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이후 패션디자인에 나타난 융합적 형태성의 조형 표현 방법과 조형적 특징 고찰 : 바우하우스 형태 교육 마스터들의 기초조형 표현 방법을 중심으로
Abstract
The purpose of this study is to examine the formative characteristics of the amalgamative formativeness found in contemporary fashion design, based on the basic methods of form expression in Bauhaus. The following questions are addressed in this study: First, what are the form theories and the basic methods of expressing forms developed by Bauhaus masters? Second, what is the concept of the amalgamative formativeness and what are the ways to express the forms established in modern fashion design? Third, what are the formative characteristics of amalgamative formativeness found in contemporary fashion design? This study relied on literature research and content analysis. A column from the magazine Bauhaus, published from 1926 to 1931, and a book concerned with Bauhaus were studied to identify the theory of forms that guided Bauhaus masters. Additionally, 65 artworks found in both the preliminary course and the workshop course – which instructed students about forms – were analyzed to better elucidate Bauhaus theory of form. Further, the basic methods used to express form, as well as the formative characteristics of artworks, were assessed to bolster evidence for the rationale behind amalgamative formativeness. The study also analyzed 632 art pieces from 142 fashion collections that were created in the 21st century and that reveal the characteristics of amalgamative formativeness. According to the study results, the formative characteristics of the amalgamative formativeness in fashion design can be expounded: First, structural expansion based on the arrangement of geometric form; Second, abstract form created from the integration of shape and color; Third, visual mobility resulting from the relativity of color and material; Fourth, mechanical form formed by the deconstruction of materials based on mechanical principles; and Fifth, art infusion that explores perceptual properties inherent to different shapes, colors, and materials.
Keywords:
amalgamative formativeness, Bauhaus, contemporary fashion design, Formlehre theory키워드:
융합적 형태성, 바우하우스, 현대 패션디자인, 형태 교육 이론Ⅰ. 서론
1. 연구 제안
현대 패션디자인은 형태의 모듈화를 통한 기능성뿐만 아니라 디자이너의 관념과 창조성으로 재해석된 형태, 컬러, 소재의 감각적, 공학적, 상대적 특징을 내포하며, 이는 예술성과 실용성이 융합된 제품디자인을 제시한 바우하우스(Bauhaus)의 기초조형 이론을 근간으로 한다. 바우하우스 설립 이후 발터 그로피우스(Walter Gropius, 1883-1969)는 근대화된 생활 양식에 맞는 조형디자인 구축을 위해 형태의 모듈화를 강조한 「형태 교육(Formlehre)」이론을 교육의 핵심으로 주창한다(Gropius, 1919). 요하네스 이텐(Johannes Itten, 1888-1967), 라즐로 모홀리 나기(Laszlo Moholy Nagy, 1895-1946), 요제프 알베르스(Josef Albers, 1888-1976) 등의 형태 교육 마스터들은 그로피우스의 이론을 중심으로 바우하우스의 교과과정을 정립하는데, 이들은 자연과 인간, 비물질과 물질, 공감각 등 이질적 속성 간의 관계를 분석하여 형태의 개념과 기본 원리를 재정립하고 창조적 조형 표현 방법을 구축한다(Kim & Park, 2020). 관념적 기능주의의 가치가 담긴 바우하우스의 기초조형 표현 방법은 현대 패션디자인의 기하학적 조형미에 영향을 미친다. 패션디자이너들은 개인의 정신적 세계관을 조형 원리에 투영시켜 형의 범주를 외형에만 국한하지 않고 소재와 컬러의 속성이 형태의 본질에 미치는 영향까지 그 영역을 확장하며 기하학 모듈의 확장과 축소, 컬러의 시각적 유희, 소재 물성 간의 유사점과 차이점을 실험하는 융합적 형태성을 구축한다. 실례로, 20세기 중·후반 디자이너들은 형태의 착시가 특징인 옵아트(Op Art)와 사이키델릭(Psychedelic) 아트를 작품에 접목하거나 인간의 영적 특징인 선(zen) 사상을 기반으로 해석된 기능주의(Functionalism)와 해체주의(De-constructivism)를 통해 조형 표현 방법을 탐구한다. 또한, 21세기에 들어서면서 디자이너들은 평면과 입체 모듈의 복합적 상관관계를 실험하며 기하학 모듈의 확장과 중첩, 컬러의 시지각적 재구성 그리고 이질적 소재의 공감각적 조화를 작품에 담아낸다.
선행연구 분석 결과, 바우하우스 형태 교육에 관한 연구는 개별 마스터들의 조형 이론과 작품 특징 분석(Jang, 2013; Son, 2016; Song, 2005) 그리고 바우하우스의 조형 이론이 미국으로 수용되는 과정에 나타난 조형 교육의 사회적 함의(Son, 2018)가 고찰되었다. 또한, Moon(2011)은 바우하우스 기초조형 교육 고찰을 기반으로 환경디자인을 제안하였다. 반면, 현대 패션디자인의 형태성에 대한 연구는 Kim(2012)이 데페이즈망 기법의 조형적 특성을 중심으로 21세기 패션디자인의 사례를 분석하였다. 더불어, Kwon(2006)은 형태변이 이론 분석을 기반으로 현대 패션디자인의 조형적 특징과 의의를, Yang & Yang(2008)은 현대 패션에 나타난 질적 연속성의 조형적 특성을 연구하였다. 이에 본고는 바우하우스 형태 교육 마스터들의 기초조형 표현 방법을 근간으로 21세기 이후 패션디자인의 조형 표현 방법과 특징을 분석하려 한다.
본 연구는 발터 그로피우스의 「형태 교육」이론을 근거로 마스터들이 재정립한 형태의 본질적 개념과 20세기 초·중반 패션디자인 작품들의 조형적 관계성을 고찰한 선행연구(Kim & Park, 2020)와 다르게 21세기 이후 패션디자인에 나타난 디자인 3요소의 감각적·지각적·공간적 특징을 재구성하는 조형 표현 방법과 그 속성을 추출할 것이다.
2. 연구 목적 및 방법
본 연구의 목적은 바우하우스 형태 교육 마스터들의 기초조형 표현 방법을 중심으로 21세기 이후 패션디자인에 나타난 융합적 형태성의 조형 표현 방법과 특징을 고찰하는 데에 있다. 연구 목적 달성을 위한 연구 문제는 다음과 같다. 첫째는 형태 교육 마스터들의 형태 이론과 기초조형 표현 방법은 무엇인가이다. 둘째는 형태 교육 마스터들의 기초조형 표현 방법을 근거로 현대 패션디자인에서 정립된 융합적 형태성의 개념과 조형 표현 방법은 무엇인가이다. 셋째는 21세기 이후 패션디자인에 나타난 융합적 형태성의 조형적 특징은 무엇인가이다. 본고의 연구 방법은 문헌 연구와 내용 분석이다. 본 연구는 바우하우스에서 1926년부터 1931년까지 발행된 『Bauhaus』 잡지 칼럼과 바우하우스 관련 단행본을 기반으로 형태 교육 마스터들의 형태 이론을 분석한다. 또한, 본고에서는 기초교육과정과 공방과정의 조형 교육 수업에서 도출된 작품 65점을 심층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기초조형 표현 방법의 특성을 추출하여 융합적 형태성의 이론적 근거를 마련한다. 더불어, 연구자는 21세기 이후 142개의 패션컬렉션 중 융합적 형태성의 특성이 보이는 632작품을 분석하여 융합적 형태성의 조형 표현 방법과 조형적 특징을 고찰한다.
