를 통해 20대에서 30대의 특정 문화를 향유하는 집단을 대상으로 하는 패션 업계에 주요 정보를 제공하고, 빠르게 변화하는 한국의 문화 트렌드에 있어 개인화 된 집단의 주요 방향을 연구함으로써 소비자의 니즈를 분석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2. 연구방법 및 내용
연구 방법 및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힙스터 문화의 발생 배경 및 개념을 파악하기 위하여, 힙스터 개념의 최초 발생지인 미국 힙스터 문화의 발생 배경 및 개념을 선행연구 및 문헌을 통해 고찰하였다. 그리고 선행 연구가 부재한 한국 힙스터 문화의 발생 배경 및 개념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인터넷 기사의 키워드를 수집하였는데, 국내포털 뉴스 플랫폼 중 가장 대중적인 네이버(www.naver.com)를 통해 ‘힙스터(Hipster)’, ‘홍대족’의 키워드를 검색한 결과를 종합하여 분석하였다. 힙스터의 정의에 대해 언급한 기사, 패션 매거진 칼럼, 논평 2,942건(2018.07.20.검색일 기준) 중 한국의 힙스터에 대한 정의와 관련 없는 내용이거나 단순히 힙스터를 언급하기만 하는 등 힙스터의 발생 배경을 파악하고 정의내리기에 모호한 기사를 제외한 총 61개의 글을 선정하였다. 자료수집기간은 한국의 힙스터 문화에 대한 관심이 증가한 2015년부터 2018년까지를 범위로 하였는데, 이는 한국의 힙스터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이 2013년 처음 등장하여 이후 그 수가 증가하였으며, 특히 2015년에는 홍대 인디밴드가 지상파를 통해 알려진 이후 한국형 힙스터에 대한 관심이 급격히 높아졌기 때문이다(Kim, 2013).
둘째, 한국 힙스터 문화의 개념을 토대로 국내 힙스터 패션을 분석하기 위해서는 스트리트 패션 이미지의 수집 및 분석을 통한 실증적 연구를 진행하였다. 힙스터 패션 이미지는 ‘힙합퍼(http://www.hiphoper.com/)’에서 선정하여 분석하였다. 힙합퍼는 하위문화 중심의 웹 사이트로 스트리트 패션 사진과 온라인 매거진 서비스를 국내 온라인몰 중 가장 먼저 개발하였다(Lee, 2018). 또한 현재 가입자 수가 150만 명에 달하고 매달 약 70장의 사진을 온라인에 개제하고 있어 스트리트 패션문화 집단을 살펴봄에 있어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전문 웹사이트라고 할 수 있다. 힙스터 패션 이미지는 키워드 분석 결과가 제시하고 있으며 힙스터가 즐겨 찾는 것으로 알려진 홍대, 연남동, 연희동, 가로수길 등에서 촬영한 스트리트 패션 이미지로 선정하였다. 앞서 연구 범위로 설정한 2015년부터 2018년 현재까지의 총 4,299장의 사진 중 패션 관련 전문가 2인이 우선적으로 힙스터 패션의 표현 특성을 가지는 사진 223장을 선정한 후, 패션 관련 석사이상 전공자 4인이 다시 카테고리별로 분류하였다.
셋째, 앞서 고찰한 한국 힙스터 문화를 바탕으로 국내 힙스터 패션의 표현특성을 분석한다. 키워드 분석을 통해 도출한 개념특성을 바탕으로 발췌한 힙스터 패션 사진을 분석하여 국내 힙스터 패션의 표현특성을 분석하였다.
