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힙스터리즘 패션의 구별짓기 특성
Abstract
Hipsterism is a subculture that seeks to differentiate by intentionally maintaining a distance from the mainstream culture and has an obvious identity and ideology. Hipsters in the 21st century were perceived as resistance consumers who pursued a progressive and alternative consumer life against commercialism and showed a culturally sensitive consumer attitude that was interested in conscientious consumption such as environmental protection, vegetarianism, and animal protection, but is now turning into cutting-edge consumers who only pursue outward trends. They reveal the superiority of the esthetic sensibility and take up a cultural hierarchy with their tasteful consumption to reveal their self-identity, fashion, and style to become powerful recognition indicators of hipsterism. This study will take note of recent trends in the global fashion consumer market, which has been largely reshaped into snobbism and hipsterism, and analyze how hipsterism has resurfaced in the 2000s. The term "hipster" or "hipsterism" especially in the modern Korean fashion industry, are frequently used to describe a specific fashion style and lifestyle, but the consideration of its definition and characteristics is insufficient, so a timely attempt would be meaningful. This study focuses on the nature of hipsterism in developing self-identity based on the strategy of the "difference" from others and uses Bourdieu's the distinction theory as an analytical framework with which to examine its expressive characteristics in greater depth.
Keywords:
difference, distinction, self-identity, taste, hipster, hipsterism키워드:
다름, 구별짓기, 자기정체성, 취향, 힙스터, 힙스터리즘Ⅰ. 서론
최근의 패션계는 유스 컬처(youth culture)로부터 큰 자극을 받고 있으며, 젊은 층을 중심으로 한 하위문화의 영향력이 확대되어 하이패션으로 흡수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패션 비평가인 Eugene Rabkin(2016)은 패션 힙스터의 급부상을 언급하며 최근 패션계는 유스 신드롬에 빠져 있으며 충격적이고 신선한 것을 갈망하는 패션계에 ‘힙스터리즘(Hipsterism)’ 바람이 불고 있다고 논평했다. 그리고 패션 아웃사이더들이 언더그라운드 시장을 넘어 매스시장으로 그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음을 주목해야 한다고 논하였다. 또한 자국어에 대한 긍지가 강한 프랑스에서조차 라루스 사전에 최근 ‘힙스터(Hipster)’를 신조어로 등재 결정하여("Hipster, Le Larousse dévoile les nouveaux mots de l'édition 2018", 2017) 힙스터리즘 현상이 일시적인 것이 아님을 방증하였다.
패션계에 일고 있는 힙스터리즘 패션현상이 세계적이고 지속적임에도 불구하고 관련된 선행연구가 부족하여 이러한 현상에 대한 분석과 고찰이 필요하다고 판단한다. 특히 고가의 희소 상품으로 자신을 과시하는 스노비즘(snobbism)과 함께 남과 다름을 추구하지만 타인의 평가보다 자기만족을 중시하는 힙스터리즘(hipsterism)은 지난 몇 년간 소비 시장을 움직이는 양 축이 되었다고 평가되고 있다(Choi, 2016; Yu, 2016). 본 연구는 스노비즘과 힙스터리즘으로 크게 재편되고 있는 현재 소비시장의 흐름에 주목하고, 2000년대에 이르러 다시 부각되고 있는 힙스터리즘 패션을 연구하고자 한다. 또한 최근의 국내 패션계를 중심으로 힙스터 또는 힙스터리즘이라는 용어는 패션 스타일과 라이프스타일을 서술하는 용어로 매우 빈번하게 사용되고 있으나, 그 정의와 특성에 대한 깊이 있는 고찰은 부족한 실정이다. 따라서 본 연구의 이러한 시의성 있는 시도는 의미 있을 것 이라고 본다. 본 연구는 21세기 힙스터리즘 패션이 표방하는 가치와 지향점을 연구하고, 힙스터 패션이 어떠한 차별화 방식들을 통해 발현되는지 밝히고자 한다. 차별화 방식을 분석하기 위한 이론적 틀로서 사회학자 피에르 부르디외(Pierre Bourdieu)의 구별짓기 이론을 차용하여 힙스터리즘 패션의 표현적 특성을 도출하는 것이 목적이다. 이를 통해 현대 패션에서 청년 하위문화인 힙스터 패션이 차지하는 위상을 환기시키고, 새로운 미의식을 창출하는 힙스터리즘의 가치를 재조명하는데 의의가 있다.
연구 방법은 문헌연구와 사례연구를 병행하였다. 우선 선행연구, 인문학 및 사회학 전문서적을 통하여 힙스터리즘의 이론적 배경을 고찰하고 힙스터 패션의 구별짓기 사회학을 연구하였다. 그리고 온라인 데이터베이스가 풍부한 패션전문 매거진 중 가장 공신력 있는 미국의 Vogue, Bazaar, W, WWD, Elle, 영국의 Dazed and Confused, id magazine, 그리고 프랑스의 Numero, L'Officiel 등 총 9개 패션전문 잡지의 기사와 칼럼을 조사 대상으로 선정하였다. 조사 대상에서 2000년부터 2019년 현재까지 힙스터, 힙스터리즘이라는 단어를 포함한 기사와 칼럼 592개의 내용을 분석한 결과 동일 문장 내에서 힙스터, 힙스터리즘을 직접적으로 수식하거나 표현하는 언어분석단위인 형용사 및 명사 55개가 도출되었다. 수집된 기사와 칼럼이 힙스터 또는 힙스터리즘이라는 어휘를 사용하여 다루는 브랜드는 총 47개로 나타났다. 시즌을 특정하지 않은 13개 브랜드의 경우는 해당 기사를 포함한 3-4시즌의 컬렉션으로 한정하여 사진자료 1962개를 수집하였고, 시즌을 특정한 브랜드 34개의 사진자료는 1129개가 수집되었다. 이와 같이 수집된 총 3091개의 비언어 분석단위를 앞서 추출한 55개의 언어적 분석단위로 재검토하여 21세기에 재조명되고 있는 힙스터리즘 패션 유형으로 범주화 하였다. 마지막으로 21세기 힙스터리즘 패션의 유형으로 고찰된 연구결과를 부르디외의 구별짓기 분석틀에 적용하여 힙스터 패션의 구별짓기 특성과 내적 의미를 도출하였다.
사례 연구의 범위는 힙스터리즘이 다시 부각되기 시작한 2000년 이후부터 2019년 Spring RTW 컬렉션까지로 설정하고 해외 4대 컬렉션에 발표된 여성복 및 남성복으로 하였다. 다소 전위적이고 실험적일 수 있는 오트쿠튀르 컬렉션과 스트리트컷의 보도자료 사진은 연구 범위에서 제외하고, 뉴욕, 런던, 파리, 밀란의 레디투웨어 컬렉션으로 범위를 한정하였다.
