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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heses ] | |
Journal of the Korean Society of Costume - Vol. 69, No. 3, pp. 33-46 | |
Abbreviation: JKSC | |
ISSN: 1229-6880 (Print) 2287-7827 (Online) | |
Print publication date 30 Apr 2019 | |
Received 03 Jan 2019 Revised 11 Mar 2019 Accepted 11 Mar 2019 | |
DOI: https://doi.org/10.7233/jksc.2019.69.3.033 | |
패션 커뮤니케이션 매체로서의 패션 인스톨레이션 : 젠틀 몬스터 퀀텀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 |
마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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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익대학교 패션대학원 조교수 | |
Fashion Installation as a Medium of Fashion Communication : Based on Quantum Project by Gentle Monster | |
Jin Joo 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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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sistant Professor, Graduate School of Fashion, Hongik University | |
Correspondence to : Jin Joo Ma, e-mail: majinjoo@hongik.ac.kr | |
This study aims to prove that a fashion installation functions as a media of fashion communication which delivers a brand identity through the research of Quantum Project by a Korean eyewear brand Gentle Monster. The presentation methods of Quantum Project are story-telling, digital technology, and interaction, and its aesthetic values are decentralization, surreality, and multi-sentience. Quantum Project, in terms of a fashion communication media, has significances; the delivery of the brand identity, the tool of shoppertainment, and culture marketing. Quantum Project also plays a key role in expanding the boundary of fashion communication method through its serial installations. It consequently becomes a communication tool which offers the brand identity of Gentle Monster; experiment and innovation. This result has an implication that Quantum Project not only induces consumers to come to the store and produces a commercial effect, but from a more strategic and longer-term perspective, would inculcate consumers with the brand identity. This study is thus expected to expand the academical research field of fashion installation as a fashion communication media as well as to lead its meaning, value and new inspiration. Furthermore, from a business perspective, it will also propose the boundary expansion of fashion presentation methods and content and further aid to vitalize creative and experimental practice and research on fashion communication.
Keywords: fashion communication, fashion installation, Gentle Monster, shoppertainment 키워드: 패션 커뮤니케이션, 패션 설치, 젠틀몬스터, 쇼퍼테인먼트 |
온라인 쇼핑 관련 기술이 발달하고, 소비자들의 가치관과 라이프스타일이 변화함에 따라 패션 오프라인 매장의 목적과 역할 역시 변화하게 되었다. 이에 따라 패션 매장은 상품을 진열하고 판매하는 단순한 상업적 목적에서 나아가 방문객들에게 감각적, 감성적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보여주기 위한 하나의 전략적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국내 아이웨어 브랜드 젠틀 몬스터(Gentle Monster)의 홍대 플래그쉽 스토어는 이러한 추세를 잘 보여주고 있는데, 매장에 실험적인 인스톨레이션 전시를 지속적으로 선보이면서 방문객들에게 문화적, 감성적 경험들을 제공함으로써 브랜드 이미지와 가치를 제고하고 있다.
이에 따라 본 연구의 목적은 패션 인스톨레이션이 패션 커뮤니케이션 매체로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전달할 수 있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음을 젠틀몬스터의 퀀텀 프로젝트 사례를 통해 보여주고자 하였다. 그동안 패션브랜드들의 패션전시에 관한 선행연구는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나(Jang & Yang, 2011; Hahn, 2012; Park & Yim, 2015; Koh, 2015), 패션전시의 한 형태인 패션 인스톨레이션에 관한 연구는 미비한 실정이다. 또한, 매장 내 패션 프레젠테이션 방식을 커뮤니케이션 매체의 관점에서 본 선행연구들은 주로 매장 공간 자체의 조형적, 미적 특성이나 마케팅적 요소로써의 공간 구성 요소에 연출하는 방식을 브랜드 커뮤니케이션과 연계하여 분석하는 연구 경향을 보이고 있다(Shim, 2007; Kim, 2005; Kim & Lee, 2010; Lee, Jung, & Gong, 2013). 반면 패션 매장 내에 이루어지는 인스톨레이션을 패션 커뮤니케이션과 연계한 연구내용은 부재하여, 커뮤니케이션 매체로서 역할하는 패션 인스톨레이션에 대한 연구가 필요함을 주목하였다.
이에 따라 본 연구에서는 퀀텀 프로젝트의 연출 방식 및 미적 가치를 고찰하고, 패션커뮤니케이션 매체로서의 퀀텀 프로젝트의 특성을 논의하고자 하였다. 이는 또한 본 연구를 통해 학문적으로는 패션 커뮤니케이션 매체로서의 패션 인스톨레이션에 대해 제한적 이였던 연구 분야의 범위를 확대시키고 그에 대한 새로운 발상과 의미 확장을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또한 실무적으로는 패션 프레젠테이션 방식과 콘텐츠의 경계 확장이 요구되고 있음을 제안하고, 나아가 앞으로의 패션 커뮤니케이션 표현 방식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고자 한다.
