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주의 모더니즘을 적용한 현대 패션디자인 연구 I : 바우하우스의 기초교육과정, 직물공방, 건축공방을 중심으로
Abstract
The purpose of this study is to identify the characteristics of cosmopolitan modernism found in contemporary fashion design by analyzing how modernist and Bauhaus principles have been applied to fashion. The research methods used for this study are a literary review and content analysis. The results suggest that cosmopolitan modernism is a narrow interpretation of modernism along with ideational modernism, abstract modernism, functional modernism, pre-conscious modernism, symbolic modernism and idealistic modernism. It is a complex design style that captures reason and emotion in harmony by symbolizing the individual’s ideas through an inquiry of forms, colors, and material attributes. The basic design style of cosmopolitan modernism is based on Bauhaus’s preliminary course, a weaving workshop, and an architecture workshop. It has the following aesthetic characteristics: conceptual universality, perpetual simplicity, functional artistry, visual relativity, and integrative autonomy. After the middle of the 20th century fashion design has the following attributes of cosmopolitan modernism: ‘geometrical module’, ‘subversion and reconstruction of modernistic color’, and ‘conceptual material’—by applying the study of the forms, colors, and materials of basic design style. The design characteristics of cosmopolitan modernism identified through analyzing the work of representative designers—Paco Rabanne, Sonia Rykiel, Issey Miyake, Missoni, Emilio Pucci, and Pierre Cardin—are the following: (1) planar playfulness created by the planar composition of different color and material modules, (2) relative dynamics established through overlay and penetration of planar and three-dimensional modules, (3) convergent artistry realized by the harmony of planar and three-dimensional materials, (4) three-dimensional visual depth built by the repetition of shapes and color contrasts, and (5) conceptual functionality realized by the functional application of geometric modules. In conclusion, cosmopolitan modernism offers a framework for a design practice that reflects the nature and emotions of the individual.
Keywords:
Bauhaus, cosmopolitan modernism, modernism, modern fashion deign키워드:
바우하우스, 세계주의 모더니즘, 모더니즘, 현대 패션디자인Ⅰ. 서론
1. 연구의 배경
1846년 독일의 사상가인 프리드리히 피셔(Friedrich Theodor Vischer, 1807-1887)를 필두로 제임스 휘슬러(James Whistler, 1834-1903), 폴 세잔(Paul Cezanne, 1839-1906), 조르주 브라크(Georges Braque, 1882-1963) 그리고 파블로 피카소(Pablo Picasso, 1881-1973) 등의 작가들은 예술의 고전적 미메시스 이론을 비판하기 시작한다. 이들은 눈에 보이는 사실에 의존하던 이전의 사실주의 이론을 부정하고 인간의 정신으로 해석된 오브제의 모듈화를 만들어내며 개념적 사실주의를 정립한다(Tatarkiewicz, 1980). 모더니즘 작가들이 구현한 실체의 모듈화는 당대에 사회ㆍ문화적으로 만연하였던 기계주의 그리고 기능주의와 만나 대중성과 실용성이 중시되는 기능 중심 디자인으로 변화한다. 하지만 공업 기술과 산업의 발달을 계기로 수공품의 대용물을 생산할 수 있게 되자 공예의 가치가 추락하게 된다. 이러한 환경을 직시한 윌리엄 모리스(William Morris, 1834-1896)는 공예 영역의 위상을 높이기 위한 공예 부흥 운동을 주창하지만 사회 전반의 호응을 끌어내는데 한계가 있었다(Lee & Park, 2011). 그러나 공예 부흥 운동과 대량생산 시스템은 동시대에 공존하며 새로운 예술 양식의 출현에 일조하고, 이로 인해 작가의 예술성을 존중하면서 기능성, 실용성, 대중성이라는 시대적 욕구를 포용하는 분위기가 팽배해진다. 독일의 바우하우스는 개인의 창조성과 산업성의 통합을 추구하며 기능주의 시대가 요구하는 새로운 예술가 양성을 위해 노력한다. 특히 요하네스 이텐(Johannes Itten, 1888-1967), 바실리 칸딘스키(Wassily Kandinsky, 1866-1944)에 의해 주도된 기초교육과정은 기하학적 모듈과 컬러의 조화를 통해 개인의 예술성을 부각시키는 동시에 기계생산을 위한 기초디자인을 만들어낸다. 곧, 이성과 아름다움의 조화로 산업디자인의 표준 모델을 제시한 바우하우스의 교육시스템은 관념성, 추상성, 기능성이 융합된 복합적 디자인 양식인 세계주의 모더니즘 개념 형성의 근간이다. 현대 패션디자이너들 또한 변화된 사회 분위기를 수용하여 기능성과 예술성이 혼재된 디자인을 선보이기 시작한다. 대표적으로 소니아 들로네(Sonia Delauney, 1885-1979), 소니아 리키엘(Sonia Rykiel, b. 1930), 파코 라반(Paco Rabanne, b. 1934), 이세이 미야케(Issey Miyake, b. 1938) 등 20세기 중반 이후 디자이너들의 작품에서 세계주의 모더니즘의 특징이 나타난다. 선행 연구 분석 결과 모더니즘 디자인에 대한 연구는 Yeum(2009)이 모더니즘과 포스트모더니즘 예술의 조형적 특성을 분석하였고, Kang(2018)이 모더니즘과 포스트모더니즘 예술에 나타난 비움의 공간적 속성(Empty Image)의 사례 분석과 상징적 특징을 추출하였다. 패션에서는 Ham & Kim(2006)이 20세기 초 모더니즘 패션에 나타난 신고전주의 양식의 특성을 분석하며 형태의 단순성과 명료성을 탐구하였고, Song(2011)이 플로랄 패턴에 나타난 모더니즘 양식의 조형적 특징과 미적 특성을 분석하였다. 이에 본고는 선행연구들과 달리 예술성과 기능성이 융합된 국제적 디자인 양식인 세계주의 모더니즘을 적용한 현대 패션디자인을 분석하고자 한다.
2. 연구 목적 및 방법
본 연구의 목적은 세계주의 모더니즘을 적용한 현대 패션디자인을 분석하는데 있다. 연구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연구 문제는 다음과 같다. 첫째는 세계주의 모더니즘의 근간인 모더니즘과 바우하우스의 핵심은 무엇인가이다. 둘째는 세계주의 모더니즘의 개념은 어떻게 정의되는가이다. 셋째는 세계주의 모더니즘의 기초디자인 양식은 무엇이며, 그 속성과 미적 특성은 어떻게 추출되는가이다. 넷째는 현대 패션디자인과 세계주의 모더니즘은 어떠한 상관관계를 구축하는가이다. 마지막으로 현대 패션디자인에 적용된 세계주의 모더니즘의 특징은 무엇인가이다. 본 연구의 연구 방법은 문헌 연구와 내용 분석이다. 본고는 앞서 제시한 연구 문제 해결을 위해 모더니즘의 본질적 속성과 바우하우스의 교육시스템을 분석하여 세계주의 모더니즘의 원류를 밝히고 개념을 정립할 것이다. 또한 바우하우스의 교육시스템 중 형태, 컬러, 재료의 이론을 탐구한 기초교육과정, 평면 공간의 실용성을 제시한 직물공방 그리고 입체 공간의 규격화를 중시한 건축공방을 세계주의 모더니즘의 기초디자인 양식으로 규정하여 세계주의 모더니즘의 속성을 추출할 것이다. 이를 근거로 현대 패션디자인에 적용된 세계주의 모더니즘의 특징을 분석할 것이다. 본고는 2016년 10월 19일부터 2017년 2월 25일까지 파리 장식미술관(Musée des Arts Décoratifs Paris)에서 개최된 「L’esprit du Bauhaus」전에서 연구자가 추출한 기초 자료와 바우하우스 관련 서적을 근거로 기초교육과정, 직물공방 그리고 건축공방의 작품 224점을 심층 분석하여 세계주의 모더니즘의 미적 특성을 고찰할 것이다. 본 연구는 세계주의 모더니즘의 특징을 지닌 124개의 패션컬렉션에서 추출된 321점의 작품을 연구 분석대상으로 삼는다.