Ⅱ. 형태 교육 마스터들의 형태 이론과 융합적 형태성
1. 형태 교육 마스터들의 형태 이론: 형태, 컬러, 재료의 본질 탐구와 조형의 관념적 접근 방법 구축
바우하우스의 형태 교육 마스터들은 형태의 모듈화에 국한되어 있던 발터 그로피우스의 「형태 교육」이론을 형태, 컬러, 재료의 본질 탐구를 통해 형의 개념을 확장하고 작가의 관념에 근거한 조형 접근방법을 중심으로 학습 체계를 정립한다. 그로피우스는 「형태 교육」이론에서 인간의 정신과 기하학적 형태 간의 관계에 주목하여 산업디자인을 위한 형태의 모듈화를 강조했지만, 형태 교육 마스터들은 기하학적 형태뿐만 아니라 컬러와 재료를 조형 요소로 포함하여 인간, 자연, 과학과 디자인 3요소의 상관관계 그리고 형태와 컬러, 형태와 재료의 관계성을 탐구한다. 형태 교육 마스터 중 파울 클레(Paul Klee, 1879-1940)가 1928년에 작성한 바우하우스 교육 구성도 <Fig. 1>을 살펴보면, 인간의 정신과 육체에서 출발한 기초조형 교육의 요소들이 바우하우스 교육의 최종 목적인 건축 부문의 이상적인 학습 체계를 실현하는 과정이 표현되어 있다. 형태 교육 마스터들은 회화와 조각의 실습, 기초교육과정 그리고 조형 이론과 공방 기술의 융합적 학습을 추구하는 공방과정에서 인간의 정신과 생활 양식이 복합적으로 내재한 기초조형 표현 방법을 구축한다. 곧, 현대 디자인의 기초조형 표현 방법인 형태 교육 마스터들의 형태 이론은 학생들이 복합적 조형 표현방식을 습득하여 조형의 본질적 속성을 탐구하고 이를 기반으로 작가의 관념이 투영된 제품디자인을 학습할 수 있도록 지도하는 것이다.
바우하우스의 형태 교육 마스터로 발탁된 작가들은 요하네스 이텐, 바실리 칸딘스키(Wassily Kandinsky, 1866-1944), 파울 클레, 라즐로 모홀리나기, 요제프 알베르스, 오스카 슐레머(Oskar Schlemmer, 1888-1943), 리오넬 파이닝거(Lyonel Feininger, 1871-1956), 게르하르트 마르크스(Gerhard Marcks, 1889-1981), 게오르그 무헤(Georg Muche, 1895-1987), 로타르 슈라이어(Lothar Schreyer, 1886-1966), 주스트 슈미트(Joost Schmidt, 1893-1948)이다(Shin, 2019; Whitford, 1984; Wick, 2000). 발터 그로피우스는 개교 후 첫 학기 수업에서 학생들의 예술적 사고와 감각의 평준화에 대한 필요성을 인지하고 예술과 기능의 통합이라는 바우하우스의 교육 방향성을 수용할 수 있는 순수 예술(fine art) 작가와 바우하우스 출신 신진 작가들을 직접 형태 교육 마스터로 초빙한다(Whitford, 1984). 이들은 일상과 비일상, 감성과 이성의 융합적 조형 이론을 교육하는 기초교육과정 그리고 인간의 정신적ㆍ육체적 탐구를 통해 기초교육과정의 이론을 기능화하는 공방과정의 조형 교육을 주도한다. 이들 중 파이닝거는 교육보다 학교 운영에 참여하였고, 마르크스는 이론보다 제품 제작과 산학연계와 같은 실무 시스템 구축에 힘썼다(Whitford, 1984). 반면, 신비적 표현주의 성향을 지닌 슈라이어는 규정된 추상성을 추구하는 바우하우스 학습목표와 교육 철학의 차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1923년에 학교를 떠난다(Yang, 2019). 이를 근거로 본고는 파이닝거, 마르크스, 슈라이어를 제외한 8인의 형태 교육 마스터들의 형태 이론을 분석하며, 그 세부내용은 아래와 같다<Table 1>.
요하네스 이텐의 형태 이론은 인간의 정신과 영혼에서 발현된 조형의 본질을 탐구하기 위해 ‘체험’이라는 관념적이고 감각적인 방법을 응용하는 것이다. 이텐은 형태, 컬러, 재료의 시각적, 촉각적 체험을 통해 시공간으로 규정된 오브제의 운동성을 지각하여 형태의 실체를 밝히고 이를 조형 표현의 요소로 활용한다(Itten, 1921), <Fig. 2>. 반면, 바실리 칸딘스키의 형태 이론은 오브제의 형태적 속성을 해부하는 분석법과 디자인 3요소의 구조적 긴장성을 탐구하며 자유로운 구성을 구축하는 종합법이 핵심이다. 칸딘스키는 형태, 컬러, 재료의 절대적 성질과 상대적 성질을 탐구하는 분석적 형태, 디자인 3요소 간의 관계성을 실험하는 종합적 형태 그리고 개인의 창조성으로 공간을 재구성하는 정신적 형태의 순으로 오브제를 추상화한다(Kandinsky, 1923; Kandinsky, 1928), <Fig. 3>. 이와 다르게, 파울 클레의 형태 이론은 개인의 직관, 자연의 원리, 과학적 탐구의 유기적 관계를 실험하며 기하학적 구성의 법칙을 이해하는 것이다<Fig. 4>. 자연을 관찰하는 태도가 작가의 예술관을 정립한다고 주장한 클레는 과학 원리를 기반으로 한 자연 형태의 정밀한 탐구와 주관적 직관을 결부시켜 기하학적 시각 구성의 본질을 밝힌다(Klee, 1928). ‘Diversions of technology’라는 명제를 필두로 한 라즐로 모홀리 나기의 형태 이론은 빛, 사진 기술, 그래픽 이미지 등 기계 기술과 재료를 사용하여 평면과 입체를 전복시키고 유동적인 빛의 컬러와 명료한 기하학 공간을 표현한다<Fig. 5>. 모홀리 나기는 영감(afflatus)을 시간, 상황, 기술에 따라 달라지는 원초적 사고의 한 형태라고 규정하며 발전하는 동시대의 과학 기술과 재료가 적극적으로 반영된 형태 교육시스템 정립의 필요성을 강조한다(Moholy-Nagy, 1926). 이와 다르게, 요제프 알베르스의 형태 이론은 재료의 공간성과 질감을 활용하여 경제성을 기반으로 한 창조적 조형 원리를 습득하는 것이 목표이다<Fig. 6>. 재료의 공간성은 제로웨이스트(zero waste)의 관념을 적용해 버려진 공간을 독자적인 형태의 재료로 활용하며, 재료의 질감은 시각적 속성과 촉각적 속성의 대비와 조화를 탐구한다(Albers, 1928). 오스카 슐레머의 형태 이론은 인간의 영적, 지적, 물질적 속성을 수학, 게슈탈트(Gestalt) 법칙, 메커니즘(Mechanism)의 특징으로 재해석하여 새로운 인간상을 형성하는 것이다<Fig. 7>. 슐레머는 인간론, 누드 드로잉, 무대 이론의 수업 과정을 통해 인간과 과학의 형이상학적 상관관계를 이해하여 인간의 가시적, 비가시적 요소의 추상성을 구축한다(Schlemmer, 1928). 기능적 디자인과 형태의 주관적 해석을 강조한 게오르그 무헤의 형태 이론은 예술성, 기능성, 보편성이 융합하고 사각형을 기본 요소로 응용하는 현대적 디자인을 제시한 것이다<Fig. 8>. 특히, 무헤는 자신이 담당한 직물 공방의 조형 교육에서 사각형을 활용하여 규정된 추상의 예술성을 표현하고 바닥, 벽, 테이블 등 공간에 구애받지 않는 보편적 디자인을 위한 기초 도안을 마련한다(Muche, 1926). 마지막으로, 주스트 슈미트의 형태 이론은 사고(thoughts), 언어(language), 성음(speech sounds)의 특징을 기하학으로 재해석하여 인간의 내적 속성와 외적 속성이 융합된 타이포그래피의 예술성을 탐구하는 것이 목적이다<Fig. 9>. 슈미트의 타이포그래피는 과학과 같이 객관성과 국제성의 속성을 담아내기 위해 도형 모듈의 비례와 수학적 구성으로 언어의 시각적 규격화를 표현한다(Schmidt, 1928). 곧, 형태 교육 마스터들의 서로 다른 형태, 컬러, 재료에 대한 관점과 해석은 바우하우스 기초조형 표현 방법의 근간이다.