Ⅱ. 힙스터 문화의 발생배경 및 개념특성
1. 미국 힙스터 문화의 발생배경 및 개념특성
힙스터(Hipster)라는 개념은 1940년대 말 미국 뉴욕, 시카고, 샌프란시스코의 백인들 사이에서 처음으로 등장하였다(Schiermer, 2013; N+1, 2011). 당시 힙스터 문화는 아방가르드적 가치의 반문화(counterculture)이자 주류 백인 문화로부터 구분되는 스타일을 의미했다(Maly & Varis, 2016). 미국은 2차 세계대전 이후 대량생산의 시대로 접어들며 중산층의 수가 증가하고 삶의 질이 높아졌다(N+1, 2011). 그러나 산업화로 인해 자유와 개체성이 박탈되었다고 느낀 젊은이들은 기존의 제도에 저항하기 시작했다(Mailer, 1957). 이들은 당시 흑인 재즈 음악에 열광하고 최신(Hip) 은어, 행동, 패션 등 흑인의 모든 문화를 흡수하며 주류백인 문화에 반(反)하고자 하였다. Mailer(1957)는 이 젊은이들을 ‘하얀 흑인(White Negro)'이라고 불렀으며 이후 힙스터는 백인성과 인연을 끊고 미국 흑인의 쿨(Cool)한 문화를 향유하고자 하는 백인 아방가르드를 뜻하게 되었다고 하였다. 그들은 흑인의 재즈 음악을 광적으로 추종했기 때문에 ‘재즈광’이라고 불리기도 하였으며, 주류 문화에 편승하는 것을 거부하고 자본주의에 의해 소멸된 개체성 회복을 위해 저항하는 철학적 성격을 가진 집단이었다. Henry(2011)는 힙스터의 저항정신이 본래 흑인 문화의 한 유형이었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는 흑인 선조들이 어떤 권력 때문에 지식과 정보를 차단당했다고 믿었으며 이에 저항하기 위해 은어를 사용함으로써 더 우월한 지식을 선점하고자 했다고 주장했다(N+1, 2011). Mailer(1957) 또한 체제에 대한 필사적 저항정신이 힙스터 정신이라고 정의하였으며, 당시 백인 젊은이들 사이에도 이러한 힙스터 정신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힙스터는 당시 비슷한 철학을 가지고 있던 ‘비트 세대(Beat generation)’작가들의 작품에 모델로 등장하며 확산되었다. 비트세대의 문학은 힙스터와 마찬가지로 사회가 강요하는 규범화된 삶을 거부한다. 비트 문학에서 등장하는 힙스터는 미국의 규범적 가치 체계를 거부하는 젊은이로 그려진다(Kim, 2016). 당시 비트 문학의 유행으로 힙스터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도 높아졌다.
1990년대 말에 이르러서 힙스터는 반세계화 운동에 영향을 받아 미국 윌리엄스버그, 브루클린, 포틀랜드에서 재출현하게 된다(Yoon, 2011). 새롭게 등장한 힙스터는 대안적 예술과 음악에 관심을 가진 20세에서 35세 사이의 중산층 청년세대로 정의되는데(Fletcher, 2009), 당시 미국 뉴욕 맨해튼에 거주했던 예술가와 지식인은 비싼 임대료를 피해 근교인 윌리엄스버그, 브루클린, 포틀랜드로 이동하였다(Moon, 2017). 그들은 비슷한 취향을 가졌으며 대부분 창작활동을 하거나 예술업계에 종사하였기 때문에 독특한 문화적 코드를 공유하였다(Moon, 2017). 이들에 의해 거리문화가 형성되자 비슷한 취향을 가진 사람들이 윌리엄스버그, 브루클린, 포틀랜드를 찾게 되었고 사람들은 이들을 힙스터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힙스터는 얼터너티브 뮤직, 독립영화, 음악을 좋아하고, 유기농 음식을 먹으며 로컬 맥주를 마시고, 라디오를 즐겨듣고 자전거를 타는 중산층 혹은 상류층의 젊은이 로 흔히 묘사된다(‘Hipster', 2012). 이러한 힙스터 문화는 트위터(Twitter), 블로그(blog) 등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ocial Network Service)를 통해 세계적 현상으로 번져나갔다(Yoon, 2011).
2000년대의 힙스터는 백인의 젊은 중산층으로 윌리엄스버그를 기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들은 전반적으로 좌파적 정치성향을 가지고 있으며 인문학을 공부하고 카페, 바, 음악이나 패션 업종에 종사하는 것으로 묘사된다(Schiermer, 2013). 2000년대는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가 세계화(Globalisation)를 겪고 있으며, 대량생산과 소비의 논리 그리고 세계화된 시장으로 특징지어지는 시대에 있다(Maly & Varis, 2016). 또한 현재는 MTV, 페이스북(Facebook), 유튜브(Youtube)와 같은 주류 미디어에 의해서 형성되는 시대이다(Maly & Varis, 2016). 더 복잡해진 기동성과 더불어 이러한 미디어의 발전은 거대한 다양성(superdiversity)이 출현하는데 기여했다(Maly & Varis, 2016; Vertovec, 2007). 이러한 이유로 현대의 힙스터들은 초기의 힙스터가 ‘재즈’라는 장르나 특정한 문화적 표현들을 구축했던 것과 달리 절충적 성격을 가진다(Schiermer, 2013). 이러한 특성 때문에 힙스터를 정확하게 설명할 수 없다고 보는 주장도 있다(N+1, 2011). 그러나 급진적이며 반문화적인 성격의 다른 많은 하위문화가 자본주의 사회의 상업화를 거쳐 ‘패션’에 종착하는 것처럼, 힙스터 또한 자신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패션을 선택하기 때문에 패션은 이들을 설명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Kim, 2011). 실제로 미국의 힙스터는 마른 몸매에 빈티지하고 씻지 않은 모습을 하고 요란한 문구가 적힌 늘어난 티셔츠에 스키니진을 입었으며 페도라와 선글라스 혹은 뿔테안경과 컨버스 운동화를 착용한 것으로 묘사된다.
