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완된 문화의 다이아몬드 모델의 관점에서 본 패션전시의 역할 : 패션전시 Heavenly Bodies: Fashion and the Catholic Imagination을 중심으로
Abstract
This study explores the role of fashion exhibitions through the lens of a modified cultural diamond model, focusing on the 2018 "Heavenly Bodies: Fashion and the Catholic Imagination" exhibition at The Met Fifth Avenue and The Met Cloisters. In this paper, the modified cultural diamond model was used to incorporate the fashion system, which consists of fashion objects, society, fashion producers, and fashion consumers, into the role of fashion exhibitions as distributors. The analysis reveals that fashion exhibitions not only elevate fashion brands to the status of art but also play a pivotal role in the distribution and cultural reception of fashion. These exhibitions influence consumer perceptions by conferring prestige upon selected brands and shaping hierarchical distinctions within the fashion industry. Furthermore, fashion exhibitions act as a medium for popularizing fashion, expanding its audience, and facilitating the conversion of fashion into cultural and symbolic capital. Using the modified cultural diamond model, this analysis will show the immediate and long-term impact the “Heavenly Bodies” fashion exhibition had on key elements of the fashion system and its influence on the fashion producers and consumers.
Keywords:
artification of fashion, Catholic, distributors, fashion exhibition, modified cultural diamond키워드:
패션의 예술화, 가톨릭, 분배, 패션전시, 보완된 문화의 다이아몬드Ⅰ. 서론
1. 연구 배경 및 목적
현대 사회가 제도나 조직 등과 같은 이성적인 것들의 과잉으로 복잡해짐에 따라 개인은 타인과의 관계 형성에서 즉각적이고 감성적인 것을 선호하게 되는데, 이에 이미지로 구성되는 패션은 가장 적절한 선택이 되었다(Akoun, 1989). 그리하여 박물관들은 역사적 의상이나 직물 등을 보존 및 전시하는 데 중점을 두었던 이전의 관행에서 벗어나 패션전시를 통해 패션이 가진 친숙함과 접근성이라는 사회적 힘을 활용하여 적극적으로 관람객을 유치하고 있다.
The Metropolitan Museum Of Art(이하 The Met)와 Victoria and Albert Museum(이하 V&A) 등의 예술박물관뿐만 아니라 Christóbal Balenciaga Museoa, Musee YSL Paris, Museo Salvatore Ferragamo 등 패션 브랜드에서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패션 브랜드 박물관의 등장으로 패션전시는 점차 대중적이고 사회적인 현상이 되었다. 이러한 패션전시의 대중화는 패션 브랜드의 기존 소비자들뿐만 아니라 일반 대중에게까지 패션문화를 전파하고 확산시키는 데 기여하고 있다.
나아가 패션전시를 통해 패션, 특히 럭셔리 패션이 박물관에 진입하면서 박물관은 일종의 패션산업의 전시 채널이 되고 패션시스템의 일부로 편입되었다(Anderson, 2000). 즉, 박물관에서 전시되는 패션은 대부분 예술이자 상업으로 생산되고 소비되면서 그 경계가 모호해졌다. 이에 패션이 박물관 내에서 어떻게 예술이자 상업으로서 생산·분배·소비되는지에 대한 일련의 사회적 과정을 체계적으로 고찰할 필요가 있다고 사료된다.
패션전시를 사회문화적 관점에서 분석한 선행연구로 Cho, Oh, & Choi(2021)는 럭셔리 패션 브랜드 Yves Saint Laurant, Giorgio Armani, Chanel의 미술관 전시를 사회문화학적 관점에서 고찰하여 패션이 가진 예술적 가치 생산과 함께 제도적 장치로서의 미술관의 역할을 살펴보았다. 그리고 문화의 다이아몬드 이론을 활용한 패션 연구로는 문화의 다이아몬드 이론을 통해 패션 블로거가 문화생산의 다양한 영역에 관련되어 있음을 밝혀낸 연구(Pedroni, 2016)가 있다. 이상의 선행연구들은 문화의 산물로서의 패션을 사회문화적 또는 문화의 다이아몬드 관점에서 규명하여 사회문화적 패션 연구의 기초자료를 제공하였다는 데에 연구의 의의가 있다. 그러나 패션과 예술에만 집중되거나 패션 미디어 영역에 국한된 연구로 패션시스템에 통합된 패션전시의 역할을 사회적 과정으로 이해하는 체계적인 연구는 미흡한 실정이다.
이에 본 연구는 패션전시를 사회학적으로 접근하기 위해 예술사회학의 모델을 차용하여 하나의 사회문화적 현상이 된 패션전시를 분석하고자 한다. Victoria D. Alexander는 네 영역과 교점으로 도식화된 ‘보완된 문화의 다이아몬드(Modified Cultural Diamond)’모델로 예술의 생산과 소비, 수용과 분배를 설명한다(Alexander, 2003/2010). 이 모델은 예술과 사회 간의 관계를 설명하는 여러 예술사회학 연구들에 영향을 미쳤으며, 사회적 과정으로서 패션전시를 고찰하고자 하는 본 연구에 적용하기에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본 연구는 Alexander의 보완된 문화의 다이아몬드 모델의 관점에서 패션의 생산·분배·소비 과정과 함께 사회와 패션이 맺고 있는 관계를 살펴보고, 패션시스템 내 패션전시의 위치와 역할을 체계화하는 데에 목적을 두었다. 패션전시를 통한 패션의 생산과 소비, 수용과 분배라는 사회적 과정을 살펴봄으로써 패션과 사회 사이가 맺고 있는 여러 관계를 종합적으로 파악하여 패션전시를 사회학적으로 해석하는 연구의 토대를 마련하는 데 본 연구의 의의가 있다.