Ⅱ. 세계주의 모더니즘의 개념
1. 세계주의 모더니즘의 근간: 모더니즘과 바우하우스
모더니즘은 산업사회가 요구한 새로운 조형디자인의 양식을 제안한다. 18세기 산업혁명 이후 지속된 기계, 기술의 발달과 알버트 아인슈타인(Albert Einstein, 1879-1955)이 1905년에 발표한 특수 상대성이론은 과학 논리의 진보를 촉구한다. 반면, 프리드리히 니체(Friedrich Wilhelm Nietzsche, 1844-1900)와 지그문트 프로이트(Sigmund Freud, 1856-1939) 등의 사상가들은 인간성의 탐구와 관념의 확장을 관철시킨다. 과학적 이성과 감성이라는 광의(廣義)의 모더니즘의 상반된 속성에 영향을 받은 예술가들은 기능적 실용성과 미적 절대성의 균형을 실험한다. 실례로 입체주의의 대표 작가인 파블로 피카소는 1907년 작품 『Les Demoiselles d’Avignon』에서 작가의 관념으로 재해석된 여체의 분절을 표현하며 개념적 사실주의를 실현시킨다<Fig. 1>. 이후 추상 표현이 점점 더 기호화되면서 작가들은 단순한 기하학의 형태, 제한된 컬러의 관계와 오브제의 실체를 탐구하기 시작한다. 피에트 몬드리안(Piet Mondrian, 1872-1944)은 1920년 작품 『Composition A』인 <Fig. 2>에서 기하학과 제한된 컬러의 구성을 통해 개인의 관념을 가시화한 신조형주의 양식을 정립한다. 또한 게리트 리트벨트(Gerrit Rietveld, 1888-1964)의 1923년 작품 『Red-Blue Chair Reconstruction』은 컬러 모듈을 사용한 구조적 형태 구축이 특징으로 모더니즘의 기능적 디자인을 대표하는 작품이다<Fig. 3>. 콘스탄틴 멜르니코프(Konstantin Mel’nikov, 1890-1974)의 1924년에 제작된 <Fig. 4> 『Laningradskaia Pravda』는 도형 모듈을 나선형으로 중첩시킨 역동적인 공간 구성을 통해 기능적 형태의 예술성을 만들어낸다.
광의의 모더니즘은 관념성, 추상성, 기능성의 속성을 내포한다<Table 1>. 관념성은 개인의 관념과 본성을 기반으로 한 실체 탐구를, 추상성은 눈에 보이는 대상의 재현이 아닌 오브제의 해체 혹은 형상화를 통해 구축된 가시성과 비가시성을 내재한다. 반면, 기능성은 대량생산 시스템에 적합한 공학적 산업디자인의 개발을 의미한다. 광의의 모더니즘의 세 가지 속성들은 서로 유기적인 관계 속에서 관념적 모더니즘, 추상적 모더니즘, 기능적 모더니즘, 전의식적 모더니즘, 기호적 모더니즘, 이상적 모더니즘, 세계주의 모더니즘이라는 협의(狹義)의 모더니즘을 포괄한다. 관념적 모더니즘은 개인의 관념을 투영한 개념적 표현으로 기존의 사실주의 개념을 재해석한다. 추상적 모더니즘은 오브제의 본질 탐구를 통해 가시적, 비가시적 형태로 표현된 주관적 조형을 의미하며 광의의 모더니즘 속성 중 추상성이 확장된 것이다. 기능적 모더니즘은 인간사회 생활에 이로운 실용적 디자인 양식 구축을 목표로 예술의 공학적 실험을 시도한 반면, 전의식적 모더니즘은 작가의 시각으로 대상화된 오브제를 탐구하며 개인의 자아를 담아낸 추상 양식을 형성한다. 추상성과 기능성의 상호 관계로 구축된 기호적 모더니즘은 대량생산과 기능적 형태를 위한 관념의 기호화를 실현시킨다. 이상적 모더니즘은 근대 공업의 기술과 예술성의 조화가 만들어낸 이상적 디자인 형식으로 관념성과 기능성이 공존한다. 마지막으로 세계주의 모더니즘은 관념성, 추상성, 기능성의 속성이 융합된 개념으로 형태, 컬러, 재료의 속성 탐구를 통해 개인의 관념을 기호화하여 이성과 감성의 조화를 담아낸 복합적 디자인 양식이다.
현대적 디자인 교육과 조형 양식을 완성한 바우하우스의 근간은 관념성, 추상성, 기능성이다. 제1차 세계대전 참전으로 기계화된 무기가 지닌 파괴성을 경험하면서 기계주의에 대해 부정적 인식을 갖게 된 발터 그로피우스는 인간 본성 탐구를 실현한 프리드리히 니체의 실존주의 사상에 빠져든다(Whitfort, 1984). 『Wille zur Macht』 이론으로 대표되는 니체의 실존주의 사상은 산업화 시대에 수반된 예술성 결핍을 비판하고 예술의 자유와 창조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며, 이를 근거로 그로피우스는 ‘작가의 관념이 투영된 기능적 제품디자인의 창조’라는 바우하우스 교육 목표의 기틀을 마련한다(Kang, 2014). 그로피우스에게 있어서 디자인은 응용 미술이므로 예술성뿐만 아니라 인간의 조형 환경에 구현해내는 것이 중요했다(Lim, 2008). 곧 바우하우스가 지향하는 궁극적 목표인 종합 예술은 전통 수공예품을 대량생산이 가능한 산업화 시스템으로 변환하는 것이며, 이는 개인의 관념성, 형태의 추상성, 산업의 기능성이라는 속성 모두를 내포한다.
초기 바우하우스는 요하네스 이텐의 주도 하에 작가의 감정과 직관에 의해 표출되는 선, 형태, 색채를 분석한 표현주의 성향이 두드러지는데, <Fig. 7> 바이마르 바우하우스 강령 첫 페이지의 판화작품이 대표적 사례이다. 하지만 관념성이 강했던 초기 양식은 실용성의 부재라는 논리적 오류에 직면한다. 바우하우스의 초기 교육방향성을 비판한 대표 주자는 당시 바이마르에 정착한 건축가 테오 반 두스부르흐(Theo van Doesburg, 1883-1931)이다. 두스부르흐는 바이마르에서 「De Stijl」지를 발행하여 바우하우스 교육방향 전환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글을 기재하는데 이를 계기로 1921년부터 1923년까지 바우하우스에서 데 스틸 강좌를 개설하여 강의한다(Whitford, 1984). 그로피우스는 데스틸의 관념을 반영하여 바우하우스의 건립 목표인 ‘종합 예술의 본질 실천’을 실현시킨다.
종합 예술의 실천을 위한 예술과 기능이 통합된 교육 환경은 1923년 바이마르에서 데사우로 학교를 이전하고 공식 기장을 교체하면서 마련된다. <Fig. 6>인 초기 바우하우스의 기장은 1919년에 입학한 학생 칼 피터 롤(Karl Peter Röhl, 1890-1975)이 디자인한 공예의 가치를 부각시킨 표현주의 작품이다. 하지만 초기 바우하우스의 교육방향에 부정적 시각을 지니고 있었던 오스카 슐레머(Oskar Schlemmer, 1888-1943)는 <Fig. 9>와 같이 1921년 대량생산에 적합한 합리적 기능주의가 담긴 새로운 디자인 심볼을 제안하였고, 1923년부터 이것이 학교의 공식 기장으로 채택된다(Whitford, 1984). 더불어 그로피우스는 표현주의적 성향에서 벗어나 예술과 기술의 통합을 위한 교육의 방향성을 재정립하기 위해 라즐로 모홀리 나기(Laszlo Moholy Nagy, 1895-1946)를 기초교육과정의 마스터로 받아들인다(Wingler, 2001). 모홀리 나기는 회화와 조각의 표현 기법을 중심으로 진행되었던 이텐의 교육시스템과 차별화된 과학적 사고를 기반으로 한 신기술과 의외적 산업 재료를 도입하여 실용성과 합리성이 내재된 제품디자인의 교육시스템을 정립한다(Whitford, 1984). 합리적 교육시스템은 산학협력 모델 구축으로 구체화되어 각 공방과정에 적용되고, 이를 통해 공방들은 예술성이 기반이 된 기능주의 산업디자인 작품을 개발한다. <Fig. 8>은 스테인드글라스공방의 대표적 산업디자인 표준화 모델인 요제프 알베르스(Josef Albers, 1888-1976)의 작품 『Ohne Titel』으로 작가가 느끼는 서로 다른 음계의 감성을 규정된 기하학적 모듈에 투영시킨 것이다(Lim, 2008). 반면, 건축공방의 마스터 마르셀 브로이어(Marcel Breuer, 1902-1981)의 1927년 작품 『Folding easy chair』는 자전거의 휘어진 파이프 핸들을 영감으로 기하학 모듈의 강철관 재료를 기능적 구조로 재구축한 접이식 의자이다<Fig. 10>. 이 의자는 제품 자체의 기능성뿐만 아니라 공간의 활용성 역시 고려한 바우하우스의 대표적인 산업디자인 제품이다. <Fig. 11>은 같은 해 슐레머의 기획 아래 제작된 연극공방의 작품 『Form Dance』의 무대 장면으로 연기자들이 도형 모듈과 수학적 원리를 적용한 마스크와 의상을 착용함으로써 인체의 자연적 움직임과 조형의 아름다움을 융합한 종합 예술 작품의 사례이다.
