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아이콘 Billie Eilish를 통해 본 Gen Z의 특성

1. 연구의 배경과 목적

시대의 변화에 따라 사회문화적으로 영향력 있는 패션 아이콘들이 탄생되었다. 20세기는 시대적으로 변화가 많았던 시기인 만큼 ‘마린린 먼로’, ‘오드리 헵번’, ‘마돈나’, ‘트위기’ 등의 다양한 패션 아이콘들이 그 시대의 패션을 상징하며 대중들의 취향과 라이프스타일, 가치관 등에 영향을 주었고, 현재까지도 많은 디자이너들에게 디자인 인스피레이션이 되고 있다. 패션 아이콘은 패션이라는 상징적인 기호를 통하여 그 시대의 사회상이나 문화적 의미를 반영하고 유행을 이끌어가는 역할을 하며 패션산업의 활성화에도 기여하게 된다.

21세기의 디지털 환경은 각종 인터넷 매체와 소셜 미디어를 통해 시시각각의 이슈화되고 자주 거론되는 인물들을 대중에게 빠르고 강력하게 각인시키고 있다. 특히 어린 시절부터 디지털 세계에 익숙한 1996년과 2006년 사이에 태어난 Gen Z들은 소셜 미디어를 통해 인플루언서나 자신들을 대변하는 롤 모델(role model)로부터 그들의 패션 스타일이나 라이프 스타일, 가치관 등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Gen Z의 대표적인 팝 스타이자 롤 모델인 Billie Eilish는 음악뿐만 아니라 자신의 몸이 성적 대상화가 되는 것을 피하기 위한 헐렁한 오버사이즈 패션스타일과 자유로운 사고, 타인의 비평을 두려워하지 않는 태도 등으로 Gen Z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고 있다. Billie Eilish는 2001년생으로 Gen Z에 해당하며, 2016년 데뷔 싱글 앨범 ‘Ocean eyes’로 시작된 상승세에 힘입어 2020년 그래미 어워드(Grammy Awards)에서 주요 5개상을 휩쓸며 역사상 최연소 수상자가 되었다. 2019년에는 Forbes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30세 미만 30인 리스트에 가장 나이가 어린 유명인으로서, 2021년에는 Time에서 선정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선정되었다. 이처럼 음악, 스타일 등 모든 부분에서 트렌드를 주도하는 Billie Eilish는 Gen Z들의 우상이자 현 패션계를 움직이는 패션 아이콘으로서 패션하우스들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Gucci, MCM, Calvin Klein 등은 Billie Eilish를 캠페인 영상에 등장시키며 소비력과 영향력 측면에서 막강한 파워를 보여주는 Gen Z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마케팅 전략으로 사용하고 있다. Vogue와의 인터뷰에서 한 10대 팬은 ‘Billie Eilish의 스타일을 사랑하며 그녀는 내가 내 자신이 되고, 내가 원하는 무엇이든지 입을 수 있도록 영감을 제공하는 존재’라고 하였다(Margolis, 2019). 이처럼 스타의 이미지는 대중의 개인적 취향과 친밀감, 욕망과 동일화를 이끌어내는 사회적 기호로 작용하며(Park, 2013), 그들의 패션과 삶은 Gen Z에게 중요한 소비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

본 연구의 목적은 패션 아이콘인 Billie Eilish를 통해 Gen Z의 특성을 이해함으로써 그들의 사고와 미적 태도를 해석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고자 한다. 의류학에서 패션 아이콘에 관한 연구는 패션 아이콘의 대중문화적 특성을 연구한 Y. S. Kim(2006)의 연구, 20세기에 나타난 패션 아이콘을 시대별 사회적 변화에 따라 4개의 상징적 의미로 분류하여 고찰한 Lee(2010)의 연구, 21세기 패션 아이콘을 다양한 감성적 융합측면으로 연구한 Park(2013)의 연구 등으로 패션 아이콘의 영향력을 사회문화적 측면에서 파악하였다. 또한 Jacqueline Kennedy의 패션 스타일을 분석한 Lee & Kim(2011)의 연구와 실버 패션아이콘 Iris Apfel의 패션 스타일을 분석한 Kim & Kim(2020) 등의 연구는 특정 인물인 패션 아이콘을 선정하여 패션 스타일을 분석하였다. 따라서 본 연구는 Gen Z의 표본이자 하나의 문화 콘텐츠로서 Billie Eilish의 패션과 라이프 스타일, 가치관 등을 분석하여 미래 패션산업의 주요 소비자인 Gen Z의 특성을 이해하는 데에 차별화를 지닌다. 소비자의 세대 변화로 Gen Z에 대한 이해가 중요한 시점에서 현재 글로벌적으로 Gen Z를 대변하며 영향력 있는 패션 아이콘을 통해 Gen Z의 특성을 파악하는 것은 의미 있다고 본다.

2. 연구의 범위 및 방법

본 연구를 수행하기 위한 연구방법으로는 문헌 연구와 사례 연구를 병행하였다. 문헌 연구는 선행 연구와 인터넷 신문기사, 패션 매거진 등을 통해 진행하였으며, 사례 연구는 공식 활동 사례와 개인의 일상을 엿볼 수 있는 Billie Eilish의 개인 인스타그램을 연구대상으로 집중하였다.

