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세기 오스만 제국과 19세기 이후 튀르키예의 복식 문화
Abstract
This study elucidates overall characteristics of Turkish costume culture synchronically and diachronically by comparing the costume of the Ottoman era (the revival period in Turkey) with the modern national costume of Turkey. Miniatures from Peter Mundi's albums published in the 16th century and representative ethnic costumes by region provided by Turkish cultural education sites are used for analysis. First, the costumes of the Ottoman era were classified by class, occupation, and gender. There are many kinds of turbans, hats, and Kaftans by class, occupation, occasion, or preference. However, there were differences in length of Kaftan and height of shoes depending on the activity. Women wore headdresses with scarves wrapped around their cheeks and pointy hats. Second, in the folk costumes of modern Turkey, there are regional rather than gender-based differences. In agricultural areas, they wore slacks (Shalwar); in trading cities, they wore tight-fitting trousers (Zivga) from thigh to ankle. Costumes in cities in Turkey adjacent to Europe took on a form similar to Western-style suits without traditional decorations. Third, Kaftans worn in multiple layers, wide Shalwars, and belts tied to outerwear were common regardless of age, region, or gender. Long Kaftans have almost disappeared in modern times, replaced by short tops, and the types have been simplified. The cylindrical Fez has replaced various rich, tall hats in modern times. Even for women's headdresses, cylindrical hats (Arakçın, Terpus, and Tantura) were eliminated and replaced with coins and veil decorations.
Keywords:
Kaftan, miniature, Ottoman costume, Ottoman Turk, Shalwar, Turkish costume키워드:
카프탄, 세밀화, 오스만 복식, 오스만 투르크, 샬와르, 튀르키예 복식Ⅰ. 서론
튀르키예는 지리상으로 남쪽에로는 에게해와 지중해, 북쪽으로는 흑해를 끼고 소아시아(아나톨리아 반도)와 유럽 대륙에 걸쳐 있는 국가이다(Torcu & Mater, 2000). 현재의 튀르키예 영토는 고대 그리스와 로마, 중세에는 비잔틴 제국(Byzantine, A.D. 395-1453), 중앙아시아로부터 이주해온 무슬림인 오스만 튀르키예(Osman Turk, 1299-1922)와 같은 다양한 문화권의 지배를 받은 곳으로, 동·서양 간의 교역과 정치·경제·문화의 요충지라고 할 수 있다(Chu, 2000). 튀르키예 국토에 거주하고 있는 인구 대부분은 투르크족(Turkic people)으로, 중앙 아시아의 기마 민족이다. 이들은 양이나 염소를 치며 유목 생활을 하였다. 투르크족은 13세기경 서부 아나톨리아에서 오스만 제국이 수립됨에 따라, 동지중해 일대의 대영토를 감싸는 거대한 이슬람 제국을 이루며 18세기까지 전성기를 누리게 되었다(Ogawa, 2010; Peacock, 2006).
오스만 제국(Ottoman Turk Empire)은 오스만 가문을 왕가로 하여, 서쪽으로 모로코, 동쪽으로 아제르바이잔, 북쪽으로 우크라이나, 남쪽으로 예멘에 이르는 광활한 영역을 지배하였다(ÁGoston & Masters, 2009). 16세기에는 유럽, 아시아, 아프리카의 대륙에 걸쳐 세력을 확장하였으나(Quataert, 2005), 제1차 세계대전에서 독일과 함께 패배하며 멸망하였다(Alaranta, 2008). 이후 무스타파 케말(Mustafa Kemal)이 주도한 독립전쟁(Liberation War, 1919-1923)이 승리하며 현재의 튀르키예 공화국이 수립되었다(Erickson, 2021).
투르크인들은 중앙아시아에서 유목생활을 하였기 때문에, 활동성이 확보되면서도 극한의 기후변화를 견딜 수 있는 복식 문화가 발달하였다(Jirousek, 1997). 남녀 모두 헐렁한 바지와 함께, 셔츠 위에 개방형 조끼, 코트, 자켓을 껴입었다(Özel, 1992; Scarce, 1987). 남녀의 성별 구분은 의복보다는 두식이나 액세서리에 의해 보다 명확히 구분된다(Dunham, 1985; Nas, 2012). 카프탄(Kaftan)은 대표적인 튀르키예 민족 복식으로, 튀르키예 뿐만 아니라 이슬람 문화권, 근동제국에 분포하는 전개형의 장의(長衣)이다. 직선 재단에 옆 자락에는 무가 달려있으며, 여러 벌을 겹겹이 착용하였다(Lee et al., 2002).
대표적인 하의로는 샬와르(Shalwar)가 있다. 샬와르는 헐렁한 형태의 바지로, 튀르키예의 반건조기후 및 극심한 일교차, 한쪽 다리와 한쪽 무릎을 세우고 앉는 그들의 생활양식과 같이 다양한 생활요소가 결합된 의복이라고 할 수 있다(Lee et al., 2002). 또한, 이슬람 문화권에서는 기본적으로 터번을 착용하는데, 오스만 사회에서도 마찬가지로 무슬림이라는 징표를 복식에 포함하기 위해 터번의 착용을 법으로 규정하였다(Baker, 1986; Pallis, 1951). 튀르키예의 여성들 역시 무스타파 케말(Mustafa Kemal Atatürk)의 개혁정책 시행 전까지 베일(히잡)을 기본적인 민속복식으로 착용하였다.
튀르키예 복식에 대해 현재까지 수행된 연구로, 튀르키예의 종교 복식 중 하나인 메블라나(Mevelana) 종파의 복식에 대한 고찰(Lee & Lee, 2004), 튀르키예의 여성 두식에 나타난 다양한 형태와 착용에 대한 연구(Nas, 2012), 튀르키예 가지안테프 지역의 민속복식(Cepken, Yelek, Salvar)에 대한 세부 종류 및 형태에 대한 연구(Doğdu & Mizrak, 2014), 오스만 제국의 복식 형태와 사용된 직물 및 직물문양에 대한 연구(Oh & Pak, 1994), 오스만 제국의 복식문화가 동시대 유럽 복식에 미친 영향에 대한 연구(Chu, 2000), 한국의 전개형 포(袍)와 튀르키예의 카프탄에 대한 형태 비교(Lee & Kim, 2004; Soh, 2010)와 같은 연구가 수행되었다. 그러나, 오스만 시대를 비롯한 전반적인 튀르키예의 민족 복식에 대해서는 전통적인 튀르키예어 명칭에 대한 정보에 대한 자료가 부족한 편이다(Richardson, 2012).
일부 연구에서 세밀화(Miniature)를 바탕으로 튀르키예의 민족 복식에 대해 고찰하였다(Kubiski, 2001; Richardson, 2012; Smith, 2013). 튀르키예의 세밀화는 복식을 이해하는데 유용한 자료로서, 궁정 생활부터 서민들의 생활까지 사진 자료를 대신하여 생생하게 보여준다는 장점이 있다(Oh & Pak, 1994). 그러나, 세밀화도 완벽한 고증 자료로서 한계점도 존재한다. 유럽의 국가들이 출판한 세밀화의 경우, 서구 사회의 오리엔탈리즘의 영향을 받은 유럽인들에 의한 상상의 산물일 수 있기 때문이다(Said, 1978). 본 연구에서는 영국인 피터먼디(Peter Mundy)가 1618년 이스탄불을 여행하고 나서 출판한 앨범을 분석 자료로 선정하였다. 앨범에 수록된 삽화는 외국인 방문에 대비하여 상업적으로 제작된 바자 예술(Bazzar Arts)로, 오스만 제국의 시대상과 복식을 묘사한다(The British Museum, n.d.). 또한, 먼디의 앨범에는 다양한 인물들이 묘사되어있어, 계급, 성별, 직업에 따른 복식의 차이를 살펴볼 수 있다.
한편, 튀르키예의 복식은 중앙아시아의 유목민족적 요소, 아라비아 풍습, 유럽 문화, 개혁 이후 서구화된 의생활이 서로 공존하면서 독자적인 양식으로 발전하였다. 자연히 튀르키예 복식문화는 다양하고 복합적인 특성을 가지며, 의류학 연구에 있어서도 시대 및 지역별로 세분화하여 깊이 있게 다루어질 필요가 있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오스만 시대 이후, 현재까지 계승되는 튀르키예의 민족 복식에 대해서도 비교·분석하고자 한다. 튀르키예공화국 수립 이후, 서구화 및 현대화가 진행되면서 튀르키예의 민족 복식에서 성별의 차이는 감소했지만, 선행연구에서도 언급되었듯 여전히 일부 복식은 지역이 속한 환경에 따라 다를 수 있다(Doğdu & Mizrak, 2014; Hong, Shin, & Choi, 2004).
