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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rticle ] | |
Journal of the Korean Society of Costume - Vol. 74, No. 5, pp. 85-106 | |
Abbreviation: JKSC | |
ISSN: 1229-6880 (Print) 2287-7827 (Online) | |
Print publication date 31 Oct 2024 | |
Received 16 Aug 2024 Revised 13 Sep 2024 Accepted 23 Sep 2024 | |
DOI: https://doi.org/10.7233/jksc.2024.74.5.085 | |
패션 박물관의 운영 전략 수립 | |
김희량 ; 임은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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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균관대학교 의상학과 석사과정 | |
성균관대학교 의상학과 교수 | |
Strategies for Managing a Fashion Museum | |
Huiryang Kim ; Eunhyuk Y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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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ster’s Course, Dept. of Fashion Design, Sungkyunkwan University | |
Professor, Dept. of Fashion Design, Sungkyunkwan University | |
Correspondence to : Eunhyuk Yim, e-mail: ehyim@skku.edu | |
Fashion museums are key institutions for researching local fashion, contributing to local economies by promoting local tourism, and stimulating social discourse through critical and educational fashion exhibitions. However, there are currently no fashion museums in South Korea that can explain and inform Korean fashion; moreover, museums that could be defined as fashion museums have faced operational difficulties and closed. Therefore, this study aims to establish strategies for the sustainable operation of fashion museums in Korea. Based on new museology and fashion museology and considering the museum as a neoliberal institution, the operational strategies were divided into two aspects—function and management—with sub-categories of the functional aspects divided into collection and research, exhibitions, and educational programs. In our strategy, collection and research focus on traditional dress, contemporary dress, local dress, and Western dress to facilitate discussions centered on fashion, while exhibitions are designed to be educational, aiming to spark public interest in social issues through fashion. Finally, our strategy includes educational programs aimed at encouraging visitors to engage in social and cultural discussions. For the management aspect, the sub-categories are divided into strategic planning, financial management, and marketing. First, the museum is envisioned as a pivotal institution for fashion city branding, thereby establishing its cultural and economic significance and attracting visitors. Second, in terms of financial management, the museum builds mutually beneficial relationships with fashion enterprises to secure funding. Third, marketing strategies include hosting fundraising events, connecting with other historical and cultural sites in the city, and organizing blockbuster exhibitions.
Keywords: fashion exhibition, fashion museum, fashion tourism 키워드: 패션 전시, 패션 박물관, 패션 투어리즘 |
국내 패션의 위상이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세계 패션계의 주목을 받는 우리나라 디자이너가 늘고 있고, 서울패션위크는 해외 바이어의 꾸준한 관심을 이끌어내고 있다. 2010년 이후부터는 “K-패션”에 대한 인지도를 높이고 글로벌 패션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문화체육관광부, 산업통상자원부, 서울시 등 정부 부처나 기관에서 국내 브랜드가 해외 패션위크에 참여하고 쇼룸 입점, 전시 등을 진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다수 운영하고 있다(An & Kim, 2022). 이처럼 국내 패션 브랜드의 해외 진출이 독려되는 상황이나, 우리나라 패션의 문화적 정체성을 탐구하고 홍보할 문화 기관은 부재한 상황이다.
한 국가의 패션 문화를 연구하고 대중에게 알릴 수 있는 대표적인 방법으로 패션 박물관을 꼽을 수 있다. 패션 박물관이란 패션 자료를 수집 및 전시, 연구하는 박물관을 가리킨다. 패션 부서가 설립된 예술 박물관이나 패션을 중심적으로 다루는 박물관을 모두 포함한다(Ye & Yim, 2019a). 패션 박물관은 복식 박물관과 구별하여 유물로서의 복식을 수집하고 전시하는 것이 아닌, 동시대적이고 스펙타클한 패션의 특성에 주목한 박물관이다. 과거의 복식뿐만 아니라 현대 디자이너의 컬렉션을 포함하여 동시대 문화를 해석하고 고찰할 기회를 제공하며, 전통적인 박물관 전시 방식에서 벗어나 관람객의 흥미를 유도한다.
패션 박물관은 전시와 교육 등 다양한 박물관 프로그램을 통해 패션에 전문적으로 접근하는 기관으로, 학술 연구, 비즈니스, 공공 문화 서비스 등의 여러 측면에서 패션을 종합적으로 활용한다. 학술적으로는 복식과 패션과 관련된 박물관 컬렉션에 접근할 기회를 마련할 뿐만 아니라 지역의 패션과 복식의 역사에 대해 비판적인 토론을 유도할 수 있고(Melchior, 2011), 비즈니스와 관련해서는 디자이너에게 영감을 제공하는 자료의 원천이 되거나 트렌드를 분석할 수 있는 역사적 정보를 지원할 수 있다. 또한 패션을 통해 도시와 국가의 문화를 풍부하게 하며, 지역 이미지의 형성으로 연결될 수 있다. 이로써 패션 박물관은 우리나라 패션의 문화적 정체성을 탐구하는 문화 기관으로 기능할 수 있다.
패션 박물관은 투어리즘에 기여함으로써 지역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블록버스터 패션전시나 행사로 관광객의 방문을 유도하거나, 지역패션 전시로 지역을 홍보할 수 있고, 패션의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요소를 도시의 이미지와 연관시킴으로써 도시의 정체성에 역동적인 이미지를 부여할 수 있다(Ye & Yim, 2019a). 이는 패션 박물관이 지역사회와 상호작용하며 얻을 수 있는 효과로, 전 세계의 많은 도시에서 패션 박물관을 활용하여 도시 경제의 성장을 꾀하고 있다.
나아가 박물관은 우리가 처한 상황에 대한 논의를 이끄는 중요한 역할을 하므로, 패션 박물관 역시 사회적 맥락을 바탕으로 관람객을 참여시키고 교육하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Wallenberg, 2020). 패션 전시에는 여러 종류가 있지만, 그중 큐레이터가 특정한 주제를 바탕으로 기획하는 패션 전시는 복잡한 사회 문제를 다루면서도 옷이라는 친숙한 소재와 새로운 연출 기법으로 관람객의 흥미를 유발한다(Ye & Yim, 2019b). 따라서 패션 박물관은 대중이 현대 사회의 중요한 쟁점에 관심을 두고 이에 대한 논의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장소가 될 수 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패션 박물관의 운영 목표를 다음 세 가지로 정리한다. 첫째, 우리나라 패션의 정체성을 탐구하고, 둘째, 패션의 대중성을 통해 박물관뿐만 아니라 도시에 대한 방문객을 증대시킴으로써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며, 셋째, 패션을 통해 사회문화적 논의에 대중이 쉽게 접근하고 참여할 만한 공간을 제공하기 위함이다. 즉 패션 박물관은 지역사회의 문화적 정체성 탐구, 경제적 가치 확대, 사회적 공론의 장으로 기능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우리나라에는 이러한 목표를 충족하는 패션 박물관이 없고, 기존의 박물관도 폐관한 실정이다. 패션 전시는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나 디뮤지엄 등 여러 공간에서 특별전시의 형식으로 진행되고 있으나, 패션 박물관이 부재한다면 패션을 공동체의 교육적 참여를 활성화하고 지역사회의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사회문화적 요소로 활용하는 데 한계가 있다. 패션 박물관은 사회적, 문화적, 경제적 측면을 아우르는 총체적 관점에서 패션을 활용할 수 있는 중추적 기관이다. 따라서 패션 박물관에 관한 논의는 우리나라 문화 산업의 발전을 위한 관점에서 논의되어야 하며, 우리나라가 패션을 중심으로 해외의 주목을 받고 있는 상황을 효과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패션 박물관의 목표는 패션 전시의 빈도와 깊이를 확대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지역사회의 교육, 관광 산업과의 연계 등 박물관이 창출하는 문화경제적 가치와 패션을 연결하는 것에 있다.
패션 박물관의 필요성은 이미 정부 기관에서도 주목한 바 있으며, 2010년대 초반부터 국내 패션 박물관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졌다. 2011년 국회입법조사처와 디자인코리아국회포럼이 주최한 세미나에서 패션문화산업 육성을 위한 핵심 방안으로 패션 박물관 건립에 주목했고(Hwang, 2011), 2012년 문화체육관광부의 지시하에 '패션박물관 건립 기본구상 연구'가 진행되었다. 이후 서울시 주관으로 창신동에 봉제박물관이 건립되었으나(Jung & Ha, 2016), 목표 대비 방문객이 저조하여 2023년 2월 폐관되었다(Kim, 2023).
다른 패션 박물관의 사례로는 기업에서 운영한 시몬느핸드백박물관이 있다. 핸드백 제조기업 시몬느에서 2012년 건립한 박물관으로, 세계 최초의 핸드백 박물관이다. 경매 시장과 개인 소장자를 통해 소장품을 구축했으며, 주로 서양 핸드백을 수집함으로써 그 역사를 살펴볼 수 있었다. 전시 기획자 주디스 클리크(Judith Clark), 복식사학자 에이미 드 라 헤이(Amy de la Haye)와 캐롤라인 에반스(Caroline Evans) 등의 학술 연구를 바탕으로 박물관을 기획하였으며, 주디스 클라크는 박물관 개관의 총괄을 맡았다(Jung & Ha, 2016). 박물관이 보유한 소장품을 중심으로 상설 전시를 진행했고, 복식 박물관학(Dress museology)을 기반으로 시대별 핸드백의 변천을 확인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Jung & Ha, 2016). 동시에 기획 전시를 통해 사회적 이슈를 담거나 실험적인 전시를 시도하였고, 브랜드 전시까지 진행함으로써 관람객의 방문을 유도했다. 이처럼 패션 박물관에 대한 충분한 이해를 바탕으로 건립 및 운영된 박물관이나, 2021년 3월 5일부터 잠정 휴관하여 현재 폐관한 상태다.