2. 연구 방법 및 대상
본 연구의 방법으로는 문헌연구와 Stake(1995)의 도구적 사례 방법론을 토대로 정성적 사례연구를 병행하였다. 먼저 예술사회학에 관한 각종 전문 서적 및 논문 등을 고찰하여 보완된 문화의 다이아몬드 모델에 대한 문헌연구를 진행하였다. 보완된 문화의 다이아몬드는 하나의 이론이 아니라 각 지점 간의 관계를 설명하는 설명적 도구라는 Alexander(2003/2010)의 해석에 따라, 본 연구 또한 이를 이론적 틀로써 활용하지 않으며 패션과 사회의 관계 및 패션시스템 내 박물관과 패션전시의 역할을 설명하는 데 사용하였다.
다음으로 사례연구를 위해 보완된 문화의 다이아몬드 모델의 각 지점에 패션시스템을 대입하여 고찰하였다. Alexander(2003/2010)는 기존의 다이아몬드 모델의 중심에 분배를 추가하여 예술작품을 창작자에게서 분리하는 것으로 예술과 사회 간의 관계를 중개하는 분배가 예술의 생산과 소비에 미치는 영향을 설명한다. 따라서 본 연구는 분배의 지점에 패션전시를 두었으며, 어떤 예술품들이 관람객에게 전달될지를 결정하는 분배 체계의 여과 효과(filtering effects)에 주목하여 패션전시가 창작자와 수용자 방향으로 행사하는 영향력을 중심으로 분석하였다. 그리고 사례연구 시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선정된 패션전시 사례에 관한 전문가의 의견이나 논평을 참고하여 연구하였다.
본 연구의 대상으로는 2018년 The Met에서 열린 패션전시 Heavenly Bodies: Fashion and the Catholic Imagination(이하 Heavenly Bodies)을 선정하였다. Heavenly Bodies는 역대 The Met에서 개최한 최대 규모의 전시였을 뿐만 아니라 1,659,647명이 관람하여 가장 많은 관람객을 유치한 전시였다. Heavenly Bodies의 흥행은 단순히 패션전시의 대중적 인기 덕분만은 아니었고 사회적으로 중요한 종교인 가톨릭(Catholic)을 주제로 삼았기 때문이기도 했다(Brooke, 2018). 따라서 큰 규모로 많은 관람객을 유치하고 사회적으로 큰 의미를 지닌 주제를 다룬 패션전시인 Heavenly Bodies가 패션전시를 통한 패션과 사회의 연결을 살펴보고자 하는 본 연구의 대상으로 적합하다고 판단하였다.
Ⅱ. 이론적 배경
1. 패션의 사회적 의미와 종교적 복식의 상징성
패션과 의복 또는 이를 통한 커뮤니케이션은 우리를 사회와 문화의 구성원으로 존재하게 하는 사회적, 문화적 상호작용이다(Barnard, 2014). 또한 복식은 개인의 정체성의 표현에 있어 사회적 차이를 시각적으로 구체화하는 핵심적 수단이다(Breward, 1998). 즉, 의복과 복식을 통해 나타나는 패션은 개인의 주체성 표현이자 사회적 현상으로서 사회 구성원들의 상호작용과 사회적 연결에 중추적인 역할을 한다. 따라서 패션은 사회적인 것으로 사회적 요소들과 함께 해석할 필요가 있다.
패션에 관한 초기 사회적 이론은 모방의 개념을 기초로 하였다. Tarde(1993)는 사회적 하류층이 상류층의 패션을 모방하는 것과 계층 간의 종속관계를 패션을 통해 설명하였고, Spencer(2004)도 상류층의 지위를 따르기 위한 패션의 모방과 그에 도전하는 경쟁적인 모방을 핵심 동인으로 패션을 사회적 지위와 신분의 상징이라 규정했다. 모방과 구별로서의 패션이라는 개념은 Thorstein Veblen과 Georg Simmel에 의해 더욱 발전하였다. Veblen(1899)은 패션을 계층을 나타내는 과시적 행위로 개인의 행동을 자유롭게 하기도 하지만 통제하기도 하는 양가적인 의미를 지닌다고 하였다. 그리고 Simmel(1957)은 사회 내 포함과 배제에 기초하여 패션 사이클을 설명하고 계층 구조의 일부는 패션의 소비패턴 결과로 구성된다고 하였다. 이와 같은 학자들의 이론들은 패션이 사회 안에 있고 사회를 구성하는 일부라는 점을 상기시키며, 사회적 상호작용의 결과로 패션의 사회적 의미를 규명하였다.
한편 Vinken(2005)은 패션을 사회 구조의 반영이라기보다는 합의된 사회 변화의 원천으로서 본질적으로 수행적이라고 보았다. 즉, 사회 내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 개인은 패션을 통해 그 역할을 수행해야하는 자신과 연결되는 것이다. 나아가 현대 사회에서 개인은 패션을 통해 표현한 이미지가 자신의 실재와 부합할 것이라고 여긴다(Akoun, 1989). 이에 이미지를 보유한 상품으로 소비되는 패션은 그것의 물리적 효용성보다 그것이 가진 이미지가 우선되어 현대 패션은 의복 생산보다 이미지 생산에 더 가까워졌다(Kawamura, 2005). 따라서 패션의 가치는 상징적 의미에 있으며 그렇기에 패션은 사회적이고 문화적이다.
종교는 성스러운 것들과 그것에 관한 믿음 또는 의례들이 결합된 체계로 각 사회 내 구성원을 도덕공동체로 결속하고 사회의 통합에 이바지한다(Durkheim, 1912/2014). 그리고 종교는 신성한 것이자 믿음과 관행의 통합적 체계로 이러한 집단의식은 주변 사물과도 연관된다. 특히, 특정한 종교의 성직자가 착용하는 복식은 종교적인 의미와 함께 가치관을 드러내는 목적을 가진 것으로 그 자체에 많은 종교적 의미와 암시를 상징한다(Kim, 1993).