2. 세계주의 모더니즘의 개념
모더니즘의 본질적 속성을 총체적으로 내포한 세계주의 모더니즘은 형태, 컬러, 재료의 관념적 탐구를 통해 기능적 예술성을 실현시킨 국제적이고 영속적인 디자인 양식이다. ‘cosmopolitan’의 사전적 의미는 두 가지로 규정된다. 첫 번째는 다른 종족 혹은 나라간의 문화적 전이 현상이고, 두 번째는 전 세계를 아우르는 국제적 성향을 의미한다(Cosmopolitan, n.d.). 선행 연구에서도 ‘cosmopolitan’의 의미가 모두 나타나는데, 첫 번째 의미인 문화 전이에 관한 연구는 영국의 미술사학자 코메나 머서(Kobena Mercer, b. 1960)의 저서 「Cosmopolitan Modernisms」에서 살펴볼 수 있다. Mercer(2005)는 아프리카와 미국 간의 문화 전이 현상을 1950년대 뉴욕 작가들의 작품을 중심으로 고찰하였다. 반면, 두 번째 의미는 영국의 정치학자 데이비드 헬드(David Held, 1951-2019)의 1995년 저서 「Democracy and the global order: from the modern state to cosmopolitan governance」와 1998년 「Re-imagining political community: studies in cosmopolitan democracy」, 그리고 2010년 「Cosmopolitanism: ideals and realities」가 있었다. Held(1995; 1998; 2010)는 저서에서 민주주의와 정치적 국제 관계를 논하면서 ‘Cosmopolitan’을 국제적 성향의 의미로 해석한다. 또한 미술 평론가 프랭크 휘트포트(Frank Whitford, b. 1941)는 저서 「Bauhaus」에서 1933년 독일 정부로부터 ‘독일 특유의 디자인을 지향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폐교된 바우하우스의 보편적 디자인 양식이 국제적 특성을 상징하는 ‘Cosmopolitan’에 함축되어 있다고 주장한다(Whitford, 1984). 본고는 선행 연구에서 휘트포트가 바우하우스를 통해 ‘Cosmopolitan’을 국제적 성향의 의미로 해석한 것에 주목한다. 또한 모더니즘과 바우하우스의 관계성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바우하우스가 관념성, 추상성, 기능성이라는 모더니즘의 속성을 중심으로 교육과정을 편제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Table 2>. 따라서 바우하우스가 추구하는 산업디자인 양식은 모더니즘의 본질적 속성들이 융합된 결과이며, 개인의 창조성을 실용적 제품디자인에 적용한 바우하우스의 교육시스템은 세계주의 모더니즘 개념의 기반이다.
세계주의 모더니즘 개념의 핵심은 바우하우스의 학습 도해에 나타난다. 발터 그로피우스가 1922년에 작성한 바우하우스의 학습 도해는 교육목표, 기초교육과정, 공방과정의 교육방법과 기초디자인 요소들로 구성된다<Fig. 5>. 도해에서 분석된 바우하우스의 교육목표는 예술과 기술의 융합과 마스터들의 독립적인 창조성을 바탕으로 기능적 디자인을 완성하는 것이다(Wingler, 2001). 바우하우스 교육의 기반이 되는 기초교육과정은 디자인의 기본 3요소인 형태, 색채, 재료의 속성과 특징을 탐구하는 이론수업과 실습수업으로 구성되며, 학생들은 디자인 요소들의 규정성과 의외성을 학습하여 개인의 감성과 잠재적 창의성 끌어내는 방법을 습득한다. 반면, 공방과정은 기초교육과정에서 습득한 디자인 요소들의 기본 속성을 바탕으로 예술성과 기능성이 융합된 제품디자인 생산을 목표로 한다. 공방과정 역시 이론과 실기수업이 병행되는데, 이론수업은 공통수업이며 실기수업은 각 공방 별 개별수업으로 진행된다. 공통수업인 이론수업은 ‘자연 오브제의 연구’, ‘오브제의 본질 연구’, ‘공간, 컬러, 구성 이론’, ‘건축의 기본 양식과 프리젠테이션 교육’, ‘재료와 기술의 창조적 활용 방법고찰’의 교과목으로 나누어지며, 실기수업은 형태, 컬러, 재료를 각 공방의 특성에 맞게 재해석한 수업이 진행된다(Wingler, 2001). 앞서 분석된 바와 같이 감성이 내재된 기능적 디자인 창출을 통해 현대 디자인의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는 것이 바우하우스 교육목표이다. 또한 바우하우스의 특징인 ‘상업성’, ‘영속성’, ‘대중성’, ‘기능성’, 그리고 ‘예술성’은 세계주의 모더니즘의 본질이다.
Ⅲ. 세계주의 모더니즘의 조형적 근거와 기초디자인 양식의 속성
1. 세계주의 모더니즘의 조형적 근거: 기초교육과정, 직물공방, 건축공방
기초교육과정은 요하네스 이텐, 라즐로 모홀리나기 그리고 요제프 알베르스의 주도 아래 구축된 현대 디자인을 위한 형태, 색채, 재료의 이론적 체계이다. 하지만 이텐과 모홀리 나기는 기초교육과 정이 나아갈 교육의 방향성에 대해 다른 시각을 보인다. 이텐은 개인의 직관과 감정을 기반으로 한 전통적 표현성을 강조한 반면, 모홀리 나기는 기계사용을 통한 실용적 디자인 학습을 주장한다. 기초교육과정을 개발한 이텐은 개인의 취향 발굴을 위해 대비되는 형태, 색채, 재료들의 조화를 이루어내는 작업을 강조한다(Whitford, 1984). 이텐 사직 이후 1923년에 졸업생인 알베르스를 영입하여 기초교육과정을 재편한 모홀리 나기는 철사, 판금, 종이, 목재 등의 재료 사용과 3차원적 공간과 균형감각의 실험을 추진한다(Wingler, 2001). 알베르스의 수업은 이텐의 수업에서 습득한 형태와 재료의 본질적 속성에 대한 이해 그리고 모홀리 나기가 주장한 3차원적 공간 활용과 재료 교육에 영향을 받은 것이다. 알베르스는 종이를 접어 입체 형태가 구축될 때 나타나는 재료의 본질적 힘을 분석하여 형태와 재료 사이의 상관관계를 탐구하는데, 이는 도형 모듈과 재료의 융합적 조형훈련으로 기초교육과정의 핵심이 된다(Wingler, 2001).
(1) 직물공방: 개념의 평면적 기능화 과정 도출
여성 마스터들이 주도한 직물공방은 기초교육과정의 형태, 컬러, 재료 이론을 중심으로 작가의 관념이 내재된 기능적 제품디자인을 만들어낸다. 학생 시절 요하네스 이텐의 가르침을 받은 직물공방의 마스터 군타 슈퇼츨(Gunta Stölzl, 1897-1983)은 형태, 색채, 재료의 평면적 구성을 통해 기계 생산을 위한 디자인 형식을 제시한다(Whitford, 1984). 초기 직물공방의 작품들은 표현주의적 교육 성향의 영향으로 개성 있고 자유로운 작품이 주류를 이룬다(Bae, 2003). 이후 1921년 바우하우스의 교육시스템이 기능주의 성향으로 재정립되면서 직물공방은 산업용 직물 제작을 추진한다. 기존의 회화적 태피스트리(Paintery Tapestry)에 익숙하였던 학생들은 기하학이라는 생산 중심의 형태와 산업용 직물 제작을 추구한 바우하우스의 교육시스템에 반대하며 과도기를 겪는다(Bae, 2003). 하지만 데사우로 바우하우스가 이전하면서 직물공방은 산학협력 시스템을 통한 실용적 직물 생산과 제품화에 성공하여 바우하우스 재정에 핵심적 역할을 담당하는 부서로 급부상한다(Whitford, 1984). 직물공방은 바우하우스가 주창하는 예술의 보편화 실현의 대표적 사례로 패션, 인테리어, 가구, 건축 등에 영향을 미치며 현대 산업디자인의 개념 구축에 일조한다.
(2) 건축공방: 개념과 기능의 융합 실현
건축공방은 개별 공방들의 특성이 총체적으로 융합된 바우하우스 교육시스템의 집합체이다. 바우하우스 건립 당시부터 학생들이 디자인 이론과 공방의 기술을 완전히 습득한 후에 비로소 건축디자인을 시작할 수 있다고 확신한 발터 그로피우스는 데사우로 학교를 이전하면서 건축공방을 중심으로 교육방향성을 재편한다(Whitford, 1984). 이후 그로피우스는 하네스 마이어(Hannes Meyer, 1889-1954), 루드비히 힐버자이머(Ludwig Hilberseimer, 1885-1967), 미스 반 데어 로에(Mies van der Rohe, 1886-1969)와 함께 건축공방의 교육시스템을 정립한다. 마이어는 1928년 「Bauhaus」잡지를 통해 건축가란 사회, 경제, 정신적인 것들을 조직화시키고 개인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기능적 건물을 디자인하여 사회 발전에 기여해야 하는데, 이것이 바우하우스 구성원들의 역할이라고 역설한다(Whitford, 1984). 공동 분배, 공동 생산을 통한 다수의 편의성을 중요시한 마이어의 관념은 후기 건축공방에 러시아 사회주의 사상을 주입시키는 계기를 마련하고 이를 통해 바우하우스의 기능적 관념이 부각된다. 또한 이전까지 전통적 공예 분야에서 탐구되어온 작가의 개념적 표현과 기능적 형태의 융합은 건축공방 개설을 통해 산업디자인으로 확장된다.