Ⅱ. 이론적 배경
1. 힙스터리즘의 개념
힙스터의 사전적 정의는 최신의 유행 경향과 패션, 특히 주류 문화 이외의 것을 따르는 유행에 민감한 사람을 의미하고, 이러한 성향을 띤 삶의 방식을 힙스터리즘이라 한다(‘Hipster', n.d.-a). 힙스터리즘의 어원은 ‘무엇에 대해 더 잘 알고 있는’이라는 ‘hip’에서 파생되었다. 1940년대 후반 미국에서 ‘남들이 잘 알지 못하는’ 비밥 재즈에 열광하여 재즈 음악가들의 패션과 라이프스타일을 모방했던 청년하위문화 수용자들은 과장된 형태의 주트 슈트를 축소, 수정한 형태로 착용하였다(‘Hipsterism', n.d.). 당대 패션의 유행보다 단순화, 현대화 된 형태를 취함으로써 주류 문화와 차별화된 스타일을 지향하였던 이들이 바로 힙스터였다. 즉, 자신들이 속해있는 준거집단의 대다수가 잘 알지 못하는 타 소수문화에 열광하며 차별화를 꾀하는 부류들이었다.
최초의 힙스터 문화는 1940년대 말 흑인 하위문화의 한 유형으로 시작 되었으나, 1950년대를 거치며 미국 흑인의 ‘쿨(cool)’한 문화를 흡수하려는 에너지 넘치고 격렬한 백인 특유의 아방가르드 문화로 전환되었다(Grief, 2011). 당시 미국의 ‘힙스터 문화'는 지배적인 주류 백인 문화와는 분명히 구분되는 전위적인 가치와 스타일의 반체제 문화였다.
이러한 현상은 2차 대전 이후 생활수준이 향상된 미국 중산층이 늘어나고, 자본주의적 포디즘(Fordism)으로 대량생산된 제품이 패션 시장을 지배할 때 흑인들의 하위문화가 꽃 피었던 다문화사회로의 진입이 함께 맞물려 촉진되었다. 뉴욕, 시카고, 샌프란시스코 등 도시의 백인 중산층 일부는 대량생산으로 지나치게 획일화된 주류문화에 거리를 두려 했다. 그들은 재즈와 흑인 문화를 자신들의 차별화된 정체성 확인을 위한 수단으로 삼았고, 흑인 음악가들이 구사하는 ‘dig', ‘square', ‘funky', ‘beat', ‘cool' 그리고 ‘hip'와 같은 단어를 정체성의 색인 지표로 삼기도 했다(Maly & Varis, 2015).
힙스터를 설명하는 가장 강력한 형용사인 ‘cool'은 매우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노만 마일러(Norman Mailer)는 저서 ‘백색 흑인(1957)'를 통해서 2차 대전 이후 규범화된 문화에 반발하는 미국 도시의 흑인 하위문화 현상인 힙스터리즘을 설명하며 그 특성을 ‘cool'이라고 표현했다(Scott, 2017). 쿨(cool)한 태도란 너무 열심히 하려 애쓰지 않는 자연스러운 태도를 말하며, 후기산업사회에 적응하기 위해 가치와 형식에 얽매이지 않은 개인주의 유형을 말한다.
힙스터리즘은 세계화된 단일문화 현상처럼 보일 수 있지만, 사실 매우 복잡하고 다층적, 다 중심적이며 사용하는 사람과 상황에 따라 다르게 적용되는 개념이다(Maly & Varis, 2015). 한편으로는 힙스터리즘을 보헤미안에서 히피, 모즈에 이르기까지 역사적인 하위 문화적 스타일을 혼합한 독특한 형태의 청년하위문화이며 주류에 반대하는 안티패션의 취향이라고 설명하기도 한다(Scott, 2017). 이처럼 힙스터리즘은 인식 가능한 현상이지만 특정스타일, 국소적이지만 강한 트렌드와 유착되어 있어서 설명하기가 매우 복잡하다.
2000년대 초반 뉴욕의 로어 이스트사이드를 중심으로 짧은 기간 동안 왕성하게 태동한 복합적인 하위문화와 함께 힙스터라는 용어가 재등장 했다(Grief, 2011). 현대의 힙스터는 유행으로부터 거리를 두고 독립적 사고와 진보적 정치성향을 띄며 저항문화, 인디음악에 큰 관심을 보이는 경향이 있다. 힙스터리즘은 창의성과 유머러스함에 가치를 두며 ‘독창적 예술의 선택’이라는 문화적 표현을 실천하는 진보적, 반(反) 주류 문화적 이데올로기의 20~30대의 하위문화이다((‘Hipster', n.d.-b).
뉴욕에 기반을 둔 정치문학 계간지 <n+1>은 2010년 심포지엄을 개최하여 현시대의 복잡 미묘한 청년문화 현상인 힙스터리즘을 진단하였는데, 그 내용에 따르면 현대의 힙스터는 혼성화(pastiche) 양식을 급진적으로 미학화 하는 형식의 예술로 나타난다. 그 대표적인 예는 데이브 에거스(Dave Eggers)의 초창기 소설이나 웨스 앤더슨(Wes Anderson) 감독의 영화들로 순진무구함과 앎, 유아기적 세상과 어른들의 세상으로 대변되는 이질적인 것들이 각각 한 쌍으로 엮여 급진적으로 교차시키면서 긴장을 유발하는 특징을 지닌다.
또한 21세기 힙스터는 사회·경제적, 정치적 맥락과 다각도로 연관된다. 힙스터들은 상업주의에 반대하여 진보적이고 대안적인 소비생활을 지향하며 자전거를 교통수단으로 선호하고 채식주의, 동물보호 등 양심적 소비에 관심이 큰 ‘문화적으로 민감한’ 소비 태도를 보인다. 이러한 성향 때문에 Grief(2011)는 현대 힙스터들을 ‘최첨단 소비자’ 혹은 ‘저항적 소비자’로 정의하였다. 힙스터들에게 예술이란 다른 사람들에게 아직 열려 있지 않은 카테고리를 한발 앞서서 소비하는 것이다. 이를테면 유행에 앞선 빈티지 티셔츠와 청바지, 새로운 음식, 인디음악 등을 소비하면서 개인의 취향을 인터넷과 SNS를 통해 과시하고 전파한다.
이렇듯 대중적 취향의 것이 아닌 다른 무언가를 선점하고 소비하는 성향으로 인해 현대의 힙스터와 힙스터리즘에 대한 정의는 대체로 차별화된 취향과 외양적 스타일에 대한 설명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힙스터리즘에서 ‘패션’은 ‘라이프스타일’, ‘소비윤리’와 함께 크게 강조되는 인식지표 중 하나이다(Maly & Varis, 2015). 현대적 의미의 힙스터리즘은 패션과 스타일을 중시하는 엘리트주의라이프스타일을 고수하는 특징을 보인다. 힙스터리즘에서 ‘소비윤리’가 패션, 라이프스타일과 상호연결되어 특성 인식 스타일로 표시된다는 점은 소위 명품으로 불리는 고가의 희소상품을 소유함으로써 과시하려는 스노비즘과 가장 큰 차이점이다.