본 연구의 내용으로는 첫째, 패션 커뮤니케이션의 개념과 역할, 패션 인스톨레이션의 개념, 그리고 패션 커뮤니케이션의 역할의 관점으로 패션 인스톨레이션에 대해 고찰한다. 둘째, 젠틀 몬스터와 퀀텀 프로젝트에 대한 개괄적 고찰을 논한다. 셋째, 젠틀 몬스터 퀀텀 프로젝트의 인스톨레이션 사례들을 유사성에 따라 분류한 연출 방식과 그에 따라 도출된 미적 가치, 그리고 퀀텀 프로젝트가 갖는 패션 커뮤니케이션의 역할 측면에서 갖는 특성에 대해 고찰한다. 연구 방법으로는 관련 도서, 학술논문 등을 통한 문헌 연구를 진행하였으며, 젠틀 몬스터 홈페이지와 관련 뉴스 및 인터뷰 기사들을 바탕으로 한 사례조사를 병행하였다. 그리고 선행연구들이 내적 가치와 외형 기법으로 나누어 패션 프레젠테이션의 미적 특성을 분석한 것을 참고하여 퀀텀 프로젝트의 연출 방식을 분석한 후, 각 방식에서 미적 가치를 도출하였다. 연구 범위는 젠틀 몬스터 홍대 플래그쉽 스토어에서 퀀텀 프로젝트가 시작된 2014년부터 2016년까지로 총 36개의 설치작으로 설정하였다.
패션 커뮤니케이션의 개념은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의 개념에서 파생되었다. 선행 연구들(Lee at al., 2013; Kim, 2005; Han & Kim, 2006; Kim & Lee, 2010)에 따른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의 개념을 종합해 보면,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수립하고, 그것을 소비자들에게 전달하기 위한 목적으로 수행하는 마케팅 전략들의 총체라고 볼 수 있다. Koh(2009)의 연구에서는 패션 커뮤니케이션의 기능을 정보 기능, 설득 기능, 상기 기능, 강화 기능으로 분류하며, 브랜드 정체성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고 브랜드 정체성을 지속적으로 설득 및 상기시키면서 브랜드 정체성 확립을 강화시킨다고 보았다.
패션 커뮤니케이션은 이러한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의 개념에서 나아가 패션 브랜드가 수행해야 하는 커뮤니케이션 전략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Lee & Lee(2011)에 따르면, 패션 커뮤니케이션은 일반적으로 패션 기업이나 브랜드가 브랜드 아이덴티티와 가치를 담은 메시지를 소비자에게 전달하고, 소비자의 피드백을 받으며, 그것을 해석하는 총체적인 과정들로 정의할 수 있다. 패션 기업들이 활용하는 커뮤니케이션 매체는 패션쇼, 전시, 사진, 영상, 쇼윈도 및 매장 디스플레이, POP, 모바일과 인터넷을 이용한 홍보와 그 외 판촉 활동 등 다양한 유형의 커뮤니케이션 수단들을 활용하고 있다(Hahn, 2012; Jang & Yang, 2011). 패션 커뮤니케이션에 관한 연구는 2010년 전후로 매우 활발히 진행되었으며, 크게 패션 커뮤니케이션을 마케팅적 관점에서 본 연구(Koh, 2009; Kim, 2014; Ryu et al., 2012)와 영상과 애니메이션을 포함한 디지털 미디어, 전시, 매장, 패션 콘텐츠 등 패션 커뮤니케이션 매체에 관한 연구들로 분류할 수 있다(Jang & Yang, 2010; Lee & Lee, 2011; Kim, 2013; Kim, 2018). 현재까지 도구적 측면에서의 패션 커뮤니케이션 매체 연구는 주로 영상, 애니메이션 등의 디지털 미디어의 활용이나 패션전시를 주로 다루었으며, 패션 인스톨레이션에 관한 연구는 현재까지 다루어지지 않았다. 그러나 패션 인스톨레이션은 패션전시의 활성화와 디지털 미디어와 융합한 다양한 패션 프레젠테이션 사례들이 증가함으로써 하나의 패션 커뮤니케이션 매체로서 그 역할의 중요성이 증가하고 있다.
패션 인스톨레이션은 인스톨레이션 아트(installation art)에서 그 개념을 찾아볼 수 있다. 인스톨레이션은 ‘설치하다'라는 의미를 가지는 ‘install'이 명사화된 용어로, 어느 공간에 오브제를 설치하여 그 오브제를 포함한 주변 공간까지 작품으로 보는 현대 미술의 한 분야로 설명되며, ‘설치미술'이라고도 한다(Dakemi, 2012). 1960년대 후반 미니멀아트에서 기원하여 1970년대에 도널드 저드(Donald Judd)와 로버트 모리스(Robert Morris) 등 대표적인 초기 설치 미술 작가를 중심으로 설치 미술이 일반화되었다고 보고 있으나, 미니멀아트 이전에도 마르셀 뒤샹(Marcel Duchamp)의 레디메이드(Readymade)나 쿠르트 슈비터스(Kurt Schwitters)의 메르츠바우(Merzbau)같은 예술방식의 맥락도 인스톨레이션 아트와 나란히 한다고 볼 수 있다(Ibid.). 그 후에 과정미술과 사회적 의미가 담긴 작품, 퍼포먼스, 대지미술, 그리고 공공 미술까지 새로운 관점과 매체, 표현 방식을 통해 인스톨레이션 아트는 다변화되어 왔다(Koh, 2015). 이러한 인스톨레이션 아트가 타 예술 분야와 차별화되는 점은 작품이 감상의 경계에서 벗어나 관람자로 하여금 특정한 시공간 안에서의 경험을 제공한다는 점이다(op. cit.). 이러한 인스톨레이션은 시간과 공간, 그리고 관람객에 따라 매번 달라지는 의미 부여와 조형적 특성으로 인하여 가변성과 장소성, 그리고 일회성의 특징을 가지고 있으며, 이에 따라 패션 인스톨레이션은 예술과 의상의 접점으로서 공간과 오브제, 메시지가 통합된 작업으로 정의할 수 있다. 또한 패션 인스톨레이션의 유형을 프레젠테이션 양식에 따라 전시와 퍼포먼스를 포함한 패션쇼를 위한 세트 설치로 분류하여 패션 인스톨레이션의 범위를 패션쇼와 전시를 아우르는 개념으로 보고 있다(op. cit.). Cha(2017)의 연구에서는 패션 인스톨레이션을 "패션과 관련된 요소들을 새롭게 재구성하여 의상을 제시하는 형식을 예술적 방향으로 구축하는 새로운 형태의 작업"으로 정의하며(p.114), 패션 인스톨레이션의 특성을 패션과 순수예술의 경계를 구분 짓지 않음을 강조하였다. 전 세계적으로 패션 전시의 개최가 활발해지고 있으며, 그에 따른 패션과 순수 예술, 미디어, 테크놀로지 등 다른 분야와의 경계가 허물어짐에 따라 패션 인스톨레이션에 관한 새로운 발상과 콘텐츠 및 의미 확장은 계속될 것으로 사료된다.