다양한 종교 중에서 가톨릭의 복식은 공식적 의식에 착용하는 전례복, 수도자들의 수도복, 사제의 일상복으로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Kang, 2003). 수도복과 일상복도 성직자의 신분과 소속을 드러내는 종교적 의미와 상징을 지닌 옷이지만 성스러운 의식을 위해 착용하는 전례복은 성직자의 권위와 지도력을 강력하게 상징하는 의미를 지닌다. 전례복의 기원은 로마 상류층의 의복을 제단에서 사용하던 것이 전례의식에서 계속 사용되는 동안 차츰 평신도들이 입지 않게 되면서 전례복으로 전해졌다(Kim, 2010). 초기에는 일반 복식과 구분이 없었지만, 가톨릭이 공인된 4세기경부터 특별한 소재를 사용하거나 색과 장식이 다양해졌고, 가톨릭 교회법에 의해 성직자의 지위와 역할 및 상황에 따라 엄격히 구분하는 규칙과 규격을 갖추어 현대까지 그 양식이 이어져 발전해왔다.
이와 같은 전례복은 일반인과 다른 복장으로 구분되어 성직자에게 권위를 부여하고 의례의 분위기를 신성하고 엄숙하게 만든다. 또한 제복으로서 지닌 위엄과 존경을 나타내는 의미뿐만 아니라 성직자의 종교적 지위 또는 서열을 구분하는 역할을 한다(Kim & Choy, 1997). 이처럼 차이와 구분을 만드는 전례복은 제의에 특별한 의식이라는 상징성을 부여하고 일상생활과 차별화하는 의미를 지닌다. 그리고 복식이 가진 종교적 이미지와 상징성을 통해 전례복은 신체와 감각을 신성한 의사소통의 매체로 신도와 신의 관계를 강화한다(Bolton et al., 2018).
2. 보완된 문화의 다이아몬드와 분배로서의 패션전시
Griswold(1994)는 ‘문화의 다이아몬드(Cultural Diamond)’<Fig. 1>를 고안하여 예술과 사회의 관계를 설명하였다. 그리고 이를 통해서 예술, 사회, 창작자, 소비자로 구성된 각 지점 간의 관계가 존재함을 보여주고 네 개의 점이 사회학적으로 예술을 이해하는 데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했다. 그러나 문화의 다이아몬드는 각 꼭짓점 간의 관계가 존재한다는 사실만을 밝혔을 뿐 구체적으로 그 관계를 용어로 상술하지는 않았다(Alexander, 2003/2010). 이러한 Griswold의 모델에 대한 한계점을 보완하기 위해 Alexander(2003/2010)은 예술의 커뮤니케이션에 주목하였다. 예술은 그것을 창조한 사람으로부터 소비하는 사람에게 전달되어야 하는데 Alexander는 <Fig. 2>와 같이 문화의 다이아몬드 모델의 중심에 분배(distributors) 지점을 추가하여 그 전달 과정의 연결을 설명하였다. 이것으로 기존의 단순한 모델이 창작의 영역에 작품의 분배를 포함했던 것을 분리하여 예술과 사회 간의 직접적인 연결을 끊어냈다. 더불어 문화의 다이아몬드 내 예술과 사회 간의 연결은 결코 직접적인 것이 아니며, 예술은 생산자와 소비자를 통해서만 사회와 연결될 수 있음을 주장했다.
Alexander가 예술과 사회를 연결하는데 분배를 추가하여 전반적 분배 체계를 설명했다면, Howard S. Becker는 그가 주장하는 예술계 개념 내에서 예술의 분배를 맡는 실체적 요소들에 대한 구체적인 분석을 시도했다(Kim, 2009). Becker(1982)는 예술계를 전통적인 지식과 수단에 기반을 두고 예술 작품을 생산하기 위해 협력적으로 활동하는 조직의 네트워크로 정의하였다. 즉, 예술 작품은 예술가뿐만 아니라 시스템에 의해 형성되고 그 생산은 집단적 노력의 일환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Becker의 설명은 전체론적 관점에서 예술의 생산에 대한 해석을 가능하게 한다. 또한 그의 이론에 따르면 창작자의 작품이 예술품으로서 수용자와 사회에 전달되기 위해서는 분배 체계가 필수적이다(Alexander, 2003/2010). 분배에 참여하는 구성원들 간 협력 행위는 관행적인 성격을 지니며, 그 체계의 관행적 성격이 예술의 생산과 확산에 깊이 관여함에 따라 전문가로 구성된 네트워크가 부여한 예술 작품의 지위는 명성을 구축한다. 반면 분배 체계에 의해 걸러진 예술 작품은 소비자와 사회에 전달되기 어렵다. 요컨대 분배는 예술의 생산과 확산을 촉진하거나 제약한다는 이중적인 속성을 가지고 있으며, 이에 따라 분배된 예술품과 선택된 예술가만이 가치 있게 여겨지는 사고를 대중에게 주입하고 예술가의 자율성을 통제할 수 있다.
Yuniya Kawamura는 패션시스템을 설명하기 위해 Becker(1982)의 패션계 개념을 패션 영역에 적용하였다. 보편적으로 패션이라는 용어는 의복과 혼재되어 사용되는 경우가 많으나 패션은 특정 시기와 사회에서 널리 통용되는 복식, 에티켓, 말투 등의 방식으로 의복과 차이가 있다(Kawamura, 2005). 이에 Kawamura(2005)는 패션 생산에 의복 생산뿐만 아니라 문화 생산 측면까지 포함하였으며, 패션의 개념 구성에 이바지하는 사람들을 패션생산자로 간주했다. 즉, 의복의 실제 제조에 관여하지 않아도 패션과 패션이 아닌 것의 상징적 경계를 만드는 게이트키핑과 유통 등을 수행하는 패션 전문가도 패션생산자이다. 따라서 패션전시는 패션시스템 속에서 필터링과 게이트키핑의 임무를 수행함으로써 패션의 내용을 직접 형성하지는 않지만 대중에게 소개될 패션을 선별함으로써 패션의 생산에 관여한다. 그리고 Kawamura(2005)는 패션을 채택하고 소비하는 패션 소비자도 간접적으로 패션 생산에 참여하는 것으로 간주하여 패션 소비자를 패션시스템에 포함하였다.