다음으로 한국현대의상박물관이 있다. 1993년에 건립되었으며, 신혜순 관장 개인이 운영했다. 신혜순 관장은 국내 1세대 패션 디자이너 최경자의 딸로, 최경자의 소장품을 기반으로 직접 소장품을 확보했다. 본 박물관은 2,000여 점의 의상과 액세서리를 소장했다(Lee, 2020). 20세기에 서양 복식이 도입된 이후 국내 여성 복식의 변천을 다루었으며, 역사적인 의복부터 이상봉, 문광자, 설윤형, 박항치, 배천범 등 유명 패션인의 대표작도 함께 소장했다(Lee, 2020). 그러나 시설과 인력 부족으로 인해 의복의 관리에 어려움이 있었고, 재정적 지원이 충분하지 않아 결국 폐관하게 되었다. 이후 한국현대의상박물관은 2018년 인천 송도의 한국뉴욕주립대 분교 캠퍼스로 이전 개관했다(Ji, 2019). 한국뉴욕주립대 현대의상박물관은 현재 운영되는 유일한 패션 박물관이다.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 패션 박물관으로 정의할 만한 박물관은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폐관하거나, 작은 규모로 존속해 오는 정도다. 폐관된 박물관들은 모두 민간에서 주도했고, 자본 및 인력이 부족했거나 코로나19로 인한 관람객 감소가 원인인 것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점을 미루어 보아, 패션 박물관을 지속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실질적인 방안을 마련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국내 패션 박물관 건립을 위한 선행 연구로는 한국 패션 박물관 건립을 위한 패션 박물관의 기능과 현황 연구(Park & Choy, 2012)와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지시한 패션박물관 건립 기본 구상 연구(Hwang et al., 2012)가 있었으나, 복식 박물관과 패션 박물관을 구분하지 않았고 건립에 초점을 두어 지속적 운영을 위한 논의가 부족하다는 한계가 있다. 패션 박물관에 관한 선행 연구로는 투어리즘의 관점에서 패션 박물관의 역할을 살펴본 연구(Ye & Yim, 2019a)와 시몬느핸드백백화점을 통해 패션 박물관의 전시 운영 사례를 분석한 연구(Jung & Ha, 2016), 현대 패션의 박물관 전시에 관한 연구(Park & Ham, 2014)가 있다.
본 연구의 목적은 우리나라에 패션 박물관이 건립되었다는 가정하에 국내 상황에 적합한 운영전략을 도출하여 실제 패션 박물관이 건립되었을 때 실질적으로 참고할 만한 자료를 마련하는 것이다. 패션 박물관학(Fashion museology)을 바탕으로 박물관의 기능과 경영의 두 가지 측면에 주목해 사회문화적 측면과 경제적 측면을 모두 아울러 패션 박물관의 운영 전략을 도출하고자 한다. 박물관의 기능에 초점을 둔 전략은 ICOM에서 정의한 박물관의 대표적인 기능인 수집 및 보관, 전시, 교육으로 세분화하여 살펴보고, 박물관의 경영에 초점을 둔 전략은 기업 경영에서 핵심적인 경영 전략, 재무, 마케팅으로 세분화하여 살펴본다.
본 연구에서는 패션 박물관의 위치를 서울로 지정하고자 한다. 현재 운영되고 있는 뉴욕주립대 현대의상박물관은 인천 송도에 위치한 지리적 특성상 관객 유치가 어렵고 주변 상권이나 문화기관이 부족해 국내 패션을 적극적으로 수집 및 연구, 전시, 홍보하는 대표적인 패션 박물관으로 기능하기 어렵다. 패션 박물관의 접근성과 주변 환경과의 상호작용은 효과적인 운영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한 요소이다. 서울은 ‘서울 패션 위크’가 열리는 도시고, 국내에서 패션 생산과 소비의 중심지로 국내 패션 문화를 선도하는 곳이다. 이에 우리나라의 상징적인 패션 박물관을 설립하기에 적합하다고 판단하여, 본 연구에서는 서울을 전제로 패션 박물관의 운영 전략을 논의하고자 한다.
연구 방법으로는 문헌 연구와 사례 연구를 병행했으며, 세부 전략별로 벤치마킹할 해외 박물관 사례를 함께 논했다. 아울러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해외의 패션 박물관을 검토함으로써 박물관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전략을 도출하고자했다. 먼저, 신박물관학을 비롯해 20세기 이후 박물관의 흐름을 살펴보고, 패션 박물관학과 함께 현대 박물관의 특성과 역할을 고찰하여 패션 박물관의 효과적인 운영에 필요한 전략적 요소를 도출했다. 전략적 요소는 기능적 측면과 경영적 측면의 여섯 가지로, 기능적 측면은 ① 수집 및 연구, ② 전시, ③ 교육으로 정리하였으며, 경영적 측면은 ④ 경영 전략, ⑤ 재무, ⑥ 마케팅으로 전략적 요소를 구분하였다. 둘째, 해외 패션 박물관의 사례를 검토하여 국내 패션 박물관의 운영 전략을 도출했다. 이를 위해 전 대륙에 분포한 해외 패션 박물관 25개를 분석하고, 국내의 사회문화적 상황과 전략 수립에 참고하기 적합한 박물관을 선정해 운영 전략을 수립하였다.
사례 선정 과정은 다음과 같다. 첫째, 분석 대상인 해외 패션 박물관은 문헌 조사와 현황 조사를 통해 목록화하였다. 본 연구에서 논의하는 패션 박물관의 범주는 Ye & Yim(2019a)의 연구에서 패션 박물관을 분류한 기준에 따라 1) 주기적으로 패션 전시를 진행하고 패션 관련 소장품을 수집하는 예술 박물관, 2) 패션 전문 박물관으로 정의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지역과 국가를 대표할만한 패션 박물관을 논의하므로 패션 브랜드 박물관은 제외하였고, 지역사회와의 상호작용이나 시장지향적 활동을 염두에 두고 있으므로 대학에서 운영하는 박물관도 제외하였다. 아울러 패션박물관학에 따라 전통 복식에만 초점을 맞추지 않고 패션 전시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현재까지도 활발히 운영되는 곳으로 선별하였다. 둘째, 각 박물관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전략적 특징을 앞서 파악한 현대 박물관 운영의 전략적 요소와 연결시켜 분류했다. 대부분의 박물관이 현대 박물관의 흐름에 따르는 만큼 유사한 전략을 공유하지만 특정하게 나타나는 요소에 주목했다. 예술 박물관의 경우 패션 관련 활동에 한정하여 파악했다. 셋째, 박물관 목록 중 각 전략적 요소에 관한 구체적인 맥락과 의도를 파악할 수 있고 국내 상황과 관련성이 높은 곳으로 대표 사례를 선정하였다. 사례는 하나의 대륙에 지나치게 치중되지 않도록 선정했다. 이 과정은 다음 표<Table 1>에서 참고할 수 있다.
Location | Museum(Country) | Strategy | |||||
---|---|---|---|---|---|---|---|
① | ② | ③ | ④ | ⑤ | ⑥ | ||
Aisa | Kyoto Costume Institute(Japan) | ● | ○ | ● | |||
Shanghai Museum of Textile and Cosutme(China) | ○ | ||||||
The China National Silk Museum(China) | ○ | ||||||
Africa | Zeitz Museum of Contemporary African Art(Republic of South Africa) | ○ | ● | ||||
Oceania | Nation Gallery of Victoria(Australia) | ○ | ○ | ○ | ● | ● | |
The Art Gallery of New South Wales(Australia) | ○ | ||||||
Bendigo Art Museum(Australia) | ○ | ● | |||||
Europe, United Kingdom |
Victoria & Albert Museum(UK) | ○ | ○ | ||||
The Fashion and Textile Museum(UK) | ○ | ||||||
Fashion Museum Bath(UK) | ● | ○ | ● | ||||
Somerset House(UK) | ○ | ○ | ○ | ||||
Palais Galliera(France) | ○ | ○ | |||||
Musée des arts décoratifs de Paris(France) | ○ | ||||||
Musée de la Mode et du Textile(France) | ○ | ○ | |||||
Mode Museum(Belgium) | ○ | ○ | ○ | ● | |||
Designmuseum Denmark(Denmerk) | ○ | ○ | ○ | ● | |||
The Centraal Museum Utrecht(Netherland) | ○ | ○ | |||||
Museo del Traje(Spain) | ○ | ○ | ● | ||||
North America |
The Metropolitan Art Museum(USA) | ○ | ● | ● | |||
Museum of Fine Arts, Boston(USA) | ○ | ○ | |||||
Los Angeles County Museum of Art(USA) | ○ | ○ | ○ | ○ | |||
Philadelphia Museum of Art(USA) | ○ | ○ | |||||
Indianapolis Museum of Art(USA) | ○ | ||||||
Museum of the City of New York(USA) | ○ | ● | |||||
Bata Shoe Museum(Canada) | ● | ||||||
Royal Ontario Museum(Canada) | ○ | ○ |
가장 초기의 박물관은 기원전 280년 이집트 알렉산드리아의 ‘알렉산드라 뮤제이옹(Museuion of Alexanderia)으로, 석학의 연구를 위한 교육기관이었지만 기득권층만 접근할 수 있는 성소의 형태였다(Kim, 2016; Lee, 2021). 중세 유럽에서는 교회에서 종교적 목적으로 물건을 수집했고, 르네상 스 시대에는 왕족이나 귀족이 권력을 과시하기 위해 예술작품을 수집하기도 하였다(Latham & Simmons, 2014/2019). 18세기에는 유럽에서 계몽주의를 바탕으로 교육에 대한 열망이 확산되었으며, 루브르 박물관이 최초로 대중에게 공개되면서 박물관의 공공성이 주목받았다(Chae, 2016; Lee, 2021). 이후 19세기 중반부터 박물관이 본격적으로 대중에 개방되면서 그 접근성이 향상되었고, 20세기 중반부터는 상업적 가치가 박물관에 적용되기 시작하였다(Kim, 2016). 이 과정에서 박물관의 공공성이 약화되자 20세기 후반부터는 박물관의 사회적 역할에 관한 논의가 두드러졌다. 이처럼 박물관은 귀족사회, 엘리트 집단을 중심으로 운영된 전통적인 방식에서 벗어나 대중을 중심으로 공익적 성격을 강조하는 방향으로의 변화를 겪었다.