미국 힙스터 문화의 개념을 시기별로 살펴본 결과를 종합하면, 미국의 개성 강한 도시들을 중심으로 시작되고 그 지역을 중심으로 확산되는 경향을 가지고 있다(N+1, 2011). 초기 힙스터는 재즈 음악이 유명했던 뉴욕, 시카고, 샌프란시스코를 중심으로 나타났으며, 현재 힙스터는 대안적 예술과 음악이 유명한 윌리엄스버그, 브루클린, 포틀랜드를 중심으로 나타나 주변 지역으로 확산되었다. 이들은 주류 문화에 저항하고 자본주의에 대항한 독립적인 대안으로 남고자 한다. 힙스터는 반 정치적 시위를 이끌며 진보적 성향을 가진 오바마가 당선하는데 이바지했기 때문에 오바마 대통령의 당선 이유 중 하나로 꼽히기도 한다(N+1, 2011). 힙스터는 남들과는 구별된 것을 추구하고 자신이 향유하고 있는 문화의 진위성(authenticity)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러나 힙스터는 저항적인 하위문화의 일원인 동시에 자신의 개성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소비를 선택했기 때문에 자본주의라는 커다란 권력에는 저항하지 않는다는 비난을 받는다. 또한 힙스터가 추구하는 지적 우월감은 다른 하위문화의 일원이 지적 속물, 수집가, 감식안이 있는 애호가로 그려지는 것과 달리 이미 주류인 하위문화를 표방한다는 모순성을 가지고 있다(N+1, 2011). 이러한 모순에도 불구하고 힙스터는 과거의 문화를 현대에 재해석하고 서로 다른 문화와 뒤섞이며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내어 결국은 다양한 취향을 가지게 된다. 이상 선행연구를 통해 고찰한 미국 힙스터 문화의 개념은 다음 <Table 1>과 같이 지역성(locality), 반문화성(counterculture), 전문성(professionalism), 모순성(irony), 다양성(superdiversity)으로 그 특성을 정리할 수 있다.
2. 한국 힙스터 문화의 발생배경 및 개념특성
힙스터 문화에 대한 국내 선행연구가 부재하기 때문에 고찰방법을 따를 수 없었으므로 한국 힙스터의 발생배경 및 문화적 개념특성 파악을 위하여, 국내 포털사이트의 패션 매거진 칼럼, 기사, 논평에 등장한 힙스터 관련 키워드를 분석하였다. 61개의 텍스트에서 힙스터에 관련된 총 97개의 키워드를 도출하고, 그 중 언급된 수가 많거나 대표성을 가지는 키워드들을 선정하였다. 이를 다시 앞장에서 분석된 미국 힙스터 문화의 개념적 특성을 토대로 내용 및 성격에 따라 키워드를 분류해보니, 한국의 힙스터 문화에서도 미국과 유사한 경향의 문화적 개념특성이 나타났다.
발췌된 텍스트와 키워드의 고찰에 의하면, 한국 힙스터는 2000년대 이후 홍대를 중심으로 나타났으며 비주류 문화를 추구하는 개성 강한 2,30대의 젊은 연령층으로 묘사되고 있다(Moon, 2017). 힙스터의 발생지로는 거의 모든 기사에서 홍대를 언급하고 있으나 힙스터가 자주 출몰하는 지역으로는 강남, 신사동 가로수길, 상수동, 망원동, 연남동, 한남동, 성수동, 이태원, 익선동 등을 언급하고 있다. 힙스터가 가지고 있는 취향으로는 ‘인디’가 가장 많이 언급되었다. 그들은 인디음악, 인디영화, 인디문화를 좋아하며 예술, 책, 독립영화에 관심이 많다. 또한 힙스터는 2015년 당시 주로 혁오밴드, UV프로젝트의 음악을 듣고 아티스트, 디자이너, 에디터, 크리에이터 등의 직업군을 가진 사람들이다. 더불어 힙스터는 옷을 잘 입는 사람으로 자주 묘사된다.