힙스터들은 주류 문화의 취향에서 벗어나고자 대중에게 덜 알려진 음악, 한발 앞선 패션에 열광한다. 그러나 본인들이 선택한 패션과 음악이 주류 소비자에게 전파되면 다시 새로운 쪽으로 이동하는 경향을 보인다. 다시 말해 힙스터들은 가장 최신의 유행과 사상에 영향을 받아 자신들의 독특함과 참신한 취향을 과시하며, 점차 영향력을 키워 본인들의 취향이 주류로 편입되면 다시 이탈하는 주기를 반복한다.
힙스터리즘이 광범위하게 퍼져있는 식별 가능한 현상임에도 불구하고 스스로를 기꺼이 ‘힙스터’라고 지칭하는 사람은 매우 드물다. 이것은 힙스터라는 단어에는 타인과 다른 취향을 쫒지만 결국 유행의 최첨단에 있는 발 빠른 소비자라는 모욕과 경멸이 내포되어 있기 때문이다. Maly & Varis(2015)에 따르면 힙스터라는 용어는 더 이상 독립적인 생각과 예술을 중요시하고 환경 보호를 위해 사회적 제한을 기꺼이 감수하는 사람에 대한 설명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힙스터란 착용한 옷, 또는 태도에 대한 설명에 불과하며 원래 개념처럼 지적인 아방가르드 운동의 의미가 아니라 단지 유행에 민감한 소비자들의 패션 운동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2010년대에 들어서면서 힙스터는 더욱 부정적 이미지가 덧 씌워진다. 특히 미국에서는 젊은 힙스터의 조건으로 조부모나 부모가 물려준 신탁기금을 들 정도로 젊은 부유층의 소비 형태 중 하나로 여겼는데, 힙스터가 조롱거리가 된 가장 큰 이유는 부모에게 물려받은 돈으로 하위문화를 전시하듯 소비하기 때문이다. 유기농 상품, 하이브리드 자동차 등을 소비하면서 다른 사람과 구별 지으려 부단히 노력하지만, 오히려 그것들로 인해 모두 비슷해지는 아이러니가 반복된다. 그러나 분명한 점은 힙스터 문화는 특정 소비 풍조와 관련되어, 포스트-포디즘(post-Fordism)시대의 신자유주의(Neoliberalism) 경제구조와 맥락을 함께한다는 점이다(Maly & Varis, 2015). 모든 소비자를 위해 대량 생산된 제품이 아니라 정체성이 분명한 상품을 소비하거나 특별하게 구별되는 취향의 상품을 소비하며 자신의 진위, 독창성, 개성을 드러내고자 한다.
힙스터, 힙스터리즘이라는 용어는 패션에 있어서 더욱 큰 변화를 보인다. 최근 몇 년간 언론이 묘사하는 힙스터리즘 패션은 유행의 최첨단에서 자기만족적 소비취향을 추구하는 트렌드 세터를 지칭하는 것으로 변질되었고, 거리 패션의 영향력이 하이패션에까지 미치는 패션산업의 변화와 함께 힙스터리즘 초기의 이데올로기는 더 이상 찾아볼 수 없다. 현재의 힙스터리즘 패션은 더 이상 독립적 하위문화가 아닐뿐더러 남다른 외형적 취향을 과시하는 수단이 되었다.
본 연구는 21세기 힙스터리즘 패션의 표현특성을 연구하기 위해 문화 사회학자 피에르 부르디외의 구별짓기(Distinction)이론을 분석틀로 적용하고자 한다. 그는 대표저서인 <구별짓기(Distinction)>에서 문화와 취향을 계급의 문제로 보면서, 자본산업사회에서 문화적인 취향이 계급을 어떻게 규정하는지를 연구하였다.
2. 부르디외의 구별짓기
세습되는 제도적 계급이 없어진 현대사회에서 자신과 타인의 차별화하여 자신의 지위를 확인하고 우월감을 만끽하려는 인간의 본성은 특히 소비성향을 통해 드러난다. 그 사람이 얼마나 고귀하고 중요한 인물인지는 무엇을 소비하느냐로 평가될 수 있기에 사람들은 타인들이 쉽게 소비할 수 없는 상품을 욕망하고, 모두가 쉽게 따라하지 못하는 고상한 취미를 탐닉한다.
부르디외(Bourdieu, 2005)는 그의 저서 ‘구별짓기(La Distinction)’에서 취향은 소비행위를 통해 실천되며 사회 계층을 구별하는 지표가 된다고 주장했다. 부르디외는 구별(Distinction)이라는 용어를 매우 복합적인 의미로 사용한다. 그에 따르면 구별은 남들로부터 자신을 두드러지게 하는 것으로, 계급 구조의 유지를 가능하게 하는 기본 원리이다(Lee, 2015).
구별짓기는 취향을 통해 드러나는 상이한 라이프스타일과 그로 인해 외적으로 드러나는 사회적 지위가 인식지표로 작용함으로써 가능해진다. 즉 취향은 일상적 행위의 기저에 있는 인지적 실천행위로서 사회적 지위를 상징할 뿐만 아니라 어떤 계급에 소속되어 있음을 입증하는 통합 요소인 동시에 집단에서 걸러내는 축출 요소로 기능한다(Bonnewitz, 2000). 상류 계급은 취향을 통해 하류계급과 거리를 두고 구별짓기를 하며 사회적 지위의 정당성을 확보한다. 인간의 모든 문화 행위, 취향과 안목 등은 출신 계층 및 교육 수준과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에 취향은 개인적인 것이 아니라 사회적이라 할 수 있다(Lee, 2015). 이처럼 취향에 의해 표출된 문화적 실천은 집단간의 사회적 차이를 양식화 하며 구분을 위한 수단이 된다.
문화적 취향이 계급을 구분 짓는다는 부르디외의 구별짓기 이론체계를 고찰하기 위해 다음의 아비투스, 장, 자본의 주요개념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1) 아비투스
아비투스의 어원은 아리스토텔레스가 사용했던 그리스어 ‘헥시스(hexis)’라는 용어를 중세 철학자 토마스 아퀴나스가 라틴어로 번역하면서 ‘아비투스(habitus)’라는 용어로 대체한 것에서 유래한다. 부르디외는 아비투스의 개념을 후천적으로 학습되어 영속되고, 특정 방식의 지각, 사유, 행동으로 발현되는 체화된(embodied) 성향의 체계를 의미하는 것으로 확장하여 사용한다. 부르디외의 아비투스는 계급이나 계급분파의 '관행'을 생산하고 재생산하며 지속적으로 생성력이 있는 원칙들이다(Bourdieu, 2005). 즉, 한 계급 내의 사람들이 공유하는 분류, 전유(appropriation), 판단, 인지, 행동 양식들이 계급과 개인적인 인지, 선택, 행동 사이를 매개하는 과정이 아비투스이다. 아비투스는 의식이나 언어보다 더 근본적이며, 자신의 이익에 유리한 방식을 부과하면서 집단으로 계승된다. 개인들이 공통적인 방식으로 세계를 재현하고, 특별한 방식으로 분류, 선택, 평가, 행위 할 수 있게 하는 인지적이고 감정적인 가이드라인을 제공하기 때문에, 아비투스는 유사한 위치에 있는 사람들의 집합무의식(collective unconscious)이라 할 수 있다(Korean Literary Critics Association [KLCA], 2006).