앞서 패션 커뮤니케이션의 개념에서 기술하였듯이, 패션 커뮤니케이션의 주된 기능은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소비자에게 전달하고 설득시키는 것이다. Lee & Lee(2011)의 연구에서는 패션 커뮤니케이션의 기능을 커뮤니케이션 지원 기능, 마케팅 기능, 사회적 기능, 교육적 기능으로 분류하였다. 커뮤니케이션 지원의 기능은 브랜드와 소비자 간의 원활한 상호교류를 지원하며, 마케팅 기능은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알리고, 매출 증대를 목표로 한다. 또 사회적 기능은 소비자들의 의식이나 가치에 영향을 주어 그들의 패션과 라이프스타일의 변화를 유도하고, 마지막 교육적 기능은 소비자에게 정보나 문화적 요소를 전달하도록 한다. 이는 패션 커뮤니케이션의 역할이 브랜드 정보 전달과 아이덴티티 설득에서 나아가, 소비자들에게 감각적, 문화적 체험 및 경험을 통한 그들의 의식과 라이프스타일의 변화로까지 확장되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Choi et al.(2013)의 연구에서는 플래그쉽 스토어를 소비자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코어 어트랙션(Core Attraction)과 쇼핑과 즐길거리가 공존하는 쇼퍼엔터테인먼트(shop_o_tainment)를 체험하게 하는 장소로서 소비자에게 체험 기회를 제공하면서 브랜드 이미지와 가치를 제공하는 패션 커뮤니케이션의 전략적 수단으로 보았다. 쇼퍼엔터테인먼트는 쇼핑과 엔터테인먼트와 합성어로 주로 쇼퍼테인먼트(shoppertainment)로 쓰이며, 국내에서는 소비와 오락을 함께 향유한다는 소비의 개념에서 연구되다가(Kim, 2007), 홈쇼핑채널의 마케팅 전략 측면(Yeu at al., 2012), 매장 공간(Choi et al., 2013), 그리고 콘텐츠 플랫폼에 관한 연구(Han, 2017)로 적용 영역이 확대되어 가고 있는 추세이다. 위의 각 연구에서 고찰한 쇼퍼테인먼트는 공통적으로 소비자에게 문화적, 감성적 경험의 제공이 커뮤니케이션 전략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보는 데에 있다.
플래그쉽 스토어가 브랜드와 상호 연결되어 공유할 수 있는 (어떠한) 감각적, 감성적, 문화적 체험을 제공하기 위하여 매장 외관에서부터 매장 내공간 구성을 통해 다양하고 복합적인 측면에서의 연출 방식을 바탕으로 한 콘텐츠를 통해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Mikunda, 2005), 패션 인스톨레이션은 매장 내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고 할수 있다. 패션 커뮤니케이션 매체로서 기능하는 패션 인스톨레이션의 역할은 다음과 같다. 첫째, 패션 인스톨레이션은 주로 브랜드 이미지 공간에 위치하여 제품과 연계하거나 또는 제품과 관련 없는 연출 방식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전달하고자 한다. 둘째, 매장 내에서 이루어지는 다양한 패션 커뮤니케이션 수단들- 쇼윈도 및 매장 디스플레이를 포함한 전시, 사진, 영상 등의 설치, 각종 이벤트 및 그 외 판촉 활동 등- 의 활용을 통해 마케팅 기능과 문화적, 감성적 체험의 기회를 제공하는 쇼퍼테인먼트 역할을 수행한다. 셋째, 이러한 체험적 요소를 통해 소비자들의 삶과 의식 수준을 변화시키고, 나아가 사회의 문화적 수준을 향상시키는 사회적, 교육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러한 매장 내 패션 인스톨레이션을 통해 발생하는 일련의 과정 또는 기능은 모두 브랜드 가치를 상기시키고 설득하고 강화시키면서 브랜드와 소비자 간의 커뮤니케이션을 지원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패션 커뮤니케이션 측면에서 본 패션 인스톨레이션은 브랜드 이미지 공간을 중심으로 소비자들에게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전달하고, 문화적 요소를 체험하게 하는 비언어적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젠틀 몬스터(Gentle Monster)는 스눕바이(대표 김한국)가 2011년에 론칭한 국내 아이웨어 패션브랜드이다. 독특하고 다양한 아이웨어 디자인과 해외 유명 아이웨어 브랜드보다 합리적인 가격으로 국내 아이웨어 시장을 공략한 젠틀 몬스터는 해외 브랜드 제품과 국내 브랜드의 저렴한 가격대의 제품으로 양극화되어 있던 상황에서 주목을 받았다. 이에 따라 2017년 1500여억 원의 매출액을 달성함으로써 국내에서 독보적인 아이웨어 대표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2017년 LVMH그룹 계열사에서 투자를 받으면서 사명을 상상력(Imagination)과 해석(Interpretation)을 결합한다는 의미의 ‘아이아이컴바인드'로 교체하고, 프랜차이즈와 도서출판, 판매업, 생활용품 도/소매업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였다(Park, 2017).