한국에서는 N+1이 출간한 『What was a hipster?』라는 서적이 한국어로 번역되어 출간된 이후부터 힙스터에 대한 기사 언급이 많아졌다. Kim(2011)은 이 책에 대한 리뷰에서 힙스터는 소비주의 사회가 만들어낸 현상이며, 최신 유행하는 상품을 소비하는 것으로 자신을 표현하는 젊은이들이라고 정의하였다. 힙스터가 패션이나 상품을 소비하는 것을 표현수단으로 삼기 때문에 이들의 패션은 힙스터의 지표적 특징이 된다. 따라서 힙스터를 묘사하는 많은 기사들에서 페도라, 뿔테안경, 체크무늬, 스키니진, 자전거 등이 언급된다. 그러나 힙스터는 자신이 추구했던 스타일이 유행하여 주류가 되는 순간 강한 거부감을 가지고 새로운 비주류의 스타일을 추구하기 때문에 몇 가지 패션 아이템으로 힙스터의 패션을 정의하기에는 한계가 있다(S. Y. Lee, 2015).
아래 <Table 2>에서 볼 수 있는 바와 같이, 수집ㆍ발췌된 키워드는 성격에 따라 7개의 항목으로 분류할 수 있었고, 그에 따른 개념특성을 5개 카테고리로 종합하여 분석할 수 있었다. 한국 힙스터의 문화적 개념특성인 지역성, 반문화성, 지적우월감, 다양성, 모순성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미국의 힙스터 문화가 뉴욕 맨해튼에서 시작하여 타 지역으로 퍼져 나간 것처럼 한국의 힙스터 문화는 홍대에서 시작하여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키워드 분석 결과 주로 나타나는 것은 홍대였지만 지역색,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 고급주택화)처럼 지역성을 나타내는 키워드도 자주 등장하였다. 홍대는 90년대 초 카페골목이 형성되며 사람들이 많이 찾는 장소가 되었고, 예술 관련 직종이 모여들며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내는 공간이 되었다. 더불어 홍대 지역에 카페, 레스토랑, 베이커리 등 자영업자들이 자리 잡기 시작하였고 홍대를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다(Moon, 2017). 더욱이 홍대는 ‘홍익대학교’ 주변 지역을 의미하는 만큼 미술학원이나 예술 관련 종사자들이 주로 거주하였으므로 독특한 분위기를 가진 개인 카페나 레스토랑이 많았다. 아울러 스마트폰 출시 이후 페이스북(Facebook), 인스타그램(Instagram), 트위터 같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가 유행하였고 젊은 사람들이 홍대를 소개하며 홍대는 대중화되었다(Moon, 2017). 이후 홍대 상권의 임대료가 상승하게 되었고 개인이 운영하던 작은 상점들은 점점 더 외곽으로 밀려나게 되었다. 때문에 유행을 선도하는 힙스터가 젠트리피케이션의 원인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둘째, 힙스터 문화는 기성세대를 불편하게 만드는 반문화 혹은 대안문화이다(Kim, 2014). 미국에서의 힙스터와 달리 한국 힙스터의 저항정신은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는다. 그러나 힙스터는 학창시절 모두 같은 머리모양과 같은 옷을 입었던 획일적이고 강압적인 주류사회의 시스템을 벗어나고자 한다. 그들은 모범생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자신을 표현하고자 한다. 문신을 하고 담배를 문 모습의 힙스터가 자주 보이는 이유이기도 하다. 또한 힙스터는 가부장적 사회를 비판하고 위계질서를 거부한다(Kim, 2018). 그렇기 때문에 힙스터의 대부분은 진보적 정치성향을 가지고 있다. 힙스터는 대기업이 만들어내는 상품이나 대량생산의 기성품을 기피한다. 이들은 불완전한 진짜 세상을 추구하며 주류에서 벗어난 대안 문화를 향유한다. 힙스터는 현실에 순응하는 것을 거부하며 자신만의 낭만을 가지고 있다(Lee, 2016). 그러나 이러한 반항은 개인적으로 이루어지며 획일화 거부를 위해 결국 더 많은 상품을 구입하게 되어 결국 자본주의 사회를 거부하는 힙스터 정신에 모순이 되기도 한다(Kim, 2018).