2. 세계주의 모더니즘의 기초디자인 양식 속성
기하학, 컬러, 재료의 대비와 상대성을 탐구하는 기초교육과정은 기하학 형태의 모듈화, 컬러의 대비, 색과 형의 일체화, 오브제 간의 시각적 상대성, 이질적 재료의 조화, 선의 운동이라는 속성을 내재한다<Table 3>. 특히 기하학 형태의 모듈화, 컬러의 대비, 색과 형의 일체화, 오브제 간의 시각적 상대성은 기초교육과정 마스터들이 강조한 디자인 이론의 속성이다. 이를 기반으로 마스터들과 학생들은 이질적 재료의 대비와 상대성이 만들어 낸 조화와 기하학 모듈의 연속적 배열이 구축한 운동성을 함께 실험하며 형태의 예술성을 작품에 담아낸다. 기하학 형태의 모듈화는 개인의 관념적 시각을 통한 오브제의 단순화 실현을 의미하는데, 기초교육과정의 수업은 학생들이 자연의 형태를 도형 모듈로 전환시켜 형태의 본질을 이해하도록 교육한다. 사례를 살펴보면 루돌프 루츠(Rudolf Lutz, 1895-1966)는 기초교육과정 작품인 『Cubic Sculpture』 <Fig. 12>에서 육면체를 중첩하고 관입시켜 구조적 입체 모듈에 내재한 형태의 본질을 학습한다. 또한 구스타프 하센플루크(Gustav Hassenpflug, 1907-1977)의 1928년 작품인 <Fig. 13>은 종이의 해체와 구조적 재조합으로 평면의 입체화를 실험한 것이며 평면과 입체의 형태를 복합적으로 다룬다. 컬러의 대비는 명도, 채도, 온도, 스펙트럼 등 컬러의 속성 대비를 응용하여 작가의 내면을 이끌어내는 색채 이론의 주요 속성이다. 1920년대 명암 연구 습작인 <Fig. 14>는 블랙과 화이트의 명암이 구축한 평면적 입체성이 특징이다. <Fig. 15>는 요하네스 이텐이 1921년에 규정한 컬러 서클(color circle)로 12가지 색에 내재된 7가지 채도 분석을 통해 컬러의 대비를 고찰한다. 색과 형의 일체화는 빨강, 파랑, 노랑의 컬러와 평면적 혹은 입체적 기하학 모듈의 융합을 의미한다. 컬러와 기하학의 일체화를 강조한 파울 클레(Paul Klee, 1879-1940)는 <Fig. 16>의 습작에서 정사각형에 레드, 블루, 옐로우, 화이트, 블랙 컬러를 대입하여 컬러와 형태를 일체화시킨다. 바실리 칸딘스키와 클레의 교육 아래 제작된 습작 중 하나인 <Fig. 17>은 작가의 관념을 기준으로 빨강, 파랑, 노랑의 컬러와 삼각형, 사각형, 원, 삼각뿔, 정육면체, 구의 형태를 융합한 사례이다. 오브제 간의 시각적 상대성은 제한된 공간 속에서 서로 다른 형태와 컬러의 상대성을 실험하는 속성이다. 모니카 벨라브로너(Monika Bella Broner)의 습작인 <Fig. 18> 과 칸딘스키 수업의 결과물인 <Fig. 19>는 규격화된 평면적 공간에 서로 다른 기하학적 컬러 모듈을 재조합하여 시각적 상대성을 표현한 학생의 작품이다. 이질적 재료의 조화는 종이, 철, 돌 등 상반된 촉감의 재료를 탐구하는 것으로, 1924년 코로나 크라우스(Corona Krause)의 습작인 <Fig. 20>이 대표 사례이다. 크라우스는 이 습작에서 목재, 금속, 플라스틱의 재료 모듈을 수학 원리로 재구성하여 이질적 속성을 지닌 재료의 균형미를 담아낸다. 선의 운동은 선의 반복이 만들어낸 시각적 입체성과 역동성을 내포한다. 실례로 <Fig. 21> 은 레나 마이어 베르그너(Lena Meyer-Bergner)의 1927년 『Radiation』으로 블랙 컬러의 선 모듈을 연속 배열하고 그 위에 블루, 옐로우, 블랙의 삼각형과 원형을 중첩시켜 방사선의 구조적 역동성을 표현한 작품이다. 기초교육과정은 형태, 컬러, 재료가 일체화된 조형 모듈을 배열, 분절, 중첩시키는 훈련을 시도한다. 수업을 통해 도출된 습작들은 각 디자인 요소의 본질적 속성이 대비되며 예상하지 못한 시각적 조화를 만들어내는데, 이는 실용적이고 보편적인 형태에 개인의 감성과 미적 감각을 투영시키는 방법이다. 따라서 기초교육과정 작품에 나타난 상대적 속성 탐구는 세계주의 모더니즘 디자인에서 작가의 시각으로 과학적 이성과 주관적 감성의 균형을 찾는 이론이다.
직물공방의 작가들은 기하학의 컬러 모듈을 규칙적 혹은 불규칙적으로 배열하여 시각적 유희성을 표현하는데, 색 모듈의 평면적 배열, 선과 면의 반복, 기능의 다양화, 시각적 유희, 기술의 융합, 2D 물성과 3D 물성의 조합이 작품에 내포된 속성이다<Table 4>. 직물공방 작품에 내재된 속성들 중 색 모듈의 평면적 배열, 선과 면의 반복, 기능의 다양화, 기술의 융합은 대량생산이 가능한 기능적 형태성을 구축하는 주요 속성이다. 마스터들과 학생들은 4가지의 속성을 기반으로 2D 물성과 3D 물성의 재조합을 실현시키며 의외적 형태성과 시각적 유희성을 표현한다. 색 모듈의 평면적 배열은 규격화된 평면적 공간에 다양한 컬러의 도형모듈을 조합하는 것이다. 군타 슈퇼츨의 1926년 작품 <Fig. 22>는 직사각형의 제한된 공간에 서로 다른 크기의 컬러 모듈이 배열되어 기능성과 예술성을 갖춘 디자인으로 대표된다. 루스 홀로스(Ruth Hollos)는 1926년 작품인 『Bold Tapestry』에서 레드, 블루, 옐로우 그리고 모노크롬 컬러의 평면적 조합을 통해 개인의 관념을 담아낸다<Fig. 23>. 선과 면의 반복은 기하학 모듈의 연속성으로 규정적 혹은 비규정적 형태를 구축한다. <Fig. 24> 는 1928년에 제작된 패턴 도면으로 이질적 컬러의 정사각형을 반복 배열하여 규정적 역동성을 표현한 사례이다. 반면, 레노어 토니(Lenore Tawney, 1907-2007)의 1974년 작품 <Fig. 25> 『Monong Redness』는 레드와 베이지 컬러의 선 모듈이 불규칙적으로 배열되어 비규정적 역동성을 구축한다. 기능의 다양화는 커튼, 테이블보, 의상 등 용도의 확장을 의미하며 직물공방이 산업디자인으로 성공할 수 있었던 토대이다. 1949년 Reg/Wick Studio로 납품된 작품 <Fig. 26>은 대량생산 시스템에 적합한 형태의 규격화와 패턴의 단순화를 통해 기능의 다양화를 실현한다. <Fig. 27>은 알렌 뮐러 헬비그(Alen Wüller-Hellwig, 1901-1993)가 1930년에 개최된 라이프치히 봄 박람회(Leipzig Spring Fair)에 전시한 작품이다. 기하학을 기반으로 제작된 작품은 박람회를 통해 테이블보, 러그, 월 행잉(wall hanging), 의자 등 다양한 인테리어 소품으로 활용되어 전시된다. 시각적 유희는 형태와 컬러 간의 상대성이 구축한 유희적 예술성이다. 실례로 오티 베르거(Otti Berger, 1898-1944)는 1930년 러그 작품에서 베이지, 레드, 블루, 옐로우 컬러의 선 모듈을 불규칙적으로 직조하여 선의 운동성과 컬러의 대비가 만들어낸 시각적 유희를 표현한다<Fig. 28>. 기술의 융합은 서로 다른 전통적 공방 기법을 융합하거나 새로운 기계, 기술과의 조합을 통해 재료의 예술성을 부각시키는 속성이다. <Fig. 29>는 애니 알베르스(Anni Albers, 1899-1994)의 1950년 작품 『Black-White-Gold』로 블랙, 화이트, 골드 컬러의 실을 수공예와 기계 직조를 융합한 기법을 통해 새로운 시각적 물성을 만들어낸다. 또한 카던 린덴펠드(Kadden Lindenfeld, 1921-2010)의 작품 <Fig. 30>은 두 가지의 기계직조 기법을 사용하여 평면적 입체성을 형성한다. 2D 물성과 3D 물성의 조합은 재료가 지닌 촉각적 성질의 조화를 의미한다. 베르거의 1928년 작품 <Fig. 31>은 평면적 물성과 입체적 물성의 소재를 조합하여 이질적 재료의 물성이 구축한 시각적 조화가 돋보인다. 직물공방은 형태와 패턴의 단순화, 컬러와 재료의 실험적 조합을 중심으로 대량생산에 적합한 제품디자인을 생산한다. 직사각형의 규정된 형태에 컬러 모듈의 유희적 배열 그리고 전통적 직조 기법과 기계 직조 기법을 융합한 감각적 디자인을 제시한 직물공방의 작품들은 바우하우스 내 전통 공방들 중 가장 먼저 산학연계 시스템이 도입되어 산업화에 성공한다. 곧, 세계주의 모더니즘 디자인에서 직물공방의 작품에 내재된 속성들은 평면적 컬러와 재료 모듈의 예술성을 활용한 실용적 조형디자인을 구축하는 기반이다.