2. 바우하우스의 기초조형 표현 방법 추출
형태 교육 마스터들의 형태 이론을 기반으로 추출된 바우하우스의 기초조형 표현 방법은 형태와 형태 간의 상대성을 담아내는 ‘일차원적 조형 표현’, 형태와 컬러 혹은 형태와 재료의 융합을 표현하는 ‘이차원적 조형 표현’ 그리고 형태, 컬러, 재료의 복합적 응용을 기반으로 한 ‘다차원적 조형 표현’으로 분류된다<Table 1>.
일차원적 조형 표현은 점, 선, 원, 삼각형, 사각형 등의 기하학을 배열, 중첩, 관입시켜 동일 혹은 서로 다른 형태 간의 상대성을 탐구하는 것이다. 이 조형 표현 방법은 형태 교육 마스터들 중 요하네스 이텐, 게오르그 무헤의 교육 방식을 통해 구체화된다. 이텐은 기초교육과정에서 서로 다른 형태의 중첩과 재조합으로 대비의 원리를 교육하여 학생의 창의성을 끌어내기 위해 노력하는데, 이는 정신 수양을 기반으로 정립된 작가 개인의 관념이 근거이다. 반면, 바우하우스 통합예술의 첫 결과물인 『The Haus am Horn』 프로젝트를 주도하였던 무헤는 사각형을 시각 예술의 가장 본질적 형태이자 산업디자인을 위한 효율적 형태라고 규정하고 평면적·입체적 사각형 모듈의 공간과 예술성을 다각적으로 실험한다. 곧, 학생들은 이텐과 무헤의 기초교육과정과 공방과정의 조형 교육을 통해 오브제의 본질적 형태의 분석, 이질적 형태 간의 시각적 균형 그리고 공간의 예술성을 실험한다.
사례를 살펴보면, 루돌프 루츠(Rudolf Lutz)가 1920년에서 1921년에 제작한 <Fig. 10> 『Plaster relief with square and rectangular form characters』는 일차원적 조형 표현을 기반으로 평면적 사각 모듈 위에 서로 다른 크기의 육면체 모듈을 중첩해 부피와 깊이가 만들어내는 역동성을 실험한 작품이다. 또한, 게르투르드 아른트(Gertrud Arndt, 1903-2000)가 1923년에서 1924년 동안 파울 클레의 기초교육과정에서 그린 습작인 <Fig. 11>은 원, 삼각형, 사각형의 형태에 내재된 움직임을 선의 형태로 해석한 것이다. 아른트는 일차원적 조형 표현을 통해 자신의 감성을 기하학적 형태로 모듈화하여 형태의 원리와 조형의 관념적 접근방법을 습득한다. 1928년 조각공방에서 실시한 조형 교육의 습작인 <Fig. 12>는 정육면체, 원, 원기둥 등 입체 모듈을 재구성한 공간 오브제에 빛을 투과시켜 위치에 따라 다르게 발현되는 그림자의 명암과 형태의 변이를 탐구한 것이다. 더불어, 라즐로 모홀리 나기가 1930년에 『Light Machine』의 움직임을 시각화하기 위해 그린 드로잉 초안인 <Fig. 13>은 정육면체의 규정된 공간에 평면 혹은 입체의 도형을 중첩하여 시각적 역동성을 담아낸 것으로 서로 다른 형태의 상대성을 탐구한 결과이다.
이차원적 조형 표현은 기하학의 형태와 컬러 혹은 형태와 재료를 일체화시켜 형태와 컬러 간의 상호 관계성을 탐구하고 재료의 본질적 속성을 다루는 표현 방법이다. 이는 형태와 컬러 간의 관계성에 집중한 바실리 칸딘스키와 파울 클레 그리고 형태와 재료의 실험으로 재료의 속성을 교육한 요제프 알베르스의 형태 이론이 핵심이다. 칸딘스키와 클레는 컬러가 부재한 형태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며 기초교육과정과 공방과정의 조형 교육에서 형태와 컬러의 관념적 관계 탐구에 집중한다(Whitford, 1984). 칸딘스키는 제한된 기하학적 형태와 컬러 간의 시각적 상관관계를 사고하는 교육을 통해 작가의 내적 필연성에 근거한 주관적 조형 구축을 강조한다. 또한, 객관적 형태 원리와 주관적 작가 정신의 융합을 중시한 클레는 자연의 형태와 움직임의 원리를 기하학 형태로 기호화하고 이를 컬러의 속성 탐구에 적용하여 형태와 컬러의 일체화를 구축한다. 반면, 알베르스는 종이를 이용한 형태 실험을 통해 학생들이 재료의 본질적 속성을 학습하고 평면과 입체 공간의 구성 방법을 스스로 이해할 수 있도록 교육한다(Droste, 2015).
이차원적 조형 표현으로 제작된 기초교육과정의 습작 <Fig. 14>는 삼각형, 사각형, 원의 평면 도형과 삼각뿔, 정육면체, 구의 입체 도형에 빨강, 파랑, 노랑의 컬러를 융합하여 기하학적 형태와 컬러의 일체화를 구축한 사례이다. 또한, 게르투르드 아른트가 1923년에서 1924년 동안 그린 습작 중 일부인 <Fig. 15>는 규정된 공간 안에서 원과 삼각형을 중첩시켜 이들의 형태적 특성을 연구하고 빨강, 파랑, 노랑 등의 컬러 모듈의 상대성이 나타내는 시각적 조화를 담아낸 것이다. 루드비히 허시펠트 마크(Ludwig Hirschfeld-Mark, 1893-1965)가 이차원적 조형 표현을 중심으로 제작한 작품 <Fig. 16>은 여성과 남성의 속성을 형태와 컬러로 시각화한 것이다. 물질과 정신의 상관관계를 도형과 컬러의 일체화로 표현한 발터 그로피우스의 젠더 이론의 영향을 받은 마크는 삼각형과 노랑은 남성성을, 원과 파랑은 여성성을 그리고 사각형과 빨강은 남성성과 여성성의 융합을 상징하는 기호로 규정하여 여성 우월의 모계 사회(matriarchat)와 남성 우월의 가부장 사회(patriarchat)라는 이원적 관념을 기호화한다(Droste, 2016). 코로나 크라우스(Corona Krause, 1906-1948)의 1924년 습작인 <Fig. 17>은 요하네스 이텐의 기초교육과정에서 유리, 철 등의 산업 재료와 나무, 돌 등의 자연 재료를 조합하여 견고함과 부드러움 혹은 차가움과 따뜻함 같은 이질적 물성의 균형을 실험한 것이다. 더불어, 1920년에서 1921년 동안 이텐의 기초교육과정에서 제작된 학생의 습작인 <Fig. 18>은 다섯 종류의 부피감이 다른 철사 오브제를 배열하여 시각적 상대성을 탐구한 것으로 이차원적 조형 표현 방법을 적용한 사례이다. <Fig. 19>는 우르술라 슈라이더(Ursula Schneider)가 1928년 요제프 알베르스의 기초교육과정 중 이차원적 조형 표현을 사용한 습작으로 네트, 구리, 유리 등의 산업 재료가 지닌 형태적 견고성, 명료성, 정확성을 탐구한 구조물이다.