현대의 박물관은 ICOM의 정의에 따르면, 유ㆍ무형 유산을 수집, 보존, 해석, 연구, 전시하는 공익적인 비영리 기관으로, 대중에게 개방되어 누구나 접근 가능한 포용적인 박물관으로서 다양성과 지속가능성을 촉진하고, 교육과 즐거움, 성찰과 지식 공유를 위한 경험을 제공하며, 지역사회의 참여를 통해 윤리적, 전문적으로 운영되는 공간이다(International Council of Museums, 2022). 단순히 오브제를 보관하고 전시하는 공간에서 나아가 지역사회와의 연결을 기반으로 하는 공익적인 기관이라는 점이 강조된다. 최근에는 다양성과 지속가능성이라는 가치가 추가되어 사회통합적 목표까지 아울러야 한다.
박물관의 사회적 역할에 대해서는 1970년대 신박물관학이 확산되면서 활발하게 논의되기 시작했다(Shin, 2019). 신박물관학은 피터 버고(Peter Vergo)의 『The New Museology』를 통해 정리되었는데, 버고는 박물관이 ‘살아있는 화석’에서 벗어나기 위해 박물관의 정체성과 역할, 목적에 대한 재정의가 필요함을 강조했다(Vergo, 1989). 박물관의 존속을 위해서는 지역사회와 공동체에 기여한다는 존재 의미부터 확립해야 하는 것이다. 버고는 박물관의 정의와 목적, 오브제에 대한 관점을 새롭게 정리했는데, 먼저 박물관은 고고학적 유물만을 다루는 공간이 아닌, 살아있는 맥락을 포함하고 인간 생활의 일상을 구현할 수 있는 공간이라고 설명했다(Sorenson, 1989). 또한, 박물관은 관람객의 흥미를 자극하고 유익한 지식을 공유함으로써 재방문을 유도해야 하고(Wright, 1989), 나아가 교육적 경험과 다양한 담론이 이루어지는 사회적 공간이 되어야 함을 강조했다(Greenhalph, 1989). 신박물관학은 박물관을 많은 사람이 접할 수 있는 대중적이고 교훈적인 문화 기관으로 보고, 지역주민과 지역의 문화유산, 예술, 자원 등을 보존, 활용하며 지역의 문화가치를 재발견하고 활성화하는 것에 목적을 둔다(Lee, 2013). 신박물관학 이전의 박물관은 수집과 보존에 초점을 맞추어 유물을 중심으로 구성된 역사적, 고증적 기능을 강조했으나, 신박물관은 전시와 교육, 문화행사 등의 복합적인 활동을 진행하며 시민과 밀접하게 연결된 박물관의 사회문화적 역할을 강조한다(Kim, 2015).
21세기에 접어들자 박물관의 사회적 역할에 대한 논의는 ‘포스트 뮤지엄’으로 이어졌다. 포스트 뮤지엄은 박물관학자 에일린 후퍼-그린힐(Eileen Hooper-Greenhil)이 제시한 개념으로, 뮤지엄 관람객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대중의 참여를 이끌어내는 박물관의 역할을 중시한다(Chae, 2016). 포스트 뮤지엄은 신박물관학에서 시작된 박물관의 사회적 역할을 성찰함과 동시에 박물관을 대중 참여의 장으로 확장하고자 했다(Shin, 2019). 박물관이 정적인 감상 공간으로부터 탈피하고 능동적인 학습 공간으로 변모해야 하며, 다양한 담론 형성의 공간으로 변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관람객과의 쌍방 커뮤니케이션을 강조하며, 다양한 의미 해석을 권장한다. 포스트 박물관에서 관람객의 의미 해석은 단순한 작품 감상이 아닌, 관람객 스스로 작품과 끊임없이 연결되며 지속적으로 질문하고 답을 찾는 것이다(Park, 2022). 즉, 포스트 뮤지엄은 다양한 사회적 현안에 대응하고 문제해결에 주체적으로 참여하기 위한 공간이다(Shin, 2019).
신박물관학과 포스트 뮤지엄 등 20세기와 21세기로 흐르는 박물관 담론은 모두 사회적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담론의 진행 과정에서 주목할 만한 것은, 현대의 박물관이 지역사회와 대중의 지적 참여를 유도하는 문화공간으로 기능해야 한다는 점이다. 박물관은 대중을 교육하고 지역사회와 공동체의 발전에 기여하는 공익적인 기관이며, 사회적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해결책을 모색하는 논의의 장으로 기능해야 한다.
20세기 후반부터 박물관의 사회적 역할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는 동시에, 박물관의 시장 경쟁력 또한 그 중요성이 높아졌다. 1950년대에서 1970년대에 걸쳐 세계 경제가 성장하면서 여가 활동이 다양해졌고, 박물관의 개수도 증가함에 따라 박물관의 경쟁력이 약화됐다(Lee, 2003). 또한 경제 정책의 변화나 경기 불황으로 인해 박물관이 심각한 재정난을 겪게 되면서 박물관의 경영 방식이 변화하기 시작했다.
박물관의 운영에서 재정적인 관리가 중요해진 이유는 시장의 원리가 확대되는 사회적 변화에 박물관도 함께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다. 먼저, 1870년대 이후 미국에서부터 박물관에 경제 논리가 유입되었다. 당시 미국은 산업 사회로 진입하면서 자본가 계층이 부상했고, 이들은 대중을 위한 보편적 교육에 관심을 가지며 박물관 건립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Lee, 2003). 이에 기업과 자본의 후원을 바탕으로 운영되는 대형 박물관이 건립되었다. 이때 공적 자금이 아닌 거대 자본을 통해 운영되는 박물관이 등장하게 되면서 박물관에 자본주의적 개념이 적용되었다(Kim, 2016). 이처럼 미국의 박물관은 사적 자본에 의해 시작되었으나, 운영 예산을 지속해서 확보하기 위해 공공 지원에 의존해야 했다. 그러나 1930년대 대공황으로 인해 정부의 지원이 감소했고, 박물관은 재정난을 겪었다. 이에 박물관은 기업의 후원이나 기부금을 확보하기 위해 영리적인 운영 방식을 채택하게 되었다.
이후 1980년대 영국을 중심으로 신자유주의 사상이 확산하면서 박물관에 시장 논리가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쳤다. 영국 정부가 예술에 대한 국가공공 지원을 감축하고 시장 주도의 경제 정책을 채택함에 따라 박물관 역시 독립적으로 운영 자금을 확보하고 재정을 관리해야 했다. 따라서 많은 관람객을 유치함으로써 입장료를 확보해야 했고, 이를 위해서는 당시 여가 생활이 다원화되면서 주목받았던 극장, 영화관, 놀이공원 등의 문화공간으로부터 박물관으로 관심을 유도하는 수단이 필요했다. 이에 박물관의 교육적 기능은 엔터테인먼트로 대체되었고, 박물관은 스펙터클하고 상업적인 전시에 주력했다(Lee, 2013). 박물관은 마케팅이나 홍보 등 기업 경영과 유사한 방식으로 인력을 구성하였으며, 관람객을 소비자처럼 인식했다. 이로써 박물관은 효율적인 경영에 주목하게 되었고, 비영리에서 영리적인 경영 방식으로 전환하게 되었다(Kim, 2016).
1980년대 시장 논리가 유입되자 박물관은 정적이고 학술적인 공간에서 벗어나 대중의 관심을 이끌 수 있는 공간으로 확장되었고, 이는 신박물관학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Park, 2011). 박물관은 대중성에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고, 대중에게 교육적 경험뿐만 아니라 즐거움을 제공하며 복합문화공간으로 기능하게 되었다. 더불어 박물관이 경제적 수익을 확대할 수 있다는 가능성은 박물관이 위치한 지역 경제의 활성화까지도 연결되어, 박물관의 사회적 역할뿐만 아니라 그 경제적 역할이 강조되었다.
이처럼 20세기부터 박물관의 역할과 운영 방식에 대한 적극적인 논의가 진행되었으며, 이 논의는 두 가지 측면으로 정리된다. 하나는 박물관의 기능적 측면에서 사회적 역할을 논의하고, 다른 하나는 박물관의 존속을 위한 경영 방식을 논의한다. 따라서 현대의 박물관은 대중과 공동체에 어떤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 그 역할을 고민해야 하며, 동시에 장기적인 운영을 위한 재정 관리와 모객 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쳐야 한다. 이러한 양면적인 특성은 패션 박물관학에서 가장 잘 드러난다. 패션 박물관학은 패션의 상업성을 수용함과 동시에 패션이 박물관에서 다룰 수 있을 만큼 예술적이고 사회적 가치가 있음을 강조하기 때문이다.
패션 박물관은 전통 복식의 보존과 고증을 목적으로 한 고전적인 박물관과는 달리, 전시를 중심으로 운영되며 다수의 관람객을 유도하는 특징을 지닌다. 박물관은 패션을 다루기 시작하면서, 역사적 유물의 고고학적 가치를 다루는 공간으로부터 현대의 문화 현상을 살펴보는 복합적인 공간으로 그 역할이 확대되었다(Melchior, 2014). 따라서 복식을 다루는 박물관학이 아닌, 패션에 대해 다루는 박물관학이 주목받게 되었다. Melchior(2014)의 분류에 따르면, 전자는 복식 박물관학, 후자는 패션 박물관학으로 구분된다.