이를 반영하여 본 연구에서도 튀르키예 복식에 대한 시대별 비교와 함께, 추가적으로 성별이나 지역과 같은 요소들로 인한 차이가 존재하는지 확인하고자 한다. 튀르키예의 지역별 민족복식은 튀르키예 문화 교육 사이트(http://learnturkish.pgeorgalas.gr)에서 제공되는 이미지 자료를 활용하였다. 해당 사이트는 외국인들에게 튀르키예어 언어와 문법과 함께 튀르키예의 예술, 요리, 춤, 복식 등 튀르키예의 전통문화에 대한 교육 자료를 제공한다. 따라서, 현재 계승되는 튀르키예의 민족 복식에 대한 가장 대표적인 자료로서 가치가 있다.
본 연구의 목적은 튀르키예의 부흥기였던 오스만 시대의 복식과 튀르키예의 현대 민족 복식을 비교하여, 튀르키예 복식문화의 전반적인 특성을 공시적, 통시적으로 규명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튀르키예의 성별, 지역, 계급과 같은 다양한 인구통계학적 요소들을 통해 세분화함으로써, 튀르키예 복식문화에 대한 이해를 한층 높일 수 있을 것이다. 본 연구에서는 첫째, 먼디의 앨범에 수록된 세밀화를 바탕으로, 오스만 시대의 기본 민족 복식의 특징 및 성별, 계급별 복식의 차이를 알아보고자 한다. 둘째, 현대 튀르키예의 기본 민족 복식과 지역별 복식을 비교함으로써, 튀르키예 민족복식의 계승 및 세부지역별 특징을 비교·분석하고자 한다.
Ⅱ. 오스만 시대의 복식
1. 오스만 제국의 기본 복식
오스만 투르크족은 중앙아시아를 중심으로 유목 생활을 하던 민족으로, 이들의 복식은 실크로드를 통한 교역, 십자군 전쟁 등을 통해 전파되어 유럽인들에게 자극을 주었다(Song & Yang, 1992). 큰 일교차로 인해 겹겹이 껴입는 카프탄, 발목 부분으로 갈수록 좁아져 말타기에 편리한 샬와르, 터번은 대표적인 오스만 전통 복식이다(Chu, 2000). 이러한 오스만 복식은 유럽에 전파되어 코타르디(Cotehardie), 푸르푸앵(Pourpoint), 우플랑드(Houppelande) 등으로 발현되었다(Chung, 2000). 의복의 색으로 흰색, 노란색, 푸른색, 보라색, 짙은 회색이 길(吉)한 색으로 여겨지며, 검은색이 불길한 색으로 여겨진다(Richardson, 2012).
오스만 제국의 두식은 터번(Turban, Kavuk), 챙 달린 모자(Kulah), 챙 없는 모자(Kalpak, Fez)의 형태가 대표적이며, 원통형의 챙 없는 모자인 페즈는 터번형의 출현 이후에 등장한 것이다(Jirousek, 1997). 상의인 카프탄<Fig. 1>은 예복(Khil'at, Feradje, Djiibbe, Kerake, Aba, Binish)과 실내용(Entari, Dolama, Khirka)으로 분류되며, 카프탄의 형태는 옷의 길이와 소매의 길이가 모두 긴 형태가 기본적이나, 짧은 형태(Setre, Cepkan, Salta, Mintan) <Fig. 2>, 짧은 조끼 형태(Yelek, Djiimedan, Hayderi) 등도 존재한다(Oh & Pak, 1994).
카프탄 안에는 내의류(Gomlek, Pirahen, Iclik) 를 착용하거나, 다른 종류의 카프탄(i.e., Dolma)을 착용하며, 남녀 모두 이슬람 문화권에서 착용하는 넉넉한 형태의 샬와르<Fig. 3>를 착용한다(Hong, Shin, & Lee, 2011). 신발은 목이 높은 형태(Eizme, Pashmak)와 목이 낮고 바닥이 부드러운 실내화(Cedik, Mest), 뒤꿈치가 없고 끝이 올라간 형태의 슬리퍼(Shipship, Terlick)가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Oh & Pak, 1994).
2. 피터 먼디의 앨범에 나타난 복식의 종류
오스만 시대의 복식은 18세기~19세기 계급 사회의 붕괴 전까지 착용자의 업무 권한이나 계급을 식별할 수 있는 기능을 수행하였다(Vogelsang-Eastwood, 2010). 먼디의 앨범에서는 간략한 묘사를 통해 인물을 묘사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본 연구에서는 인물의 계급, 직업, 성별을 기준으로, 술탄, 고위 관료, 군인과 경찰, 궁정 하인, 시민, 여성, 외국인으로 분류하였다.
술탄은 이슬람교의 종교적 최고 권위자인 칼리 프가 수여한 정치적 지배자이다. 술탄의 카프탄은 길, 무, 소매로 구성되며, 길의 옆선에 무가 달려있고, 소매는 짧은 형태와 긴 형태가 공존한다(Lee & Kim, 2004). 먼디의 앨범에 나타난 술탄의 카프탄 형태를 살펴보면, 짧은 소매의 카프탄은 우리나라 반비(半臂)의 형태와 비슷하고, 긴 소매의 카프탄은 소매의 진동 옆에 팔을 끼울 수 있는 부분이 터져있어 행잉 슬리브(Hanging sleeve)와 같은 장식적인 역할을 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술탄의 카프탄은 의복의 형태보다는 소재나 색상을 통해 구별할 수 있는데(Vogelsang-Eastwood, 2010), 술탄의 샬와르의 소재는 모직, 공단, 실크 등으로, 예복 또는 공식적인 권위를 위해서 입는 카프탄은 길이와 소매가 보다 길고, 금장식이나 보석단추를 하였다(Oh & Pak, 1994). 먼디의 앨범에서도 술탄의 카프탄은 일반 관료와 시민과는 다르게 화려한 금직, 문직 장식요소가 특징적으로 드러났다.
술탄의 내의는 풍성한 고믈렉(Gdmlek)에 샬와르(Salvar)를 띠로 묶어 착용하였고, 고믈렉과 샬와르 위에는 카프탄의 종류 중 하나인 돌마(Dolma)를 입었다고 전해진다(Oh & Pak, 1994). 먼디의 앨범에 등장한 세 명의 술탄의 복식을 살펴보면, 고믈렉이나 샬와르의 형태는 외의에 가려져 보이지 않았지만, 화려하게 수놓은 카프탄 안에 긴 로브형태의 돌마를 확인할 수 있다. 특징적으로 술탄 슐레이만<Fig. 4>과 술탄 오스만 2세<Fig. 5>의 외의는 민소매의 전개형 카프탄이며, 술탄 셀림 <Fig. 6>은 안감이 모피로 제작된 행잉 슬리브 소매의 카프탄을 착용하고 있다.
술탄과 재상이 쓰는 머리 장식의 앞면에 깃털 장신구(sorguç, aigrette)는 크고 정교한 터번과 함께 왕의 왕관 역할을 수행하였다(Vogelsang-Eastwood, 2010). 거대한 터번은 외국 사신의 접대를 위한 의식용, 군대의 행진 등 의례용으로 착용되었으며, 가벼운 린넨을 여러 겹으로 두른 형태이므로 부피에 비해 무겁지 않은 편이었다고 전해진다(Richardson, 2012). 먼디의 세밀화에 표현된 세 명의 술탄 모두 높고 거대한 터번을 착용하고 있는데, 머리 장식(headpiece)의 연출은 각기 다르다. 술탄 오스만 2세의 터번<Fig. 6>에서는 각각 위와 아래를 향하는 독특한 모양의 브러시 장식도 관찰된다. 세 명의 술탄 모두 기본 복식은 유사하게 관찰되었는데, 공통적으로 권위를 높일 수 있는 의복인 커다란 터번에 깃털 장식, 금사로 수놓은 포(袍) 형태의 카프탄, 은색 바탕에 푸른 자수로 장식된 돌마를 착용하였다.
카프탄의 기본형은 앞이 트인 풍성하고 길이가긴 형태이지만, 입는 이의 부와 권위를 나타낼 수있도록 착용하는 사람에 따라 소재와 문양을 달리 하였다(Soh, 2010). 왕의 측근인 내시, 이슬람 율법학자, 부총독, 성직자, 서기관 등으로 서술된 고위급 관료들의 카프탄에서도 술탄의 것과 유사하게 화려한 문양과 장식, 모피로 덧댄 안감 등의 요소가 관찰되었다. 흑인 환관(a dark-skinned eunuch) <Fig. 7>을 살펴보면, 두 벌의 긴 카프탄을 겹쳐 입고 있다. 내의로 입은 화려한 은사 장식의 카프탄은 깃이 있는 형태이며, 그 위에는 푸른색의 민소매 형태의 카프탄을 입고 있다. 오스만 사회에서 흑인 환관을 의미하는 ‘크를라르 아아시(Kizlar Agasi)’는 술탄을 근거리에서 모시면서 막강한 권력을 가지고 있었기에, 술탄과 대재상 다음의 권력을 누리기도 하였다(Hathaway, 2009). 따라서, 복식의 형태와 장식이 술탄의 것과 거의 유사하게 화려한 것을 알 수 있다.