2021년 12월 기준 Billie Eilish의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는 9,976만을 넘었으며, 게시물은 595개로 모든 콘텐츠는 스틸 컷 이미지뿐만 아니라 동영상도 포함된다. 소셜 미디어 분석 사이트 Speakrj에 의하면 Billie Eilish의 인스타그램 게시물 평균 좋아요 수는 약 600만개이며, 게시물의 평균 코멘트는 3만개(‘Billie Eilish instagram followers statistics’, 2021)로 엄청난 파급력을 지니고 있다. 본 연구는 327개의 게시물(2021년 4월 검색 기준)을 통합적으로 분석하면서 게시물의 이미지와 텍스트를 확인하였고, 게시물 분석의 근거로서 선행 연구와 인터넷 신문기사, 패션 매거진, 인터뷰 자료를 활용하였다. 1차적으로 연구자는 여러 각도의 동일한 이미지와 앨범 홍보자료를 제외한 239개의 이미지를 수집하였고, 이론적 틀을 토대로 이미지 분석 후 객관성을 높이기 위해 패션디자인전공 석사 이상과 교수진으로 구성된 4인의 검증을 통해 결과를 도출하였다. 자료의 검증을 위한 순서로는, 먼저 Billie Eilish의 분석의 틀로 사용된 4가지의 Gen Z 특성에 해당하는 정의와 대표사례를 각각 제시한 후, 각각의 이미지 특성을 분석하고 2명이상이 동일한 특성으로 선택한 이미지 182장을 최종적으로 선정하였다.

1. 패션 아이콘 개념

패션 아이콘은 패션 스타일과 삶의 방식, 태도 등이 어우러진 이미지가 대중에게 투영되어 큰 영향을 끼치며, 풍부한 상상력과 영감의 원천으로서 시대의 이상을 표현하고, 시대를 초월하여 하나의 패션 상징, 나아가 문화 상징이 된 인물을 의미한다(Park, 2013). 패션 아이콘은 대중의 주목을 받고, 사회적 관심을 불러일으키며 미술, 음악, 영화, 정치 등 다방면에서 중요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셀러브리티(celebrity)나 스타(star)가 해당되기도 한다.

Y. S. Kim(2006)에 의하면 패션 아이콘은 특정한 시기에 유행하는 양식이 표상화 된 사람이나 물건을 뜻하며, 패션이라는 상징적인 기호를 통하여 당대의 사회상이나 문화적 의미 또는 이데올로기적 가치까지도 대변하는 하나의 표상이라고 하였다. Lee(2010)는 패션 아이콘은 단지 패션 디자이너와 패션에 한정되지 않으며 미술, 음악, 신(新)문화, 젊은이의 문화, 이국 그리고 개인 등에서도 발생될 수 있다고 하였다.

패션 아이콘은 각종 대중 매체에 의해 패션, 라이프 스타일 등이 노출되면서 대중의 관심을 받으며, 특히 이들의 패션 스타일은 관련 신조어가 등장하기도 하며 대중들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며 트렌드로 작용하기도 한다. 디지털시대 이전의 여성들은 새로운 트렌드에 대해 배우고 영감을 받기 위해 과거의 패션 아이콘에 의존했다(Conasur, 2018). Y. S. Kim(2006)은 패션 아이콘이 갖는 대중문화적 외적 가치로 브랜드나 특정 상품 홍보에 대한 동조현상을 만들어내며 유행을 이끌어가는 역할과 선두적인 트렌드 제시를 하며 패션 아이콘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패션 산업의 다양화와 활성화되는 것이라고 하였다. 최근에는 인스타그램이나 틱톡, 유튜브와 같은 소셜 미디어를 통해 유명세를 얻은 일반인 패션 인플루언서들의 영향력이 커지며 또 다른 유형의 패션 아이콘 역할을 하고 있다.

2. Billie Eilish에 대한 일반적인 고찰

Gen Z 아이콘으로 불리는 2001년생 Billie Eilish는 미국의 싱어송라이터로 유튜브를 보며 피아노와 기타를 독학하여 완벽한 실력을 갖추었다(‘Billie Eilis’, n.d.-b).

Billie Eilish가 전문적인 가수로 데뷔하는데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 곡은 'Ocean eyes'라는 노래로 몽환적인 멜로디에 독특한 음색이 더해진 이 노래를 2016년 초 글로벌 음악 공유 서비스 플랫폼인 사운드 클라우드(Sound cloud)에 업로드 하였고(‘Billie Eilish’, n.d.-b), 예상치 못한 인기를 단숨에 얻게 되었다. 이후 BBC 선정 Sound of 2018에 노미네이트되었고, 첫 앨범은 세계적으로 650만 장이 팔려 그 해에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앨범으로 기록되었다(‘Billie Eilish’, n.d.-a). 2019년 Forbes 선정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30세 미만 30인에 올랐고, ‘제62회 그래미 어워드’에서 올해의 레코드, 올해의 앨범, 올해의 노래, 올해의 신인 등 본상 4개 부문을 비롯해 최우수 팝 보컬 앨범상까지 총 5개 트로피를 거머쥐는 등 독보적인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Billie Eilish’, n.d.-b).