예술가의 예술 작품이 대중에게 전달되고 향유되기 위해서는 유통과정이 필수적이다. 이에 해당하는 분배는 그 체계 속에 존재하는 사람, 조직 및 네트워크에 의해 이루어진다(Alexander, 2003/2010). Alexander는 명확하게 분배에 대해 정의를 내리지 않았으나 분배 지점의 작용을 녹음 산업의 개입이나 미술관의 유통 등의 예시로 설명하였다. 이와 비슷하게 패션 또한 체계를 가지고 전문가 집단과 네트워크로 산업을 제도화하고 있으며 자원과 인력을 통제하고 있다(Kawamura, 2005). 패션 취향은 문화, 맥락, 역사의 영향을 받으며, 이러한 영향력은 특정한 문화적 대상이 특정 방식으로 해석되도록 하는 제도적·문화적 장치를 의미하는 패션시스템에 의해 발휘된다.
예술계의 관행에 따른 범주 안에서 예술이 생산되고 확산 및 수용되듯 분배에 해당하는 패션전시 또한 그 관행 속에서 의미가 전달된다. 패션전시는 박물관에서 예술의 관행에 따라 전시되고 있으며 예술과 같이 취급되어 미적 우위의 대상이 된다(Petrov, 2019). 즉, 예술계 내 분배 체계의 관행적 성격의 영향 아래 패션전시를 위한 의복은 예술품과 마찬가지로 수집 및 보존되고 도록으로 남겨져 지적·문화적 산물이 되는 것이다. 나아가 예술계의 관행은 창작자가 일정한 형식적 특성을 가진 작품을 제작하도록 제약하고 관람객에게 해당 관행에 대한 지식과 경험으로 작품을 해석하도록 한다. 따라서 패션전시는 패션 브랜드가 제작하는 의복의 형식을 제약하지는 않으나 예술품의 전시 형식과 관행에 따라 의복을 전시함으로써 기존의 예술의 관행적 성격을 공유하는 관람객과의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게 된다.
박물관에서 이루어지는 현대의 패션전시는 이전 시기에 박물관이 수집하고 전시했던 의상전시의 변형이자 발전의 산물이다(Melchior & Svenssson, 2014). 따라서 현대 패션전시는 현재의 패션에 초점을 맞춘 전시 및 기타 박물관 활동으로 복식의 수집보다는 단기 전시를 위한 의복 대여나 패션 큐레이터의 전시 및 교육 프로그램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Melchior & Svenssson, 2014). 이에 패션전시는 박물관이라는 특정 공간 안에서 큐레이터의 기획 의도에 따라 현대 패션문화 또는 패션 디자이너와 브랜드의 철학을 패션소비자를 포함한 관람객에게 전달한다. 그러므로 전시에 관한 선택과 판단을 내리는 게이트키퍼로서 큐레이터의 관점은 대중의 견해를 형성하는데 매우 큰 영향력을 행사한다. 그러나 패션전시가 패션기업 및 브랜드의 후원이나 재정을 지원받으면 큐레이터의 독립성은 축소될 수 있다. 특히 살아있는 패션 디자이너의 작품이 박물관에 전시될 경우 디자이너는 강력한 발언권을 얻는다(Steele, 2008).
한편 박물관은 서사적 전략, 사물, 공간, 텍스트, 이미지의 복합체로서 일방적인 매체가 아니며, 그 메시지는 큐레이터와 관람객 모두에 의해 생산된다(Petrov, 2012). 즉, 패션전시에서 큐레이터만이 메시지를 생산하는 것이 아니라 관람객 또한 능동적인 참여와 자의적 해석으로 메시지를 생산한다. 그리고 Gladwell(1997)의 관점에 따라 해석하면 패션전시의 메시지와 그 의미의 확산에는 관람객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확산의 주체는 관람객이며, 확산은 개인에 의해 공간적 또는 시간적으로 일어나는 특별한 유형의 의사소통이다.
Ⅲ. 보완된 다이아몬드 모델을 통한 Heavenly Bodies: Fashion and the Catholic Imagination 분석
본 연구에서는 패션전시 Heavenly Bodies를 보완된 다이아몬드 모델의 관점에서 <Fig. 3>과 같이 재구성하여 분석하였다. 예술작품의 창작자(creator)는 문화적 산물로서의 패션을 생산하는 패션생산자(fashion creator)에, 예술작품(cultural object)은 예술작품으로서의 패션 제품인 패션 오브제(fashion object)에 대입하였다. 그리고 수용자(receiver)는 패션소비자(fashion consumer)에, 분배(distributors)는 패션의 게이트키핑과 유통 등의 역할을 하는 패션전시(fashion exhibition)를 두어 고찰하였다. 이를 정리한 표<Table 1>는 다음과 같다.
1. 패션 오브제(fashion object): 예술작품으로서의 패션 제품
대규모 집단에서 공유되는 유행이나 트렌드, 일상적인 패션은 넓은 의미에서 대중문화에 포함되므로 예술이 아닌 것으로 구분된다(Choi & Kim, 2022). 그러나 오트쿠튀르(Haute Couture)는 생활의 필수품인 옷과 관련되어 있으나 예술과 마찬가지로 미적으로 평가되고 사치품으로 간주된다. 또한 예술이 그러하듯 패션도 사회를 반영한다. 이에 패션을 단순히 옷으로 치부할 것인지 예술로 보아야 할 것인지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1868년 고급 봉제와 맞춤형 의복을 뜻하는 오트쿠튀르의 제도화와 함께 파리에서 최초로 패션시스템이 등장하였다. 오트쿠튀르 컬렉션은 파리의상조합 협회의 법적보호를 받으며, 제한적 회원자격, 도제식 체계, 독점적인 의복 가격 책정 등을 통해 철저히 제도화되어 있다(Kawamura, 2005). 오트쿠튀르의 소속에는 파리에 위치한 작업실, 개인 고객을 위한 주문 생산, 봉제공과 수공예 장인을 일정 인원 이상 고용, 최소 의복 수량 이상으로 구성된 연간 두 번의 패션쇼 등의 까다로운 가입조건이 있다(McDowell, 2013). 이러한 높은 진입장벽에도 오트쿠튀르에 진입한 디자이너에게는 사회적 자본과 경제적 자본이 보장되기 때문에 럭셔리 패션 브랜드들은 오트쿠튀르 시장에 참여하고 있다.