오스만 제국은 이슬람 문화권의 국가이므로, 종교적 권위를 가지고 있는 사제들이나 율법학자들도 화려한 카프탄을 통해 권위를 드러내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슬람 율법 학자(a official expounder of Islamic law)<Fig. 8>는 은색 바탕에 붉은 실로 수놓은 카프탄 위에 하늘색 행잉 슬리브의 카프탄을 입고 있다. 세밀화에서 발견되는 카프탄은 대부분 칼라가 없거나, 둥근형의 하이넥 칼라 형태를 띄고 있으나, 율법학자의 칼라는 세일러 형태에 안감이 모피로 서술되어 있다는 점에서 독특한 형태로 확인되었다. 예배를 지도하는 성직자(a leader of public worship)<Fig. 9>의 경우에도 가장 바깥에 착용한 카프탄은 정숙하고 단조로우나, 드러난 안감에 매우 화려한 수가 놓여 있어 지위를 표현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부총독(a lieutenant governor of the emperor)에 해당하는 고위 관료<Fig. 10>는 복식과 형태나 연출이 오스만 2세와 거의 유사하여, 상위 계급의 전형적인 복식 형태로 볼 수 있었다. 카프탄의 형태 중에는 팔꿈치까지 오는 헐렁한 소매 형태도 존재하였는데, 황실의 비서관(a chief secretary)<Fig. 11>이 착용한 하늘색의 7부 소매 길이 의 카프탄을 그 예로 들 수 있다. 터번의 경우, 주로 술탄이나 고위 관료들의 터번은 위로 높은 형태로 관찰되었고, 높은 계급의 관료들은 옆으로 넓은 형태와 모자를 함께 착용한 형태 등 매우 다양한 종류가 관찰되었다.
왕족(a royal companion)으로 묘사된 인물<Fig. 12>은 터번 대신에 긴 꼬리가 머리 위로 높이 올라갔다가 등을 따라 내려오는 형태의 모자를 착용하고 있다. 이러한 형태의 모자들은 ‘케쉬(Keche)’<Fig. 13>라는 군용 모자로, 에어포켓을 형성하여 병사들의 머리를 시원하게 유지시켜 주며, 병사들의 목을 햇빛으로부터 보호하는 실용적인 역할을 수행한다(Steele, 2005). 이슬람 예술품 아카이브에 이와 유사한 실물이 소장되어 있어 모자에 대한 단서를 얻을 수 있었는데, ‘예니체리 군단의 모자(Janissary hat)’라고 설명되어 있다(Museum with No Frontiers, n.d.).
왕실 친위대, 훈련병, 경비병의 의상에서는 술탄이나 고위 관료들보다 다양한 형태의 카프탄과 모자가 등장한다. 군인 및 경찰 계급에서도 고위계급은 모피로 안감을 댄 카프탄이나 화려한 문양의 긴 로브를 착용하였으나, 나머지 직급은 직업 특성상 활동성이 높은 짧은 자켓과 폭이 좁은 바지, 목이 무릎 위로 올라오는 부츠를 신은 것을 알 수 있었다. 병사들이 허리띠는 무기를 끼워 넣을 수 있는 용도로 사용되는 것을 관찰할 수 있었다.
군단장<Fig. 14>의 관모에는 큰 깃털 장식(Aigrette)이 깃털꽂이에 꽂혀있다. 트림(trimmed) 장식은 오스만 시대에 모자나 옷에 자주 활용되었는데(Richardson, 2012), 군단장의 카프탄에서도 이러한 경향이 드러난다. 궁수 경호원<Fig. 15>도 앞서 말한 군단장과 유사한 모자를 착용하고 있다. 술탄의 직속 경호원<Fig. 16>은 짧은 고믈렉과 타이트한 바지, 허벅지 아래를 덮는 다리 보호대, 검은색 부츠를 착용하여 활동성을 확보하고 있다. 허리 아래로 떨어지는 모자 케쉬(keche)에 플룸홀더(Plume-holder)에 깃털을 꽂은 장식이 특징적이다. 술탄의 친위 보병<Fig. 17>도 이들과 비슷한 복색이나 장식이 적어 보다 낮은 계급으로 추정된다.
또 다른 술탄의 경호원<Fig. 18>을 살펴보면, 둥글고 높은 형태의 모자가 특징적이다. 은색 모자는 끝이 둥글고 모정이 높으며, 깃털 홀더에 크고 빳빳한 깃털을 장식하였다. 앞쪽이 뒤보다 짧게 절개된 형태의 카프탄 입었으며, 이로 인해 흑백 대비의 줄무늬 로브가 그대로 드러나는 것을 알 수 있다. 해군<Fig. 19>의 복식도 짧은 카프탄에 좁은 통의 바지를 입고, 다리 보호대를 착용한 것이 왕실 근위병이나 보병<Fig. 20>과 비슷하며, 허리에는 화약고와 탄약 주머니를 차고 있다.
군복에서도 지역적 차이가 나타났는데, 아나톨리아 출신의 기병<Fig. 21>은 단추가 달린 망토에 무릎을 덮을 정도로 긴 부츠를 신고 있다. 오스만제국령 발칸 반도 영토인 루멜리(Rumeli)의 군인 <Fig. 22>을 살펴보면, 끝이 네 개인 긴 챙이 달린 붉은 모자가 특징적이다. 카프탄은 행잉 슬리브에 와이드 칼라가 달린 형태이며, 모피로 안감을 대었다. 발칸반도 내 징병<Fig. 23>은 챙이 없는 원통형의 모자에 머리카락을 귀 옆으로 늘어뜨린 두식이 다른 오스만 남성들의 두식과 구분된다. Richardson(2012)에 나타난 유대인 하인의 모자와 같은 형태로, 모두 노란색으로 전해지며, 곱슬머리를 양 옆에 늘어뜨린 형태이다.
군경의 복식은 소속된 부서와 직급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었지만, 의복에 있어 활동성과 기능성을 확보하는 목적이 포함됨에 따라, 술탄과 고위 관료들의 복식과는 구별되었다. 에어포켓이 형성될 수 있도록 머리 위로 높게 솟은 형태의 관모 케쉬<Fig. 23>, 엉덩이까지 오는 짧은 길이의 카프탄, 폭이 좁은 바지와 다리를 덮는 긴 부츠, 무기를 끼워 넣을 수 있는 허리띠와 같은 요소들은 오스만 시대의 군경의 복식에서 나타나는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하인들의 두식은 다양한 형태로 관찰되었으나, 주로 터번형이나 머리를 감싸며 아래로 늘어뜨리는 기다란 두건 형태의 모자가 많았다. 황실의 마구간 관리인<Fig. 24>은 테두리에 장식이 있는 승마용 담요를 들고, 높고 거대한 터번을 착용하였다. 마구간 지기<Fig. 25>를 살펴보면, 끝이 삼각형 모양인 위로 높게 솟은 모자를 착용하고 있다. 같은 부서에서 근무하며, 착용하는 옷의 형태도 유사하나, 직물의 색상이나 소재의 차이, 허리띠의 장식, 터번의 풍성함을 통해 내부 계급의 차이가 드러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관공서 배달원<Fig. 26>은 활과 검을 넣은 가방과 꼬리가 두 개 달린 채찍을 들고 있는 것이 특징적이다.
실제로 오스만 제국에는 청각장애인이나 발달 장애인을 고용한 기록이 존재하는데, 그들은 주로 왕실의 예술인(엔터테이너)의 역할을 수행하였다(Miles, 2000). 난쟁이(Dwarf)로 묘사되는 인물 <Fig. 27>은 모피를 안감으로 댄 카프탄과 흰색의 긴 로브를 착용하였으며, 금사로 스티치가 놓인 모자를 착용하였다. 술탄의 뱃사공 중 우두머리 <Fig. 28>는 사각형의 주황색 모자(Barata)를 착용하였다. 우의(雨衣)로 추정되는 투명한 망토가 관찰된다.
곤봉과 랜턴을 들고 있는 야간 경비원<Fig. 29>, 법원의 하사관<Fig. 30>, 사형집행인<Fig. 31>은 모두 넓적한 터번, 타이트한 바지, 팔꿈치까지 오는 반소매 카프탄과 같은 활동하기 편리한 복장을 착용하고 있다. 수석 요리사<Fig. 32>의 경우, 모자의 형태가 현대의 요리사들이 착용하는 높고 하얀 모자와 비슷한 것을 알 수 있었다. 빗자루를 들고 있는 청소 감독관<Fig. 33>도 다른 관료들과 유사한 복식과 연출이 관찰된다.