김한국 대표는 젠틀 몬스터의 강점을 디자인, 브랜딩, 유통의 균형이라고 언급하면서, 특히 브랜딩에 집중하여 소비자들에게 진정성 있게 다가가고자 한다고 강조하였다(Na, 2014). 이는 스토리텔링 중심의 제품 디자인 개발 및 프레젠테이션 연출, 다양한 분야와의 콜라보레이션, 실험적 공간조성, 그리고 서비스 등을 통해 추구하고자 하는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뚜렷하고 공격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전략으로 보여진다.
첫째, 젠틀 몬스터는 아이웨어 브랜드로서는 처음으로 여느 패션 브랜드들처럼 매년 새로운 제품을 선보일 때마다 제품 라인의 이름을 짓고 그 안의 스토리들을 구성하여 제품디자인에 표현하고자 하였다. 2016년 봄/여름 ‘The Butcher' 콜렉션은 문래동 폐 공장에 정육점을 떠올리게 하는 무대를 구성하여 퍼포먼스와 패션쇼를 연출하였으며<Fig. 1>, 영상캠페인을 제작하여 베를린 패션 필름 페스티벌에서 프로덕션 디자인 부문에 선정되기도 하였다(Jung, 2016). 2018년 봄/여름 ‘RED WIDE OPEN' 콜렉션은 스탠리 큐브릭의 영화 ‘Eyes Wide Shut(1999)'에서 영감을 받아 ‘가능성과 미학에 대한 도전정신'을 콘셉으로 삼고, 제품 디자인에 반영하였다<Fig 2>. 이에 따라 레드 틴트 렌즈와 아이웨어에 사용되는 소재들을 과감하게 혼용한 제품들을 출시하였다. 이처럼 매년 새로운 스토리를 가지고 있는 콜렉션을 발표함으로써 제품 디자인 개발과 프레젠테이션에 큰 비중을 두고 있다.
둘째, 알렉산더 왕, 오프닝 세레모니, 커스텀 멜로우, 헨릭 빕스코브, 후드 바이 에어 등 국내외 패션브랜드들과 공효진, 송민호, 틸다 스윈튼 등 셀레브리티와 제품 및 전시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하기도 하였다. 이는 젠틀 몬스터가 다양한 분야 및 영역과의 경계를 허물고, 도전적인 협업 프로젝트들을 통해 ‘예측불가능'이라는 브랜드 방향성을 보여주는 하나의 전략으로 볼 수 있다(Kang, 2018).
셋째, 젠틀 몬스터는 홍대 플래그쉽 스토어를 비롯하여 신사동 쇼룸, 그리고 해외 스토어까지 매장의 외관부터 브랜드 이미지 공간까지 실험적인 공간을 조성하는 것에 매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2013년 논현 쇼룸 오픈을 시작으로 2014년 홍대 플래그쉽 스토어 오픈, 그리고 2015년 신사 가로수길 스토어와 북촌에 목욕탕으로 쓰이던 공간의 일부를 그대로 살린 매장을 오픈하여 주목을 받았다. 2016년에는 가로수길에 제품은 전혀 진열하지 않고, 공간 퍼포먼스를 구현하는 프로젝트 공간 ‘BAT'을 오픈하기도 하였다. 또한 홍대 스토어는 2017년 향을 연구하는 공간(The Scent)으로 리뉴얼 프로젝트를 진행하였으며, 가로수길 스토어는 2018년 콘셉 스토어 형식의 쇼룸으로 리뉴얼하였다. 이처럼 젠틀 몬스터는 주기적으로 매장을 리뉴얼하면서 그에 맞추어 제품 콜렉션 라인을 론칭하거나 인스톨레이션 프로젝트를 진행하여 소비자들의 매장 방문을 유도하고, 전략적으로 제품과 브랜딩을 결합하여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보여주고자 하였다. 현재는 서울에 논현 쇼룸을 제외한 홍대, 가로수길, 북촌 매장과 함께 대구, 부산, 그리고 대만, 싱가폴, 미국, 영국, 중국 등 총 19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해외의 각 매장들 역시 오픈할 때마다 감각적이고 실험적인 공간 연출로 주목을 받으며 글로벌 브랜드로서 행보를 넓히고 있다.
넷째, 젠틀 몬스터는 아이웨어 브랜드로서 최초로 제공하는 서비스들을 기획하였는데, 2011년부터 2014년까지 진행한 VISIT 프로젝트는 소비자가 안경 디자인을 공모해서 채택되면 자신만의 안경을 제작해 주며 안경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체험하게 하는 서비스를 제공하였다. 또한 2011년부터 2014년까지 홈트라이(Home Try) 서비스도 실시하였는데, 홈페이지에 있는 제품 5가지를 선택하여 집으로 배송하여 3일 동안 직접 착용해 보고 마음에 드는 제품을 구매하는 서비스이다. 위 서비스는 모두 2014년에 종료하였으나, 국내 아이웨어 브랜드로서는 최초로 제공한 획기적인 서비스였다.