다차원적 조형 표현은 기하학적 형태, 제한된 컬러, 속성이 다른 재료를 응용한 복합적 조형 표현 학습을 통해 개인의 관념이 내재된 형태의 본질을 탐구하는 것이다. 이는 신기술과 재료를 적극적으로 수용하여 서로 다른 형태, 컬러, 재료의 실험적 조형 표현을 교육한 라즐로 모홀리 나기, 오스카 슐레머, 주스트 슈미트의 형태 이론이 그 근간이다. 모홀리 나기의 기초교육과정 수업은 발전하는 과학 매체와 기술을 기반으로 한 구성주의적 조형 표현을 빛의 속성 탐구를 통해 실현한다. 모홀리 나기는 러시아 구성주의(Constructivism) 작품의 특징인 사차원의 시·공간적 모델에 빛을 적용하고 비물질적 속성이 물질적 속성으로 전환되는 과정을 탐구하며 과학과 예술이 융합된 조형 표현을 구축한다. 반면, 공방과정의 조형 교육을 담당한 슐레머는 인체의 형태를 도형으로 모듈화하고 인체의 움직임을 기계와 수학적 원리로 분석하여 3차원적 공간을 탐구한다. 슐레머는 인간의 정신과 육체의 본질에 대한 학문인 인간학을 토대로 스토리, 공간, 음악, 무용, 의복 등 발레의 공감각적 요소들을 철학적으로 재해석하여 전통 발레와는 차별화된 추상예술로서의 발레 공연을 기획한다. 이와 다르게, 예술과 문자의 융합을 중시한 슈미트는 문자(언어), 음성 기호(소리), 형태(특징)간의 상관관계를 통해 바우하우스의 관념적 기능성을 담아낸 국제적 타이포그래피의 표준 모델을 제시하기 위해 노력한다. 슈미트는 형태의 모듈화를 언어 영역으로 확장하고 기하학적 컬러 모듈과 타이포그래피의 조화를 탐구하며 음성, 시각, 심리 그리고 객관화된 정보가 복합적으로 내재한 시각디자인의 체계를 정립한다.
실례로, 프란츠 싱어(Franz Singer, 1894-1954)가 다차원적 조형 표현을 기반으로 제작한 <Fig. 20> 『Chromatic circle』은 물감과 세라믹을 12가지 컬러의 원으로 모듈화하여 인체와 음악의 관념적 율동성을 시각화한 작품이다. 또한, 오스카 셰프(Oskar Schepp, 1900-1986)의 작품인 <Fig. 21>은 물감, 단추, 펠트, 철사 등 평면과 입체의 재료 모듈을 중첩해 이질적 형태와 재료의 시각적 균형을 드러낸 추상 오브제로 다차원적 조형 표현을 중심으로 제작된 습작이다. 앞서 분석된 일차원적 조형 표현과 이차원적 조형 표현과 달리 다차원적 조형 표현은 공방과정의 실기 작품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는데, 직물 공방의 실기 마스터 군타 슈퇼츨(Gunta Stolzl, 1897-1983)이 1923년에 제작한 작품 <Fig. 22>는 규격화된 기하학 모듈을 기반으로 서로 다른 컬러와 재료의 탐구를 통해 현대적 시스템에 적합한 태피스트리 디자인을 제시한 것이다. 반면, 1924년 발터 그로피우스가 설계한 바이마르 사무실 <Fig. 23>은 정육면체의 공간 안에 서로 다른 크기의 정육면체 모듈의 가구를 배치하여 기능적 공간을 만들어 낸 것으로 정육면체에 내재한 영속성을 탐구한 작품이다. 또한, 오스카 슐레머의 1926년 연극 『Triadic Ballet』의 장면인 <Fig. 24> 속 인물들이 착용한 무대 의상은 인체의 형태와 움직임을 원의 컬러 모듈로 형상화하여 평면과 입체 원 모듈을 응용한 공간의 단순성, 영속성, 기능성을 표현한 사례이다.
3. 융합적 형태성의 개념: 바우하우스 기초조형 표현 방법의 복합적 공간화
융합적 형태성은 바우하우스의 기초조형 표현 방법인 일차원적 조형 표현, 이차원적 조형 표현, 다차원적 조형 표현이 평면과 평면, 평면과 입체, 입체와 입체 모듈의 복합적 공간 구성으로 확장된 것이다. 바우하우스의 기초조형 표현 방법은 회화를 기반으로 한 형태와 색채 실험, 입체적 오브제의 평면적 추상화, 평면적 재료의 속성을 응용한 입체적 공간화 그리고 물질적·비물질적 재료 모듈의 실험적 조형 표현이 핵심이며, 이를 바탕으로 형태 교육 마스터들은 산업디자인 제품 제작을 위한 조형 표현 방법의 체계를 구축한다. 특히, 형태 교육 마스터들은 조형의 본질과 원리를 서로 대비되는 속성들의 융합에서 찾는다<Table 2>. 규정된 형태의 대비를 실험하는 일차원적 조형 표현은 ‘정신과 감각의 융합’과 ‘예술과 기능의 융합’이 내포되어 있다. 반면, 컬러와 재료의 구조적 성질을 탐구하는 이차원적 조형 표현은 ‘절대성과 상대성의 융합’과 ‘양(plus)과 음(surplus)의 융합’으로 구성된다. 마지막으로 조형의 복합적 재해석인 다차원적 조형 표현은 자연과 인간의 운동 혹은 빛의 운동과 같은 ‘부동성(浮動性)과 형태의 융합’ 그리고 ‘추상성과 공간성의 융합’이 특징이다. 바우하우스 기초조형 표현 방법의 융합적 조형 원리에 영향을 받은 현대 패션디자이너들 역시 인간의 내적 원리인 직관, 감각, 정신과 외적 요소인 과학, 기술, 자연간의 융합적 관계성을 탐구하며 평면과 입체의 기하학적 실루엣, 추상화된 컬러, 소재의 공감각적 속성을 재해석한다<Fig. 25>.
융합적 형태성은 20세기 중반 이후 에밀리오푸치(Emilio Pucci, 1914-1992), 로베르토 카푸치(Roberto Capucci, b. 1930), 메리 퀀트(Mary Quant, b. 1934), 안토니오 카스틸로(Antonio Castillo, 1908–1984) 등의 디자이너들에 의해 과학 기술, 자연의 추상성과 조형미로 표현되기 시작한다. 디자이너들은 블랙과 화이트 컬러 모듈의 규칙적 배열을 활용하여 옵티컬 아트라는 시각적 운동성을 패션에 접목하거나, 불규칙적 컬러의 조합으로 정신적 환각을 가시화한 사이키델릭 아트를 수용하여 평면과 입체의 모호성을 작품에 담아낸다. 또한, 이세이 미야케(Issey Miyake, b. 1938), 준야 와타나베(Junya Watanabe, b. 1961), 레이 가와쿠보(Rei Kawakubo, b. 1942) 등의 일본 디자이너들은 인간의 영적 특징인 사비(sabi) 정신을 기반으로 해석된 기능주의와 해체주의를 인체에 투영시켜 실루엣, 컬러, 소재의 조형 표현 방법을 탐구한다(Kim & Bea, 2003; Lee & Kim, 2003). 더불어, 21세기에 접어들면서 디자이너들은 평면과 평면, 평면과 입체 그리고 입체와 입체 모듈의 복합적 상관관계를 분석하며 바우하우스 기초조형 표현 방법의 복합적 공간화를 시도한다. 대표적으로 아이리스 반 헤르펜(Iris Van Herpen, b. 1984), 가레스 퓨(Gareth Pugh, b. 1981), 톰 브라운(Thom Browne, b. 1965)은 기하학적 형태의 부피, 컬러의 감각적 속성, 소재의 질감 등의 상대성과 균형을 실험하며 인체와 움직임의 입체적 구조화와 공감각적 지각의 공간화를 작품에 투영한다. 이처럼 융합적 형태성은 20세기 중·후반 디자이너들의 작품에서 기하학적 컬러 모듈과 관념적 재료 모듈이 만들어내는 조형 표현으로 나타났으며 이후, 21세기 디자이너들에 의해 평면 모듈과 입체 모듈 그리고 동일 혹은 이질적 컬러와 재료 모듈의 복합적 재구성을 통해 상대성, 공감각성, 균형성, 유희성, 건축적 구조성의 특징을 드러내며 발전한다.