궁정 하인들의 복식을 살펴본 결과, 두식의 경우에는 터번형이 가장 많이 관찰되었으나, 그들이 속한 부서 또는 직업에 따라 다양한 형태가 존재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또한, 궁정 하인들의 복식에서도 군경과 마찬가지로 활동성이 보장되도록 짧은 길이의 카프탄, 폭이 좁은 샬와르, 높은 부츠가 관찰되었다.
시민들의 의복은 궁정 관료보다 다양한 형태와 자유로운 연출이 관찰된다. 기도문을 외우는 남자 <Fig. 34>는 챙이 없는 둥근 갈색 모자(Sikke)와 초록색 선을 두른 갈색 카프탄을 착용하였다. 짧은 소매의 카프탄은 팔을 끼우지 않은 채로 걸쳐 입었고, 화려한 붉은색 스카프를 늘어뜨렸다. 물을 파는 상인<Fig. 35>은 외의로 옅은 푸른색의 망토를 걸치고, 허리에는 달린 작은 가방을 차고 있다. 터번에는 빨간 모자와 금색 스파이크를 장식하였다.
카프탄은 주로 깃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양치기<Fig. 36>의 카프탄에는 높은 스탠딩 칼라와 함께 절개 디테일이 관찰되었다. 루멜리의 군인<Fig. 21>과 비슷한 끝이 네 개로 갈라진 긴 챙이 달린 모자를 착용하고 있으며, 바지는 통이 넓게 퍼지는 형태로 폭이 좁거나 엉덩이 부분이 풍성한 다른 바지의 형태와 구분된다. 직업에 대한 묘사 없이 술주정뱅이로 묘사되는 인물<Fig. 37>을 살펴보면, 헝클어진 머리 위에 작은 빨간색 페즈를 쓰고 있으며, 망토를 어깨에 걸쳤다. 반쯤 풀어진 고믈렉 안에는 아무것도 입지 않았다.
모피상<Fig. 38>과 식초를 파는 노점상<Fig. 39>의 경우, 난쟁이<Fig. 27>와 비슷한 형태의 모자를 착용하였으나, 착용 방법이 다르다. 상인들의 모자는 끝을 이마 위로 늘어뜨리는 형태이다. 이에 따라, 형태가 같은 모자를 착용하더라도, 개인의 기호에 따라 비교적 다양하게 연출될 수 있었던 것으로 유추된다. 이처럼 궁정 사람들보다 비교적 자유로운 형식으로 연출된 시민들의 복식 묘사를 통해, 알려지지 않았던 다양한 의복과 장신구들, 착장 방법들이 존재하였음을 알 수 있었다.
아랍 문화권에 들어오면서 여성들은 하렘 궁에 들어가서 생활하게 되므로, 바깥세상에 여성들의 생활 모습에 대한 것이 잘 알려지지 않았다(Scarce, 1988). 후궁들로부터 하렘 궁의 내부 이야기들이 외부로 전파되면서, 16세기 후반부터 17세기 사이의 여성 복식이 세밀화로 표현되었다. 전통적으로 튀르키예 여성들은 페즈와 스카프를 머리 장식으로 결합하여 착용하였는데, 장식된 두식은 사회적지위, 경제적 힘, 착용자의 미의식을 표현하였다(Vogelsang-Eastwood, 2010). 당시의 두식은 높고 뾰족한 모자(Arakçın, Terpus, Tantura)를 착용하였으며, 각이 진 모자 위에 흰 스카프를 달아서 얼굴과 뺨에 꼭 맞게 착용하였다(Oh & Pak, 1994). 여성들은 화려하고 정교한 직물로 만든 외투인 엔타리(Entari)를 착용하였는데, 엔타리는 보통 엉덩이까지 오는 길이에 길고 좁은 소매가 달려있는 형태이다(Oh & Pak, 1994).
젊은 여성<Fig. 40>의 경우, 높은 모자(Tantura)위에 흰색 천으로 귀와 볼을 감싼 다음, 다시 금사로 장식된 청색 두건으로 감싸 늘어뜨렸다. 샬와르 위에 흰색 엔타리를 입고, 은사로 수놓은 푸른색 카프탄, 초록색 선을 두른 붉은 엔타리를 차례로 착용하고, 마지막으로 푸른색의 짧은 민소매 카프탄을 걸쳤다. 화려한 카프탄을 여러 겹 겹쳐 입음으로써 시각적으로 지위가 높은 여성임을 드러내고 있다.
밝은 갈색의 카프탄을 입은 여성<Fig. 41>을 살펴보면, 젊은 여성<Fig. 40>과 그 형태가 유사한 것으로 보아 상류 계급의 여성으로 추측된다. 통이 넓고 화려하게 직조된 푸른색 샬와르가 특징적이며, 희고 얇은 스카프를 숄처럼 몸 전체에 두르고 있다. 부채를 들고 앉은 여인<Fig. 42>도 이들과 유사하나, 내의의 형태가 가장자리에 장식이 있고 소매가 넓은 형태라는 점에서 구별된다. 카프탄에 손을 찔러 넣은 여성<Fig. 43>을 통해, 주머니가 있는 카프탄도 관찰할 수 있었다.
높은 패튼(Patten)을 신은 여성들<Fig. 44>와 <Fig. 45>를 살펴보면, 앞뒤로 뾰족하고 높은 굽이 있는 하이힐 형태의 신발을 신고 있다. 삽화에서는 튀르키예식 목욕탕에 가는 여자들로 묘사되었으며, 궁궐 밖의 여성들에게 당시 목욕탕(Hamam)에 가는 것이 위생과 동시에 사교 활동이었다고 전해진다(Gamm, 2012). 18세기 오스만 시대의 목욕탕을 그린 미술작품<Fig. 46>과 예술품<Fig. 47>에서도 이러한 형태를 관찰할 수 있었다(Ethnographica, 2017; Web Gallery of Art, n.d.). 한편, 오스만제국의 귀부인과 하녀의 신발 굽 높이는 차이가 있으며, 패튼은 곧 신분상징과 신체확장을 의미한다는 설도 존재한다(Kim, 2008). 따라서, 높은 패튼은 주로 귀부인들이 착용하였으며, 목욕과 같은 특수한 목적으로도 사용된 신발로 추정할 수 있었다.
오스만 여성의 복식에서 남성과 가장 구분되는 요소는 높고 뾰족한 형태의 두식과 앞뒤로 높은 굽이 있는 신발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남성들의 의복에서는 나타나지 않았기에, 오스만 사회의 여성들만 착용하였을 것이라고 추정된다. 그 외에 남녀가 착용하는 의복의 구성이나 형태는 비슷하게 관찰되었다.
오스만 제국에는 제국 하로 편입된 다양한 민족들의 종교, 문화적 자치성과 고유성을 보장하는 밀레트(Millet) 제도가 존재하였다. 밀레트 제도는 오스만 제국 내 여러 이질적이고 다양한 민족들의 요소를 통합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활용되었는데(Barkey & Gavrilis, 2016), 먼디의 앨범에서도 다양한 민족들이 묘사되었다. 아라비아인<Fig. 48>, 페르시아인<Fig. 49>-<Fig. 50>, 유대인<Fig. 51>, 아르메니아인<Fig. 52>, 그리스 사제<Fig. 53>는 인접 국가에서 온 시민(또는 방문 외국인)들로, 복식의 형태는 오스만의 것과 유사하다. 따라서 터번형 두식, 챙이 없는 높은 원통형의 모자, 겹겹이 입은 카프탄, 헐렁한 샬와르는 오스만 제국 뿐만 아니라, 그 주변국들이 서로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던 복식 형태라고 볼 수 있었다. 여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존재할 수 있는데, 오스만 제국이 중앙아시아 유목민을 비롯한 여러 문화권의 요소를 흡수하며 세력을 확장하였기에 복식에서도 인접 국가들의 영향이 나타났을 수 있다. 또는 오스만 제국의 인접 국가들과 지속적으로 교류하면서, 동북아시아 국가들이 그래왔듯이 복식 양식을 공유하게 되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Ⅲ. 19세기 이후 튀르키예의 전통복식
1. 튀르키예의 기본 복식
튀르키예 복식의 특징인 다양성과 복합성은 중앙아시아의 유목민족의 복식, 아라비아의 복식, 하렘 스타일, 유럽 문화, 케말 파샤의 개혁정책으로 인한 복식의 변화, 서구풍의 의생활 도입과 같은 요소들이 혼합되며 얻어진 결과라고 할 수 있다(Hong et al., 2004). 특히, 현대 튀르키예의 복장은 1925년 케말 파샤의 복장 개혁 이후로 크게 변화하였는데, 챙 없는 페즈(Fez) 대신 서양식 모자(Hat) 쓰기, 베일이나 히잡의 금지령을 통해 서구화되었다. 이에 따라, 튀르키예의 전통복식을 유형화할 수 있는 기준이 줄어들었다. 두식은 튀르키예 복식에서 남녀를 구분할 수 있는 가장 특징적인 요소지만(Nas, 2012), 현대화되는 과정에서 그대로 계승되지 못하고 많은 부분이 탈락되었다.