셋째, 힙스터는 남들보다 최신의 유행을 선취했다는 자기 우월감을 자신의 정체성의 일부로 삼는다. 홍대는 인디 음악 같은 자생적 하위문화의 중심지였다(Kim, 2015). 홍대에는 소규모 공연장에서의 인디밴드 공연과 거리 공연이 자주 있었다. 미국의 힙스터가 흑인의 재즈에 열광했던 것처럼 홍대에서도 기존의 아이돌, 힙합 뮤지션과는 색다른 인디밴드에 열광하는 젊은이들이 많았다. 특히 힙스터의 성지로 여겨졌던 ‘혁오밴드’는 대중들이 힙스터에 대해 인지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힙스터의 정의에 대한 관심과 논의는 이전에도 다뤄졌지만 2015년 MBC 무한도전에 혁오밴드가 출연하게 되면서 대중들 사이에서 두드러지게 논의되기 시작했다. ‘나만 아는 인디밴드’를 대중에게 빼앗겼다며 분노하는 힙스터들이 SNS를 통해 나타나기 시작했고, 대중들은 이들을 ‘홍대족’이라고 부르기도 하였다. 힙스터가 분노했던 이유는 비주류였던 혁오밴드가 지상파 방송을 통해 대중화되며 주류가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이렇듯 힙스터는 비주류 하위문화에 대한 감식안을 과시하며 타인과 자신을 구별 짓는다(S. H. Lee, 2015). 그들은 작은 서점에서 독립출판물을 사고 프렌차이즈가 아닌 맛집을 찾아 돌아다닌다. 셀프 인테리어를 하고 간판이 없는 상점을 찾는다(Lim, 2015). 또한 LP로 음악을 듣고 필름카메라로 사진을 찍는 등 아날로그적 취향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힙스터는 잘 알려지지 않은 것을 추구하며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에 전문가가 되기를 원한다. 패션 스타일에서도 주류 패션을 크게 벗어나지는 않지만 주류 패션을 완전히 따르지는 않으려는 특징을 보인다. 그들은 조금 더 새롭게 기존과는 다른 방식으로 의복을 착용하고자 하며 자신만의 패션 스타일 추구를 위해 커스터마이징(customizing)의류를 구입하거나 기존의 옷을 리폼(reform)하여 입기도 한다.
넷째, 힙스터는 남과 상관없이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집중한다. 그들은 독립적인 생각과 소신을 가지고 있다. 힙스터 문화에 나타나는 다양성은 반문화성과 관련이 높은데, 획일화된 것을 거부하며 개성이 없는 사회에 대한 저항으로써 다양성을 추구하는 것이다. 다양성은 지적우월감과는 반대되는 개념이다. 지적우월감이 취향에 대한 감식안을 가진 것에 대한 우월감을 느끼는 것이라면 다양성은 타인과의 비교가 아닌 자기 자신만의 취향을 고수하는 것이다. Moon(2017)은 힙스터가 여러 모순점을 가지고 있고 결국 자본주의 사회가 만들어낸 상품을 소비할 뿐이라는 비난을 받기도 하지만, 그들이 주류 문화를 거부하고 비주류 문화를 추구하는 것이 모두의 생활을 풍부하게 만들어 결론적으로는 다양화된 사회가 도래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한국힙스터는 문화를 소비하는 것뿐만 아니라 문화를 생산하기도 하는데, 신사동 가로수길이나 다른 힙스터 출몰 지역은 힙스터가 차린 상점들이 생겨나 기존의 것과 다른 새로운 문화를 창출하고 있다.
다섯째, 한국에서의 힙스터는 주로 비난의 대상이 되기도 하는데, 그 이유는 이들은 주류를 싫어하고 남과의 다름을 지향하지만 실제로 눈에 띄는 공통점을 가지는 모순성이 있기 때문이다. 유행을 싫어하는 힙스터가 유행을 만들어 결국 유행을 쫓는 입장이 되는 이른바 ‘힙스터의 역설(Hipster paradox)’ 현상으로 힙스터들은 주류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는 한계점을 가지고 있다(Choi, 2015). 또한 자본주의 소비사회에 대항하지만 결국 자신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소비를 선택한다는 역설적인 모습도 가지고 있다. 세간에 떠돌던 ‘힙스터 체크리스트’ 또한 이러한 힙스터의 모순성을 단적으로 보여 주는 것이었다. 힙스터 체크리스트는 ‘어떤 옷을 입고 어떤 곳을 가며 어떤 취향을 가진 것이 힙스터이다.’라고 정의한다(Moon, 2017). 그러나 체크리스트에 해당하는 것으로 힙스터를 정의하는 것은 획일화를 거부하는 힙스터 문화의 성격에 정반대되는 것이다. 그래서 힙스터는 개성의 몰개성을 이끌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더불어 몰개성은 세계를 단조롭게 만들며 결국 타인을 혐오하게 만드는 위험성을 가지고 있다(Kwon, 2016). 결국 힙스터는 유행에 빠른 사람일 뿐이며 젠트리피케이션을 이끄는 ‘문화적 화전민’으로만 여겨지게 되는 것이다.