Billie Eilish의 음악은 일반적으로 높은 음조의 팝송을 부르는 20대의 다른 여성 아티스트들과는 달리 다소 깊고 단조로운 음색이 특징이다. 우울하고 몽환적이지만, 마냥 어둡지만은 않은 특유의 무드가 담긴 Billie Eilish의 노래와 뮤직비디오의 내용을 살펴보면, 예술에 대한 감각과 그녀가 자신을 어떻게 묘사하고 있는지 그리고 그녀의 세계관까지 통찰할 수 있다. Billie Eilish는 자신의 상대가 차라리 게이었으면 좋겠다거나, 캘리포니아 산불에 대해 혹은 자기 회피, 상처뿐인 사랑 등현재의 사회적인 문제나 자신과 같은 세대인 Gen Z가 겪고 있는 내적인 문제를 곡에 반영시키고 있다. 이러한 가사는 전 세계 Gen Z의 공감대를 형성하며 열렬한 지지를 받고 있다. Vogue 매거진에서 Gen Z 팬들이 Billie Eilish의 어떤 점을 좋아하는지 인터뷰를 한 결과, 10대 팬들은 Billie Eilish의 노래는 공감되는 이야기를 들려주거나 이해하기 어려웠던 감정들을 표현함으로써 그녀의 음악으로 자신의 힘든 고비를 넘겼다고 말했다(Margolis, 2019). 또한 Billie Eilish의 노래는 따뜻한 포옹의 역할을 하며,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신경 쓰지 말고 자기 자신이 되라고 가르쳐 준다고 하였다(Margolis, 2019). 이처럼 오늘날 팝의 새로운 시대를 이끌고 있고 Billie Eilish가 프로듀싱하고 있는 음악은 현재 Gen Z가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에 대해 느끼는 감정들과 불안감을 암시하며, Gen Z들의 내적 친밀감과 취향을 형성하고 동일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Billie Eilish는 놀라운 음악적 재능뿐 아니라 한 번 보면 잊을 수 없는 독특한 스타일로도 유명하다. 몸매를 드러내지 않는 오버사이즈 실루엣이나 네온 컬러의 헤어, 럭셔리 브랜드의 패션 등을 즐겨 입으며 음악적 색깔만큼 다양한 색감의 패션을 즐긴다. 패션 브랜드 MCM은 캠페인 모델로 Billie Eilish를 선정한 이유를 한 특정 집단이나 미적 취향에 맞추지 않고 있는 멋진 소녀 그대로의 모습으로서 Gen Z가 지닌 ‘나 다움’을 드러내기 때문이라고 하였다(Billie Eilish looks, 2019). 이처럼 Billie Eilish는 음악계와 패션계에서 Gen Z를 대변하는 최적화된 패션 아이콘으로 주목받고 있다.

3. Gen Z의 일반적인 특성

1995년부터 2010년까지 태어난 Gen Z는 어린 시절부터 인터넷, 소셜 네트워크, 모바일 시스템에 노출되어 온 디지털 네이티브(digital native)이다(Francis & Hoefel, 2018). Gen Z의 특성 논의를 위해 글로벌 컨설팅 회사 McKinsey가 추천한 리포트 4건을 내용 분석하여 키워드를 토대로 Gen Z의 주요 특성 4가지를 <Fig. 1>과 같이 도출하였다. McKinsey의 리포트 4건은 Gen Z를 대상으로 질적・양적 조사를 토대로 이루어져 글로벌적으로 다양한 영역에서 인용되고 있다.

<Fig. 1>

Key Characteristics of Gen Z

첫째, ‘Undefined ID’ 특성으로 Gen Z는 하나의 고정관념으로 자신을 규정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존재 방식으로 실험하면서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개인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것이 핵심이다. 그들에게 자아는 실험하고, 시험하고, 변화시키는 장소이다. Gen Z 10명 중 7명은 정체성과 관련된 대의를 옹호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이전 세대보다 인권, 인종과 민족 문제, 레즈비언, 게이, 양성애자, 트랜스젠더 문제, 그리고 페미니즘에 더 관심이 있다고 말했다(Francis & Hoefel, 2018). Thompson의 2016년 연구에 따르면, Gen Z의 응답자 중 3분의 1 이상이 예전만큼 성별이 사람을 정의하지 않는다는 데에 강력하게 동의했으며, 쇼핑행위에 있어서도 성별의 이분법을 거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Laughlin, 2016). 또한 그들은 젠더 뉴트럴(gender neutral) 공공 화장실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강하게 느끼고 있으며, 21-34세의 57%에 비해 Gen Z 중 70%가 이 운동을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Laughlin, 2016). 젠더 뉴트럴은 남녀 구분 자체를 없애고 중립성을 지향해 사람 자체로만 보려는 움직임으로써 자신의 행복을 중시하는 기조가 여러 분야로 확산되면서 성역할에서도 기존 틀을 벗어나 자신을 표현하고 성에 고정되지 않은 나 자체로 삶을 영위하려는 트렌드가 반영되어 있다(‘Gender neutral’, n.d.). 둘째, ‘Expression of individuality’특성은 개인성의 관점으로 Gen Z는 타인과 차별화하고 자신만의 개성을 드러내고 싶어 하는 욕구가 강하다는 것이다. Gen Z와 밀레니얼 세대를 아우르는 소비자들은 더 개인화된 제품을 갈망할 뿐만 아니라 자신의 개성이 돋보이는 제품에 기꺼이 프리미엄을 지불한다. Gen Z는 자신의 성공과 부를 과시하는 플렉스(flex) 문화를 즐기며 개인적 소비의 주체들이다(Du, 2021). 이러한 의미에서 Gen Z의 럭셔리 소비가 다른 세대와 다른 점은 럭셔리 브랜드를 가방이나 셔츠에 붙여 배지로 달고 싶은 유명브랜드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Gen Z는 자신들을 차별화할 수 있는 독특한 아이템을 찾기 때문이다(Finneman, Spagnuolo, & Rahilly, 2020). 셋째, ‘Ethical & environmental conscious’특성으로 Gen Z는 기존의 고정화된 인식에 사고의 전환과 행동을 변화시키고자 하는 액티비즘(Activism)을 통해 사회, 정치, 경제, 환경의 변화를 이끌며 개선하고자 한다. 미국 전역의 2천명을 대상으로 한 컨설턴트 조사에 의하면 Gen Z 중 69%는 선거 결과로 정치에 더 관심 갖게 되었다고 답했으며, 52%는 선거 결과에 관여하고 선출된 정치인들이 선거 공약을 이행하도록 격려할 계획이라고 하였다(Maguire, 2020). 또한 한 연구에 따르면 대부분의 Gen Z들은 지속가능한 브랜드를 구매하는 것을 선호하며, 지속가능한 제품에 10%를 더 지불할 의사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Petro, 2021). 넷째, ‘Multiple realities’ 특성으로 Gen Z는 디지털 세상에 익숙하여 가상현실(AR)과 증강현실(VR)과 같은 첨단기술을 일상생활에 원활하게 통합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세대로 현실과 가상의 경계가 없는 다중의 공간에서 살아간다는 것이다. 따라서 그들은 실시간으로 전 세계 누구와도 즉각적이고 쉽게 연결할 수 있는 소셜 네트워크의 세계에서 성장하며 온라인에서 만난 친구와 실제 세계에서 만난 친구를 구분하지 않으며, 52%의 Gen Z들은 모든 개인이 다른 집단에 속하는 것이 당연하며 집단 간 이동에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하였다(Francis & Hoefel, 2018). Gen Z를 독특하게 만드는 것은 그들의 창의성, 최첨단 기술, 그리고 그들이 온라인에서 만든 경험을 공유하고자 하는 욕구이다(Hackl, 2020). 특히 Gen Z는 텍스트보다는 시각적 능력이 뛰어나 디지털 세계에서의 이미지와 동영상을 중심으로 독특한 개성을 표현하고 추구하는 특성을 보인다.