튀르키예의 도시와 시골에서 나타나던 복식의 차이도 대부분 사라졌다. Jirousek(1997)의 연구에서도 튀르키예 서부 발리케시르(Balıkesir) 지방의 쵬렉치(Çömlekçi) 마을의 남자 복식을 관찰하며, 3단계에 걸친 변화를 제시하였다. 튀르키예의 복식은 1920년대 튀르키예공화국 수립 이후, 유러피안 스타일의 수트가 대대적으로 채택되었다. 1960년대부터는 국가별 경제 교류로 인해 튀르키예에도 패션의 상업화(Mass fashion)가 이루어졌으며, 1990년대부터는 튀르키예의 작은 마을에까지 이러한 상업적인 패션이 채택되었다.
Hong et al.(2004)에 따르면, 튀르키예의 남자복식은 크게 북동쪽의 가지안테프(Gazi Antep) 지역으로 대표되는 유형과 남쪽의 에르주름(Erzurum)지역으로 대표되는 유형으로 분류된다. 북동부의 에르주름 남자복식에는 투르크 민족적인 기마민족의 특징이 남아있으며, 튀르키예 남부의 가지안테프 지역에는 농경민족과의 접촉과 융화에 의한 변화가 관찰된다. Doğdu & Mizrak(2014)도 가지안 테프 지역의 남성 복식에 대해 세분화하였는데, 샬와르의 종류로 검정색과 파란색 천으로 수를 놓은 일반적인 헐렁한 것, 무릎에서 발목까지 어이지는 통이 좁은 것, 주머니의 가장자리와 다리 부분이 실크로 직조된 것 등이 있다고 설명하였다.
2. 지역별 남자 복식
가지안테프는 아나톨리아 지역의 남부 최대 도시로, 옛날부터 곡물류와 과일류가 재배되었던 평야 지대이다. 기본 복식은 셔츠인 고믈렉(Gomlek), 조끼인 예렉(Yeleck), 자켓인 쌥켄(Cepken), 바지인 샬와르(Shalwar), 허리 띠인 쿠삭(Kusak), 두식으로 모자 테르릭(Terlik) 또는 반다나 푸수(Pusu), 로퍼 형태의 예메니(Yemeni), 슬리퍼 형태의 칼릭(Carik)이 있다. 가지안테프 지역의 남성 복식<Fig. 54>에서 샬와르는 바지의 밑위 부분을 별도의 천으로 이어 여유를 준 자루처럼 생긴 형태로, 밑위가 넓어 엉덩이 부위에 공간이 많으며 허리 부위에 풍성하게 주름을 잡았다.
에르주룸 지역은 아르메니아, 조지아 부근으로 무역이 발달했던 곳이다. 복식의 형태 및 착용은 가지안테프 지역과 거의 유사하나, 바지의 종류인 지브가(Zivga)가 특징적이다(Hong et al., 2004). 에르주룸 지역의 남성 복식<Fig. 55>에서 지브가의 형태는 바지의 중심을 향하여 양끝에서부터 일정한 간격으로 주름 잡은 천을 엉덩이 부분에 덧댄 형태이다. 허벅지부터 발목까지 꼭 맞는 형태로, 바짓가랑이 밑 부분에는 삼각형의 무가 달려있으며, 바짓부리에는 장화 윗부분을 덮을 수 있는 사다리꼴 덧단이 달린다. 엉덩이에 풍성한 여유가 있는 대신 가랑이 사이의 여유는 적어, 말을타고 이동하는 기마 활동에 적합하다.
그 외에도 지리적으로 어떠한 국가와 인접해있는지에 따라, 그 형태에 차이가 나타난다. 튀르키예 남동부 샤늘르우르파(Sanliurfa) 지역은 시리아와의 국경과 근접한 메소포타미아평원에 위치한다. 가지안테프 지역과 인접해있는 농경 지역이므로, 이 지역의 복식<Fig. 56>은 가지안테프의 복식과 그 형태가 유사하다. 넉넉한 샬와르와 함께, 고믈렉 위에 쎕켄, 예렉, 쿠삭을 겹겹이 입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한편, 셀주크 투르크의 등장 이후 튀르키예 지역은 서방세계의 헬레니즘의 영향, 비잔틴의 영향, 기독교와 이슬람의 영향으로 다양한 문화가 교차하는 지역이 되었는데, 이러한 융합문화가 민족의상에서도 나타난다(Lee et al., 2002). 특히 실크로드의 문화는 튀르키예를 통해 유럽으로 유입되었기 때문에 동양과 서양 문화의 중계지로서 아시아적인 것과 유럽적인 것이 섞여 있다. 이러한 경향은 지역별 튀르키예의 대표 복식에서도 나타난다.
튀르키예의 북서부에 위치한 키르클라렐리(Kırklareli)는 루마니아, 불가리아, 그리스와 같은 유럽의 도시와 인접해있다. 이 지역의 복식<Fig. 57>은 다른 지역의 복식보다 유럽 스타일의 영향을 더 많았기에, 튀르키예 전통적 장식이 없고, 서양의 턱시도와 유사한 형태를 보인다. 튀르키예의 북동부에 위치한 항만도시 트라브존(Trabzon)은 BC 7세기 무렵 트라페주스(Trapezus)라는 명칭으로 그리스인이 창건한 이후, 페르시아와 중앙아시아로 통하는 무역로의 기점으로 알려졌다(Doopedia, n.d.). 따라서 이 지역의 복식<Fig. 58>에도 셔츠, 조끼, 바지가 타이트한 서양식 정장 형태가 관찰된다.
3. 지역별 여자 복식
튀르키예 여자의 기본복식에는 두 가지 카프탄 형태가 존재하는데, 우쉐텍(Ucetek) 또는 엔타리(Entari)와 여밈 없이 머리 위로 뒤집어써서 입는 튜닉형 원피스인 이케텍(Ikietek)이 있다(Hong et al., 2004). 로브형인 우쉐텍<Fig. 59>에는 풍성한 바지인 샬와르를 입는데, 우쉐텍에는 양옆 허리선까지 트임이 있어 치맛자락의 앞을 그대로 열어서 샬와르가 드러나도록 착용하게 된다. 이케텍<Fig. 60>은 우쉐텍보다 후대에 형성된 것으로, 자수가 놓여있는 이케텍은 빈달리(Bindalli)로 불린다. 목선은 원형이나 사각형이다. 빈달리는 결혼예복이나 축제 의상으로 사용되며, 자주색 벨벳으로 제작된다.
자켓과 팬츠의 이부식 구성은 튀르키예의 산악지대 여성들의 대표 복식이다(Hong et al., 2004). 여성의 샬와르<Fig. 61>는 착장하면 허벅지 위가 늘어진 형태로 보이며, 다트나 덧붙여주는 무 부분이 전혀 없다. 배기 바지 형태이며 입은 후 상단에 있는 끈을 꿰어 허리에 맞춰 끈을 묶는 스타일이다. 운동량이 크므로 농업과 가사노동에 적합하며, 피부에서 떨어져 있어 시원하지만 추울 때는 겉옷으로 입기도 하고, 속에 보충재를 넣을 수 있다(Lee et al., 2002).
샬와르 위에는 짧은 치마를 덧입고 살타, 페르메네, 쌥켄과 같은 짧은 상의를 입기도 한다. 살타(Salta)는 깃과 단추가 없으며, 소매 끝에 긴 트임이 있는 긴 소매가 달린 짧은 길이의 재킷이다. 페르메네(Fermene)는 금, 은사나 화려한 테이프로 자수가 놓인 화려한 조끼이다(Hong et al., 2004). 쌥켄(Cepken)은 앞단 끝이 둥글거나 직선형으로 되어 있는 재킷이나 조끼이다. 야스막(Yasmak)은 베일과 동일한 의미로, 외투형태의 페라스(Ferace)와 함께 외출 시에 착용하였다(Scarce, 1987). 샤르(Char)는 흰색 마직물로 만든 사각형 숄로 머리, 목, 어깨를 가리기 위해 야스막과 함께 사용되었다. 두식은 베일이 기본적이나, 페즈, 칼락, 금속이나 천으로 만든 관, 금화, 은화, 보석 장식 등 다양한 유형이 존재한다(Nas, 2012).