최초로 의복을 수집한 박물관은 1852년 영국 빅토리아 앨버트 박물관(Victoria and Albert Museum, V&A 박물관)으로 추정되며, 1930년대부터 적극적으로 복식의 수집과 전시에 관심을 두었다(Jung & Ha, 2016). 당시 의복은 실루엣의 변화 등 시대별 복식의 변천사를 확인할 수 있는 역사적 가치를 지닌 유물로 인식되었다. 박물관은 의복을 수집하여 온전한 상태로 관리하고 과거의 복식 양상과 착용 방식을 재현하는 데 집중했다. 박물관에서 복식이 아닌 패션에 주목하기 시작한 것은 1970년대부터다(Ye, 2017). 이러한 변화는 당시 미국의 패션 잡지 하퍼스 바자(Harper’s Bazaar)와 보그(Vogue)의 패션 에디터였던 다이애나 브릴랜드(Diana Vreeland)가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의 자문위원이 되면서부터 시작되었다(Melchior, 2014; Teunissen, 2014). 브릴랜드는 박물관의 전통적인 전시 관행에서 벗어나 유물로서의 ‘죽어있는’ 의복이 아닌 ‘살아있는’ 패션을 보여주고자 했다. 마네킹을 추상적이고 현대적인 방식으로 연출했고, 연극적인 효과를 활용해 시각적 경험을 극대화함으로써 전시의 생동감을 높였다(Koda & Glasscock, 2014; Petrov, 2019). 이처럼 패션 전시는 패션쇼나 패션잡지에서 나타나는 상업적 표현 방식을 이용해 패션이 일으킬 수 있는 시각적 경험이나 내러티브, 감정 등에 집중할 수 있다(Melchior, 2014).
동시대적이고, 대중적이며, 역동적인 특징은 경제적 확장이 필요했던 박물관의 수요와 잘 맞물렸다. 자본주의와 신자유주의 체제가 심화되는 과정에서 상업과 문화는 때때로 구분되지 않았고, 패션과 박물관은 유사한 경제적 맥락에 영향을 받았다(Palmer, 2008). 박물관에서 패션을 다뤘을 때 박물관은 다양한 미디어 채널을 확보할 수 있으며, 평소 박물관에 방문하지 않는 잠재적 관람객까지 유도할 수 있다(Melchior, 2014). 이로써 박물관은 관람객 수의 증가는 물론, 미디어를 통한 홍보 효과와 후원까지 경제적 이득을 기대할 수 있었다. 반면 브릴랜드의 전시는 역사적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자의적 해석이 나타나고, 주로 시각적 자극에 집중하며 지나치게 상업적이라는 비판이 있다(Jung & Ha, 2016; Lahoda, Alferova, & Hurdina, 2022; Palmer, 2008). 패션은 상업성과 유행성, 대중성으로 인해 예술적이고 교육적인 공간으로서의 박물관과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인식이 있는데, 브릴랜드의 전시는 이러한 인식에 힘을 실었다.
한편 미국 F.I.T. 뮤지엄(Museum at Fashion Institute of Technology)의 디렉터 발레리 스틸(Valerie Steele)은 패션 전시가 박물관의 오락적 측면과 교육적 측면을 모두 충족시킬 수 있다고 보았다(Teuniseen, 2014). 패션 전시는 혁신적인 학문의 장이 될 수 있으며, 중요한 담론을 형성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Steele, 2008). 스틸은 심층적인 연구가 뒷받침되면 지적이고 교육적인 패션전시가 가능하며, 대중과 지적으로 상호작용하며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음을 강조했다. 벨기에의 패션 박물관 모드 뮤지엄(Mode Museum)의 디렉터 캣 디보(Kaat Debo)도 패션 박물관은 옛날과 오늘날의 패션 현장을 기록할 뿐만 아니라, 패션이론과 교육, 사회학적 분석, 철학적 성찰을 전파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Wallenberg, 2020). 패션 전시는 패션을 비판적으로 바라보며 사회적 이슈를 반영하기도 하며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담론의 형성에 기여할 수 있다. 스펙터클한 효과와 대중성, 그리고 교육적인 전시와 관람객과의 상호작용을 모두 활용하기 위한 섬세한 균형을 이뤄낸다면(Melchior, 2014) 패션 박물관은 중요한 문화 기관으로 기능할 수 있다.
패션 박물관학은 박물관에서 패션을 다룰 때 패션의 새롭고 혁신적인 이미지를 활용하는 동시에 교육적으로 연결할 방안을 고민한다. 수집, 전시, 연구를 중시하는 복식박물관학과 달리 전시, 교육, 엔터테인먼트를 고루 강조하며 브랜딩과 마케팅을 활용해 시장지향적인 특징을 가진다(Ye & Yim, 2019b). 이에 의복을 다루는 방법뿐만 아니라 박물관의 목적, 사회와의 관련성, 관람객의 방문을 유도할 수 있는 매력, 박물관의 경제적 자립 능력까지 아우른다(Melchior, 2012). 패션 박물관학은 동시대 사회와 깊은 관계를 맺고, 대중의 관심과 방문을 유도하며, 지속적인 운영을 위한 재정적 역량을 모두 추구할 수 있는 방법이다(Delhaye & Bergvelt, 2012). 즉, 패션 박물관학은 박물관의 사회적 기능과 경제적 운영을 모두 추구하는 현대의 박물관에 적합하며, 두 가지 특성을 동시에 갖추고 균형을 맞추는 데 효과적인 방법론이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패션 박물관학을 바탕으로 해외 사례를 참고하여 국내 패션 박물관의 운영 전략을 수립하고자 한다.
위에서 살펴보았듯 오늘날 박물관 운영에 필요한 요소는 기능과 경영의 두 가지 측면으로 정의할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해외의 패션 박물관 사례를 참고해 국내 패션 박물관 건립 및 운영을 위한 전략을 구성해 보고자 한다.
문화적 특수성(cultural distinctiveness)을 활용하는 것은 패션 브랜드 또는 패션 산업이 국제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고 매출을 높이는 데 필요한 비즈니스 전략이다(Melchior, 2011). 패션 박물관은 지역 패션의 문화적 특수성을 탐구하고 구축하는 중심적인 기관으로서 컬렉션이 이러한 목표를 뒷받침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한 수집 전략은 두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복식 박물관이 아닌 패션 박물관으로 정체성을 선정함에 따라 수집품은 시대 복식에 한정하지 않고 동시대 복식을 아울러야 한다. 이를 통해 관람객이 쉽게 공감할 만한 전시가 가능하고, 현대 사회와 복식의 경제적, 문화적, 사회적 배경에 관해 탐구할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바스 패션 박물관(Fashion Musuem in Bath)은 2007년 의상 박물관(Museum of Costume)에서 패션 박물관(Fashion Museum)으로 이름을 바꾼 이후부터 현대 복식을 함께 수집하고 있다(Harden, 2014). 이를 통해 다양한 스타일과 시대적 배경의 수집품을 혼합하여 특정 시즌의 런웨이를 재현함으로써 패션의 역사를 살펴볼 수 있는 전시를 기획하고 있고(Bath Echo News Team, 2011), 한 사람이 입을 만한 규모의 옷장 컬렉션을 통해 개인의 취향과 특징에 따라 이루어지는 패션 소비에 대해 탐구할 가능성을 제시했다(Harden, 2014). 이처럼 패션 박물관은 동시대 복식을 확보함으로써 관람객의 흥미를 끄는 동시에 사회적 인식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수집 및 연구는 국내 패션 중심이되, 서구 복식을 포함해야 한다. 박물관의 컬렉션은 우리나라의 패션 문화를 대표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동서양의 패션 문화를 모두 아우르며 복식과 패션에 대해 다방면으로 탐구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 일본 교토 의상 연구소(Kyoto Costume Institute, KCI)는 서구 복식을 역사문화적 관점에서 연구하기 위해 설립되었다(Fujishima & Sakura, 2018). 일본 패션 산업의 성장을 위해서는 세계 패션 산업의 역사를 총체적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보았고, 서구 복식의 수집, 보존, 연구, 전시가 박물관의 중요한 목적이다(The Kyoto Costume Institute, n. d.). 설립 당시 일본에는 서구 패션 디자이너의 작품을 모방하는 것에서 벗어나 일본만의 주체적인 디자인이 등장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이 있었는데(Fujishima & Sakura, 2018), 이를 위해 일본의 전통 복식뿐만 아니라 서구 복식에 주목했다. 이에 교토 의상 연구소는 17세기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11,000여 점의 수집품과 13,000여 점의 자료를 소장하고 있고, 이를 활용한 전시는 해외에 진출한 일본 패션 디자이너들의 영감의 원천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컬렉션의 사회문화적 가치를 인정받아 해외로 소장품을 대여하거나 순회 전시를 개최하고 있다(Park & Choy, 2012).