아비투스 개념은 ‘체화’를 강조하는 점에서 문화와는 다르다. 예를 들어 한국인들에게 고약한 풍미로 느껴지는 셰브르 치즈가 프랑스인들에게는 맛있게 느껴지는 것은 한국인과 프랑스인의 학습된 문화의 차이가 체화된 반응, 즉 아비투스가 다르기 때문이다. 또한 아비투스는 개인의 성장과정에서 직면하는 삶의 다양한 상황과 조건에 대응하는 결과물로 형성되기 때문에, 같은 문화나 사회의 구성원이라도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아비투스는 취향을 생성하는 방법이자 동시에 그것을 판별하고 가늠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한다(Lee, 2015). 미적 취향은 사회적 공간 안에서 특정한 위치에 있는 사람들을 다른 사람들과 분류해주는 변별적 특징이 있으며, 생활양식을 두고 좋음과 싫음의 선호를 구분하는 것이 집단적 정체성을 나누는 기준이 된다(Hong, 2012). 즉 개인의 미적 취향은 계급을 구분하는 사회적 취향이라 할 수 있으며, 취향은 소비주체의 정체성을 표현하며 동일계급간의 동질성과 결속을 강화하거나, 그렇지 않은 사람들을 축출하고 배제하는 과정을 통해 구별짓기를 가능케 한다.
(2) 장
소비의 영역에서 상이한 취향을 보이는 계급집단의 행동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먼저 동일한 소비영역 내에 다른 계급의 행동논리를 이해해야 할뿐만 아니라, 계급의 행동에 영향을 주는 다른 영역의 요인도 동시에 파악해야 해야 한다. 부르디외의 장(champ, field)은 이와 같은 사회과학의 방법론을 위한 개념으로 사회는 자본의 획득을 위해 서로 경쟁하는 공간, 즉 장이다. 인간 사회는 경제, 정치, 학문, 예술, 스포츠 및 언론 등 인간의 ‘실천(practice)’행위가 전개되는 다수의 ‘장’으로 구성된다. 각각의 사회적 장에는 그에 고유한 경쟁 내지투쟁의 목표물(stake)과 지배의 틀(scheme of domination), 정당성(legitimacy)을 인정받는 관념 등이 존재하며, 그 안에서 개인이든 집단이든 상이한 행위 주체(agents) 간에 일정한 규칙에 따라 경합이 벌어진다(Koh, 2000).
아비투스와 자본은 생활 영역에서 취향을 형성하는 요소들인데 비해, 장은 수많은 취향들이 드러나는 실천 장소이며 취향을 가공하여 형성하는 데 직접적으로 관여하기도 한다.
(3) 자본
부르디외는 경제학 개념이었던 자본(Capital)의 개념을 사회학의 영역으로 확장시켜 특정 사회 계급이 다른 계급과의 관계에서 우위를 나타내기 위해 동원되는 다양한 자원이라고 설명한다(Bourdieu, 2005). 부르디외의 자본은 물질적인 것뿐만 아니라 비물질적 개념을 포괄하며, 다음의 네 가지로 분류된다. 첫째는 재화를 의미하는 경제자본(economical capital)이다. 경제자본은 금전, 토지, 노동, 수입 등 경제적 재화 요소들의 총체이고, 가장 가시적이고 유동적이다(DiMaggio & Mohr, 1985). 두 번째는 학연이나 혈연과 같은 관계요소를 의미하는 사회자본(social capital)이다. 사회자본은 자연적으로 부여되는 것이 아니라 만들고 유지하고자 하는 노력에 의한 산물이다(Lee, 2015). 세 번째, 문화자본(Cultural capital)은 가정환경, 가정교육으로 형성된 아비투스처럼 내면화된 것, 그리고 소장하고 있는 그림과 골동품 등 실제적인 문화재, 그리고 학력과 같은 제도화된 것을 지칭한다(Lee, 2015). 문화자본은 경제력만으로 습득될 수 없고, 학력, 언어, 문화 취향과 라이프스타일등의 상징적인 형태로 재생되어 사회적 지위를 만들어낸다(Lee, 2010). 계급 간의 불평등한 관계는 이른바 문화자본의 불평등한 배분에 의해서 야기되고 유지된다고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경제. 문화. 사회 자본의 소유를 정당화시킬 수 있는 기호 사용 또는 커뮤니케이션 능력(Pinto, 2003) 즉, 명예, 신용, 평판과 같은 상징자본(symbolic capital)이다. 상징자본은 개인의 경제. 문화. 사회자본을 기반으로 형성되고 현대 사회에서는 더욱 중요시 되고 있다(Bourdieu, 2005).
부르디외는 생활 세계에서 벌어지는 인간의 실천을 [(아비투스)(자본)]+장=실천이라는 공식으로 요약하였다(Bourdieu, 2005). 지배 계급은 경제자본을 기반으로 부유한 생활과 높은 교육 수준의 문화자본을 경험한다. 이러한 안정적인 사회 궤적을 따라온 지배 계급은 풍부한 경제, 사회, 문화, 상징 자본들을 획득하고, 이를 통해 타 계급과 구별되는 아비투스를 체득하고 재생산하게 된다(Lee, 2015). 그 결과 각종 장들 사이에서 경합하며 구별적 라이프스타일을 형성해서 자신에게 맞는 취향을 구성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상류 계급은 문화자본과 사회자본을 축적하여 이를 통해 획득되는 문화와 상징자본의 보유함으로써 취향을 형성한다. 요컨대 계급 간의 차이가 엄연히 존재하는 인간 사회에서 취향, 패션,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선택과 표현은 단순히 개인적 만족을 위한 실천이 아니라, 자신이 다른 계급과 구별됨으로써 우월한 위치에 있음을 알리는 전략적 행위이다. 이상에서 고찰한 부르디외의 구별짓기 이론과 취향적 소비를 그림으로 정리하면 <Fig. 1>와 같다.