건축공방은 삼차원의 규격화된 공간에 공방 기술의 복합체를 완성한다. 건축공방의 작품은 매스의 중첩, 공간의 기능적 재구성, 삼차원 공간의 규격화, 기술의 통합, 공방 간의 융합 그리고 예술적 통일성이라는 속성을 내포한다<Table 4>. 이 중 매스의 중첩, 공간의 기능적 재구성, 삼차원 공간의 규격화, 기술의 통합은 바우하우스 건축디자인의 기본 속성이다. 마스터들은 공간의 기능적 활용에 가장 적합한 육면체로 형태를 규격화하고 규정된 공간에 각 공방의 제품들을 배치하여 통합예술을 실현한다. 또한 4가지의 기본 속성을 기반으로 구축된 공간디자인은 공방 기술의 융합과 조화를 통해 예술적 통일성을 도출한다. 매스의 중첩은 입체적 도형 모듈을 중첩하여 역동적인 공간구성 방법을 탐구한다. <Fig. 32>는 피오 팔(Pius Pahl, 1909-2003)이 1932년에 제작한 도시 건설도면인 『Drawing of a Low-building Estate』로 규정된 형태의 매스들을 연속적으로 배열하고 중첩시켜 시각적 역동성을 드러낸다. 파르카스 몰나르(Farkas Molnar, 1897-1945)의 1923년 작품 『The Red Cube』 <Fig. 33>은 레드와 모노크롬 컬러의 육면체가 중첩되어 형태와 컬러의 역동성이 나타난다. 공간의 기능적 재구성은 수학의 원리를 근거로 한 기하학 모듈의 재구성을 통해 공간의 기능성을 부각시킨다. 빌헬름 제이콥 헤스(Wilhelm Jakob Hess, 1906-1982)의 인테리어 도면인 <Fig. 34>는 육면체 형태의 확장과 재구성으로 1층부터 3층까지 공간의 연속성과 기능성을 실험한 사례이다. 게오르크 무셰(Georg Muche, 1895-1987)는 1923년 작품 『A Prototype of the Haus am Horn in Weimar』 <Fig. 35>에서 육면체 모듈을 수학의 원리를 기반으로 해체하고 재구성하여 공간의 기능적 예술성을 담아낸다. 삼차원 공간의 규격화는 기능적 공간 활용을 위한 정형화된 공간을 구축한다. 실례로 군터 콘래드(Gunter Conrad)의 1931년 건축 도면 <Fig. 36>은 직사각형 모듈로 규격화한 영속적 공간 활용이 특징이다. 히네르크 쉐퍼(Hinnerk Scheper, 1897-1957) 역시 1930년대 작품 <Fig. 37>에서 인테리어를 위한 규정된 컬러모듈의 조합을 시도하며 영속적 형태미를 형성한다. 기술의 통합은 일부 학과를 제외한 바우하우스 공방 작품들이 한 공간 속에서 조화되어 통합예술을 실현하는 속성이다. 에두아르트 루트비히(Eduard Ludwig, 1906-1960)는 작품 『View of a interior in perspective』 <Fig. 38>에서 삼차원 공간의 기하학적 분리, 색면의 재조합, 조형 장르의 융합을 통해 기술과 예술의 통합성을 제시한다. 또한 <Fig. 39>는 미스 반 데어 로에가 1931년 「Berlin Building Exhibition」에 출품한 작품으로 건축, 메탈, 직물 등의 공방 작품을 규정된 공간에 재조합한다. 기술의 통합과는 달리 공방 간의 융합은 규격화된 공간에 수용된 서로 다른 공방 기술의 융합을 의미한다. 건축공방의 작가들은 각 공방의 작품을 단순히 공간 안에서 조합할 뿐만 아니라 공간의 기능적 특성과 구도를 이해하고 이에 적합한 인테리어 제품 개발을 위해 공방의 기술을 응용한다. 대표 사례는 발터 그로피우스가 1924년 바이마르 바우하우스 집무실을 설계하기 위해 제작한 인테리어 도면이다<Fig. 40>. 그로피우스는 삼차원 공간에 육면체 매스의 중첩을 토대로 한 인테리어 제품 개발을 시도하며 관념성, 보편성, 예술성이 담긴 디자인을 제시한다. 예술적통일성은 형태, 색채, 재료의 다양성이 조화된 공간디자인을 의미한다. 건축공방 작가들은 서로 다른 크기의 매스, 대비되는 컬러, 이질적 질감의 재료들이 공간 속에서 조화를 이루도록 재구성하여 예술적 통일성을 이룬다. 하인리히 보르만(Heinrich Bormann)의 1933년 『CEPH House』 인테리어 디자인 도면 <Fig. 41>은 공간의 맞춤형 조형 법칙 아래 기하학적 형태, 컬러의 대비, 투명 혹은 불투명 재료의 조화를 만들어내며 예술적 통일성을 담아낸다. 건축공방의 마스터들은 입체 공간의 규격화를 통한 기능적 공간 구성을 강조한다. 육면체의 공간에 각 공방의 기술과 제품을 융합하여 종합 예술을 실현한 이 공방은 실용성뿐만 아니라 작가의 예술성을 자유롭게 표현하도록 유도한다. 또한 건축공방은 기존 공방과정의 기법 중심 교육에서 벗어나 오로지 공간디자인을 위한 이론과 실기수업으로 구성된다. 따라서 건축공방 작품의 속성들은 삼차원적 공간의 기능적 예술성을 탐구하는 세계주의 모더니즘 디자인의 조형 원리이다.
Ⅳ. 세계주의 모더니즘의 미적 특성 분석
1. 세계주의 모더니즘의 미적 특성 추출 과정
세계주의 모더니즘의 디자인은 광의의 모더니즘 속성인 관념성, 추상성, 기능성을 내재한다. 바우하우스의 기초교육과정, 직물공방, 건축공방 작품 분석을 통해 도출된 기초디자인 양식의 속성들은 광의의 모더니즘의 세 가지 속성이 융합되는 과정에서 구체화된 것이다<Table 5>. 관념성은 ‘컬러의 대비’, ‘이질적 재료의 조화’, ‘오브제 간의 시각적 상대성’, ‘2D 물성과 3D 물성의 조합’, ‘예술적 통일성’을, 추상성은 ‘선의 운동’, ‘색 모듈의 평면적 배열’, ‘선과 면의 반복’으로 그리고 기능성은 ‘기능의 다양화’, ‘기술의 통합’으로 확장된다. 또한 관념성과 추상성의 융합에서는 ‘시각적 유희’, ‘매스의 중첩’이, 관념성과 기능성의 융합에서는 ‘색과 형의 일체화’, ‘기술의 융합’, ‘공방 간의 융합’이, 추상성과 기능성의 융합에서는 ‘기하학 형태의 모듈화’, ‘삼차원 공간의 규격화’라는 속성이 나타난다. 더불어 관념성, 추상성, 기능성의 융합에서는 ‘공간의 기능적 재구성’이 드러난다. 앞서 분석된 기초디자인 양식 속성들의 관계 분석을 통해 개념적 보편성, 영속적 단순성, 기능적 예술성, 시각적 상대성, 통합적 자율성이라는 세계주의 모더니즘의 미적 특성이 추출된다.
2. 세계주의 모더니즘의 미적 특성 추출
개념적 보편성은 작가의 관념을 담은 기능적, 보편적 형태 구축을 의미한다. 바우하우스 작가들은 개인의 주관에 따라 오브제를 완전히 해체시켜 도형 모듈, 제한된 컬러, 실험적 산업 재료로 표현하며 개념적 보편성이라는 미적 특성을 작품에 담아낸다. 또한 이 특성은 기초교육과정의 기하학형태의 모듈화, 색과 형의 일체화, 직물공방 속성인 색 모듈의 평면적 배열, 그리고 건축공방의 삼차원 공간의 규격화라는 속성이 융합된 것이다. 기초교육과정의 기하학 형태의 모듈화와 색과 형의 일체화는 관념성과 보편성이 내재된 조형을 구축하는 속성이다. 또한 기초교육과정의 마스터들은 컬러와 형태를 개별적인 조형 요소가 아닌 일체화된 하나의 조형이라고 주장하며 원, 삼각형, 사각형의 도형 모듈에 빨강, 파랑, 노랑의 컬러를 대입하는 수업을 진행한다. 학생들은 개인의 주관을 투영한 오브제의 모듈화 과정을 교육받아 관념성을 기반으로 한 보편적 형태성을 구축하며, 기초교육과정의 수업은 이후 직물공방과 건축공방을 통해 심화된다. 직물공방의 작가들은 평면적 컬러모듈을 연속적으로 배열하여 작가의 미의식을 표현할 뿐만 아니라 대량생산을 위한 보편적 형태를 만들어낸다. 반면, 건축공방의 마스터들은 입체 공간을 기하학적 컬러 모듈로 조합하여 감각적 조형공간을 형성한다. 따라서 개념적 보편성은 개인의 관념이 내재된 기하학적 형태와 컬러간의 관계성 탐구가 핵심이다.