컬렉션은 박물관의 경쟁력이다(Lubar, 2018). 박물관은 추구하는 목표에 따라 수집 가이드라인을 갖추고 전략적으로 컬렉션을 구성하며, 신중하게 수집을 결정한다. 즉, 컬렉션은 박물관이 타 박물관과 차별화할 수 있는 주요 요인이다. 따라서 국내 패션 박물관은 우리나라의 패션사를 통시적으로 아우르고, 현재 세계적인 주목을 받는 문화적 요소를 활용해 국내 패션 문화를 공시적으로 다루어야 한다. 더불어 국내 복식과 서구 복식을 모두 포함함으로써 복식 문화를 폭넓게 이해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 전통 복식의 경우에는 컬렉션을 바탕으로 여러 시대 복식을 탐구하고 이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할 수 있는 과정을 마련함으로써 우리나라 패션의 정체성을 고민하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이는 현대 복식에 관한 자료와 함께 비교, 대조, 분석되면서 창의적인 디자인 프로세스에 이바지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신한복에 관한 대조적인 의견이 공존하고 K-패션, 우리나라의 고유한 스타일에 관한 질문이 제기되는 만큼 패션 박물관은 전통 복식과 서구 복식, 현대 복식을 아우르는 컬렉션을 바탕으로 우리나라 패션의 문화적 정체성을 탐구할 만한 장소로 기능해야 한다.
전시는 사회적 논의를 포함해야 한다. 패션 박물관은 패션을 주제로 사회적 문제의식을 제기하면서 공공 논의를 촉발할 수 있고.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진보적인 시각을 제시하면서 교육적 공간으로 기능할 수 있다(Ye & Yim, 2019a). 박물관이 소장품 아카이브가 아닌 공공의 문화 기관으로 거듭날 수 있는 조건은 교육적 기능이며, 박물관의 주요 기능인 전시에서 교육적 요소를 확보해야 한다.
패션은 자칫 무겁게 느껴질 수 있는 사회적 논의에 대중이 쉽게 접근 가능한 통로가 될 수 있다. 패션 전시는 관람객에게 패션에 대한 지식, 창의적인 아이디어, 탐구 정신을 자극하고, 예술적인 사고방식을 제시하고, 패션과 사회에 관한 대화를 촉발하는 공간이다(Moloney, 2022). 스틸은 패션 전시의 교육적 역할에 주목하며, 박물관에 방문하는 사람들은 배우길 원한다고 말했다(Steele, 2008). 최근 패션 전시는 단순한 패션 아이템의 진열을 넘어서 사회문화적 함의를 담고 개념예술에서 나타나는 철학적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Jung & Ha, 2016). 따라서 패션 박물관은 교육적이고 문화적인 지식을 함께 다루기 위해 충분한 학술적 연구와 명확한 설명을 함께 제시할 필요가 있다(Palmer, 2008).
패션 박물관이 전시를 통해 교육적 기능을 극대화한 사례는 캐나다의 바타 신발 박물관(Bata Shoe Museum)을 참고할 수 있다. 바타 신발 박물관은 개인이 운영하는 박물관이기 때문에 설립 초기에 개인의 소장품이 아닌 공공 ‘박물관’으로서 인정받아야 하는 과제에 직면했다(Brydon, 1998). 이 박물관은 신발 제조업을 운영하던 바타(Bata) 사 CEO의 아내 소니아 바타(Sonja Bata)가 설립하였는데, 사업 운영에 도움을 주는 동시에 사업 운영 과정의 윤리적 문제를 해소하는 것이 목적이었다(Brydon, 1998). 따라서 바타 신발 박물관은 공공 박물관으로서의 정체성을 구축하기 위해 사회문화적 기관으로서 박물관의 역할을 이해하고 수행하기 위해 노력했다. 바타 신발 박물관은 신발의 시대적, 문화적 배경을 함께 배치했고, 신발의 제조, 디자인, 착용에 걸쳐 사회적, 역사적 맥락을 분석했다. 이러한 전시는 젠더 정치나 사회적 정체성의 구축에서부터 환경 조건, 자원의 이용 가능성에 대한 문제에 이르기까지 복잡한 질문으로 이어지는 탐구의 과정을 제시했다(Semmelhack, 2010). 예를 들어, 바타 신발 박물관에서 진행한 ‘Fashion Victims’ 전시는 패션 산업의 구조와 시스템 속에서 의복을 만드는 노동자의 고통, 여성의 신체에 가해지는 억압을 조명하며 젠더 규범과 자본주의의 구조적 문제를 고발했다(Clover, 2018). 이처럼 바타 신발 박물관은 사회적 이슈를 다루는 시의성 높은 전시를 구성하여 박물관으로서의 위상을 굳힐 수 있었다.
따라서 패션 박물관이 공공 교육 기관으로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심층적인 조사와 연구를 바탕으로 대중에게 유익한 전시를 구성할 수 있어야 한다. 지역적 특징과 시대적 특징을 모두 반영하는 복식과 패션을 통해 사회적, 역사적, 문화적 사고와 대화를 촉발하는 교육적 공간으로 기능해야 한다. 전 세계 박물관은 다양성, 인종, 계급 및 전통의 개념에 대한 문제를 점점 중요하게 다루고 있으므로 패션 전시 및 컬렉션 또한 이러한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De Greef, 2020b). 이에 패션 박물관은 젠더와 다양성, 지속가능성과 같은 시의성 있는 전시를 진행함으로써 패션을 통해 전 세계적으로 나타나는 사회적 담론에 대한 대중의 참여를 유도해야 한다. 현재 국내에는 특별전의 형태로 여러 패션 전시가 열리고 있다. 패션 전시는 많은 관람객이 방문하며 관심을 유도하는데, 패션 박물관은 이러한 관심을 유의미한 공론으로 연결시키는 데 체계적으로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박물관은 아카이브를 어떻게 실무적, 또는 학술적 교육에 활용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Hackney et al., 2019). 패션 박물관의 교육 프로그램은 전시를 뒷받침하면서 관람객이 사회적 논의에 능동적으로 참여하고 지역의 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공간이다. 아울러 패션을 전공한 학생이나 패션산업에 종사하는 사람은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컬렉션의 역사 문화적 맥락을 구체적으로 이해하고, 토론에 참여하거나 디자인 과정을 경험함으로써 창의성을 기를 수 있다. 이로써 패션 박물관은 대중을 위한 교육을 제공하는 동시에 국내 패션과 복식 스타일의 정체성을 논의하기 위한 지적 공간으로 기능해야 한다. 이를 위해 패션 박믈관은 패션에 관해 지역사회의 다양한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반영해야 하고, 국제적인 방문객들을 흥미롭게하는 만큼, 지역 주민의 참여를 끌어낼 필요가 있다(De Greef, 2020a). 이는 신박물관학과 포스트 뮤지엄에서 추구하는 방향과 일맥상통한다.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자이츠 현대 미술관(Zeitz Museum of Contemporary African Art, Zeitz MOCAA)은 패션 전시와 함께 마스터 클래스, 워크숍, 영화 상영 및 강연회를 진행했고, 패션 디자이너, 학생, 예술가, 큐레이터, 학계 및 창의적인 활동가들이 모여 현대 남아프리카 패션을 탐구하며 중요한 질문과 대화를 나누었다(De Greef, 2020a). 특히 자이츠 현대 미술관에서는 패션 필름 상영 및 토론회가 열렸는데, 패션 필름의 주제에 따라 현대 사회가 직면한 다양한 문제에 관한 대화를 나누었다. 한 토론회에서는 로컬과 글로벌, 과거와 미래, 현실과 가상, 동물과 인간을 나누는 이분법을 비판적으로 바라보며 아프리카의 정체성을 고민했고(Zeitz MOCAA, 2019), 다른 토론회에서는 아파르트헤이트(Apartheid)를 중심으로 식민주의와 인종차별에 대해 논의했다(Zeitz MOCAA, 2018). 이로써 전 세계적으로 중요한 사회적 쟁점에 관한 대중의 인식을 제고했을 뿐만 아니라, 패션 디자이너나 예술가, 큐레이터 등 문화 산업에 종사하는 주체와 함께 비서구 국가 또는 대륙으로서의 문화적 정체성을 논의하였다. 패션 관련 교육 프로그램은 2018년부터 2019년까지만 확인할 수 있고 최근의 소식을 찾을 수 없었지만, 패션을 주제로 사회 변화의 핵심적인 논의를 다양한 주체와 함께 진행한 비서구 국가의 패션 박물관이라는 점에서 참고할 만한 사례다.
스페인의 의류 박물관(Museo del Traje)도 전시와 연계하거나 별도의 컨퍼런스, 워크숍 등을 진행하며 지역사회의 공론장을 형성하는 데 앞장선다. 예를 들어 패션에서 핑크색의 의미를 살펴보는 <La vie en rose> 전시와 연계해 젠더와 패션을 수행성의 관점에서 논의하는 컨퍼런스를 개최했고, 섭식 장애 여성을 대상으로 미적 기준에서 벗어난 디자인을 시도하고 이를 전시하는 워크숍을 진행했다(Museo del Traje, n. d.). 최근에는 지속가능한 패션을 주제로 컨퍼런스를 개최하고, 폐의류를 활용한 업사이클링이나, 책임 있는 소비에 관한 연극을 기획하는 워크숍을 운영했다.
이처럼 박물관은 소장품의 수집과 전시뿐만이 아니라 다양한 교육, 토론, 세미나 등의 프로그램을 개최함으로써 시민 사이에 활발한 의견 공유가 이루어지는 공간으로 기능할 수 있다. 아울러 국내 패션 문화를 중심으로 구축한 아카이브를 활용하여 우리나라의 문화적 특수성을 탐구하고 논의하는 데 효과적인 환경을 제공한다. 우리나라 패션 박물관의 경우에는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전통 복식을 바탕으로 젠더 규범이나 탈식민주의적 관점을 주제로 토론할 수 있고, 시대에 따라 달라지는 우리나라의 복식 문화를 탐구하는 디자인 워크숍을 통해 한복의 현대화를 논의할 수 있으며, 동아시아 3국 사이의 문화적 유사성과 차별점 등을 논의하며 국가 간의 문화적 관계를 고찰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러한 교육 프로그램은 패션 박물관이 대중의 지적 참여를 이끌고, 국내 패션과 복식 스타일의 정체성을 탐구하는 기관으로서 역할하는 데 중요한 요소다.