Ⅲ. 21세기 힙스터리즘 패션의 유형
1. 21세기 힙스터리즘 패션의 사적 고찰
2000년대 초반 미국 뉴욕 맨해튼의 높은 임대료를 피해서 젊은 예술가나 지식인이 브루클린의 윌리엄스버그로 이주하는 젠트리피게이션(gentrification) 현상이 일어났고, 그곳에서 자리 잡은 힙스터들은 독립적인 가치와 생각을 중요시하며, 진보적인 정치성향, 자연 친화적 라이프스타일 추구, 대안적 비주류 예술의 지지 등 사상과 취향이 비슷했다. 뉴욕은 언제나 최첨단의 유행 스타일과 다양한 패션이 공존하는 도시이기 때문에, 2000년대 초반까지는 특별히 그들의 패션이 눈에 띄거나 회자되지는 않았다. 그러던 중 2005년 무렵 ‘헤로인 시크(heroin chic)'라는 용어를 유행시킨 인터넷 스타 코리 케네디(Cory Kennedy)와 그녀의 남자친구이자 포토그래퍼인 마크 헌터는 파티사진 사이트인 코브라스네이크(www.thecobrasnake.com)에 코리 케네디의 일상 사진을 올리며 젊은 세대로부터 ‘새로운 힙스터 스타일'이라는 평을 받게 된다. 깡마르고 창백한 피부, 자연스러움이 지나쳐 부스스한 머리 스타일, 그리고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정돈되지 않은 듯 한 패션 스타일이 특징이었다. 이 시기 ‘힙'하다고 일컬어지는 남성들의 특정 패션도 눈에 띄기 시작했다. 그들은 당시 크게 유행하던 스키니 진에 대한 추종 대신 몸에 적당히 맞는 약간 헐렁한 진을 입기 시작했다. 심플한 오가닉 코튼 티셔츠, 후드 재킷을 입고 스니커즈와 뉴발란스 운동화를 신고, 단정한 헤어스타일에 뿔테 안경을 선호했다("The secret life of Cory Kennedy", 2007).
2010년 무렵에는 오리건 주 포툴랜트 힙스터의 영향으로 일명 나무꾼 수염이 유행하면서 남성 힙스터 패션에 큰 변화가 생겼다. 뿔테 안경, 플란넬셔츠, 생지 데님 팬츠가 유행하기 시작했다. 이후의 힙스터는 이전보다 더욱 두드러졌다. 환경문제를 생각해서 새 옷을 사지 않고 빈티지 또는 누더기 같은 헌 옷만 입는 홈리스에 가까운 힙스터가 있는가 하면, 한편에서는 1960년대 풍의 깔끔한 포마드 헤어스타일, 정성스레 손질한 턱수염, 메탈안경을 착용하고 오가닉 코튼으로 만든 화이트 셔츠의 소매를 접어 팔뚝의 세련된 문신을 과시하는 힙스터도 생겨났다. 패션은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가장 직관적인 요소이므로 힙스터는 점점 사람들의 눈에 띄기 시작했고 그들의 행동을 지켜보던 사람들은 그들이 패션뿐만 아니라 다른 부분에서도 서로 비슷하다는 것을 깨닫기 시작했다(Moon, 2017). 이렇듯 소위 ‘힙스터’라고 불리는 사람들은 자신의 외모를 꾸미는 취향을 통해서 힙스터가 아닌 사람과 구별되기 시작했다. 대중은 겉모습 특히 패션스타일로 힙스터와 힙스터가 아닌 자를 구분하게 되었고, 힙스터를 모방하려는 추종자들에 의해 그들의 패션스타일이 대중적으로 받아들여지면서 주류스타일로 편입되는 과정이 반복된다.
2000년 이후 패션에서 나타나는 힙스터리즘의 유형 분석을 위한 자료 수집은 <Table 1>과 같이 진행하였다. 보그, 엘르, 바자, 누메로 등 온라인 데이터베이스가 풍부한 대표적인 패션전문 잡지 9개사의 힙스터리즘에 관한 칼럼과 기사 자료를 토대로 55개의 언어적 분석단위와 3091개의 비언어적 분석단위를 추출하여 21세기에 재조명되고 있는 힙스터리즘 패션을 범주화 하였다.
2. 힙스터리즘 패션의 유형 분석
이상의 과정으로 수집된 언어적, 비언어적 분석단위를 수집하여 현대 힙스터리즘 패션의 표현 유형을 분석한 결과 다음의 네 가지로 구분되었다.
패션 전문 잡지의 기사와 칼럼을 통해 힙스터리즘으로 지목된 사례 중 가장 많은 것은 권위적이고 전통적인 기성가치에 의문을 제기하며 터부시된 표현을 시도하는 탈권위적 유형이다. 커스텀주얼리를 기반으로 한 알렉스 앤 클로이(Alex & Chloe)는 브랜드의 로고와 심벌이 지닌 상징적 가치를 유머러스하게 비트는 디자인들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나이키, 아디다스와 등의 대중적인 글로벌 브랜드는 물론 샤넬, 에르메스, 펜디와 같은 럭셔리 패션 브랜드 등 패션산업을 지배하는 거대한 기업이 패러디 대상이다<Fig. 2>.
스케이트보드와 같은 젊은 층의 하위문화를 기반으로 성장한 패션 브랜드들이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럭셔리 패션 하우스와 콜라보레이션을 통해서 브랜드의 정통성을 비트는 시도로 새로운 세대의 관심과 흥미를 유발하기도 한다. 한때는 루이비통의 로고를 무단 도용하여 고소의 대상이 되었던 스트리트 웨어 브랜드인 슈프림(Supreme)이 루이비통과의 협업으로 출시한 제품은 ‘남과 다른 새로움’을 갈망하는 밀레니얼 소비자들에게 큰 반향을 일으켰고 콜라보레이션 제품을 사기위해 세계 각지의 루이비통 매장 앞에 수 킬로미터에 달하는 줄을 서는 현상을 일으켰다<Fig. 3>. 비슷한 사례로 80-90년대 스트리트 감성을 표현하는 고샤루브친스키와 버버리의 콜라보레이션 제품이 있다<Fig. 4>. 버버리는 이런 시도를 통해 브랜드의 권위와 정통성을 새롭게 해석했고 기성 가치에 저항하고자 하는 새로운 소비자 층을 흡수했다.
힙스터리즘은 태생적으로 주류문화로부터 거리를 둔 문화이탈자들의 하위문화로 시작되었다. 따라서 의도적 거리두기를 통해 정체성을 드러내려는 차별화를 꾀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주류문화로 편입되지 못한 소수 집단의 불안감을 표현하기도 한다. <Fig. 5>는 획일적이고 일방적인 문화에 저항하며, 소외받는 젊은 세대의 불안감과 좌절감을 표출하였다.
힙스터들은 상업주의에 반대하여 진보적이고 대안적인 소비생활을 지향하는데, 패션에 있어서 이러한 정체성은 낡고 오래된 것들의 가치를 존중하는 형태로 표현된다. 빈티지 중고 패션에 열광하고 정돈되지 않은 듯한 지저분한 헤어 컷을 선호하는 그들의 스타일은 이런 사상과 맥을 함께한다.