1. Undefined ID: 젠더 플루이드와 신체 긍정

Gen Z는 하나의 고정관념으로 자신을 규정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을 다양한 존재 방식으로 이해하면서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개인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특성을 지닌다. Billie Eilish는 여성이나 남성, 어느 한쪽의 성적 코드를 옷으로 드러내지 않는다. Teen vogue와의 인터뷰에서 Billie Eilish는 전통적으로 성별이 구분되는 패션에 대해 불만을 털어놓으며, 좋아하는 옷이나 신발이 보통 남자아이들의 것이므로 자신의 사이즈를 구할 수 없는 현실 속에서 자신의 성장이 제한적임을 느꼈다고 말했다(Delgado, 2019).

“저는 남자아이의 옷과 신발을 얻어 입고 자랐어요...‘여성의 사이즈로 이것을 가지고 있나요?’라고 물으면 대답은 항상 ‘아니오’에요...저는 거절을 듣고 싶지 않아요. 어떤 것도 제한되는 것을 원하지 않아요.”

이러한 이유로 Billie Eilish는 자신의 브랜드 Blohsh에서 성별에 구애받지 않고 아이들이 좋아하는 옷을 고를 수 있는 선택권을 주는 젠더 플루이드(gender-fluid) 키즈 라인을 출시하였다. 성별 구분 없는 젠더 플루이드는 젠더 퀴어의 종류로 성별이 유동적으로 전환되는 젠더로서 현재의 젠더가 무엇인지 뚜렷하게 알 수 있을 때도 있지만, 젠더와 젠더 사이에 머무르는 때도 있기 때문에 자신의 성별을 하나의 단어로 정의하지 못할 때도 있으며, 다양한 젠더 사이를 의식적 혹은 무의식적으로 오가는 것을 의미한다(‘Gender-fluid’, n.d.). 브랜드 Blohsh는 Billie Eilish의 트레이드 마크인 네온 컬러와 직접 만든 젠더 뉴트럴을 상징하는 사람 형태의 엠블럼이 특징이다<Fig. 2>.

<Fig. 2>

Blohsh(Billie Eilish Instagram, 2018-e)

Billie Eilish는 자신의 몸이 성적 대상화가 되는 것을 거부하며 편안함을 위해 특유의 헐렁한 오버사이즈 패션을 즐겨 입는다. 2019년 5월 패션 브랜드 Calvin Klein의 ‘I speak my truth’라는 제목의 새로운 광고 캠페인에 등장했던 그녀는 매거진 Elle와의 인터뷰에서 사람들의 성별에 대한 고정적인 시선을 통해 자신의 몸이 객관화되는 것을 원하지 않으며, 몸에 꼭 맞는 옷에서 벗어난 헐렁한 오버사이즈 패션을 추구하는 것은 자신의 정당한 선택임을 밝히고 있다(Penrose, 2019).

“세상이 나의 모든 것을 알게 되길 원치 않아요. 그래서 나는 크고 헐렁한 옷을 입어요. 그 아래 무엇이 있는지 보지 못했기 때문에 아무도 의견을 낼 수 없어요.”

2019년 9월 Billie Eilish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스트리트웨어 브랜드 ‘Freak city’와 협업한 오버사이즈의 티셔츠와 하의로 된 트레이닝 웨어를 입은 사진을 게시하였다<Fig. 3>. 그리고 자신의 옷차림에 변화를 요구하는 수많은 코멘트에 대해 ‘만약 내가 평범한 것을 입었다면 더 섹시했을 텐데, 그래그래, 더 좋은 코멘트를 생각해보세요. 나는 이미 지쳤으니까’라는 반항적인 글을 함께 게시하여 화제를 일으켰다. 한 인터뷰에서 Billie Eilish는 ‘우리는 한 가지 생활방식에 너무 익숙해서 생각조차 하지 않고 자동적으로 다른 사람들의 생활방식이 잘못되었다고 말하지만, 자신은 사람들의 익숙한 것을 망치고 싶다’라고 하였다(Ettinger, n.d.). 이는 오랫동안 미디어가 제시해온 상업적으로 규범화되고 이상화된 미의 기준이나 태도와는 다른 Billie Eilish의 확고한 신념이 드러난다.