위의 네 가지 주요 전략들은 모두 젠틀 몬스터가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지속적으로 보여주고자 하는 데에 그 목적이 있다. 여러 매체의 기사에서 밝혔듯이, 젠틀 몬스터는 단순히 아이웨어를 판매하는 브랜드가 아닌, 사람들에게 “놀라움과 설렘을 주는 브랜드"로 인식되길 원한다고 하였다(Baek, 2015). 이에 따른 젠틀 몬스터의 브랜드 아이덴티티는 ‘혁신과 실험'으로 정의할 수 있으며(Choi, 2014), 소비자와 이러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계속해서 커뮤니케이션하기 위하여 끊임없이 새로운 제품과 콘텐츠 발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홍대 플래그쉽 스토어는 10대와 20대 젊은 층이 가장 즐겨 찾는 젊음과 개성, 자유의 정신이 넘치는 홍대 지역에 위치하여 젠틀 몬스터의 실험과 혁신의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보여주고자 하는 데에 있어 가장 적절한 장소라고 할 수 있다. 매장은 콘크리트로 지어진 3층 건물로 1층 입구를 콘크리트 벽이 부서져 뚫린 듯이 연출하였으며<Fig. 3>, 1층 전체를 아티스트나 디자이너들의 설치작품을 전시하거나 팝업스토어를 열 수 있는 브랜드 이미지 공간으로 구성하였다(Ibid.).
젠틀 몬스터는 2014년부터 2016년까지 홍대 플래그쉽 스토어 1층에서 퀀텀 프로젝트라는 명칭으로 2014년까지 15일 간격으로 진행하다, 2015년부터는 25일 간격으로 총 36번의 인스톨레이션을 선보였다. 퀀텀(quantum)의 사전적 개념은 ‘더 이상 나눌 수 없는 에너지의 최소량의 단위'의 의미인 ‘양자'를 뜻하며, 어떠한 사물이나 현상의 빠른 변화의 의미로서 사용되고 있다. 이에 따라 퀀텀 프로젝트는 ‘SSC.C - space, speed, creative: challenge'라는 핵심 개념을 가지고 “한 공간이 공간이 갖지 못하는 속도감을 갖고 빠르고도 창의적으로 변화하는 것을 보고 싶다"(Gentle Monster, n.d.-a)는 실험 정신에서 출발한 젠틀 몬스터의 ‘패스트 스페이스(fast space)'에 관한 도전 프로젝트이다(op. cit.).
퀀텀 프로젝트는 2014년 시작부터 1년여간 디자인 스튜디오인 패브리커의 디렉팅 아래 진행되다가 그 후 최도진 아트 디렉터가 프로젝트를 이끌었다. 최도진 디렉터는 퀀텀 프로젝트를 위해 예술과 패션을 참고한 자료 조사를 바탕으로 키네틱 아트와 인터랙션을 기반으로 한 공간 연출에 중점을 두었다고 밝혔다(Heo, 2018). 그에 따라 프로그래밍과 엔지니어링을 할 수 있는 디자이너를 내부 인력으로 고용하여 대부분의 인스톨레이션을 구현할 수 있도록 하였으며, 일부는 디자인 스튜디오, 사운드/미디어 아티스트, 커피 브랜드, 자동차 회사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 및 기업과 협업하였다<Table 1>.
Title | Quantum Project | Venue | Hongdae flagship store, 1F | ||||
---|---|---|---|---|---|---|---|
Director | Fabrik(2014) Dojin Choi(2015-2016) |
Concept | SSC.C - space, speed, creative: challenge | ||||
Installation | |||||||
No | Year | title | Collaborator | No | Year | title | Collaborator |
1 | 2014 | Blank Desert | Fabrikr – design group | 19 | 2015 | Mop And Bucket | |
2 | Silo Lab | Silo Lab – sound/media artist group | 20 | The Malfunction | VOID- a media art group | ||
3 | Soundholic Festival 2014 'EXIT' | Soundholic Festival 2014 - an audio-visual festival event | 21 | Work In Progress | |||
4 | Between Calm and Passion | Dutch Lab - a coffee brand | 22 | Off Road Rally | •Silo Lab •Renault Samsung |
||
5 | Wonder | Fabrikr | 23 | The Rain | |||
6 | Working In The Rain | Fabrikr | 24 | Memory Field | |||
7 | WALK & REST | Walk & Rest- a footwear brand | 25 | Lights In Heaven | |||
8 | Fly Away Home | •Roe Dongsik - an artist •Silo Lab |
26 | Beating Beats | |||
9 | Coral Wave | Fabrikr | 27 | 2016 | Breathing Cactus | ||
10 | Before Sunset | 28 | Dreamer's Hotel | ||||
11 | Visit | 29 | Blooming Post Office | ||||
12 | In Between | Alice Jung - an artist | 30 | Move Out | |||
13 | Off | Fabrikr | 31 | The Eaters | |||
14 | 2015 | Encounter | NEN - a design group | 32 | Sewing Twins | ||
15 | Overgrown Park | Park Sure - a florist | 33 | Daydream Oasis | |||
16 | Merry-Go-Round | 34 | Flying Jam | ||||
17 | Smash Pong! | 35 | The Birthday In August | ||||
18 | The Table | 36 | Final Symphony |
퀀텀 프로젝트 분석은 패션전시를 포함한 패션쇼, 퍼포먼스, 인스톨레이션 등을 포함한 패션 프레젠테이션의 표현 특성을 다룬 연구들(Jang & Yang, 2011; Hahn, 2012; Park & Yim, 2015; Koh, 2015)을 참고하였다. 각 연구들은 공통적으로 어떠한 태도를 가지고 어떠한 가치를 보여주고자 하느냐의 관점에서 본 메세지적 측면과 그것을 어떻게 표현하고자 했느냐의 외형적 표현 특성으로 분석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본 연구는 특히 Jang & Yang (2011)의 연구에서 패션전시디자인의 미적 특성 분석을 내적 가치와 외형 기법으로 나누어 분석한 것을 참고하여 36개의 퀀텀 프로젝트 설치작의 표현 방법 및 방식의 유사성에 따라 연출 방식을 분류하여 분석하였으며, <Table 2>와 같이 정리하였다. 그리고 각 방식의 특성에서 미적 가치를 도출하였다. 각 특성별로 대표적인 사례를 들어 설명하였으나, 대부분의 사례들이 두 가지 이상의 연출 방식 및 미적 가치에 중복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연출 방식과 미적 가치를 통해 패션 커뮤니케이션 매체로서의 퀀텀 프로젝트의 특성을 논하였다.