여성 복식에서도 인접한 지역에 따른 차이를 확인할 수 있었다. 튀르키예 지역에서 아시아 부근(아나톨리아 지방)의 여성들의 의상은 하렘 스타일의 샬와르와 쎕켄 상의의 조합으로 연출되었고, 튀르키예의 동부지역 여성들은 흰 블라우스, 조끼인 페르메네, 페르메네와 같은 색상과 재질의 샬와르, 그 위에 벨트(Sesi, Kusak)를 착용하였다(Lee et al., 2002). 튀르키예의 동부에 위치한 에디르네(Edirne) 지역은 루마니아, 불가리아, 그리스와 같은 유럽과 인접해있다. 이에 따라, 이 지역의 복식<Fig. 62>에서도 목선이 드러나는 셔츠, 흰 에이프런 스커트가 튀르키예 전통복식인 샬와르와 페르메네와 혼합되어 관찰되었다. 흑해 근처의 트라브존(Trabzon)의 복식<Fig. 63>과 아마시아(Amasya)의 복식<Fig. 64>도 다양한 문화권의 영향을 받아, 태슬이나 자수 장식이 관찰되었다.
인접 지역일수록 유사한 복식 스타일이 나타나는데, 북동쪽 고원에 위치한 카르스(Kars)<Fig. 65>와 에르주름(Erzurum)<Fig. 66>의 이케텍 스타일, 그리고 수도인 앙카라(Ankara)<Fig. 67>와 중서부 에스키셰히르(Eskişehir)<Fig. 68>의 긴 우쉐텍과 풍성한 샬와르 스타일이 서로 유사하다. 항구도시인 종굴다크(Zonguldak)의 복식<Fig. 69>에서도 지역적 특성이 반영되어, 중세 유럽 비잔틴 복식의 요소가 드러나고 있다. 바위산 기슭에 위치한 아피온(Afyon) 지역의 여자 복식<Fig. 70>은 목축 활동에 적합한 짧은 우쉐텍과 넉넉하고 편안한 샬와르의 이부식 구성이 특징적이다.
튀르키예의 남서부에 위치한 아이딘(Aydin) 지역 주민들은 농경생활을 한다. 이 지역의 복식 <Fig. 71>은 농경생활에 적합한 넉넉한 샬와르, 고믈렉과 쎕켄의 착용이 유럽과 인접한 해상 도시들의 복식과 구분되는 것을 알 수 있다. 전반적으로, 지역과 상관없이 여성의 두식은 Nas(2012)의 연구와 마찬가지로, 베일이나 실크 천을 늘어뜨리고 그 위를 페즈나 동전으로 장식하는 형태로 대표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Ⅳ. 시대별 튀르키예의 전통복식 비교
오스만 제국과 튀르키예공화국 수립 이후의 튀르키예의 민족복식을 살펴본 결과, 복식의 기본형태는 비슷한 형태로 계승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다양한 카프탄을 겹겹이 껴입는 것은 오스만 시대부터 지금까지 이어온 튀르키예의 기본적인 복식의 형태이며, 하의로는 넉넉한 바지인 샬와르 착용하고, 옷을 여밀 때 가장 바깥에서 허리띠로 고정하는 것 또한 시대·지역·성별과 상관없이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형태로 나타났다. 그러나, 튀르키예공화국 수립 이후의 지역별 민족복식에서 나타나는 매우 짧은 자켓이나 조끼는 16세기에 묘사된 먼디의 앨범에서 찾아보기 어려웠다. 오스만 복식에서도 예렉, 살타, 쌥켄이라는 명칭의 의복이 있었으나(Jirousek, 1997; Oh & Pak, 1994), 현대에 와서 길이가 매우 짧고 간소화된 형태로 변모하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두식은 튀르키예 복식에서 남녀를 구분하는 가장 가시적인 요소지만(Nas, 2012), 시대를 구분하는 요소이기도 하였다. 조선전기 부녀자들의 가체(加髢)가 후대에 첩지나 비녀로 대체된 것과 같이, 튀르키예 남성들의 터번도 오스만 시대에는 계급이 높을수록 풍성하고 높은 형태였으나 후대에 페즈(Fez), 카부크(Kavuk), 푸수(Pusu)로 작은 모자를 감싼 형태와 같이 간소화되었다. Richardson(2012)는 현대 튀르키예에서 통용되는 페즈가 디자인과 형태적 측면에서 과거 오스만 제국의 시민들의 스컬캡(Skullcap) 또는 예니체리의 타르부쉬(Janissary’s tarbous)를 기원으로 하며, 태슬이 모정의 중심에 장식된 형태로 발현되었다고 설명하였다.
오스만 제국의 여성들은 높은 원통형 모자(Arakçın, Terpus, Tantura)<Fig. 72>를 착용하였으나, 후대에는 베일, 히잡, 페즈에 동전이나 보석을 다는 형태로 두식이 간소화되었다. 이 두식은 15세기 유럽에서 유행하였던 여성 모자인 ‘헤닌(Hennin)’<Fig. 73>과 유사한데, 고깔모자에 비단을 씌우고 뾰족한 끝에 두 장의 직사각형 베일을 고정시켜 길게 늘어뜨린 형태이다(Chung, 2000). 실제로 15세기 유럽 여성들의 머리형에는 터번형이 존재하였는데, 별이나 초승달 모양의 장식이 있는 것은 튀르키예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Shin, 2008). 또한, 몽골의 기혼 여성들이 썼던 ‘고고관(始城志, Bogtac)’<Fig. 74>과도 유사하다.
오스만 제국 여성들의 하이힐(Patten)<Fig. 75>도 다른 문화권에서 그 흔적을 찾아볼 수 있다. 15세기 베네치아의 여성들은 터키식 하이힐을 개조해서 ‘쇼핀(Chopine)’이라는 구두<Fig. 76>를 신기 시작했는데, 점차 유럽 전역에 유행했다고 전해진다(Cha, 2006). 동양에서도 이러한 형태를 찾아볼 수 있는데, 청나라의 만주족 여성들이 신었던 ‘화분저(花盆底)’<Fig. 77>이다. 당시 만주족 여성들은 한족 여성들과 같은 전족의 풍습이 없었기때문에, 전족의 신발인 궁혜(弓鞋)를 대신해서 화분 모양의 화분저를 착용하였다(Hong et al., 2011).
이러한 사례들은 오스만 제국의 복식이 동·서양의 복식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오스만 제국이 영토를 확장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문화와 접촉하였기에, 국가 간 복식문화도 공유되었을 것이라고 유추할 수 있었다. 또한, 선행연구에서 언급한 코타르디(Cotehardie), 푸르푸앵(Pourpoint), 우플랑드(Houppelande) 외에도(Chung, 2000), 다양한 복식 요소들이 문화간 상호 유사성을 보인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선행연구를 바탕으로, 오스만 복식(Oh & Pak, 1994)과 튀르키예공화국 복식(Doğdu & Mizrak, 2014; Hong et al., 2004; Jirousek, 1997)에 주로 나타난 복식 요소를 정리하면 <Table 1>과 같다. 오스만 시대의 복식들은 목적별(의례용, 실내용), 형태별(터번형, 챙형, 챙 없는 형, 고깔형, 베일형)으로 다양하게 구분되었으나(Oh & Pak, 1994), 후대에는 의복의 형태와 종류가 모두 간소화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두 시대에 모두 사용된 의복 명칭이 많지 않았는데, 이는 의복의 형태가 변형됨에 따라, 의복의 명칭도 바뀌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먼디의 앨범과 튀르키예 문화 교육 사이트에서 제공되는 이미지를 비교했을 때도 이러한 경향성이 확인된다. 남녀 구분 없이 여러 벌 겹쳐 입었던 긴 카프탄은 보이지 않고, 짧은 길이의 상의인 예렉이나 쎕켄으로 대체되었다. 여성들은 현대에 와서도 긴 로브형인 엔타리를 착용하였으나, 이 경우에도 일부 지역의 대표 복식으로 소개되거나 예복으로 사용되었다. 두식에 있어서도 높은 터번이나 뾰족한 고깔형 모자가 사라지고, 모정이 낮은 원통형 페즈나 반다나 형태가 현대 튀르키예공화국의 대표 민족복식 이미지로 나타났다.