유행을 거스르는 오래된 듯한 외관으로 주류패션의 흐름에 역행하는 새로운 스타일을 창조한 힙스터 패션의 사례는 매우 많은데, 특히 2010년대 중반 이후 패션계 메가 트렌드로 대두된 80-90년대식 레트로 스트리트 스타일은 젊은 힙스터들에게 신선함으로 크게 각광받고 있다<Fig. 6, 7>.
항상 새로움을 쫓아 빠르게 변화하는 패션 사이클의 속도감에 저항하며 낡고 오래된 것들의 가치를 재조명하려는 힙스터리즘은 시대를 역행하는 다소 촌스러운 스타일로 비춰지기도 하지만, 독립적이고 독특한 취향으로 오히려 신선하다는 평을 얻는다<Fig. 8>.
또한 지나치게 획일적으로 흘러가는 변화를 거부하고 시간적 고립을 선택하는 힙스터리즘은 <Fig. 9>와 같이 때로는 물리적 파괴를 통해 시간도피성을 표현하며 극단적 형태로 드러나기도 한다.
타인에게 알러져 있지 않은 새로운 장르나 문화를 찾아 향유하고자 하는 힙스터리즘은 기존의 가치와 관념에 저항하는 의도보다는 새롭고 유머러스한 표현 자체에 집중하는 경향을 보이기도 한다. 익숙하거나 구태연 한 패션 아이템을 과감하게 변형하여 새로운 비율과 형태를 시도하는 것은 차별화된 겉모습을 위한 매우 창조적인 작업과정이다. 이러한 힙스터 패션은 예술성, 독창성, 창의력을 발현한다<Fig. 10, 11>.
또한 카툰, 애니메이션, 게임 등 대중문화의 오락의 요소를 차용하여 독특한 문화적 코드를 선호하며 재치와 유머에 가치를 두는 힙스터들의 지지를 받기도 한다<Fig. 12>.
<Fig. 13>는 일반적인 비례의 디자인과 중력에 의해 극단적으로 변형된 디자인을 쌍둥이 모델이 착용하고 동시에 등장하여 서로 대비시킴으로써 유머러스하게 표현한 사례이다. 이러한 유형은 새로운 외형을 극명하게 드러내고자 하는 연출 장치로 인해 결과적으로 패션의 무게감에 대항하고 패러디와 은유를 통해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한다. 정상과 비정상, 미와 추, 남성성과 여성성 등 이분법적 고정 관념을 전복하는 시도를 가볍게 다루어, 현 시대의 문제의식을 큰 거부감 없이 은유적으로 환기시키는 기능을 한다.
새로움을 쫓는 패션 산업의 속성은 점차 가속화되는 패션주기와 더불어 많은 산업 폐기물을 남기게 된다. 특히 21세기 이후에는 글로벌 패스트 패션 기업의 주도하에 최신 유행의 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끊임없이 빠르게 쏟아내어 패션마켓의 지형이 바뀌게 되었다.
힙스터 패션이라는 검색어에 빈번히 노출되는 영국의 디자이너 JW Anderson은 슬로우 패션의 일환으로 2018년 가을 컬렉션부터 디자인의 숫자를 줄이기로 했다<Fig. 14>. 마크 그리프(Marc Grief)가 지적하였듯이 힙스터들은 최첨단의 소비자인 동시에 저항적인 소비자의 행태를 보인다. 이런 특성은 2000년대 중반 이후 특히 사회적 이슈로 대두된 환경문제에 대항하여 지속가능성에 대한 모색으로 유행처럼 옮겨간다. 한때는 천연모피 보다 못한 하위 품질의 제품이라는 부정적의미로 쓰였던 ‘가짜 모피(fake fur)’가 ‘에코 퍼(eco fur)'로 불리며 지속가능한 패션의 대안으로 인지되고 있다<Fig. 15>. 또한 ‘친환경적'이라는 키워드는 세련되고 정제된 도시적 삶보다 다소 거칠고 투박한 것들의 아름다움에 대한 재발견으로 확장되어 그런지하고 노마딕한 스타일로 표현되기도 한다<Fig. 16>.
패션의 지속가능성을 기본 윤리로 하여 설립된 브랜드 크리스토퍼 래번(Christopher Raeburn)은 독특한 브랜드 철학으로 주목받으며 급성장하였다. 자신의 디자인 전략인 3R(remade, reduce, recycled) 정책을 타이포그래피로 디자인 전면에 내걸고 브랜드 철학을 공공연하게 표출하여 힙스터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Fig. 17>.
Ⅳ. 21세기 힙스터리즘 패션의 구별짓기 특성
본 장에서는 주류 문화로부터 의도적인 거리두기를 통해 남과 다른 취향을 드러내고 우월한 지위를 점하려는 힙스터리즘의 특성을 부르디외의 구별짓기 이론을 통해 고찰하였다. 힙스터리즘 패션이 다른 집단과의 차별화를 위해 수단으로 삼는 표현특성과 차별하고자 하는 대상을 고찰하고 21세기 힙스터리즘 패션의 구별짓기의 의미를 다음과 같이 도출하였다.
1. 변형으로 구별짓기
조형예술 분야에서 차별화 전략으로 ‘낯설게 하기’ 기법을 취하는 것처럼 21세기 힙스터리즘 패션도 전통적 형태의 복식을 변형하고 재조립하여 구태성을 벗어난 독특한 형태로 변이시키는 구별짓기 방식을 보인다. 낡고 익숙한 것에 물리적 가소성을 더하여 기존의 것과 구별되는 낯설고 새로운 형태로 전환한다. <Fig. 18>은 비정상적으로 긴 소매와 소매 하단에 별도의 소매부리를 추가하여 일반적인 풀오버 니트의 형태를 변형하였다. 그리고 다소 높은 하의의 허리선에 배색으로 벨트를 매어 허리 위치를 주목하게 함으로써 길게 변형된 소매를 더욱 부각시킨다.
힙스터리즘 패션에서는 복식 길이의 비율뿐만 아니라 둘레의 비율에 변형을 가하는 사례도 많이 보이는데, 런던을 근거지로 하며 젊은이들의 하위문화를 독특하게 표현하는 Christopher Shannon은 <Fig. 19>처럼 데님 바지의 좌우 둘레를 극단적으로 다르게 표현하여 참신한 힙스터 패션이라는 평을 받았다. 변형을 통한 구별짓기에서는 레이어링 방식에도 다양한 시도가 보이는데, 겉옷을 안에 겹쳐 입어서 통상적인 옷 입기 순서를 뒤바꾸거나 전형적인 아이템을 낯선 소재로 대체하여 참신함을 추구하기도 한다. 또한 <Fig. 20>처럼 동일 아이템을 해체와 재조립을 통해 다른 형태로 변형하거나 <Fig. 21>와 같이 서로 다른 두 개의 아이템을 결합하는 방식으로 변형한 뒤 새로운 프로포션으로 레이어링 하여 참신함을 표현하기도 한다.