Ⅲ. 현대 패션디자인에 나타난 융합적 형태성의 조형 표현 방법과 조형적 특징
본 장에서는 바우하우스의 기초조형 표현 방법을 중심으로 현대 패션디자인에 나타난 융합적 형태성의 조형 표현 방법을 분석하고 특징을 추출한다.
1. 융합적 형태성의 조형 표현 방법
융합적 형태성의 조형 표현 방법은 다차원적 기하학 모듈을 조합한 구조적 조형, 단일 컬러의 기하학 모듈이 구축한 균형적 조형, 서로 다른 크기의 컬러 모듈이 융합된 유희적 조형, 이질적 컬러와 소재 모듈이 만들어낸 상대적 조형, 소재 모듈의 감각적 속성을 재조합한 공감각적 조형 그리고 서로 다른 형태, 컬러, 재료 모듈의 재구성이 구현한 역동적 조형으로 분류된다. 이는 형태, 컬러, 재료 간의 시각적·감각적·공간적 상관관계 탐구로 추출된 바우하우스의 기초조형 표현 방법을 기준으로 융합적 형태성의 속성인 형태의 본질적 속성 간의 관계성, 컬러 모듈의 연속성과 대비성 그리고 재료 모듈의 이질성을 조형 표현 방법으로 구체화한 것으로, 그 세부내용은 아래와 같다.
구조적 조형은 동일 혹은 상이한 형태와 크기의 모듈을 중첩, 배열, 관입시키는 표현 방법으로 다시점적 시각의 실루엣이 특징이다. 이는 바우하우스의 기초조형 표현 방법 중 일차원적 조형 표현을 기반으로 하며 디자이너의 정신과 시감각을 통해 예술성과 기능성이 융합된 창조적 형태를 구축한다. 사례를 살펴보면, 가레스 퓨의 2017년 A/W 컬렉션 작품인 <Fig. 26>은 블랙 컬러의 평면적 사각 모듈을 원통 형태로 배열하여 평면과 입체 모듈의 구조성을 실험한 것이다. 곧, 구조적 조형의 표현 방법은 단일 컬러와 소재의 서로 다른 모듈을 재구성하여 부피와 깊이가 만들어내는 조형의 구조 원리를 탐구하는 것이다.
균형적 조형은 단일 컬러의 기하학 모듈 간의 시각적 균형을 실험하는 것으로, 디자이너들은 바우하우스의 기초조형 표현 방법 중 이차원적 조형 표현에 영향을 받아 도형 모듈과 컬러가 일체화된 주관적 형태의 조화를 탐구한다. 실례로, 메종 마르지엘라(Maison Margiela)의 2015년 S/S 오트 쿠튀르(Houte Couture) 컬렉션 작품인 <Fig. 27>은 레드 컬러의 울 코트 드레스 상의에 정사각형 모듈을 관입시켜 부조가 만들어내는 부피의 변화와 조형의 균형미를 담아낸 것이다. 따라서, 균형적 조형은 유사 혹은 이질적 컬러 모듈의 재구성을 통해 형태와 컬러의 일체화가 만들어낸 개인의 관념성과 시각적 균형성을 중심으로 형태를 표현한다.
유희적 조형은 형태와 컬러의 중첩과 대비가 만들어낸 시각적 유희성이 특징으로 바우하우스의 기초조형 표현 방법 중 이차원적 조형 표현이 보인다. 단일 컬러의 서로 다른 도형 모듈이 구축한 균형적 조형과는 달리 유희적 조형은 형태와 컬러의 속성이 모두 이질적이라는 특성을 내재하며 컬러 모듈의 절대적 속성과 상대적 속성의 조화를 구축한다. 발렌티노(Valentino)의 2015년 A/W 컬렉션 작품인 <Fig. 28>은 화이트와 블랙 컬러의 평면적 사각형과 삼각형을 조합한 텍스타일디자인을 통해 서로 다른 컬러 모듈이 만들어내는 시각적 착시를 탐구한 사례이다. 곧, 대비되는 컬러 모듈의 속성을 활용하고 평면과 입체의 전복을 시도하여 조형의 시각적 유희미를 표출해 내는 것이 유희적 조형 표현 방법이다.
상대적 조형은 이질적 컬러와 소재로 구축된 기하학 모듈을 재구성하여 컬러와 소재의 본질적 속성이 만들어내는 객관적 상대성을 실험하는 것으로 바우하우스의 기초조형 표현 방법 중 이차원적 조형 표현이 근간이다. 이는 컬러와 재료의 복합적 대비를 조화시키는 것이 핵심이다. 상대적 조형이 표현된 사례로는 발렌시아가(Balenciaga)의 2012년 S/S 컬렉션 작품인 <Fig. 29>가 대표적인데, 베스트 코트는 오렌지 컬러 울 소재 위에 평면적 직사각형 모듈의 금속 소재를 중첩하여 컬러의 시각적 속성과 소재의 촉각적 속성의 상대성을 담아낸 것이다. 이처럼 상대적 조형은 컬러와 소재의 속성 탐구를 기반으로 관념이 투영된 조형의 상대적 원리를 구축해 내는 조형 표현 방법이다.
공감각적 조형은 소재에 내재한 시각과 촉각의 공감각적 속성을 실험하는 표현 방법으로 단일 컬러의 이질적 소재 모듈을 재구성하는 것이 특징이다. 공감각적 조형에서는 바우하우스의 기초조형 표현 방법 중 이차원적 조형 표현이 나타나는데, 이는 재료의 양과 음의 속성을 융합하여 다시점적 구조를 구축하거나 공감각적 예술성을 부각시킨다. 꼼 데 가르송(Comme des Garcons)의 2011년 S/S 컬렉션 작품인 <Fig. 30>은 블랙 컬러의 가죽, 실크, 네트 소재를 견고하거나 유동적 형태로 재구성하여 이질적 소재의 다차원적 도형 모듈을 탐구한 사례이다. 따라서, 공감각적 조형은 대비되는 소재의 시각적ㆍ촉각적 물성들을 융합 혹은 재조합하는 조형 표현 방법이다.
역동적 조형은 규정된 기하학적 형태, 삼원색의 제한된 컬러, 물성이 대비되는 재료가 융합된 모듈이 구축한 시각적 역동성이 특징이며, 바우하우스의 기초조형 표현 방법 중 다차원적 조형 표현을 기반으로 한다. 이 조형 표현은 예측되지 않는 비가시적·정신적 오브제, 공간의 흐름 등을 추상화하고 공간화하며 조형의 복합적 재해석을 만들어낸다. 사례를 살펴보면, 준야 와타나베의 2015년 S/S 컬렉션 작품인 <Fig. 31>은 레드, 블루, 블랙 컬러의 에나멜 원형 모듈, 면 소재의 블랙 스트라이프 패턴 그리고 플라스틱 소재의 투명한 원형 모듈을 모자, 상의, 스커트에 배치하여 추상적 조형의 역동성을 표현한 것이다. 이처럼, 역동적 조형은 서로 다른 형태, 컬러, 재료가 융합된 기하학적 모듈을 평면과 입체 공간에 배치하여 의외적 형태성을 구축해 내는 조형 표현 방법이다.