Ⅴ. 결론
본 연구에서는 오스만 복식 및 튀르키예 복식과 관련된 선행연구와 자료들을 바탕으로, 튀르키예 지역에 나타나는 복식문화에 대해 고찰하였다. 첫째, 16세기에 그려진 세밀화를 바탕으로 오스만 시대의 복식을 관찰한 결과, 계급별·직업별·성별로 구분할 수 있었다. 오스만 제국에는 대표적인 관모로 알려지는 터번 외에도 계급별, 직업별, 상황별, 또는 기호별로 착용할 수 있는 다양한 모자와 카프탄의 형태가 존재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술탄과 고위 관료의 복식은 거의 유사하였는데, 헤드피스의 장식이나 금직 문양과 같은 디테일에서 차이를 보였다. 술탄과 고위 관료들의 카프탄은 민소매 형태로 제작된 것, 모피로 안감을 댄 것, 행잉 슬리브 형태로 걸친 것, 깃이 있는 것과 같이 다양한 형태가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군경의 복식에서는 보다 독특하고 다양한 형태의 카프탄과 모자가 등장하였다. 직업 특성상 활동성이 높은 짧은 자켓이나 폭이 좁은 바지, 무릎 위로 올라오는 부츠를 신었고, 허리띠는 무기를 끼워넣을 수 있는 용도로 사용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긴 꼬리가 등 뒤로 쳐지는 형태의 군용 모자(Keche)가 관찰되었으며, 이는 병사들을 햇빛으로부터 보호하고 체온을 조절할 수 있는 실용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궁정하인들의 두식도 터번형, 늘어뜨린 복두형, 높이 솟은 사각형, 끝이 뾰족한 원통형 등 다양한 형태가 존재하였다. 활동성 요구 여부에 따라, 카프탄의 길이와 신발 목의 높이(부츠, 로퍼)에 차이가 나타났다.
시민들은 궁정 사람들보다 훨씬 자유로운 포즈와 복색으로 묘사되었다. 반소매 카프탄, 망토, 긴 꼬리가 이마 위로 드리워지는 모자, 크로스백과 힙색 형태의 가방이 관찰되었다. 여성들의 복식도 남성들과 유사하였으나, 뺨에 감은 스카프와 뾰족한 모자로 연출한 두식에서 큰 차이를 보였다. 또한, 앞꿈치와 뒤꿈치에 높은 굽이 달린 신발이 특징적으로 관찰되었다. 그 외 아라비아인, 페르시아인, 유대인, 아르메니아인, 그리스인과 같은 오스만 제국에 방문한 인접국가의 외국인들의 모습도 관찰되었다. 이를 바탕으로, 터번, 원통형 모자, 겹쳐 입은 카프탄, 헐렁한 샬와르는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복식인 것을 알 수 있었다.
둘째, 튀르키예 문화교육사이트에서 제공된 지역별 대표 민족복식을 살펴본 결과, 남녀의 차이보다는 지역별 차이가 비교적 잘 구분되었다. 가지안테프를 비롯한 평야지대, 농경지대에서는 밑위가 풍성하고 펑퍼짐한 샬와르를 착용하고 있었다. 반면, 에르주룸과 같이 무역이 발달한 도시에서는 허벅지부터 발목까지 꼭 맞는 형태인 지브가를 착용하고 있었다. 인접한 지역끼리는 지역적 특성이 유사할 확률이 높은 만큼, 복식도 비슷한 형태를 보였다. 키르클라렐리를 비롯하여 유럽 국가들과 인접한 튀르키예의 도시들의 복식은 전통적 장식 없이 서양식 정장과 유사한 형태를 띠었다. 여성의 복식에서도 아시아 국가들과 인접한 지역(아나톨리아 지방)의 여성들은 주로 하렘 스타일의 샬와르와 쎕켄을 착용한 것으로 묘사되었으나, 에디르네를 비롯한 유럽 인접 지역의 여성들은 목선이 드러나는 셔츠, 에이프런 스커트와 같은 요소가 혼합되었다.
셋째, 오스만 시대의 세밀화에 나타난 복식과 현대 튀르키예공화국의 대표 민족복식의 형태에 대해 종합적으로 비교한 결과, 겹겹이 껴입는 카프탄과 넉넉한 샬와르, 가장 바깥에 위치한 외의에서 허리띠를 묶는 형태는 시대, 지역, 성별과 관계없이 공통적으로 나타났다. 오스만 복식에서 자주 착용되었던 긴 카프탄은 현대에 와서는 거의 사라져 짧은 상의(쎕켄, 살타, 페르메네)로 대체되었으며, 종류의 다양성도 매우 축소되었다. 남성 두식에서는 터번을 비롯하여 풍성하고 높은 형태의 다양한 모자들이 현대에 와서 원통형의 페즈형태 하나로 대체되었다. 여성 두식에서도 원통형 고깔 형태(Arakçın, Terpus, Tantura)가 탈락되고, 동전과 베일 장식으로 대체되었다.
두식 및 복식의 형태별, 종류별 간소화는 단지 튀르키예 만의 특징이 아니라, 한국, 일본, 중국 등의 다른 동양 국가들에서도 서구화·현대화를 겪으며 나타난 현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튀르키예의 민족복식은 농경, 기마, 해상무역과 같은 다양한 지역적 특성이 드러나는 형태로 전승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지역적 복식문화의 차이를 찾아보기 힘들어지는 현대 사회에서 튀르키예의 복식문화는 아직까지 상당부분 보존되어 있기에 그 가치가 높기에, 현대에서도 지속적으로 연구되고 있다(Doğdu & Mizrak, 2014; Nas, 2012). 본 연구는 튀르키예의 복식문화에 대한 이해와 통찰을 높이고, 글로벌 복식문화연구의 다양성에 기여하였다는데 의의를 가질 수 있다.
본 연구의 한계점은 다음과 같다. 오스만 제국의 신발, 의복 및 두식의 재료 및 색상을 통해 다양한 공동체 사이에는 공식적인 구별이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Vogelsang-Eastwood, 2010). 그러나, 본 연구에서는 공동체 사이에 나타나는 복식 아이템의 구별이나, 술탄의 카프탄이 가지는 고유한 색상의 의미에 대해서는 충분히 설명하지 못하였다. 먼디의 앨범에 수록된 세밀화에서 컬러의 사용이 한정되어 있으나, 실제를 관찰한 결과에 대한 반영인지 알 수 없다. 다만, Richardson(2012)에 따르면 오스만 사회에서는 흰색, 노란색, 푸른색, 보라색, 짙은 회색이 길(吉)한 색으로 여겨지며, 검은색이 불길한 색으로 여겨진다고 한다. 먼디의 앨범에서는 흰색, 푸른 계열(하늘색, 파란색, 남색), 노란색, 붉은 계열(주황색, 빨간색)과 같은 색상이 주로 등장하므로, 어느 정도 오스만사회의 색채 관념을 반영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한편, 본 연구에서는 온라인 아카이브가 존재하는 자료들을 바탕으로 복식문화에 대해 분석하였다. 이들 자료에서는 의복의 형태에 대해서 묘사할 뿐(i.e., royal turban, affluent turban, stock turban, and Jewish servant’s hat), 정확한 명칭을 언급하고 있지는 않다. 따라서, 추후에 이에 대한 보다 면밀한 연구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본 연구에서는 시대별 복식의 변화에 대해 거시적인 관점에서 설명하였으나, 보다 미시적으로 특정 의복 또는 두식의 종류를 선택하여 시대별 변화에 대해 깊이 있게 관찰할 필요가 있다.
References
- ÁGoston, G. & Masters, B. (2009). Encyclopedia of the Ottoman empire. New York, U.S.: Facts On File, Inc.
- Alaranta, T. (2008). Mustafa Kemal Atatürk’s six-day speech of 1927: Defining the official historical view of the foundation of the Turkish republic. Turkish Studies, 9(1), 115-129. [https://doi.org/10.1080/14683840701814042]
- Baker, P. L. (1986). The fez in Turkey: A symbol of modernization? Costume, 20(1), 72-85. [https://doi.org/10.1179/cos.1986.20.1.72]
- Barkey, K. & Gavrilis, G. (2016). The Ottoman millet system: Non-territorial autonomy and its contemporary legacy. Ethnopolitics, 15(1), 24-42. [https://doi.org/10.1080/17449057.2015.1101845]
- Cha, E. J. (2006). Formative features of modern women’s shoes: Focused on 1990’s. Journal of the Korean Society of Fashion and Beauty, 4(4), 25-32.
- Chu, M. H. (2000). The influence of Islamic Osman Turk on European clothing from 13th to the 16th century. The Korean Society of Community Living Science, 11(2), 29-42.
- Chung, H. S. (2000). History of western costume culture [서양복식문화사]. Paju, Republic of Korea: Kyomunsa.
- Doğdu, Y. & Mizrak, Ş. (2014). Gaziantep Erkek Cepken, Bürümlü Yelek Ve Şalvar Örnekleri Üzerine Bir İnceleme [Gaziantep Male Cepken, A Study on the Wrapped Vest and Shalwar Samples]. Electronic Turkish Studies, 9(8), 403-416. [https://doi.org/10.7827/TurkishStudies.7265]
- Doopedia. (n.d.). Trabzon. Retrieved from https://www.doopedia.co.kr/photobox/comm/community.do?_method=view&GAL_IDX=120706000832310
- Dunham, D. A. (1985). The hat as symbol of westernization in Turkey (Unpublished master’s thesis). Cornell University, New York, U.S..