<Fig. 3>

Freak City Collaboration(Billie Eilish Instagram, 2019-e)

Billie Eilish는 아홉 살 때 이미 가슴이 생겼고, 자신의 정신적 성장보다 신체적 성숙이 빨라서 자기 몸을 부정하고 싫어했다고 한다. 또한 작은 옷들을 입고 편안하다고 느낀 적이 없었기 때문에 평소 몸을 전혀 드러내지 않는 헐렁한 패션 스타일을 추구하는 것이며, 점차 시간이 지나 자기 몸을 긍정하기 시작하면서 꾸준히 사람의 신체적 외모를 비웃거나 조롱하는 행위인 ‘body shaming’에 대해 자기 생각을 알려왔다. Billie Eilish는 자신의 신체 크기나 모양을 판단하는 사람들을 비판하며 자신의 가치는 사람들의 인식에 근거하는 것이 아닌,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자기 신체 긍정을 주장한다. 한 예로, 평소 고수하던 오버사이즈 패션이 아닌 탱크톱 차림으로 찍힌 파파라치 사진이 트위터를 통해 퍼져나가며 온라인상에서 Billie Eilish의 몸매에 대한 자극적이고 부정적인 평가와 함께 논쟁이 벌어진 적 있다. 곧바로 Billie Eilish는 논쟁에 답변을 하듯 한 유튜버가 ‘평범한 사람의 진짜 몸’에 대해 이야기하며 ‘원래 가슴은 처질 수 있다’ 등의 발언이 나온 영상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공유하였다. 또한 Billie Eilish는 자신의 신체가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탱크톱 차림의 사진을 ‘정말 시간을 되돌리고 싶으십니까?’라는 문구와 함께 게시하면서 궁금증을 자아냈다<Fig. 4>. 이 게시물은 자신의 몸이 다른 셀러브리티의 전형적인 날씬한 몸과 다르다고 하여 전혀 부끄러운 것이 아니며, 여성의 몸에 대한 우리 사회의 강박적이고 가차 없는 body shaming에 대한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면서 많은 10대 팬들에 의해 공유되었다.

<Fig. 4>

Body Shaming(Billie Eilish Instagram, 2020-d)

Billie Eilish는 ‘Not my responsibility’ 필름을 공개하면서 사람들이 그녀에게 가한 body shaming, 여성에 대한 성차별, 그리고 시각적인 기대를 교묘하게 표현하였다. 영상에서는 그녀가 입은 옷들이 하나씩 벗겨졌고 검은 타르와 같은 액체 속으로 빠져 들어간다. 그리고 자신의 패션 스타일과 인지된 체형에 따라 자신을 판단하는 사람들에 대해 비난하며 읊조리듯 말한다(Sarkisian, 2020).

“내가 더 작고 더 약하고 더 부드럽고 키가 더 크길 원하나요? 제가 조용히 해드릴까요? 내 어깨가 당신을 거슬리게 했나요? 내 가슴이 그런가요? 내 배와 엉덩이는요? 태어난 나의 몸이 당신이 원하는 것이 아닌가요?... 제 몸을 본 적 없어도 당신은 여전히 내 몸을 평가해요. 그리고 그걸로 나를 판단하죠.”

이 영상의 끝부분에서 Billie Eilish는 ‘사람들의 신체 사이즈를 가지고 판단하지 말라’고 경고한다. 그리고 옷을 더 입든지 혹은 덜 입든지 간에 자신의 몸을 그 누구도 판단할 수 없으며, 자신의 가치는 자신의 책임에 기반을 두어야한다고 메시지를 전달한다. 10대 팬들은 필름 속 Billie Eilish의 대사를 자신의 신체 긍정 메시지로 사용하고 있으며, 감정 기반의 관계 맺음을 통하여 연대적인 심리적인 만족감을 느낀다.

패션은 오랫동안 성별과 정체성에 대한 사회적 논의와 함께 밀접하게 관련되어 왔으며, 미디어에서 나타나는 여성의 신체 관련 이미지와 표현들은 한 사회에서 공유되는 이상적인 미에 대한 기준 형성에 강력한 영향력을 갖는다(Lee & Lee, 2020). 이전과 다르게 오늘날의 청소년들은 다양성과 성 유동성을 옹호하는 신체 긍정 해시태그와 소셜 미디어 캠페인을 통해 셀프 큐레이션의 세계에서 성장하고 있다(Petter, 2019). Billie Eilish는 현대사회가 공유하고 있는 이상화된 이미지에서 벗어나 여성들이 몸의 곡선을 드러내지 않고 어떻게 아름답고 독특할 수 있는지 새로운 바디 이미지를 보여주고 있다. Billie Eilish가 추구하는 젠더 플루이드 패션은 착용자의 생물학적 성별에 의문을 제기하지 않는 스타일을 제시하며, 미디어에서 여성의 몸이 여전히 집중 감시의 대상이 되고 있는 시대에 몸에 대한 고정화된 개념에 저항하면서 의복 규범을 전복시키고 바디 이미지를 재정의 하며 Gen Z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