현대 경영 전략의 아버지라 불리는 알프레드 챈들러(Alfred D. Chandler)는 기업의 생존과 성장을 위해 사업 계획과 실행 전략을 수립해야 함을 강조했다(Bae, 2020). 경영의 장기적인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위해 필요한 방식을 채택하고, 이에 맞춰 경영자원을 배분하는 것이 경영 전략이다(Crainer & Dearlove, 2003). 장기적인 이윤을 추구하기 위해 구체적인 방향을 정하고 설계도를 그려야 한다는 뜻이다.
패션 박물관이 지속적인 이윤을 창출하기 위해 장기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목표는 패션을 통해 국가 및 도시 이미지를 구축함으로써 관광, 무역, 패션산업의 총체적인 이익을 유도하는 기관으로 거듭나는 것이다. 패션은 도시나 국가를 대중적이고 역동적이며, 트렌디한 이미지로 형성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다수의 관광객들을 이끌어 올 수 있는 매력적인 테마이며, 소비뿐만 아니라 문화 경험, 취향의 탐구 등 다양한 관광 활동을 아우른다. 따라서 패션은 도시 및 국가 브랜딩에 중요한 요소이며, 패션 박물관은 이러한 브랜딩 과정의 주축이 된다. 박물관은 도시 및 국가의 브랜드 이미지를 전달하고 강화해 랜드마크로서 기능하며, 문화 관광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Lee, 2012). 패션 박물관은 패션과 관련된 모든 문화 및 관광 프로그램을 지휘함으로써, 도시의 패션 문화를 총괄하고 대표하는 기관으로 기능할 수 있다.
정부가 국가의 이미지를 ‘패션 국가(fashion nation)’로 바꿀 때, 그 국가는 상징적으로 상품화될 수 있고 관광이나 투자의 측면에서 매력도를 높일 수 있다(Melchior, 2012). ‘패션 도시’나 ‘패션국가’라는 정체성은 한 번의 방문뿐만 아니라 지속적인 방문을 유도함으로써 지역 관광을 활성화할 수 있다. 도시와 국가, 패션 박물관을 연결하는 것은 패션 박물관이 장기적으로 관람객을 유치하고 수입을 확보할 수 있는 확실한 목표다.
벨기에의 모드 뮤지엄(Mode Museum, Fashion Museum Antwerp)은 도시 브랜딩을 활용해 패션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대표적인 박물관으로, 패션 박물관의 문화적 역할을 잘 보여주고 있다. 모드 뮤지엄은 벨기에 패션을 알리고 앤트워프를 패션 도시로 탈바꿈하고자 하는 맥락에서 건립되었다. 벨기에 정부는 1980년대부터 프랑스나 이탈리아에 비해 뒤쳐지는 내수 패션 산업을 강화하고자 하였고, 마침 1986년 런던패션위크를 시작으로 ‘앤트워프 식스(Antwerp Six)’라는 벨기에 디자이너 그룹이 유럽에서 주목을 받고 있었다(Martínez, 2007). 이러한 배경에서 지방자치단체의 주도로 패션을 중심으로 한 본격적인 도시 브랜딩이 시작되었다. 1997년 ‘Flanders Fashion Institute(FFI)’라는 비영리 단체가 설립되었고, 2002년 'The Mode Natie'라는 대규모 프로젝트를 통해 모드 뮤지엄이 설립되었다(Martínez, 2007). 이때 박물관장은 박물관 경험이 없는 패션 관계자인 린다 로파(Linda Loppa)가 임명되었는데, 이는 전통적인 복식 박물관으로부터 벗어난 운영 방식을 의미했다(Pecorari, 2014).
모드 뮤지엄의 디렉터 캣 디보는 패션 박물관이 전시회, 공공 프로그램, 커뮤니티 구축, 간행물, 연구를 통해 패션 도시의 정체성 구축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고 언급했다(Wallenberg, 2020). 모드 뮤지엄은 벨기에 디자이너를 중심으로 소장품을 수집하고 전시를 기획함으로써 벨기에 아방가르드 패션을 지원하고 홍보하는 역할을 한다. 모드 뮤지엄의 전시는 동시대 패션에 주목하는 대담한 시도와 심층적인 주제로 잘 알려져 있으며, 이는 관람객의 방문을 유도하는 모드 뮤지엄의 또 다른 특장점이 되고 있다(Pecorari, 2014). 더불어 ‘The Antwerp Fashion walk'라는 투어 프로그램을 통해 앤트워프 디자이너의 플래그십 스토어와 패션 박물관을 연결하고, 패션과 도시의 다른 문화 요소를 통합적으로 제시하여 앤트워프의 도시 정체성을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이러한 노력을 바탕으로 벨기에는 아방가르드 패션을 도시 이미지에 흡수했고, 유럽에서 추구하는 역동적이고 범세계주의적인 대도시 브랜드 가치에 부합하게 되었다(Martínez, 2007).
이외에도 덴마크 역시 국가를 패션으로 브랜딩하고자 하는 정부 주도의 움직임이 있었고, 패션 박물관은 이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덴마크 정부는 2005년 코펜하겐을 세계의 다섯 번째 패션 도시로 성장시키기 위한 패션 정책을 발표했으나, 덴마크 패션의 특수성이 불확실하다는 점이 도시 브랜딩의 중요한 과제였다(Melchior, 2012). 이에 덴마크 디자인뮤지엄(Designmuseum Denmark)은 덴마크 패션의 역사를 탐구하거나 덴마크 디자이너의 회고전을 개최하고 코펜하겐 패션위크를 주제로 전시를 진행하는 등 덴마크 패션에 관련된 연구, 전시, 행사를 이끌어가고 있다. 패션 박물관은 덴마크의 문화적 헤리티지에 관심을 갖고 활발히 논의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며, 지역 패션의 문화적 특수성을 확립하는 과정에 기여할 수 있다. 뉴욕시 박물관(Museum of the City of New York) 또한 도시에 초점을 맞춘다는 점에서 참고할 만한 사례로, 뉴욕 패션 디자이너의 작품과 함께 뉴욕이 패션 도시로 성장한 과정을 확인할 수 있는 다양한 물건을 수집한다. 패션을 주제로 뉴욕의 역사, 산업, 문화를 설명하는 노력이 확인되므로 서울을 패션 도시화하기 위해 참고할 만한 사례다.
국내 패션 박물관 또한 서울을 패션 도시로 탈바꿈하기 위한 브랜딩 전략과 결합함으로써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는 것이 필요하다. 서울은 국내 패션의 중심지로서, 우리나라 현대사를 따라 발전한 패션산업의 역사를 나타낸다. 명동을 중심으로 형성된 양장점들과 맞춤복 시장, 구호물자 시장에서 출발해 중저가 기성복 시장으로 변모한 동대문시장, 1970년대 청년 문화의 중심지였던 신촌과 종로 등 서울 곳곳에는 국내 패션의 역사가 풍부하게 자리잡고 있다(Seoul Urban Life Museum, 2021). 패션 박물관은 이러한 역사적 특징을 기반으로 패션에 관련된 문화적 공간과 활동을 총괄하는 중추적인 기관이 되어야 한다. 다만, 벨기에 패션이 도시 정체성과 연결될 수 있었던 이유는 패션에 대한 지성화(intelletualization) 작업이 선행되었기 때문이다(Martínez, 2007). 벨기에 패션 디자이너는 1980년대에 아방가르드 컨셉으로 알려졌기 때문에, 벨기에에는 패션컬렉션을 단순히 상업적인 제품으로만 여기지 않고 작가의 독자적이고 창조적인 예술작품으로 접근하는 인식이 마련됐다. 이는 개념적이고 혁신적인 패션 전시를 운영하는 모드 뮤지엄의 기조와 일맥상통한다. 즉 패션 도시 브랜딩은 지역과 패션의 단순한 연결이 아닌, 지역 패션의 문화적 특수성을 기반으로 고유한 내러티브를 형성하는 과정임을 알 수 있다. 이를 위해 우리나라 역시 우리나라 패션의 역사문화적 맥락을 탐구하고 개발하여 브랜딩 전략에 반영함으로써 독창적인 정체성을 형성해야 한다. 패션 박물관은 이러한 과정에 기여할 수 있는 핵심적인 기관이다.
자금을 관리하고 조달하기 위한 ‘재무 관리’는 기업의 중요한 과제다. 기업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서는 자금을 꾸준히 확보하고, 자금이 고갈되지 않도록 관리하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패션 박물관의 경우,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대표적인 방법은 기업의 후원이다.
패션 박물관은 패션 산업과 서로 상호보완적인 관계다. 많은 패션 박물관이 다양한 역사적 복식을 통해 디자이너에게 영감을 제공하거나, 패션의 생산자 및 소비자를 교육하며 지역의 패션 산업을 진흥시키기 위해 활용되었다(Petrov, 2019). 패션 박물관은 소장품을 통해 방대한 복식 자료를 제공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패션의 사회문화적 맥락을 다각도로 고찰할 기회를 마련한다. 이를 기반으로 패션 박물관은 패션 산업의 창의성에 대한 기준을 재고할 수 있으며, 창의적인 시도를 격려할 수 있는 공간이다(Palmer, 2008). 그뿐만 아니라 지역의 패션 디자이너와 브랜드가 더 많은 대중을 만날 수 있는 홍보의 공간으로 기능할 수 있다(Malthus, White, & Barton, 2021).