힙스터리즘 패션은 변형을 통해 전통적이고 익숙한 형태의 복식을 낯설고 새로운 형태로 탈바꿈하여 구별짓는다. 이러한 힙스터리즘의 구별짓기로 획득되는 낯선 프로포션과 룩킹은 착장자로 하여금 기존과 다른 태도를 지니게 하고, ‘쿨함’이라는 힙스터의 특성을 내포하며 변이성, 참신성, 독특성을 갖게 된다.
2. 보충으로 구별짓기
보충으로 구별짓기는 이질적 문화나 스타일을 병치시켜 다양한 요소가 혼재된 형태로서 기존의 관습적 단일성과 구별하는 방식이다. 서로 다른 성질을 갖는 대치되는 여러 가지 요소들을 병치시켜 얻어지는 우연의 효과에 집중하며 통상적이고 획일적인 관념으로부터 거리를 둔다. 여성스러운 분위기가 나는 부드럽고 광택이 있는 새틴소재의 롱 드레스를 카무플라주 무늬가 있는 거친 느낌의 밀리터리 자켓과 매칭하거나<Fig. 22>, 사적인 공간에서 착용할 것 같은 꽃무늬의 파자마 바지를 야외 활동에 적합한 밀리터리 자켓과 혼종적으로 매칭하는 방식 <Fig. 23>은 일관된 한 가지 컨셉으로 스타일링 한다는 종래의 고정관념을 탈피한다. 한때 단정하고 말끔한 비즈니스 정장으로 유명했던 발리는 <Fig. 24>와 같이 신사용 코트에 파자마 상하의와 운동화, 캐주얼 니트 모자를 스타일링한 파격적인 리조트 컬렉션으로 힙스터들의 여행 스타일이라는 평을 받았다. 격식 있는 의상을 추구하던 브랜드가 비격식의 아이템을 추가하고 혼용함으로써 기존과는 다른 의외성으로 신선한 재미를 준다. 부드러움과 거칠음, 격식과 비격식, 실내용과 야외용 등으로 나누던 통상적인 구분을 허물고 다양한 요소를 서로 보충시키는 힙스터리즘의 구별짓기 방법은 두가지 이상의 컨셉과 스타일을 한꺼번에 엮어서 그 어느 것에 우위를 두지 않고 보여주기도 한다. <Fig. 25>는 록, 그런지, 팝 적인 무드를 복합적으로 보여주며 데님, 플레이드, 스트라이프, 레오파드 프린트의 여러 가지 소재를 겹쳐 드러내며 컨셉리스(conceptless)를 보여준다.
이러한 보충으로 구별짓기 방식은 대치되는 것들을 동시에 병치시켜서 얻어지는 의외의 우연한 가치에 집중하거나 복합적이고 혼종적인 형태의 콘셉트리스를 표방하며 획일적인 관념에 저항한다. 단일 문화를 일관되게 보여주는 복식 스타일로부터 거리를 두는 구별짓기를 통해 획득되는 힙스터리즘 패션의 특성은 다양성, 의외성, 혼종성이다.
3. 해체로 구별짓기
힙스터리즘 패션은 해체를 통해 기존의 복식규범으로부터 구별되며 관념의 경계를 허문다. 포스트모더니즘 시대의 해체주의가 그러하듯 남녀의 성 구분, 고정적인 옷 입기 방식 또는 옷의 개념 등 기존 관습이 제한하는 것을 뛰어넘어 로고스 중심의 이분법적 사고로부터 탈피하려는 시도는 여타 한정적인 다른 스타일과 차별되게 한다.
특히 최근 몇 년간 스타일 트렌드로 떠오른 젠더리스(genderless)경향은 힙스터리즘 패션에서도 두드러지는데 남녀의 성 구분을 적극적으로 허물고자 하는 시도가 많이 관찰된다. 힙스터리즘 패션에서는 여성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스커트 아이템을 남성컬렉션으로 선보이는 사례가 많이 관찰된다. 물론 패션에 있어서 이러한 시도는 오래전부터 계속되어 왔다. 하지만 실루엣, 아이템, 소재 등 다방면에서 매우 적극적으로 시도되며 결과적으로 여성복인지 남성복인지 구분이 안 될 정도로 본래 모습처럼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쿨함’을 표현한다는 점이 21세기 힙스터리즘 패션의 특징이다. 1990년대부터 장 폴 고티에(Jean Paul Gaultier), 존 갈리아노(John Galliano) 등이 종종 남성복에 스커트를 도입했지만, 이것은 드랙(drag)에 가까운 비일상적 표현이었다. 그러나 21세기 힙스터리즘은 성별과 상관없이 자기다움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활용되어 남성과 여성이 옷장을 공유하는 개념을 표현하고 있다. <Fig. 26>에서 윈드브레이커 소재의 긴 치마는 스웻 셔츠와 함께 자연스럽고 편안한 남성 의상을 완성했다.
속살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하늘거리는 소재로 만든 긴 드레스는 남성복과 여성복, 속옷과 겉옷의 경계를 해체하고 모호하게 한다<Fig. 27>. 어깨를 드러낸 홀터넥 상의와 하이힐의 웨스턴 부츠를 착용한 남자 모델들은 비슷한 스타일의 여자모델들과 섞여 있어 남성복을 여자가 입은 것인지, 여성복을 남자가 입은 것 인지 모호하게 한다<Fig. 28>. 주변부와 중심부의 경계를 허물고 어느 한쪽이 맞는다고 단언할 수 없게 만드는 이러한 힙스터리즘 패션은 해체주의의 속성과 닮아 있다.
DHL 유니폼 티셔츠를 그대로 런웨이에 올리고, 게다가 힙스터 자체로 불리는 고샤 루브친스키를 모델로 내세워 오프닝을 장식했던 베트멍(Vetements)은 힙스터 아이러니 논쟁에 불을 붙였다<Fig. 29>. 운송회사의 티셔츠를 그대로 베껴놓은 듯 한 이 38만 원짜리 티셔츠는 유명 아티스트와의 협업이 나 공들여 다듬고 정제된 로고 프린트를 이상적으로 여겼던 하이엔드 패션에 저항하고 브랜드의 라벨이 소비자의 지위를 결정하는 소비사회에 대한 풍자를 내포한다. 익숙한 운송회사의 유니폼과 같은 그 외형 자체가 새로움을 갈망하는 힙스터들에게 크게 유행하여 하이엔드와 스트리트, 주류와 비주류, 진품과 가품의 경계를 허물며 번져나갔다.