Ⅲ. 국내 힙스터 패션에 나타난 표현특성
앞 장에서 분석된 한국 힙스터 문화의 5가지 개념특성을 바탕으로 수집된 스트리트 패션이미지를 분류해 본 결과, 아래 <Table 3>과 같이 지역성을 제외한 4가지 개념 특성이 복합적으로 4가지 패션 표현특성 -착장방식의 해체, 이질적 요소의 착용, 경계 허물기, 의미의 가치전복-으로 나타났다.
1. 착장방식의 해체
힙스터 패션은 기존의 착장 방식을 따르지 않고 옷을 입는 순서와 방식을 모두 해체하여, 자신의 개성을 살리는 새로운 착장 방식을 시도한다. 기존에 착장 방식이 셔츠, 재킷, 코트 순이었다면 힙스터 패션은 <Fig. 1>에서 보이는 것과 같이 길이가 긴 코트 위에 길이가 짧은 재킷을 레이어드하여 착용한다. 또 <Fig. 2>와 같이 바지를 오프숄더 상의로 착용하여 상의와 하의의 구분을 따르지 않는 등 기존에 옷을 입는 방식에서 벗어난 모습을 보인다. 또한 <Fig. 3>는 양쪽 팔을 소매에 끼우는 기존의 재킷 착용 방식에서 벗어나 한쪽 팔은 재킷의 여밈을 통해 나오도록 착용하였고, <Fig. 4>에서는 긴 바지 위에 짧은 바지를 레이어드하여 착용하였는데, 내의 이외에 한 벌의 바지를 겹쳐 입는 방식을 통해 기존의 바지 착장 방식에서 벗어난 모습을 보여준다.
이렇게 힙스터 패션에서 두드러지는 착장방식의 해체는 힙스터 문화의 반문화적 성격을 잘 보여준다. 힙스터는 기존의 주류 문화를 따르는 것을 기피하며 늘 새로운 것을 추구하기 때문에 패션에서도 기존의 착장 순서나 방식을 철저히 무너뜨린다. 또한 남들과 다르게 의복을 착용하는 것에 있어 강한 자신감을 가지고 있으며 자신의 취향을 패션을 통해 확고하게 나타낸다. 따라서 힙스터 패션은 기존의 착장방식을 해체하고 새로운 시도를 통해 더욱 다양한 착장방식이 공존할 수 있게 한다.
2. 이질적 요소의 차용
힙스터 패션에서는 여러 이질적 요소를 섞어 차용하는 모습을 보인다. 형식을 차린 의복과 캐주얼한 의복을 함께 착용하거나 하이앤드 패션과 빈티지 패션이 한 착장에 드러나는 등 여러 스타일이 혼재되어 나타난다. <Fig. 5>에서와 같이 형식을 갖춘(formal) 의복과 트레이닝복과 같이 형식을 갖추지 않은(informal) 의복을 함께 착용하는 방식을 보여준다.
또 힙스터 패션에서는 과거의 스타일과 현대의 스타일이 혼재하여 나타난다. 이는 힙스터의 성지라고 불리던 인디밴드인 ‘혁오밴드’의 패션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혁오밴드의 주된 스타일은 복고풍 스타일로 오버사이즈의 자켓과 하이웨이스트 와이드 팬츠를 입은 모습이며, 악세사리나 헤어스타일에서도 복고풍을 선호한다. 힙스터 패션은 혁오밴드와 같은 인디밴드에 영향을 받아 복고풍의 패션 스타일을 모방하면서도 빈티지 스타일처럼 보이는 것은 기피하여 최종적으로는 하이앤드 패션을 추구한다. <Fig. 6>의 경우 전체적인 의복은 7,80년대 파워수트 혹은 빅룩을 표방했지만 90년대에 유행했던 헤어스타일을 하였고 신발과 벨트는 현재 유행하는 스타일로 믹스매치하였다.