미국 메트로폴리탄 예술 박물관의 의상 연구소(the Costume Institute)는 건립 과정에서부터 패션산업과의 긴밀한 관계가 확인되는 대표적인 패션 박물관이다. 의상 연구소는 1937년 설립된 의상 예술 박물관(Museum of Costume Art)이라는 독립적인 박물관에서 출발했는데, 박물관 설립에 섬유 학자이자 패션 저널리스트였던 모리스 드 캠프 크로포드(Morris De Camp Crawford), 무대 디자이너 리 시몬슨(Lee Simonson), 미국 백화점 기업의 부회장이었던 에텔 프랑카우(Ethel Frankau)가 참여했다(Koda & Glasscock, 2014). 이후 1944년 메트로폴리탄 예술 박물관의 의상 연구소로 합병할 당시에도 두 박물관의 통합 계획을 수립하는 위원회에는 당시 미국 백화점 Lord & Taylor의 부회장이었던 도로시 쉐이버(Dorothy Shaver)가 의장이었고, 이외에도 패션 기업의 경영인이나 패션 관련 홍보 전문가가 위원회에 참여하였다(Petrov, 2019). 이처럼 패션 산업의 주요 인사들이 박물관의 건립 및 확장에 참여하고 있었으며, 이는 박물관의 지속적인 운영이 가능한 이유 중 하나였다. 당시 미국은 독일이 프랑스를 점령한 시기를 틈타 미국 패션 산업의 부흥을 꾀하던 시기였는데, 의상 연구소는 이러한 시대 상황을 바탕으로 패션 산업이 필요로 하는 전문 지식을 제공하고, 패션 산업은 그에 대한 답례로 박물관 운영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상부상조할 수 있는 구조를 형성했다(Petrov, 2019).
패션 박물관과 패션 산업과의 관계가 더욱 긴밀해진 것은 디자이너와 브랜드에 초점을 맞춘 전시가 등장한 이후로, 1983년 브릴랜드가 메트로폴리탄 예술 박물관에서 최초로 살아있는 디자이너의 회고전을 열었던 것이 계기가 되었다. 해당 브랜드의 경제적 이익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논란이 되었지만(Steele, 2008), 브랜드가 본래 갖고 있던 명성에 힘입어 관람객을 대폭 늘릴 수 있었다. 박물관이 브랜드의 홍보 채널로 전락했다는 비판도 있지만, 박물관은 생존을 위해 패션 전시의 상업성을 수용해야 했다(Steele, 2008). 이처럼 패션 전시의 상업성이 박물관에 미치는 재정적 영향으로 인해 패션 디자이너 및 브랜드와의 상호작용은 패션 전시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되었다.
이처럼 메트로폴리탄 예술 박물관 의상 연구소는 설립과 병합, 운영의 과정 모두에서 미국의 패션 산업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 앞서 언급한 교토 의상 연구소 역시 패션 기업의 후원을 바탕으로 설립되어 운영되고 있고, 박물관에서 이루어지는 연구도 패션산업의 발전을 목표로 진행되고있다(Fujishima & Sakura, 2018). 패션산업의 재정적인 지원을 받는 대신 지속적인 영감과 전문 지식을 제공해 주는 상호이익의 관계는 패션 박물관의 운영에 큰 도움이 된다.
우리나라의 패션 박물관도 패션 산업과의 유대가 필요하다. 특히 국내 패션 산업은 자본력이 뛰어난 대기업 계열사들이 중심이 되므로, 업계와 긍정적인 관계를 쌓는 것이 박물관의 재정에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 다만, 박물관의 교육적 역할이 퇴색되지 않도록 수집, 연구, 전시, 교육 등에 대한 충분한 학술적 검토를 병행해야 한다(Steele, 2008).
박물관의 인지도 확대를 위한 마케팅 전략을 구성해야 한다. 세 가지 사례를 통해 세부 전략을 도출하였다.
(1) 엔터테인먼트 산업과 연계한 모금 행사 주최
미국의 메트로폴리탄 박물관과 호주의 빅토리아 국립 미술관(National Gallery of Victoria, NGV)에서는 패션 전시를 중심으로 한 모금 행사를 주최하며 박물관 운영 자금을 조달한다. 두 박물관 모두 ‘갈라(Gala)’라는 모금 행사를 진행하며, 전시 오픈을 기념해 유명 인사를 대거 초청하여 미디어의 주목을 이끈다. 이러한 형식의 모금 행사는 1948년 메트로폴리탄 예술 박물관 의상 연구소의 집행 위원회였던 미국 홍보 전문가 엘리너 램버트(Eleanor Lambert)가 ‘The Party of the Year’라는 이름으로 제시한 방법이다(Koda & Glasscock, 2014). 초창기에는 저녁 식사로 구성되고 패션산업의 관계자 또는 뉴욕 상류층이 참여하는 행사였지만, 1972년부터 1989년까지 박물관의 자문 위원이었던 다이애나 브릴랜드의 주도로 세계적인 유명 인사들이 대거 참석하는 화려한 행사로 변모했다(Washburn & Murray, 2023). 이후 1995년부터 자문 위원으로 참가한 패션잡지 보그(Vogue)의 편집장 안나 윈투어(Anna Wintour)를 거치며 박물관의 상징적인 행사로 자리 잡았다(Petrov, 2019). 이 행사를 통해 수백억 원의 모금이 모이며(E. Lee, 2023), 수많은 셀러브리티가 참석하여 온갖 미디어의 주목을 이끌어낸다. 이에 Apple 등 다양한 분야의 기업이 이 행사를 후원하며 홍보 효과를 얻고자 한다(Washburn & Murray, 2023).
NGV 갈라(NGV Gala)는 2017년에 디올 전시를 기념하여 처음 개최되었고(Crilly, 2018) 이후에도 이어져 오고 있다. NGV 갈라에는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가수 트로이 시반(Troye Sivan)을 비롯해 호주의 셀러브리티가 참석했고, 티파니앤코(Tiffany & Co.), 메르세데즈-벤츠(Mercedes-Benz) 등의 기업이 행사를 후원했다(Woolnough, 2022). NGV 또한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의 사례를 통해 유명 인사의 참석을 활용한 모금 행사의 경제적 효과를 알아보았기 때문에 NGV 갈라를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에서는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꾸준히 성장하고 있으며, 케이팝의 인기에 힘입어 전 세계적인 관심을 끌고 있다. 이러한 국내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위상은 국내 패션 박물관을 홍보하고 운영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특히 케이팝 셀러브리티 중에는 럭셔리 패션 브랜드의 앰버서더로 지정된 연예인도 다수이기 때문에, 럭셔리 패션 브랜드도 국내 연예인들의 홍보 효과를 눈여겨 보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행사는 막대한 자본이 필요한 만큼 실현에 어려움이 따르겠지만, 점차 국내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는 만큼 국내 패션 박물관이 활용할 수 있는 효과적인 자원이다.
(2) 역사적 관광지를 활용한 관람객 방문 유도
패션 박물관은 지역의 다른 문화 관광지와 적극적으로 연계하여 관광객의 방문을 유도할 수 있다. 투어리즘은 박물관 관람객을 유치하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관객의 입장료는 박물관의 대표적인 자금 출처이기 때문에 박물관의 재정을 관리하기 위해서도 필수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부분이다.
투어리즘은 그 자체로 관광객들의 소비로 이어지며 지역 경제에 영향을 미친다. 최근에는 의도된 패키지 상품을 소비하는 것보다 관광객의 기호에 따라 설계하는 테마 관광이 우세하다(Song, 2022). 이러한 상황에서 패션은 관광상품을 설계하거나, 도시 관광지를 연결하기 효과적인 문화요소이며, 다수의 관람객의 관심을 끌 만한 대중적인 분야다. 패션 투어리즘은 지역의 여러 문화관광 자원을 패션으로 연결시키며 관광객의 여행동선을 제시할 수 있으며, 나아가 쇼핑 투어리즘까지 확대해 지역 경제에 이바지할 수 있다. 패션 박물관은 패션 투어리즘을 활용하기 위한 핵심적인 기관으로 기능할 수 있고, 지역을 대표하는 패션 박물관의 존재로 인해 패션에 관심이 많은 관람객의 방문을 쉽게 유도할 수 있다.
영국의 바스 패션 박물관(Fashion Museum of Bath)도 여행지로 유명한 바스(Bath) 시에 위치한 박물관으로, 관객의 방문을 유도하기 위해 지역의 여러 문화 관광지와 연계하여 티켓을 판매하고 있다. 바스에 방문하는 관광객 중 10만 명이 바스 패션 박물관에 방문하며, 그중 대다수의 관객이 로만 바스 박물관(The Roman Baths)와 바스 패션 박물관에 함께 입장할 수 있는 티켓을 구매한다(Harden, 2014). 바스라는 도시가 관광지로 유명한 장소임을 고려하여 도시의 관광 가치를 패션 박물관과 연결시킨 전략이다. 이 전략이 가능한 이유는 두 박물관 모두 같은 공적 기관 산하에서 관리되고 있기 때문이며, 두 박물관의 방문객 증가가 모두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기 때문이다.
서울은 세계적인 관광 도시로, 고궁을 비롯한 다양한 역사ㆍ문화적 관광지가 풍부하다. 이에 바스 패션 박물관과 비슷한 방식으로 고궁과 패션 박물관을 함께 관람할 수 있는 티켓을 판매하여, 고궁 주변의 신한복 체험과 연결하여 전통 복식과 여러 현대적 해석을 살펴볼 수 있도록 유도할 수 있다. 아울러 종로, 동대문, 명동, 이태원, 성수 등 패션과 관련된 특수한 문화사가 존재하는 지역이 곳곳에 있다(Yim, Ye, Huh, Lee, & Kim, 2024). 패션 박물관은 이러한 서울의 관광 자원과 연결하여 투어 프로그램을 운영함으로써 방문을 유도할 수 있다. 패션 박물관은 서울을 패션 도시로 홍보하기 위한 적극적인 브랜딩과 아울러 한국에 관심을 가진 전 세계의 관광객을 체계적으로 유치할 수 있는 기반이 될 수 있다.