2. Expression of individuality: 부틀렉 패션과 럭셔리 브랜드

Gen Z는 개인성의 특성으로 타인과 차별화하고 자신만의 개성을 드러내고 싶어 하는 욕구가 강하다. 따라서 자신의 개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고가 제품을 통해 타인과의 차별화를 추구한다. Walker(2020)는 Veblen의 유한계급(Leisure class) 이론을 빌려 Billie Eilish를 비롯한 많은 대중 아티스트들은 새로운 부유한 사회적 범주에 속하며 값비싼 상품의 생산적인 소비로 특징지어지는 사회적 공간을 차지한다고 하였다. Billie Eilish는 콘서트, TV방송과 같은 공식적 행사에서 Louis Vuitton, Gucci, Chanel 등의 럭셔리 브랜드 로고를 과감히 드러내는 패션으로 항상 화제가 되고 있다. Billie Eilish의 커다란 브랜드 로고가 패턴처럼 활용된 의상은 유명 연예인들을 위해 부틀렉(bootleg) 의상을 만드는 Imran Moosvir과 Tsuwoop의 작품으로 Billie Eilish의 패션 스타일을 규정짓는 중요한 요소이다. 부틀렉은 상징이나 상표 등을 차용한 여러 아트워크의 의미로 사용되고 있으며, 단순한 복제 행위로 여겨지지 않고 창의성을 인정받으며 패션의 주류 장르 중 하나로 확산되고 있다(Ahn & Kim, 2020).

Billie Eilish는 Louis Vuitton의 상징적인 모노그램 패턴이 원본보다 과장되어 표현된 상의와 하의를 입거나<Fig. 5> 화려한 컬러와 모노그램 패턴이 키치한 느낌을 주는 모자와 오버사이즈의 트레이닝 패션을 선보였다<Fig. 6>. 발목의 기부스를 하고도 모노그램 패턴의 보호 신발을 착용하고 <Fig. 7> Louis Vuitton의 로고와 자신의 브랜드인 Blohsh 엠블럼으로 된 목걸이를 착용했다<Fig. 8>. 원본보다 로고의 크기가 크게 변형되거나 반복적인 로고 사용이 두드러지는 부틀렉 패션은 마치 제품을 통해 자신의 지위나 부를 드러내고자하는 상징적 행위로 Gen Z들의 flex문화를 엿볼 수 있다. Billie Eilish는 의복이 아닌 네일에도 럭셔리 브랜드의 상징적인 로고를 그려 넣는 새로운 시도로 10대 팬들을 열광시키고 있다.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길이가 매우 긴 네일 팁에 Gucci 로고로 장식한 네일을 게시하였고<Fig. 9>, 2020년 그래미 어워드에서도 Gucci의 로고 프린트로 된 실키한 수트와 함께 Gucci 로고로 장식한 네일로 연일 화제가 되었다. Billie Eilish의 패션에서는 여러 럭셔리 브랜드를 믹스매치한 스타일링 사례도 자주 나타난다. Louis Vuitton의 로고로 된 티셔츠와 Gucci의 로고 패턴으로 된 팬츠를 매치하여 특유의 헐렁한 패션을 하고<Fig. 10>, Fendi의 티셔츠와 Chanel의 점프수트, Gucci의 양말을 매치하여 다양한 럭셔리 브랜드의 상징적인 로고들이 시각적으로 강한 인상을 준다<Fig. 11>. 심지어 여러 럭셔리 브랜드의 로고들이 결합되어 하나의 패턴을 이루는 티셔츠<Fig. 12>는 실제 브랜드 각각의 독자적인 상징적 의미를 지닌 원본성의 개념을 약화시키며 재조합이 가져오는 부틀렉 패션의 유희적 특성을 잘 보여준다.

<Fig. 5>

Bootleg Fashion(Billie Eilish Instagram, 2019-b)

<Fig. 6>

Bootleg Fashion(Billie Eilish Instagram, 2019-a)

<Fig. 7>

Bootleg Fashion(Billie Eilish Instagram, 2018-b)

<Fig. 8>

Bootleg Fashion(Billie Eilish Instagram, 2019-c)

<Fig. 9>

Bootleg Fashion(Billie Eilish Instagram, 2020-e)

<Fig. 10>

Bootleg Fashion(Billie Eilish Instagram, 2018-c)

<Fig. 11>

Bootleg Fashion(Billie Eilish Instagram, 2018-a)

<Fig. 12>

Bootleg Fashion(Billie Eilish Instagram, 2018-d)

실제 럭셔리 브랜드들은 그녀만을 위한 특별한 디자인을 선보이면서 Gen Z들에게 즉각적으로 관심을 끌고 있다. Billie Eilish는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자신의 취향에 맞게 오버사이즈 제작된 Chanel의 수트를 입고 마치 Chanel이라는 것을 증명하듯 브랜드 로고 브로치를 여러 개 장식하였다<Fig. 13>. 미디어에서는 전형적인 턱시도나 볼 가운과 같은 드레스 코드를 거부한 Billie Eilish의 패션이 화제가 되었다. 매거진 GQ의 Tashjian는 Billie Eilish가 부틀렉 스타일을 모방한 럭셔리 하우스의 옷들을 입고 등장하는 모습은 패션계의 엄청난 진화라고 표현했다. 이처럼 Billie Eilish는 오랜 전통을 이어온 패션 하우스 Chanel의 옷을 입더라도 브랜드의 전형적이고 고전적 이미지를 추구하지 않고 자신의 스타일을 고집하며 자기를 표현하기 위한 적극적인 행위로 보인다. Yi(2012)는 브랜드 숭배는 자기표현의 한 형태로 남들보다 더 눈에 띄게 사치를 부려 돋보이려 한다는 점에서 수월성과 동시에 상황에 따라 적절한 자기연출을 해야한다는 점에서 탈현대적 미학의 표현이라고 하였다. Billie Eilish의 브랜드 숭배는 지위 과시의 수단으로 사용하기 보다는 고유한 자신만의 헐렁한 스트리트 스타일로 변형시킴으로써 자기표현방식의 의미를 지니며, Gen Z들이 자신을 위한 적극적 소비 행위에 대해 더 이상 주저하지 않는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Fig. 13>