2. 21세기 이후 패션디자인에 나타난 융합적 형태성의 조형적 특징
본 절에서는 앞서 분석된 융합적 형태성의 여섯 가지 조형 표현 방법이 적용된 21세기 이후 패션디자인을 ‘평면과 평면’, ‘평면과 입체’, ‘입체와 입체’ 모듈 간의 공간 탐구로 분석하여 평면적 형태성과 입체적 형태성으로의 전환, 전복 그리고 평면과 입체의 모호성에 따라 도출되는 융합적 형태성의 조형적 특징을 추출한다<Table 3>.
구조적 확장성은 서로 다른 기하학 형태의 배열, 상호 관입으로 확장된 외적 공간미를 탐구하는 것이다. 디자이너들은 구조적 조형, 균형적 조형, 상대적 조형, 공감각적 조형이라는 융합적 형태성의 조형 표현 방법을 중심으로 평면과 입체 도형 모듈을 재조합하여 관념화된 기하학적 공간의 확장성을 실험한다.
평면과 평면 모듈을 재구성한 구조적 확장성은 크리스토퍼 케인(Christopher Kane)의 2018년 A/W 컬렉션 작품 <Fig. 33>과 스테인로너(Steinrohner)의 2017년 A/W 컬렉션 작품 <Fig. 57>이 대표 사례이다. <Fig. 33>은 구조적 조형 표현 방법을 기반으로 블랙 컬러의 선과 직사각형의 모듈을 연속 배열하여 명료성과 견고성을 실루엣에 담아낸 것이다. 또한, 이질적 재료의 속성을 탐구하는 공감각적 조형 표현 방법이 적용된 <Fig. 57>은 오간자 위에 모피의 선 모듈과 벨벳의 원 모듈을 배열하고 중첩하여 부피가 다른 소재의 융합이 만들어내는 공감각적 속성을 탐구한 디자인이다. 반면, 평면과 입체 모듈이 융합된 구조적 확장성은 샤넬(Chanel)의 2005년 A/W 컬렉션 작품 <Fig. 34>와 아르마니(Armani)의 2004년 S/S 컬렉션 작품 <Fig. 52>에서 나타난다. 샤넬의 ‘fin de siecle ball gown’인 <Fig. 34>는 태피터(taffeta) 소재의 원형의 장미 모듈을 연속 배열하고 스커트를 입체적 마름모 형태로 구성하여 퇴폐적 데카당스의 판타지를 표현한 것으로 조형 표현 방법 중 구조적 조형 표현 방법이 적용된 사례이다(Bowles, 2005). 블랙과 화이트 컬러의 스트라이프 패턴을 활용한 아르마니의 드레스 <Fig. 52>는 몸에 밀착되는 시퀸(sequins) 소재의 미디 드레스에 그물(fishing-net)를 모티프로 한 숄(shawl)을 레이어드하여 평면과 입체 모듈을 공존시킨 것으로 상대적 조형 표현 방법이 보인다. 이와는 다르게, 입체와 입체 모듈이 상호 관입된 구조적 확장성은 메종 마르지엘라의 2018년 A/W 컬렉션 작품 <Fig. 37>, 율리아나 세르긴코(Ulyana Sergeenko)의 2015년 S/S 컬렉션 작품 <Fig. 43> 그리고 꼼 데 가르송의 2016년 A/W 컬렉션 작품 <Fig. 55>에서 보인다. 부피의 조화미를 실험하는 구조적 조형 표현 방법을 기반으로 한 <Fig. 37>은 기계 주름을 적용한 쉬폰 소재를 불규칙적으로 관입시켜 다시점적 조형성을 구축한 작품이다. 또한, 동일한 컬러 모듈의 부피를 탐구하는 균형적 조형 표현 방법을 활용한 <Fig. 43>은 핑크 컬러의 삼각형 모듈을 상호 관입한 역동적 실루엣이 특징이다. 더불어, 컬러와 재료의 이질적 조화가 두드러지는 <Fig. 55>는 상대적 조형 표현 방법이 적용된 사례로 각각 다른 플라워 패턴이 프린팅된 기하학적 입체 모듈을 중첩하여 공간의 확장성과 관념성을 담아낸 것이다.
추상적 형태성은 도형 모듈과 제한된 컬러의 일체화와 구조적 재구성이 구축한 추상적 조형미를 의미하며, 디자이너들은 균형적 조형, 유희적 조형, 상대적 조형, 역동적 조형이라는 융합적 형태성의 조형 표현 방법을 기반으로 형태와 컬러 간의 시각적 관계성을 탐구하고 관념성과 기능성이 융합된 형태의 추상화를 만들어낸다.
평면과 평면 모듈을 탐구한 추상적 형태성의 사례로는 랑방(Lanvin)의 2003년 A/W 컬렉션 작품 <Fig. 38>, 베르사체(Versace)의 2003년 S/S 컬렉션 작품 <Fig. 44>, 알렉산더 맥퀸(Alexander McQueen)의 2004년 S/S 컬렉션 작품 <Fig. 50> 그리고 파울레 카(Paule Ka)의 2016년 A/W 컬렉션 작품 <Fig. 51>이 있다. 균형적 조형 표현이 사용된 <Fig. 38>은 레드 컬러의 소재에 아코디언 플리츠가 적용된 평면적 추상성이 특징이다. 컬러 블록 탑과 멀티 컬러 플리츠 스커트로 구성된 <Fig. 44>는 사각형의 핑크, 머스타드, 그레이, 퍼플, 레드 컬러를 통해 대비의 시각적 조화를 탐구한 작품으로 균형적 조형 표현이 나타난다(Mower, 2003). 알렉산더 맥퀸의 핸드쏘운(hand-swen) 코트인 <Fig. 50>은 상대적 조형 표현 방법을 통해 베이지, 스카이 블루, 핑크, 브라운 컬러 등의 가죽과 체크, 스트라이프 패턴이 프린팅된 면 소재를 동일한 육각형 형태로 패치워크하여 형태의 추상화를 담아낸 것이다. 파울레 카의 작품 <Fig. 51>은 1950년대와 1960년대 패션디자인의 실루엣과 그래픽에 영감을 받아 레드, 옐로우, 화이트, 블랙 컬러 모듈을 재구성한 것으로 상대적 조형 표현 방법이 특징이다(Verner, 2016). 반면, 평면과 입체 모듈이 융합된 추상적 형태성은 로샤스(Rochas)의 2003년 A/W 컬렉션 작품 <Fig. 40>, 몽클레르 감므 루즈(Moncler Gamme Rouge)의 2012년 S/S 컬렉션 작품 <Fig. 53> 그리고 스키아파렐리(Schiaparelli)의 2016년 A/W 컬렉션 작품 <Fig. 65>에서 나타난다. 균형적 조형 표현 방법이 사용된 로샤스의 드레스 작품 <Fig. 40>은 스커트에 오렌지 컬러가 그라데이션 된 원형 모듈을 중첩하여 장미 꽃잎의 형태를 재해석한 것이다(Singer, 2003). 또한, 상대적 조형 표현 방법을 응용한 몽클레르 감므 루즈의 작품 <Fig. 53>은 오렌지와 화이트 컬러의 평면적 직사각형 위에 선 모듈을 중첩시켜 추상적 형태성을 표현한 것이다. 형태, 컬러, 재료의 속성을 복합적으로 실험하는 역동적 조형 표현 방법이 적용된 드레스인 <Fig. 65>는 레드, 핑크, 퍼플, 옐로우, 오렌지, 블루, 블랙 컬러의 셀로판 선 모듈을 연속 배열하고 벨벳 소재의 기하학 모듈을 중첩하여 서커스의 유희성과 화려함을 파블로 피카소(Pablo Picasso, 1881-1973)의 입체주의(Cubism)로 재해석한다(Phelps, 2016a). 마지막으로 입체와 입체 모듈의 융합이 구축한 추상적 형태성은 유희적 조형 표현 방법이 적용된 장 폴 고티에(Jean Paul Gaultier)의 2016년 A/W 컬렉션 작품 <Fig. 49>에 나타나는데, 이 드레스는 블랙 컬러의 직사각형 가장자리에 레드 컬러의 입체적 트리밍을 조합하여 여체가 돋보이는 입체적 실루엣을 만들어낸다.