소수를 위해 오트쿠튀르로 제작된 의복은 대량 생산으로 만들어진 기성복과는 차별화된다. 현대 쿠튀르 하우스는 쿠튀리에라고 불리는 디자이너의 자율적인 작업실로 쿠튀르의 디자인과 기술은 비용에 구애받지 않는 실험성을 가진다(Koda & Martin, 2004). 또한 파리에 산재한 여러 공방에서는 전통적 방식을 고수하는 수공예 장인들은 독보적 노하우와 장인정신으로 오트쿠튀르를 위한 직물과 장식을 생산하고 있다. 이처럼 쿠튀리에의 독창적 감성과 장인의 기술이 만난 오트쿠튀르는 하나의 창조적 예술로 여겨지며, 오트쿠튀르가 득세했던 1943년 프랑스 정부는 패션에 예술문학과 동등한 명예를 부여하는 법률을 선포하기도 했다(Kim & Kim, 2011).
Heavenly Bodies는 가톨릭을 주제로 이 전시를 위해 바티칸의 시스티나 성당 성구실에서 교황의 예복을 포함한 40여 점의 전례복과 장신구를 대여해왔다. 그리고 스폰서인 Gianni Versace와 Donatella Versace를 포함한 Dolce & Gabbana, Jean Paul Gaultier, Christian Lacroix, House of Chanel, Alexander McQueen 등의 55인의 럭셔리 패션 디자이너가 전시에 참여하였다. 전시된 디자이너의 150여 점의 의복들은 종교적 상징과 가톨릭적 상상력을 더해 제작되었다.
중세 초기에 성모 마리아나 아기 예수 동상에 옷을 입히는 것은 중세 초기에 인기를 끌었다(O'Donovan, 2018). Riccardo Tisci와 Yves Saint Laurent은 성모 마리아 동상에 화려하고 사치스러운 옷을 입히는 오랜 전통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였다<Fig. 4>. 카톨릭교 사제 Timothy Shea Valentine은 전시에서 가장 성공적인 컬렉션으로 Tisci의 앙상블을 꼽으며 우아한 평온의 정수를 보여준다고 평했다(Valentine, 2018). 종교적 관습에 기반을 둔 두 디자이너의 의상 모두 영적이고 신성한 감정을 불러일으킬 만큼 정교하고 화려하게 만들어져 물질적인 아름다움과 비물질적 종교성의 공존이라는 아이러니를 의상을 통해 표현하였다. 가톨릭의 성경은 이원론적으로 존재의 물리적 세계를 무시하나, 가톨릭적 감성은 물리적 세계에서 신성을 찾으려 하기에 근본적으로 신성하지만, 표면적으로는 세속적이다(Plogsterth, 2018). 바티칸에서 대여해 온 가톨릭 전례복은 패션 오브제보다 더 화려하고 사치스럽게 장식되어 성스러운 종교적 유물과 세속적인 패션 오브제의 구분은 흐려지고 무엇이 박물관에 전시되기 적절한 것인지 또는 부적절한 것인지에 대한 의문을 만든다.
한편 Heavenly Bodies에 전시되었던 Henri Matisse가 디자인한 전례복<Fig. 5>은 오트쿠튀르 의복과 그 제작 과정에서 연결성을 가진다. 오트쿠튀르의 쿠튀리에와 같이 Matisse는 전례복을 디자인하였지만, 그의 디자인은 프랑스 칸에 위치한 아틀리에 d’Arts Appliqués의 도미니크회 수녀가 제작하였다(Addington, 2018). 일반적으로 오트쿠튀르에서 제작된 의복은 쿠튀리에의 이름으로 대표되고, 종교적 복식은 그것을 디자인한 유명인 또는 착용자의 이름에 초점을 맞춘다. 수녀들은 오트쿠튀르에서 재봉과 자수 작업을 하는 장인들과 비교되는데, 의복 제작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덜 조명받는 위치에 있다. 또한 전시된 바티칸의 유물들도 세속적 패션 오브제와 공간적으로는 분리되어 있지만 여성들의 인내와 헌신으로 만들어졌다는 공통점으로 연결된다(Godtsenhoven, n.d). 즉, 패션 오브제와 문화적 유물인 종교적 복식 모두 위계적 구조의 환경에서 제작되었다는 유사성을 가지며 전시는 세속적인 것과 신성한 것 모두 인간의 헌신과 노동의 결과라는 점을 상기시킨다.
2. 사회(social world): 럭셔리 패션의 대중화와 가톨릭의 사회적 영향력
과거의 럭셔리 패션은 소수의 상류층이 독점적으로 향유하는 것으로 17세기나 18세기의 왕과 귀족의 권력은 부의 과시로 드러났다(Berg & Clifford, 1999). 그러나 오늘날 럭셔리 패션은 전 세계적으로 생산되고 소비되는 럭셔리 브랜드 패션으로 전환되었다. 또한 과거의 럭셔리가 생산된 제품의 품질과 가치, 즉 소재, 장인정신, 감식안으로 정의되었다면(Weissbach, 1982), 최근에는 대량 생산, 대량 소비, 마케팅 및 유명인사를 통해 정의된다. 럭셔리는 더 이상 이전과 같이 제한적이지 않고 다양한 사회 집단에서 수요가 있다. 즉, 럭셔리 패션의 소비자들의 범위가 넓어진 것이다.
오래전의 럭셔리는 독점성이 강하여 상위 1~2%의 소비자만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의 가격이었지만, 오늘날의 럭셔리는 손이 닿지 않을 만큼 비싸지는 않다(Fiske & Silverstein, 2005). 더욱이 많은 럭셔리 패션 브랜드에서 보급형 제품을 제공하기 시작하면서 가격은 더 이상 럭셔리 패션 브랜드와 소비자를 가로막는 요소가 아니게 되었다. 따라서 럭셔리 패션은 전 세계적으로 더 많은 사람에게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것으로 여겨지게 되었다. 또한 디지털 미디어가 패션산업을 민주화 하면서 럭셔리 패션 브랜드의 패션쇼는 라이브 스트리밍으로 송출되고, 몇 분 후 인스타그램에서 사진을 볼 수 있으며 댓글로 대중은 그에 관한 생각을 전달할 수 있게 되었다. 이에 대해 School of the Art Institute of Chicago의 패션 학과 조교수 Caroline Bellios은 대중이 패션에 대한 의견과 감정, 반응을 표현하게 되었고 패션에 더 많이 관여하게 되면서 일종의 소유권을 갖게 되었다고 주장했다(Brooke, 2018).