또한 힙스터 패션에서는 계절에 벗어나는 아이템을 착용하거나 이질적인 소재들을 혼용하는 모습을 보인다. 겨울에는 외투를 따로 착용하지 않거나 <Fig. 7>에서처럼 여름에 목도리를 아이템으로 사용한 모습을 볼 수 있다. <Fig. 8>에서는 이질적인 소재나 패턴이 한 착장에 나타나는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힙스터 패션에서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개 이상의 요소가 혼재되는 모습은 통일성과 획일성을 강조하는 사회에 대한 반발의 표현으로도 볼 수 있다. 힙스터는 자신만의 취향을 갖는 것에 큰 자부심을 느끼며 취향을 갖지 못하고 주류를 따라가는 대중이 되는 것을 경계한다. 이러한 힙스터 패션은 주관과 일관성이 없어 보일 수 있으나 더욱 다양한 취향이 공존할 수 있는 발판이 된다고 할 수 있다.
3. 경계 허물기
힙스터 패션은 획일화된 것들을 거부하고 요소가의 경계를 허물어 취향의 다양화를 이끈다. <Fig. 9>와 같이 성별에 대한 경계를 허물어 남성적 요소와 여성적 요소가 뒤섞인 앤드로지너스룩이 나타나고 있으며, <Fig. 10>에서는 여성적인 색상으로 여겨지는 핑크색 의복을 착용하고 색조화장을 한 남성도 찾아볼 수 있다. 또 특수 용도로 만들어진 의복 또한 일상복으로 활용하는데, <Fig. 11>의 의사가운을 외투로 입거나 <Fig. 12>의 수도승이 입을 법한 도복을 일상에서 착용하는 것이다 . 패션에 있어서 성별에 대한 편견을 버리고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으며 일상복이 아닌 의복을 일상복화 하여 새로움을 추구한다.
4. 의미의 가치 전복
힙스터 패션에서는 기존에 존재하던 의미의 가치를 전복시킨다. 기존에 패션 액세서리가 아닌 사물들을 액세서리화 한다. <Fig. 13>과 같이 옷핀이나 불독 클립 등의 사무용품을 액세서리로 사용하거나, <Fig. 14>처럼 휴대폰 충전 케이블을 허리에 둘러 벨트로 활용하기도 한다. 이처럼 힙스터에게는 주변에 있는 모든 것은 액세서리가 될 수 있다. 그들은 음료컵, 담배, 심지어는 반려견 또한 액세서리로 활용한다. 이러한 시도는 기존에 액세서리가 아니었던 것들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공하며 다양한 가능성을 보여준다.
또 힙스터 패션에서는 반항적인 이미지의 신체변형을 찾아볼 수 있는데, 이는 기성세대가 반항적이라고 느끼는 아주 짧은 헤어스타일과 문신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간 것으로 볼 수 있다. <Fig. 15>와 같이 짧은 헤어스타일을 넘어 머리를 깨끗하게 면도한 스킨헤드나, 팔 전체를 검은색으로 문신하는 블랙암 등의 파격적인 신체변형을 시도한다<Fig. 16>.
이러한 의미의 가치 전복은 기성세대에 대한 저항적 성격을 가지고 있으며 기성문화에 대한 반발로 볼 수 있다. 역으로 힙스터에게 이러한 저항적 요소는 다수가 향유할 수 없는 협소하고 우월한 취향이기도 하다. 문신이 가지고 있는 저항적 요소가 취향이나 유행의 일부로 전락하여 의미가 쇠퇴하였다고 볼 수도 있으나, 문신이 가지고 있던 부정적인 이미지를 벗어나 다양한 의미를 갖게 하였다고 볼 수 있다.
Ⅳ. 결론
본 연구는 한국 힙스터 문화의 개념과 힙스터 패션의 표현특성을 연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였다. 힙스터 문화의 개념을 파악하기 위하여 선행연구를 통한 이론적 고찰과 힙스터에 대해 언급한 기사, 패션매거진 칼럼, 논평 등의 포털사이트 기사에 나타난 키워드를 분석하였으며, 이를 토대로 수집된 스트리트 패션 이미지를 분석하여 힙스터 패션의 표현특성을 분석하였다. 연구결과는 다음과 같다.