시각적 운동성은 기하학적 컬러 모듈의 연속성과 상대성이 만들어낸 유동적 지각미가 특징으로 융합적 형태성의 조형 표현 방법 중 구조적 조형, 균형적 조형, 유희적 조형, 상대적 조형을 중심으로 표현된다. 디자이너들은 동일한 혹은 상이한 컬러와 재료 모듈을 연속 배열하거나 중첩하여 컬러와 재료의 속성이 형성하는 시각적 착시를 탐구한다.
평면과 평면 모듈의 배열로 구축된 시각적 운동성의 사례는 도나 카란(Donna Karan)의 2004년 S/S 컬렉션 작품 <Fig. 32>, MSGM의 2018년 A/W 컬렉션 작품 <Fig. 39> 그리고 마리 카트란주(Mary Katrantzou)의 2017년 S/S 컬렉션 작품 <Fig. 45>이다. 도나 카란의 마더 오브 펄(mother of pearl) 실크 드레스인 <Fig. 32>는 긴 소재 모듈을 체커보드(checkerboard) 형태로 엮어 평면적 유동성을 표현한 것으로 구조적 조형 표현 방법이 적용된 사례이다(Pretty woman, 2004). 더불어, 균형적 조형 표현 방법을 응용한 <Fig. 39>는 서로 다른 크기의 블루 컬러 정사각형 모듈을 격자 무늬로 중첩한 텍스타일디자인을 통해 컬러 모듈 간의 시각적 균형성을 탐구한 작품이다. 유희적 조형 표현 방법이 사용된 마리 카트란주의 작품 <Fig. 45>는 네이비, 스카이 블루, 화이트, 오렌지 컬러의 사각형을 작은 모듈에서 점차 큰 모듈의 순으로 연속 배열하여 시각적 운동성을 표현한 텍스타일디자인이 돋보인다. 이와는 다르게, 평면과 입체 모듈을 융합한 시각적 운동성의 사례는 이세이 미야케의 2016년 A/W 컬렉션 작품 <Fig. 41>과 2017년 A/W 컬렉션 작품 <Fig. 47> 그리고 헬렌 반 리스(Hellen Van Rees)의 2013년 S/S 컬렉션 작품 <Fig. 59>가 있다. 이세이 미야케는 기계 주름을 통해 유동적 지각미를 실험하는데 <Fig. 41>은 균형적 조형 표현 방법을 사용하여 레드 컬러의 기하학 모듈의 운동성을, <Fig. 47>은 스카이블루와 퍼플 컬러의 기하학 모듈을 불규칙적으로 배열한 텍스타일디자인을 유희적 조형 표현 방법으로 나타낸다. 또한, 공감각적 조형 표현 방법이 응용된 <Fig. 59>는 블랙 컬러의 미니 드레스의 헴 라인에 금속 소재의 입체적 기하학 모듈을 부착하여 소재의 시각적 물성과 구조적 역동성을 부각시킨 것이다. 마지막으로 알렉산더 맥퀸(Alexander McQueen)의 2012년 A/W 컬렉션 작품 <Fig. 42>는 균형적 조형 표현 방법을 기반으로 레드 컬러의 오간자 소재를 중첩하여 부피와 깊이의 연속성을 입체와 입체 모듈이 융합된 시각적 운동성으로 표현한 것이다.
역학적 형태성은 역학적 원리를 기반으로 재해석 된 소재의 해체와 재구성을 의미한다. 디자이너들은 융합적 형태성의 조형 표현 방법 중 구조적 조형, 상대적 조형, 공감각적 조형을 사용하여 재료 모듈에 내재한 시각적, 촉각적, 물리적 속성을 탐구하며 재료의 물성이 만들어낸 시각적 구조성을 표현한다.
평면과 평면 소재 모듈을 사용한 역학적 형태성은 도나 카란의 2003년 S/S 컬렉션 작품 <Fig. 56>에서 나타난다. 공감각적 조형 표현 방법이 적용된 <Fig. 56>은 광택감 있는 블랙 컬러의 모듈을 부드러운 네트 소재 위에 연속 배열하여 소재의 공감각적 특징을 탐구한 드레스이다. 반면, 안리얼에이지(Anrealage)의 2016년 S/S 컬렉션 작품 <Fig. 35>와 장 폴 고티에의 2000년 S/S 컬렉션 작품 <Fig. 58>은 평면과 입체 소재 모듈을 융합한 역학적 형태성의 사례이다. 불규칙적인 주름이 적용된 부채꼴 형태의 탑과 가죽 플레어 스커트로 구성된 <Fig. 35>는 소재의 구조적 재구성을 통해 빛의 굴절, 반사 현상을 가시화한 것으로 구조적 조형 표현 방법이 적용된 작품이다(Codinha, 2015). 공감각적 조형 표현 방법이 보이는 <Fig. 58>은 스트라이프 롱 드레스의 스커트에 선 모듈을 중첩하여 입체적 실루엣을 구축한 것으로 평면과 입체 소재의 물성을 실험한 것이다. 이와 다르게, 입체와 입체의 소재 모듈을 융합한 역학적 형태성의 사례로는 크리스티앙 디오르(Christian Dior)의 2007년 S/S 컬렉션 작품 <Fig. 36>, 자일스 디컨(Giles Deacon)의 2010년 S/S 컬렉션 작품 <Fig. 54>, 뮈글러(Mugler)의 2012년 A/W 컬렉션 작품 <Fig. 60> 그리고 느와르 케이 니노미야(Noir Kei Ninomiya)의 2017년 S/S 컬렉션 작품 <Fig. 61>이 있다. 크리스티앙 디오르는 <Fig. 36>에서 구조적 조형 표현 방법을 기반으로 일본의 오리가미 기법을 적용하여 평면적 재료 모듈을 입체적으로 전환시켜 시각적 구조성을 탐구한다(Mower, 2007). 상대적 조형 표현 방법이 적용된 자일스디컨의 작품 <Fig. 54>는 금속 소재 모듈이 연속적으로 배열된 상의, 베이지 컬러의 네트와 실버 금속 소재를 패치워크한 스트라이프 패턴 그리고 소재의 중첩이 구축한 입체적 부피의 스커트가 특징이다. 또한, 뮈글러의 작품 <Fig. 60>은 공감각적 조형 표현 방법을 통해 화이트 컬러의 실, 퍼, 가죽 등 대비되는 볼륨의 재료를 관입시켜 superheroine shoulders, body-loving cut의 실루엣을 구축한 것이다(Bumpus, 2012). <Fig. 60>과 같이 공감각적 조형 표현 방법이 적용된 느와르 케이 니노미야의 작품 <Fig. 61>은 서로 다른 크기의 블랙 네트 모듈을 연속 배열한 입체적 부피의 견고한 실루엣이 특징이다.
융합적 예술성은 서로 다른 형태, 컬러, 재료에 내재한 본질적 속성의 융합이 구축한 복합적 조형 구성이다. 디자이너들은 융합적 형태성의 조형 표현 방법 중 유희적 조형 표현 방법과 역동적 조형 표현 방법을 응용하여 형태, 컬러, 재료가 융합된 모듈의 시각적 조화와 구조적 예술성을 디자인에 담아낸다.