영속적 단순성은 제한된 컬러 모듈의 영속성을 응용하여 형태의 단순화를 실현한다. 이는 기초교육과정의 속성인 기하학 형태의 모듈화와 색과 형의 일체화, 직물공방 작품의 속성인 색 모듈의 평면적 배열, 선과 면의 반복, 기능의 다양화 그리고 건축공방 작품의 속성인 매스의 중첩, 공간의 기능적 재구성, 삼차원 공간의 규격화를 내재한다. 영속적 단순성은 개념적 보편성과 마찬가지로 기초교육과정의 속성 중 기하학 형태의 모듈화와 색과 형의 일체화를 기반으로 형성된 특성이다. 하지만 영속성 단순성은 기초교육과정의 속성이 공방과정의 제품디자인으로 구현되는 과정에서 개념적 보편성과 차이를 보인다. 직물공방의 작가들은 기하학 컬러 모듈의 영속성을 활용하여 색 모듈의 평면적 배열과 선과 면의 반복의 속성을 통해 형태의 단순화를 실현시키는데, 이와 같은 형태의 영속성은 직물공방의 작품들이 하나의 기능에만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공간디자인에 활용될 수 있도록 기능의 다양화를 부여한다. 반면, 건축공방은 작품의 속성들 중 매스의 중첩, 공간의 기능적 재구성, 삼차원 공간의 규격화를 기반으로 규정된 매스를 응용한 공간의 영속성을 구축한다. 특히 건축공방학생들이 서로 다른 크기의 육면체 모듈을 중첩하거나 분할하여 공간이 만들어낸 단순미 탐구의 과정은 매스의 구조적 응용으로 확장되며 공간의 기능적 활용이라는 현대 건축의 영속적 공간 모듈화 법칙의 근간이 된다. 곧, 영속적 단순성은 제한된 평면 혹은 입체적 컬러 모듈의 배열, 중첩을 통한 공간의 영속성을 구축한 미적 특성이다.
기능적 예술성은 수학적 원리와 규칙으로 재해석된 기능적 오브제의 예술성이며 선의 운동이라는 기초교육과정의 속성을 내재한다. 기초교육과 정의 마스터들은 평면 혹은 입체 재료의 선을 연속적으로 배열하여 시각적 운동성을 만들어내는 수업을 진행하는데, 학생들은 이 수업에서 비례, 수직, 수평과 같은 수학의 원리로 만들어진 선의 기능적 예술성을 탐구한다. 또한 이 미적 특성은 직물공방 작품의 속성인 선과 면의 반복, 시각적 유희와 건축공방 작품의 매스의 중첩, 공간의 기능적 재구성의 속성도 포함된다. 직물공방의 작가들은 선과 면의 반복이 구축한 평면적 형태의 운동성을 작품에 담아내며 시각적 유희를 표현한다. 반면, 건축공방의 작가들은 수학의 원리를 기반으로 매스의 중첩과 공간의 기능적 재구성을 시도하는데 이들은 규정된 공간 속에서 수학의 원리와 규칙에 따라 매스를 중첩하거나 분할하여 기능적 공간의 예술성을 부각시킨다. 이와 같이 기능적 예술성은 수학적 비례와 비율로 배열 및 중첩된 기하학 모듈을 통해 시각적 운동성과 유희성을 도출하며 기능적 오브제의 예술성을 형성하는 미적특성이다.
시각적 상대성은 형태와 색채 그리고 평면과 입체 재료의 융합과 공존이 만들어낸 이질적 대비를 의미한다. 이는 기초교육과정의 속성인 컬러의 대비, 이질적 재료의 조화, 색과 형의 일체화, 오브제 간의 시각적 상대성, 직물공방의 속성인 선과 면의 반복, 2D 물성과 3D 물성의 조합, 기술의 융합 그리고 건축공방의 매스의 중첩의 속성들을 내포한다. 형태, 컬러, 재료의 이질과 대비가 만들어낸 시각적 조화와 상대성을 탐구하는 것은 기초교육과정 마스터들이 강조한 디자인 이론이다. 대표적으로 요하네스 이텐은 서로 다른 물성을 가진 재료의 조화를 교육하고, 바실리 칸딘스키와 파울클레는 이질적 도형 모듈의 상대성과 컬러의 명도, 채도, 보색 등을 탐구하는 수업을 개설한다. 이 속성들은 직물공방과 건축공방의 디자인에서도 핵심적으로 다루어진다. 직물공방의 작가들은 선과 면의 반복과 2D 물성과 3D 물성의 조합을 통해 디자인 3요소에 내재된 본질적 속성의 대비를 표현한다. 반면, 건축공방의 디자이너들은 서로 다른 컬러와 재료로 구축된 기하학적 매스들의 중첩을 기반으로 시각적 상대성을 형성한다. 이처럼 시각적 상대성은 이질적 형태, 컬러, 재료가 공존할 때 나타난 대비의 성질을 평면 혹은 입체의 공간에서 시각적 조화와 역동성으로 표현하는 미적특성이다.
통합적 자율성은 규격화된 공간 속에서 실현된 기술과 예술의 재조합을 의미하며, 기하학적 공간에 형태, 컬러, 재료의 예술성을 자유롭게 표현하여 기술과 예술이 통합된 디자인을 만들어낸다. 이는 기초교육과정의 속성인 기하학 형태의 모듈화를 중심으로 직물공방의 기능의 다양화, 기술의 융합 그리고 건축공방의 기술의 통합, 삼차원 공간의 규격화, 예술적 통일성, 공방 간의 융합을 통해 구축된다. 기초교육과정의 기하학 형태의 모듈화는 대량생산과 기능적 공간 활용을 실현하는 실용적 디자인의 기본 속성으로 직물공방과 건축공방의 기능적 형태 구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직물공방의 마스터들은 대비되는 컬러와 서로 다른 기법을 융합한 새로운 물성의 조화를 탐구하고 평면적 도형 모듈을 활용하여 다양한 공간에 적용될 수 있는 보편적 디자인을 완성한다. 직물공방과 다르게 건축공방은 삼차원의 규격화된 공간에 서로 다른 공방의 기술과 작품을 조화시켜 기술과 예술이 공존하는 통합적 공간디자인을 제시한다. 작가들은 제한된 공간에 이미 만들어진 공방의 작품들을 배열하거나, 각 공방의 협조로 공간에 맞춤 설계된 제품디자인을 제작하며 서로 다른 공방의 기술과 예술성을 융합시킨다. 각기 다른 공방의 작품들은 건축공방의 작가들에 의해 예술적 통일성을 구축한다. 따라서 통합적 자율성은 규정적 공간을 활용하여 각 공방의 기술과 예술성이 평면 혹은 입체의 공간디자인으로 자유롭게 통합된 것으로 서로 다른 기술의 융합이 만들어낸 의외적 예술성이 이 미적 속성의 핵심이다.
Ⅴ. 현대 패션디자인과 세계주의 모더니즘의 관계성 고찰 및 특징 분석
1. 현대 패션디자인과 세계주의 모더니즘의 관계성
현대 패션디자인은 세계주의 모더니즘 기초디자인 양식의 형태, 컬러, 재료 연구를 응용하여 ‘도형 모듈’, ‘모더니즘 컬러의 전복과 재구성’, ‘개념적 소재’라는 세계주의 모더니즘의 속성이 나타난다. 패션디자이너들은 기초디자인 양식의 형태연구에서 다루었던 원, 삼각형, 사각형의 평면과 입체 모듈의 재조합을 기반으로 2차원과 3차원의 기능적 실루엣을 구축한다. 반면, 컬러 연구와 현대 패션디자인은 상호보완적 관계로 발전하는데 실례로 바우하우스의 색채 세미나를 운영하였던 파울 클레는 1912년 화가이자 패션디자이너로 활동한 소니아 들로네의 빛을 근간으로 한 색채 연구 논문을 참고하여 스펙트럼의 색채 연구를 진행하였다고 밝힌다(Whitford, 1984). 컬러 연구와 현대 패션디자인은 컬러의 전복과 재구성을 통해 대비가 만들어낸 시각적 유희성을 활용한다. 하지만 이와 다르게 개념적 소재는 기초교육과정과 직물공방의 재료 연구에 영향을 받는다. 기초교육과정의 재료 연구는 자연, 회화, 산업 재료의 본질적 속성을 실험하여 잠재된 창의성을 이끌어내는 것이 목적이며 직물공방은 이를 전통적 직조 기법과 기계 기술의 융합을 통해 제품디자인에 접목시킨다. 패션디자이너들 또한 PVC, 철, 플라스틱 등 근대화 이전 복식에 사용되지 않았던 산업 재료를 적용하거나 기계를 활용한 기능적 소재 개발로 작가의 관념을 담은 개념적 소재를 만들어낸다.