Chanel(Billie Eilish Instagram, 2020-a)

3. Ethical & environmental conscious: 사회적 액티비즘

Gen Z는 사회, 정치, 경제, 환경에 대한 기존의 고정화된 인식과 사고의 전환, 행동을 변화시키고 가치와 신념을 중시하는 사회적 액티비즘(Activism)의 특성을 나타낸다. Billie Eilish는 Gen Z들의 사회문화적 아이콘으로서 Gen Z들에게 다양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Billie Eilish의 노래 ‘Xanny’는 신경안정제인 xanax를 지칭하는 것으로 10대 마약 중독에 대해 경고하고 있으며, 노래 ‘Bury a friend’의 가사에서는 정신 질환과 10대 자살에 대한 은유적 표현을 통해 그 심각성을 알리고 있다. 2019년 발매된 곡인 ‘bury a friend’의 뮤직비디오에서는 어두운 침대 밑에서 노래를 시작하는데 침대에서 빠져나온 Billie Eilish의 목을 검은색 장갑을 낀 손들이 마구 비틀고 제압하며 옷을 찢은 뒤, 등에 수많은 주사기를 꽂는 등 공포스럽고 환각적인 분위기가 연출된다. 이 곡은 Billie Eilish가 자신의 침대 밑에 사는 괴물의 관점을 통해 과거로부터 수면마비의 증세로 힘들었던 자신의 경험, 그 고통스러운 굴레를 자기혐오적으로 묘사하며 이 세상 그 누구든 상황에 따라 괴물이 될 수도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All the good girls go to hell’에서는 이곡의 아이디어 시발점이기도 한 2018년 발생한 캘리포니아 산불에 대한 언급을 통해 기후 변화를 묵살하고 각종 화학 실험을 통해 지속적으로 지구를 오염시켰던 인간들의 행동을 지적하고 있다. 이 뮤직비디오는 2019 Climate Action Summit에 앞서 공개되었으며, 팬들에게 기후 변화에 대한 조치를 취해줄 것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서 호소하였다. 2019 American Music Awards에서는 불타는 도시 풍경을 배경으로, Billie Eilish는 ‘죽은 행성의 음악은 없다’라고 쓰인 티셔츠를 입고 노래를 불렀다. 이를 Time지는 Gen Z가 액티비즘 도구로써 온라인 미디어를 새로운 방법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Billie Eilish의 공연을 시청하는 수백만 명의 시청자와 소셜 미디어에서의 그녀의 티셔츠의 이미지나 짧은 동영상을 본 전 세계의 많은 사람들에게 전파되는 매우 강력하고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하였다(Berman, 2019). 또한 밈과 성장한 Gen Z 들에게 온라인 미디어의 심플하고 경제적인 이미지와 텍스트의 병치는 팝송의 가사만큼 사람들의 머릿속에 함축적인 스테이트먼트를 만들 수 있다고 하였다(Berman, 2019).

2020년 첫 유권자가 된 18세의 Billie Eilish는 자신의 감정을 나누는 것을 확실히 두려워하지 않았다. Billie Eilish는 전당대회에서 ‘My Future’라는 신곡을 선보이면서 Joe Biden을 지지하며 미래를 확신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우리 스스로 만드는 것으로 사람들이 나와서 투표할 수 있도록 독려했다. ‘My Future’의 가사에서는 미래에 대한 기대와 자신을 향한 사랑을 드러내고 있으며, 신곡 발표와 함께 팬들에게 직접 쓴 편지에서는 ‘코로나19를 이겨낸 우리의 미래는 희망차고 신나는 모습일 것이다. 우리뿐만 아니라 미래 세대를 위해 희망을 품자’라며 자신의 감정과 함께 현재의 팬데믹 상황을 표현하였다.

채식주의자로 자란 Billie Eilish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서 낙농산업에서 동물 학대와 환경에 미치는 해로운 영향에 대해 언급하기도 하였고, 종종 자신의 소셜 미디어 플랫폼을 사용하여 팬들에게 육류 소비에 대해 ‘더 똑똑해져야 한다’라고 당부하며 채식주의자가 되기를 장려한다. 2019년에는 배우 Woody Harrelson과 함께 만든 ‘우리 집이 불타고 있다(Our house is on fire)’라는 제목의 영상에서 시청자들이 기후변화를 대처하기 위해 각자의 삶에서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지적한다. 2019년 Uber Eats를 통해 비건 음식 레스토랑을 홍보하기도 하였고, 비건 쿠킹 쇼 프로그램 ‘New day new chef’에 출연하기도 했다. 2020년자신의 인스타그램에서는 유기견과 함께 찍은 사진을 게시하며 애완동물 가게에서 동물을 사는 대신 보호소에서 반려동물을 입양하도록 격려하였다.