힙스터 문화는 1940년대 말 미국의 백인들 사이에서 발생한 아방가르드적 가치의 반문화이며 주류 백인 문화와 구분되는 스타일을 의미했다. 당시 힙스터는 자본주의에 의해 소멸된 개체성을 회복하기 위해 전통적 사회에 저항하는 철학적 성격을 가진 집단이었으며, 이들은 주류 백인 문화와 구별되는 흑인의 문화에 열광하였으며 특히 재즈 음악의 광적인 팬이었다. 이 저항적인 성격의 힙스터는 1990년대 말 재출현하였으며 대안적 예술에 관심을 가지는 중산층 청년세대를 의미하였다. 새로이 등장한 힙스터는 당시 예술가가 밀집하여 개성이 강했던 맨해튼을 중심으로 주변 지역으로 전파되었으며, 전통적인 자본주의 사회에 대항하는 진보적 성격을 가지고 있다. 힙스터 문화는 주류 문화를 지양하는 독립적 대안문화이나 자신이 향유하고 있는 문화의 진위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면서도 이미 주류인 하위문화를 표방한다는 점에서 모순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 미국 힙스터의 개념특성은 지역성, 반문화성, 전문성, 다양성, 모순성으로 분석되었다.
한국의 힙스터 문화를 파악하기 위해 인터넷 기사 키워드 분석을 한 결과 미국에서 출현한 힙스터와 개념적으로 유사하게 다섯 가지로 분류할 수 있었으면서도 어느 정도 차이점을 가지고 있었다. 한국의 힙스터는 2000년대 이후 홍대를 중심으로 나타났으며 주로 비주류 문화를 추구하는 개성 강한 2,30대의 젊은 연령층이 향유하는 것으로 묘사되고 있다. 한국의 힙스터 문화에서는 뚜렷한 저항정신이 나타나지는 않지만 획일적이고 강압적인 가부장적 위계질서로부터 벗어나고자 하는 반항적 성격을 가지고 있다. 특히 한국의 힙스터는 남들보다 최신의 유행을 선취했다는 자기 우월감을 표출하는 전문적 성향이 강하게 나타났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타인과의 비교가 아닌 자기 자신만의 취향을 고수하여 다양화된 삶을 추구하는 성격도 나타난다. 한국의 힙스터는 비주류의 문화를 향유한다는 데에서 우월감을 느끼고자 하지만, 비주류 문화를 빠르게 주류 문화로 만드는 현상이 모순적으로 나타난다. 따라서, 미국의 힙스터 문화는 반문화성과 다양성이 강하게 드러나는 반면 한국의 힙스터 문화는 지적 우월감과 모순성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앞서 분석한 한국 힙스터의 개념특성을 바탕으로 국내 힙스터 패션에 나타난 표현특성을 분석한 결과, 국내 힙스터 패션은 착장방식의 해체, 이질적 요소의 차용, 경계 허물기, 의미의 가치 전복의 네 가지 표현특성을 보였다. 첫째, 힙스터 패션에서는 기존의 전통적인 착장 방식을 거부하고 새로운 방식을 추구한다. 상의와 하의, 겉옷과 속옷의 경계가 무너지고 옷을 입는 순서나 방법 등이 모두 무시된다. 둘째, 힙스터 패션에는 이질적인 요소가 혼재된 모습을 보인다. 격식을 갖춰 입는 정장과 트레이닝 복을 함께 착용하고 계절과 맞지 않는 패션 아이템을 착용하는 등 상반되는 요소를 차용한다. 셋째, 힙스터 패션에서는 경계가 무너진다. 남성성과 여성성을 나타내는 의복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의사가운과 같이 특수 목적을 가진 의복이 일상복처럼 착용되기도 한다. 넷째, 힙스터 패션은 기존에 존재하던 의미의 가치를 전복시킨다. 힙스터는 용도와 상관없는 물건을 액세서리로 착용하며 스킨헤드, 블랙암 등 파격적인 신체변형을 시도하기도 한다. 본 연구를 통해 힙스터는 패션을 매개로 주류 문화에 반발하며 자신만의 취향을 가지고 여러 시도를 통해 다양한 문화를 창출한다는 결론에 도달할 수 있었다.
본 연구의 분석결과를 토대로 미국 혹은 타 지역의 힙스터 문화와 패션의 표현특성에 대한 비교연구를 통해 패션을 통한 문화 간 차별성에 대한 연구 확대를 제안하는 바입니다. 힙스터 문화에 대한 본 연구를 통해 20대에서 30대의 특정 문화를 향유하는 집단을 대상으로 하는 패션 업계에 주요 정보를 제공하고, 빠르게 변화하는 한국의 문화 트렌드에 있어 개인화 된 집단의 주요 방향을 연구함으로써 소비자의 니즈를 분석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Acknowledgments
이 논문은 인하대학교의 지원에 의하여 연구되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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