이러한 럭셔리 패션의 대중화는 대량 생산과 대량 소비 사회에서 더 큰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시장의 성장 요인이지만 소수만을 위한 희소성이나 장인정신 등의 전통적 가치를 훼손하는 요인이기도 하다. 따라서 많은 럭셔리 패션 브랜드는 럭셔리의 전통적 가치를 보전하면서 대량 생산 및 대량 소비되는 제품을 판매하기 위해 물리적 대상인 제품의 재료와 제작에 공을 들이기보다 럭셔리의 전통적 가치를 전략적으로 마케팅하는 것에 치중하고 있다(Danziger, 2005).
럭셔리 패션 브랜드의 마케팅 전략 중 하나인 예술화(artification)는 럭셔리 패션의 전통적 가치인 독점성이나 장인정신 등을 유지에 효과적이다(Kapferer, 2014). 많은 럭셔리 패션 브랜드는 예술화를 통해 자신들의 명성과 권위를 보전하고 있다. 그중 박물관과 미술관에서 열리는 패션전시는 브랜드 철학과 메시지를 소비자에게 고취하고 예술의 유일무이함과 창조적 이미지를 얻을 수 있는 예술화 방식 중 하나이다. 나아가 패션전시는 박물관 관람객을 잠재적 소비자로 유입할 수 있으며, 그들에게 브랜드 체험과 경험을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럭셔리 패션의 대중화를 더욱 강화하는 역할을 한다.
한편 Heavenly Bodies의 흥행은 패션전시의 대중적 인기에 의존하는 것만은 아니었다. 미국 내 가톨릭 인구의 비율과 그에 따른 사회적 영향력 또한 전시의 흥행과 관련이 있다. 미국 인구조사국에 따르면 2023년 기준 미국은 세계에서 네 번째로 가톨릭 신자가 많은 나라로 그 수가 전체 인구의 20%에 달한다(Nortey, Tevington, & Smith, 2024). 그리고 1983년 바티칸의 유물을 전시한 The Vatican Collections: The Papacy and Art는 896,743명의 관람객을 유치하여 The Met의 역사상 4번째로 많이 방문한 전시이다. 이는 가톨릭에 대한 대중의 관심과 사회적 영향력을 보여주며, Heavenly Bodies의 흥행과 관련되었을 것으로 사료된다. 또한 전시를 위해 바티칸에서 대여해 온 성직자들의 전례복과 장신구의 일부는 바티칸 밖에서 전시된 적이 없는 것으로 가톨릭 신자나 가톨릭 문화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 Heavenly Bodies를 관람해야 할 목적이 되었을 것이다.
3. 패션생산자(fashion creator): 문화적 산물로서의 패션 생산 및 자본화
문화를 생산하는 것은 단순히 상품을 만드는 것이라 할 수 없다. 문화는 생성, 보급, 소비되는 상품으로 단순화할 수 없으며 조직적, 제도적 요인으로 가공되는 산물이다(Kawamura, 2005). 이와 유사하게 패션도 상징적인 문화의 대상이자 사회 조직의 산물로 조직적인 맥락에서 집단적으로 생산된다. 또한 패션은 물질적인 의복에 이미지를 투영하여 부가가치를 더하며, 이에 패션산업은 이미지 생산이라는 상업적인 목표를 가진 이미지메이킹 산업이라 할 수 있다(Kawamura, 2005).
패션시스템 내 패션생산자들, 특히 패션 디자이너와 브랜드는 고유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으며 사회 제도 아래 사회문화적으로 계층화되어 있다. Bourdieu(1984)의 문화자본론의 관점에서 패션 디자이너와 브랜드가 가진 상징적 자본은 그가 가진 사회문화적 위치에 영향을 주고 사회적 권력관계를 강화한다. 이에 럭셔리 패션 디자이너와 브랜드는 예술의 제도화를 이용하여 박물관 내 패션전시를 통해 상업성이라는 정체성을 탈피하고 예술이라는 새로운 정체성을 얻어 사회적 지위를 확보하고자 하였다(Cho et al., 2021).
Heavenly Bodies에 전시된 패션 오브제들은 예술 작품에 비견되는 상징적 자본 외에도 가톨릭의 초월적이고 권위적 이미지를 얻었다. 그중 John Galliano가 House of Dior을 위해 디자인한 이브닝 앙상블<Fig. 6>은 가톨릭에서 가장 상징적인 인물인 교황에 영감을 받아 화려하게 디자인되었으며, 뒷면에 'Dieu est mon Maître(하느님은 나의 주인이다)' 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어 더욱 직관적으로 종교와 연결되었다. Galliano의 이브닝 앙상블을 포함한 유명 디자이너들의 패션 오브제들은 매우 사치스럽고 정교하게 장식되었지만, 바티칸에서 대여한 교황의 예복은 그것을 능가할 정도로 화려했다(Chadha, 2018). 카톨릭의 역사에서 복식은 권력과 권위와 관련된 개념의 계층을 구별하는 역할을 담당하였고, 각 교회에서 그리스도의 대리자가 되는 고위 성직자의 전례복은 착용자의 계급과 권력을 가시화하기 위해 호화롭게 장식되었다(Bolton et al., 2018). 전시에 참여한 다수 디자이너의 의복은 가톨릭의 화려함을 모방하였는데 이는 종교적 상징성을 차용하려는 시도로 간주할 수 있다. 또한 카톨릭의 화려한 전례복은 신과 연결된 초월적이고 영적인 것으로 착용자인 성직자와 신도의 역할을 명확하게 구분하는 역할을 한다(Bolton et al., 2018). 하이패션과 럭셔리 패션의 의복 또한 그것이 가진 상징성으로 착용자에게 특권을 부여하고 타인과 구별하여 가톨릭의 전례복과 상징적 측면에서 연결된다.