Presentation Method | Installation Cases | ||
---|---|---|---|
Story-telling | ∘Specific theme-based ∘Fantastic/metaphorical presentation through a variety of objects & media |
||
The Malfunction, 2015, Gentle Monster (https://www.gentlemonster.com/project/quantum/20.php) |
Sewing Twins, 2016, Gentle Monster (https://www.gentlemonster.com/project/quantum/32.php) |
The Birthday In August, 2016, Gentle Monster (https://www.gentlemonster.com/project/quantum/35.php) |
|
Technology Convergence | ∘A variety of media & technologies including media art, sound, light, robot & kinetic technologies ∘Construction of experimental/radical spaces |
||
Walking In The Rain, 2014, Gentle Monster (https://www.gentlemonster.com/project/quantum/6.php) |
Before Sunset, 2014, Gentle Monster (https://www.gentlemonster.com/project/quantum/10.php) |
Final Symphony, 2016, Gentle Monster (https://www.gentlemonster.com/project/quantum/36.ph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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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activity | ∘Visitor-centered reactive/responsive/participator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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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lo Lab, 2014, Gentle Monster (https://www.gentlemonster.com/project/quantum/2.php) |
Encounter, 2015, Gentle Monster (https://www.gentlemonster.com/project/quantum/14.php) |
Off Road Rally, 2015, Gnetle Monster (https://www.gentlemonster.com/project/quantum/22.php) |
젠틀 몬스터가 추구하는 “이야기가 느껴지는 매장"(Choi, 2014) 연출 방식에 따라 <Table 1>에 나타난 퀀텀 프로젝트 사례 no. 1, 6, 10, 12, 16, 17, 18, 19, 20, 28, 29, 30, 31, 34, 35인 총 15개의 설치작이 특정한 주제의 스토리를 구축하고 그 이야기를 보여주는 방식으로 표현한 것으로 나타난다. 대표적 사례로, <The Malfunction>은 AI 객체의 개인성이라는 주제 아래 두 로봇의 오작동으로 인한 갈등과 화합을 단막극으로 표현하였다. <Sewing Twins>은 샴쌍둥이 자매가 가지고 있는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에 대한 허구의 이야기를 원단으로 이루어진 미로 같은 통로, 움직이는 재봉틀과 천장에 매달린 셔츠들과 다리미들, 필름 등 다양한 오브제들과 미디어를 활용하여 보여주었다. <The Birthday In August>는 어린 시절 생일날의 기억에 관한 이야기를 바탕으로 공간을 가득 채우는 크기의 생일 케이크, 프린지로 뒤덮힌 소파, 식물, 거대한 움직이는 오브제 등을 통해 공간 안에서 자신만의 생일에 대한 기억을 몽상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이렇게 퀀텀 프로젝트는 다양한 주제의 내러티브를 실험적인 표현 방식을 통해 유희적이고 은유적인 스토리텔링 방식을 구성하며 몰입과 재미를 불러일으키고자 하였다.
<Table 1>에 나타난 퀀텀 프로젝트 사례 no. 2, 3, 6, 10, 12, 14, 18, 19, 20, 22, 23, 26, 27, 36인 총 14개의 설치작이 다양한 디지털 미디어와 테크놀로지를 융합 및 활용하여 공간을 연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인 사례로, 2014년 7월에 설치된 <Walking in the Rain>은 여름이 지닌 계절감과 다이내믹한 공간감을 제공하기 위하여 ‘물'이라는 오브제와 테크놀로지를 결합하여 비가 내리는 공간을 연출하였다. <Before Sunset>은 디지털 테크놀로지, 키네틱 아트, 퍼포먼스 등 디지털과 아날로그 형식을 넘나드는 다양한 표현 방식을 구사하면서 도심 속 노을이 지는 자연 현상을 신비롭게 보여주고자 하였다. <Final Symphony>는 영상, 소리, 조명 등 다양한 미디어들이 하나의 심포니처럼 어우러질 수 있도록 구성하였다. 이와 같이 퀀텀 프로젝트는 하나의 미디어 활용을 지양하고, 다양한 미디어와 테크놀로지들을 실험적으로 융합하고 활용하면서 방문객이 다감각적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하였다. 또한 이러한 시도는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나 아티스트들과의 협업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게 하였다.