Billie Eilish는 지속가능한 패션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하며 사회적 영향력을 행사한다. 패션 브랜드 MCM과의 콜라보레이션에서 선보인 한정판 컬렉션은 세계적인 동물보호단체 페타(PETA)가 인정한 비건 제품으로 동물성 원료를 사용하지 않았다. H&M과의 콜라보레이션에서도 지속가능한 비 동물적 소재로 제작한 상품들을 선보였다. Billie Eilish는 콜라보레이션으로 탄생한 'The world's a little blurry'라는 컬렉션의 유기농 소재로 제작된 옷을 직접 입고 지속가능한 패션에 대한 실천 메시지를 인스타그램에서 적극적으로 전달하고 있다(Billie Eilish Instagram, 2021-c).

“모든 제품은 유기농 원단으로 만들어졌다! 농약 없이 재배되어 환경에 좋으며 모두 미국에서 만들어져 국내 경제를 지지하고 국제 운송비용을 절감함으로써 지속가능성을 의미한다. 가격이 조금 더 비싸다는 것을 아시겠지만, 이는 의류를 보다 지속가능하게 만드는 큰 단계이기 때문이며 보다 높은 품질의 품목에 투자함으로써 더 오래 지속되고 우리 모두가 덜 구매하고 덜 소비할 수 있기를 바라며 여러분들도 저만큼 많이 사랑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이처럼 Billie Eilish는 패션, 사회, 정치, 환경 등의 다방면의 액티비즘 중심에 서서 삶의 개선을 지향하면서 직접적인 참여와 실천을 보여주며 적극적인 메시지를 통해 Gen Z들의 인식 변화를 촉구하고 있다.

4. Multiple realities: 환타지

어린 시절부터 디지털 환경에서 성장한 Gen Z는 모바일 문화에 친숙하고 온라인 문화의 중심을 이루고 있다. 이들은 텍스트보다는 이미지나 영상 등의 시각적 콘텐츠를 통해 감정을 전달하는 것이 익숙하고 현실과 가상의 경계가 없는 다중의 공간에서 살아가는 특징을 보인다.

Billie Eilish의 네온컬러 패션은 자극적이고 감각적이며, 답답한 현실세계에서의 일탈로 디지털 공간에서의 환타지적인 느낌을 전달한다. 네온컬러는 Billie Eilish의 패션에서 즐겨 사용하는 컬러로 특히 네온그린 컬러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보이는데, 시그니쳐가 된 헤어스타일을 비롯해 의상과 네일까지 다양한 부위를 사이키델릭한 네온그린 컬러로 연출하는 것을 즐긴다. 사이키델릭(psychedelic)은 ‘환각’을 의미하며 패션에서는 일상적인 것을 뛰어넘는 색다른 무늬나 형광성이 강렬한 색이 사용된 스타일로 표현된다(Lee & Park, 2006). 사이키델릭 색채는 기성 가치관의 붕괴와 더불어 반항과 저항의 반사회적인 수단으로써 밝고 선명한 색채를 사용하여 색채혁명과 더불어 색채의 고정관념을 해체하는 계기가 되었다(Y. H. Kim, 2006). 사이키델릭에서 자주 사용되는 인공적인 네온컬러는 시각적 환영을 주고 디지털적이며 미래지향적인 느낌을 표현한다.

Billie Eilish의 시그니쳐인 네온그린 컬러 헤어 스타일은 마치 가상의 세계에 있는 듯한 이미지로 연상되고<Fig. 14>, 시각적으로 디지털 환영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Fig. 15>. 때로는 과감하고 인공적인 네온컬러의 마스크로 얼굴을 은폐시키며 시각적 흥미를 유발시키고 유희적인 느낌을 표현한다<Fig. 16>. Billie Eilish의 네온컬러 패션은 자극적이고 감각적이며, 답답한 현실 세계에서의 일탈로 디지털 공간에서의 환타지적인 느낌을 잘 전달한다<Fig. 17>. 네온 컬러의 시각적 발광효과, 홀로그램 소재에서 발산되는 스펙트럼과 같은 색의 환영, 디지털 환상 공간속에 나타나는 형광색들은 패션 디자인 요소로 활용되면 환상적이고 환영적인 시각 효과를 연출한다(Kwan, 2015). 한편 Billie Eilish는 자신의 캐릭터를 애니메이션으로 표현하기도 하는데 현실과 가까운 외모와 패션으로 디지털 공간에서 자신을 투영시키고 있다<Fig. 18-19>. 이러한 애니메이션 효과는 가상의 이미지와 환타지적 느낌을 표현할 수 있다.

<Fig. 14>

Neon Green(Billie Eilish Instagram, 2021-a)

<Fig. 15>

Neon Green(Billie Eilish Instagram, 2021-b)

<Fig. 16>

Neon Green(Billie Eilish Instagram, 2019-d)

<Fig. 17>

Neon Green(Billie Eilish Instagram, 2020-b)

<Fig. 18>

Animation(Billie Eilish Instagram, 2020-c)

<Fig. 19>

Animation(Billie Eilish Instagram, 2021-d)

사이키델릭한 시각효과를 보이는 Billie Eilish의 네온컬러 패션 스타일은 자극적인 것을 좋아하고 디지털 중심의 독특한 이미지로 개성을 추구하는 Gen Z들에게 오랫동안 관심의 대상이 되었으며, 자신을 애니메이션의 캐릭터로 표현하는 모습은 제한된 현실에서 벗어나 자신의 내면세계를 환타지적으로 표현하는 하나의 방식이 되어 현실과 디지털 공간의 경계를 허물고 다중의 공간에서 살아가는 Gen Z의 특성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