2. 대표 디자이너의 작품에 나타난 세계주의 모더니즘 속성 분석
세계주의 모더니즘의 속성은 20세기 중반 이후 패션디자이너들의 컬렉션에서 나타난다. 파코 라반, 소니아 리키엘, 이세이 미야케, 미소니(Missoni), 에밀리오 푸치(Emilio Pucci, 1914-1992), 피에르 가르뎅(Pierre Cardin, b. 1922)은 ‘도형 모듈’, ‘모더니즘 컬러의 전복과 재구성’, ‘개념적 소재’의 속성을 활용하여 컬렉션을 전개한 대표 디자이너들이다 <Table 6>. 파코 라반은 형태, 컬러, 소재의 실험성을 기반으로 20세기 중반 진보적 패션디자인을 선보인 디자이너이며 금속, 플라스틱 등 산업 재료를 사용한 미래적 형태성을 구축하고 원, 삼각형 사각형의 평면적 도형 모듈의 배열을 통해 기하학적 형태의 아름다움을 표현한다. 또한 라반은 원색과 모노크롬 컬러의 대비 그리고 산업 재료와 전통 복식소재의 융합으로 ‘모더니즘 컬러의 전복과 재구성’, ‘개념적 소재’의 속성을 작품에 표현한다. 반면, 소니아 리키엘은 저지, 니트 등 유동적 속성을 지닌 소재를 사용하여 여성의 관능적 인체미와 실용성을 함께 담아낸다. 울, 앙고라, 루렉스(Lurex)로 만들어진 니트 소재는 편안하면서도 관능적인 여성의 이미지와 자유, 해방, 평등을 주창하던 당대 여성들의 이상을 충족시킨 소재이다(Golbin, 2001). 소재의 유동적 속성과 여성의 인체를 탐구하여 자신이 추구하는 여성미를 구현한 리키엘은 기하학 컬러모듈의 대비가 만들어낸 시각적 유희를 표현하며 ‘개념적 소재’와 ‘모더니즘 컬러의 전복’의 세계주의 모더니즘 속성을 드러낸다. 이와는 다르게 이세이 미야케는 소재의 건축적, 기능적 탐구를 통해 기하학 형태의 예술성과 상업성을 함께 구현한 디자이너이다. 한 장의 원단으로 의복의 기본 형태를 실험한 『A piece of cloth』와 이를 확장한 『Pleats please』 라인은 소재의 속성과 산업 기술로 기하학 모듈의 예술성과 상업성을 융합한 기능적 예술성이 특징이며 세계주의 모더니즘의 속성인 ‘도형 모듈’과 ‘개념적 소재’가 드러난다. 반면, 1970년대 미소니 브랜드의 창립자 로지타 미소니(Rosita Missoni, b. 1932)와 오타비오 미소니(Ottavio Missoni, 1921-2013)는 ‘도형 모듈’과 ‘모더니즘 컬러의 전복과 재구성’을 응용한 디자인을 선보인다. 당시 디자인의 컬러 조합을 개발하는 역할을 담당한 오타비오 미소니는 대비되는 컬러 모듈의 조화가 구축한 시각적 유희를 통해 세계주의 모더니즘의 속성을 표현한다(Lee & Park, 2011). 로지타 미소니는 오타비오 미소니의 컬러 조합을 기반으로 가족이 운영하고 있던 니트 공장의 고급 소재를 활용하여 브랜드만의 차별화된 소재의 디자인을 제시한다(Casadio, 1998). 또한 에밀리오 푸치는 미소니와 마찬가지로 기하학 형태와 컬러의 대비가 만들어낸 시각적 유희와 자연을 모티브로 한 추상적 패턴을 개발한다. 초기 푸치의 디자인은 이탈리아 카프리섬의 자연을 모티프로 한 패턴이 특징으로 고채도 컬러의 직선과 곡선을 교차시킨 추상적 패턴은 시각적 역동성과 유희성이 두드러진다(Lee & Park, 2011). 하지만 1950년대 옵아트, 1960년대 사이키델릭에 영감을 받은 컬러를 패션에 응용한 푸치는 세계주의 모더니즘의 속성인 ‘도형 모듈’, ‘모더니즘 컬러의 전복’을 표현하며 시각적 유희가 극대화된 디자인을 제시한다. 마지막으로 피에르 가르뎅은 평면 혹은 입체의 기하학적 형태를 응용한 기능적이고 조형적인 디자인을 구축한다. 1960년대부터 1980년대에 가르뎅은 컷아웃(cutouts)과 PVC, 철사를 사용한 입체적 도형 모듈을 모직, 저지 소재와 접목시켜 ‘도형 모듈’과 ‘개념적 소재’가 특징인 디자인을 제시한다(Langle, 2015).
3. 현대 패션디자인에 적용된 세계주의 모더니즘의 특징 추출
첫 번째 세계주의 모더니즘의 특징은 서로 다른 컬러와 재료 모듈의 평면적 재구성이 만들어낸 평면적 유희성이다. 패션디자이너들은 바우하우스의 기초교육과정 중 형태와 컬러의 대비 실험에 영향을 받아 대비되는 기하학 컬러 모듈을 배열하거나 서로 다른 속성을 지닌 재료의 재구성으로 시각적 유희를 작품에 담아낸다. 사례를 살펴보면, 핑크, 옐로우 컬러의 마름모 모듈과 그레이 컬러의 사각형 모듈을 조합한 파코 라반의 1960년대 작품 <Fig. 42>는 서로 다른 컬러가 만들어낸 시각적 유희성을 형성한다. 플라스틱과 금속으로 구성된 이 작품은 무게감이 다른 소재의 속성을 통해 상대성이 만들어낸 시각적 유희가 부각된다. 또한 라반은 1967년 스윔수트(swimsuit) 작품 <Fig. 44>에서 오렌지, 라임, 핑크 컬러의 원형 모듈을 재구성하여 평면적 컬러 모듈의 이질성과 유희성을 담아낸다. 반면, 미소니의 1970년대 작품인 <Fig. 54>는 9가지 컬러의 기하학 모듈을 배열하여 평면적 형태의 운동성과 유희성을 표현한다. 더불어 미소니는 2007년 F/W 컬렉션 작품인 <Fig. 56>에서 베이지, 브라운, 버건디, 블랙의 컬러 모듈을 배열한 유희적 추상 패턴을 만들어낸다. 또한 <Fig. 60>은 에밀리오 푸치의 2009년 S/S 컬렉션 작품이며 옐로우, 핑크, 블루 컬러의 기하학 모듈을 사선 방향으로 중첩하여 평면적 재구성이 형성한 조형의 유희성이 특징이다.
두 번째 세계주의 모더니즘의 특징은 평면과 입체 모듈의 중첩과 관입이 구축한 상대적 역동성이다. 바우하우스 건축공방의 조형 실험에 영향을 받은 패션디자이너들은 2D와 3D의 도형 모듈의 중첩과 관입으로 상대적 시각의 역동적 구조를 완성한다. 이세이 미야케의 1991년 작품 『Dinosaur Jacket』 <Fig. 50>은 소매에 사각형의 평면 모듈을 연속적으로 중첩하여 입체적 실루엣을 만들어낸 사례이다. 또한 <Fig. 51>은 미야케의 S/S 컬렉션 작품으로 기계주름을 적용한 드레스의 아래 부분에 서로 다른 크기의 얇은 후프를 배열한 코디언 형태가 나타난다. 이와 같은 디자인을 통해 디자이너는 평면과 입체 모듈의 중첩과 상호 관입을 표현한다. 미야케의 디자인과 유사하게 스트레치가 강한 저지와 플라스틱의 후프를 사용한 피에르 가르뎅의 1990년대 작품 <Fig. 63>은 스커트에 원형의 입체 모듈을 버슬 실루엣으로 나열하여 기능적이면서도 역동적인 형태를 구축한다. 가르뎅은 1992년 작품 <Fig. 65>에서 레드 컬러의 코트 뒷면에 직사각형의 모듈을 입체적인 유선 형태로 중첩시켜 역동적 실루엣을 형성한다.