<Table 1>에 나타난 퀀텀 프로젝트 사례 no. 2, 7, 8, 11, 14, 15, 21, 22, 25, 28, 29, 32, 32, 36인 총 14개의 설치작이 방문객과 상호작용할 수 있도록 연출되었다. 대표적인 사례로, <Silo Lab>은 인터랙티브 미디어 디자인을 하는 그룹인 Silo Lab과 협업하여 방문객이 내는 사운드에 반응하여 조명이 랜덤으로 바뀌는 직관적인 인터랙션 방식의 비주얼 설치작을 연출하였다. <Encounter>는 건축디자인 그룹 NEN과 협업하여, 키네틱 조형물이 관람객들의 움직임에 반응하여 관람객이 공간을 변화시키는 참여적 역할을 하는 인터랙티브 공간경험을 제공하고자 하였다. 또 <Off Road Rally>에서는 4D 시뮬레이터를 이용하여 방문객들이 직접 차에 올라타 오프로드 랠리를 달리는 듯 한 경험을 제공하였다. 이처럼 퀀텀 프로젝트는 관람객이 단순하게 다감각적 경험을 수동적으로 제공받는 형식을 넘어서, 그들의 참여로 인하여 작품과 공간이 변화하는 인터랙티브 요소를 통해 방문객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자 시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퀀텀 프로젝트 기획자였던 패브리커는 퀀텀 프로젝트를 통해 전혀 다른 분야 및 영역의 브랜드나 전문가와의 협업을 통해 사람들에게 놀라움을 선사할 수 있는지, 새로운 자극을 줄 수 있는지에 대해서만 집중한다고 하였다(Choi, 2014). 퀀텀 프로젝트가 보여준 다양한 스토리, 다양한 매체의 융합과 활용, 그리고 관람객들과 상호작용하는 실험적인 연출 방식은 탈중심성의 특징을 그대로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Kim & Chun(2015)의 연구에서 탈중심성은 현대 예술의 특성 중 하나로, 작품의 형태가 갖는 시각적, 역학적 균형이나 질서에 의한 중심성의 탈피의 의미에서 논의되고 있다. 이에 따라 예술작품이 관례적으로 가졌던 형태나 표현 방식을 해체하고, “표현매체의 확대와 형태의 자유, 기법의 붕괴, 이질적 요소의 도입, 다양한 분야의 아티스트와의 공동작업, 쇼윈도의 물리적 형태를 배제한 가변적 공간"(Ibid., p.793)등을 통해 제약없이 다양하고 자유로운 표현이 받아들여지는 것이 탈중심성의 특징이라고 하였다. 이는 퀀텀 프로젝트의 다양한 주제와 메시지를 담은 스토리텔링, 각종 디지털 미디어와 테크놀로지의 융합과 활용, 그리고 방문객과 인터랙션하며 달라지는 시간과 공간성 안에서의 가변적이며 일회적인 경험을 제공하는 연출 방식의 특징들을 내포하는 가치라 할 수 있다.
퀀텀 프로젝트는 실험과 혁신의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지속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수단으로 실험적이고 기묘한 인스톨레이션들을 연출하는 것에 주력하여 초현실성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초현실적인 공간 연출은 스토리텔링에 기반한 주제를 다루면서 익숙한 오브제의 은유적 활용 또는 오브제의 형태나 색상의 변형, 다양한 미디어와 테크놀로지의 융합과 활용, 그리고 관람객들이 인스톨레이션에 개입하거나 참여하는 등을 접목한 연출 방식을 통해 일상과 다른 낯선 경험을 제공하였다. 퀀텀 프로젝트는 이렇게 생경한 정취를 조성하는 인스톨레이션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현실에서 벗어나 가상과 실재를 넘나드는 듯 한 초현실적 시공간의 경험을 제공하면서 실험적이고 혁신적인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전달하고자 하는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꾀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패션과 예술은 이제 단순히 보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감각을 통해 경험하는 것으로 변화하였다. 퀀텀 프로젝트 역시 패션과 예술, 디지털 미디어와 테크놀로지 등과의 융합으로 다양한 시각, 촉각, 청각적 경험을 동시에 제공하는 다감각성을 추구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과장된 형태나 강렬한 색상의 조합과 미디어 아트, 사운드 아트, 로봇, 디지털 테크놀로지 등 다양한 분야와 접목한 실험적인 연출을 통하여, 한 인스톨레이션에 영상, 소리, 조명, 오브제의 움직임을 포함한 퍼포먼스 등을 접목하여 다양한 감각적 경험을 제공하고자 하였다. 또한 방문객들이 인스톨레이션에 개입하고 참여함으로써 단순히 보고 듣는 수동적인 감각의 수용 단계를 벗어나 방문객 자신이 직접 감각적 경험을 변화시키고 제어하면서 이러한 다감각적 경험의 깊이를 더하도록 하였다고 볼 수 있다.
이상에서 살펴 본 퀀텀 프로젝트에 나타난 연출 방식과 미적 가치, 그리고 패션 커뮤니케이션의 역할의 관점에서 본 의미는 <Fig. 4>와 같이 요약 설명할 수 있다.
II. 2. 2)에서 기술한 패션 커뮤니케이션 매체로서 역할하는 패션 인스톨레이션의 세 가지 특징브랜드 아이덴티티 전달, 쇼퍼테인먼트, 문화적 수준을 향상시키는 사회적/교육적 역할 수행- 을 바탕으로 분석한 패션 커뮤니케이션 매체로서의 퀀텀 프로젝트의 특성은 다음과 같다.