- Eker Gallery. (n.d.). Osman Bindalli. Retrieved from https://www.ekergallery.com/en/product/2837567/osmanli-bindalli-lacivert-ipek-bursa-kadife-uzerine-altin-simli-tel-ile-dival
- Erickson, E. J. (2021). The Turkish war of independence: A military history, 1919–1923. Santa Barbara, U.S.: ABC-CLIO.
- Ethnographica. (2017, June 5). In other shoes: Turkish Harem shoes. Retrieved from https://ethnographica.net/2017/06/05/in-other-shoes-turkish-harem-shoes-2
- Gamm, N. (2012, December 9). Bathing Ottoman style. Hurriyetdailynews, Retrieved from https://www.hurriyetdailynews.com/bathing-ottoman-style-36348
- Hathaway, J. (2009). Eunuch households in Istanbul, Medina, and Cairo during the Ottoman era. Turcica, 41, 291-303. [https://doi.org/10.2143/TURC.41.0.2049297]
- Hong, N. Y., Shin, H. S., & Choi, J. H. (2004). Traditional costumes of Asia [아시아 전통복식]. Paju, Republic of Korea: Kyomusa.
- Hong, N. Y., Shin, H. S., & Lee, E. J. (2011). The history of East Asian costume [동아시아 복식의 역사]. Paju, Republic of Korea: Kyomunsa.
- Jirousek, C. A. (1997). From "traditional" to “mass fashion system" dress among men in a Turkish village. Clothing and Textiles Research Journal, 15(4), 203-215. [https://doi.org/10.1177/0887302X9701500402]
- Kim, S. A. (2008). Characteristic analysis and dating guidance of European high heeled shoes design in the 18th century. Fashion and Textile Research Journal, 10(2), 128-137.
- Kubiski, J. (2001). Orientalizing costume in early fifteenth-century French manuscript painting (Cité des dames master, limbourg brothers, boucicaut master, and bedford master). Gesta, 40(2), 161-180. [https://doi.org/10.2307/767244]
- Learn Turkish (n.d.). Turkish regional folk costumes. Retrieved from http://learnturkish.pgeorgalas.gr/DressesSetEn.asp
- Lee, H. H. & Lee, M. O. (2004). Studies on the analysis of the Turkish Mevelana dress and on its application to fashion design. Journal of the Korean Fashion & Costume Design Association, 6(2), 111-222.
- Lee, S. E. & Kim, Y. R. (2004). A comparisonal study between Korean Po and Turkish Sultans' dress. Journal of the Korean Fashion and Costume Design Association, 6(1), 55-63.
- Lee, S. H., Lee, K. S., Cho, S. H., Choi, K. H., Kwon, H. J., Kim, O. K., ... & Kim, H. J. (2002). World costume and fashion information [세계 복식과 패션 정보]. Paju, Republic of Korea: Kyomunsa.
- Lopez, J. (n.d.). Janissary hat. Stories Ottoman Objects Tell. Retrieved from https://mediakron.bc.edu/ottoottomans/janissary-hat-1
- Michael Backman Ltd. (n.d.). Pair of silver-mounted, velvet-lined wooden Harem shoes. Retrieved from https://www.michaelbackmanltd.com/archived_objects/ottoman-turksih-harem-shoes
- Miles, M. (2000). Signing in the Seraglio: mutes, dwarfs and jestures at the Ottoman Court 1500-1700. Disability & Society, 15(1), 115-134. [https://doi.org/10.1080/09687590025801]
- Museum with No Frontiers. (n.d.). Cap of a Janissary. Retrieved from https://islamicart.museumwnf.org/database_item.php?id=object;EPM;at;Mus22;22;en
- Nas, E. (2012). Cultural values in traditional Turkish women’s headdresses. Folk Life, 50(1), 27-50. [https://doi.org/10.1179/0430877812Z.0000000005]
- National Palace Museum. (n.d.). Elegant gathering of the princess: The culture of appreciating and collecting art at the Mongol Yuan court. Retrieved from https://theme.npm.edu.tw/exh105/GatheringPrincess/en/page-5.html
- Ogawa, Y. (2010). National folk costumes of the world: Anthropology of costume culture [세계민족복식: 의복문화인류학]. (W. H. Cho & C. S. Park, Trans.). Seoul, Republic of Korea: Minsokwon. (Original work published 1991)
- Oh, C. J. & Pak, K. S. (1994). A study on the near east costume(Ⅱ): Osman Turkey costume. The Research Journal of the Costume Culture, 2(1), 1-27.
- Özel, M. (1992). Folklorik Türk kıyafetleri: Turkish folkloric costumes. Ankara, Turkiye: Türkiye Güzel Sanatları Geliştirme Vakfı.
- Pallis, A. (1951). In the days of the Janissaries; Old Turkish life as depicted in the travel book of Evliya Chelebi. London, England: Hutchinson.
- Peacock, A. C. (2006). Georgia and the Anatolian Turks in the 12th and 13th centuries. Anatolian Studies, 56, 127-146. [https://doi.org/10.1017/S0066154600000806]
- Quataert, D. (2005). The Ottoman Empire, 1700-1922. Cambridge, England: Cambridge University Press. [https://doi.org/10.1017/CBO9780511818868]
- Richardson, C. H. (2012). The coverings of an empire: An examination of Ottoman headgear from 1500 to 1829. Student Publications, 104-124.
- Said, E. W. (1978). Orientalism. London, England: Routledge & Kegan Paul.
- Scarce, J. (1987). Women’s costume of the near and middle east. London, England: Unwin Hyman.
- Scarce, J. (1988). Principles of Ottoman Turkish Costume. Costume, 22(1), 13-31. [https://doi.org/10.1179/cos.1988.22.1.13]
- Shin, S. O. (2008). A history of costume in the west [서양복식사]. Seoul, Republic of Korea: Soohaksa.
- Smith, C. C. (2013). ‘Depicted with extraordinary skill’: Ottoman dress in sixteenth-century German printed costume books. Textile history, 44(1), 25-50. [https://doi.org/10.1179/0040496913Z.00000000018]
- Soh, H. O. (2010). Comparative studies on the Korean and Turkish traditional costume: Kaftan style as the pivot. Asian Comparative Folklore, (43), 103-146.
- Song, M. J. & Yang, S. H. (1992). The study of exoticism in western costume. Journal of the Korean Society of Costume, 18, 291-306.
- Steele, V. (2005). Encyclopedia of clothing and fashion (Volume 2). Michigan, U.S.: Thompson Gale.
- The British Museum. (n.d.). A briefe relation of the Turckes, their kings, Emperors, or Grandsigneurs, their conquests, religion, customes, habbits, etc [Related objects]. Retrieved from https://www.britishmuseum.org/collection/term/BIOG138035
- The Metropolitan Museum. (n.d.-a). Uçetek Entari and Shalvar. Retrieved from https://www.metmuseum.org/art/collection/search/86566
- The Metropolitan Museum. (n.d.-b). Tommaso di Folco Portinari (1428–1501). Retrieved from https://www.metmuseum.org/art/collection/search/437056
- The Metropolitan Museum. (n.d.-c). Chopines. Retrieved from https://www.metmuseum.org/art/collection/search/82448
- The Palace Museum. (n.d.). 嵌料石万寿字花盆底女鞋 [A pair of flowerpot-shaped Qing Dynasty women's shoes]. Retrieved from https://www.dpm.org.cn/collection/embroider/234290.html?hl=%E7%A6%8F%E5%AF%BF%E5%BA%B7%E5%AE%81
- Topkapı Palace Museum. (n.d.-a). Ottoman Sultan’s Kaftan. Retrieved from http://www.tcfdatu.org/en/portfolio/analysis-of-dyestuffs/topkapi-palace-museum-44.htm
- Topkapı Palace Museum. (n.d.-b). Ottoman Shalwar, 16th century. Retrieved from http://www.kostym.cz/Anglicky/1_Originaly/03_Osmanske/I_03_17.htm
- Torcu, H. & Mater, S. (2000). Lessepsian fishes spreading along the coasts of the Mediterranean and the Southern Aegean Sea of Turkey. Turkish Journal of Zoology, 24(2), 139-148.
- Vogelsang-Eastwood, G. (2010). History of dress and fashion. Berg encyclopedia of world dress and fashion (Volume 5). Oxford, England: Berg Publishers. Retrieved from https://www.bloomsburyfashioncentral.com/encyclopedia-chapter?docid=b-9781847888549&tocid=b-9781847888549-EDch5004
- Web Gallery of Art. (n.d.). A female Turkish bath or Hammam. Retrieved from https://www.wga.hu/html_m/l/lebarbie/hammam.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