평면과 평면 모듈을 조합한 융합적 예술성의 사례는 장 폴 고티에의 2000년 S/S 컬렉션 작품 <Fig. 62>와 자크뮈스(Jacquemus)의 2015년 A/W 컬렉션 작품 <Fig. 63>이다. 장 폴 고티에는 드레이핑 기법으로 불규칙적 플리츠와 입체적 추상 오브제를 구축한 화이트 브라이덜 가운에 마더 오브펄 소재의 브라운 정사각형을 연속 배열한 에이프런(apron)을 매치하여 부드러움과 강함, 비규정성과 규정성 간의 융합을 표현한다(Singer, 2000). 이 작품에는 역동적 조형 표현 방법이 사용된다. 또한, 자크뮈스는 역동적 조형 표현 방법을 통해 기존의 정형화된 셔츠와 스커트의 형태를 해체 후 재구성하고 머스타드와 브라운 컬러의 퍼 베스트를 함께 매치하여 키덜트(kidult) 감성의 유희성을 보여준다(Phelps, 2015b). 반면, 평면과 입체 모듈을 응용한 융합적 예술성은 루엘라(Luella)의 2003년 S/S 컬렉션 작품 <Fig. 46>과 장 폴 고티에의 2006년 A/W 컬렉션 작품 <Fig. 64>가 대표적 사례이며 모두 역동적 조형 표현 방법이 근간이다. 루엘라의 오른쪽 작품은 서로 다른 크기의 블랙, 화이트, 그레이 컬러의 선 모듈이 니팅된 모듈을 비규정적으로 드레이핑하여 입체적 공간성을 만들어낸 것이다. 또한, 장 폴 고티에의 작품은 블루, 레드, 옐로우, 블랙 등 서로 다른 평면적 컬러 모듈과 퍼 소재의 입체적 모듈을 중첩하여 형태, 컬러, 소재의 이질성을 공존시켜 에스닉 스타일을 표현한 것이다. 마지막으로 입체와 입체 모듈이 융합된 사례는 준야 와타나베의 2004년 A/W 컬렉션 작품 <Fig. 48>, 빅터 앤 롤프의 2010년 S/S 컬렉션 작품 <Fig. 66> 그리고 매니쉬 오로라(Manish Arora)의 2010년 A/W 컬렉션 작품 <Fig. 67>이다. 유희적 조형 표현 방법을 사용한 준야 와타나베는 서로 다른 볼륨을 지닌 패딩 소재를 통해 역동적 실루엣을 구축하고 레드, 옐로우, 블랙 컬러의 재구성으로 시각적 명료성을 부각시킨다. 더불어, 빅터 앤 롤프는 역동적 조형 표현 방법을 근거로 블랙 컬러 모듈의 가장자리에 블루 컬러의 입체적 트리밍을 부착하여 형태의 명료성, 역동성, 유희성을 작품에 담아낸다. 역동적 조형 표현을 응용한 매니쉬 오로라는 레드, 핑크, 블랙, 오렌지, 그레이, 블루 컬러의 서로 다른 형태의 플라스틱 모듈을 조합하여 아르데코(art deco) 양식의 특징을 공상과학의 이미지로 재해석한다(Bumpus, 2010).
Ⅳ. 결론
본 연구의 목적은 바우하우스의 기초조형 표현 방법을 중심으로 21세기 이후 패션디자인에 나타난 융합적 형태성의 조형 표현 방법과 조형적 특징을 고찰하는 데에 있었다. 바우하우스 형태 교육 마스터의 형태 이론은 인간, 자연, 과학 그리고 디자인 3요소 간의 상관관계와 형태와 컬러, 형태와 재료의 관념적 탐구를 기반으로 형태의 개념을 확장하고 작가의 관념에 근거한 조형 접근방법을 정의한 것이었다. 형태 교육 마스터들은 기초교육과정과 공방과정에서 인간의 정신과 생활 양식이 복합적으로 내재한 기초조형 표현 방법을 구축하며 학생들이 조형의 본질적 속성을 습득하도록 교육하였다. 바우하우스의 기초조형 표현 방법은 동일 형태 혹은 서로 다른 형태 간의 상대성을 탐구하는 일차원적 조형 표현, 형태와 컬러 간의 상호 관계성을 탐구하고 재료의 본질적 속성을 다루는 이차원적 조형 표현 그리고 기하학적 형태, 제한된 컬러, 서로 다른 속성의 재료가 복합적으로 응용된 다차원적 조형 표현으로 분류되었다.
본 연구의 결과, 융합적 형태성은 인간의 내적 속성인 정신, 감각, 직관과 외적 요소인 과학, 기술, 자연간의 융합적 관계성을 실험하며 형태, 컬러, 재료의 복합적 조형 원리를 정립한 개념이었다. 이는 바우하우스의 기초조형 표현 방법을 평면과 평면, 평면과 입체, 입체와 입체 모듈의 복합적 공간 구성으로 확장한 것으로, 바우하우스의 기초조형 표현 방법은 이질적 속성 간의 융합이 핵심이었다. 일차원적 조형 표현은 정신과 감각의 융합과 예술과 기능의 융합이 특징이었으며, 이차원적 조형 표현은 절대성과 상대성의 융합과 양과 음의 융합이 나타났다. 반면, 다차원적 조형 표현은 부동성과 형태의 융합과 추상성과 공간성의 융합을 내포하였다. 이를 기반으로 20세기 중·후반 이후 디자이너들은 관념과 감각을 기반으로 형태를 구성하는 요소를 단순히 형에 국한하지 않고 컬러와 소재의 속성을 형태 본질에 포함시켜 기하학 모듈의 확장과 중첩, 컬러의 시각적 재구성, 이질적 소재의 속성을 탐구하였다.
형태 교육 마스터들의 기초조형 표현 방법을 중심으로 추출된 21세기 이후 패션디자인의 조형 표현 방법은 구조적 조형, 균형적 조형, 유희적 조형, 상대적 조형, 공감각적 조형 그리고 역동적 조형으로 분류되었다. 구조적 조형은 동일 혹은 상이한 모듈을 중첩, 배열 그리고 관입시켜 다시점적 시각의 실루엣을 표현하는 방법이었고, 균형적 조형은 단일 컬러의 기하학 모듈 간의 시각적 균형을 실험하는 것이었다. 반면, 유희적 조형은 이질적 형태와 컬러의 중첩과 대비가 만들어낸 시각적 유희성이 특징이었으며, 상대적 조형은 서로 다른 컬러와 소재로 구축된 기하학 모듈을 재구성하여 컬러와 소재의 객관적 상대성을 실험하는 것이었다. 이와 다르게, 공감각적 조형은 소재에 내재한 시각과 촉각의 공감각적 속성을 실험하는 표현 방법이었고, 역동적 조형은 규정된 형태, 제한된 컬러, 물성이 대비되는 재료가 융합된 모듈이 구축한 시각적 역동성이 나타났다. 이를 근거로 21세기 이후 패션 컬렉션 작품을 분석한 결과 추출된 융합적 형태성의 조형적 특징은 다음과 같았다. 첫째는 기하학 형태의 배열, 상호 관입을 통해 구축된 구조적 확장성이었고, 둘째는 도형 모듈과 컬러의 일체화가 형성한 추상적 형태성이었다. 셋째는 컬러와 재료 모듈의 연속성과 상대성이 구축한 시각적 운동성이었고, 넷째는 역학적 원리를 기반으로 재해석된 소재의 해체와 재구성이 만들어낸 역학적 형태성이었다. 다섯째는 서로 다른 형태, 컬러, 재료에 내재한 시각적, 촉각적, 지각적 속성을 탐구한 융합적 예술성이었다.
Acknowledgments
본 논문은 박사학위 청구논문 중 일부가 포함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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