(3) 블록버스터 전시 유치
효율적인 모객을 위해서는 상업적이고 대중적인 전시를 활용할 필요가 있다. 특히 패션 박물관학이 큰 주목을 이끌 수 있었던 결정적 요인은 스펙터클한 전시로 대중의 눈길을 휘어잡아 관람객의 수를 늘렸기 때문이었다. ‘블록버스터 전시(Blockbuster Exhibition)’는 최소 20만 명 이상의 관람객이 방문한 대규모 대여 전시를 일컬으며(Ko, 2013), 문화예술에 관심이 없는 잠재적 관람객의 방문까지 유도하고 박물관이 갖는 공공성을 극대화하는 방법이다(Hwang, 2004). 패션 전시에서 블록버스터 전시는 유명 디자이너 또는 브랜드에 관한 전시이거나, 대형 박물관의 순회 전시가 해당될 수 있다. 패션 박물관 중에는 디자이너, 브랜드, 박물관의 명성을 활용한 블록버스터 전시로 관람객의 주목을 이끄는 경우가 많다. 이는 박물관의 재정에도 큰 이익을 가져다주기 때문에 박물관의 지속적인 운영을 위해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호주 멜버른 근처의 지방 소도시 벤디고에 위치한 벤디고 미술관(Bendigo Art Gallery)은 해외 대형 박물관의 전시를 유치함으로써 패션 박물관으로서의 입지를 다졌다. 벤디고 미술관은 작은 박물관이지만, V&A 박물관의 패션 전시를 유치한 것을 계기로 언론의 주목을 받고 호주의 NGV와 연합하게 되었다(Healy, 2018). 현재 벤디고 미술관은 호주 패션 디자이너의 작품, 호주의 정체성을 나타내는 패션 작품을 꾸준히 수집하고 있으며, 호주 패션을 대표하는 박물관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처럼 해외 박물관의 순회 전시는 새롭게 건립되는 패션 박물관이 초기 인지도를 확립하고자 할 때 강력한 영향을 발휘할 수 있다.
호주의 NGV도 마찬가지로, 웹페이지의 전시 연혁을 살펴보면 약 1-2년에 한 번씩 해외의 유명 패션 브랜드의 전시를 진행하고 있다. 동시에 Manstyle(2011년), Fashion Detective(2014년), Designing Women (2018-2019년), The Krystyna Campbell-Pretty Fashion Gift(2019년)와 같이 NGV의 소장품을 활용한 전시를 교차해서 선보이고 있으며, Linda Jackson Bush Couture(2012년), 200 Years of Australian Fashion(2016년)과 같이 호주의 패션을 보여주는 전시도 진행하였다. NGV가 벤디고 미술관과 다른 점은 해외 패션 브랜드 전시와 박물관 소장품을 활용한 전시를 교차하며 진행한다는 점이다. 대여 비용이 많이 드는 브랜드 전시에 비해 소장품을 활용한 전시는 비교적 비용에 적게 들 것이므로, 두 전시를 번갈아가며 진행함으로써 전시에 소요되는 비용을 조절할 수 있다. NGV의 소장 규모가 뒷받침되기에 가능한 방식이나, 이러한 방법은 해외 박물관 순회 전시나 유명 브랜드 전시에 따르는 부담을 줄이며 박물관의 재정을 효과적으로 운용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박물관은 유물을 전시하는 공간이라는 인식이 팽배하고 패션 박물관이라는 개념에 익숙지 않으므로 초반에 유명한 패션 브랜드 전시나 해외 대형 박물관 순회 전시를 통해 패션 박물관의 입지를 굳히고 확실한 홍보 효과를 노리는 것이 필요하다. 국내에서 20만 명 이상의 관람객이 방문하며 크게 흥행한 전시들 역시 에드워드 호퍼(Edward Hopper)나 데이비드 호크니(David Hockney)와 같이 유명 아티스트의 인지도를 기반으로 한다(H. Lee, 2023). 그러나 해외에서 작품을 대여해오는 블록버스터 전시의 특성상 운송비와 보험료 등의 금전적 부담이 높다(Ko, 2013). 또 블록버스터 전시는 학문적 접근보다는 오락적 성격이 짙다는 점에서 비판을 받는다. 따라서 블록버스터 전시를 유치하기 위해서는 자금의 확보가 선행되어야 하며, 지나친 오락성과 홍보성을 지양하기 위한 고민이 수반되어야 한다.
지금까지 고찰한 패션 박물관의 운영 전략과 이를 참고할 수 있는 해외 박물관의 사례를 정리하면 다음<Table 2>과 같다.
Categories | Strategy | Museum Case | |
---|---|---|---|
Functions | Collection and research | Archiving both historical and contemporary dress | - Fashion Museum of Bath (United Kingdom) |
Archiving local historical dress including western dress | - Kyoto Costume Institute (Japan) | ||
Exhibition | Educational exhibitions that promote social discussions | - Bata Shoe Museum (Canada) | |
Management | Education | Engaging local residents in discussions | - Zeitz Museum of Contemporary Art Africa (Republic of South Africa) - V&A Museum (United Kingdom) |
Strategies | Connecting with branding process for fashion city/nation | - Mode Museum (Belgium) Designmuseum Denmark (DenmarK) | |
Finance | Sponsorships from fashion companies | - The Costume Institute of The Metropolitan Musuem of Art (United States) | |
Marketing | Connecting with the entertainment industry through fundraising events | - The Costume Institute of The Metropolitan Musuem of Art (United States) - National Gallery of Victoria (Australia) |
|
Linking with Seoul's historical and cultural tourism resources | - Fashion Museum of Bath (United Kingdom) | ||
Organizing blockbuster exhibitions | - Bendigo Art Museum (Australia) - National Gallery of Victoria (Australia) |
본 연구에서는 패션 박물관을 효과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박물관의 기능과 경영의 측면에서 논의하였다. 먼저 박물관의 대표적인 기능 중 수집과 연구, 전시, 교육에 따라 전략을 수립했다. 첫째, 수집 및 연구는 전통 복식과 현대 복식을 아우르고, 국내 복식과 서구 복식을 모두 포함하여 현대 패션 중심의 논의가 가능하도록 관리한다. 둘째, 전시는 동시대 사회 문제를 포괄함으로써 패션을 통해 대중의 관심을 유도하여야 한다. 셋째, 교육 프로그램은 지역 주민과 학생, 패션산업 종사자가 패션을 통해 사회 문제나 지역정체성에 관한 토론에 쉽게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 다음으로 박물관의 경영을 위해 기업의 조직구조를 참고하여 전략 및 기획, 재무, 마케팅으로 나누어 전략을 수립했다. 첫째, 전략 및 기획으로는 서울을 패션 도시로 브랜딩하기 위한 중추적인 기관이 되는 것이다. 박물관의 존속에 대한 문화적, 경제적 의의를 갖출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도시 이미지를 통해 지속적인 관람객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이다. 둘째, 자금 확보를 위한 재무 전략은 패션 기업과의 상호 이익을 확보할 수 있는 관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기업의 후원은 패션 박물관의 재정에 확실한 도움이 된다. 셋째, 마케팅 전략으로는 모금 행사를 개최하거나, 도시의 다른 역사 문화적 자원과 연결하거나, 해외 유명 박물관의 순회 전시를 개최하는 방법이 있다. 각 항목은 서로 명확히 구분된다기보다 상호보완적인 요소들이다. 지역 패션의 특수성을 갖추는 것은 지역 이미지의 구축과 투어리즘의 확대로 이어질 수 있고, 지역 주민의 참여도가 높은 전시와 교육은 박물관 홍보의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 이처럼 각각의 방안은 서로 연결되고 영향을 주고받는다.
국내 패션 박물관의 효과적인 운영을 위해서는 국내 패션의 문화적 특수성을 확립해야 한다는 사회적 합의가 우선적으로 필요하다. 일본의 경우, 1970년대에 일본 패션에 대한 주체적인 연구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확산되었고, 이러한 논의가 패션 박물관 건립으로 이어졌다(Fujishima & Sakura, 2018). 미국도 프랑스 중심의 패션산업에서 벗어나고 미국 패션산업을 성장시키고자 노력하던 시점에 메트로폴리탄 박물관 의상 연구소가 성장했다. 벨기에의 모드 뮤지엄도 4대 패션 도시가 주목 받는 상황에서 벨기에의 패션을 홍보하고 지원하기 위해 건립되었다. 이처럼 해외를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패션 시스템의 구조를 객관적으로 인식하고 자국의 패션 문화를 발전시키기 위한 움직임이 있을 때 패션 박물관이 건립되었다. 이것이 패션 박물관을 건립, 운영에 대한 논의를 시작할 수 있는 사회적 배경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복식 스타일의 문화적 정체성을 구축하거나 국내 패션산업을 해외와 차별화할 방안에 관한 논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점이 주요 한계점이다.
Breward(2008)는 패션 전시의 발전은 패션산업과 학계, 박물관까지 세 주체가 모두 상호작용하고 협업함으로써 이루어진다고 강조하였다. 정부의 관심도 필요하다. 벨기에나 영국의 바스에서도 정부 기관이 앞장섰고, 덴마크나 벨기에,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는 각 지역 패션을 진흥하기 위한 단체가 설립되었으며, 일본이나 미국에서는 패션 기업의 경영인들이 모여 연합을 형성했다. 박물관의 효과적인 운영을 위해서는 패션을 중심으로 다양한 주체가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하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본 연구에서는 패션 박물관의 건립과 운영을 위한 정부, 기업, 학계 등 패션 박물관에 관련된 주체별 역할을 살펴보지 못했다. 따라서 실제 건립을 계획할 때나 패션 박물관에 관한 후속 연구에서는 상술한 한계점에 대한 부분이 추가로 논의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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