브랜드 아이덴티티란 브랜드가 목표하는 모습으로 “기업이 목표 고객의 마음 속에 심어주기를 원하는 바람직한 연상"(Han & Kim, 2006, p.185)으로 김한국 대표는 퀀텀 프로젝트에 관한 인터뷰에서 ‘제품, 공간, 스타일링, 컬처 리디자인, 그리고 기술'의 영역을 통해 놀라움을 안겨주는 브랜드를 추구한다고 하였다(Choi, 2014). 이는 단순히 안경과 선글라스를 판매하는 브랜드가 아닌 문화, 예술, 디자인, 테크놀로지 등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는 실험 정신을 제품과 융합하여 매장에 과감하게 연출함으로써 새로운 문화 양식을 창조하고자 하는 퀀텀 프로젝트 자체가 젠틀 몬스터가 소비자들에게 심어주고자 하는 브랜드 아이덴티티- 실험과 혁신의 패션 브랜드- 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젠틀 몬스터는 지속적으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전달하기 위하여 3년여 동안 퀀텀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소비자와 계속해서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는 전략을 수행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퀀텀 프로젝트는 젠틀 몬스터의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강렬하게 심어줄 수 있는 경험적 시공간이라고 볼 수 있다. 방문한 소비자들은 SNS에 퀀텀 프로젝트들의 사진을 공유하였는데, 이는 쇼핑 공간 안에서 겪은 색다른 문화적, 감성적 체험에 대한 소비자들의 욕구와 만족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이처럼 소비자들은 매장을 방문하여 퀀텀 프로젝트를 경험하고 즐기며 재미와 가치가 결합된 쇼핑 경험을 얻을 수 있다. 그 결과 젠틀 몬스터와의 브랜드 친밀도가 견고해지고 자연스럽게 구매 욕구로 이어지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퀀텀 프로젝트는 쇼핑과 함께 문화적, 감성적 경험을 기반으로 하는 엔터테인먼트적 요소를 제공하는 커뮤니케이션 전략으로서 소비, 공간, 플랫폼 및 마케팅 전략 등의 측면에서 다루어지는 쇼퍼테인먼트의 중요함을 증명한다고 볼 수 있다.
젠틀몬스터는 소비 자체가 하나의 문화 생활과 같다고 하였다(Kim, 2017). 이와 같은 젠틀 몬스터의 브랜드 방향을 통해 알 수 있는 퀀텀 프로젝트의 의미는 단순히 브랜드 아이덴티티 전달과 소비자들에게 쇼핑과 즐길 거리를 제공하는 것 뿐만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앞서 기술한 젠틀 몬스터가 추구하는 다섯 가지 영역 중 하나인 ‘컬처 리디자인’은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전략의 구성요소인 문화마케팅 측면으로 볼 수 있다. 문화마케팅은 “기업이 문화를 매개로 고객의 감성을 통해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문화 예술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가치도 함께 제고시키는 경영활동"(Kim & Lee, 2010, p.101)으로, 현재 분야를 막론하고 많은 기업들이 그 중요성을 인지하고 커뮤니케이션 전략으로 내세우고 있다. 젠틀 몬스터 역시 퀀텀 프로젝트를 통해 문화와 예술이 함께하는 공간을 만들어 사람들에게 윤택한 삶을 제공하는 것이 브랜드의 장기적 목표임을 언급하였다(Na, 2014). 이는 개인에게 문화 체험의 기회를 제공하고, 사회의 문화적 수준을 향상시키고자 하는 기업의 사회적, 교육적 책임과 역할의 의미를 가지는 문화마케팅(Ibid.)과 나란히 한다.
본 연구는 패션 인스톨레이션이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전달할 수 있는 역할을 수행하는 패션 커뮤니케이션 매체의 한 영역임을 젠틀 몬스터의 퀀텀 프로젝트 사례를 통해 보여주고자 하였다. 각인스톨레이션 사례들은 스토리텔링, 디지털 테크놀로지 융합과 활용, 그리고 인터랙션 등의 세 가지 방식을 통해 연출되었으며, 이러한 연출 방식에 따른 미적 가치로는 탈중심성, 초현실성, 다감각성으로 도출할 수 있었다. 이에 따라 패션 커뮤니케이션의 역할의 관점에서 본 퀀텀 프로젝트는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전달하고, 쇼퍼테인먼트의 수단이자, 문화마케팅으로서의 특성을 지닌다고 할 수 있다.
퀀텀 프로젝트는 국내 여느 패션 브랜드에서 볼 수 없었던 프로젝트 성격을 띤 지속적이고 정기적인 인스톨레이션을 보여줌으로써 패션 커뮤니케이션 방식과 콘텐츠의 경계를 넓히는 역할을 하였다. 이것은 단순히 소비자들의 내점을 유도하고 매출 증대로 연결되는 효과에서 그치지 않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예술, 디자인, 테크놀로지, 문화 등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는 ‘실험과 혁신을 내세우는 브랜드’라는 정체성을 심어주게 하는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소비자들은 브랜드 가치를 높게 평가하고 결과적으로 브랜드 파워는 지속되고 강화될 것으로 예상한다. 이 사례는 또한 플래그쉽 스토어가 다른 커뮤니케이션 매체들을 복합적으로 활용하면서 다양하고 열린 공간으로서 소비자들에게 브랜드 경험과 함께 문화적 체험을 제공하는 역할을 하여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향후 본 연구가 패션 인스톨레이션 분야의 기초 자료가 되어 학문적으로는 패션 인스톨레이션 연구의 활성화에 기여하고, 실무적으로는 패션 인스톨레이션을 기반으로 한 패션 프레젠테이션 방식과 그 경계의 확장을 제안하고 개발하는 데에 기초 발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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