힙스터리즘 패션은 로고스 중심의 이분법적 경계와 구분을 해체하고 기존 관습의 제한을 뛰어넘어 다른 것들과 스스로를 구별짓는다. 이러한 힙스터패션은 다양한 가능성을 포용하게 되고, 유동적이고 가변적인 미적 가치를 획득한다.
4. 확장으로 구별짓기
힙스터리즘 패션은 고정적이고 확정적 옷 입기 관습에 저항하여 옷의 개념을 보다 넓게 확장하고 좁은 의미의 복식과 구별짓는다. 힙스터리즘과 관련되는 브랜드의 컬렉션 중에서 최근 몇 시즌 동안 두드러지게 눈에 띄는 아이템은 스판덱스 소재를 활용한 보디슈트(bodysuit)나 바지와 팬츠가 붙어있는 펜타슈즈(panta shoes)이다. 여성복과 남성복에서 공통적으로 관찰되는 이러한 아이템은 인체의 굴곡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효과가 있는데 관능미를 추구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90년대식 보디컨셔스 룩(body conscious look)과는 확연히 다르다. 섹스어필을 테마로 한 90년대식 보디컨셔스 룩이 가슴과 허리를 강조하여 직접적인 노출보다 더욱 관능적인 표현을 추구했다면, 21세기 힙스터리즘 패션에서는 몸매를 부각시키기는 옷이라기보다 마치 내 몸의 일부인 것처럼 표현한다. 얇고 비치는 소재에 프린트 된 보디슈트는 마치 벌거벗은 신체 위에 새겨진 타투(tattoo)를 보여주듯 옷을 신체의 일부로 확장하여 표현한다<Fig. 30>.
<Fig. 31>의 사례는 데님 바지의 절반이 도려내져 있어서 종래의 하의 기능을 상실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다른 관점에서 보면 바지가 될 수도 있고, 데님 양말 혹은 부츠의 확장이라고 볼 수도 있다. <Fig. 32>는 수납이 가능한 큰 포켓을 오버사이즈의 점퍼에 부착하여 옷이 가방의 개념을 포함한다. 또한 침낭처럼 큰 패딩 점퍼 <Fig. 33>는 실제로 야외활동에서 침구류 역할을 하게 되어 복식의 점유공간과 가능성, 개념을 확장시킨다.
이와 같이 확장이라는 방식을 통해 기존의 형식과 차별화를 꾀하는 힙스터리즘 패션은 좁은 의미의 복식, 한정적 공간의 복식으로부터 구별짓기를 시도하며 광의의 복식, 열린 공간으로서의 복식을 추구한다. 확장된 공간으로서의 패션은 잠재적 옷 입기 방식을 통해 착용자와 상호작용이 가능하고, 착용자에게 각기 다른 개별적 개성과 무한한 가능성을 부여한다.
이상의 연구로 도출한 21세기 힙스터리즘의 구별짓기 특성을 도표로 정리하면 <Table 2>와 같다.
Ⅴ. 결론
힙스터리즘은 주류문화로부터 의도적인 거리두기를 함으로써 차별화를 꾀하고 명백한 정체성과 이데올로기가 있는 하위문화이다. 21세기에 재등장한 힙스터들은 상업주의에 반대하여 진보적이고 대안적인 소비생활을 지향하며 환경보호, 채식주의, 동물보호 등 양심적 소비에 관심이 큰 문화적으로 민감한 소비 태도를 보이는 저항적 소비자 또는 최첨단 소비자를 말한다. 최근 몇 년간 힙스터리즘의 개념이 점차 변질되어 사용되고 있으나, 자기정체성을 드러내기 위한 취향적 소비로 미적 감식력의 우월성을 드러내고 문화적 위계를 차지하는 특성을 보이며, 패션과 스타일은 힙스터리즘의 강력한 인식지표가 된다는 점에서는 동일한 속성을 지닌다.
본 연구는 남들과 ‘다름’을 전략으로 자기정체성을 구축해가는 힙스터리즘의 본성에 주목하고 그 표현적 특성을 보다 깊이 있게 고찰하기 위해 부르디외의 구별짓기 이론을 분석틀로 활용하였다. 본 연구를 통해 고찰한 21세기 힙스터리즘 패션은 권위적이고 전통적인 기성가치에 의문을 제기하며 터부시된 표현을 시도하는 탈권위적 유형, 상업주의에 반대하고 대안적 소비생활을 지향하는 복고적 유형, 기존의 가치와 관념에 저항하기보다 새롭고 유머러스한 표현 자체에 집중하는 유희적 유형, 많은 산업폐기물을 남기는 패션산업의 속도에 저항하는 친환경적 유형으로 구분된다.
부르디외의 이론을 통해 고찰한 21세기 힙스터리즘 패션의 구별짓기 표현 특성은 다음과 같다.
첫째, 변형으로 구별짓기이다. 21세기 힙스터리즘 패션은 전통적이고 익숙한 것으로부터 거리를 두고 새롭고 낯선 형태로 변이시켜 참신함과 독특함을 획득한다.
둘째, 보충으로 구별짓기이다. 이질적 문화와 서로 다른 요소들의 다양한 접목과 교차를 통해 보충하는 힙스터리즘 패션의 구별짓기 표현방식은 의외성과 우연성으로 패션의 다양한 변주를 가능케 한다.
세 번째는 해체로 구별짓기이다. 콘셉트와 젠더, 형태의 경계를 모호하게 함으로써 고정적이고 획일화된 보수성에 저항하는 구별짓기 방식이다. 이는 패션의 가변성과 포용성을 높여준다.
마지막으로 확장으로 구별짓기는 한정적 공간과 관념의 경계를 확장하는 표현특성이다. 확장을 통해 새로운 의미를 획득한 패션의 영역은 무한하게 확대될 수 있고, 착장자로 하여금 개별적 개성을 추구할 수 있도록 한다.
본 연구는 21세기 힙스터리즘 패션의 차별화 속성을 깊이 있게 연구하고자, 부르디외의 구별짓기 이론을 통하여 그 특성을 고찰하였다. 본래 힙스터리즘은 명백한 이데올로기를 내포하는 지적인 하위문화였으나, 지난 십여 년 간 힙스터리즘은 민감한 소비자, 최첨단 소비자를 뜻하며 그 의미가 변질되었다. 특히 최근 몇 년간 럭셔리 하이엔드 패션의 트렌드가 젊은 층의 거리문화를 적극적으로 수용하며 힙스터리즘의 의미가 다르게 통용되는 경향을 보이고, 미국을 포함한 서구와 한국에서 힙스터의 용어가 다소 다르게 쓰인다. 힙스터리즘이 사회 경제적, 정치적 맥락을 포함한 매우 복잡한 용어라는 점에서 시대적, 문화적 상황을 전제로 세분하여 면밀하게 고찰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며, 힙스터리즘 패션의 공시적, 통시적 비교연구를 지속하고자 한다.
Acknowledgments
이 논문은 2017학년도 홍익대학교 학술연구진흥비에 의하여 지원되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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