세 번째 세계주의 모더니즘의 특징인 융합적 예술성은 평면과 입체 재료의 융합이 실현한 이질적 속성의 예술성이다. 바우하우스 직물공방은 이질적 속성의 재료를 활용한 규정적 텍스타일 디자인을 제시하며 기존의 텍스타일 디자인과 차별화된 기능적 구조의 예술성을 구축한다. 패션디자이너들은 또한 기하학의 평면과 입체 재료의 실험으로 이질적 속성이 만들어내는 시각적 예술성을 작품에 담아낸다. 실례로 금속과 깃털을 사용한 파코 라반의 1966년 작품 <Fig. 43>은 견고한 속성을 지닌 평면 소재와 부드러운 입체 소재를 융합하여 대비되는 속성의 조화를 통한 형태적 예술성을 실험한다. 또한 라반은 2017년 S/S 컬렉션에서 화이트 컬러의 저지 소재를 사용한 점프 수트(jump suit) 위에 기하학 금속 모듈의 드레스를 중첩시켜 이질적 속성의 예술성을 활용한다<Fig. 45>. 더불어 소니아 리키엘의 2019년 S/S 컬렉션 작품 <Fig. 48>은 니트 소재의 옐로우, 화이트, 블루, 블랙 모듈의 평면적 배열과 화이트 컬러의 니트 모듈을 엮어 만들어낸 입체적인 마름모가 현존하는 드레스이다. 작품은 같은 소재에 다른 기법을 적용하여 평면과 입체 모듈을 공존시키며 소재의 이질성이 드러난다. 반면, 이세이 미야케는 서로 다른 컬러 모듈이 프린팅된 쉬폰 소재와 두껍고 입체적인 울 모듈을 중첩시킨 2004년 F/W 컬렉션 작품 <Fig. 52>에서 컬러와 소재의 상대성을 탐구하며 역동적인 형태를 구축한다. 또한 에밀리오 푸치의 2017년 F/W 컬렉션 작품 <Fig. 61>은 시스루 소재 위에 서로 다른 컬러의 비즈와 금속을 사선으로 배치한 텍스타일 디자인이 특징이다. 이 디자인은 이질적 소재로 구축된 사선 형태가 서로 중첩되어 실루엣의 확장성을 만든다.
네 번째 세계주의 모더니즘의 특징인 시각적 입체성은 동일한 형태의 반복적 구성과 컬러의 대비가 구축한 평면적 시각의 입체성이다. 기초교육과 정의 마스터들은 대비되는 형태, 컬러, 재료의 속성실험을 통해 작가의 창의성을 이끌어낸다. 이를 계승한 직물공방의 마스터들은 이질적 컬러 모듈의 연속적 구성으로 시각적 착시와 유희를 표현한다. 패션디자이너들은 직물공방의 표현기법을 근거로 형태의 연속성과 컬러의 대비를 활용한 평면적 입체성을 작품에 담아낸다. <Fig. 46>은 소니아 리키엘의 1966년 작품으로 화이트, 옐로우, 블랙 컬러의 크기가 다른 사각형 모듈을 반복 배열하여 컬러의 속성이 만들어낸 평면적 입체성이 드러난다. 반면, <Fig. 53>은 이세이 미야케의 2017년 S/S 컬렉션 작품 중 하나로 소재에 서로 다른 크기의 기계주름이 연속적으로 적용되어 기능적이면서도 평면과 입체가 융합된 복합적 형태가 나타난다. 더불어 에밀리오 푸치는 1954년 작품 <Fig. 58>에서 화이트와 블랙 컬러의 직사각형 모듈을 차례로 바꾸어 배열하며 컬러의 대비가 형성한 평면적 입체성을 구축한다. 또한 푸치의 1965년 작품인 <Fig. 59>는 화이트, 옐로우, 오렌지, 올리브, 블랙의 컬러 모듈이 파선으로 구성되어 시각적 유희성과 입체성이 특징이다. 이와는 다르게 <Fig. 62>는 피에르 가르댕의 1979년 작품으로 블랙과 화이트 컬러의 사각형을 반복 배열한 패턴이 사용되어 시각적 착시를 만들어낸다. 또한 작품의 각진 사각형의 형태는 강한 이미지와 시각적 역동성을 표출한다.
다섯 번째 세계주의 모더니즘의 특징인 관념적 기능성은 기하학 모듈의 관념적 응용이 구현한 형태의 기능성이다. 바우하우스의 디자인은 기하학 모듈을 기본 형태로 사용하여 작가의 심미성과 기능성의 융합을 실현한다. 패션디자이너들은 기하학 모듈의 복합적 활용으로 자신의 아이덴티티와 실용성을 함께 작품에 담아낸다. 소니아 리키엘은 2019년 S/S 컬렉션 작품 <Fig. 47>에서 평면적 직사각형 실루엣의 드레스 아래 부분을 입체적인 마름모 형태로 변형하여 평면과 입체의 상대성과 역동성을 표현한다. 또한 리키엘의 2009년 S/S 컬렉션 작품인 <Fig. 49>는 크기가 다른 블랙과 화이트 컬러의 기하학 모듈을 연속적으로 배치하고 관입시켜 입체적 형태의 시각적 역동성을 나타낸다. 반면, <Fig. 55>는 미소니의 1971년 작품으로 블루, 퍼플, 핑크 컬러가 무질서하게 섞인 패턴과 핑크, 블랙 컬러의 톱니 형태의 기하학 모듈을 배열한 패턴이 사용되어 디자이너의 감성이 담긴 기능적 셔츠 디자인이다. 또한 미소니는 2019년 S/S 컬렉션 작품 <Fig. 57>에서 서로 다른 컬러가 만들어낸 시각적 조화와 규정된 기하학 형태의 실루엣 구축으로 관념적 기능성을 표현한다. 이와 달리 피에르 가르뎅의 기하학 형태의 실험이 담긴 1992년 작품 <Fig. 64>는 화이트 컬러의 원형 모듈 3개의 외곽을 연결하여 새로운 입체적 실루엣을 구축한다.
Ⅵ. 결론
본 연구의 목적은 세계주의 모더니즘을 적용한 현대 패션디자인을 분석하는데 있었다. 세계주의 모더니즘은 관념적 모더니즘, 추상적 모더니즘, 기능적 모더니즘, 전의식적 모더니즘, 기호적 모더니즘, 이상적 모더니즘과 함께 추출된 협의의 모더니즘 중 하나로 형태, 컬러, 재료의 속성 탐구를 통해 개인의 관념을 기호화하여 이성과 감성의 조화를 담아낸 복합적 디자인 양식이었다. 또한 이는 모더니즘의 본질적 속성인 관념성, 추상성, 기능성을 근간으로 현대적 조형디자인 양식과 교육시스템을 구축한 바우하우스의 상업성, 영속성, 대중성, 기능성, 예술성이 핵심이었다.
본고에서 분석된 세계주의 모더니즘의 기초디자인 양식은 바우하우스의 기초교육과정, 직물공방, 건축공방이 근거였다. 또한 기초교육과정, 직물공방, 그리고 건축공방의 작품을 분석한 결과 추출된 세계주의 모더니즘의 속성은 다음과 같았다. 기초교육과정 작품에 내재된 속성은 기하학 형태의 모듈화, 컬러의 대비, 색과 형의 일체화, 오브제 간의 시각적 상대성, 이질적 재료의 조화, 선의 운동이었다. 반면, 직물공방의 작품에서는 색 모듈의 평면적 배열, 선과 면의 반복, 기능의 다양화, 시각적 유희, 기술의 융합, 2D의 물성과 3D 물성의 조합이라는 속성이 추출되었다. 마지막으로 건축공방 작품의 속성은 매스의 중첩, 공간의 기능적 재구성, 삼차원 공간의 규격화, 기술의 통합, 공방 간의 융합, 예술적 통일성이었다.
본 연구의 결과, 다섯 가지의 세계주의 모더니즘의 미적 특성이 추출되었다. 첫째는 작가의 관념을 담은 보편적 형태성을 의미하는 개념적 보편성이었고, 둘째는 제한된 컬러 모듈의 영속성을 응용한 형태의 단순화가 구축한 영속적 단순성이었다. 셋째는 수학적 원리와 규칙으로 재해석된 기능적 오브제의 예술성인 기능적 예술성이었으며, 넷째는 형태와 색채, 평면 재료와 입체 재료의 융합과 공존이 만들어낸 이질적 대비가 구축한 시각적 상대성이었다. 다섯째는 규격화된 공간 속에서 기술과 예술이 자유롭게 재조합된 통합적 자율성이었다.
본고에서 현대 패션디자인과 세계주의 모더니즘의 관계성을 분석한 결과 현대 패션디자인은 ‘도형 모듈’, ‘모더니즘 컬러의 전복과 재구성’, ‘개념적 소재’라는 세계주의 모더니즘의 속성을 내재하고 있었다. 또한 대표 패션디자이너인 파코 라반, 소니아 리키엘, 이세이 미야케, 미소니, 에밀리오 푸치, 피에르 가르뎅의 작품 분석으로 추출된 세계주의 모더니즘의 디자인 특징은 다음과 같았다. 첫째는 서로 다른 컬러와 재료 모듈의 평면적 구성이 만들어낸 평면적 유희성이었다. 둘째는 평면과 입체 모듈의 중첩과 관입이 구축한 상대적 역동성이었으며, 셋째는 평면과 입체 재료의 융합이 실현한 융합적 예술성이었다. 넷째는 동일한 형태의 반복적 구성과 컬러의 대비가 구축한 시각적 입체성이었고, 다섯째는 기하학 모듈의 관념적 응용이 구현한 관념적 기능성이었다. 결론적으로 세계주의 모더니즘은 개인의 본성과 감성을 투영한 실용적 디자인의 표준 양식을 제시하였다.
Acknowledgments
본 논문은 석사학위 청구논문의 일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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