이처럼 패션생산자, 특히 럭셔리 패션 디자이너와 브랜드는 패션전시 Heavenly Bodies를 통해 자신들의 의복을 예술품이나 유물과 같이 제작하여 패션의 역사와 그 가치를 미학화하였고, 패션에 문화유산이라는 이미지를 덧입혔다. 나아가 가톨릭적 상상력으로 전시된 디자이너의 의복은 가톨릭의 종교적 권위와 상징성을 이용하였을 뿐만 아니라 패션의 세속적 이미지를 종교적 이미지로 희석하여 문화적 산물로서 패션 생산을 시도하였다. 즉, 패션생산자는 예술의 제도와 관행을 차용하여 패션을 문화적 자본으로 만들고, 패션 제품을 의복이라는 물질적 상품이 아닌 문화적 상품으로 개념을 바꾼다.
4. 패션소비자(fashion consumer): 경험 소비문화와 패션전시를 통한 성지순례 체험
현대 사회에서 사람들은 일상에서 문화예술을 소비한다. 많은 사람은 자신의 직업이나 사회적 위치, 취향 등에 따라 다양한 문화예술을 소비하고, 문화예술을 소비함으로써 진보적인 결과를 얻길 바란다(Kim, 2003). Danziger(2004)는 문화예술상품을 인간의 기본적 삶의 욕구가 충족된 이후 단계의 상품으로 인간의 정신적, 감각적, 심미적, 사회적인 욕구를 충족시키는 임의 소비재로 정의한다. 따라서 문화예술상품은 소비자들에게 정신적 욕구나 욕망을 충족시키는 목적으로 소비되기에, 문화예술상품은 감각재이자 경험재에 속한다.
디지털 기술이 발달하면서 소비자의 구매 채널이 온라인으로 확장됨에 따라 오프라인 매장은 점차 쇠퇴하고 있다. 판매 공간으로서의 오프라인 매장이 기능을 잃어감에 따라 브랜드는 소비자에게 오프라인 매장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는 경험과 체험이라는 가치를 전달하는 것에 중점을 둔다(Han, Lee, Won, & Shin, 2023). 따라서 오프라인 매장에 방문하는 소비자는 제품을 구매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온라인 쇼핑으로는 얻을 수 없는 경험을 통해 감각적이고 감정적인 소비 활동을 할 수 있다.
최근 패션 브랜드들도 소비자에게 경험을 제공하는 것을 통해 브랜드에 긍정적인 감정을 유발하거나 유대감을 형성하려 노력하고 있다. 그중 럭셔리 패션 브랜드들은 막강한 자본력과 사회적 인지도를 이용하여 박물관에서의 패션전시를 통해 패션소비자 또는 잠재적 소비자에게 문화예술적 경험을 제공한다. 엄밀히 구분하면 박물관은 상업적인 공간이 아니기에 브랜드의 제품을 판매하지는 않지만, 사회문화적 산물인 패션은 박물관에서 문화로서 소비된다.
Heavenly Bodies는 The Met 역사상 가장 많은 관람객이 방문한 전시이다. 전시 기간 내내 박물관은 카메라로 촬영하는 관람객으로 혼잡했으며, 이는 마치 유럽의 대성당을 방문하는 듯한 느낌이 들게 하였다(Mixon, 2019). 종교적 유물을 전시하는 많은 박물관의 구성원들이 박물관이 세속적이라는 점을 강조하지만, 관람객들은 이러한 해석을 거부하고 신성한 공간으로 해석한다(Buggeln, 2012). 고로 가톨릭 유물과 패션 오브제로 채워진 전시 공간에 가득 찬 군중과 함께 있는 경험은 관람객에게 경외심과 신성함을 불러일으키는 종교적 체험 요소가 되었을 것이다.
또한 전시는 크게 세 개의 공간인 Met Fifth Avenue의 중세 및 비잔틴 홀, Anna Wintour 의상 센터, Cloisters로 나뉘어 각 전시 공간으로 이동하는 관람객에게 종교적 순례의 개념과 실천을 경험하게 한다(Howarth, 2018). 이러한 전시 동선은 관람객이 가톨릭 이미지와 상징주의가 담긴 패션전시를 관람하는 데 도움을 주며, 패션 오브제를 통해 가톨릭적 상상력을 불러일으키는 서사적 체험과 경험을 하도록 한다.
5. 분배(distributors): 예술과 종교를 통한 럭셔리 패션의 신화화
분배 체계가 선별한 예술가와 예술 작품 일부만이 대중에게 전달되는 것과 같이 패션전시의 주최자, 큐레이터 및 후원자 등에게 선택된 패션 브랜드만이 대중에게 소개된다. 선택된 브랜드는 전시 공간과 전시 방법을 통해 예술의 권위와 아우라를 획득하여 선택받지 못한 패션 브랜드와의 차별화된다. 또한 선별된 패션 브랜드는 제도에 의해 축적된 상징적 자본으로 사회적 명성을 보장받고 카리스마적 권력을 부여받게 된다(Bourdieu, 1984). 이와 같은 패션전시의 선택과 선별은 패션과 패션이 아닌 것을 구분하는 게이트키핑을 수행할 뿐만 아니라 패션 브랜드의 패션 제품이 패션전시 공간에 들어오고 나가는 체계를 통제하여 패션을 계층화한다. 이를 통해 소비자는 전시되는 패션 브랜드를 신화적 이미지로 인식하고 그 자체가 무형의 자원이 되어 타 브랜드와의 차별화를 이룬다.
박물관의 게이트키퍼 중 전시기획을 담당하는 패션 큐레이터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큐레이터의 관점에 따라 내러티브가 생산되고 관람객의 전시 경험의 순서와 방식이 결정되기 때문에 그 권한과 역할이 크다고 할 수 있다. 또한 패션 큐레이션의 방식은 기존의 박물관학적 관점에서 관례적으로 행해지던 것과는 달리 다양한 내러티브나 맥락에서 혁신적이고 실험적인 방식으로 연출방식의 범위를 확장한다(Ma, 2018).
Heavenly Bodies에서 전시된 Dolce & Gabbana의 이브닝 드레스<Fig. 7>는 시칠리아 교회의 모자이크 디자인에 영감을 받아 성모 마리아와 아기 예수의 이미지가 파예트(paillettes)로 수 놓였다(Farago, 2018). 모자이크처럼 조각조각으로 구성된 이브닝드레스는 만물의 통치자 또는 전능자인 그리스도의 형상을 담은 판토크라토르(Pantocrator: παντοκράτωρ)가 수놓아져 신비감을 주는 동시에 위압감과 경외심을 불러일으켰다(Valentine, 2018). 가톨릭적 도상학을 섬세하게 장식한 드레스 자체로도 영적인 느낌을 주었지만, 드레스는 관람객보다 높은 받침대 위에 전시되어 신성하고 영적인 존재감을 품게 만들었다(Kontis, n.d.). 즉, 관람객은 드레스를 보려면 고개를 들어 우러러볼 수밖에 없고 이러한 전시 연출은 관람객에게 패션 제품을 마치 신성한 존재처럼 느끼도록 한다. 또한 드레스를 중심으로 양옆 복도에 함께 전시된 비잔틴 시대의 유물들은 관람객의 시야가 닿는 위치에 낮게 전시되어 오히려 종교적 일상성이 강조되었다. 따라서 럭셔리 패션 디자이너의 세속적 의복은 종교적 이미지가 부여되고 종교적 유물은 일상적 이미지로 표현되어 고유한 상징성이 교차하는 인상을 준다.
분배로서의 패션전시는 게이트키핑의 역할 뿐만 아니라 문화의 다이아몬드의 각 지점을 연결하는 매개의 역할도 수행한다. 이상에서 살펴본 내용과 같이 패션전시는 럭셔리 패션 브랜드와 오트쿠튀르에서 제작된 패션 오브제를 예술과 같은 문화적 산물로 인식하게 하는 매개체가 되었으며, 패션소비자의 범위를 확장하고 패션문화를 전파하는 등 패션의 대중화를 꾀할 수 있도록 하였다. 또한 패션생산자들은 패션전시를 매개로 문화적 산물로서의 패션을 생산하여 문화적·상징적 자본으로 전환하고, 경험 소비문화에 익숙한 패션소비자들은 패션전시를 통해 패션을 예술문화상품으로 패션을 소비하는 경험을 하였다. 다음 <Table 2>는 매개로서의 패션전시의 역할을 요약한 표이다.
Ⅳ. 결론 및 제언
최근 대규모 패션전시의 연이은 성공으로 많은 박물관과 패션 브랜드가 패션전시를 선보이고 있다. 이로써 대중에게 패션전시는 친숙한 문화 활동 중 하나가 되었고 패션에 있어 패션전시는 브랜드와 소비자 사이의 커뮤니케이션의 효과적인 매개 역할을 하고 있다. 더 나아가 패션전시로 이루어지는 커뮤니케이션은 패션과 사회를 연결하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패션이 박물관에 전시되기 시작하면서 박물관은 패션시스템의 일부로 편입되었고, 패션은 예술이자 상업으로 소비되고 있다. 이에 본 연구는 패션전시를 통해 패션이 어떻게 생산·분배·소비되는지에 대한 일련의 사회적 과정을 보완된 다이아몬드 모델을 통해 고찰하였다. 보완된 문화의 다이아몬드 모델의 각 꼭짓점은 패션 오브제, 사회, 패션생산자, 패션소비자로 재구성하였으며, 분배 지점에 패션전시를 두고 분석하였다.
그 결과 분배의 지점에서 패션전시는 패션 브랜드의 제품이 마치 예술품으로서 소비자와 사회에 전달되도록 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선택된 패션 브랜드와 분배된 제품에 명성을 부여하고 분배 체계에서 걸러진 패션 브랜드와 제품과의 계층적 지위를 소비자에게 주입한다. 따라서 분배가 예술의 생산과 전파에 관여하고 제약하는 것과 같이 패션전시도 문화적 산물로서의 패션 생산과 확산을 촉진하거나 제한하는 이중적 속성을 지님을 알 수 있다.
또한 패션전시는 패션 오브제를 예술과 같은 문화적 산물로 인식하는 매개체가 되었으며, 패션소비자의 범위를 확장하고 패션문화를 전파하는 등 패션의 대중화를 도왔다. 또한 패션생산자들은 패션전시를 매개로 패션을 문화적·상징적 자본으로 전환하고, 패션소비자들은 패션전시를 통해 패션을 예술문화상품으로 패션을 소비하는 경험을 하였다.
패션전시를 통한 패션 브랜드와 소비자의 커뮤니케이션은 상호작용과 몰입에 있어 타 매체보다 효과적이다. 나아가 패션전시에 대한 대중 및 박물관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현시점에서 패션전시의 역할에 대한 중요성이 강조될 것으로 예측된다. 본 연구는 예술사회학의 모델을 패션에 적용하여 보완된 문화의 다이아몬드 모델의 관점에서 패션시스템과 분배로서의 패션전시를 고찰하여 사회문화적 패션 연구의 체계화를 시도했으며, 이를 통해 패션전시가 다양한 사회·문화적 역할로 패션과 사회를 연결하고 있음을 포착하였다는 점에서 의의를 가진다. 그리고 본 연구가 고찰한 문화적 산물로서 패션의 생산, 소비 및 분배 과정은 고부가가치 산업인 패션산업의 브랜딩과 이미지메이킹 방향과 방식에 도움이 될 것으로 사료된다. 그러나 하나의 패션전시에 국한된 연구로 사례 분석에 한계를 가지는바 다양한 패션전시를 대상으로 한 사례연구와 각 지점 간 세부적 관계에서 나타나는 패션전시의 확장된 역할에 관한 후속연구가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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